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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라는 이름의 유래 | 생각 쪼가리 2012-02-0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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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라는 이름의 유래>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따르면 ‘고구려’는 기원전 37년 주몽에 의해 건국되었지만, 고구려란 나라 이름이 이때 처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한나라가 고조선을 침공해 멸망시키고 이 지역에 4개의 군을 설치하였는데, 이때 고구려 지역에는 현도군을 설치했다. 거기에 소속된 현 중에 ‘고구려현’이란 이름이 보인다. 이때가 기원전 107년이니 이미 오래전부터 고구려라는 세력이 이 지역에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의 ‘구려(句麗)’는 ‘구루(溝婁)’와 통하는 말인데, 구루는 성(城)을 뜻하는 고구려의 옛말로 성을 많이 쌓았던 고구려의 문화적 특징을 잘 나타낸다. 즉 돌로 성을 쌓는 문화를 가지고 있던 구려 사회가 주몽을 만나 ‘높을 고(高)’를 더해 ‘고구려’라 새로이 칭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고구려의 칭호와 관련해서 몇 가지 재미있는 자료도 있다. 최근 외몽고 오르콘 강에서 돌궐이 남긴 옛 비문이 발견되었다. 이 비문은 730년에 만들어졌는데, 그 내용 중에 7세기 중반에 죽은 돌궐 카한의 장례식에 ‘동쪽의 해 뜨는 나라’에서 조문사가 왔다고 하면서 그 나라 이름을 ‘뵈클리’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뵈클리는 ‘매크리’와 통하는 발음으로 곧 ‘맥(貊)구리’가 된다. 이는 맥족인 고구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는 <돈황문서>가 보관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위그르족이 남긴 기록에 돌궐인들이 고구려를 ‘무구리’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이 역시 ‘맥구리’와 통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고구려를 당대에는 어떻게 발음했을까? 정확한 발음은 알 수 없지만, 맥구리, 무구리의 예를 보아 아마도 고구려가 아니라 ‘고구리’ 또는 ‘고우리’라고 부르는 것이 당시 발음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는 또한 고려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고려’하면 흔히 왕건이 세운 고려 왕조만을 생각하는데, 고구려도 고려라는 나라 이름을 사용했다. 왕건의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나라 이름을 따온 것이다.

 

고구려가 언제부터 고려라 불렸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대략 5세기 이후 중국 역사책에서부터 고려라 부르고 있다. 장수왕 대(재위 413~491)에 세운 중원고구려비에서도 고구려인이 스스로 ‘고려’라 부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장수왕이 평양으로 천도한 후 분위기를 쇄신하는 뜻에서 ‘고려’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 고구려를 찾아서, 동북아역사재단, 2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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