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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은 따뜻하다 | 비소설 2016-09-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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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란 불빛의 서점

루이스 버즈비 저/정신아 역
문학동네 | 2009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한 탐서주의자의 광활하고 따뜻한, 서점과 책과 출판과 작가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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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 이 : 루이스 버즈비

옮긴 이 : 정신아

펴낸 이 : 문학동네

총 쪽수 : 293



한 줄로 제목을 만든다면 :

한 탐서주의자의 광활하고 따뜻한, 서점과 책과 출판과 작가에 관한 이야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심하게 지나갈 수 없는 제목의 책들이 있다. 바로 책 그 자체 또는 책을 품고 있는 서점에 관한 책들이다.

 

책돌이 책순이들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서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여기 <노란 불빛의 서점> 저자 역시 그러했는데, 그는 아예 책방 점원으로 취직을 해 버렸다. 그는 운명적으로 책과 떨어질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중년이 훌쩍 넘어선 지금에도 산티아고 순례자들처럼 경건하게 서점 순례를 하며 다양한 서점들의 노란 불빛에 취하고 비틀거린다. 이 책은 그 노동의 집약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책과 작가들에 관한 뒷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정체성은 딱히 무어라고 꼬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역자도 후기에서 여러 장르가 한데 어우러져 읽을수록 흥미를 더한다고 했다. 평범한 일기처럼 시작한 소소한 에피소드는 어느새 탐서주의자가 된 주인공의 성장소설로 탈바꿈하고, 나아가 출판 비즈니스의 숨겨진 역사를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풀어놓기도 한다.

 

특히 이 책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가 금서로 지정되는 가운데 어떻게 출간되고 독자들에게까지 나누어지는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러나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은은하고 따뜻한 책방의 이미지, 서점에 대한 자신의 회고담이다. 탐서주의자. 책사랑꾼, 책돌이 저자의 책에 대한 사랑 이야기이다.


 

후기를 쓰는 나 역시, 청년 시절엔 밥을 굶으면서 서점만 보이면 들어가 책을 사곤 했다. 책을 산다는 것은, 책을 만든 저자에 대한 위로와 격려이다.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작가들의 노력과 힘듦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나 하나의 책 선택은 작지만 그들에게 큰 위로가 될 줄 믿는다.

 

물론 그 이면적 이유 외에 기본적으로 책을 만질 때 느껴지는 촉감, 책 표지를 쓰다듬을 때 전해져 오는 감동, 책을 후르륵 넘겨볼 때 바람결에 실려 나오는 향기 등이 나를 기쁘게 한다. 물론 책 속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의 즐거움은 논외로 하고 말이다.

 

 


서점,

마음은 뜨겁게 불타오르는데

몸은 조용히 가라앉는 그 비밀스러운 곳.

 

책 뒤 표지에 소개된 서점에 대한 정의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서점은 바로 그런 곳이다. 작가는 바로 그 서점을 그리워하며, 그 서점들에 대한 얘기를 쉬지 않고 재잘거린다.

 

내게도 독립서점의 꿈이 있다옆지기는 필시 망할 거라며 반대하지만작은 책방 하나 노란 불 켜두고찾아오는 손님들과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노란 소망은 아직 촛불처럼 조용히 타오른다이룰  있는 꿈인지는  모르겠다.

 

노란 불빛의 서점.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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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를 위한 앙토냉 아르토의 절규 같은 변호 | 일반문학 2016-09-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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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고흐의 자연을 다시 본다 : 양장

앙토냉 아르토 저/조동신 역
숲 | 2003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앙토냉 아르토가 핏빛 울음으로 던지는 고흐를 위한 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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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앙토냉 아르토

부제 : 사회가 자살시킨 사람 반 고흐


 

반 고흐야말로 분명

모든 화가 중에서 가장 진정한 화가이다.

그는 이 독보적인 자연의 재현을 통해

내면으로부터 뿌리째 뽑아낸

소용돌이치는 힘의 분출을 목적으로 하는 회화를 성취한

절대적으로 유일한 화가이다.“

-앙토냉 아르토

 

아르토는 시니피앙의 벽을 타파한

문학의 절대적 깊이를 달성한 문학의 완성이며

살아 있는 신체와 이 신체의 놀라운 언어를 발견한 유일한 작가이다.“

-질 들뢰즈

 

절망과 좌절, 고독 속에서 예술의 불꽃을 사르다 간 반 고흐와 잔혹극의 선구자 앙토냉 아르토. 그들은 비극적 인생만큼이나 예술적, 정신적으로 교감을 이루고 있다.

 

아르토는 반 고흐를 내면 깊숙이 이해하고 그의 입장에 서서 그를 대변해주었던,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은 정신적 동반자였다.

 

아르토의 이 책은 그 자신과 같은 위치에 서 있는 반 고흐의 세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한 광기의 권리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이가림

 

아르토는 진정한 고통이란 사유가 그 사람 속에서 움직이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르토가 말하는 사유의 고통은 우리가 읽기에는 종종 고통스럽다. 진정으로 치유할 수 없는 그의 의식의 고통이란 바로 정신을 살덩이의 조건과 분리시켜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제 아르토의 작품은 우리의 필요에 따라 유용한 것이 되었다.”

-수잔 손택

 

19471월부터 3월까지 파리의 오랑쥬리관에서 반 고흐 그림 전시회가 열리는 중에, 131일 주간지 Arts에 정신과 의사인 베르와 르르와가 반 고흐의 악마성이라는 저작 출간 소식을 전하면서 그 가운데 그의 광기라는 글을 발췌하였다. 그 책에서 의사는 반 고흐의 작품을 미친 상태의 광기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혹평한다.

 

 

아르토의 미술비평서, <나는 고흐의 자연을 다시 본다>는 그 기사를 읽고 22일 직접 파리의 오랑쥬리관을 방문해 고흐의 작품을 감상한 뒤 순식간에 써내려 간 것이다. 그해 12월 출간되었으며, 이듬해 심사위원회 만장일치로 생 뵈브 비평상을 수상했다.

 

나는 앙토냉 아르토라는 비운의 천재적 예술가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우연이라는 것은 강남의 예스24 중고점에서 호기심에 집어든 책 내 남자의 책때문인데, 처음 들어본 함정임 작가의 작품은 마지막까지 읽어내기가 곤혹스러울 정도로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 책을 통해서는 단 하나, 잔혹극의 창시자라고 일컬어지는 앙토냉 아르토라는 작자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그 책은 예술비평 기자가 앙토냉 아르토를 쫓아가는 여정을 뒤쫓는 1인칭 소설인데, “앙토냉 아르토가 누구였는지 아무런 정보도 없었던 나로서는 흥미를 느끼기 지극히 어려운 책이었다



어쨌든 그 책은 그래도 내게 앙토냉 아르토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주었고, 그 길로 앙토냉 아르토의 책 한 권을 주문해 읽도록 만들었으니 어마어마한 성공이라고 봐야겠다.


 

아르토에 대하여 관심을 많이 가지만, 아직 예술적 단계가 초보에 불과하고, 잔혹극의 창시자라는 다소 독특하고 무서워보이는 별명이 주저하게 한다. 게다가 그의 애인이 모아 펴낸 전집이 스물몇 권에 달한다고 하니, 쉽게 달려들 작가는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작품으로 반 고흐에 대한 그의 비평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딱딱하고 어려운 비평서가 아니라, 아르토의 내면적 울분이 고스란히 활자를 통해서 전해진다. 뜨겁고 끈적한 외침이 얇은 책 가득 고흐의 그림과 함께 박혀 있다.


 

아르토는 반 고흐가 자살이 아니라 분명히 타살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직접 자신을 죽였지만, 그 원인 제공자는 정신병원의 의사였다고 공공연히 밝힌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고흐의 그림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펼쳐 보인다.

 

책 가득 펼쳐지는 황금색 붓질을 보니, 나 역시, 고흐는 자살이 아니라 타살임이 분명하다고, 아르토의 주장에 맞장구를 친다. 자살이냐 타살이냐는 고흐의 행동이 아니라 그의 그림이 말해주는 것이다.

 

나는 극단적인 죽음의 순간에는 항상 누군가 배후에 있어

우리 스스로의 삶을 박탈한다고 믿는다.“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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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작가와 서점지기의 20년 편지 우정 | 비소설 2016-09-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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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저/이민아 역
궁리출판 | 200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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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행복한 꿈에 잠겼던 책. 무명작가와 서점지기의 20년 편지 우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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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간지러웠습나다. 이런 책을 읽고 즐거워 어쩔 줄 몰라하며 재미있어하는 걸 보면, 내 독서 취향이 좀 독특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뭐라고 할까요. 읽는 내내 입에 묘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책입니다. 그들의 편지를 훔쳐보며(사실 훔쳐보는 건 아니죠) 그저 부러움에 어쩔 줄 몰라했죠,

 



얇기도 얇았지만 퇴근길 이틀 만에 후딱 읽어버렸습니다.(그만큼 재미있었다는 뜻)

이 책은 가난한 미국의 방송작가 <헬렌 한프>와 영국의 헌책방 <마크스> 직원들이 20년간 주고받은 헌책 주문서와 발송서를 모은 것입니다. 다만 그 도구가 편지였다는 것이 좀 특이하죠.

 

 

그녀는 희곡 작가, 방송 작가, 잡지 프리랜서, 백과사전 집필자, 어린이 역사책 등 살기 위해 무슨 글이든 썼지만, 정작 자신의 희곡은 단 한 편도 무대에 올리지 못한 실패한 작가입니다.(물론 이 책 채링크로스 84번지책을 내고 나서 단번에 유명 작가로 올라서지만요.)

 

 

 

20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책을 공급받던 그녀는 마크스 헌책방으로부터 프랭크가 사망했다는 편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로부터 남편이 헬렌의 편지를 너무 기다리고 너무 행복해하는 바람에 사실은 헬렌을 조금 질투했다는 뒤늦은 고백 편지도 받죠.

 

 

헬렌은 마크스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계란 등 식료품과 성탄절, 부활절 선물들을 소포로 보냅니다. (책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책을 사기보다 물품을 보내는 사랑을 보니 역시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당시 영국은 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뒤라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었는데 헬렌의 소포들은 마크스 직원들을 영원한 헬렌 팬으로 만들었죠.

 

우리나라에는 2004년에 번역되어 나왔는데 최근까지 12쇄를 넘겨 나름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책이 나온 뒤 큰 인기를 끌어 앤서니 홉킨스가 나오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원작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네요. 1987년 작품인데 영화도 꼭 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는 “84번가의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DVD로 나왔답니다. 처음 영화는 “84번가의 극비문서였다는데, 둘 다 제대로 책을 안 읽어 본 분이 번역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만약 책방을 운영한다면, 저도 손편지로 책을 주문받으면 참 좋겠다 생각해봅니다. 20년 동안 책 이야기를 하며 우정을 나눌 수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도 같네요.

 

마크스 책방의 프랭크는 헬렌 한프에게 답장을 하면서 헬렌 부인으로 시작해서, 헬렌 양 그리고 친애하는 헬렌으로, 이름을 부르게 되는 책 우정.

 

헬렌 한프 역시 여러분께, 친애하는 프랭크, 친애하는 초고속 씨, 친애하는 나무늘보 씨, 이봐요 프랭크!!처럼 온갖 이름으로 부르지요.

 

헬렌 한프는 끝내 영국을 방문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아름답고 소중한 편지는 전 세계로 퍼져갑니다. , 마크스 서점에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이젠 채링크로스 84번지책도 놓여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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