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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힐빌리의 노래-위기가정에 대한 애가 | 비소설 2017-08-3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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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힐빌리의 노래

J. D. 밴스 저/김보람 역
흐름출판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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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힐빌리란 미국의 중부 산악지대에 사는 농민이나 나무꾼에 대한 명칭이다. 미국의 백인이지만 도회지 생활을 해보지도 못한 채 지지리도 가난하게 살면서 대대로 위기가정을 물려주는 사람들이다.

영어 책 제목은 “Hillbilly Elegy”인데 우리나라 제목으로는 ‘힐빌리의 노래’가 아니라 “힐빌리의 애가”로 지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노래”로 모든 걸 함께 묶기에는 주인공이 겪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은 너무 슬펐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치자면 개천에서 용 난 격이 바로 그의 이야기다. 결코 신분 상승이 일어날 수 없는 백인 노동자 집단에서 그는 미국 최고 명문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쓰면서 영향력 있는 작가가 되었다.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본다. 그는 왜 이 책을 썼을까, 어쩌면 자신의 경력에 누가 될지도 모르는 이 이야기들을. 흑인 할렘가만 있는 게 아니라, 백인 노동자들도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했던 것일까. 거의 멸족되다시피한 인디언 후예가 쓴 책도 떠오른다. 후손에게 남겨야 할 거대한 유산 같은 것.

그의 가계에 나타난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알콜 중독자 엄마와 수없이 바뀌었던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리고 사실은 그 어린 시절이 이 책 주인공의 어린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빠져 나오지 못할 뻔했던 어둠의 터널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그리고 화려하게 물을 박차고 날아 올랐다. 그의 이런 성공신화는 많은 힐빌리에게 큰 도전을 줄 것이다. 그는 외친다. 거기 머물러 있지 말라고, 나올 수 있다고, 알콜 중독자가 되지 않고, 마약 중독자가 되지 않고, 가족이 온종일 목소리를 높이고 싸우는 가정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이 책이 고마웠던 이유는, 주인공이 변호사가 된 사실을 알고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해피엔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그의 과거를 따라갈 수 있었다. 만약 이 책이 소설이고, 우리는 그가 결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어쩌면 마지막까지 다 읽지 못할 수도 있었으리라.

나는 내 어린 시절의 혹독한 어둠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기에, 지금의 내 가족이 너무 소중하다. 아마 그도 마찬가지로 같은 마음이리라 생각한다. 그 과거의 기억은 죽기 전까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도 그렇고 그도 그렇다.

흔들리고 어려울 때는 멘토가 필요하다. 그에게 할머니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에게는 누나가 있었고 할머니가 있었다. 정서적지지를 받을 수 있는 네트웍이 있었다. 복지적 관점에서, 심리상담적 관점에서 정서적 지지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3세대가 함께 산 대가족 집단이었다. 물론 같은 집에 산 것은 아니지만 바로 이웃에 있어 언제든지 학교 오가는 길에 들를 수 있었다. 어머니가 쓰러져도 금방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할머니는 가족 중 가장 온전했고 지혜가 많았다. 그녀가 힐빌리에서 탈출은 못 했지만 그 손자를 탈출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주인공의 아빠가 다녔던 교회는 정말 큰 일을 했다.

“알코올 중독자들에게는 공동체 모임을 지원함으로써 그들이 홀로 중독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했다. 임신부에게는 무료 숙소를 마련해주고, 직업 교육과 육아 수업을 제공했다. 누군가 직장이 필요하면 교인이 직접 일자리를 마련해주었다.” (160쪽)

사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감명을 받았다. 우리나라 교회들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개인적으로 본다면 어린 시절 어두운 그늘 속에 있던 내게 멘토 역할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신앙이었다. 영적 멘토였고 교회 사람들이었다.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을 때 유일하게 기댈 어깨를 내준 곳이었다.

미국의 힐빌리들에게, 한국의 힐빌리들에게, 전 세계의 모든 힐빌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댈 수 있는 어깨다. 이 책의 저자 J.D. 밴스가 그 어깨가 될 생각으로 책을 펴냈을지도 모른다. 사회적 관심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이 어깨가 되도록 이끌 수도 있다.

누군가는 이끌어야 한다. 힐빌리가 영광의 자리가 아님은 모두가 안다. 빠져 나와야 하는 곳이다. 이 책은 그래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지구촌 힐빌리들에게 헌사하는 책이다.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힐빌리가 존재하지 않도록.

머나먼 한국에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에 남아있는 힐빌리들에게 우리는 어깨가 되어야 한다. 힐빌리에게, 힐빌리를 알게 된 사람들에게, 이 책을 헌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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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서평단 모집 | 낙서장/이벤트 2017-08-3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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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오노 히로유키 저/양지연 역
사계절 | 2017년 08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8월 31화(목) 24:00

모집 인원 : 15명 
발표 : 9월 1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


채플린적인 것’과 ‘히틀러적인 것’의 전쟁


“지금처럼 세상에 웃음이 절실한 때는 없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웃음은 광기에 대항하는 방패입니다.” 

_찰리 채플린


1889년 4월 16일, 런던 빈민가에서 찰스 스펜서 채플린이 태어났다. 그리고 나흘 뒤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암인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났다. 20세기에 가장 사랑받은 남자와 가장 미움받은 남자는 이렇게 불과 4일 차이로 세상에 태어났다.


반세기가 지난 1940년 6월 23일 아침, 아돌프 히틀러는 파리에 도착했다.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정복했다는 뉴스에 전 세계가 경악했고 사람들은 절망에 빠졌다. 누구도 히틀러의 기세를 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채플린은 반격을 개시한다. 할리우드의 촬영장에서 영화 [위대한 독재자The Great Dictator]의 마지막 신 촬영을 시작한 것이다. 세계 영화사를 빛낸 바로 그 ‘연설’ 장면이다. 


이 책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은 20세기 중반 무서운 속도로 유럽을 정복해나가던 나치 독일의 히틀러와 웃음이라는 방패를 들고 저항한 미디어의 제왕 찰리 채플린의 대결을 추적한다. 전 세계를 휩쓸던 전체주의의 위협 속에서 채플린은 어떻게 세기의 독재자에게 맞설 수 있었을까? 시대의 광기 앞에서 스스로 ‘평화 선동가(Peacemonger)’가 되기로 한 채플린의 이야기는 테러와 분쟁, 패권주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오늘 우리에게도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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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기쁨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저/류재화 역
열림원 | 2017년 08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검은 기쁨』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8월 29화(화) 24:00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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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4대 문학상 공쿠르상 단편소설 부문 수상작

인간 심리를 치밀하게 탐구해낸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특별한 단편선


우리가 되어야만 하는 존재에 우리는 언제쯤 도달할 수 있을까?


철학교수 출신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프랑스 작가 중 한 사람인 슈미트의 세번째 소설집. 2010년 공쿠르 단편소설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우리 모두는 살인자라고 생각한다. 인간 대부분은 살해 본능이 있지만 그것을 제어할 뿐이다. 빠르고 흥미진진한 전개에 매혹된 독자는 수차례 자신의 삶에서 마주쳐야 했던 다음과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우리는 변할 수 있는가?”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이 내린 결정으로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에 빠져들어가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은 미약하나마 두근거리고 있다. 슈미트는 좌절하고 절망한 이들의 수호신인 ‘리타 성녀’를 통해 개성 있는 네 편의 이야기들을 드라마틱한 한 권의 책으로 묶으며 묵직한 울림을 주는 데 성공했다. 책 말미에는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한은형의 발문을 실었다.


첫번째 단편 「생 소를랭의 이상한 여인」은 남편들을 독살했다는 의심을 받는 70세 노부인 마리 모레스티에와 시골 마을에 부임한 젊은 신부와의 기묘한 관능적 긴장을 그리고 있다. 마리는 신부에게 “진정한 삶을,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가르쳐준다. 두번째 이야기 「귀환」의 주인공 그레그는 일밖에 모르는 무뚝뚝하고 무심한 선박기술자다. 그는 배 위에서 자신의 딸이 죽었다는 전보를 받지만 네 딸 중 누가 죽었는지 모른다. 그는 생전 처음으로 어느 딸이 자신에게 더 소중한지 따져보게 되고 자신이 어떤 아버지였는지 심문을 받는다. 표제작인 「검은 기쁨」의 주인공은 천사와 악마에 가까운 두 명의 젊은 음악가다. 서로의 운명을 바꾼 사건 이후 20년이 흘러 그들이 마주하는 모습을 그린다. 욕망에 눈이 멀어 젊은 시절 잘못된 선택을 했던 피아니스트 크리스는 나름의 방법으로 그 사건을 속죄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삶에 속죄의 순간은 늘 한발 늦게 찾아온다. 마지막 이야기 「엘리제의 사랑」 속 주인공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완벽한 사랑’의 모델, 프랑스 대통령 부부다. 권태와 허위로 연출된 삶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지 아내 카트린은 진정으로 묻고 싶다. 그녀에게 사랑은 증오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았다. 마지막 글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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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

문광연 저
지성사 | 2017년 08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8월 28일(월) 24:00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8월 29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살고 있는 이끼도롱뇽,

그 알에 대한 최초 ‘관찰 기록’을 담다!


2005년 5월, 세계적인 과학 전문 잡지 〈네이처〉에 돌연 ‘대전의 장태산’이 등장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에만 사는 줄 알았던 이끼도롱뇽이 장태산에서 발견된 것. 이는 대륙과 생물의 이동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실로, 한때 전 세계 양서?파충류 학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2014년이 될 때까지 장태산의 이끼도롱뇽이 어떻게 번식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전혀 없었으니, 궁금한 양서?파충류가 생기면 가만있질 못하는 이 책의 저자가 장태산으로 떠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손수 만든 실험 장치를 서식지에 설치하고, 1년을 꼬박 드나들며 설렘과 실망을 반복한 그는 2015년 봄, 마침내 대한민국 최초로 이끼도롱뇽 알을 관찰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그 순간은 양서?파충류 연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저자에게 그런 순간은 비단 그때뿐만이 아닌 듯하다. 충남 아산과 평택의 팽성으로 떠나 밤늦게까지 홀로 논과 밭을 떠돌아다닌 끝에 얻은 수원청개구리의 사진,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처음으로 보게 된 멸종위기종 금개구리의 짝짓기 장면, 강원도의 석회암 동굴에서 반가움에 옷이 다 젖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찍어댄 꼬리치레도롱뇽 알 사진……. 양서?파충류의 귀중한 생태가 담긴 그 사진들에서 독자는 탐구 활동의 순수한 감동까지 함께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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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 인생 최고의 책 | 일반문학 2017-08-2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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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저/권가비 역
책세상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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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책>

책 제목이 근사했다.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이라면, 모든 책덕후들이 1초의 고민도 없이 순식간에 낚아채 갈 그런 책 제목이었다. 아, “내 인생 최고의 책”이라는 제목으로 어떤 소설을 쓸 수 있단 말인가. 벨벳 쇼파 한쪽 구석에 앉아 저 도도하면서도 고뇌에 찬 표정을 한 채 “책을 든 여인”의 흑백 표지를 보라. ”이 책의 책읽기는 그 완전히 충만해진 기대감으로 살 떨리는 마음으로 첫 장을 넘기며 시작되었다. “당신을 위한 책”이라는 작은 헌사가 나를 사로잡았다.


이야기는 12월부터 다음 해 11월까지 1년 동안 여주인공 에이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치유와 회복의 이야기다. 목차를 살펴보면 등장인물 중심으로 나열되는데, 에이바와 메기가 12월과 1월에 나오고 2월에 과거 1970년 샬럿이 추가되고, 3월에는 행크가, 6월에는 책방주인이 추가되어 총 4명의 등장인물이 소제목으로 등장한다. 10월에는 다시 1970년 그날 아침, 비어트리스가 추가되면서 이 책에서 1970년에 일어난 에이바의 동생 릴리의 사고에 서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중심인물 5명(에이바, 메기, 샬럿, 행크, 비어트리스)이 모두 소개된다.


전체 그림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순서대로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메기의 끊임없는 마약중독에 대한 이야기와, 남편과 헤이지고 친구 케이트가 운영하는 북클럽에 들어와 자신을 추슬러보려는 에이바의 약간은 도발적인 일탈들이 이어져, 북클럽이 이 책의 중심 축 역할을 하는 것은 맞는지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12월에 처음 북클럽에 가입했을 때, 운영자 케이트는 다음해 책 주제를 “내 인생 최고의 책”으로 정하고 참여한 회원들로부터 각자의 책을 소개받는다. 그러니까 결국, 이 책은 에이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동생의 죽음에 대한 치유 과정을 담고 있으면서, 다른 북클럽 회원들이 내놓은 책들을 매달 읽으면서 이 과정을 진행해나간다. 미처 깨닫진 못했지만 다 읽고나서 보니 날줄로는 에이바의 사건을 중심으로 등장인물이 출현하고, 씨줄로는 다른 북클럽 회원들이 정한 책을 함께 읽어나가면서 책 속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자신의 문제와 대비시키며 조금씩 진전시켜 나갔던 것이었다.

북클럽 회원들은 내 인생 최고의 책으로 “오만과 편견” “위대한 개츠비” “안나 카레니나” “백년 동안의 고독” “앵무새 죽이기” “브루클린에서 자라는 나무” “호밀밭의 파수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제5도살장” 을 선택했다.


맨 마지막에 지목받은 에이바는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라는 흔하지 않은 책을 “내 인생 최고의 책”으로 지명했다.

혹시나 진짜 그런 책이 있나 해서 국내 인터넷 서점을 검색해 보았지만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내 인생 최고의 책>에서도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를 에이바가 소개하자 당장 누군가가 가수 낸시 그리피스가 부른 노래 아니냐고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영어로 “from clare to here”로 검색하니 Nanci Griffith라는 가수의 노래가 나온다. 음악을 틀어보니 내가 좋아하는 음색의 여가수가 잔잔하게 노래를 부른다.

다시 영어로 책을 검색해보니 두 권이 검색되는데 하나는 미스터리물이고 하나는 Katie Flynn이라는 작가가 쓴 페이퍼 북이 나온다. 대충 소개를 보니 에이바가 소개하는 책은 아닌 것 같았다.

메기가 에이바의 딸인 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학교를 자퇴하고 프랑스로 가서 마약중독자의 삶으로 살아가는 젊은 메기의 이야기는 참으로 읽어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엄마 에이바 역시 계속 꼬이고 있어서 중반 이후까지도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되려는지 심란하기만 했다.

에이바는 자신의 책을 발표하는 11월에 “클레어에서 여기까지”의 작가를 북클럽으로 초청하겠다고 아무런 계획없이 발표했던 것이 있어서 더 꼬이게 된다. “클레어에서 여기까지”의 작가를 찾아가는 과정, 동생 릴리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에이바의 가족사의 숨겨졌던 이야기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책은 마지막 장면에서 폭발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결국 모두가 “클레어에서 여기까지”의 책이 에이바에게 왜 가장 소중한 책이었는지, 에이바 인생의 가장 최고의 책이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책 속에서 또 하나의 책 “클레어에서 여기까지”의 줄거리를 엿보면서, 왜 그 책이 치유의 이야기가 되는지를 깨닫게 된다.

에이바는 결국 “여기까지”라는 책의 주제를 마지막 북클럽 장소에서 맛본다. 아들러의 심리학 “지금 여기”가 11월 마지막 북클럽에서 완성되었다. 게슈탈트 심리학 “지금 여기”가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우리는 이제 흡족한 마음으로 간다. 자유를 향해.”

과거의 치유는 지금 여기에서 끝을 맺고,
미래의 행복은 지금 여기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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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동물은 얼마나 똑똑할까) | 비소설 2017-08-2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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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프란스 드 발 저/이충호 역
세종서적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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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이 책에 자주 언급되는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의 <솔로몬의 반지>를 오래 전에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버리진 않았는데 지금 그 책을 찾으려니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책에서 두 번째 장에서 신랄하게 비교하고 비판했던 행동주의자 스키너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았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역시 흥미롭게 읽었었다. 스키너의 심리상자는 사실 동물에 관한 실험보다는 사회복지적, 심리학적 관점에서 읽었었다. 저자가 지적했듯이 동물행동학자들은 대부분 동물학자였고, 행동주의자는 대부분 심리학자였다. 얄팍하긴 했지만 동물에 관한 지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이번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이 주는 지식과 정보들은 매우 알찼고 신선했다.

우리는 동물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한가?


이런 도발적인 질문을 책 표지에 올릴 만큼 저자는 자신만만했다. 사실 네덜란드 동물행동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프린스 드 발”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기 전에 3년 전엔가 인지생물학자인 “프리데리케 랑케”의 저서 <동물과 인간 사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이 책에서도 이번 책에서 설명한 케아앵무의 학습능력, 짧은꼬리원숭이의 감자 씻는 요령에 대한 문화적 전파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접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이번 책을 읽을 때 많은 내용에 있어서 새롭다는 개념보다는 어,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에서 출발해, 좀더 깊이있는 탐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책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프린스 드 발은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쓰기 전에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침팬지 폴리틱스>라는 개념을 발표했는데 이는 침팬지들이 전략적으로 행동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장류들의 “마키아밸리적 지능”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프리데리케 랑케”의 <동물과 인간 사이> 라는 책이 <침팬지 폴리틱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이 책은 용어설명을 제외하고 총 435쪽의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데, 소설이 아니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동물들의 인지와 행동, 두뇌를 설명하는 글이기에 진도를 쉽게 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이 인간 이상?의 두뇌를 가지고 있다는 저자의 내용은 나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동물행동학파와 행동주의자를 비교한 2장의 “두 학파 이야기”였고,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5장의 “만물의 척도”였다. 만물의 척도는 특히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연구하고 그들의 두뇌를 이해하는지에 대한 좋은 개념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동물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인간은 그동안 영장류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갖가지 실험으로 영장류의 어리석음을 연구했는데, 저자는 이러한 인간 중심의 방법이 모두 잘못된 것임을 암시하였다.

가령 개는 사람과 친화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사람이 지시하는 것을 매우 잘 이해하고 따르지만, 늑대는 사람과 친화력이 적어 사람이 지시하는 것을 잘 따르지 않는다. 연구자는 늑대가 개보다 지능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늑대에게 다른 늑대가 하는 행동을 보고 문제를 이해하도록 하면, 개보다 훨씬 빨리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기 때문인데, 늑대는 사람보다 자기 동족에게 배우는 쪽이 더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특히 공감이 갔던 이유는, 예전에 학습장애자에 대한 연구를 하고 그에 대한 강의를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난독증을 가진 사람에게 시험을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글자를 잘 읽지 못하지만, 문제를 음성으로 들려주면 문제를 풀 수 있다. 따라서 그가 그 문제를 이해하고 풀 수 있는지를 측정하려면 다른 사람과 같이 종이로 문제를 내주는 게 아니라, 음성으로 들려주어야 한다. 즉 각 사람의 상태에 맞는 방법으로 문제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합리적인데 왜냐하면 다른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시험을 치른다해서 불공평한 것이 아니라, 시험의 목적은 그에게 얼마나 문제를 풀어낼 능력이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은 동물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인간이 만든 지능의 개념과 지능 검사 방식으로 동물을 측정하는 것은 모두 엉터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동물을 그 사진의 생물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하고 인간 중심 접근법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 유인원을 사용해 유인원을 테스트하고, 늑대를 사용해 늑대를 테스트하고, 인간 어른을 사용해 아이를 테스트해야만 그 종의 고유한 진화적 맥락에서 사회인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250쪽)

이 책은 9장으로 구성된 목차를 통해 동물들의 정치적 공작, 자아 개념, 공감 능력, 문화, 이름 부르기, 기억하기, 협력하기, 얼굴 인식하기 등의 다양한 지능을 증명하고 있다.

동물들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현재를 행동한다. 인간만이 의식이 있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가정은 틀릴 확률이 높다.
코끼리가 얼마나 똑똑한지, 문어가 얼마나 대단한지 우리는 잘 모른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서 우리가 모든 동물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참으로 오만한 발상이다. 우리는 우리의 관점으로만 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몇 가지만 생각해보아도 우리가 동물들보다 훨씬 형편없다는 것은 금방 드러난다.

대부분 동물인지학은 진화론에서 출발하지만, 창조론적 관점에서 접근해 보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광대한 자연의 위대함을 이해할 수 있다. 신이 만든 자연과 동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우리는 깨달아야 하며,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하나의 생각은, 동물학자들은 참 재미있겠다는 것이다. 평생 침팬지를 연구하고, 문어를 연구하고, 코끼리를 연구하는 학자들. 우리나라에는 그런 동물학자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취업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위해,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진득하게 앉아 세대를 이어가면서 연구할 수 있는, 학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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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최고의 은퇴 기술』 서평단 모집 | 낙서장/이벤트 2017-08-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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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은퇴기술

하창룡 저
작은서재 | 2017년 09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최고의 은퇴 기술』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8월 24일(목) 24:00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8월 25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


퇴직은 빨라지고 수명은 길어졌다! 노후자금, 10억 원은 있어야 한다고?


정년은 길어졌는데 40대 후반만 돼도 은퇴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직장인의 현실이다. 더 큰 걱정은 퇴직 이후의 삶이다. 언론에서는 노후자금으로 10억 원은 있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평범한 직장인이 10억 원을 모아놓았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다들 부동산 투자나 주식 투자에 귀가 솔깃해지고,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창업을 고민한다. 재무설계와 은퇴설계 분야에서 10여 년간 일해온 이 책의 저자는 10억 원이 준비되어 있지 않더라도 돈 걱정 없는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준다. 퇴직을 앞둔 베이비부머, 퇴직 후 삶을 고민하는 직장인의 노후 걱정을 덜어주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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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하우스 프라우 (이방인의 슬픈 사랑 이야기) | 일반문학 2017-08-1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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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우스프라우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저/박현주 역
열린책들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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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불이에요.
하지만 당신의 난롯가를 따뜻이 데워줄지,
아니면 집을 태워 버릴지는 절대 알 수 없는 일이죠.

-조앤 크로퍼드.


책 첫 장을 시작하기 전에 쓰여져 있는 이 문구가 어쩌면 이 책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지도 모르겠다.

안나는 좋은 아내였다. 대체로. (11쪽)

주인공 안나에 대한 평이다.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무난하다는 뜻이다. 튀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내의 할 일은 다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미국인으로서 스위스 남편을 만나 스위스에서 살아간다는 문화적, 지리적, 언어적, 역사적 환경이 다르다는 것이 첫 번째 장애였다.

그래서 그녀는 약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신과 상담을 받고 매설리 박사와의 상담에서 독일어 수업을 들으라는 충고를 받고 적극적인 생활을 위해 수업을 듣기 시작한다. 문제는 그곳에서 만난 아치라는 남자와 즉흥적인 관계를 갖게 되면서부터이다. 그렇지만 ‘부터’라는 이 말이 어폐가 있는 것은, 놀랍게도 결혼 후 아치가 첫 번째 남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녀는 그 전에 우연히 만난 한 남자가 있었고 그 남자 스티븐을 잊지 못한다. 그녀는 다른 남자를 사랑할 때마다 스티븐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세 번째 남자를 맞아 들인다. 이 놀라운 소설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현재와 과거, 그리고 매설리 박사와의 대화가 복잡하게 질서없이 끼어들고 이어진다. 그녀가 혼란스러운 만큼 책을 읽는 독자들도 혼란스러워진다.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
필요와 바람의 차이.
수동성과 중립성의 차이.
고통의 목적.
자아와 영혼의 차이.
운명과 숙명 차이.
사랑과 욕정 차이.
망상과 환각 차이.
집착과 강박 차이.


안나는 매설리 박사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박사는 대답한다.
“환각은 감각적인 거죠. 어떤 사람들이 자기 경험 안에서 말고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보고 듣고 냄새를 맡는 것이요. 반면에 망상은 잘못된 믿음이죠.” (209쪽)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지혜를 필요로 한다. 많은 사랑이 필요하고 많은 관심 그리고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그 지지는 가족 아니면 배우자로부터 시작한다. 안나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거리며 계속해서 다른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은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슬프다. 그녀가 처한 환경이 특수하고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남편 브루노는 이런 점을 알고 있어야 했다. 무뚝뚝한 시어머니에게서 그녀를 지킬 방도를 마련해야 했다.

안나가 갈구했던 사랑은, 결국 모든 것을 태워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이국 땅에서 이룰 수 없는 망상적 환각에 빠져 있었다. 사랑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있었고, 감각적인 사랑으로 사랑을 완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스위스까지 와서, 아니 스위스에 왔기 때문에 사랑을 완성하지 못했다. 성공했다면 그건 오직 불륜의 관계에서 잠시 이루었을 뿐이다.

하우스 프라우. 가정주부라는 뜻의 이 책 제목은 그래서 역설적이다. 혼자만 알고 있는 장소, 혼자만 울 수 있었던 벤치가 표지 중앙 아래, 안나의 왼쪽 흰 손 위에 슬프게 놓여 있다. 그녀는 벤치에서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일까. 그 시선이 바로 우리의 시선이 아닐까. 슬픈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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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린 가정부 조앤 | 일반문학 2017-08-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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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린 가정부 조앤

로라 에이미 슐리츠 저/정회성 역
세종서적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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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는다. 멋진 소녀. 조앤을 꼭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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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에이미 슐리츠, 그녀는 뉴베리상 작가이며 2015년 발표한 “어린 가정부 조앤”으로 2016년 최고의 역사소설에 수상하는 “스콧 오델상”을 받았으며, 전미 유대인 도서상과 시드니 테일러 상을 받았다.

그럼, 이 책은 정말 저런 상을 받아도 될 정도로 훌륭한가.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정말 그렇다,이다. 이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조앤, 아니 책 속에서는 재닛이라는 가명으로 살아가는 열네 살, 아니 책 속에서는 열여덟 살이라고 속이고 살아가는, 소녀의 캐릭터를 어떻게 창조해냈는지, 그저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이다.

책은 조앤의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지만 일기가 너무 사실과 같아서 읽으면서 크게 일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일기는 1911년 6월4일, 챈들러 선생님에게 예쁜 일기장을 선물 받는 날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1912년 9월29일, 친구가 된, 유대인 로젠바흐 주인집 막내 딸 미미에게서 크림색 종이에 진홍색 가죽 커버로 만들어진 새 일기장을 받아 마지막 일기를 적으면서 끝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열네 살 조앤의 1년3개월 동안의 성장일기인 셈이다.

그녀는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죽도록 일만 하다가 결국 죽어버리고 만 엄마처럼 될까봐 무서웠다. 아버지는 아내가 죽자 아내가 하던 일을 모두 열네 살 조앤에게 시켰다. 조앤은 학교도 그만 두고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 했다. 아버지와 오빠 두 명의 모든 치닥거리와 식사준비 그리고 농장일까지. 똑똑하고 지혜롭고 학습능력이 뛰어나 많은 선생님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조앤. 마지막 담임이었던 챈들러 선생님은 꾸준히 조앤에게 책을 선물하고 읽으라고 했는데, 사건이 터진 그날도 특별히 조앤의 농장을 방문해 조앤에게 새 책을 선물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조앤의 아버지는 선생님을 무례하게 대하고 챈들러 선생님은 굴욕감에 울면서 집으로 가야 했다. 그런 모습을 바라봐야 하는 조앤의 심정을 알겠는가. 조앤은 다음 날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세 권의 책이 모두 아궁이에서 불탄 채 사라진 걸 발견하고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며 처음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게 된다.

이후, 신문기사에서 읽은 태업과 파업 그리고 주급을 요구하다 변화없는 아버지와 농장에게서 탈출해 무작정 도시로 나간다. 그리고 그때부터 파란만장한 가정부의 삶이 시작된다. 생각해보라. 열네 살 여자 아이가 혼자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도시로 가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그 용기는 실로 무모한 것이지만, 사실 집에서의 두려움이 더 컸기에 실천할 수 있었다. 그녀는 마지막에 로젠바흐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을 때, 집으로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소리친다. 나는 그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어릴 때 방학만 되면 가출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변두리 기차역이 집 주변에 있었는데, 석탄을 운반하던 열차가 늘 정차해 있곤 했다. 관리인 몰래 숨어 들어가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나도 조앤처럼 집이 싫었고 부모님을 떠나고 싶었다. 끝내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는데, 내겐 조앤만큼 용기와 간절함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그래서 그 마음을 이해하며,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아버지의 폭력이 무서워 집을 도망쳐 나온 조앤에게 더 이상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앤은 재닛이라고 속이고 한밤에 치한으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솔리의 집으로 들어간다. 조앤은 카톨릭 신자였지만 솔리네 로젠바흐 집은 철저한 유대인 집안. 청손하고 순수하고 여려 보이지만, 강인하고 억척스러운(이 부분은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서 나온 성품이지 않을까) 소녀가 되었다. 둘째 아들 데이비드는 그녀의 그러한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고, 조앤은 사랑에 빠진다.

2015년에 어떻게 100년 전의 시대상을 재현해 낼 수 있었는지 작가의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21세기를 살면서 20세기를 소설 속에 복원해낸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자료가 풍부한 권력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 가정의 생활상을.

제인에어를 읽고 제인의 삶을 사랑했던 조앤의 완벽한 캐릭터까지.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 빨강머리 앤, 작은 아씨들, 제인에어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는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550쪽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었지만, 책을 덮는 마지막 장에 이르자 이대로 책을 끝낸다는 게 안타까워 견딜 수 없었다. 사랑스러운 조앤을 계속 더 만나고 싶었다.

작가는 할머니의 일기장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책 읽기를 지독히 싫어했던 미미는 새 일기장을 조앤에게 주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는 처음이라며, 꼭 작가로 성공할 거라고 말한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했던 조앤은 선생님이 아니라 어쩌면 작가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이 이야기는 만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거 같고,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충분히 좋은 반응을 얻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찌든 때를 씻고 순수한 열정의 열네 살 소녀를 만나보기 원한다면, 당장, 조앤을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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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힐빌리의 노래』가제본 서평단 모집 | 낙서장/이벤트 2017-08-1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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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힐빌리의 노래』가제본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8월 16일(수) 24:00
모집 인원 : 20명 
발표 : 8월 17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


가난과 소외, 가정과 문화의 혼란이 일으키는 사회 모순을 

진솔한 필체로 풀어낸 한 청년의 잿빛 성장기


‘힐빌리’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 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에 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 책의 저자 J. D. 밴스는 힐빌리 출신의 32살 청년으로, 마약 중독에 빠진 어머니와 수없이 바뀌는 아버지 후보자들, 그리고 다혈질에 괴팍한 성미를 가졌지만 손자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조부모 밑에서 자라며 윤리와 문화의 붕괴, 가족 해체, 미래에 대한 체념, 소외와 가난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자신의 짧은 삶의 궤적에 투영해 이 책을 펴냈다. 


저자에게 물질적 빈곤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낄 대상의 부재, 목표의식의 부재였다. 다행이 저자는 누구보다 따뜻했던 외할머니와 누나에게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혹독한 해병대 생활을 통해 명확한 규율과 목표 속에서 생활함으로써 안정감과 자신감을 키우게 된다. 이 덕에 저자는 성공적으로 사회에 안착했지만, 자신이 탈출한 그 세계를 저버릴 수 없어 이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은 작년 6월 미국에서 출간된 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1, 2위를 오가며 언론과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상을 깨고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미국 현지의 문화적 맥락을 잘 보여주는 책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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