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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빠진 사색이 지닌 공허함을 느끼다 |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2019-01-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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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색이 자본이다

김종원 저
사람in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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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색을 주제로 저자의 독서에 대한 식견을 드러내고 있지만, 읽으면서 내용에 대한 공감보다도 다소 공허하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생각사색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생각이 아닌 사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생각사색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에 대해서 저자 나름의 설명을 덧붙이고 있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까지도 그에 선뜻 동의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에는 저자를 뜻하는 주어()가 빠져있고, 대부분 괴테를 비롯한 성공한 인물들의 결과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된다.

 

이 책에서는 서문에서부터 스티브 잡스나 괴테와 같은 천재들을 거론하면서, 그들의 사색이 지닌 위대함을 극찬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업적을 남긴 천재들과 비슷한 삶을 살 수 없다. 그렇다면 일반 독자들에게 천재의 삶과 그들의 성과를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나라면, 그들의 삶을 소개하되,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유도했을 것이다. 대체로 대다수의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책들이, 위대한 천재들의 업적을 거론하며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곤 한다. 이 책 역시 그러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이해된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서술한 내용에 대해서 공감보다는 공허함을 느꼈던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괴테나 잡스의 삶을 존중하지만, 그들과 다른 우리 주변의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때로는 천재들의 특출한 성과를 존중하지만, 그들과 똑같이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소 무리한 서술이 엿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1만권의 책을 읽었더라도, 삶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고 단순화하며 자기의 논리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과연 10년 동안 1만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 10년 전과 같은 생각에 머물러 있을 수가 있을까? 물론 책을 읽는 과정에서 다소 협소한 이해를 전제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10년 동안 방대한 양의 책을 독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서서히 변화해나갔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결코 10년 전과 동일한 모습으로 사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렇듯 저자는 자신의 논지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지나친 단순화를 전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마도 그러한 단순화를 통해서 자신의 논지를 보다 두드러지게 보이려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리라.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가운데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적어도 한 가지 일에 1만 시간을 투여하면, 누구라도 전문가의 수준에 오를 수 잇다는 의미이다. 하물며 10년 동안 1만 권의 책을 읽었다면,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글자만 보고 만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괴테와 그의 작품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관점은 괴테의 논리 뒤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느껴졌다. 만약 괴테의 저술들이 없었다면 이 책이 성립할 수 있었을까? 이 책에는 전적으로 저자 자신의 논리보다는 괴테와 같은 인물들의 진술에 기대어 논리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로서는 이러한 저자의 관점에 전혀 동의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공감보다는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가 괴테의 논리에 동의한다는 것과 그것을 나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라는 주어가 등장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진다.

 

이 책에서는 모두 16권의 다양한 인물들의 저서를 통해서, 사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성장을 위한 사색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독서 행위의 목표는 결코 성장이나 성공만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휴식을 위해서, 때로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을 위해서 독서가 필요할 경우도 많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루는 16권의 저서를 자신만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있다. 주로 성공이나 성장을 염두에 둔 서술의 방향이 뚜렷하게 제시되어 있다. 그래서 나로서는 이 책의 내용들이 대부분 다양한 저자들의 수많은 인용들과, 그에 대한 저자의 주석만이 제시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이 책의 내용들에는 라는 주어가 드러나지 않고, 그저 저자는 중계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던 점이라 여겨진다.(차니)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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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서 선정]어느 괴짜 선생님의 수학사전 | 리뷰 선정 도서 2019-01-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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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괴짜 선생님의 수학사전

김용관 저
생각의길 | 2019년 01월



ID(abc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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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y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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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n76
ye..owic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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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평화 공부 | 책 이야기 2019-01-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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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평화 공부

모가미 도시키 저/김소라 역
궁리출판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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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 인원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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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시절에는 어디에 가야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 안다. 
밤에 어디에 가서 자야 할지도 안다. 
하지만 세상에서 자신의 머물 곳이 사라질 때, 
어디를 가야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될 때, 평화는 죽는다.” 
-생텍쥐페리

분쟁과 대립을 넘어 인권(人權)과 인도(人道)의 시대로!
‘우리의 소원은 평화’라고 말하는 시대에 함께 나누어야 할 평화 이야기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평화를 빼앗긴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내전과 분쟁, 테러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이나 기초적인 의료도 제공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사람들 사이에 폭력과 증오가 멈추지 않는다. ‘평화’라는 주제에는 매우 다양한 측면이 있고, 이야기할 수 있는 논점도 많다. 여기, 국제관계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까지, 전쟁터에서 일상생활까지, 법률?제도론에서 시민사회 활동까지, 평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는 평화학 입문서가 출간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평화의 노래가 잔잔히 울려 퍼지고 있지만, ‘평화란 무엇인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묻는다면 제대로 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막연하게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본의 국제법, 국제기구론 전문가인 모가미 도시키는 경계를 넘어 세계 여러 시민들이 자신의 일로 고민해야 할 평화의 아홉 가지 주제를 균형 있는 시각으로 소개한다.


국가와 국적을 초월해 세계 시민이 함께하는 
아홉 번의 평화수업 

첫 번째 이야기. 끊임없는 무력분쟁―‘새로운 전쟁’의 시대에
두 번째 이야기. 미완의 이상―유엔에 의한 평화
세 번째 이야기. 평화를 위한 법―국제인도법과 국제형사재판
네 번째 이야기. 평화를 재정의하다―인간을 위한 평화
다섯 번째 이야기. 인도적 개입―정의로운 무력행사는 존재하는가
여섯 번째 이야기. 평화, 인권, 시민들―시민 사회의 세계화
일곱 번째 이야기. 핵과 섬멸의 사상―인간의 망각에 따른 평화 파괴
여덟 번째 이야기. 절망에서 화해로―타인을 가두어서는 안 된다
아홉 번째 이야기. 이웃과의 평화―자신을 가두어서는 안 된다

냉전 이후, 평화가 찾아오리라는 기대는 왜 무너졌을까? 무력분쟁과 테러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화를 위한 국제기구는 왜 생겼으며 유엔 안보 체제의 한계와 과제는 무엇일까?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면 평화로울까? 빈곤과 굶주림, 차별 있는 사회를 평화롭다 할 수 있을까? 정의로운 무력분쟁은 존재하는가? 핵무기는 사용해도 되는가? ‘동아시아 공동체’ 같은 지역공동체는 국경을 초월해 이웃과의 공생을 실천하는 장이 될 수 있을까? 평화를 이루기 위해 유엔과 국제법, 시민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처음 하는 평화 공부』는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제도, 시민사회 활동을 통해 평화의 의미와 과제를 균형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책이다. 특히 평화란 ‘군사적 안보를 넘어서 일상을 지키는 일’임을 호소력 있게 들려준다. 심각한 주제이지만 부드러운 문체로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어 청소년부터 성인 일반독자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 읽는 평화학 입문서로 가치 있는 책이다. NHK 방송 강의록을 바탕으로 엮어낸 이 책은 평화라는 미완의 과제를 똑바로 응시하고 미래를 유연한 자세로 전망하고자 이와나미 신서 신적판 1000번째 책으로 출간되었으며, 2006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시민들의 평화 교과서로 오랫동안 읽히고 있다. 국가와 국적을 초월해 세계 시민들이 함께 생각해볼 만한 평화의 여러 주제와 이야기를 담은 귀중한 책이다.

군사적 안보를 넘어 일상을 지키는 일―평화의 넓은 의미를 배우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와세다대학교 교수인 저자 모가미 도시키는 국제법과 국제기구론 전문가다. 국제법을 전공한 법률가로서, 책 전반에 걸쳐 국가 간의 긴장과 분쟁, 군비확장과 군비축소, 정치와 경제 동맹 같은 거대 담론의 문제를 충실히 담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평화가 국가와 국적을 초월한 문제이며, 인권과 우리 일상생활을 지키는 일임을 이야기한다. 특히 평화란, 전쟁이 사라진 상태만이 아니라 빈곤 등의 구조적 폭력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한다. 

오랫동안 평화관은 군사적 안보(군사력으로 나라를 지키는 것)와 동일하게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저자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자국 방어를 위해 군비를 증가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자위(自衛),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대비가 자칫 잘못하면 전쟁을 추진하는 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위와 침략은 확실히 구분할 수 없으며, 자위 목적이라고 주장했던 군비가 전쟁에 동원된 예는 독일과 일본을 포함해서 역사적으로 많았다고 지적한다. (책에는 일본의 전후 배상·보상 문제, ‘위안부’ 문제,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을 바라보는 저자의 입장도 살짝 언급되어 있다.) 저자는 평화 연구가 기존에는 전쟁, 무력분쟁, 군비확장 등과 같은 군사적인 주제를 주로 다뤘으나, 이제는 빈곤, 개발, 인권, 평등 같은 비군사적인 사회 문제까지 아우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국가 간의 어리석은 힘겨루기, 전쟁에 희생되는 사람들, 전쟁이 남긴 상흔, 전쟁 중이 아니더라도 빈곤과 차별에 신음하는 사람들, 증오를 주고받는 사람들, 되풀이되는 비극. 평화를 공부하기 위한 이 책 속에서 우리는 평화가 파괴된 모습을 직시하게 된다. 또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현실에 눈 감지 않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평화란 정치인이나 군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이자 우리 생활의 문제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국제기구 및 국제 NGO 활동이나 국제법, 국제분쟁, 인권 문제 등에 관심 있는 청소년, 대학생은 물론 평범한 시민들이 평화를 향한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딛는 데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평화의 실현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해도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뿐이며, 전쟁에 내몰리거나 난민이 되어 괴로움을 맛보고 타국에서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이 있어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때마침 강자 편에 있어 그럴 수 있는 처지에 있다고 쉽게 평화를 포기하는 것은 곧 세계 시민의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평화란 주권 국가만의 문제만이 아닌 궁극적으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이며, 평범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_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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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의 역사와 진문공의 파란만장한 행적 | 여중재 리뷰(동양고전/동양사) 2019-01-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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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풍몽룡의 동주열국지 2 진문시대

풍몽룡 저/신동준 역
인간사랑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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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몽룡의 <동주열국지>는 총 114회로 구성된 이른바 화본소설로 분류될 수 있다. 화본소설은 구술되던 것을 그대로 글로 옮겼다는 의미이며, 그 내용을 장이나 회로 분류해 수록하여 장회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화본소설은 대체로 송나라 시대 이후에 유행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상공업이 발달한 주요 도시를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판소리와 같은 강창(講唱)이 유행했다고 한다. 이야기와 노래가 결합된 강창의 대본은 남녀의 애정이나 역사적 사실들을 다룬 것들이 많았는데, 풍몽룡 역시 당대 유행하던 화본소설의 형식으로 춘추전국시대의 역사를 담아냈던 것이다.

 

<동주열국지> 2권은 진문시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제나라 환공에 이어 패자로 인정받는 진()나라 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순자>에서는 제환공과 진문공에 이어 초나라 장왕을 춘추오패로 열거하고 있지만, 논자에 따라 2편에서 다루어지는 송나라 양공이나 진()나라 목공을 춘추오패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기도 한다. 대체로 춘추오패로 평가받는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주위에 현명한 참모들이 다수 존재하며, 제후들 역시 그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정책에 반영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또한 그들은 당시의 천자국인 주나라 왕실을 높인다는 명분을 취하여 주변국들과의 관계에서 패자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제환공 사후 제효공을 세운 송나라 양공이 후대의 성리학자들에 의해 춘추시대의 패자 중의 하나로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송양공은 주나라 왕실과 불화하면서 반목하고, 초나라 성왕에 포로로 잡히는 등의 행적으로 진정한 패자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 하겠다. 송나라 양공과의 세력 다툼을 통하여 차츰 중원으로 세력을 확장한 초나라 성왕은 후에 초장왕이 중원의 패자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밖에도 백리해와 건숙 등의 뛰어난 참모들을 거느리고, 진나라 문공을 제후로 등극하도록 만들어준 진나라 목공을 패자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진목공은 서쪽에 치우쳐 있던 진나라가 중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뛰어난 참모들과 함께 생전에 중원의 권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등 어쩌면 진정한 패자로서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던 인물이라 하겠다.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있지만, 제환공에 이어 진나라 문공이 패자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에는 후대의 학자들도 동의하고 있다. 사실 진문공의 경우 제후로 등극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행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헌공 사후에 호언과 조최 등의 참모들과 함께 공자의 신분으로 열국을 떠돌아다니던 과정이 2권에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따라서 진문공은 제후로 등극해 9년 남짓 활약했지만, 작가는 오히려 제후에 등극하기까지의 19년 동안의 그와 참모들의 극적인 행적에 주목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춘추시대의 열국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얽혀 배신과 동맹이 수시로 엇갈리는데, 패자로 자리를 잡았던 제환공과 진문공의 경우 존왕양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주변국들과의 관계에서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아마도 제후로서의 활동과 업적은 진목공이 더 뛰어난 면이 있겠지만, 진문공이 제후로 자리를 잡고 패자로 정립하기까지의 과정이 후대의 역사가들에게 더 각인되었을 것이라 이해된다.

 

개인적으로 진문공의 참모 중에서 개자추의 형상에 대해서 주목하게 되었다. 진문공이 제후로 등극하여 참모들이 서로의 공을 내세울 때, 조용히 뒤로 물러나 숨어살던 개자추의 태도는 진정 의로운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로 인해서 진문공이 깊이 숨은 개자추를 세상에 나오기 위해 그가 사는 산에 불을 냈지만, 끝내 나오지 않고 노모와 함께 불에 타 숨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4절기 가운데 하나인 한식(寒食)’에는, 개자추가 죽은 날을 기리기 위해 불에 익힌 음식을 먹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이처럼 2권은 진문공의 파란만장한 삶을 중심으로 그려내면서, ()나라와 초나라가 중원의 패권을 다투는 3권의 진초시대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차니)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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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허수경의 '수육 한 점' | 시 이야기 2019-01-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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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점 속, 무엇이 떠나갔나

네 영혼

 

새우젓에 찍어서

허겁지겁 삼킨다

 

배고픈 우리를 사해주려무나

네 영혼이 남긴 수육 한 점이여

(허수경의 '수육 한 점' 전문)

 

 

순천 웃장의 국밥집들에서는 두 사람 이상이 가서 국밥을 시키면, 먼저 머릿고기 수육이 한 접시 나온다.

 

그래서 수육이 먹고 싶을 때는 누군가와 짝을 맞춰, 국밥과 막걸리를 시켜놓고 수육을 함께 먹는다.

 

간혹 지인들이 와서 이곳에 모시면, 따로 돈을 받지 않고 수육이 제공되는 풍경을 신기해 하기도 한다.

 

매 5일과 10일에 5일장이 열리지만, 국밥골목은 장이 서지 않는 날에도 열려있다.

 

내 개인적인 입맛에는 부산의 돼지국밥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문득 허수경의 이 시를 읽으면서, 평소 자주 다니던 웃장 국밥집 풍경을 떠올려 보았다.

 

나는 따로 제공되는 수육을 그저 막걸리의 단짝으로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인은 사람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제공한 돼지의 영혼을 먼저 생각한 것이다.

 

화자는 접시에 올라 있는 수육 한 점을 '새우젓에 찍어서 / 허겁지겁 삼킨' 후에 문득 생각에 잠긴다.

 

'배고픈 우리를 사해'달라고 기도하며, '네 영혼이 남긴 수육 한 점'을 애도하는 것이다.

 

아마도 시인은 누군가와 수육을 함께 먹으면서, 공연스레 객적은 농담처럼 돼지의 영혼에 대해 말했을 것이다.

 

이 시를 쓰는 순간 자신이 했던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닌,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다가왔을 것이다.

 

앞으로 국밥과 함께 수육을 먹으면서, 이 시를 종종 떠올리게 될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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