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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 책 이야기 2019-05-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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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사라 마자 저/박원용 역
책과함께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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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역사는 무엇인가?


오늘날 완전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과거라는 관념은 통용되지 않는다. 역사가들은 새로운 인물과 집단, 장소, 대상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며 과거를 거듭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가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지, 역사학에서 객관성이라는 것이 진정 가능한지 등, 역사학을 둘러싼 논쟁이 역사학 내부는 물론 공공문화 속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오늘날 역사학계에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식의 역사관은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관점과 방법론에 따라 역사라는 개념이 거듭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역사’의 윤리적 가치는 특정 관점으로 해석한 만고불변의 ’과거‘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게 아니라, 과거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논쟁함으로써 과거를 죽어 있는 화석화하지 않는 데 있기 때문이다. 


노스웨스턴 역사학과 사라 마자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독자들이 과연 역사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의도로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를 썼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학에 큰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여섯 가지 질문을 축으로 삼아, 역사학의 주요 흐름과 맥락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역사는 언제나 변화하고 스스로를 갱신함으로써 발전해왔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역사학에는 어떤 질문이 필요한가?


저자는 역사가들의 문제 제기와 방법론을 통해 과거의 역사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여섯 가지 질문을 각 장의 제목으로 삼아 글을 풀어나간다. 역사는 역사가들이 새로운 인물,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물에 관심을 기울임에 따라 변화해왔다. 역사의 중심이 지배 계급, 특히 소수의 남성들에게서, 노동 계급과 같은 다수 구성 집단과 그동안 배제되었던 여성으로 점차 이동해오면서, 과거에는 배제되었던 집단들이 역사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때 역사가들의 연구 수행방식과 제기되는 질문은 변화했고(1장 ‘누구의 역사인가?’), 다양한 지역과 문화와의 연결이 심화되어 가고 중요해지면서, 역사가들은 ‘국가 이전의 시간, 혹은 국가들 사이의 공간’에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이전의 역사가 보여주지 못한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2장 ‘어디의 역사인가?’). 또한 역사 연구 주제의 전통적 위계, 즉 지식을 정점으로 하고 자연과 사물을 아래에 두는 위계가 새로운 접근방식에 의해 흔들리게 되면서 역사의 다양한 하위분과에서는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3장 ‘무엇의 역사인가?’). 이처럼 전반부에선 역사 연구의 대상 변화가 역사를 어떻게 새롭게 바라보게 했는지를 고찰한다.


후반부에서는 역사의 기획이 내적 혹은 외적 논쟁을 야기한 세 가지 방식, 즉 역사학의 생산과 관련된 긴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역사를 생산하는 주체가 점점 다양해지는 시대에 학문으로서의 역사, 공공의 역사, 대중적 역사 사이의 차이와 중첩, 그리고 규정하기가 어려워 때때로 논쟁을 야기하는 사료의 본질이 무엇인지(4장 ‘역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여전히 역사 연구는 원인에 대한 연구라는 신념이 대세인 가운데,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직선적 인과관계의 탐색에서 벗어나 사건 자체의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역사가들은 어떤 시도를 했는지(5장 ‘원인이 중요한가 의미가 중요한가?’),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이 역사 연구의 ‘객관성’이라는 이상에 도전을 야기하며 역사학의 존립 자체를 흔들었을 때, 그것이 준 영향이 역사가들의 작업과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6장 ‘역사는 사실인가 허구인가?’)를 알아보며, 역사의 본질이 무엇인지 의심을 제기하며 야기된 중요한 논쟁들이 역사학을 어떻게 변화로 이끌고 있는지 살펴본다.


역사학의 빠른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이러한 최신 흐름을 소개한 책이 많지 않다. 현대 역사학의 경향을 반영하는 각개의 책들이 번역 출간되고는 있지만, 그것을 역사학이라는 분야 아래 아우르는 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 책은 군사사와 전기 같은 전통적인 주제에서부터 지구사, 환경사와 같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분야까지 폭넓게 다루며, 최신 연구 성과와 자료를 바탕으로 현대 역사학의 변화 흐름을 성실하게 반영한다.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역사를 생각해야 하는가?


우리는 우리가 누구였으며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 과거를 알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정해진 틀에 맞춰 해석된 과거를 단순히 외우고 받아들이는 데서 그친다면, 과거는 그 생명력을 잃을 것이다. 이 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일어난 역사학의 주요 질문과 논쟁을 이야기함을 통해, 역사의 진정한 효용성은 잘 정리된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얻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과거를 다시 바라보고, 질문하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리의 정신을 확장하는 데 있음을 입증한다. 역사는 언제나 가장 첨예한 질문과 논쟁을 통해 스스로를 자각하고 갱신함으로써 새로운 주제를 이끌어냈다. 


우리가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는 게 아닌,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생각하고 논의할 수 있는지 질문을 통해 그 방법을 제안하는 데 목적을 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우리의 역사를 더욱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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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사상을 이해하다! | 여중재리뷰(자연과학/서양문화) 2019-05-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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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리스토텔레스

조대호 저
arte(아르테)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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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듯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인 플라톤과 더불어, 서양철학사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스 최고의 사상가로 꼽히는데, 그의 사상은 후대의 학자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철학은 물론 정치학과 윤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가 남긴 <시학><수사학>은 오늘날 문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필독서로 여겨질 만큼 중요한 저작이라 하겠다. 이밖에도 물리학과 동물학 등의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연구 성과를 남겼으며, 이 책의 저자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학 연구에 대해 그 중요성 만큼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았음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서양철학을 전공한 저자에게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인물은 반드시 거쳐야 할 중요한 연구대상일 것이다. 이 책의 성격을 고려할 때 저자는 단순히 문헌을 통한 연구가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흔적을 찾아 답사하면서 그의 생을 재구해보고 싶었던 것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비록 시간이 흘렀을지라도 그리스에 직접 가서 그가 활동했던 지역을 돌아보고, 아리스토텔레스의 흔적과 사상의 연원에 대해서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의 앞부분에는, 저자가 확인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활동 지역이 지도와 함께 제시되어 있다. 모두 8곳의 지역이 소개되어 있는데, 각 지역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떻게 활동했는가 하는 내용이 번호 순서에 따라 간략하게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의 흐름 역시 그 순서에 따라 답사를 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행적을 재구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그리스 여행에서 이미 2400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것을 찾으리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지역들을 돌아보면서 흑백사진 속 생각들이 여행을 통해 다채로운 빛으로 되살아나고, 머리만 있던 생각들이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속에서 걸어다니기 시작했음을 고백하고 있다. 나 역시 국문학 전공자로서 문학 작품이나 작가와 관련된 장소를 답사를 하다보면, 추상적인 생각들이 보다 구체적인 형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답사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를 격동의 시대를 산 국외자의 모습자연 관찰자의 모습으로 그려내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비록 <시학>을 비롯한 문학 분야의 서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적어도 저자가 그려내고자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두 가지 모습이 잘 포착되어 서술되어 있었다고 평가된다.

 

이 책의 내용은 모두 7개의 항목으로 이뤄져 있고, 첫째 항목은 고향을 떠나 아테네의 유학생으로 지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17살 시절부터 시작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서 10년을 학생으로, 그리고 다시 10년을 교육자로 지냈다고 한다. 플라톤의 죽음 이후 학식으로 따진다면 충분히 교장의 직위를 맡을 수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젊고 아테네에서는 이방인이기에 다른 사람에게 그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아울러 그의 흔적을 돌아보면서, 저자는 그가 남긴 <동물지>가 바로 서양 생물학의 시작이었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그의 동물 연구가 본격화된 곳이라고 추정되는 레스보스 섬을 찾았다가, 그곳을 떠나는 날 한 어부에게서 얻은 물고기를 통해 저자의 생각들을 연결시켜 설명하기도 한다.

 

저자의 다음 행선지는, 바로 우리에게 알렉산더대왕이라고 알려진 알렉산드로스의 스승으로 지냈던 테살로니키 지역이다. 왕자 시절 알렉산드로스의 스승으로 활동하였고, 그가 즉위한 이후에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끼쳤다고 한다. 그 결과 후에 마케도니아에 적대적인 아테네 사람들로부터 질시와 비난을 당하기도 했으며, 마침내는 그곳을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이후 다시 아테네를 찾은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곳에서의 연구를 통해 지적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 나갔다. 철학과 자연과학을 두루 섭렵하면서, 생물학에도 관심을 기울여 여러 권의 저작을 남겼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의 아들인 니코마코스가 편집한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그의 <정치학>이라는 저작을 통해 후세의 학자들에게 귀감이 되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두 저작이 그로부터 2400년 뒤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사람다운 삶의 길을 깨우쳐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스 전역을 석권하고, 다시 동방 원정에 나섰던 알렉산드로스가 33세의 젊은 나이로 죽자,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를 기념하는 비석 등이 사람들의 손에 의해 훼손되기도 했으며, 끝내 에우보이아 섬의 칼키스로 피신을 가야만 했으며. 끝내 곳에서 생을 마쳤던 것이다.

 

사실 이전까지 아리스토텔레스의 문예 사상에 대해서 공부한 적은 있지만, 그의 삶과 사상의 전 면모에 대해서 깊이 있게 배웠던 적은 없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하여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그의 생애는 물론, 그의 사상과 삶의 궤적을 어느 정도 그려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재하는 과거이자 미래를 여는 현재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인문학과 과학을 망라하여 섭렵하여 서양사상사의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금도 문학이나 정치학은 물론 자연 과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의 사상이나 행적을 확인하고자 할 때, 이 책이 적어도 나에게는 좋은 참고도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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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의 사상 | 책 이야기 2019-05-3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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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의 사상

나카노 고지 저/김소영 역
바다출판사 | 2019년 05월

신청 기간 : 610 24:00

서평단 모집 인원 : 5

발표 :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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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의 사상』은 일본의 유명한 옛 시인(사이교, 바쇼, 료칸), 문인(겐코, 조메이), 화가(다이가, 부손)들의 가난하지만 맑고 아름다웠던 삶을 통해 지금은 잊혀진 ‘청빈’의 전통을 돌아보는 책이다. 저자는 청빈이란 단순히 가난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간소한 삶이며, 소유의 욕망을 최소화함으로써 거꾸로 내면의 자유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역설의 사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온갖 물건의 소비와 소유로도 채워지지 않는 삶의 공허를 느끼는 현대인에게, 청빈한 옛사람들의 훈훈하고 감동적인 일화들은 더 적게 가짐으로써 더 풍요롭게 누리는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 더 여유롭고 의미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해줄 것이다.


‘청빈’이란 무엇인가?

‘청빈’은 예부터 한·중·일 지식인들에게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었다. 유불선 사상의 영향 아래 많은 선비들은 명리를 바라지 않고 빈천을 걱정하지 않는 태도를 예찬했고, 진정한 행복은 세속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마음의 자유와 평안에 있다고 믿으며, 번잡한 속세를 벗어나 자연 속에 은거하여 한가롭게 풍아(풍류)를 즐기는 안빈낙도의 삶을 희구했다. 


청빈하면 으레 산속 작은 초암草庵에 살며 물질적 궁핍 속에서도 높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떠올린다. 한평생 문전걸식으로 전국을 떠돌며 구도행각을 한 료칸, 세상에 대한 미련을 지닌 채 나이 쉰에 늦깎이 출가했으나 산속 방장에서 진정한 마음의 자유를 얻은 조메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청빈은 그저 가난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맨 앞 세 꼭지를 할애한 혼아미 가문의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혼아미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때 도검 감정 분야에서 으뜸가는 교토의 유명한 상인 집안으로 가난과는 거리가 멀었다. 칠기공예의 대가이기도 했던 혼아미 고에쓰는 마음만 먹으면 대저택에서 하인들을 거느리고 충분히 호사롭게 살 수 있었을 텐데도 평생 작고 소박한 집에 다다미 두세 장짜리 다실을 만들고 홀로 차를 즐겼다. 부귀공명을 바라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을 억누르고 소박한 삶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청빈은 소유에 대한 성찰에서 피어난다. 고에쓰의 어머니 묘슈는 집안의 큰어른으로 성공한 많은 자손들이 수시로 옷이며 용돈을 드렸지만 그때마다 모두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었다. 이것은 단순히 자선이 아니라 세상 사람이 모두 가난한데 혼자만 많이 소유하는 것은 죄악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소유에 대한 남다른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람은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것에 마음을 빼앗겨 마침내 마음은 물건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자유롭고 한가하게 나날을 보내기를 원한다면 물욕 따위는 버려야 한다.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질 때 사람 마음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묘슈는 아흔 살에 죽었는데, 죽은 후 “가라시마 산 홑옷 한 벌, 삼베 겹옷 두 벌, 유카타, 보온용 잠옷, 무명 이불, 천 베개 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 없는가? 이 생각을 평소 끝까지 밀어붙인 끝에 이처럼 모든 군더더기를 덜어낸 극히 간소한 소유가 되었을 것이다. 


청빈은 단순히 가난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간소한 삶이며, 물질적 소유욕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만끽하는 삶이다. “소유를 향한 욕망을 최소한으로 제한함으로써 반대로 내적인 자유를 비약시키는 역설적인 사고방식”이다. 


《청빈의 사상》 재출간에 부쳐

일본의 거품경제가 꺼지고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불황이 시작되던 1992년, 《청빈의 사상》이라는 다소 예스러운 제목의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현대의 물질만능 풍조에 대한 대안으로서 옛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재조명한 이 책은 당시 실의에 빠진 일본인의 마음을 위로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거의 죽은 말이 되다시피 했던 ‘청빈淸貧’은 다시 시대의 유행어가 되었다. (나중에 저자는 “생각지도 않게 베스트셀러 따위가 되었다. 어째서 내가 이런 터무니없는 재난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청빈을 이야기해 원치 않은 부와 명성을 얻은 셈이니 아이러니하다.)


이 책에서 청빈의 구체적 사례로 드는 인물들은 일본 문학사·예술사에서도 손꼽히는 거장들이다. 하이쿠의 성인 바쇼芭蕉, 와카의 명인 사이교西行, 《쓰레즈레구사(도연초)》의 겐코兼好, 《방장기》의 조메이鴨長明, 탁발시승 료칸良寬, 일본 문인화의 쌍벽인 다이가池大雅와 부손蕪村 등 모두 쟁쟁한 이름들이다. 1부에서는 이들의 일화와 글을 통해 청빈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2부에서는 인도철학, 성 프란치스코, 에리히 프롬 등의 이론을 통해 ‘청빈의 사상’을 구체화한다.


초판이 나온 지 27년이 지난 지금, 디지털 일본어판 《브리태니커 사전》에 색인 항목으로 등재되어 있을 만큼 어엿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청빈의 사상》은 출간 이듬해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으나 오랫동안 절판되어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였다. 이번에 나온 새 번역본은 일본 고전문학 전공자인 김소영 선생이 원문을 더 충실히 옮기고, 저자의 꾸밈없고 단단한 문장의 멋을 잘 살렸으며, 특히 이 책의 백미라 할 일본 고전 시가들의 고졸하고 진솔한 시정을 충실히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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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서 선정]그분을 생각한다 | 리뷰 선정 도서 2019-05-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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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을 생각한다

한승헌 저
문학동네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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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an
kh..501
mi..
re..ens
sa..al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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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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