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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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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2 의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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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도 짓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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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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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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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짓는 생활'은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한 제목이다. 작가는 글짓기와 농사짓기를 병행하고 있다. 글을 짓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작가는 농사도 짓기 힘들다는 것을 이 책에 담아 두었다. 이 책은 작가의 일기장을 중요한 페이지만 쏙쏙 뽑아내어 책으로 엮은 듯 하다.
농사를 하면서, 풀을 보면서 작가는 매순간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을 다시 되새기며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조금은 우울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작가가 자연을 보면서 치유받고,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는다. 어떻게 본다면 이 책은 작가의 성장일기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드라마틱한 성장일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극적이지 않아서 더 진실성이 느껴졌던 것 같다.
사실은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한 것 보다, 책 내용이 꽤 우울해서 당황했다. 나는 자연과 함께 글도, 인생도 즐기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의외로 우울함을 많이 담겨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원래 일기라는 것이 다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를 내내 웃으면서 지냈어도 갑자기 몰려오는 우울을 담을 곳이 필요해 일기장에 담아두고 내 마음에서는 훌훌 털어버리기도 하는 그런 것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곳곳에 묻어있는 우울들이 이해가 갔다.
'오늘도 짓는 생활'은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가는 책이었다. 풀이 살랑이는 풍경 속에서도 작가는 우울함을 느꼈고, 그 우울함 속에서 또 어느새 희망을 찾아냈다. 그리고 다시 우울해하고 또 다시 용기를 갖는 것을 반복한다. 작가의 그 모습 속에서 많은 청춘들이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두들 그런 순간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작가님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작가님의 모습 속에서 보이는 나도 응원하고 싶어졌다. 나도, 작가님도, 지금 이 순간도 꿈을 좇으며 우울을 끌어안은 많은 사람들도, 2023년에는 모두 마음이 평안하기를 바라는 밤이다.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minute-/222969615138
해당 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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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심 씨의 인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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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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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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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심 씨의 인생 여행. 제목만 본다면 길심 씨의 여행을 써 내려간 글이라고 오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길심 씨의 인생을 이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농사일도, 가족에 대한 사랑도 모두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해내는 길심 씨의 인생을 말이다.
내가 책으로 만난 길심 씨는 정말 사랑스러운 인물이었다. 모든 일을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음식을 할 때도, 농사를 지을 때도 말이다. 자연재해에 망가진 작물을 보며 하늘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수확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사람이었고, 자식들에게 더 줄 수 있음에 행복해하는 사람이었다. 집으로 오다가 풀꽃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며, 그 작은 생명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 나는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길심 씨에게 조금씩 마음을 내어 주고, 어느새 포근한 길심 씨의 마음에 기대고 있었다.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엄마에게로 떠난 여행. 이 문장이 참 가슴 깊이 박혔다. 1년이라는 시간은 참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이다. 1년, 그 시간에 우리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올겨울에 엄마는 고향을 갈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를 않았다. 살아생전에 찾아뵙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남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난희 씨에게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여서 참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너무 사랑스럽고 따뜻한 풍경에 웃음이 나다가도, 금세 먹먹해져오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책을 덮기도 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너무나도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책이었다. 이렇게 든든한 울타리를 잃어버렸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이 나서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먹먹함을 애써 참아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묘사하는 힘에 있다. 작가는 장소를 표현할 때도, 음식을 표현할 때도, 사람을 표현할 때도 모두 정성을 담아 묘사한다. 그 정성 어린 모습은 아마 길심 씨를 닮은 듯하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길심 씨를 닮아, 정성을 가득 담은 문장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얼마나 그 상대를 사랑하는지, 아끼는지가 느껴진다. 그렇게 사랑이 담긴 문장들은 티가 나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까지 옮겨와 독자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책을 덮는 순간 웃고 있었다. 지금도 책을 떠올리면 슬그머니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가 없다. 사랑이 담긴 문장은 이렇게 읽는 사람까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알쓸신잡', '알쓸인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김영하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소설을 읽는 것은 다양한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말이 생각났다. 이 책을 읽는 과정이 내게는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난희 씨를 통해 엄마를 바라보게 되었다. 길심 씨에게 여전히 난희 씨가 딸인 것처럼 엄마도 할머니에게 여전히 어린 딸일 텐데 싶은 마음이 들었고, 엄마의 역할을 하기 위해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딸의 역할을 내려놓고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그게 얼마나 대단하고 고마운 일인지 새삼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괜히 엄마에게 좋은 소리를 넌지시 건네기도 하고, 슬쩍 안아주고 있다. 사랑하는 마음은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미루다 가는 늦는다는 것을 이 책이 알려주었다. 정말 당연한 말인데도 이렇게 매번 일깨워줘야 알게 된다. 나는 다음 책은 절대 에세이를 읽지 않을 예정이다. '길심 씨의 인생 여행'이라는 책이 내게 주는 따스함을 최대한 오래 느끼고 싶기에 당분간 에세이는 휴식이다.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minute-/222964786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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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수레바퀴 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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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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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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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밑에'는 우리에게 '수레바퀴 아래서'로도 알려져 있는 고전소설이다. 나는 '고전소설'이란 시대를 뛰어넘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딱 그에 맞는 소설이었다. 저 먼 나라의 과거가 지금 이 시대의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소설 속엔 '주 시험'이 인생의 모든 목표이고 그 길에서 탈락하면 인생의 패배자처럼 생각하게 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수능'이 모든 학생들의 인생 목표고, 수능을 망치면 인생을 망친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하는 어른들이 있다. 내가 올라가기 위해 상대방이 더 틀려야 하는 상대평가로 아이들은 내가 잘 되기 위해서 남을 밟아야 한다는 것부터 배운다. 내가 공부한 것을 친구에게 보여주지 않고, 내가 밤새워 공부한 것을 비밀로 해야 한다. 그렇게 아이들을 자라게 만드는 모습이 소설 속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면 분명 이 소설을 보며 자신의 과거 학창 시절이 떠올랐으리라 생각한다.
한스는 소설 속에서는 익사하지만, 읽는 모든 사람이 느꼈을 것이다. 그는 책의 첫 장을 펼칠 때부터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주변 어른들은 '기대감'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목을 졸랐고, 한스는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목을 졸랐다. 육체는 살아있어도 정신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사고 혹은 자의적 선택이 아니었더라도 한스는 얼마 가지 않아 세상을 등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그런 삶'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왜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한스는 그렇게 삶을 버거워 했을까? 이유는 하나다. 어른들이 주입한 생각인 한스만의 '특별함', '비범함' 때문이었다.
남을 열등한 존재로 의식하며 그들을 무시했던 한스, 그 위에 서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한 한스. 그렇기 때문에 수레바퀴 아래로 내려왔을 때 한스는 그들과 자신이 결국 똑같은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수레바퀴에서 내려온 그 순간에도, 다른 친구들이 서있는 다른 땅으로 발을 디디면 살아남았을 그 순간에도 한스는 그 선택을 하지 못했다. 그 땅은 자신이 평생에 걸쳐 무시했던 곳이니까. 자신의 우월성을 확인하기 위해 남을 열등한 존재로 의식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자신이 떨어졌을 때 도저히 버텨낼 수 없게 만드는 것. 삶은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그런 삶 속에서 이분법적으로 저 인생은 실패했고, 난 성공했다는 마인드로 살아간다면 나중에 내리막에 들어설 때 버티기 힘들어질 것이다. 요즘은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누구든 수레바퀴 밑으로 떨어지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때 버텨내려면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여전히 한스를 많이 만들어낸다. 내가 고등학교 교육을 받을 때도 여전했다. 아이들은 우울해하고, 수능 전 자살 소식이 들려오고, 수능을 망치면 그냥 한강 물에 뛰어들겠다고 얘기한다. 이는 어른이 되어 다시 돌아봐도 절대 정상적인 교육 환경이 아니다. 공부가 전부고, 등수를 위해서는 친구에게 시험범위를 숨기기도 하고 필기 내용을 안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게 이기적으로 자라게 만들어 놓고 어른이 되었으니 타인을 위해 배려하라고 한다면 하루아침에 배려하는 사회적 인간으로 자라날 수 있을까? 성적만이 그 아이의 인성과 성실함을 평가하는 잣대라는 것이 너무나도 비이성적이다. 심지어 십여 년의 공부를 고작 하루에 평가하는 시스템이라니 말이다. 이렇게 목을 조르면서도 한스처럼 못 견디는 아이들이 생기면 그 아이에게 말한다. '나약하기는.' 수능을 잘 보고, 공부를 잘하면 학교, 학원, 부모 덕이라고 하면서 아이가 지쳐서 뒤처지면 아이 탓을 한다. 정말 볼품없는 어른들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수레바퀴 위에서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달리지 않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인생을 성공한 인생과 실패한 인생 두 부류로 나뉜다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심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이 조금은 바뀌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소설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사랑받으면서도 변하지 않았던 세상임을 감안하면 아마 내가 사는 동안은 바뀌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나빠질지도 모르겠다. 괜스레 슬퍼지는 순간이다.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minute-/222962553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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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는 중국 고등학교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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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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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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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중국과의 인연으로 중국을 사랑하게 된 작가님의 학교생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었다. 책은 아주 작고 가벼워서,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용도 파트가 나뉘어 있어서 짬을 내어 읽어도 좋은 책이다.
나는 맨 처음 책을 펼치면서, 작가의 교수님이 써주신 추천사를 읽었다. 그 추천사를 읽으며 교수님의 깊은 사랑이 느껴졌고, '이 작가 정말 멋있는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이런 사람의 에세이라면 믿고 읽을 수 있겠다는 신뢰감도 생겼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중국의 학교생활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나는 중국 고등학교가 새벽 6시에 1교시를 시작하고, 하루 16시간씩 공부를 하는 것도 몰랐다. 심지어 주 6일을 공부한다고 하니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거기다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운동장을 달리며 체력 단련을 하는 것도, 어린아이들이 학교에 가자마자 군사훈련을 받는다는 것도 몰랐다. 매번 나의 괴로움이 가장 고달프다고 생각하듯이, 우리나라의 교육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게 웬걸. 중국은 더 심각했다. 문득 '동아시아'만 이런 건가 싶어 일본의 교육까지 궁금해졌다. 아무튼 중국은 연애도 금지, 스마트폰도 금지였다. 이렇게나 빡빡한 생활을 어떻게 견디나 싶지만 너도 하고, 나도 하고 원래 다들 그렇게 사니까 잘 버티는 것 같다.
내가 작가가 참 스승이라는 것을 느낀 것은 아이들에게 차분히 한국에 대해 설명한 것이었다. 한국을 시골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차분하게 그렇지 않음을 알려주었다는 점이 너무 대단하다. 나라면 갑자기 내 나라를 건드렸다는 생각에 울컥 화가 났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작가는 차분히 '아이들이 잘 모르기에 저지른 실수'라는 것을 짚어준다. 그리고 실패하는 경험만 해왔던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멋있었다. 사실 사람이라는 게 내가 하는 만큼 상대도 호응을 해주어야 할 맛이 나는 것인데 아이들은 열의가 없고, 주변에서는 '해봤자 안 돼요.'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힘들었을지.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작가는 결국 아이들에게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어른'을 경험 시켜준다. 이런 작은 경험이 아이들의 인생에 큰 반환점이 될 것이라 나는 믿는다. 나도 어릴 적, 나를 믿어준 선생님들을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니까.
책에는 사실 중국 유학을 위한 꿀팁과 중국 학교와 계약하는 꿀팁 등 다양한 작가만의 팁이 담겨 있다. 비록 나는 해당 사항이 없지만 친절하게 설명해놓아 나도 열심히 체크해가면서 읽었다. 혹시 모를 내 미래의 중국 진출을 위해(?).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인 중국과 일본. 나는 생각해 보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대한 다큐멘터리나 책은 읽어보았으면서 막상 근처에 있는 나라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무관심이 쉽게 루머에 휩쓸리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조금 생각을 바꿨다. 우리나라 유학생의 거의 절반이 중화계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잘 알아두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이 책이 내가 중국을 이해하는 첫 번째 도서가 되어 주었다. 앞으로는 다큐멘터리에서 중국 고등학생들을 보면 '짜요!'라고 외쳐주려고 한다.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minute-/222958356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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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생명의 신비, 극한 식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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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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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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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착각을 하고는 한다.
'식물은 가만히 있는 생물이다.'
'식물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착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식물은 사람이 포착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빠르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식물은 굉장히 과감하다. 번식에 필요한 것을 빠르게 캐치하며, 필요한 것을 발전시키고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히 없애버린다. 이런 결단력으로 식물들은 다양한 진화를 해왔다. 그리고 진화하고도 그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전략을 세우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찾는다. 이렇게나 식물은 과감하고, 발전적이라는 것을 알아가면서 나는 그동안 식물에 대해 너무나도 무지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식물은 가만히 제자리만 지키는 생명이라 오해한 것에 대해 반성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식물은 정말 신기한 생명체다. 혼자서는 에너지를 만들지 못해 다른 생명을 잡아먹으며 생명을 유지하는 동물들과는 달리, 식물은 독자적으로 물과 공기, 햇빛 등을 통해 포도당을 만들어낸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신이 바로 우리 주변에 가득했던 것이다. 그리고 프로펠러처럼 씨앗을 바람에 날리거나, 뾰족하게 갈고리를 달아 지나가는 동물들에게 붙어서 멀리까지 자신의 자손을 퍼뜨리는 전략은 정말 경이롭다는 말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우리에겐 식충식물이라고 알려진 육식성 식물도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먹기 위해 사냥을 하는 식물로 발전하게 된 것도 너무나 경이롭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독성분을 품은 식물들도 있고, 자신에게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있을 때는 자신의 숨구멍을 닫는 모습도 보인다. 심지어 모든 식물의 무덤이라고 생각했던 산불을 이용하는 식물까지 있다고 한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신기하고 흥미롭지 않은가? 고작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인 내가 이해하기엔 너무나도 신비한 영역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방법으로 환경에 적응하고, 오히려 그 환경을 이용하면서 살아가는 이런 강인한 생명력을 보며 나는 식물의 매력에 한층 더 깊이 빠지게 되었다.
식물은 지구에서 아주 오래도록 살아왔다. 인류가 등장한 것보다 더 오래된 식물들은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다시 생명을 피워낸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다. 얼마나 강인하냐면 원자 폭탄이 터지고 많은 생명의 불꽃이 꺼졌던 순간에도, 같이 폭탄에 맞은 은행나무는 겉껍질이 조금 그을렸을 뿐 살아남았다고 한다. 심지어는 아직도 살아있다고 한다. 이렇게나 강인한 생명을 우리가 뭐라고 함부로 대하는지 모르겠다. 작게는 함부로 꽃을 꺾고, 화단에는 쓰레기를 버리고 커피를 붓는다. 크게는 오래된 나무들을 밀어버리고 골프장을 짓고, 높은 건물을 올리기 바쁘다. 오랜 세월을 살며 모진 풍파를 모두 겪고도 살아낸 나무들이 고작 인간의 이기심으로 생을 다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릿하다.
점점 기후 위기에 대한 뉴스가 많아지고, 우리도 이상 기온 등 조금씩 환경의 경고를 느끼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거기서 멈추고 만다. 당장 내 생명에 문제는 없으니까 흐린 눈으로 조금 더 편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인 걸까. 조금 번거롭더라도 우리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아야 할 텐데 말이다. 식물은 오랜 세월을 진화를 통해 살아왔지만 지금 우리가 만들어내는 환경 변화는 너무나도 급격한 변화라 식물이 진화하기에도 너무 짧은 시간이라고 한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멀지 않은 미래에 국회에서 환경에 대한 법을 많이 만들고 강하게 목소리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되도록 많은 식물들이 버틸 수 있을 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식물에 대한 매력도 느끼고, 환경 오염에 대한 심각성도 느꼈지만 삶의 태도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었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을 자주 탓하고는 한다. '내가 이런 환경이 아니었다면.', '내가 좀 더 좋은 곳에 태어났다면.', '내가 조금 더 키가 컸다면.' 등 정말 수많은 탓을 해가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식물은 그렇지 않다. 움직이지 못한다는 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끝없이 진화하고, 살아가기 힘든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과감하게 생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진화하며 살아나간다. 매번 이런저런 탓을 하는 인간들은 이런 식물을 보며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식물들은 환경을 탓하지도, 포기하지도 않는다. 탓할 시간에 오히려 어떻게 극복할지 방법을 찾아 헤매는 식물 같은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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