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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마환생 2 | 기본 카테고리 2021-06-2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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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추마환생(醜魔還生) 2

차재현 저
라온E&M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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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북팽가의 충성스러운 가신인 그들은 비무 중에 목숨을 잃은 자를 상대로 황자 측이 돈을 요구하지는 못할 것으로 여겨 소가주인 팽하운을 죽이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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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자 영진은 팽하운의 비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비무는 이선승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삼대문파는 하북팽가의 팽하운과 모용세가의 모용진, 사천당문의 암노가 나서기로 정했는데 암노는 당조영의 유모로서 폐쇄적인 사천당문의 특성상 그녀 역시 상당한 노고수라 할 수 있었다. 비무에 나갈 사람을 빠르게 선발한 팽하운이 "허면 그쪽에서는 누가 나설 것이오?"라고 넌지시 물었다. 이세휘가 "우리는 나와 부관 두 명이 나설 것이다." 대답하자 팽하운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허어! 본인과 모용 형은 아직 이립이 채 되지 않은 나이인데 이러면 연배에서 너무 차이가 나지 않소?" 팽하운은 이세휘 측에게 나이를 문제 삼고 있는 중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황자를 비무대로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다. 이세휘가 참지 못하고 욕지기를 내뱉으려고 했을 때 영진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그것도 그렇군." 영진은 팽하운의 꿍꿍이가 훤히 보이고 있어 그의 속셈에 기꺼이 넘어가 줄 생각이었다. 팽하운이 내건 돈은 이세휘가 건넨 금액의 천 배. 따라서 이 비무를 깔끔히 이기게 된다면 하북팽가는 영진에게 큰 빚을 지게 되는 처지와 다름이 없었다. 하북팽가는 명문의 오대세가로서 상당히 막강한 권세를 누리고 있는 문파였다. 때문에 그들이 영진에게 큰 빚을 지게 된다면 무림맹을 와해해야 하는 영진으로서는 장차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영진이 "저쪽에서 나이를 따지니 이세휘 대주께서는 저 암노라는 자와 비무를 벌이고 팽하운이라는 자는 내가 직접 상대하겠소. 나머지 한 명은 오주희. 네가 나서거라."라고 말했다. 오주희는 황후가 영진을 죽이라고 보낸 자객으로 추정되는 상당한 여고수였다. 영진은 그런 고수를 가만히 썩혀두고 싶지는 않았다. 영진이 그녀를 지목하자 오주희는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영진이 자신을 지목할 줄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는 얼굴이었다. 오주희는 영진의 의도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었다. 영진이 오주희를 보고 "아, 참고로 힘을 감추거나 적당히 상대한다면 너만 다시 황궁으로 돌려보낼 것이니 그리 알거라."라고 그녀가 난처해하거나 말거나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영진은 오주희를 조금 더 지켜보기로 결정한 이상 그녀를 최대한 이용해 먹기로 마음 먹은 상태였다. 팽하운은 자신의 예상대로 일이 흘러가는 듯하자 너무나도 유쾌했다. 팽하운이 "슬슬 본격적으로 비무를 시작하는 게 좋겠소! 우리가 이긴다면 그대들이 순순히 물러나는 것이고 만약 그대들이 이긴다면 우리는 이 돈의 천 배를 물어주고 순순히 물러나겠소!" 라고 크게 소리쳤다. 팽하운은 자신들이 패배할 것이라고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다. 첫번째 비무 결과는 암노가 이세휘의 공세를 피하기만 하더니 불현듯 한 물건을 꺼내 던졌다. 슈욱! "...큭!" 암노의 암기가 이세휘의 손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신선폐 독이 발라져 있어 이세휘의 안색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세휘가 "신성한 비무에서 비겁하게 독을 사용하다니..." 암노가 "클클클! 이상한 소리를 다 하시는구려! 사천당문 하면 당연히 암기술과 독공인데 그걸 보고 비겁하다니 무림인들 간의 비무는 난생 처음인 모양이오?"라고 되물었다. 암노에게 해독약을 받아 드는 이세휘를 바라보면서 영진은 턱을 쓸었다. 결국 비무의 결과는 첫번째는 암노가 이기고 두번째는 오주희가 이겼다. 마지막 세번째 비무에서 팽하운은 도를 떨어트리고 바닥에 쓰러졌다. 하북팽가 세 명의 중년 고수들은 빠르게 눈빛을 교환했다. 이대로 간다면 하북팽가는 대몰락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 틀림없었다. 황자에게 지불해야 할 돈 자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북팽가의 충성스러운 가신인 그들은 비무 중에 목숨을 잃은 자를 상대로 황자 측이 돈을 요구하지는 못할 것으로 여겨 소가주인 팽하운을 죽이기로 한 것이다. 하북팽가를 통째로 팔아 버린다고 해도 모자랄 정도로 큰 돈을 내기로 건 팽하운의 무분별한 행동이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가 독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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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사전기 10권 (완결) | 기본 카테고리 2021-06-2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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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풍사전기 10권 (완결)

태규 저
KW북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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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세상을 비추는 달이라면 나는 "바람." 마치 바람을 타고 떠도는 신선처럼 그렇게 형로는 바람 위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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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야가 혈우를 머금었다. 한산동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폭한 바람이 무형의 칼날이 되어 마영에게 달려들지만 마영의 근처에 이르지 못하고 흩어졌다. 놀라 물러서는 한산동을 향해 마영이 손에서 묵광을 뿜어내자 한산동이 쓰고 있던 통천관이 터져 나갔다. 마영의 오른손이 뒤춤에서 빠져나오며 가볍게 좌에서 우로 그어졌다. 바람은 둘로 나뉘어 흩어졌고 한산동은 제 왼팔에서 극렬한 고통을 느끼며 주저앉았다. 조금 전만 해도 붙어 있던 왼팔이 바닥에 떨어져 팔딱거리고 있었다. "으으으으." 한산동은 마영을 겨냥하며 오른손에 들린 쌍첨곤을  내던졌다. 돌풍을 일으키며 날아간 쌍첨곤은 마영의 오른손에 길게 상처를 남기기는 했지만 피륙의 상처 정도에 족하고 멀찍이 날아가 떨어졌다. 마영은 제 오른팔을 들어 올려 잠시 바라보다 다시 한산동을 향해 내리그었다. 스윽. 공간이 갈라졌고 한상동의 오른손이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크아아아아악!" 한산동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땅바닥을 굴렀다. 칠성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한산동이 마영의 앞에서는 한낱 아이만도 못해 보이지 않은가. 마영의 오른손이 다시 두 번을 내리긋자 한산동의 두 다리 또한 잘려 퍼덕거렸다. "크아아아아아악!" 마영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한산동에게 "네놈은 고작 고깃덩어리에 불과해. 그렇게 고깃덩어리인 채로 죽어라." 힘껏 내리그으려는 찰나, 마영은 기묘한 기세를 느끼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만두십시오, 사형." 무심하던 마영의 얼굴에 붉게 핏기가 어렸고 입가는 흥분에 겨워 부들부들 떨렸다. 마영이 "드디어, 드디어 왔는가. 하늘이 보낸 나의 적수가." 신마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 냈다는 마영의 독문무공이자 만월야의 상징. 마치 둥근 달과 같다. 형로는  한 줄기 미풍이 되어 거대한 달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마영이 한번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물러나니 만월야는 그 뒤를 따라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만월야가 돌아가자 정파무림련 또한 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사도풍괴 형로의 신위를 목격하고 그날의 싸움은 허무하게 끝을 맺었다. 몇 개월 후 풍와숙은 갈 곳이 없다면서 달과 바람은 같이 해야 보기좋다면서 만월야 근처에 터를 잡았다. 그렇게 형로로 인해 만월야의 혈우가 멈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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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사전기 09권 | 기본 카테고리 2021-06-2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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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풍사전기 09권

태규 저
KW북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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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죽었다 알려진 사람 중에 살아 있는 사람이 저 혼자만은 아니라구요." 형로는 놀라 남궁무애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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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로는 흐릿한 기억을 더듬다 저도 모르게 손뼉을 쳤다. 삼대 전의 남궁가 가주였으나 아무것도 필요 없다며 혈연이고 지연이고 다 버리고 사라졌다던 남궁영인의 증조부. 형로는 저도 모르게 제 머릿 속에 떠오른 이야기를 입 밖에 뱉었다. "아! 가주 위가 싫다고 야반도주 하셨다던?" "누가 야반도주를 해!" 남궁무애는 짜증 어린 얼굴로 대문 쪽을 향해 소리쳤다. "이놈! 음흉하게 숨어서 지켜보지 말고 냉큼 들어오지 못할까!" 문이 열리며 남궁현이 들어섰다. 남궁현은 남궁무애를 향해 절을 올리고는 일어서 형로에게로 다가갔다. "야반도주가 맞습니다. 하여 우리 가문은 무림에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광인 한 명을 풀어놓고 만 것이죠." "누가 광인이란 말이냐!" 남궁현은 남궁무애의 짜증에 대꾸치 않고 형로만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다 그리 말하더군요. 광천 무애는 정말 미친 사람이었다고." 형로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광천 무애!" 세상은 전한다. 유일도가 사라진 세상에 절대의 네 하늘이 나타났으니 그중 제일은 광천이었다라고. 형로가 "하지만 광천은 죽었다고 들었는데?" 남궁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죽었다 알려진 사람 중에 살아 있는 사람이 저 혼자만은 아니라구요." 형로는 놀라 남궁무애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차대의 천하제일인이라 공언 받는 형로와 전대에 이미 천하제일인이라 불리던 전설적인 무인 남궁무애. 풍사 형로와 투광 남궁무애는 그렇게 만났다. 이십하고도 수년 전 죽었다고 알려진 남궁정영의 숙부 남궁현이 살아 있는 사실도 놀라운데 죽었다고 알려진 남궁영인의 증조부 남궁무애까지 버젓이 살아 있었고 이들과 만나게 된 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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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사전기 08권 | 기본 카테고리 2021-06-23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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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풍사전기 08권

태규 저
KW북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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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과는 달리 이 외원의 광장에서 일어나는 싸움은 너무도 치열했다. 외원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십주의 제자들과 홍교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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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야,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었던 악마들의 집단. 십주가 연맹하여도 감당할 수 없다는 지상 최대의 무력을 지닌 단체. 만월야가 가장 두려운 점은 그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또한 소속된 이 중에 누가 있는지를 조금도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만월야에 소속된 무인 중에서 그나마 세상에 알려진 고수들은 십이야이나, 그들이 만월야를 대표하는 정점에 위치한 자들이라 할 수도 없었다. 단체로써 오직 백 년 전 혈궁만이 비견될 만하다는데 저들끼리 노느라 세상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괴이하고 신비한 집단이다. 옥허와 화무연, 방일산은 그 소문의 대부분이 과장이라 여겨 왔었다. 하지만 오늘에 와서 소문이 오히려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에서 내려와 일행에게 다가오고 있는 머리가 하얀 중년인은 세 청년에게 본능적인 호승심을 느끼게 했다. 건들건들하나 조금의 빈틈도 없는 자연스러운 움직임. 중년인은 부드럽게 웃으며 형로에게 다가와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였다. "공자님께 처음 인사를 드립니다." 형로 또한 고개를 숙이며 마주 절하면서 "아, 네. 저는 형로라고 합니다." 중년인이 "허. 저는 망유정이라 합니다." 옆에 서 있던 백가흔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망유정? 불망한귀 망유정?" 망유정이 고개를 돌려 백가흔을 향하자 백가흔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형로의 뒤로 숨었다. 망유정은 십이야나 마영보다 오히려 윗배분이라 할 수 있는 노강호였으며 한 성의 패주를 자처할 수 있는 명망을 지닌 전설적인 무인이었다. 만월야의 무인들은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싸움에 조금도 개입하지 않고 있었다. 담벽 위가 집이라는 듯 한가로이 앉아 구경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이 담벽 위에 간격을 두고 서 있는 이유를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무인 하나가 낙수장을 벗어나고자 했음인지 뛰어올라 담 벽을 넘으려 했다. 그때 지척에 여유롭게 앉아 있던 만월야의 무인이 빠르게 날아가 발로 후려 차며 다시 안쪽으로 되돌려 보냈다. "커흑." 굴러 떨어진 무인이 버둥거리며 일어나려는 순간 원의 병사 하나가 들고 있는 창으로 무인의 가슴을 찔러 버렸다. 그것을 보며 청년들은 만월야의 무인들이 왜 담 벽 위에 서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만월야의 무인들은 야차였다. 낙수장이라는 아귀지옥을 관장하는 야차. "어째서?" 앞서 일행을 안내하는 망유정이 따져 물으려는 형로의 말을 자르며 차갑게 말했다. "야주의 뜻입니다." 낙수장의 외원, 무림대연을 선포했던 거대한 단상 위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잘 생긴 용모에 시원한 표정이 돋보이는 중년인, 마영! 형로는 마영에게 "그만두십시오. 왜 이러시는 겁니까? 당장 그만두십시오. 너무도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중재를 하지 못할망정 조장을 하시다니요. 너무하십니다."라고 말하자 마영이 "나는 중재를 하고 있는 것일세. 중재란 무엇인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무리를 한자리에 불러 보아 대화하게끔 만드는 것이지 않는가? 나는 저들을 불러 모았고 대화를 하게끔 자리를 조성했네. 이것이 중재가 아니고 무엇인가." 마영은 손가락을 들어 단상 밖의 광장을 가리켰다. 마영의 손가락을 따라 바라본 광장의 광경은 놀라운 것이었다. 내원과는 달리 이 외원의 광장에서 일어나는 싸움은 너무도 치열했다. 외원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십주의 제자들과 홍교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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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사전기 07권 | 기본 카테고리 2021-06-2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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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풍사전기 07권

태규 저
KW북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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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사흘간,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었을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광란의 잔치가 벌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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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휘가 자책에 빠졌던 곽자흥에게 접근하여 들이밀었던 것이 바로 수혼제령술이라 적혀 있던 비급이었다. 그런 사술을 익히지 않으려고 몇 년은 묵혀 두었는데 마부가 입신경에 들자 그게 부러워서 수혼제령술 비급을 꺼내 살펴보다가 누군가의 명령이 머릿속에서 자꾸 울려 퍼지는 걸 알게 되었다. 한산동에 의해 곽자흥은 자신도 모르게 수혼제령술에 당한 것이었다. 곽자흥은 마영을 바라보려 했으나 마주할 용기가 없어 어정쩡한 자세로 "마부를 죽이겠다고 무형지독을 뿌렸던 건 한산동 그놈의 명령이었을까? 아니면 나의 본심......" 말하는데 목소리가 사시나무처럼 떨려 오기에 하던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마영은 "모르지, 뭐." 가볍게 말하면서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어려 갔다. 날이 밝았다. 한 점의 햇살이 들어오지 않는 동굴이나 붉게 타오르는 횃불 수십여 개가 일시에 밝혀 대니 대낮처럼 밝기만 했다. 한산동은 도열한 무인들 사이에 길쭉이 놓여 있는 네 개의 묵색 철관을 바라보았다. 이백여 명의 도열한 무인들보다 오히려 믿음이 가는 물건들이다. 한산동은 좌중을 둘러보면서 "오늘, 우리는 그토록 기다려 왔던 첫발을 내딛는다. 너희가 내어준 목숨으로 세상은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고 우리가 꿈꾸던 세상이 다가올 것이다!"라고 외치면서 허리춤에서 백련교의 지보 명왕검을 뽑아 들어올렸다. "가자! 꿈꾸기만 했던 백련정토를 만들어보자! 우리 아이들이 배불리 먹고 뛰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무인들이 제 병기를 빼 들고는 소리쳤다. "와아아아아! 백련정토!" "와아아아아! 미륵왕생!" 비슷한 외침이 월백로 쪽에서도 들려왔다. 홍교 역시 비슷한 아침을 맞고 있는 것이리라. 본시대로라면 폐쇄된 일화로 쪽에서도 비슷한 외침 소리가 들려와야 하건만, 아쉽기만 하다. 보고에 의하면 폐쇄된 일화로 안에서 기관이 움직이는 기미가 있었다는 것 또한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보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시점이다. 오늘부터 사흘간,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었을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광란의 잔치가 벌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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