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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 생활 | 기본 카테고리 2021-11-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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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허클베리 핀의 모험

마크 트웨인 저/김욱동 역
민음사 | 199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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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 생활.

미시시피 강을 따라 뗏목 여행이라니, 뗏목 생활이라니, 미국에 살아보지

않아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다.

모험 활극 같아 보이면서 그냥 낭만이다.

흑인을 검둥이로 비하하고 노예를 사고파는 얘기가 나오는 걸로 보아,

이 작품의 시작인 미주리주 세인트 피터스버그 마을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지역에 속했겠다.

찾아보니 미주리주를 경계로 남쪽에서 노예 제도를 허용했다고 한다.

허클베리 핀(헉 핀)은 더글러스 과부댁의 양자가 되어 그런대로 예절

교육과 잔소리에 익숙해지며 ‘교양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톰 소여의 갱단의 일원이 된, 여전히 담배를 즐겨 피는 열 서넛의 나이지만.

하지만 아버지가 나타나 술주정을 부리며 그를 괴롭히자 탈출을 결심한다.

물이 불어난 유월, 떠내려 온 카누 한 척을 얻어 그 카누를 타고

미시시피 강 한복판에 있는 잭슨 섬에 숨는다.

심심한 때 시간을 보내는 데에는 잠을 자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잠을 자면 마침내 심심한 것을 잊어버리게 된 다는 것도 깨달으며.

그렇게 사흘 밤 사흘 낮을 보내다 우연히 도망쳐 나온 흑인 노예 짐을 만난다.

큼직한 동굴에서 같이 지내며 병아리들은 언제 비가 오실지 잘 알고 있고,

그건 새들도 마찬가지라는 걸 짐으로부터 듣고, 도대체 왜 번갯불에는

그림자가 생기지 않을까 묻기도 한다.

홍수에 떠내려 온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남쪽으로 여행을 한다.

난파한 증기선을 만나자, 난파선을 샅샅이 뒤져 보고 싶은 모험의 유혹에

빠진다.

물론 장화랑 담요랑 옷가지랑, 또 많은 책과 시거 담배까지 빌려온다.

짐이 자유를 찾아 도망친 것을 알면서도 같이 지내, 고발하지 않은 양심과

갈등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망친 노예를 추적하는 사람들을 만나서는 근사하게 속이는

말솜씨로 짐을 보호해주며 여전히 뗏목 여행을 하고 있다.

증기선이 뗏목 한복판을 돌진하는 바람에 짐과 헤어진다.

헤엄을 쳐 강둑에 도착했고 통나무집에 조지 잭슨이라는 거짓 이름으로

도움을 받아 머문다.

통나무집은 그레인저 포드 대령 일가가 살고 있다.

세퍼드슨 집안과 오랜 원한으로 서로 싸우고 있는 중이다.

소피어의 쪽지 편지를 찾아다 주고 난 후 흑인 아이의 도움으로 헤어졌던

짐을 다시 만난다.

소피어와 허니 세퍼드슨 청년이 결혼하려고 도망친 일로 양쪽 집안은

충돌하고 다 죽어버린다.

짐과 다시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모험을 시작한다.

둘은 쓸쓸한 강을 내려다보고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정적에 귀 기울이면서

그야말로 완전한 고독 그 자체에 맡기며, 여간 멋진 게 아닌 뗏목 생활을

즐긴다.

별들을 쳐다보며 짐은 달이 별을 낳았을 거라고 하고 헉 핀은 저절로 생긴

것이 라고 하다가도 강처럼 깊은 침묵 속에 잠기기도 한다.

그러다 왕과 공작을 사칭하는 지독한 사기꾼인 대머리 노인과 젊은 사나이,

두 사람과 동행하게 된다.

물론 그저 천하의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왕과 공작은 세익스피어 연극으로 마을 사람들을 골탕 먹이고 돈을

뜯어내지만, 메리 제인 가족을 등치려하다가는 가지고 있던 돈까지 몽땅

날린다.

왕과 공작은 그 정말로 좋은 검둥이 짐을 펠프스 농장에 40달러에 팔아넘긴다.

자기 가족을 생각하는 심정은 흑인이나 백인이나 다를 것이 없다 믿으며 짐을

이해하고 지냈는데.

짐이 펠프스 농장에 감금되어 있다는 편지를 왓츤 아줌마에게 띄우기로 결심

했다가도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그러고는 편지를 북북 찢어버린다.

착한 본성을 되찾아 짐을 구출하기로 결심한다.

농장에서는 톰 소여의 이모 샐리를 만나는 우연한 행운이 온다.

그러니 톰 소여 노릇을 하는 것은 누워 떡 먹기처럼 쉽고 편할 수밖에.

마침 친척집에 찾아오는 톰 소여를 만나 사실을 고백하자 톰이 도와주기로

한다.

당연히 짐을 훔쳐낼 계획까지다.

그러나 오두막에 갇혀 있는 짐을 훔쳐내는 톰의 계획은 너무 복잡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덧붙여 나간다는 것과 그대로 실행될

리 없다는 것을 잘 아는 헉 핀.

알면서도 톰의 말에 따라 행동을 한다.

셔츠에다 침대 시트에다 숟가락에다 여섯 개나 되는 양초에다 놋쇠촛대까지

훔쳐 짐을 탈출 시키는 도구로 활용하는 계획도 착착 진행된다.

하지만 우리가 일러주지 않으면 우리를 방해하려는 사람이나 사건이 없어,

애써 노력한 이 탈주가 그만 김이 새고 말 것이므로 미리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는 경고를 해야 한다는 톰의 기발한 계획이 추가된다.

더구나 짐과 같이 도망치면서 장딴지에 총을 맞아 기뻐하는 톰이라니.

의사를 부르게 되고 그러다보니 계획은 엉키고 다시 잡혀 돌아오게 되는데

의사가 짐에 대해 변명을 해준다.

또한 톰이 왜 이렇게까지 자진해서 이 일에 끼어들었는지 그때서야 알게 된다.

왓츤 아줌마가 유언으로 이미 그를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켜 주었단 사실을

톰으로부터 듣게 되어서다.

 

[뒷이야기]

이 작품에 도도하게 흐르는 다른 하나의 강은 아마 사회에 대한 비판이지

싶다.

“이것도 정부라고! 흥.

갖은 고생, 갖은 걱정을 하고, 갖은 돈을 써서 키워낸 남의 집 자식을 애비

한테서 빼앗아가려는 법이 있단 말이지. 이게 법이 하는 짓거리란 말인가.“

이렇게 말하는 주정뱅이 아빠를 통해서다.

왕은 아무 일도 하는 게 없다고 짐에게 말하는 헉 핀을 통해서도 그러하다.

그저 빈둥거리기만 하고.

아무 일도 없을 때에는 의회에 가서 소동을 일으키고 왕들은 늘 후궁 주위를

돌아다닌다고 하고.

결국 헉 핀이 하고 싶은 말은 말이지,

“역시 왕은 왕이니까 정상을 참작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야.

이것저것 따져보면 왕이라는 건 되게 저질이지.

워낙 자라기를 그렇게 자랐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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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붙인다 | 기본 카테고리 2021-11-2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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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친화력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오순희 역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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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붙인다.

한 나무에 다른 나무의 가지나 눈을 따다 붙이는 일이다.

에두아르트는 아름다운 사월 오후의 시간을 접붙이면서 보낸다.

정자의 문가에서 샤를로테는 남편을 맞이한다.

공원을 만들고 있는 둘은 한 번 결혼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 당장의 일을 우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남자, 에두아르트는 죽마고우인

대위를 불러들여 그와 더불어 자신의 삶 전체를 완성하고 싶어 한다.

그에 반해 삶 전체에서 서로 연관되는 부분들을 좀 더 많이 생각하는 여자,

샤를로테는 우리 생활을 방해하는, 이질적 요소는 들여오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오로지 우리 둘만의 생활을 영위해 보기 위해서란다.

뭔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은 예감 속에서도 서로 타협을 한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일단은 일을 한 번 벌여 보자면서.

대위가 왔다.

성 안의 공원 부지를 완성하려면 전체적인 전망을 세우고 작업해 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방법임을 샤를로테에게 설득하고 앞장서 일한다.

샤를로테는 마음이 동요되었고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나빴지만 그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빨리 간파한다.

그리고 대위가 어떤 것을 보여줄지 가만히 지켜보기로 하고.

대위를 더 잘 알게 된 후로 샤를로테는 호의를 갖게 되고 공동의 일거리를

발견하며 일한다.

오틸리에를 태운 마차도 도착했다.

에두아르트는 좀 더 오틸리에와 어울리게 되었고, 얼마 전부터 그녀에 대한

은밀하고 다정한 애정이 싹트고 있었다.

샤를로테와 대위는 이것을 확실히 눈치 챘고 때때로 미소 지으며 바라보곤

한다.

그러면서 둘도 서로 끌리게 되고.

하지만 대위는 저항할 수 없는 어떤 습관이 자신을 샤를로테에 매어놓으려

한다는 걸 느끼면서 단둘이 있는 것을 피하기도 한다.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는 서로 다른 사람을 욕망하면서도 아이를 갖게 된다.

궁정 업무를 맡게 된 대위가 성을 떠나자, 오틸리에를 다른 곳에 보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샤를로테는 남편을 설득한다.

오틸리에만 희생되는 건 옳지 않다며 반대하며 에두아르트는 집을 떠나고,

미틀러 변호사를 통해 샤를로테와의 이혼이 성사되도록 부탁한다.

하지만 샤를로테의 임신 소식을 듣는다.

그러자 에두아르트는 전쟁터로 가기로 한다.

임신한 샤를로테를 대신하여 오틸리에는 정원을 조성하는 작업에 매달린다.

마침내 사내아이가 행복하게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저 에두아르트만 눈앞에 그리던 오틸리에는 그를 다시 샤를로테와

결합시키고 자신의 고통과 사랑은 어느 고요한 곳에 묻어 버리고, 무슨

일이라도 하면서 그 고통을 덜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샤를로테는 나름대로 명랑하게 잘 지내고 있다.

튼튼한 사내아이를 보고 있노라니 기쁘다.

모든 것이 제때에 싹이 나고, 푸르러지고, 꽃을 피웠다.

그러나 예전의 대위는 소령으로 승진하고, 에두아르트는 훈장을 가득 단

모습으로 영광스럽게 제대를 한다.

오틸리에는 내 것이라며, 이혼은 확실히 성사되어야 하고, 그 뒤를 이어 곧

새로운 결합도 생겨나야 한다며 소령을 먼저 샤를로테에게 보낸다.

에두아르트는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공원 호숫가에서 오틸리에와 아이를

만나게 된다.

태어난 아이가 원하는 상대를 반반씩 닮았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더욱

사랑하는 이를 차지하려는 자신의 욕망을 확인하게 된다.

둘은 고통스럽게 억지로 헤어졌다.

오틸리에는 마음이 급하다 보니 아이를 데리고 호수로 갔고 나룻배를 탔다.

왼팔로는 아이를, 오른손으로 노를 잡아 저어가다 보니 나룻배가 흔들리고

노를 놓치며 아이는 물속으로 떨어진다. 아이가 숨 쉬는 걸 멈춰버린 것이다.

오틸리에는 참회하는 심정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죽는다.

더 이상 살아갈 의욕이 없는 에두아르트도 죽는다.

샤를로테는 그의 자리를 오틸리에 옆으로 정한다.

그리하여 그 연인들은 이제 나란히 누워 쉬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명쾌하게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어쩌면 사랑에다 낭만을 접붙이면서 명징해지나보다.

결혼과 이혼이라는 것도 강한 굴레로 여기지 않는다. 언제든 해체할 수 있다.

사랑만이 가장 큰 문제일 뿐이다.

 

[뒷이야기]

수백 가지의 염려, 반론, 망설임, 머뭇거림, 이러저러한 지식, 동요, 생각,

생각의 변경, 그리고 또다시 생각 등등, 이런 과정을 없애기 위한

미틀러 변호사의 단호한 개입이 성공했다면 이 책의 사랑이 계속 낭만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밑줄 그어가며 두고두고 오래도록 옆에 둔 채 읽고 싶어진다.

문장 속에 담긴 뜻을 좀 더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같이 모이기만 하면 얼른 서로를 붙잡으면서 상호간에 영향을 끼치는

자연물질들을 가리켜 선택적 친화력이 있다는 대위의 말이 또 궁금해서다.

결혼처럼 사회적인 제도 안에서는 위기의 시작이 된다는 이중적인 해석도

깊게 음미해야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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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 | 기본 카테고리 2021-11-2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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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글/귀스타브 브리옹 그림/염명순 역
비룡소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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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

언제나 서로 많이 사랑하거라. 세상에서 이것 말고 다른 게 어디 있겠느냐.

이 말을 남기고 장 발장은 세상을 떠난다. 묘석엔 아무 이름도 없이.

 

장 발장에게 저절로 연상 되는 단어가 빵 한 덩이다.

장 발장이 가난한 농사꾼 자식인 장발장으로 살 때의 일이다.

아이들이 자그마치 일곱이나 딸린 누나와 함께 살 때, 1795년 어느 일요일 밤,

성당 광장에 자리잡은 빵집의 창을 깨고 빵을 훔치다 붙잡힌다.

갤리선에서 노역하는 5년 형벌을 받고 복역 중 네 번의 탈옥을 시도하다

붙들려 삼 년, 오 년, 삼 년, 삼 년을 추가로 복역하게 된다.

십구 년이다. 1815년 10월, 그는 풀려났다.

미리엘 주교를 만나 도움을 받았음에도 은 식기 바구니를 훔쳐 달아난다.

그리고 헌병에게 붙잡혀 주교 앞으로 끌려온다.

주교가 장 발장을 바라보며 부르짖었다.

“아 참, 촛대도 드렸잖아요. 왜 식기랑 같이 안 가져가셨습니까?”

그러면서 은촛대 두 개를 건넸다, 장 발장에게.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 그 돈을 쓰겠다고 약속하신 걸 절대로 잊으시면

안 됩니다.” 라는 부탁과 함께.

장 발장은 발길 닿는 대로 걷는다.

물밀 듯 밀려오는 새로운 감정의 물결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흘린 40수짜리 동전에 욕심을 부린다. 금세 잘못을 깨닫고

가슴이 찢어지듯 아파 와 십구 년 만에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고.

 

마들렌으로 산다.

몽트뢰이 쉬르메르 시장이다.

자베르를 만난다. 시장의 과거 행적을 추적하는 경찰이다.

팡틴을 만난다. 이 가련한 처녀에게 아이가 한 명 있으니 코제트다.

톨로미예스에 대한 팡틴의 사랑은 순수했지만, 사랑은 하나의 과오가 되고

만다.

팡틴은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코제트를 맡기고 몽트뢰이 쉬르메르에 돌아온다.

부부에게 보낼 돈을 벌기 위해 공장에 다니지만 쫓겨나 창녀로 전락하게 된다.

자베르에게 붙잡혀 감방에 갇히려는 순간 마들렌 시장이 구해낸다.

딴사람이 되어 주교가 바란 대로 삶을 살아가는 장 발장, 즉 마들렌 시장은

장 발장이라는 누명을 쓴 샹마티외 영감의 재판정에 간다.

증인으로 나온 세 도형수에게 장 발장이라는 걸 고백한다.

숨져가는 핑틴을 지켜보는 자리에서 자베르에게 잡혀 다시 교도소에 갇힌다.

다시 장 발장으로 산다. 초록 모자를 쓴 무기징역 죄수다.

군함 오리옹호에서 노역을 할 때다.

바다로 빠질 뻔한 선원을 구한 후 바다로 떨어진다.

이튿날 툴롱 신문은 바다로 떨어져 익사한 수감번호 9430번 장 발장에 대한

기사를 싣는다.

그러나 죽지 않았다.

코제트를 테나르디에 부부의 마수에서 꺼낸 그날 저녁, 이들은 파리에

도착한다.

코제트를 보았을 때, 그리고 아이를 구해 내 자유롭게 해 주었을 때,

마음속에서 사랑의 빛이 깨어난다.

고르보의 오두막에서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날 자베르 얼굴을 얼핏 보게 된다.

그리고 도망을 쳐 수녀원으로 가게 된다.

 

포슈르방으로 산다.

마들렌 시장일 때 취직을 시켜 준 포슈르방을 수녀원에서 만난다.

그의 도움으로 그의 동생이 되어 둘째 포슈르방인 정원사로 일하게 된다.

코제트는 딸이 되고.

코제트를 수녀로 살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수녀원에서 나와

르블랑씨로도 산다.

코제트는 뤽상부르 공원에서 만난 마리우스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장 발장과 앉아있는 벤치에서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이들의 두 눈길이

마주쳐서다.

할아버지에게 쫓겨난 마리우스는 가난한 청년이다. 빵을 얻기 위해 고생한다.

손이 빵을 얻을 때, 등뼈는 자존심을 얻고 뇌는 생각을 얻는다.

그래서 사소한 일에도 기뻐하고 너그럽다.

부자들에게 없는 두 가지 재산을 주신 신에게 감사드릴 줄 안다.

그를 자유롭게 해 주는 일과 그를 품위 있게 해 주는 생각이다.

마리우스는 혁명이라는 바리케이드를 친 반군에 몸을 담는다.

 

결국 장 발장으로 산다.

장 발장도 반군에 합류하고, 반군에 잡힌 자베르를 풀어준다.

반군들은 정부 공격군에게 모두 숨지고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안고 하수도를

통해 탈출을 한다. 출구에 다다랐으나 쇠 격자로 잠겨 있다.

테나르디에게 30프랑을 주자 열쇠를 열어 밖으로 나오게 해준다.

하지만 자베르와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자베르는 장 발장을 도와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할아버지에게

데려다준다.

죄수를 도와주었다는 양심의 탈선으로 자베르는 강으로 떨어져 자살을 하고,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결혼을 한다.

장 발장은 죄수였다는 사실을 마리우스에게 고백을 하고 코제트 곁을 떠나려

한다.

장 발장의 과거를 폭로하여 한 몫 챙기려는 테나르디에 덕분에 오히려 목숨을

구해준 이가 장 발장임을 알게 된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장 발장에게 달려가고.

장 발장은 행복하게 눈을 감는다.

인간의 어린 시절만큼은 순수하기를 바라는 신의 곁으로 가니 순수해질 게다.

 

[뒷얘기]

직장을 떠날 때인 2015년에 어느 제과의 단팥빵은 800원이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은 1500원이다.

매년 100원씩 빵 값은 오르고 있다.

한 끼의 식사가 될 빵 한 덩이는 얼마일까?

배고픔으로 허기진 이들에게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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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하여 | 기본 카테고리 2021-11-2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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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구운몽

김만중 저/송성욱 역
민음사 | 200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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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하여

꿈과 진짜를 알지 못하니 사부께서는 설법하여 깨닫게 하소서.

그러니 정신이 멍하여 오랜 후에 비로소 제 몸이 연화도장 성진 행자인 줄

알고 생각하니 두 공주와 여섯 낭자와 같이 즐기던 것이 다 하룻밤 꿈이라......

구운몽은 일장춘몽이니, 인생은 한바탕 봄꿈 같단다.

그렇다 해도 서로 사랑하며 재미있게 바르게 살아볼 일이다.

시대 배경은 당나라다.

서포 김만중이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지은 글의 배경이 중국이라니

의아하다.

인조, 효종, 현종, 숙종의 4대에 걸쳐 임금을 모신 처지라 그리 설정했을 거다

짐작은 해본다.

주인공 성진은 육관대사 제자로 스승의 명을 받아 용왕을 방문하게 된다.

그러나 용궁에서 술에 취하고 석교에서는 여자를 만나 언어를 수작하고 꽃을

던져 희롱한다.

돌아와서도 오히려 미색을 그리워하여 불가의 적막함을 싫어하니, 중의

공부인 몸과 말씀과 뜻의 세 가지 행실을 한꺼번에 허물어버렸다 하여 스승

으로부터 염라대왕께 보내지고, 인간 세상에 환생하여 양소유로 태어나게

된다.

전생의 일을 잊고 초나라 땅인 회남에.

그리고 소설은 양소유와 여성의 애정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전개된다.

과거를 보러 떠나는데 화음현에 이르러 자유분방하고 가련한 분위기의

진채봉을 만나 정다운 뜻을 전한다.

다음 해 다시 과거를 보러 낙양성에 이르러서는 시문을 논하는 자리에 참석

하여 계섬월을 만나고, 섬월은 소유에게 끌려 의탁한다.

모친의 외사촌 두련사를 통해 첫째 부인이 될 정경패를 만나려 젊은 여도사로

변장하고 거문고를 연주한다.

아홉 번째 곡에 이르러 정소저는 봄술에 취한 듯 몸을 일으켜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 와중에도 양소유는 장원급제를 하니 혼담이 오가게 된다.

양랑에게 그토록 속은 줄 애달아하여, 정소저는 몸종 가춘운더러 분을 풀어

달라 부탁을 한다.

그 부탁은 소유와 가춘운이 밤을 함께 지내는 일이다.

한림학사가 되어 연나라를 설득하고 돌아오는 길엔 남복을 하고 만났던

적경홍과 두터운 사랑을 이룬다.

다시 병부상서를 제수 받은 소유는 대병 이십만을 모아 토번국 정벌에 나선다.

자객으로 온 용맹스러운 심요연을 만나니, 깊은 밤 비단 장막에 한 조각

각별한 정과 흥이 넘친다.

물을 마시면 군사들이 죽는 반사곡에선 동정호 용왕의 작은 딸 백능파를 만나

물 문제가 풀리고, 마침내 잠자리에 나아가니 사랑하는 정은 두텁다.

태후는 정소저를 양녀로 삼아 영양공주로 봉하여 좌 부인으로, 난양공주를

우부인으로, 진채봉은 숙인으로 하여 혼인을 행하게 한다.

이후로 두 부인과 여섯 낭자가 서로 만나게 되니 친애함이 수족 같다.

세월이 흐르고 세속과의 인연이 끝나갈 때쯤 노화상을 만나면서 소유는

애정에 대한 욕망에서 깨어나게 된다.

여덟의 여인들도 비구니가 되어 성진을 스승으로 섬긴다.

보살의 큰 도를 얻어 같이 극락세계로 간다.

일체의 부귀영화가 모두 헛된 거라 깨달았을 김만중이니 쓸쓸하게 지내던

유배지에서 함께 떠났을 것이다.

고전의 어투에 익숙해질 무렵 소설은 끝나느니.

 

[뒷이야기]

유배 중 초라한 모습으로 시골길을 걷는 대문장가 소동파를 보며

“지난날 부귀영화는 그저 한바탕의 봄꿈에 지나지 않는구나.” 라고

안타까워하며  노파가 그리 말했다 하여 일장춘몽이다.

비슷한 말로 731년 노생이 한단이란 곳에서 여옹의 베개를 빌려 잠을 잤는데,

꿈속에서 80년 동안 부귀영화를 다 누렸으나 깨어 보니 메조로 밥을 짓는

동안이었다는 데에서 유래한 한단지몽, 노생지몽, 여옹침 등이 있다.

나비가 된 꿈이라는 ‘장자’의 호접지몽과 남가일몽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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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21-11-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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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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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다.

어린 시절 기억을 한 바가지 한 바가지 길어 올린 박완서 선생의 자전 소설은

엄마의 삯바느질처럼 노곤한 흔적과 훈훈한 냄새가 묻어난다.

싱아처럼 시고 상큼하게 침샘을 자극한다.

유년기의 첫 장을 꽉 채우다시피 한 기다림은 할아버지였다.

저녁연기가 스멀스멀 먹물처럼 퍼질 때 쯤, 산모롱이를 돌아오는 흰 옷 입은,

독특한 걸음걸이로 강렬한 빛처럼 적통으로 와 박혀버리는 그 할아버지.

아버지에 대한 목마름으로 그리 간절했겠다.

고향인 개풍군 청교면 묵송리 박적골에서는 소나기도 군대처럼 쳐들어오는 걸

작가는 알고 있었다. 6·25 전쟁에 대한 아픈 상처가 묻어났으므로.

환성을 지르며 비를 흠뻑 맞았을 땐 해방의 기쁨으로 들떴을 터다.

웅성대던 들판도 덩달아 환희의 춤을 추었다니 얼마나 좋았을까.

이렇게 작가는 과거의 기억에 좀 더 먼 과거의 사실을 버무려서 표현했겠지

그리 짐작하고 싶어진다.

오빠 손을 잡고 바람을 쐬러 올라갔던 선바위는 서울 살이다.

현저동 생활이다.

척박한 땅에는 모질고 억센 잡풀밖에 자라지 않아서, 시골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염없이 생각하곤 한다.

그러므로 방학은 박적골을 향한 그리움을 펼치는 시간이다.

상상만으로도 초여름 첫새벽에 달개비가 깔린 푸른 길의 이슬을 맨발로 밟을

처럼 순수한 희열을 느낀다.

그건 향수라기보다는 짐승 같은 굶주림이었단다.

육 년 동안 서울에서는 드물게 산을 넘어 통학을 한다. 혼자 다니는 게 편하고

자유로워서다.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에서 촉발된, 공상의 재미 때문이었는데

이런 과정이 소설가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는 아니었을까?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고 몸뻬라는 걸 교복처럼 입으면서, 전학 온 복순이와

친한 친구가 되어 함께 도서관을 자주 다녔다.

못다 읽은 책을 그냥 놓고 와야 하는 심정은 내 혼을 거기다 반 넘게 남겨놓고

오는 것과 같아서, 미칠 것 같은 시기를 보낸다.

숙명고녀에 다닐 때도 여전히 혼자인 게 편해서 그 걸 즐겼단다.

그동안을 방심, 한눈팔기, 공상, 구상, 관찰 등 나름으로 무척 달콤하게

써먹으며.

서울에 소개령이 내려 박적골에 머물 때 일본이 망한 사실을 듣는다.

느닷없이 한 떼의 청년들이 몽둥이를 들고 집으로 쳐들어오고.

숙부가 면 노무부장으로 근무했기에 친일파 집으로 몰려 분풀이를 당한다.

할아버지 문패를 패대기칠 때 목청껏 악을 쓰며 작가는 그 청년을 향해

돌진하지만 오빠는 그동안 편안히 특혜를 누렸다며 부끄러워했단다.

광화문 근처 목욕탕까지 있는 기와집으로 다시 이사를 한다.

우리말로 된 소설을 처음 읽고, 이광수의 사랑, 단종애사를 읽으며

큰 충격을 받기도 하고.

전쟁과 평화, 부활 등 톨스토이의 장편들은 오랫동안에 걸쳐 여러 번 거듭해서

읽고 또 읽어 작가의 매우 중요한 문학이 되었다 고백한다.

올케가 죽은 후 오빠는 더욱 말수가 적어지고 좌익 운동에 발을 넣게 되는데,

오빠의 사상이 어떠하든 이해하고 흉내 내고 싶은 마음이었단다, 작가는.

그래서 독서회에 가입하고 노동자와 학생 집회에도 참석하지만

엄마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는다.

다시 결혼한 오빠는 중학교 국어 선생으로 취직을 하며 전향을 한다.

작가는 1950년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입학한다.

그렇다. 자유에의 예감으로 매혹적이었고 5월의 햇빛보다 더 찬란했더란다.

그 해 6월이 다가오고 있었는데도.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하고 오빠는 사상범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 인민가요를

불러댔다.

그러나 이쪽에도 저쪽에도 자신이 없는 오빠는 학교로 돌아가지만 의용군으로

붙들려 갔다.

오빠와는 달리 작가는 바뀐 세상에 서슴없이 공감했단다.

그러나 김일성 교시를 읽고 예찬하고 열광하는, 우러나오지 않는 일은 사람을

지치게 했고, 지쳐 나자빠져 학교에 나가지 않는다.

다시 세상은 바뀌어 애국은 곧 반공이었다.

서울에 남아있었으니, 일단은 부역의 혐의를 걸 수 있는 여지가 있게 마련

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작가 집을 거물 빨갱이라고 여기고 싶어 했고,

별의별 청년단체들이 다 작가를 보자고 했으며, 빨갱이 년이라고 불렀다.

작가는 또 고백한다.

‘그들은 마치 나를 짐승이나 벌레처럼 바라다보았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돼 주었다. 벌레처럼 기었다.’고.

그러나 밤마다 벌레가 됐던 시간들을 내 기억 속에서 지우려고 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며 몸부림쳤다고 하니......

승리의 시간은 있어도 관용의 시간은 있어선 안 되는 게 이데올로기 싸움의

특성인 것 같다는 말로도 금 긋듯 정리되지 않으니 더 힘들었으리라.

중공군이 개입하여 다시 피난을 떠나야 할 때 오빠가 돌아왔는데,

상거지 꼴이었단다. 인민군이 안 돼서 돌아와 다행이다 생각했지만

오빠는 심한 피해망상까지 앓는다. 학교 숙직실에 지내던 오빠는 청년방위군

사병의 총기 사고로 다리를 관통 당한다.

다량의 출혈이라 치료하며 손수레에 태우고 떠나는 피난길은 다시 현저동

이다.

그 때 작가는 문득 막다른 골목까지 쫓긴 도망자가 휙 돌아서는 것처럼

찰나적으로 사고의 전환이 왔단다.

‘이 큰 도시에 우리만 남아 있다. 이 거대한 공허를 보는 것도 나 혼자뿐이고

앞으로 닥칠 미지의 사태를 보는 것도 우리뿐이라니.’

나만 보았다는 데 무슨 뜻이 있을 것 같았고.

그래, 나 홀로 보았다면 반드시 그걸 증언할 책무가 있을 것이고, 그건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것 같은 예감이었으며, 그 예감이 공포를 몰아내더란다.

 

[뒷이야기]

151쪽에 있는 몸뻬(원어 monpe)를 찾아보았다.

어렸을 때 자주 듣던 말이라 궁금해서다.

몸뻬는 일본 도호쿠 지방의 전통 옷으로 여자들이 일할 때 입는 헐렁한

바지다.

통이 넓고 발목을 묶게 되어 있고.

우리말 순화집에서 권장하는 이름은 일바지 또는 왜바지다.

일제강점기 말인 1944년엔 몸뻬를 입지 않으면 버스와 전차도 못 타고,

관공서나 극장도 드나들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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