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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다 | 기본 카테고리 2022-01-1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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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저/노진선 역
인플루엔셜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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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다.

이 말이 결핍을 의미한다는데 동의한다.

흥미로운 말이고, 설렘을 주고 희망을 주고 그리고 절망을 준다.

서른다섯.

죽기로 결심을 한 노라의 나이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다.

수영 선수, 뮤지션, 철학가, 배우자, 여행가, 빙하학자, 사랑받는 사람,

그중 어느 것도 되지 못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본심을 감춘 채 자신이 사라지는 편이 모두에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물을 마시고 항우울제 두 알을 삼킨다.

노라는 앞에 여러 개의 문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모든 걸 남겨두고 갈 수 있도록.

이제 11시 22분이었다, 죽기에 좋은 때였다, 그리고 자정이었다.

노라는 초를 나타내는 숫자가 1로 넘어가기를 기다렸지만 그대로였다.

왜 이러지? 대체 무슨 영문이야?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도 시간은 바뀌지 않았다.

사방이 책이었고, 선반은 너무 얇아서 잘 보이지 않았다.

노라의 눈앞에 옛날 그녀가 다닌 학교의 도서관 사서가 서 있었다.

엘름 부인이다.

이렇게 엘름 부인을 만나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도서관에서, 책을 따라

떠나는 선택의 여행을 시작한다.

우리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볼 수 있는 기회인 거다.

바꾸고 싶은 걸 골라 떠나는 거,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 일이다.

그러나 모두 그녀가 상상했던 삶이 아니었다.

수영 선수로서의 삶으로 떠난다.

올림픽에 출전하여 800미터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땄다.

수영 중계 해설을 하거나 강연을 하고 보조 코치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부모님은 이혼을 했다.

노라는 다시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 있는 이 삶에서 노라는 아빠를 행복하게 하려고 수영을 계속했다.

메달 획득과 관계없는 그녀만의 꿈, 그녀만의 삶은 희생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아빠는 바람을 피우고, 엄마와 이혼하다니.

노라는 다시 자정의 도서관으로 돌아온다.

빙하학자가 되고 싶어 했으므로 북극으로 갔고, 혼자 곰을 만난다.

곰은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그녀는 냄비를 세게 두들겼다.

죽음이 눈앞에 있을 때야 비로소 자신이 죽을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된다.

그렇게 노라는 충격에 빠진다.

죽을 뻔 했다는 충격이 아니었다.

사실은 자신이 살고 싶어 한다는 깨달음에서 온 충격이었다.

평생 속마음과 다른 말을 하면서 산 것 같았다.

그게 장애물이었고, 그것 때문에 진실을 보지 못했다, 자신에 관한 진실을.

그렇게 많은 삶을 살아보며 노라는 웃고 울고, 평온하고 무서웠으며,

그 사이에 있는 모든 감정을 다 느꼈다.

그리고 도서관으로 돌아갈 때마다 무언가를 깨닫는다, 쉬운 길은 없다는 걸.

그냥 여러 길이 있을 뿐이다.

노라가 마지막으로 선택한다, 불에 타지 않은 유일한 책.

하지만 이 책의 유일한 차이점은 첫 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책 전체에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백지였다.

다른 책처럼 이것 역시 그녀의, 아니 우리들의 미래였다.

그러므로 다른 책과 달리 이 책의 미래는 아직 적혀 있지 않았다.

(이 소설은 차례가 없다. 인생에서 차례가 없다는 걸 상징하는지.)

그러니까 이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우리들의 본래의 삶. 진정한 삶.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선택할 수는 없다.

 

[뒷이야기]

가보지 못한 북극.

실제 본 적 없는 빙하.

빙하는 질감이 산 같았다.

암갈색과 흰색, 게다가 끝없이 다양한 흰색, 세상의 온갖 흰색이

다 모여 있었다.

하얀 흰색, 푸르스름한 흰색, 터키빛 흰색, 황금빛 흰색, 은빛 흰색,

투명한 흰색이 눈부시게 생생해서 강열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렇게 작가가 묘사한 빙하가 지금 현실에선 녹아내리고 있으니

기후 변화에 대한 걱정을 먼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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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문 문 문 | 기본 카테고리 2022-01-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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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생일문

최태성 저
생각정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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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문 문 문.

물을 문, 들을 문, 문 문, 무늬 문.

화려하다. 현란하다.

우당 이회영 선생은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말을 화두처럼

안고 사셨다는데 그 깨달음은 ‘내 일생으로 답했다.’라고 하셨다는데

오늘을 살고 있는 나는 약간 우울하다.

분노지수도 꽤 올라가 있다.

이회영, 김약연, 김구...

K 팝, K 드라마 등 K 콘텐츠의 열풍 속에서 높은 문화의 힘이 치솟는,

그 분들이 꿈꿨던 그 세상을 지금 나는 살고 있음에도, 왜 그럴까.

역사 속으로 몇 발 들어가 몇 몇 장면을 만나 묻고 위로받고 싶다.

먼저 사임당이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 대해 ‘그래도 계속하는 것’이었단다.

자녀 교육과 돈벌이, 집안 살림에 치여 시간이 주어지지 않음에도

계속하면 얻을 수 있음을, 이룰 수 있음을 극명하게 알려준다.

이런 어머니 밑에서 자란 율곡 이이 역시 계속 정진하는 삶을 살았다.

뜻을 세우고 뜻하는 바를 얻는데 방해되는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계속

나아가는 공부로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를 하였다니.

너무 놀랍다.

그리고 안타깝다.

사임당은 마흔 일곱에 이이는 마흔여덟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사단칠정 논쟁은 다시 읽어보아도 흥미로웠다.

퇴계 이황은 사단이 이(理)를 통해 발현되고, 칠정은 기(氣)를 통해

발현되며 이와 기는 별도로 작용한다는 이기이원론을 주장했는데,

기대승은 이를 반박하며 이와 기가 함께 발현됐다고 주장했다.

13년간 100여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학문적 논쟁을 이어갔단다.

스물여섯 살의 나이 차가 있었음에도.

서른두 살이 되어서 관직에 오른 이순신.

‘지금 신에게는 오히려 열두 척의 배가 있사오니 죽을힘을 다하여 싸우면

이길 수 있습니다.‘

늘 가슴을 뭉클하게, 쿵쿵 뛰게 하는 구절이다.

명량의 좁은 물길과 물살을 전술로 활용해 조선 수군의 열 배가 넘는

배를 이끌고 들어온 일본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다.

명량해전의 승리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다.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가 프랑스가 임대해주는 형식으로

우리나라에 돌아온다, 2011년에, 박병선 박사의 노력에 의해서다.

완전히 반환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오래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다.

일제 강점기는 조상들에겐 너무 고통스럽고 힘든 세월이었다.

모진 고문을 당하며 죽음을 앞두고 있던 열사에게 수감자가 물었다지.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요?

단단한 목소리로 답했다지.

“그럼 누가 합니까?”

열여덟의 어린 나이로 순국하신 유관순 열사의 삶

하지만 그 이전 1905년 강제로 외교권을 박탈해간 을사늑약의 을사오적.

나도 이완용(학부대신) 말고는 나머지 넷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채

살고 있으니 너무 부끄럽다.

박제순(외무대신), 이지용(내부대신), 권중현(농상공부대신),이근택(군부대신)의

이름 석 자를 꼭 외우며 살아야겠다.

김산이라는 인물을 처음 만나기도 한다.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본명이 장지락이고 중학교 때 3·1운동에 참여한,

신흥무관학교에서 공부하고 독립신문 발행에 참여하고 의열단에서 활동했던

사람을.

많은 지식인들이 친일의 길을 걸을 때, 일본식 이름으로 바꾼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반성하는 윤동주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염치와 부끄러움을 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1942년 여름방학 때 송몽규와 함께 찍은 사진 속 동주는 정말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역사를 보며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이어본다.

저자는 행복해지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고 강조하는데 이 책을 다 읽고서도

내가 행복해졌는지는 다소 의아하다.

 

[뒷이야기]

가볍게 쓱.

결코 무겁지 않아서 술술 읽히기는 하여서

밑줄 쓱 긋기는 하였으나

허전한 마음은 무엇일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인데도.

...

가르치고 있어서 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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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냈다 | 기본 카테고리 2022-01-0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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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밝은 밤

최은영 저
문학동네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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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냈다.

증조할머니가, 할머니가, 엄마가 힘들고 서럽긴 하지만 서로 떠난 적이 없이

한 세상을 살아냈으므로 서른 두 살의 나도 살아내야 한다.

열 살 때 이후 다시 희령에 내려가던 날, 나는 폭설이 내리던 1월의

어느 날처럼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혼은 폭설 같기도 했다.

가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칠 때마다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반가운

내색을 하시던 할머니가 손짓으로 열 살 때로, 그 이전의 시간 속으로

이끌고 간다.

삼천이로, 새비로 서로를 부르던 증조할머니의 시간으로,

할아버지 길남선을 만나는 할머니 박영옥의 시간 속으로,

엄마 길미선과 헤집게 되는 상처 가까이로,

이혼을 해버린 나 이지연의 시간에도.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았지만, 할머니를 만나니까

나는 풀어진다, 흐트러지는 면도 있다.

마음이라는 것을,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어진다.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고.

할머니의 갈색 사진첩을 통해 눈에 들어오는 증조할머니의 고향은 삼천이다.

개성에서 기차 타고 가면 세 시간 걸리는 곳.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 빠져나와 금방이라도 내 앞에 나타날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나의 증조할머니 이정선, 증조할머니를 닮았대서 참 좋아지는 마음이다.

천주를 믿은 증조할아버지는 집을 나와 백정 집의 열일곱 여자인

증조할머니와 개성으로 가는 열차를 탄다.

일본 군인들에게 끌려갈 것이므로 그녀는 그를 따라나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으니까.

한번 백정은 영원한 백정이었다. 함부로 대하진 않았다.

그들은 그저 그녀를 피했다. 도무지 끼워주지 않았다.

고개를 돌렸다. 마찬가지로 상처를 입었다.

햇빛을 바라보곤 했다.

할머니랑 만나면 옛날이야기를 듣는 나도 햇빛을 바라본다.

할머니의 기억과 입과 사진과 편지로 술술 풀려나온다.

그 얘길 듣다보면 이상하게 그 사람들한테 마음이 간다.

증조할머니 삼천과 새비의 우정과 사랑에, 고단한 삶에게.

할머니는 내 얼굴에서 돌아가신 증조할머니를 보고 있고.

열아홉 살 때, 할머니를 임신했을 때, 새비 아저씨랑 새비 아주머니를

개성에서 만난다.

증조할머니 마음이 새비 아주머니에게로 기울어서, 그 곳으로 기쁨도

슬픔도 안타까움도 모두 흘러갈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일본으로 떠났던 새비 아저씨가 해방 후 돌아왔지만, 망가진 폐를 안고.

새비 아주머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살면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와 영영 헤어져야 하는 마음이 어떤 것일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준 사람과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 하는

심정이 어떤 것일지 짐작할 수 없다.

증조부 장례 후 새비 아주머니가 시간을 내 희령으로 온다.

증조할머니는 한참을 새비 아주머니에게 매달리듯 안겨 있다가 품에서

빠져나와 새비 아주머니의 어깨를 잡았다.

‘새비구나. 기래. 내다, 새비.’

같이 사진을 찍자고 제안한 건 새비 아주머니였다.

항상 얼굴을 보고 살 수 없으니 그리울 때 꺼내 볼 수 있는 사진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진관에서 나온 그들은 거북이 해변으로 걸어갔다.

‘새비 아주머니는 그날 바다에서 놀았다.’ 할머니는 그날의 일을 이 한

문장으로 기억했다.

새비 아주머니도, 바다도, 놀다, 라는 말도 그 날에 다 들어 있었다.

모두 할머니가 좋아하는 말이었다.

공터가 되어버린 할머니 옛 집터에서 다시 증조할머니를 만난다.

세 살 때 나는 증조할머니와 할머니와 엄마와 함께 지금 공터가 된

이 자리에 있었다.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웃었겠지.

우리 사이의 난감함, 어색함, 어려움이 나쁘지 않았고 그런 감정의 바닥에

깔린 엷디엷은 우애가 신기하다.

사람이 사람을 기억하는 일.

이 세상에서 머물다 사라진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알 수 없다.

나는 기억되고 싶을까.

우주는 그들을 기억할 수 있는 마음이 없는 곳이 된다.

그것이 우리의 최종 결말이다.

누구라도 다들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서 위로받기를 원할 텐데도...

 

[뒷이야기]

“미선이는 화투를 잘 쳤어.

미선이랑 나랑 우리 엄마랑 고스톱을 많이 쳤었거든.

셋이니 고스톱 치기 딱 좋은 숫자 아니냐.

미선이가 서울로 가버리고는 엄마랑 나랑 맞고를 쳤는데

재미가 없더라.

둘이 치는 화투가 어찌나 재미없던지.“

할머니의 얘기다.

“그마저도 그리워져버렸지만...“

그렇다. 코로나19로 더 그리워져버린 정겨운 풍경이다.

친구들과 점 100 고스톱이, 가족들과의 고스톱이... 그냥.

앞으로 없어질 게임일 것 같은 예감이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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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부 | 기본 카테고리 2022-01-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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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애덤 스미스 국부론

이근식 저
쌤앤파커스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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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부.

국가 경제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국부론의 원래 제목은 ‘국가의 부의

본질과 원인에 관한 탐구’이다.

국가가 부를 창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건 즉 경제발전의

요인과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 국부론의 주제이다.

정부가 경제에 적극 개입하는 중상주의를 비판하고, 경제 개입을 철폐하여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만들 것을 처음으로 제시하여 경제적 자유방임주의를

19세기의 시대정신으로 만든 사람이 애덤 스미스이다.

국부론은 토지를 바탕으로 한 중농주의와 금과 은 등 화폐를 중심으로 한

중상주의자들의 이론을 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부의 원천은 노동, 부의 증진은 노동생산력의 개선으로 이뤄진다고 설파

했으며, 덕분에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경제 정책에 있어서 스미스의 가장 강력한 주장은 불합리한 경제규제의

철폐를 통한 경제의 자유화이다.

경제 규제를 철폐하여, 공정한 정의의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주장이 경제적 자유주의이다.

즉 자유방임주의가 경제적 자유주의이다.

19세기 유럽의 시대정신이었다.

다만 19세기부터 끊임없이 심각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오기도 했다.

빈부격차, 불황과 실업 등의 시장의 실패라는 심각한 구조적 병폐를

노출시켜 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효율적 생산과 투자를 촉진시켜서 경제성장을 촉진시킨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스미스는 노동이 교환가치의 원천이며 진정한 척도라는 노동가치설을

주장했다.

어떤 상품을 획득해서 얻는 것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사용한 노동(수고와 번거로움)이다.

즉 우리는 다른 사람이 만든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그것을 만든 사람의

노동을 얻는다.

노동가치설은 자본주의 사유재산제도의 정당성을 마련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자기가 일하여 얻은 것을 자기가 갖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득 중 재산 소유로 얻는 부분이 많은 자본주의에서는

노동가치설로 사유재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누구나 경제적으로 더 잘살기 위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저축하는

것이 인간의 강력한 본성이며, 이 본성이 개인과 국가의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이 스미스의 자유주의의 토대를 이루는 관점이다.

우리가 매일 식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과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고려 덕분이다.

시장은 하느님의 섭리가 적용하는 곳이며, 개인의 이익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기구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 기구를 가리킨다.

국부론은 경쟁의 이익에 대해서도 상세히 분석했다.

경쟁은 상품 가격을 하락시키므로 종전의 독점기업은 손해를 보지만

소비자는 이익을 본다.

경쟁은 훌륭한 경영을 촉진시켜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인다.

경쟁은 기업주만이 아니라 종업원들도 열심히 일하도록 한다.

스미스의 자유주의는 단순히 경제에만 한정되지 않고, 신학, 철학, 윤리학,

법학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적 세계관이다.

경제적 자유주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무분별한 탐욕이 제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스미스는 경쟁, 공정한 법질서, 윤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사치스런 마차에 비싼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빈민구제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주장과 함께, 부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누진세의 정당성도 인정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밝은 면 즉 시장의 성공만 보고,

빈부 격차, 불황과 실업, 독과점, 공공재 부족 등의 시장의 실패라는 어두운

면은 보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스미스도 인정했듯이 국방, 사법 치안 및 공공사업은 정부의 임무이다.

사유재산권의 보호를 위한 사법을 강조했다.

또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고도 정확한 성찰이라는 든든한 기초 위에서

사회와 경제를 분석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1929년 대공황으로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이후, 스미스의 국부론이

오늘날의 신자유주의 덕분에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가 된다.

경제성장과 분배가 정의롭게 전개되는 세상이 올 거라는 기대를 해봐야겠다.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뒷이야기]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의 습격이 2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과 삶은 해체되고 또 재구성되는 중이다.

삶의 안전이 위협받고 불평등과 빈곤으로 더 힘들어졌다.

이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수단이 어쩌면 정치보다 경제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이 소환되는 까닭은 우리나라도 부(富)의

증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두고 정부와 정치권의 논쟁이

매우 치열했던 이유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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