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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다이어리 (Non-fiction Diary) | 영화일기 2014-09-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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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논픽션 다이어리

정윤석
한국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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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이십 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1994년 지존파 연쇄살인사건을 맞딱뜨린 한국사회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 만큼 이상했다. 그 사건으로부터 악의 근원을 갑론을박하는 TV 토론프로그램 속 전문가들의 황당한 언사들은 정말이지 경악스럽다. 일 년 만에 살인자 전부를 사형시켰으니 너나없이 당황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지금에 와서 그 일을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자, 영화는 지존파 연쇄살인사건을 앞에 두고 같은 해 성수대교 붕괴와 다음 해 삼풍백화점 붕괴를 연이어 조명하며 21세기 한국사회의 비극을 향해 렌즈를 넓혀간다.

 

정윤석 감독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수많은 비극의 씨앗을 90년대에서 찾는다. 거듭 말하지만 불과 이십 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는 알 수 있다. 아니, 알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양면성이 사적인 원한이나 동기에 따른 살인보다 더 무시무시한 죽음을 양산한다는 사실을. 사회의 문제를 개인의 악행으로 가두는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우리는 여전히 사회적 불행에 무력하다. 2014년, 우리는 엄청난 죽음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그 일은 또다시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보지 않으려 해도 볼 수밖에 없는, 듣지 않으려 해도 들을 수밖에 없는. 실패의 역사가 감독의 바람대로 "현재를 반영할 수 있는 거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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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The Satellite Girl and Milk Cow) | 영화일기 2014-09-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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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장형윤
한국 | 2014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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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와 인공위성이 사랑을 나눈다? 사랑, 학업, 벌이, 어느 모로나 힘겨운 대학생 경천은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잃고 얼룩소로 변한다. 도시의 불안이 만들어낸 괴물 '소각자'에 의해 저주를 받은 까닭이다. 한편, 우주로 발사된 뒤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 '우리별 일호'는 지구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쫓다가 우연히 마법사의 도움을 얻어 소녀로 변신한다. 일호가 얼룩소의 목숨을 구하게 되면서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그예 경천은 일호와 사랑을 나누며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는다.

 

애니메이션이라지만 이색적인 광경이다. 인간과 동물, 인간과 사물이 아니라 그 각각의 경계 위에 있는 것들 ― 얼룩소로 살아가는 경천의 우스꽝스러운 일상, 신체의 일부를 무기로 활용하는 일호의 변신 능력 등이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구체적인 좌표평면 위에 펼쳐져서다. 악의 무리로부터 간을 뺏기지 않으려고 도심을 내달리는 그들을 보노라면 다분히 현실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88만원 세대를 풍자할 의도"를 가지고 서울이라는 장소를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연결고리로 활용"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영화가 품고 있는 이야기는 한층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하는데, 그렇게 봤을 때 아이와 어른을 같이 아우르기엔 애매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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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호구 (Super Virgin) | 영화일기 2014-09-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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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숫호구

백승기
한국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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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되도록 연애 한번 못 해본 원준은 친구들에게 호구로 통한다. 그런 그에게 불현듯 생명공학박사라는 이상한 인간이 나타나서 어떤 여자고 유혹당한다는 잘생긴 아바타를 선물한다. 그리하여 그는 이른바 슈퍼 섹시 아바타의 몸을 빌려 헌책방에서 일하는 한 사랑스러운 여자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아바타는 자신이 아님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면서 원준은 결코 마음이 편치 않다.

 

연출과 연기를 겸하고 있는 백승기의 자전적 이야기로서 SF, 판타지, 드라마, 멜로 등을 마구 넘나드는 작품이다. 호구를 다루는 영화라면 호구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는 듯이 황당하기 그지없는 사건과 대사 들을 나열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는 가운데 끝까지 당당하고 뻔뻔하다. 이런 식의 당당함과 뻔뻔함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만의 자유분방함에 기꺼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엔딩크레딧과 함께 제공되는 화기애애한 제작 현장을 보면 역시 재밌게 찍은 것 같다. 그런데 보는 사람도 만든 사람만큼 재밌으려면 뭔가가 더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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