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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탐구 | 도서일기 2011-02-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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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간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
열린책들 | 200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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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아담과 이브가 있었던 것처럼 소설 속에는 라울과 사만타가 있다. 그들은 어느날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유리벽 안에 갖히는 수모를 당한다. 도대체 누가 왜 어떻게 그곳으로 그들을 데려갔는지 알 길이 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이다.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면서 서로 충돌을 빚기도 하는 남자와 여자는 결국 본인들이 인간종족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자들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이 다른 개체와 무엇이 다른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인간이 저지른 부도덕한 일들을 돌이켜보고, 인간이 걸어온 역사를 되돌아본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기나긴 성찰 끝에 그들은 그래도 인간은 뇌가 있고 반성할 줄 알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기로 한다. 아담과 이브처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라울과 사만타는 인간의 마지막을 그렇게 장식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간에 대한 끈질긴 탐구는 실로 놀랍다. 공상과학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인간세계의 외부에서 인간을 성찰하는 시각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그가 한권 한권 책을 펴낼때마다 많은 이들이 그를 기억하고 다시금 찾게 되는 것은 어려운 것을 쉽게 이야기 할 줄 아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으로 쓴 희곡이지만 소설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연극을 보는 것이 아닌 이상 소설로 기억될 것이며 <개미>, <나무>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탐구'의 연속선상에 있는 또 하나의 기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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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처럼 한 세기를 살다간 허운 스님의 삶 | 도서일기 2011-02-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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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허운

정운 저
클리어마인드 | 201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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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운 스님은 청나라 말기, 국민당과 공산당으로 세대가 바뀌는 불운한 시대에 사셨던 분이다. 암울한 중국 땅, 개혁세력이든 반란세력이든 공산당이든 불교를 미신이라고 치부했던 시대에 생존했던 그는 중생들의 아픔을 달래고, 중국불교 재건을 위해 힘 쓴 분이었다. 불교와 스님에 관해 그리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불교와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불교의 맥을 이은 스님의 업적만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널리 읽힐 만한 가치가 있다. 

 

허운 스님에 대한 일화나 전기는 거의 신화적인 내용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와 같은 신기하고 기이한 일들을 다루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내용보다 몇 배는 더 놀라운 일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120살이라는 생존기간도 놀랍고 열반하기 직전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였다고 하니 스님이 내뿜는 기운은 정말 남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43세의 7월 보타산 법화암에서 출발해 45세의 5월 오대산 현통사까지 여러 사찰들을 3보1배하였다는데, 4000km를 3년 정도의 시간동안 고행한 스님의 예배는 정말이지 대단하다. 중국을 잠깐이라도 다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그 고통을 스님은 나쁜 습관 하나를 버리는 것쯤으로 여기고, 열 개의 번뇌를 참아 내면 곧 정각에 오를 수 있다는 기쁨으로 고통을 감내했다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5번 정도 왕복 거리를 배행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쓰여 있다.

 

어디 그뿐인가. 112세에 공산당 병사들에 의해 신체적 가해를 당했다고 하는데, 가부좌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병사가 화가 나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다가 떠나자 그때부터 무려 9일동안 스님은 입정에 들어섰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사람이 돌처럼 되는 것이다. 몇 분 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리 오래 있었냐는 말까지 도통 믿기지가 않는다. 대학교 교양과목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승려들의 장시간 입정삼매를 말하면 믿지 않는다는 저자의 얘기에서 그에 대한 존경심도 엿볼 수가 있다. 요즘 사람들은 정말 잠시 5분도 못 앉아 있으니 믿기 어려운 이야기일 밖에.

 

허운의 사진이나 위패가 모셔져 있지 않은 곳이 없으며, 중국본토를 비롯해 대만과 홍콩 등 수십여 사찰에 허운기념당이 있고, 사리탑만 해도 여러 곳에 모셔져 있을 정도로 중국 승려들이 그를 대하는 존경심은 실로 대단하다. 이 책은 성심사로 출가하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정운 교수가 가장 존경하는 허운 스님의 행적을 따라 중국사찰을 다녀온 여행기가 주를 이룬다. 전반부는 신문에 연재한 원고이고, 후반부는 허운에 관한 평전이다. 아무래도 전문서적의 느낌이 들지만 전설처럼 들리는 허운 스님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법정 스님이 펴낸 책의 경우처럼 훌륭한 선인의 좋은 말씀을 듣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님으로 한 세기를 살다간 사람의 뒤를 활자로나마 밟아보고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또한 적잖은 재미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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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축복에 대한 무수한 희망의 증거들 | 도서일기 2011-02-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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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의 축복은 몇 개입니까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등저/임정재 역
이상 | 201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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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주 연속 베스트셀러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으며, 전세계 41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부 이상 판매된 책이 있다. 한 때 그것을 모르면 간첩이라 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기에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는 어딜 가나 볼 수가 있었다. 나 역시 생일선물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시리즈와 함께 그 책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린 아이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행복을 전하는 책이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았었는데, 그 책의 저자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이 또 한번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고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이런 류의 책에는 그들이 저자라고 적혀있기는 해도 실제 이야기꾼들이 따로 있다. 고통과 역경을 견디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이 자신이 경험한 것을 들려주기 위해 저자에게 사연을 보내는 일이 잦아지자 이메일이나 손편지로 전해받은 그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을 오랜 시간 읽어내려간 끝에 한 데 묶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삶이 축복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에게 삶은 곧 축복임을 주장하는 이 책은 어느 누군가의 책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벼랑 끝에서 희망의 비상구를 찾은 이들의 따끈따끈한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삶의 열정을 샘솟게 하는 아름답고도 위대한 에너지가 절절하게 느껴진다.

 

사실 나는 행복을 부르짖는 책들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아주 어린 꼬마에서부터 죽음을 코앞에 둔 어르신들까지 자신이 경험한 것으로부터 얻은 하나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꾹꾹 눌러썼을 그 수고와 열정을 생각하니 이런 가르침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은 정형화된 깨끗한 활자로 정리가 되어있지만,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런 마음이 절로 든다.

 

얼마전 밥은 굶어도 희망을 굶지 말자던 어느 행복디자이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절망의 가시밭에서 희망의 꽃마을을 노래하던 그녀의 뜻밖의 죽음으로부터 우리는 삶의 축복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 고통과 역경의 순간에서 잘 견뎌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내야 한다고 말하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은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하다”던 도스토옙스키의 말에 더욱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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