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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마더스 (Two Mothers) | 영화일기 2014-04-3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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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투 마더스

안느 퐁텐
프랑스, 벨기에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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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레싱의 「그랜드 마더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서로의 아들을 탐한 두 엄마, 그들의 복잡미묘한 심리가 스크린에 펼쳐진 것이다. 중년 여성의 지상낙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어느 아름다운 해변가에 릴과 로즈, 그리고 그들의 아들 이안과 톰이 산다. 스스로 늙음을 말하고 있지만 릴과 로즈는 정신적으로 싱싱하다. 반대로 성년에 이르기 전부터 이안과 톰은 육체적으로 성숙하다. 그 생기와 성숙이 만나는 자리가 바로 그들이 얽히는 자리다. 릴의 남편은 일찍이 세상을 떠났고, 로즈의 남편 또한 아내와 아들 곁을 떠나게 된다. 금지된 욕망을 마음껏 해소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 위해 로즈의 남편은 그들 바깥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운명에 처해 있었다.

 

릴과 톰, 로즈와 이안은 서로를 향한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들의 욕망에 이성이 끼어드는 것은 잠시뿐, 이성은 욕망을 넘어서지 못한다. 다만 그들 자신도 그들의 관계가 영원할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아닌 게 아니라 아이들이 도시로 나가면서 2년 넘게 지속된 관계에 틈이 벌어진다. 어쩌면 여기까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고, 관건은 약속된 욕망이 뒤틀리기 시작할 때부터다. 영화는 여러 사람에게 몹쓸 짓을 하게 되는 지경으로 빠져들면서도 사태를 수습하지 않는다. 그런 파국조차 오히려 낭만이 되게 한다.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네 사람이 다시 한 앵글에 나란히 몸을 누인 마지막은 그야말로 공상의 끝이다. 새롭거나 강렬한 인상은 없지만 비겁한 변명은 하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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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10 Minutes) | 영화일기 2014-04-2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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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분

이용승
한국 | 201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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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찬은 방송국 PD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경험도 쌓을 겸 돈도 벌 겸 한국콘텐츠센터에 인턴으로 들어간다. 지방 이전을 앞둔 곳이라 여러모로 어수선하지만, 밤샘 근무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열의가 넘친다. 곧 나갈 것이었으므로. 그런데 2차 시험에서 떨어지고 집안 형편도 어려워지면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때 뜻밖의 정규직 제안을 받음으로써 그는 갈등한다. 그의 아버지가 거듭 말하듯 그의 삶은 현재 그의 것만이 아니다. 아버지는 퇴직한 뒤로 집에서 놀고 있고, 어머니가 보험 일로 힘겹게 생계를 꾸리고 있다. 집주인은 전세금을 올려주길 원하고, 고3 동생은 학원비를 고민하고 있다. (장남으로서 어깨가 무거운 형편은 김동현 감독의 <만찬>과 포개어진다.) 호찬은 어쩔 수 없이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다. 정규직 사원이 되기로 한 것. 그러나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 없다. 남의 자리 차지하기가 어디 그리 쉬우랴. 정규직 사원이 되는 길은 그야말로 험난하다. 

 

이용승 감독의 단편 <런던유학생 리차드>와 배경이 같다. 한국의 노동현실은 갑갑하고 고달프다. 회사 사람들은 자기 일만 잘하면 된다지만 자기 일이라는 것도 분명치 않고, 회사 또한 노동자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꿈과 현실을 저울질하는 것도 힘든데 현실의 의자는 또 왜 이렇게 높은지 너무 높아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10분' 안에 확신과 결단을 하라고 요구하는 건 상징적으로 봐서도 가혹하다. 지진 대비 훈련이 보여주듯 안전 공간을 확보하기가 미치도록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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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러버스 (Two Lovers) | 영화일기 2014-04-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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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투 러버스

제임스 그레이
미국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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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한 남자가 물속으로 몸을 던진다. 그의 이름은 레너드. 레너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약혼녀와 불행하게 헤어졌다. 삶을 포기하려 들었던 그가 빠진 지 얼마 안 돼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곳을 지나던 누군가가 그를 구해준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될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듯이 혹은 그렇게 되는 것이 마치 자연스럽다는 듯이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고맙다는 말조차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데서 묘한 분위기가 감돈다.

 

레너드는 이내 두 여자를 만난다. 사업차 부모가 소개한 산드라는 그에게 관심이 많고 다정하고 친절하다. 그의 마음을 보듬어줄 만한 여유가 있고 또 그녀가 그러길 원한다. 한편 아파트 복도에서 스친 미셸은 불안정하고 내면의 상처가 깊다. 유부남과의 힘겨운 연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그녀는 그를 친구로 대한다. 레너드는 두 여자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가는데, 결코 저울질을 하는 것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여러모로 결핍된 미셸에게 마음을 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산드라를 향한 그의 감정이 거짓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셸의 손을 잡기로 마음먹고도 레너드가 산드라의 아버지 앞에서 태연하게 구는 것은 악의가 아님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이쪽으로도 진실하고 저쪽으로도 진실한 그의 그런 감정은 으레 파멸의 길로 들어설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레너드가 미셸을 택했으나 미셸이 떠나가는 수순을 통해 결국 레너드와 산드라를 붙여놓는 것으로 매듭을 짓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산드라와 창문 바깥에 놓여 있는 미셸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계속 한데 붙어 레너드의 시선을 나눠갖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러니까 그의 앞에 나타난 두 여자는 단지 사랑의 대상인 것만은 아니다. 두 여자에게서 느끼는 사랑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자기 자신과의 사랑으로 비치기도 하는 것은 그래서다. (<셰임>의 주인공이 씨씨와 마리안이라는 두 여자 가운데 있었던 것처럼.) 날아가려고 했는데 날아가지 못하는 레너드의 그 쓸쓸한 마지막은 영화의 첫 장면과 조응한다. 병든 미셸에게 이끌리지만 건강한 산드라가 붙잡는. 가엾고 아프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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