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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 당신은 전설이다! | 바람구두 이야기 2008-03-3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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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01년 1월31일. 충격적인 날이었지. 그날부로 나는 (프로)야구를 버리겠다고 선언했어. 이제 더 이상 내게, 야구는 없어!라고. 가슴으로 나는 눈물을 흩뿌렸었지. 맞아. '마해영'이 전격적으로 트레이드 된 날이었어. 삼성으로. 마해영 없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상해본 적 없는 나로선, 빡 돌아버린거지. 그놈의 좃데 구단, 종전에도 그런 얼척없는 작태를 부리긴 했지만, 설마설마 했어. 그런데, 결국 저지르고 말았어. 아, 눈물 나더라. 이러려고 내가 그토록 지랄발광하며 응원했던가, 싶었지. 그 배신감이란. 사실 좃데를 버린 것이지만, 내겐 그 좃데 없는 프로야구는 별로 흥미없었어. 좃데가 '마포'를 버린 날, 나도 좃데를 버렸어. 안녕, 마포. 안녕, 프로야구.

  

그 당시, 기사 일부를 볼까.

[선수협] 미운놈 내쫓고 예쁜놈 떡주고 (한국일보 2001년 2월12일(월)자)

선수협 3인방 가운데 한명인 마해영은 롯데 간판스타라는 명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무명 2명과 전격 트레이드됐다. 강경파였던 2기 선수협에 대해 가장 강경한 노선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진 롯데는 어울리지 않는 트레이드로 가장 눈에 띄는 보복조치(?)를 취한 셈. 롯데는 1988년 당시에도 선수단체결성에 앞장섰던 최동원, 김용철 등 간판들을 내칠만큼 선수단체에 예민하게 대응해왔다.


둘. (프로)야구를 한동안 잊고 살았어. 마침 마포의 저주였는지, 2001년부터 좃데는 내리 4년동안 꼴찌를 도맡았지. 별명이 '꼴데'였어. 하하. 뭐 그래도, '꼴찌를 하던가 말던가, 에이 자슥들 꼬시다.' 뭐, 이런 심정이었어. 소식이야 들어도, 야구 자체가 관심 밖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릴적부터 DNA에 박힌 건 어쩔 수 없는지, 2004년 본격적인 풀타임리거로 거듭나며 욱일승천하는 (이)대호가 자꾸 눈에 밟히는거야. 아, 어쩔 수 없었어. (김)용희 아저씨부터 시작된 좃데 4번타자에 대한 러브러브 모드가 결국 재발동을 걸더라구.ㅠ.ㅠ  결국 난, '1.31선언'을 무효화시켰어. 심장이, DNA가 시키는 걸 어떡해. 결국 나는 돌아왔어. 대호를 핑계로.ㅎㅎㅎ 2005년, 나는 다시 야구에, 야구장에 컴백했어. 몇몇 친구 놈들은 그러더군. "그러면 그렇지, 니가 별 수 있나." 돌아온 탕아였던 게지. 뭐, 어때, 좋은 걸 어떡해. ^.^;; 

 

셋. 그렇다고 컴백 이후 좃데 성적이 좋았던 것도 아냐. '이대호와 여덟 난장이'라는 레토릭이 붙을 정도로, 좃데의 성적은 늘 하향이었지. 반짝 하는 경우는 있어도, 늘 뒷심 부족이었어. '8888577' 이게 뭔지 알아? 좃데 팬들 울리는 아킬레스건이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좃데의 성적이라구. 뭐, 그래도 좋아. 대호가 있어서, 야구가 좋아서, 나는 잠실을 찾았고, 매일매일 좃데 경기를 챙겼지. 내 팍팍한 생에 하나의 낙이었달까. 야구장 가서 미친듯 소리지르고, 발광하고, 까무라치다보면 스트레스 팍팍 날라가더군. 아, 나는 야구가 좋아. 자이언츠가 좋아. 많은 부산 출신들에겐 어쩔 수 없는 DNA가 있다구. 롯데 자이언츠는 기실 애증의 관계라고나 할까. 그렇게 욕 싸질러대도, 다시 그들을 찾게 되는 마약 같은 어떤 것. 그건, 아마 그 DNA가 없는 사람들은 모르지, 이해못하지. 지역색이나 지역주의를 지독히 싫어하는 나로서도, 머리론 당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그건 가슴만 아는 그런 것.

 

넷. "신은 부산에 최고의 팬과 최악의 구단을 주셨다." 야구팬들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경구지. 맞아. 팬들은 그야말로 최고라구. 말로 해봤자, 그건 괜한 핏대구. 좃데 경기가 있는 야구장에 가면 온몸으로 느낄 수 있지. 그들이 장악한 경기장이 어떤지, 야구장이 어떻게 축제의 장소로 탈바꿈하는지. "아주라" "쎄리라" "마" "쫌" 등등의 익살스런 구호부터, "가을에 야구하자"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비장미 넘치는 문구들이 혼재하는 곳. 가끔 우리 '근성정태' 행님의 명언도 등장하지. "근성이 없으면 거인이 아니다." 한마디로, '미친갱이'들이지. 모르긴 몰라도 아마, '실용'을 모태신앙으로 삼고 있는 저용량(2MB)의 그분은 "야구가 밥 먹여주나."라며, 실용과 무관한 이런 작태(!)에 고개를 갸우뚱하시겠지. 나는, 동의한다.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해운대도, 태종대도, 광안리도, 부산국제영화제가 아니라, '롯데 자이언츠'다. 내가 생각해도, 진짜 유별나다. 그러나 그 유별남이 나는 사랑스럽다. 그들에게 야구는, 좃데는, 거의 모태신앙에 가깝다. 아주 변덕스러운, 그러나 그 변덕이 너무도 당연한.

 


좃데의 야구팬들에 대해서라면, 이런 내용도 있다.

[정수근선수]
"프로야구선수라면 부산 롯데라는 팀에서 한번 뛰어봐야한다...."
 ----롯데 이적후 홈팀의 열렬한 응원모습에 감동을 받고...

[SBS캐스터]
"제가 프로야구 중계를 하면서 전국을 돌아보지만 이곳 사직구장의 분위기같은 곳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저도 모르게 이런 분위기에 빠져드는군요... 정말 감동적입니다..."

[2005년 롯데에서 뛴 라이온]
"Great Fan!! The best in the world...
-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찾아볼수가 없다"

[현대 김재박 감독]
"수원에서 롯데랑 경기하면 평균관중 1000명 이상은 더 옵니다. 그래서 경기하기 전 3루측 관중석을 먼저 보죠"

[현대 손승락 투수]
"롯데랑 경기하면 관중들이 많아서 좋다... 롯데팬들이 나를 응원하는것으로 생각하고 마음 편히 공을 던질려고 한다"

[2005년 펠로우가 한 말]
"부산에서 야구하면 관중들이 많아 재미있을거라 하데요"
                  ----한국 도착 후 기자들이 추신수가 어떤 얘기를 해주던가라는 질문에...

[두산 김경문 감독]
"지난 주말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한화의 경기를 TV로 봤는데 어떤 여성팬은 롯데가 승리하자 울더라."

[SK 조범현 감독]
(경기 시작전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을 보며) 꼭 성적과 인기가 비례하는건 아닌가봐...

[기아 이종범 선수]
(롯데가 크게 지고있는데도 부산갈매기를 틀고 응원하자) 참 대단한 사람들이죠..

[롯데 박남섭 선수]
(SK에서 이적해왔을때) 부산이 내 고향이 된 것 같아요..

[두산 홍성흔 선수]
""마"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선수는 견제할때 망설여지는데 "마"에 익숙해진 선수는 오히려 견제 할 때 리듬이 타서 더 좋다는군요..."

[전 한화 유승안 감독]
롯데의 감독을 한번이라도 해 본다는건 축복인것같아

[전 롯데 최경환선수]
이적후 첫 홈경기인데 별로 팀승리에 도움을 못줘서 죄송스럽다.
하지만 롯데같은구단에서 뛸수 있게 됐다는것은 내 야구인생에서 가장큰 축복인거 같다.
응원가(아직제목을 잘모르는듯)울릴 때 나도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지는데 10년넘게 야구를 하면서 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


다섯. 다시 돌아가자. 말이 씰데없이 길어졌네.^^; 내가 오늘 얘기하는 내용의 핵심은 이거야. 우리 '마포(魔砲)' 해영 행님의 '나, 죽지 않아!' 해영 흉아가 좃데를 떠난 이후, 도드라진 활약상을 보이건, 그렇지 않건, 나는 늘 마음이 아팠다. 흉아가 있을 곳은, 그곳이 아니었기에. 흉아 때문에 떠난 야구였기에, 좃데였기에. 특히나, 흉아가 지난해 LG에서 방출된다고 했을 때, 간곡히 다시 돌아오길 바랬어. 자이언츠 홈피(www.lottegiants.co.kr)의 게시판인 '갈마(갈매기마당)'는 흉아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는 문구들로 가득했지. 아, 역시나 흉아는 좃데팬들의 가슴 속에 살아있었던 게야.

 

그리고, 오매불망 바라던 복귀. 돌아온 탕아! 연봉 5000만원의 '헐값'에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흉아가 돌아왔을 때, 나는 그것으로 충분했어. 감격이었지. 다시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흉아를 봤을 때,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이거야'라는 조용히 읊조렸지.

 

그랬는데 말이야. 어제, 마침내 어제. 한화와의 개막 2차전. 스타팅 멤버더군. 아, 다시 그라운드에 선 흉아의 자태만으로도 감격스러운 마당이었지. 첫타석에 잘맞은 타구가 아웃돼서 아깝긴 했는데, 내 눈물 한 방울을 또르르 떨어뜨린 건, 4회 였어. 볼넷으로 나갔다가, 수근이의 2루타로 홈까지 쇄도하는데... 아, 헬맷까지 벗어던지고, 혼신의 힘으로 역주하는데, 나는 야구경기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일명, '라면머리(바람머리)' 흩날리면서 그 빠르지도 않은 발로 홈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 아, 그 광경에서 나는 우선 한방 먹었다구.

 

그러다, 클라이맥스이자, 하이라이트는 8회. 아, 안영명의 3구를 통타해 전설의 복귀를 알리는 축포를 때렸다구. 아, 까무러치겠더군. 지난 8년의 세월을 날려버리는 그 시원한 장면.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있는데, 결국 울음보를 터뜨린 건, 바로 로이스터 흉아의 액션이었어. 다소 덤덤한 모습으로 홈으로 돌아온 해영 흉아를 껴안는 로이스터 흉아. 아아아, 이래도 되는기가.ㅠ.ㅠ 자기 책임 하에 다시 유니폼을 입힌 해영 흉아를 안아주는 지도자. 2002 월드컵 때, 골을 넣은 지성이가 히딩크 감독과 포옹하는 그 장면과 완전 오버랩되더라. 이제, 과거의 전설로 봉인되고 말 해영 흉아를 다시 춤추게 만든 저 사람. 그래, 저런 지도자. 나는, 그 장면에서 오나전 넘어갔다구!!! 나, 완전 로이스터 흉아 팬이 됐다니까. 아, 완전 멋져. 완전 감동. ㅠ.ㅠ
☞ 로이스터 감독, "나는 마해영을 더 많이 응원했다"

 

그리고, 역시나 전설의 부활을 부추긴건 팬들.
☞ 마해영, 1년 여만에 아치 “부산 팬들에게 감사“

  

아,
사랑해 사랑해. 진짜진짜 사랑해.

 

그리하여,
< 다시 날아라! 마해영 >(김은식 기자)이, 건넨 말을 다시 꺼낸다.

진짜, 우리 흉아는 그랬다. 홈런 한방을 당신과 우리 모두를 모독하는 한심한 누군가의 가슴에 날려주었다.

피곤하고 짜증스런 나날이겠다만, 마해영이여. 당신에게는 아직 임무가 남았다. 당신과 이미 한 몸이 되어있는 수많은 팬들과 함께, 다시 솟구쳐라. 그래서 99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와 같이, 혹은 2002년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와 같이, 통쾌한 홈런 한 방을 당신과 우리 모두를 모독하는 한심한 누군가의 가슴에 날려주어라.'


이런, 가만보니, '무릎팍 도사'에서 써야 할 멘트같은데. ㅎㅎ
우리, 이참에 해영흉아를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도록 힘써보는 건 어떨까. ^.^;;

 

그래, 맞아. 이제 고백할게. 

아, 따바, 내는 '마빠'다. 이 맛이, 야구다. 내는, 부산갈매기다.


 

 

P.S. 형광아, 고생 윽빠이 마이 했다. 4월1일 은퇴식 가진 못하지만, 지켜볼게. ㅠ.ㅠ
☞  '롯데맨 주형광', 14년 지켜온 프로 마운드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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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와 함께 우리 모두 '해피투게더'~ | 구름의 저편 2008-03-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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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4월1일'의 또 다른 이름.
'만우절'을 밀어내고, 그날을 추모의 날로 만든 그의 위력.
벌써 5주기다. 발 없는 새를 떠나보낸 지 5년.
지천명이 채 되기 전에 떠난 그는, 여전히 아름답다. 박제된 모습 밖에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가슴 속에선 여전히 살아 있는 장국영.


그럼, 4월1일에 필요한 건 뭐?
그렇다. (장)국영 행님을 만나는 일.
국내 개봉 당시 환불소동까지 빚었던 저주받은 걸작, <아비정전>과,
동성애를 이유로 개봉 불가 판정을 받는 등 수난을 겪은 수작 <해피투게더>.
문득, 생각난다.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해피투게더>.
학교의 어떤 조직에서 그것을 구해 학내에서 야외상영을 했고,
그닥 좋지 않은 화질로 보게 됐지만, 감격하고 감동 먹었던 그때.
☞ 장국영 떠난 4월1일 수난작 해피투게더-아비정전 재개봉

 

5주기여서일까. '장국영 SPACE'까지 생겼다. 장국영의 삶과 흔적.
☞ '장국영 SPACE', 장국영을 추모하며 전시회 개최

 

이제야 본디 모습을 찾은 포스터의 모습이, 어찌 반갑다 아니하리오.
☞ '아비정전', 18년만에 바뀐 재개봉 포스터 '눈길'


역시나, 국영 행님을 그리워하는 물결. 우리 모두, 그를 'miss'하고 있다는 사실.
☞ 4월1일 홍콩서 장국영 추모콘서트

 

우리 (유)덕화 행님도 한 마디. "영원히 잊지 말아달라"
☞ 방한 류더화 "친구 장궈룽, 영원히 잊지 않았으면…"

 

덩달아, 신난(?) (왕)가위 감독. 국영 행님 추모작이 모두 가위 감독 작품이다. 최근에 신작,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와 재개봉한 <중경삼림>까지 감안하면, 가위 풍년.
☞ 왕가위, 4월의 감독


또 하나,
재개봉 하는 두 작품 모두, 우리의 (양)조위 행님께서도 함께 출연한다는 것.
조위 행님이 10년, 20년 전 뽀송뽀송하던 시절의 그 영화들.

 


국영이형과 다시 만나는 시간. 우리 모두 인사를...
극장에서 우리 스쳐 지나가면 살짝 눈인사를...
그리고, We Miss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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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여전히 꿈꾸고 있겠지... | 약속의 장소 2008-03-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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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형'이 있습니다. 나보다 더 일찍 세상에 나와서, 우리집에 둥지를 틀고 있죠. 형은 언제나 조용합니다. 누가 찾건, 그렇지 않건, 꼿꼿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그리고 늘 꿈을 꾸는 듯한 모습으로 먼 곳을 응시하기도 합니다. 어릴 적, 나는 형을 되게 따랐지요. 오죽하면 형의 이름을 따라 붙이기도 했을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형과 나는 멀어졌어요. 제가 훌쩍 커버리면서 형을 소홀하게 대했죠. 그래도 형은 묵묵히 나를 지켜봐 주고 있답니다. 오랜 시간 나의 부름을 받지 않았지만, 형은 이미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아요.

그래요. 형은 내 오랜 책장 속에 있어요. <<갈매기의 꿈>>이란 이름으로, 'Jonathan Livingston Seagull'이라는 이름으로. 형은, 나보다 생일이 빠르죠. 나보다 부모님과 일찍 만났는데, 아마 당신들도 제가 형을 그렇게 좋아할 줄은 예상 못했을 거에요. 또 그렇게 영향을 줄 것인지도.

 

사실, 전 '마린보이'였어요. 알죠?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하하, 그렇게 전 '왕자'였더랬어요.^^; 그렇게 바다를 옆에 낀 곳에서 자란 저로선, 형의 친구들을 자주 볼 수 있었죠. 형이 비상을 꿈꾼 곳도 바로 바다. 그들을 바라볼 때마다, 전 두리번 거렸어요. 무리를 벗어나 날고 있는, 단독자를 볼 때마다, 그것을 형이라고 생각했죠. 다른 갈매기가 먹이를 찾아 헤맬 때, 꿈꾸고 있지 않을까 싶었죠. 훠얼훨, 비상을 꿈꾸는 그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

 


제 영어이름이 'Jonathan'이에요. 바로 형의 이름에서 딴 거죠. 일찌감치, 어린 시절부터 쾅 정해놓았어요. 다른 이름을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어요. 어떤 사람들은 물어봐요. 그 이름, 혹시 그 이름 맞냐고. 말하지요. 당연하다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형이라고 말하죠.^^ 덩달아, 부산갈매기라 불리던 저는 그것을 꼭 형과 연관짓곤 했어요.  

 

형은 제게 자유와 자아실현, 비상의 의미를 넌지시 속삭여줬고, 꿈꾸는 자의 희열도 알려줬지요. 자유와 비상을 꿈꾸는 갈매기. 먹이를 구하기 위해 관습에 쩐 날개짓만을 행하는 갈매기와는 다른 존재목적을 품은. 이런 꿈도 이해받을 길 없는 갈매기 사회의 배척을 받고 추방당하는 단독자. 그러나 끊임없는 자기 수련과 성찰로 꿈과 이상을 놓지 않는 갈매기. 끝끝내 동료 갈매기까지 동반해 초월의 경지에 올라서는 갈매기.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을 슬쩍 누비다가,

내 오래된 책장에서 여전히 꿈꾸고 있는 형을 문득 꺼내봤어요.

형은 지금도 날고 있는 거죠? ^^

이전에 하지 못한 말이었지만, 지금 할게요.

형, 고마워요... ^.^

 

 

도서명 : 갈매기의 꿈
출간일 : 1973년 4월 5일(4판)
출판사 : 문예출판사
정  가 : 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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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을 믿지 마세요" | 시네마카페 2008-03-2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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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삼국지-용의 부활

이인항
한국, 중국 | 200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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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화. 좋아한다. <천장지구>이후, 그는 나의 '코피'영웅. 양조위의 존재감이 확 커지기 전까지 그는 내게 가장 멋진 '홍콩(중국)'배우였다. 그래도 여전히, 좋아 좋아. 더구나, 최근 <명장> <묵공> 등 이른바 '무협역사극'에서 그의 활약상은 빛을 발했다. 세월따위는 무색하게도. 그는 적어도 내게, '이뭐병(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여병추(여기 병신 하나 추가요)'로 등재될 일, 단호히 없닷! 그는 나에겐, 영원한 청춘 스타!!

 

홍금보. 내 어린 시절을 풍미한 뚱보 따거. 성룡 따거와 더불어, 금보 따거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스크린을 꽉 채웠더랬다. <오복성> <하일복성>(<칠복성>) <복성고조> <쾌찬차> <용적심> 등등. 그 도톰한 볼과 코믹한 표정을 어찌 잊으리오. 최근 난데 없는 '사망오보'로 뜨끔하게도 했지만, 그는 영원한 우리의 뚱보 따거. 그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손, 어찌 반갑지 아니하리오. 

 

매기 큐. 오~ 수지 큐~ 아닌 매기 큐~~ 나름 섹쉬. 길죽길죽한 팔다리와 카리스마를 가진 여전사. <다이하드 4.0>과 <미션 임파서블3> 등 앞날이 전도유망하리라 생각되는 배우. 다니엘 헤니의 친구이자, 최근 섹스 스캔들로 매장당한 진관희와도 썸씽이 있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퉁~ 치고. 여튼 멋진 여자.
 
거기에 결정적인 플러스.
조.자.룡. ≪삼국지≫에서 제일 좋아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조.자.룡. 무용, 충절을 갖춘 무장이라는, 간략설명은 차치하고라도, 그가 제일 좋았다. 이유는 모르겠고, 쨌든 조자룡 쵝오.

 


이 정도, 조합인데, 어찌 아니볼 수. 조자룡을 통해 보는, 조자룡이 주인공인, <삼국지>라니. 막막 끌려. 아울러, <삼국지 : 용의 부활>은,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였고, 세계 최초 개봉이란다.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막막 보고 싶었다. 기대는 만빵. 풍선은 두둥실.

 

그러나, 스크린이 열리기 전부터 삐리한 것이, 좀 불안하더니, 삐걱거렸다. 영화는 합중합작형태로, 한국 쪽 공동제작자는 태원엔터테인먼트. 시작 전 이 회사의 직원이 무대에 오르더니, 블라블라. 근데 어랏? 이거 웬 애국주의적 호소? 요지는, 심형래의 <디워>를 예로 들며, 홍콩(중국)배우들을 캐스팅한 '한국'영화라서, 많이 사랑해달란다. '우리(나라)영화'라는 그렇게 강조했다. 켁. 어이 없음. 영화가 자신없었던 것일까? 약간은 불편한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영화나 보자,며 달래면서 스크린에 훅~ 들어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나는, A, CB를 남발하고야 말았다.

 

(이후, 스포일러 쪼메 있음. 영화 보실 분은 이제 그만~~~)

 

한마디로, 내 감상평은 "기골은 장대하였으나, 허약체질 어린이, 같은 영화"

 

조자룡, 주인공 맞다. 그런데, 조자룡에 대한 진지한 탐구, 없다. 군대에 들어가, 최후를 맞이하는 순간까지를 그렸는데, 왠걸 그 점프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맥락없는 에피소드의 개입은 도대체 뭐하자는 플레이? 전체적인 이야기에 별 도움 안되는 그 짧은 러브러브 모드는 대체 왜 넣은게야.

 

또, 그가 위대한 장수인건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대체 왜 주인공이어야 하는지도 몰라. 주변 다른 이들의 찌질함은 왜 그리 오버해서 강조를 하시나. 그래도 내용은 조자룡의 위대한 최후(아마, 역사적 사실은 아닌)에 포커스를 맞추고자하는데 헐겁다. 그 최후에 후광을 입히기 위한, 조영(조조의 손녀, 매기 큐)과의 대결은 한마디로 맥 빠진 전쟁놀이 같다. 난데 없이 비장하고, 뜬금 없이 슬픔을 강요한다. 그 치열한 전장에서 조영이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은, 의도는 알겠으나 정말 황당 그 자체. 눈물만 흘린다고 비장미가 갖춰지는 줄 아는 큰 착각.

 


허술한 구성과 내러티브가 난무하는데도, 연출은 어떻게 된 일인지, 스타일에만 집중한다. 스펙터클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인지, 착각인지, 이야기와 합방하지 못한 기교만 난무할 뿐. 배우들도 덩달아 붕 뜨는 느낌이다. 괜히 배우들만 아깝다고나 할까. 쩝. 나름 최선을 다한 결과겠지만, 우리 영화라고 시작 전부터 운을 붕붕 띄운 것은, 결국 다 이유가 있었던 거지? 그런 거지?

 

좋고 훌륭한 영화들만 적어도 부족할 판에, 왜 이런 영화 감상기를 적냐고? 그러게 말이다. 에휴. 이토록 한숨 나오는 영화였지만, 아주 어설픈 반전에 가까운, '지금-여기'의 현실과도 맞물리는 어떤 기시감 때문에 영화는 가까스로 미욱하나마 존재의미를 회복했다.

 

춘향이를 억지로 수청을 들게 하여(억지춘향식으로) 말초해석한 것이지만,
이 영화는, 명백히 현실정치의 메타포다! 대통령을 명박이라고 부르는 '형님시대'에 대한 경고?

 

그러니까, 영화의 주제는,
"형님을 믿지 마세요~~~"

 

아마, 한국영화여서 그랬을 것이다. 중국의 고전을 빌어, 이 시대의 현실을 짚기 위한 노력이었겠지. 허허. 그러니까, 이 이상의 의미는 찾기 힘들었던 영화. 나의 배우들을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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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처음 발을 디디다... | 바람구두 이야기 2008-03-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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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운 좋게도, '패션쇼' 티켓이 생겼다. 오호~
'서울 패션 위크(Seoul Fashion Week) 가을/겨울(F/W) 08-09'의 첫 테이프를 끊은 '장광효 컬렉션'.
바로 직전, ≪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의 불미스런 표절사건으로 망신을 당했지만,
그래도, 쑈는 계속돼야 하는 법. 무조건, 고고씽~ 

 


 

작아서 잘 보이진 않지만, 미니 팜플렛 뒷면엔,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표기돼 있다.

 

이른바 '빠숑 드~자이너'인 친구가 있긴 하지만,
빠숑쇼는 나랑 별반 상관 없는 세계라고 생각했었다.
그렇잖아! 나 같은 장삼이사에게 패션쇼는, 그저 화보 이상은 아니지!
그 화려하고 비싼 옷의 향연이라니.
서민들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괜한 위화감이나 쌓고 말 일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나 모르겠다.
나는 그 세계를 보고 싶었다. 경험하고 싶었다.
마냥 화려하기만 한 줄 알았던, 런웨이에도 사람이,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았다.

 

'패션'은, 다른 세계가 아니었다.
바로 우리의 어떤 일상이다.
어떤 옷을 입고 걸칠 것인지,
어떻게 나를 표현할 것인지,
패션은 안드로메다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곳에도 전세계 수천수억만명의 종사자가 일을 하는 터전이며,
그들의 땀과 피가 우리의 살과 접촉한다.
 
그리고, 패션쇼.
그것은 의상을 매개로 하는 하나의 문화체험이다.
밖의 살랑이는 봄 바람을 차단하고,
가을과 겨울을 조망하는 이상한 경험.
굳이 패션이나 디자인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온전히 내 감각을 열고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에디 슬리먼도 그런 말을 남기지 않았던가.
"쇼의 화려함은 지극히 작고, 소소한 기억에서 시작된다."

 

이번 패션쇼를 다녀온 나의 단상이다.
당신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쑈를 즐겨라.^.^
또 다른 세계가 당신의 뉴런을 툭툭 건드릴 것이다.
세계는 우연찮은 계기로 넓어지고 깊어진다.




그리고,
'쑈'가 끝난 뒤,
나는 런웨이를 밟았다.
기분이 묘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모델의 한발.
나는, 그 순간만큼은 런웨이의 모델이었다.

 


미국판 <보그> 편집장을 지낸 다이애나 브뤼랜드는,
"디자이너란 사람들이 원하는지조차 몰랐던 재주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나는,
'패션'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라이프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그렇게 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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