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외로워도, 그걸 친구 삼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밤 9시의 커피
http://blog.yes24.com/jslyd012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밤9시의커피
세상엔 살펴보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나한텐 밤 9시의 커피가 그 중 하난거 같아. 이 어메이징한 커피, 밤 9시의 커피야! 난 이렇게 멋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1·2·3기 영화

6·7·8기 대중문화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9월 스타지수 : 별4,856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My Own Coffeestory
밤9시의 커피
그녀에 빠지다 그 커피
366 Diary
너 없이 산다
너 때문에 산다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시네마가 있는 풍경
바람구두 이야기
내 여친 소개받을텨?
나의 리뷰
북카페
시네마카페
카페 놀멘놀멘
사랑
자본주의
교육
나의 메모
한뼘 이야기
투덜이
태그
갈가요 노래가삶을지탱하고사랑을유지하다 걷는듯천천히 좋은사람이되고싶다는생각을갖게만드는커피를내리는사람이나였으면 KTX승무원들에대한빚 첫번째첫사랑이안겨준선물 낭만불가 쿠바커피연수보내주시오 쿠바협동조합연수도좋아 혁명보다뜨겁고천국보다낯선쿠바
2010 / 1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새로운 글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우연의 만남

2010-12 의 전체보기
'진짜'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을 부르는 20년의 기록 | 북카페 2010-12-29 13:55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292825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리뷰 쓰고 어려운 이웃에게 책 기부하자! 참여

[도서]홍천강변에서 주경야독 20년

최영준 저
한길사 | 2010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지난 여름, 쉽게 물러설 수 없다는 팔월의 고집이 남은 어느 날.
아마도 중국의 열하기행을 다녀온 직후였을 텐데,
최영준 선생님을 뵙고 싶다는 일념으로,
한길사를 따라 홍천으로 향했다.

최영준 선생님의 저서,
《홍천강변에서 주경야독 20년》때문이었다.
그건, 알량한 머리가 아닌 정직한 몸을 밀어서 쓴 글이었다.
책 곳곳에 묻어나는 땀냄새와 삶의 향기가 그것을 대변하고 있었다.

사랑방이 먼저 사람들을 반겼고,

문틈으로 녹색 셔츠를 입으신 선생님도 보이고,


정겹고 소박한 정원의 모습하며,

일기를 쓰고, 글을 쓰는 사랑방을 보는 순간, 내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핸드밀이었다.
아, 나도 이런 집의 핸드밀이 되고 싶다...


본가의 모습 일부다. 아궁이와 장작, 저들은 언제나 인간을 위해 몸을 사른다.
아궁이와 장작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집 바깥에는 더 없이 좋은 '시크릿 가든'이 있다. 물론 비밀 따윈 없다.
자연은 비밀을 간직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모를 뿐이고, 무심할 뿐이다.
최영준 선생님께서 시크릿 가든의 이모저모를 말씀해 주신다.


저렇게 성모상을 놔뒀더니, 다른 사람들이 저곳을 어찌하지 못하더라는 말씀.
책에도 그 얘기가 나온다.
막걸리와 맥주를 품은 천연냉장고도 있고, 연못은 푸르구나. 아, 좋다.

보랏빛은 언제나 내 마음을 뺏곤 한다.
잠시 마음을 뒀다. 넌, 여기서도 날 반겨주는구나...

옥수수를 삶기 위해 선생님께서 직접!
그 모습을 담으면서, 생각했다. 나도 저런 촌부가 되고 싶다.
그 어떤 따도남(따뜻한 도시 남자)도 범접할 수 없는 기품과 품격이 있지 않나?


사모님의 작업실이 있고, 장독대가 줄을 서 있다.
아, 예술이 함께 하는 공간이로다.


  8월의 정원에서 펼쳐지는 파티.
연간 몇 억원 이상을 처발라준 화폐들을 위한 VVIP파티,
국민세금을 동원, 고귀하신 지경부 공무원들과 대기업 직원간 이너서클 결성 맞선 파티,
따위의 천박함과는 아주 다른, 파티. 파티라면 이 정돈 돼야지~

뭣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의 하나.
최영준 선생님과 손정리 선생님이 함께 자리한 문패.
예술적 동맹이자 결합으로 함께 하는 두 사람.

책에도 나오는데, 낙담할 일이 있어도 서로를 다독이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며 서로 깊어지는 그 관계.
지나치게 부를 축적하는 데 집착하지 말며, 그들의 세계와 공간을 만들어가는 부부의 다짐이,
저 문패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
.
.
나는 그것을 아주 어설프게나마 글에 담았다.

아래에 있는 글이 그것이며,
최영준 선생님께서 계속 건강하시길,
그리하여 선생님 바람대로, '하루하루 진정한 촌사람으로 변해 가'시길.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짜'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을 부르는 20년의 기록
《홍천강변에서 주경야독 20년》을 읽고,

방송사의 일기예보는 말한다. 날이 맑아서,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라고. 물론, 다 생각해서 해주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듣자하니, 시소가 한쪽으로만 기울어 있다. 기상 캐스터의 예보는, ‘도시’ 사람들만 ‘시청자’로 삼는 듯하다. 농작물은 비가 오지 않아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마당일 수 있는데. 날이 맑아도 가슴에 애를 키워야하는 사람들에게 소외감을 안겨준다. 의도한 바는 아니겠으나, 야속하다.

그러니까, 정말 도시 사람들은 모른다. 여기 이 말에 맞장구를 쳤다. “건조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봄 가뭄이 극심하니 맑은 하늘을 보아도 즐겁지 않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가뭄의 괴로움도 모른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어야 하는 일이나 습한 대기가 짜증나고 질퍽한 도로를 다닐 때 바짓가랑이와 신이 젖어 끈적거리는 일도 귀찮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맑은 날을 축복하는 모양이다.”

《홍천강변에서 주경야독 20년》.
농부가 된 역사지리학자 최영준 교수의 농사일기다. 말하자면, 선비노릇을 하던 그가 ‘이농(離農)’ 아닌 ‘이도(離都)’에 나선 기록이다.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지금 나는 마음을 토닥토닥 다지고 있다.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갈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시티키드’로 태어나 자랐고, 아직 도시에서 생을 버티고 있지만, 나도 당장이나 조만간은 아니지만, ‘이도’를, ‘귀농’을 꿈꾸고 있다.

아스팔트나 시멘트가 아닌 땅을 밟고, 반딧불이로 밤을 밝히며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꿈. 텃밭에서 상추와 고추를 키우고, 고구마와 땅콩을 캐서 이웃과 나눠먹는 꿈. 농약과 제초제 없이 논과 밭에서 농작물을 자라게 하는 꿈. 이웃들과 자연 요리를 차려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는 꿈. 노동의 중간에 오두막에서 늘어지게 한 잠 자는 꿈. 논두렁을 텀벙거리며 맨발로 뛰는 꿈. 이슬 젖은 숲길을 산책하는 꿈. 내가 볶은 커피를 손님들과 함께 마시며 두런거리는 꿈. 고로, 땅의 남자가 되는 꿈. 허위나 허식이 아닌 ‘레알’ 삶을 사는 꿈.


농부가 되는 길


이 책, 일기체다. 생생하다. 1990년 4월부터 2009년 12월26일까지, 20년의 기록이다. 논골마을에서 쓴 일기가 바탕이다. 그런데, 훔쳐보는 느낌이 아니고, 함께 공유하고 싶은 순간이다. 논밭을 일구고, 축대를 쌓으며, 지붕을 수리하면서 함께 밥을 나눠먹고 싶은.


책을 읽는 내내, 종종 나는 책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버스에서 주로 책을 보며 종종 그랬다. 혼자 발그레 웃고, 눈을 훔치며, 차창 먼 곳을 바라봤다. 아, 좋다. 나도 이랬으면 좋겠다.


사실 그렇다. 도시가 점점 힘겨워진다. 자본이 구획한 경쟁구도. 공존과 공생보다는 공멸에 다다르는 구조. 너는 누구편인지 묻고, 편을 갈라야 직성이 풀리는 체제. 아이들을 사탄의 시스템으로 몰아넣는 어른들. 다이내믹? 개뿔! 살수록 힘들어지고 새까맣게 변하는 마음.


최영준 농부의 시작도 그랬다. “어느 때이건 교수직을 지키는 의미가 약해지는 날 망설임 없이 떠나려고 시작한 일이 이 농사짓기이다.” 아, 그렇구나. 내 미망이 희석되고, 꼭 해야 할 일을 매듭짓는 날 망설임 없이 떠나려면, 나도 준비를 해야 하겠구나. 뭣보다, 그는 어줍지 않은 지적 허영심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니까, 진짜 선비요, 제대로 된 농부의 마음이 아닐까. 감히 나는 그렇게 보았다.


“농사는 결코 선비가 해선 안 될 일은 아니다. 전에 어떤 사람에게서 학자가 연구하지 않고 어찌 땅이나 파는 천한 일을 하느냐는 핀잔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농사일이야말로 가장 좋은 수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농사라는 노동, 농사라는 예술


농사는 물론, 고된 일이다. 농부의 손자였던 나는, 할아버지, 큰아버지를 통해 듣고 품고 있었다. 뭣보다 억울하고 부당했던 건, 농사일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다. 겉으로는 농사가 중요하답시고, 실은 무시하고 경멸한다. 자신들이 먹는 건, 돈만 주면 ‘그냥’ 나오는 줄 안다.


동네의 한 졸부는 작업복 차림으로 나서는 농부 최영준 부부를 보고 “또 노동하러 가는구먼!”하고 비웃었단다. 내가 아는 노동은, 그 자체만으로는 신성하다. 최영준 농부도 이를 확인해준다. 노동 하는 동안 미움과 욕망과 고뇌를 잊을 수 있고, 무아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부모는 자식에게 일하는 습관을 가르치고, 땀 흘려 일하면서 심신을 단련하기를 권한다.


특히 미처 몰랐던 농사의 새로운 면모를 알려준다. 눈이 번쩍 뜨이는 순간이다. 농사가 고된 ‘노동’이라고만 알고 있는 무지한 자들을 위해 그는 말한다. 농사는 창작이자, 예술이라고. 잘 정리된 이랑과 고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라고.


아하, 맞아! 탐스러운 농작물이 일렁거리는 논밭을 보고 사람들은 감탄한다. 감탄이 예술의 전제조건이라면, 농사는 예술, 맞다. 더구나, 농사는 하늘이 내려준 일이다. 자연이 일구는 활동이다. 우리는 자연 앞에 늘 감탄하지 않나. 비, 바람, 햇빛, 안개 그리고 다른 생물들이 함께 합작하는 예술품.


최영준 농부는 적극적이다. 대부분 사람은 모르는 것에 덤비려면 불안해한다. 피하려 한다. 하지만 알면 두려움이 줄어든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그는 극복하면서 창작을 하고 예술을 한다. 시간을 견뎌낸 것이 예술이라면, 나는 그의 20년에도 예술이라는 말을 붙여주고 싶다. 책을 보며 응원했다. 조금씩 틀을 갖춰가는 농사가 쉽게 으스러지지 않기를. 아무렴, 예술은 점점 더 빛을 발했다. 자체발광. 물론, 농사는 로망도 낭만도 아닌 철저한 현실이다.


새로운 삶에 대한 성찰


책은 말하고 있었다. ‘진짜’ 선비와 농부는 다르지 않구나. 그의 농촌행은 자본주의 도시문명을 혐오한 단순한 현실도피가 아니었다. 다른 삶 혹은 새로운 삶에 대한 성찰이자, 실천이다. 교수에서 농부가 되는 과정에서도 알 수 있다.


현실적 감각은 떨어진 채 학문에 매달리던 ‘샌님’은 확연히 달라졌다. 토양이 젖었을 때 파종하면 씨앗이 썩어 발아율이 떨어짐을 알게 된다. 퇴비가 썩는 냄새가 구수하다고 느낀다. 삽날에 잘려 반 토막이 난 고구마에서 삐져나오는 진액이 마치 피 같아서 마음이 쓰리다. 황사 날리는 봄날,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파종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밭에 나간다.


내가 아는 농부는 그렇다. 누구보다 땅의 힘을 믿고, 바람, 해, 비, 별 등 자연이라는 큰 선생의 뜻을 받들고 합일점을 찾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연의 위대함을 잘 알고, 사람이 가진 결함과 연약함을 잘 안다. 관념적이라고? 맞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통해 지원군을 얻었다. “사실이 아닌 것은 한 줄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으로 시작된 일기를 통해, 한 샌님 교수가 변화된 ‘좋은 예’를 만났다.


뭣이든,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쉽게 일할 수 있는 ‘제초제’를 마다했고, ‘농약’을 거부했다. 처음 논골에 왔을 때, 전 주인이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한 탓에 땅심이 없었다. 토양은 딱딱했고 지렁이도, 미생물도 언감생심. 그는 퇴비의 효과를 확인하면서 여성의 화장품 사용도 이해를 한다. 올바른 영양공급은 단기간 효력을 나타내는 화학비료가 아니라 효과가 더딘 유기질비료라는 것을 알아챈다.


그건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들은 위장전입을 해서 일찍 토지 등기를 마쳤다지만, 그에게 그런 것은 없다. 합법적인 절차를 밟겠다고 5년 이상의 세월을 보낸다. 시간을 견뎌내면서 열매는 맺는다.


진짜 삶을 살게 하는 ‘관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자본이 오가는 사고파는 관계가 아닌, 물건만 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나도 생산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도시적 삶이 힘들고 팍팍해서가 아니고, ‘레알’ 삶을 살고 싶다는 꿈틀거림.


아마, 거기엔 이 책의 문학적 태도도 일조할 것이다. 단순 일기가 아니다. 일기 문학이다. 담백한 글쓰기임에도, 감탄을 때론 자아낸다. 가령, 이런 문장이다.


“하루 이틀 사이에 우리 집 주변의 식물들이 꽃잔치를 벌일 판이다. 꽃의 개화에 뒤질세라 연못 속에서는 화려한 비단잉어들이 율동을 펼치는데, 참 볼 만하다. 지난주까지 깊은 물속에 숨어 있던 놈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 수면 위로 뛰어오르며 화려한 비늘을 번쩍인다.”


캬~ 농촌생활, 멋들어지구나, 하는 환상을 심어줄만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삶과 문명을 성찰하고 탐구하는 태도야말로, 더욱 문학적이다. 주변사람과 맺는 관계도 문학적 질서와 구성을 따르는 듯하다. 그러면서 나와 내 주변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든다. 내가 맺어야 할 것은, ‘인맥’이라는 이름의 출세(이권)지향적 관계가 아닌, ‘살림’의 관계로구나. 죽음이 아닌 살림.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자연이나 다른 생물과 함께 맺는 관계. 아, 그렇지. 나는 우주의 일원이자, 지구의 작은 점이지. 그렇게 확인하고 마음에 박는 계기가 된다.


솔직히 말해, 책에서 가장 부러웠던 건, 세간의 ‘결혼적령기’를 넘어, 아직 결혼하지 않은(못한?) 아저씨로서, 저자와 뜻을 함께 하는 아내. 같은 가치를 품은 동맹이자 연대의 파트너. 제초제, 농약 사용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는 아내에게 타박을 받는 건, 얼마나 복인가. 낙담할 일이 있어도 서로를 다독이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며 자신들의 세계와 공간을 만들어가고, 깊어지는 관계라니. 부럽다.


“오늘 아내와 나는 앞으로는 남과 다투지 말고 지나치게 부를 축적하는 데 집착하지 말자고 했다. 또 내가 가진 것은 현명하게 지키고 부당하게 내 것을 빼앗으려는 자에게는 단호하게 지키되, 도움을 구하는 선한 이들에게는 망설임 없이 주자고 다짐하였다.”


그런 관계망 속에서 땅심 없던 논밭은 무공해 유기농 옥토로 바뀌고, 지인, 제자, 친구는 물론 독자들의 세계까지도 넓어진다. 농부학자. 농부로서, 농경인으로서, “하루하루 진정한 촌사람으로 변해 갈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에게서 나는 내 꿈에 용기를 한 뼘 보탠다.


나도 차곡차곡 쌓는다면 언젠가, “이래 사는 내가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할 날이 오리라. 돈을 향한 탐심과 속 좁은 야망과 출세를 향한 학습된 이기심을 털어내고, 미친 속도와 경쟁의 폭주기관차에서 살짝 뛰어내려도 잘 먹고 잘살 수 있음을 나는 확인한다. 그는 뭣보다 거목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들은 하나의 거목과 같은 위인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성장하여 기둥․서까래․널판자로 쓰일 보통의 인간입니다.”


나도 잉여가 아닌, 인재가 될 수 있구나. 그래, 다행이다. 아, 나도 그날이 오면, ‘농사일기’를 써야겠다.

[파주 독후감대회 응모작]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6)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마음으로 스며들게 하는 겨울의 선율, 윈터플레이 | 카페 놀멘놀멘 2010-12-29 09:44
http://blog.yes24.com/document/292760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리뷰 쓰고 어려운 이웃에게 책 기부하자! 참여

[CD]윈터플레이 (Winterplay) - Touche Mon Amour


뮤직앤뉴 | 2010년 09월

음악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윈터플레이, 플럭서스의 멤버다.
플럭서스, 그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간다고나 할까.
뮤직레이블이자 기획사지만, SM, JYP 따위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자 이름.

알겠지만,
본디 그 이름(플럭서스)은,
1960~1970년대 독일, 미국(뉴욕) 등에서 펼쳐진 국제적인 전위예술운동이다.

아마 거기서 비롯된 이름인 듯한데,
과거 플럭서스는 예술가 개개인이 느슨한 연대를 이룬 자유로운 집단(적 형태)이기도 했다. 아마, 여기의 플럭서스도 그것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음악적 연대를 모토로 삼는 듯하다.

플럭서스에는 박기영도 있고, 클래지콰이도 있으며, 뭣보다 미친 존재감, 이승열이 있다. 윈터플레이도 거기에 더한 이름이다.
버블, 버블~♪ 밖에 몰랐는데, 인터뷰 전후로 노래를 많이 접했다. '재즈돌'이라고 이름 붙여줬다. 기분 나빠하진 않는 것 같다.
 
방송에서도 간간이 볼 수 있는데,
내가 가장 좋아라~하는 그들의 곡은, '세월이 가면'이다.
(이)승환형부터 마야, (조)성모, 거미, (김)장훈 등에 이어,
최근에 슈스케의 (박)보람 양까지 이 노랠 리메이크해서 불렀는데,
재즈적 선율과 어울린 윈터플레이의 '세월이 가면'이 가장 좋다. 물론 원곡은 빼고.
김주혁도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이 노랠, 불렀었지.

플럭서스 멤버들의 콘서트가 지금 한창이다.
(이)승열이형 콘서트, 참 가고 싶었는데, 아쉽다.
윈터플레이도 어제, 오늘 콘서트를 한다. 콘서트, 잘 되길 바란다.
뭐 이미 매진됐다지만. ;;
 
지난 시월, 재즈가 깊숙하게 파고들기 딱 좋은 계절, 윈터플레이를 만난 기록.
오텀(Autumn)플레이였다고나 할까, 폴(Fall)플레이였다고나 할까.

아마도 둘 다였을 것이다.
2집을 내고 음악적 추수를 막 시작할 즈음, Autumn Play를 하면서,
계절이 그렇게 떨어지는(fall) 시즌을 관통하고 있었으니.
지금은 그렇게 눈 내리는 하얀 계절, Winter Play는 계속 된다.  

 

바야흐로, 찬바람이 부는 계절. 몸을 적시던 땀방울은, 이제 마음으로 스며든다. 몸 바깥보다 몸 안이 더 따뜻한 즈음이다. 그럴 때, 음악의 선율과 리듬도 바뀐다. 공기도, 기온도, 하늘도 달라진 마당에, 당연한 것이다. 서늘한 바람 한 자락에도 무너지고야 마는 마음 한켠을 붙들기 위한 음악이 필요하다. 물론, 커피 한 잔도 곁들여서!

그렇다. 커피 만드는 사람인 내게, 재즈는 계절 필수품이다. 가을과 겨울, 두 계절에 특히나 어울리는 선율 아닌가. 진하게 추출한 동티모르 카부라키마운틴의 향을 맡으며 재즈선율에 몸을 맡길라치면, 나는 201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부럽지 않다. 음악에 있어 한없이 유려한 취향을 가진 ‘이지리스너’의 곡 선택이 까다로울 이유도 없다. 그저 몸과 마음을 맡길 수 있으면 된다. 커피 한 잔과 어울리면 된다.


그래서 선택했다. 윈터플레이. 올해, 재즈로 물든 그 좋은 ‘자라섬’을 가지 못한 아쉬움을 털고 플레이 버튼을 누른 팝재즈 밴드. 귀에 착착 감긴다. 선율은 몸을 타고 어깨를 들썩이게 하더니, 마음까지 스며든다. 보컬의 매력적인 음색과 악기들이 서로 삼투압하고 연대한다. 유후~ 몇몇 리메이크한, 재지한 팝과 대중가요도 친근하고 새롭다.


바로, 이주한(트럼펫, 프로듀서), 소은규(콘트라베이스), 최우준(기타), 혜원(보컬)이다. 윈터플레이의 2집 앨범, <투셰모나모>다. 뭐 행여나 ‘듣보잡’이라고 여겨진다면, 모 전자회사의 세탁기 CF에서 한가인과 함께 도드라진 버블에 깔렸던 음악 「Happy Bubble」을 떠올리면 된다. ‘버블 버블♪’ 하면서 귀에 착착 감겼던 그 음악을 불렀던 재즈 밴드다.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을 알 턱이 없었던 소년은,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을 멋도 모르고 좋아했던 소년은, 이제는 그 마음을, 노래의 의미를 안다. ‘세월이 가면’ 알게 되는 무엇. ‘세월이 가면’ 다른 사람도 이 노래를 부른다.


귀에 띄는 목소리의 주인공, 혜원도 이 노래, 불렀다. 코난 도일의 『바스커빌가의 개(The hound of the Basketvilles)』에 나오는 오래된 호텔을 개조한 셜록 홈즈 바에서 커피 한 잔 후 쇼케이스 리허설을 하는 영상은 압권이다. 비 내리는 가을날의 아침, 커피 한 잔에 곁들여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면, 나는 아마 터진 가슴에서 눈으로 삐져나온 물질을 만날 것이다.


어쩌면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윈터플레이. 지난 11일, 실력파 뮤지션들의 집합소, 플럭서스의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주한, 소은규, 최우준, 혜원이었다. ‘Play’버튼을 눌렀다. ‘Stop’이나 ‘Pause’, ‘Rewind’는 없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나도 눈 내리는 날을 기다리게 됐다. 이유는 찬찬히 읽어보면 알 테고.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 당신이 자주 가는 곳, 당신이 읽고 있는 책이 당신을 말해준다지. 거기에 하나 덧붙이겠다. 음악. 당신이 듣고 있는 음악도, 당신을 살짝 드러낸다. 그리하여, 권하겠다. 당신의 가을과 겨울을 잘 보내기 위한, 뭣보다 당신의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 윈터플레이의 음악의 ‘Play’버튼을 눌러보는 건 어떻겠나.



재즈돌, 아이돌을 누르다!

이변’이라고도 하고, ‘깜놀’이라고도 하더라. (웃음) 「투셰모나모」가 각 아이돌의 노래를 제치고 각종 차트를 싹쓸이하고 있다.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나. (웃음)
(최우준, 이하 준) 당연하지. (웃음) 우선 팀이 열심히 하기도 했지만, 다른 분들의 도움이 컸다. 음악을 만들면 이것을 알려주고 현장을 뛰는 분들이 필요한데, 그런 분들 덕분이기도 하다. 또 요즘 아이돌 음악 외에 다른 음악을 찾는 분들이 다른 분야의 음악이 나오니까 평소 때보다 더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주한, 이하 한) 3년 동안 활동하면서 대중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어와 한국어를 섞는 등의 노하우가 쌓였고, 1집에서 「집시걸」 등이 사랑을 받았는데, 이런 음악을 해도 괜찮구나 하는 자유를 얻은 것 같다. 이번 앨범은 그렇게 편하게 작곡하고 각자 역할을 하면서 만들었다. 듣는 사람들이나 방송국 PD․작가들이 관심을 가져줬다. 많은 사람들이 도와준 덕분이다.


지난달 말, <두시탈출 컬투쇼> 출연 직후, 검색어 1위에도 올랐다. ‘재즈돌’이라 불러도 괜찮을 것 같다.


(이구동성으로) 아니다. 1위 아니었다. 아주 잠깐 1위를 하긴 했지만, 1위는 배추인가, 김치였다. (웃음) 배추에 밀렸다. 잠시 1위를 한 것도, 혜원 씨의 미모가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쟤 누구냐 싶어서.


간단하게 멤버 소개 좀 해 달라. 서로 옆 사람에 대해 소개하면 좋겠다.


(최우준에 대해 이주한이) 기타를 치는 최우준이다. 별명은 사자. 기타 및 보컬리스트를 하면서 행사에서 돈을 벌게 해준다. 무슨 말이냐면, 1인3역을 해서 돈이 덜 나가게 한다. (웃음) 뭣보다 우리 팀이 밥 먹는데 있어서, 지도자다. 의식주의 리더다. 메뉴도 정하고. 팀의 밸런스도 맡고 있다.

(이주한에 대해 최우준이) (팀에서) 나이가 가장 많고 프로듀서도 하고 작사․작곡, 리더, 트럼펫을 자주 불고 팀을 만든 큰 형님이다.


(소은규에 대해 혜원이) 팀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사람이다. (웃음) 팀원들도 취미가 뭔지 모르고, 집에서 뭘 하는지도 모른다. (웃음) 자신만의 세계를 가졌고, 팀에서 베이스를 친다.


(혜원에 대해 소은규가) 말이 필요 없는, 팀의 얼굴이자 막내다. 그런데 어떨 때 보면, (나이보다) 훨씬 더 성숙해 보일 때도 있다. 오랜 시간 봐 왔는데, 노래 잘하고 훌륭하다.


1집보다 이번 2집 앨범 <투 셰모 나모>는 좀 더 대중적인 것 같다. 라틴, 재즈, 팝을 뒤섞어 라운지 음악 같은 느낌도 준다. 뮤지션으로서 이번 앨범에 대해 말해준다면.


(혜원) 이번 2집은 준비기간이 길었다. 원래 2월에 발매하려 했는데, 사운드 규모 등이 커지고, 콘셉트를 못 잡은 것도 있고,(웃음) 이래저래 되짚어보는 시기를 거쳤다. 그러니까 처음엔 팀을 만들고, 음악을 하고, 재밌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뒤를 돌아보면서 우리의 색깔이 뭘까, 에 집중했다. 1집 <Choco Snowball> 팬들이 우리를 왜 사랑했을까를 고민하면서, <Hot Summerplay>에 비해 어쿠스틱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무엇보다 1집보다 더 노력하고 발전한 팀이라는 모습을 보여 주고자 했다.


1집도 꽤나 성공적이었다. 「Happy bubble」과 「집시 걸」 등이 대중에게 많이 먹혔는데, 1집 음악에서 어떤 면에서 비슷하고 다르게 가려고 했나.


(한) 1집 사운드보다 더 경험을 쌓으려고 했다. 1집은 녹음을 3~4주가량 했다. 신선한 감은 있는데,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그런 걸 공연하면서 알게 되고, 한계도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사운드가 훨씬 더 풍성하다. 발전한 모습이라면, 1집에선 한국어 가사를 많이 넣지 않았는데, 2집은 많아졌다. 한국말을 잘못 집어넣으면 (음악의) ‘필’이 안 살 수 있는데, 그런 노하우를 터득하는데 2년 반이 걸렸다.


몇 가지 곡 스타일도 추가됐다. 70~80년대 사운드를 넣기도 하고, 팝적인 그러면서도 어쿠스틱한 느낌도 있고. 혜원의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음악이나 최우진의 작사․작곡 실력도 볼 수 있다. 이번 앨범 중 세 곡은 일본에서 발표한 곡인데, 믹싱을 만져서 조금 더 좋은 소리를 냈다. 음반에 애정이 많이 들어가 있다. 6개월 정도 늦춰졌지만, 다 이유가 있었다. 신경도 많이 썼다. 진짜로 아티스트가 할 수 있는 작업을 다 했다. (웃음)


재즈와 팝이 만나는 곳, 윈터플레이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노라 존스(Norah Jones)의 「Don't know why」, 카펜터스의 「I need to be in love」, 스팅의 「Moon over bourbon street」 등 20대 중후반~40대 이상 세대의 추억의 멜로디를 소환했다. 어떻게 선곡됐고, 어떻게 해석하고 싶었나.


(준) 재즈 뮤지션이라, 리메이크를 좋아한다. 재밌게 연주하고 부를 수도 있거든. 이번에는 팝 음악에서도 그런 걸 찾았다. 작업을 할 때, 선곡된 경우도 있다. 연습하다가 한 명이 흥얼거리면서 시작하면 베이스가 들어오고 노래도 들어오고 그런 경우.


물론 모든 곡이 그렇진 않다. 「세월이 가면」은 명필름에서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면서 윈터플레이가 해주면 어떻겠냐고 해서 하게 됐다. 이 곡을 작업할 때가 6월로 더웠다. 이게 좋은 건지, 어쩐지 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우리도 들어보니 좋더라. (웃음) 음악이 계절을 타는 것 같기도 하고.


(한) 우리가 연주했을 때 멋있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Like a virgin’처럼 안 실린 것도 있다. 공연용으론 괜찮은데, 앨범에 싣기엔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선곡이 편하게 이뤄질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일단 좋아하는 곡을 부를 수 있어서 좋다. 그 맛에 음악도 하는 거지. 


(준) 은근 팬들도 기대하는 것 같다. 다음 리메이크는 어떤 곡이 될까 싶어서. 홈페이지(www.winterplay.net)에 다음 곡은 이거 해 주세요, 의뢰도 한다. (웃음)


(소은규, 이하 은) 리메이크도 평범하진 않고 우리식으로 해야 했다. 듣는 사람들에게 이렇게도 하는구나, 싶은 생각도 들게 해야 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도 있었고. 일단 좋아하는 곡들이 우선이었다. 또한 나름대로 우리 색깔을 살릴 수 있는. 가장 평범한(?) 리메이크가 「Don't know why」였다. 원곡이 워낙 대단해서 리메이크를 하기도 부담도 됐지.


타이틀곡 「투셰모나모」는 라틴 기타와 콘트라베이스의 협연과 보컬이 어우러지면서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신명이 있다. 그런데 제목이 프랑스어로 “너는 내 사랑을 건드렸다”는 뜻이라 하고 가사도 헤어짐을 다룬다. 묘한 아이러니를 불러일으키는데, 어떻게 나왔나.


(준) 편곡을 4~5번 했다. 가사도 몇 번이나 바꿨고. 처음엔 지금의 스타일도 아니고, 「집시걸」2 스타일이었다고나 할까. 펑키하게 들어갔다가 바뀌기도 하고, 영어와 한국어로 했다가, 결국 정리가 안 돼서 나온 게 지금의 3개 국어다. (웃음) 제목은 마지막에 정해졌다.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갑자기 생각한 단어였다.


(한) 후렴구 전에 리듬이 있는데, 해결이 안 되는 거라. 영어로 해도 답이 안 나오고 생각하다가 고등학교 때 배운 불어가 생각났다. 많이 들어본 ‘투셰’(Touche)에, ‘모 나모’(Mon Amour)를 붙이면 말이 될까 해서 프랑스 사진작가에게도 물어봤다. 가사와 조화가 되냐 안 되냐를 물어보니, 된다고 해서 바로 다음날 녹음했다. (웃음)


「투셰모나모」를 비롯해 「Your eyes」, 「June ballad」, 「Those darn feelings」등을 듣자면 팝적인 요소도 강해지고 귀에 잘 감긴다. 대중을 고려한 것인가. 아니면 2집 앨범의 콘셉트를 잡는 과정에서?


(한) 1집 음악들도, 우리는 멜로디도 쉽고 곡도 짧아서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소 즐겨듣는 음악과는 좀 달라도, 그래서 재즈가 아닌가. 3년 동안 팀을 하고 「Happy Bubble」 등을 하면서 아이디어가 생겼다. 이런 것들이 참고가 된다. 머리에 있으니까. 멜로디를 쓰다보면 곡이 나온다. 대중 어필을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재즈밴드의 정체성에서 동떨어지지 않는다. 재지하고 때론 흥겹다. 윈터플레이가 추구하는 재즈는 듣기 편하고 들어서 좋은 재즈로 알고 있다. 그것이 결성목표였다고도 알고 있고. 그런데, 말처럼 그렇게 만들고 연주하고 노래 부르기가 쉽진 않을 것 같다.


(준) 프로듀서의 힘이 크다. (웃음) 잔소리도 하고, 우리는 애드리브도 없다. 재즈 뮤지션은 뭔가 더 보여주거나 비는 것을 채워야 할 것 같은데, 음악을 들어보면 객관적으로 맞구나 싶다. 나는 기타 소리만 듣지만, 대중의 귀는 물론 더 편하고 좋게 들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프로듀서의 힘이다.


(한) 대중음악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물론 좋은 반응을 얻어서 좋다. 윈터플레이 아닌 다른 팀들도 대중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곡을 통해, 리스너들이 대중음악이라고 두 번 생각 안하고,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우리도 멜로딕하고 파퓰러하게 음악을 만들고 그런 무대에서 공연하고 싶다.


이번 앨범에서 멤버마다 가장 좋아하고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이유와 함께.


(은) 「눈 내리던 어느 날」. 기타(최우준)와 보컬(혜원)이 함께 녹음한 곡인데, 정말 재지(jazzy)하다. 무엇보다 이 노래, 공연에서 부르면, 난 쉴 수 있다. (웃음) 세 테이크로 녹음했는데, 신선하고 참 좋다.


(혜원) 나도 「눈 내리던 어느 날」이 좋은 한편으로 첫 번째 트랙인 「Songs of Colored Love」도 좋다. 일본에서 발표했던 곡을 리메이크했다. 지금까지 불러온 것과 다른 스타일의 곡이었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한 번 불러서 내 노래다 싶은 것도 있고, 부를수록 익숙해지는 곡이 있는데, 이건 후자다. 녹음과정에서도 힘들었고, 라이브도 쉽지 않다. 편곡도 여러 번하고 일본말로도 불렀다. 다른 곡도 고생했지만, 이 곡은 녹음도 여러 번 했고, 아직도 긴장하는 곡이다.


(이) 13번 트랙, 「Blue Without You」. 혜원의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 왜 좋아하냐면, 1집에서도 「Winter Blues」가 있었고, 「Summer Blues」에 이은 블루스 시리즈인데, 성공적이다. 최우준도 많이 발전했고. (웃음) 둘의 조합이 좋다.


(최) 「눈 내리던 어떤 날」이다. 사연이 있는 곡인데, 아직 제대로 맛을 못 봤다. 무슨 말이냐면, 진짜 눈 내릴 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다. 여름 비 내리는 날에 눈 내리는 것을 상상하면서 만든 곡이다.


생계형 재즈밴드는 어떻게 세계로 진출했나!


처음에는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려고 모여서 일이 없던 세션끼리 뭉친 것에서 시작됐다고? 생계형 밴드에서 출발해서 3년 동안 잘 유지되는 걸 보면 멤버들이 꽤 친한 것 같다.



(한) 일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고,(웃음) 크게 있진 않았다. 멤버를 구할 때, 3주 동안 본인 일이 있으면서, (팀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었다. 당시 내가 제일 일이 없었지. (웃음)

그렇게 비교적 일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음반을 내자고 한 거지. 저녁에 주로 녹음을 해서 새벽에 끝났다. 크리스마스 앨범은 포기했는데, 마침 좋은 사운드가 나와서 한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자고 합의가 됐다. 그렇게 녹음하다가 돈이 떨어졌다. 이 회사(플럭서스) 대표와 친구여서 믹싱하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했더니, 그냥 믹싱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다음날에 대표한테 전화가 와서 계약하자고 하더라. (웃음)


처음엔 회사와 계약하면서 뭘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멤버들을 프로젝트 식으로 만나서 두 달 만에 팀이 이뤄졌고, 3년 동안 알고 밥도 같이 먹고 그러면서 팀이 됐다.  재밌게 결성된 거지.


(혜원) 처음부터 우리가 같은 뜻을 가지고 모였지만, 그게 연주에서 나왔던 건 아니었다. 활동하고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진짜 이제는 마음으로 통하게 된 것 같다. 이제는 확실한 팀이고 가족 같다. (웃음)


(한) 서로 건드리지 않아야 할 것도 이젠 안다. 이 사람, 언제 건드리면 안 되고 언제 잘 해줘야 하고, 이런 재미를 느끼고 있다.


(은) 음악적으로도 재즈와 팝을 하자고 모였는데, 단순 프로젝트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음악적으로도 동력이 이어지면서 더 큰 반응이 오는 것 같다.


출발점은 다 달랐다고 들었다. 락으로 시작하거나 아이돌을 준비하기도 하고.


(준) 락커도 있지만, 공통분모는 재즈다. 재즈 바닥에서 만났으니까. 기타리스트 대부분이 그렇듯, 나도 처음에는 메탈을 하다가 재즈로 들어왔다. 이주한 씨는 미국에 오래 살면서 취미로 트럼펫을 불었는데, 한국에 오면 나도 부를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더라. 그때 당시 트럼펫을 부는 사람이 한국에 별로 없었거든. (웃음)

(한) 혜성과 같이 등장했는데, 내가 학생 때 재즈계 스타였다. 그러다 솔로 앨범도 냈는데, 잘 안 됐겠죠? (웃음) 솔로를 해선 팀 사운드를 할 수 없구나, 느껴서 ‘이주한과 소울 볼륨’이라는 팀을 만들고, 우리 음악의 전신인 ‘누보송’이라는 프로젝트도 있었다. 그러면서 노하우를 얻고 팀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윈터 플레이가 결성된 거다. 그런 노우하가 윈터플레이를 이끄는 것 같다.


오래 해오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팀 경험도 중요하지만 맞춰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힘이 합쳐지고 의견이 비슷해지는 시점이 지금인 것 같다. 3년 뒤에는 더 발전된 모습이지 않을까!


(준) 혜원 씨는 과거 전국구 아이돌이었던 ‘악동클럽’의 멤버였다. 지금도 악동클럽이 우리보다 더 유명하다. (웃음) 그런데 악동클럽이 잘 안 돼서, 재즈 학교에 들어갔는데, 재즈 맛을 알게 된 거다. 그렇게 재즈 세계에 있다가 우릴 만난 거고. 혜원 씨가 학생 때 같이 연주를 해 봤는데, 연륜을 가진 사람이 부르는 느낌을 받았다. 경험이 있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어리더라. (웃음) 재능이 있다. 영어 발음도 좋고. 우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보기 드문 미모의 재즈 가수다.


(한) 나는 클래식부터 전공했다. 은규 씨와 나는 오래된 관계다. 많은 부분을 함께 했다. 물론 다 실패했지만. (웃음) 그래서 감사한다. 나하고 은규는 듀오로 단독 공연도 해 봤다. 1시간20분 동안 하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지만. (웃음) 윈터플레이를 추진하면서, 은규에게 하자고 하면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은규도 ‘한철만 하면 되겠네’ 싶어서 했을 것이다. 베이스도 꽤 잘 연주하고 새로운 것을 해보는 마음이 있다.


윈터플레이. 처음 만나서 첫 앨범이 나온 시점도 그렇고, 지금도 겨울을 겨냥한 앨범이 아닐까 싶은데, 그 이름은 어떻게 나온 건가.


(혜원) 프로젝트로 크리스마스를 생각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모였는데, 이름이 있어야 하잖나. 네 명을 다 잘 아는 친구가, 겨울에 모였으니 ‘윈터’고, 플레이(연주)를 하니까, ‘윈터 플레이’가 어떠냐고 했다. 괜찮은 것 같았는데, 앨범 사진을 찍을 때까지 이름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쉽게 외울 수도 있고, 이름이 좋아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사실, 인터뷰 등을 하면서 겨울에만 활동해야 하지 않느냐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어느 계절에나 붙여도 좋은 것 같다.


(한) 처음에 기자들이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윈터플레이니까, 겨울에만 활동해야 하지 않아요?” 우리도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웃음)


신선한 음악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하던데, 윈터플레이에게 신선한 음악이란?


(한) 우리한테 신선한 게 중요하다. 아티스트로서 우리도 다른 음악을 듣고 예술을 접하고 책을 읽는 등 삶을 살고 즐기면서 느끼는 게 있다. 그러니 트렌드가 중요하다. 노래의 리듬이나 멜로디도 신선했으면 좋겠지만, 요즘 스타일을 캐치할 수 있는 트렌드에도 신경을 쓴다. 우리도 즐기고 다니니까. 즐겁고 새로운 것을 참고하면서 음악을 만들고, 우리가 들었을 때도 신선하게 들리면, 그게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 한다.


(준) 우리가 신선하게 살아야 하는 것 같다. 다른 시각에서 볼 줄도 알고. 다른 음악 장르도 많고, 거대한 메시지나 교훈을 담은 것도 있지만, 우리의 소소한 일들을 담은 음악이거든. 우리 생활 자체를 신선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음악적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


넷이 함께 하는 활동이 있나?


(준) 평양냉면에 꽂혔다. ‘번개’를 때리면 다 온다. 우린 일치하는 취향이 없었는데, 이주한 씨가 평양냉면에 꽂히면서 다들 전염됐다. 연습하자면 안 모이고, 냉면 먹자고 하면 모인다.


(한) 예전엔 비빔냉면을 먹었는데, 누가 알려줘서, 평양냉면을 먹게 됐다. 그 맛을 알게 되니 멤버들에게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렇게 멤버들을 꼬셔서 함께 냉면 먹는 것을 즐기게 됐다. 한 3~4개월 된 것 같다. 스케줄 끝나고 뭐 먹을 지 고민도 안 한다. 좋아하는 곳도 몇 군데 있다.


일본과 영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혜원 씨는 한국의 노라 존스라는 별칭도 받았고. 기분이 어땠나.


(혜원) 기분 좋다. 외국 나가면 일단 긴장이 더 된다. 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공연할 때도 마찬가지다. 무대에 서서 노래하면 앞에 있는 저 사람의 표정이 뭘 의미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면 헛되지 않구나, 하는 안도를 느낀다. 해외에서의 좋은 평가를 들으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힘이 된다.


지난해 일본에서 1집 앨범을 발매돼 인기를 얻었는데, 일본에서 활동 중 가장 인상적이거나 기억나는 건 뭔가.


(한) 우선, 일하는 스타일이 깔끔하다. 준비가 철저하고 공연을 해도 그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또 음식이나 커피 대접 등을 받으면서 아티스트에 대한 대접이 한국과도 스타일적으로 다르다.


(준) 한국 스타일이 융통성이 있다면, 일본은 미리 모든 것들을 준비하고 약속해 둔다. 여유가 없는 측면이 있다. 반면 무대에서 기타를 꽂고 시작하면 바로 음악이 나올 수 있는 준비나 시간이 정확하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이라면, 나도 반성할 부분인데, 일본 관객들은 음반을 많이 산다. 특히 공연에 오면 많이 사서, 그 음반에 뮤지션의 사인 받는 것을 에티켓처럼 생각하더라. 우리나라 공연에 온 많은 관객들은 신나게 놀고, 앨범을 많이 사지 않잖나.
(일본은 음반시장이 많이 안 죽었나?) 일본도 음반 시장이 많이 죽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CD사는 걸 더 좋아한다더라.

윈터 플레이가 재즈 밴드로서 진출하고 싶은 나라는 어딘가.


(한) 우리가 쉽게 결정할 부분은 아니다. 김 대표님, 미국 진출하죠, 이럴 건 아니니까. (웃음) 올해까지 14개국에서 (앨범이) 나왔는데, 유럽의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태리 등지에서도 음반이 발매됐으면 좋겠다. 특히 내년에는 남미와 미국에서 발매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바란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웃음) 일본에서 관심을 얻은 것처럼, 유럽에서도 반응이 좋으면 좀 더 많은 나라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 재즈하기, 어떤가.


(준) 한국의 재즈신은 언더그라운드다. 언더그라운드 중에서도 언더그라운드다. 인구를 따지면 그렇게까지 언더는 아니어야 하는데, 사서 듣지 않는 거지. 뮤지션으로 봤을 때, 한국은 기회가 많은 나라인 측면도 있다. 조금만 하면 여기저기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다. 뮤지션이 많지 않거든. 장점일 수도 있다. 조그만 나라에서 그 정도로 음악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건. 물론 깊이 있게 하나를 잘 해야 하는 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좋은 뮤지션 나타나야 한다. 대중음악에도 박지성과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나와서 세계에 한국을 알려야 한다.


코난 도일의 『바스커빌가의 개』에 나오는 호텔을 개조한 셜록 홈즈 바에서의 쇼케이스 리허설과 라이브 현장을 찍은 「세월이 가면」 동영상 멋있더라. 특히 혜원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흑백톤으로 바뀐 것이 분위기 형성에 크게 일조했다. 「투셰모나모」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영상도 독특하더라.


(한) 뮤직 비디오를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칠레 감독이 찍었다. 「튜셰모나모」와 다른 하나 를 찍었고. 인터넷에 나온 동영상 시리즈는 조남일 감독님이라고, 작년에 태국에서 뮤직비디오로 상도 탄 분이다. 우리 음악을 좋아하고 제천음악영화제에서 우리가 공연한 것을 보고 꼭 찍어보고 싶다고 했다.


(준) (영상이) 재즈적인 것과 맞아떨어진 것 같다. 원 테이크로 갔다. 즉흥연주였다. 악기편성 등이 편해서 가능했다. 우리와 콘셉트가 맞고, 어디서든 찍을 수도 있다는 장점 덕분에.


기대된다, 윈터플레이의 다음 시즌플레이


당분간 2집 앨범 활동에 매진하겠지만, 각자가 바라거나 꿈꾸고 있는 것이 있다면.


(혜원) 팀으로 보면, 라이브 밴드가 선보일 수 있는 무대나 환경이 많지 않은데, 더 많아져서 라이브의 묘미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윈터플레이 클럽투어나 계획된 공연을 잘 해서 한 단계 올라가는 게 목표다.


(준) 멤버로서는, 윈터플레이라는 밴드는 큰집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적 꿈이 안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까지 온 것은, 음악적으로 큰 욕심을 안 내세워서 조화가 된 한편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때문이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항상 객관적인 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재즈뮤지션은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매번 다른 것을 공연장에서 보여주려면 트레이닝이 돼야 한다. 그런 것을 잃지 않고 간다면 자동으로 잘 될 걸로 믿는다.


(한) <투셰모나모> 활동이 끝나면, 사람들이 윈터플레이의 다음은 무엇일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3집도 나오고, 열심히 활동했다는 확신도 있을 테니까. 그게 나에겐 제일 중요하다.


(은) 윈터플레이가 색깔을 잡아가면서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매너리즘에 안 빠지려면 내부적으로 더 신선한 것을 끊임없이 찾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뮤지션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각자나 팀도 그래야할 것 같다.

[예스24 채널예스 기고원문]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그앤다잊어'에서 '당신이 번지다'로, | 바람구두 이야기 2010-12-28 14:42
http://blog.yes24.com/document/292432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은이후니님.

 

한동안 이곳 스킨에 있던 말, '그앤다잊어'의 실체는, 이런 것이었죠.^^;

 

그러니까, '그앤다잊어'를 주술처럼 외기 위함이 아니라,

 

추억의 그랜다이저를 '그앤다잊어'로 언어유희(?)한 이 그림이 잼있었는데, 

 

스킨에는 그림 전체가 적용이 안 되다보니, 덜렁 '그앤다잊어'만.

 

 

사실,

잊으라고 주술 왼다고, 잊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으...은자씨...끅-끅- 

 

기억상실증이 아닌 이상, 아니 기억상실증에 걸리더라도,

 

그 사랑했던 기억은,

 

어느 한 순간에, 무언가 미묘한 자극에 의해 잠복에서 깨어나곤 하잖아요.

 

완벽하게 잊는다는 건 없지 않을까요? 그저 잊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  

 


그리고, 당신이 번지다.

 

새로운 스킨은 있는 그대로.

 

번지는 그 모습 그대로의 것으로.

 

그러니까, 장석남 시인의 '水墨 정원9 - 번짐'입니다.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 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채 번져서

봄 나비 한마리 날아온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4)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아이돌 아닌 ‘다른’ 음악으로 다른 세상을 만나는 방법 | 카페 놀멘놀멘 2010-12-28 14:20
http://blog.yes24.com/document/292427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리뷰 쓰고 어려운 이웃에게 책 기부하자! 참여

[공연]CJ아지트 튠업 2기 라이브 Ⅱ:마호가니 킹 feat. 이상은

장르 : 콘서트       지역 : 서울
기간 : 2010년 12월 03일 ~ 2010년 12월 03일
장소 : CJ azit

공연     구매하기

인터뷰한 이후에나, 마호가니 킹의 공연(지금 상품 아닌 튠업 1, 2, 3기 총출동 공연인데, 상품검색에 없어서 ㅠ.ㅠ)을 보게 됐는데, 우와, 생각 이상이었다.

다행이었다. 한숨을 돌렸다.
그들 공연 한 번 보지 않고 인터뷰했던 내용이,
결과적으로는 낚시질이거나 거짓말이 되지 않았으니. ^^

훅(Hook)~ 훅~ 거리는 공산품 아이돌(들)의 노래나 무대가 전부는 아니다.

세상엔 아주 다양한 노래와 뮤지션이 있고, 그것을 찾아 즐기면 세상이 더 즐겁다.

지난 11월, 마호가니 킹과 이상은을 만난록.
눈앞에서 처음 봤다. 이상은을. 우와, 멋있다, 간지난다.
한편으로 (나쁜 뜻은 아니고,) 그녀는 꼭 장난꾸러기 '소년' 같았다. ^.^
마호가니 킹, 아마 지금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계속 지키면서 나아간다면,
충분히 좋은 뮤지션이자 퍼포머가 될 거라고, 이지리스너인 나도 감히 확신한다.



지금, 문제는 그것이다. 획일화. ‘아이돌’이라는 이름의 숱한 기획 공산품(‘모든’ 아이돌은 아니나)이 만들어낸 엇비슷한 음악만 활개를 친다. 아이돌 음악이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아이돌 음악만 전부인양 여겨지는 게 문제다. 그래서 (대중)음악이 점점 더 재미없어지고,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의 대중음악이 후지다, 고 말할 순 없다. 다만,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 다양성? 말로만 떠들지, 엇비슷한 아이들을 아이돌이라고 세워놓고, ‘훅’만 제대로 치면 ‘대박’이랍시고 공중 부양한다. 음악이 가질 수 있는, 창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갈증이요, 결핍이다. 장르의 실험 또한 어색해졌다. 여러 가능성들이 스러졌다.


많은 원죄를 품고 있지만, 기획사의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대중의 취향(?)이라는 명분을 들어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상태가 아니면, 데뷔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악행도 있지만, 문제의식을 적극 발설하지 않은 음악 듣는 사람의 잘못도 있다. 음악은 그러다보니 평면화 되고, 일회성이 됐다.


이런 상황에선 모험가가 필요하다. 백주대로의 안전한 주행을 외면하고 울퉁불퉁한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나는 나’를 기치로 물적 토대가 부족해도 그 안에서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작자. 눈 밝은 안내자도 필요하다. 음악적 재능과 시장을 만나는 좁은 길을 찾아내는.


그런 이들이 만났다. ‘튠업!’이다. ‘창작음악신의 슈퍼스타 K’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권리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최근 2기를 맞은 CJ아지트의 ‘튠업!’은 지난 8월 예선 쇼케이스를 거쳐, 지난 9월 결선을 통해 최종 2팀을 선정했다. 마호가니 킹과 썸머 히어 키즈. 선배 뮤지션들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창작 음악신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팀으로 낙찰!


스타시스템 바깥에 있는 신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튠업은, 뮤지션들에겐 한 마디로 기회다. 우선, 선배 뮤지션과 협업을 통해 피처링 콘서트의 기회가 부여된다. 둘째, 음반 제작 지원을 받는다. 셋째, 칠전팔기, 즉 될 때까지 계속해서 지원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연습실, 공연, 음반제작, 홍보마케팅, 기획사 매칭, 음악프로그램 소개 등이 음악작업을 돕는다.


이에 지난 23일, 서울 홍대 부근의 한 카페에서 튠업 2기의 능력자, 마호가니 킹을 만났다. 협업 선배 뮤지션인 이상은 씨도 함께였다. 마호가니(Mahogany)는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나뭇결이 매우 아름다운 활엽수로, 세계에서 가장 좋은 가구용 나무다. 다른 한편으로 흑인 비속어로 ‘흑인이 아닌 흑인, 혼혈의’라는 뜻이 있다. 마호가니 킹은 그러니까, 가장 좋은 가구용 나무처럼, 다양한 음악은 물론, 음악과 다른 표현 방식을 섞은 창작 활동을 하는 팀이다.


블로거 별비님의 증언을 보자. 마호가니 킹의 지난 7월 공연을 보고 이런 감상평을 남겼다. “마 호가니 킹의 스토커가 되고 싶다고 느꼈을 만큼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곡이 너무도 아쉬운 그런 공연이었다.… 나는 마호가니 킹의 음악에 철저히 매료되어 버렸다!!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확인하고 싶다고? 그렇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라. 12월3일 오후 8시 CJ아지트에서 특별한 공연이, 난장이 펼쳐진다. 만드는 노래마다 세련과는 멀었지만 그것도 마음에 들고 사랑스러웠던 마호가니 킹이 기존 아이돌과는 ‘다른’ 음악과 무대를 선보인다. 뭣으로 그걸 믿느냐고? 그럼, 여기. 이상은 씨가 그들에게 기를 불어넣었고, 함께 한다. 생각과 철학을 음악과 결합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 이상은. 더 말이 필요한가.


분명 ‘다른’ 음악도 있다. 당신의 세계에 다른 음악적 기운을 불어 넣어보라. 생의 새로운 즐거움과 행복이 스멀스멀 스며들면 더욱 좋고. 기대해도 좋다. 인디언 체로키족은 12월을 ‘다른 세상의 달’이라고 칭했다. ‘마호가니 킹 feat. 이상은’의 아주 특별한 공연이 주는 세상이 그럴 것이다. ‘마치 첫 번째 공연인 것처럼’ 인간에게 이로운 공연, 당신에게 권한다.




마호가니 킹은 스타시스템 바깥에 있는 신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튠업’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기분이 어떤가.

좋다. 굉장히 좋다.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되고.

이상은 씨는 함께 연주도 해봤을 텐데, 마호가니 킹의 음악, 어떻게 들었고, 평가하나.


유니크(unique)하다. 요즘 창작 음악신이 많지 않고, 비주얼에만 포커스 된 밴드나 신인이 많은데, CJ아지트에서 창작 음악을 하는 신인을 발굴한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작업은 음악적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마호가니 킹 음악도 창작 음악으로 봤을 때 개성 있고, 의미 있는, 밴드이자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마호가니 킹,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네오소울이라는 장르와 함께, 어떤 팀인지 말해준다면.


사실 우리나라에서 ‘네오소울’이라는 장르는 익숙하지 않다. 쉽게 말하면,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이도저도 아닌 음악, 그러면서도 이도저도인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재즈, 소울, 포크 등 정서적인 음악과 함께 심플한 음악을 추구한다. 악기 구성도, 리듬도 심플하게.


마호가니는 가구용으로 쓰이는 나무이자, 흑인 비속어로 ‘흑인이 아닌 흑인, 혼혈의’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마호가니 킹’이란 이름, 어떻게 만들게 됐나.


마호가니는 또 색깔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적갈색 나무이기도 하고. 처음에는 폼 잡느라 ‘마호가니’란 이름, 신비롭지 않니, 하면서 정했고, ‘킹’은 공연 전에 마호가니라는 이름만 하면 심심해서 붙이게 됐다. 여러 후보가 있었다. 마호가니 소울, 하니까 닭살 돋고, (웃음) ‘킹’도 처음엔 싫었는데, 갖다 붙였다.


왜 킹이냐면, 우리가 비만 팀이다. 각각 상체 비만, 하체 비만, 전체 비만. 비만 3인조라 마호가니 킹이다. (웃음) 흑인 음악 색깔을 지향한다는 측면도 있다.
(그럼 쉽게 다들 동의했나?)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해도 만족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웃음)

음악 선배 중에서도 이상은 씨와 한 무대에 서고 싶다고 요청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아무래도 (어느 선배와 함께 할지) 재게 됐다. 어떤 분과 하면 노출이 많이 될까. (웃음) 우리는 신인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린 나이도 아니고. 30대 들어서면서 여러 고민을 했다. 지속가능한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선 우선 먹고 살아야 하고. 더 대중적인 음악을 할까 생각도 했는데, 음악적으로 안 맞더라.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우리와 (음악적으로) 안 맞는 분들도 많고…


고민 끝에 이런 생각을 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분명한 자기 색깔을 갖고 다른 예술적 활동을 많이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뮤지션. 음악을 하기 때문에 뮤지션이라 불리지만 실제론 예술가인 사람. 그런 사람과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또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한 사람. ‘이상은’이라는 이름 밖에 없더라.


고민을 했다. 음악 색깔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엔 주저도 했다. 어쨌든 직접적으로 도움도 받고 조언을 해줄만한 분을 찾고 있었는데, 이상은 선배 음반이 꽤 많은데 다 들어봤다. 그랬더니, 우리는 완전 햇병아리더라. 우리와 리듬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벌써 10년 전에 했더라. 서슴없이 선택했다.


이상은 씨는 선택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음악적 색깔 차에 대한 우려 혹은 기대가 있다면.

일단은 프로그램이 믿을 만 했다. 음악평론가인 임진모 씨를 만나서 얘길 나눈 적이 있다. 요즘 창작 음악신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누구의 문제냐, 는 것으로. 리스너의 문제냐, 인디밴드들 레벨이 올라가야 메인 스트림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느냐, 등을 놓고 함께 고민했다. 결국은 괜찮은 신인이 발굴되고, 튠업 등을 통해 반짝반짝 빛나는 신인들을 전쟁터에 내보내면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고, 신 전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봤다.


지금 현재는 인큐베이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튠업에서 어떤 팀이 뽑혔을까 궁금했다. 마침 마호가니 킹이 실력도 있고, 이미 팬클럽이 있을 정도의 뮤지션이더라. 이들을 한 단계 위로 올려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이 의미 있을 것 같아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음악 색깔이 다른 건, 다르니까 서로 다른 얘기도 나눌 수 있고, 장르가 괜찮겠다 싶었다.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고. 마호가니 킹의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재밌더라. 한편으로 이 친구들, 진정성 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진정성이 느껴져서 만나 봐도 생산적인 시간이 될 것 같았다. 만나보니 되게 열심히 하더라. 여러모로 나는 긍정적이다. 좋은 후배들이 나타나서. 튠업 1기도 괜찮았고. 이 친구들도 꽤 운 좋은 친구들이다. (웃음)


마호가니 킹은 2003년 12월 결성 후, 놀다가 2009년부터 창작물을 내놓았다. 어쩌다 놀다가 필이 꽂혀서 시작하게 됐나.


처음, 2003년 12월에 모였을 때는 그냥 놀자, 였다. (웃음) 인터넷으로 한 회 공연을 하려고 사람들이 모였는데, 8인조 댄스 음악 스타일? 그렇게 만나서, 지금은 알맹이만 남았다. 엑기스만 남은 거지. (웃음) 그렇게 이듬해부터 세 명이 남아서, 처음엔 카피곡 위주로 활동을 했다. 그러다 이말 씨가 2006년 12월에 군대를 갔다. 또 놀았다. (웃음)


(이말) 군대 간 사이 두 명이 많이 해 놨더라. 나는 밥숟가락만 놓았다. (웃음) 우리가 딱히 한 건 없는데, 신기했다. 카피곡만 하면서 무대에 서서 놀듯이 했는데, 제대하고 와서 보니 분위기가 잡혀 있더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곡을 써볼까, 하면서 활동을 계속 했다.


흑인 음악에 뿌리를 두고 시작했다가,
재즈와 소울, 포크를 좋아하는 팀으로 음악뿐 아니라 움직임, 무대 자체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우리 멤버 모두 소심하다. (웃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 멤버는 예전에 무대에 올라가면 긴장한 탓에 마이크에 손이 딱 들어붙어서 안 떨어질 정도였다. 그러다 아는 친구 중에 무용을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무용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해보니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됐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에게 추천했고, 그런 활동을 해보니 음악이랑 멀지도 않고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은 음악만으로 표현하고, 비처럼 파워풀하게도 드러내고도 싶었지만, (웃음) 이상하더라. 다른 방법으로 우리 곡을 어필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됐다. 소심한 대로 예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퍼포먼스에 대해 염두에 두게 됐다.


이상은 씨는, 아티스트로서 예술가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경우다. 최근 14집 발매 기념 공연에서도 전시회처럼 진행하기도 했다.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꾀할 거라고 하던데, 어떤 시도인가.

별거 아니다. 그런데, 이런 건 있다. 요즘 이 친구들을 봐도 그렇고,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친구들이 훨씬 더 비주얼에 민감하다.
 
숙제를 한 번 내 줬다. 각 개개인이 (음악을) 어떤 식으로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지, 이미지보드를 만들어오라고. 그랬더니 무척 재밌게, 패션디자이너나 스타일리스트처럼 과제를 해왔더라.

마호가니 킹의 로고가 있다. 그 로고로 티셔츠를 만들어도 좋을 만큼. 그런 것을 스스로 해 내야 한다. 해주는 게 아니라. 그런 면에서도 준비가 돼 있는 것 같고. 인디밴드도 그렇고, 얼터너티브한 음악도 그렇고, 비주얼한 이미지를 음악과 함께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괜찮은 친구들이다.


이상은 씨는 음악을 포기하고 미술공부를 위해 뉴욕에 갔다가 다시 싱어송라이터로 꿈을 바꿨다. 계기가 있었다면.


특별히 계기랄 건 없고. (웃음) 작곡가 곡을 받고 방송에 나가 방긋방긋 웃는데, 재미없더라.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그래서 정리를 하고 뉴욕에 갔다. 음악을 들었는데, 정말이지 놀랐다. 트레이시 채프먼 음악을 듣고도 놀랐다. 당시 우리나라에선 그런 것도 듣기 어려웠던 터였다. 그래서 싱어송라이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마호가니 킹 멤버 세 명 모두, 자생력 있는 예술기획집단 ‘어떤’의 멤버로 알고 있다. ‘어떤’은 어떤 집단인가.


아까 말한 대로, 안무가 친구도 있고, 주변에서 놀고 있는 친구들이 좀 있었다. 그러면서 음악 등 다른 예술분야에 관심도 많은. 힘을 합쳐 따로 또 같이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우리 세 명이 참여하고, 또 세 명의 안무가와 소울 재즈 가수가 포함된 7인조로 기획집단을 만들었다. 인디레이블이라고 생각해도 되고.


마호가니 킹은, 튠업 심사총평에서 ‘앞으로 더 기대하게 만드는 팀’이라는 평을 받았다. 부담이 되는 한편으로, 재밌는 음악과 공연을 위해 좀 더 자극을 받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더 기대한다는 것은 옥석보다는 ‘원석’이라는 뜻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멤버끼리 어떻게 해보자, 고 다짐하거나 함께 얘기한 게 있나. 아니면, 목표?


솔직하게 다짐해 본 적, 없다. (웃음) 어떻게 해, 걱정부터 됐다. 우리는 소심한 아이들이라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고, 끌려가고 있는 그런 상태인데, 사실 끌려가고 있어서 다행이다, 행복하다.


참, 밝힐 게 있는데, 우리는 보컬 팀이 아니라 싱어송라이터 3명이 끌고 가는 팀이다. 그래서 각자 생각이 다르다. 세 명이 좋아하는 장르도 살짝 다르다. 셋이 하면서 각자 하고 싶은 음악으로 영역을 넓히되, 교집합을 하는 팀으로 가는 게, 마호가니 킹의 목표다.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쉬우라고 장르를 만드는데, 그것이 장르가 아니라도, 이상은 선배처럼 ‘이상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뭘 하든 우리도 마호가니 킹 색깔이 묻어나는 음악을 하고 싶다. 그게 가능하려면 14집 정도는 내야겠지? (웃음)



선후배 피처링 콘서트가 12월3일이다. 어떤 콘서트를 보여줄 예정인가. 살짝 공개한다면.

되게 부담스러운데, 노코멘트? (웃음) 직접 보러 오시면 되겠다. 튠업 프로젝트가 되게 큰 거라고 생각한다. CJ아지트에서는 어떤 생각인지 몰라도, 우리가 보기엔 ‘슈퍼스타 K’ 필이다. 어마어마한 기회다. 방송도 되고. 그래서 솔직히 이걸 한방이라고 생각하고, 궁극을 다 쏟아야 하는가,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자연스럽지 않더라. 한꺼번에 쏟는 구성을 하고도 싶었지만, 그 시기에 드러난 감정선을 잡고 가는 게, 편안한 공연이 되지 않을까. 소박하고 편안한 공연을 하고 싶다.
 
 
[예스24 '채널예스' 기고원문]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톨스토이 사랑학 | 바람구두 이야기 2010-12-28 01:24
http://blog.yes24.com/document/292211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잘 알지도 못하면서,
톨스토이는 '사랑 지상주의자'였을 거라고 단언한다.

Everything that I know, I know only because I love.
(내가 아는 모든 것은, 오직 사랑에서 비롯됐다.)
-《전쟁과 평화》中에서 -


그러니까, 아마도 그건,
내 가슴을 앓게 하고, 당신에게 닿게 하는 모든 것.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1 2 3 4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이성적 결합을 원하는 곳
"잘 쓰는 방법이 아니라 전보다 낫게 쓰는 방법에 관해 말하고자 합니다."
야간비행 저 너머 세상을 향하여
대중문화 감수성으로 해석하는 한국 사회
최근 댓글
진짜 그렇게 번성했던.. 
저도 일본 작품을 보.. 
가을이 되면. 떠오르.. 
그죠, 송호창 의원에.. 
잘 들었으며 잘 읽었.. 
트랙백이 달린 글
우리안에 있는 ‘공유경제..
[함께 보아요] 마을감수성..
나카야마 미호, 애잔한 사..
[밤9시의 커피] '하쿠나 ..
[밤9시의 커피] 6월25일의..
많이 본 글
오늘 209 | 전체 1511013
2006-07-30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