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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그걸 친구 삼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밤 9시의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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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9시의커피
세상엔 살펴보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나한텐 밤 9시의 커피가 그 중 하난거 같아. 이 어메이징한 커피, 밤 9시의 커피야! 난 이렇게 멋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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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다는 것, | 바람구두 이야기 2011-08-3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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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무너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뭔가 확 아픈 경험이 있으면 좋다.
확 아프고 나면 회복하려고 할 때가 가장 민감한 순간이다.
이때, 세상의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아파야 느낀다. 아프지 않고 날로 다 되겠지, 하는 건 없다.


흔들려야 한다.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 매순간 나는 달라진다.
마음의 흔들림. 내 안의 나 아는 나(들)을 깨울 수 있는 시간.
훈련이 필요하다. 실험이 필요하다.
 
느끼는 존재로서의 인간은 흔들리는 존재다.
무언가를 마시고 내뱉는 것 자체가 흔들림이다.
매일 다른 태양과 달을 맞이하고 다른 우주를 만난다.
매번 흔들리는 건데, 어느 순간 느낄 때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다.
일상만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가겠지.
이렇게 흔들리는 순간이 올 때 흔들리지 않았던 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
느낀다는 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나는 흔들린다, 고로 존재한다!!
흔들리니까, 사람이다.
그래, <잠수종과 나비>에서 나는 그것을 얘기한 바 있구나!
마음의 흔들림, 영혼이 자유롭다는 증거… <잠수종과 나비>

채운 선생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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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달래주는 것들 | My Own Coffeestory 2011-08-3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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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詩, 특히 상화 시편
소라닌
내가 추출한 커피
내 마음 들여다보기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내가 묻은 글쓰기  
롯데 자이언츠
넋두리를 들어주는 친구
지금을 살아가는 무수한 점들, 내가 만나는 커피노동자들

영업을 마친 시간.
그리고 밤9시가 되면, 다른 이름의, 다른 이야기가 다시 문을 연다.
'밤9시의 커피'는 그렇게 열린다.
커피라는 질료로 생의 어떤 감각들을 깨운다.
당신이라는 삶의 감각을 깨우는 좋은 계기가 밤9시의 커피가 됐으면. 

이 세상에 당신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 그것이 나의 역할일지도 몰라.
살아가는 것만도 몹시 힘들고 세상이 절대 만만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아.
그럼에도 중요한 무언가가 반드시 있다고 믿고 싶고,
그걸 믿고 커피를 계속하다보면 이 보잘 것 없는 나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 둘이 함께라면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야.
절대 내 손 놓으면 안 돼!!
인생에서 진정한 모험이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누리는 작고 사소하고 소소한 일들이야.

추억이 있어서 아픈 거구나..
그래도 추억이 있어서 좋은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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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떨어지다... 그리움, 쌓이다... | My Own Coffeestory 2011-08-2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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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이 떨어졌다.

1초의 찰나였다. 그녀의 뒤로 떨어지던 별똥별에 나는 속으로 환호했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속설.

그때만큼은 나는 그 속설을 믿고 있는 한 남자였다.

찰나처럼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서 나는 소원을 빌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가 행복하길, 그녀에게도 내 커피별이 박히길...’


알퐁스 도데의 《별》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때 나는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옹호하는, 뤼르봉 산의 양 치는 목동이었다.


손발 오그라들 말이지만,

《별》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숱한 별들 중에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

내 옆에 있었던 그녀가 그랬다.


그래, 그것은 동티모르의 별, 커피별이었다.

2011년 7월, 동티모르 공정무역 커피산지로 향했던 내게 주어진 선물이었다.

행복했다. 별똥별이 떨어지던 그 짧은 순간. 벅차고 설렜다. 그녀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사랑에 빠지는데, 1초는 충분한 시간인가보다.

내 생에 가장 아름다웠던 여름의 기억이 묻은 동티모르의 별밤이었다.

내 사랑은 그곳에서 별이 되어 떠 있다.


그때만큼은, 우린 월하정인(月下情人)이었다.

아니, 달빛보다 별빛이 강한 밤이었으니, 성하정인(星下情人)이겠다.

커피 꽃이 피고 커피체리가 익어가던 해발 1004m의 고지.

하늘에 가까웠고, 동티모르의 별은 로뚜뚜 마을의 커피열매처럼 하늘에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한국의 시골에서 볼 수 있는 별들의 향연과 또 다른 몸짓이었다.

별은 숨을 크게 들이킬 때마다 눈앞에 떨어질 듯, 가깝고 입체감으로 빛났다.

세계 어딘가의 누군가가 동티모르 커피를 마실 때의 그리움이 그곳에 박혀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또한 나의 그리움이었다.


커피 익어가는 계절. 처음 발 디딘 동티모르 커피로드였다.

진즉에 그렇게 많은 별이 쏟아질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막상 도착하고 처음 맞이한 여름밤, 우리에게 커피별이 쏟아졌다.

동티모르의 산간 오지, 로뚜뚜 마을.

그곳은 신들이 사는 어느 신전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자리한 마을 같았다.

혹은 어떤 문명이 싹튼, 세상에 숨겨진 도시처럼 보였다.


나는 그 세계가 좋았다.

내가 다루는 공정무역 커피가 자라는, 커피 만드는 나와 로뚜뚜 마을의 생산자(노동자)들을 잇는 커피가 있어서였기도 하지만, 그 자연은 내게 도덕이었다.

우리가 서로 연결돼 있음을 눈과 발로 확인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였다.


무엇보다 그녀와 함께 한 순간순간이 있었기에 충만한 시간이었다.

별이 촘촘하게 박힌 밤, 그녀와 나의 발걸음은 별빛 아래로 향했다. 우리는 속삭였다.


“별이 참 쏟아지듯 많다. 꼭 곗돈 탄 것 같아요. 착하게 살아야겠어요.”


“와, 표현 멋져요. 곗돈 탔다는 그 말. 그럼 먼저 곗돈 타고 그 다음은 내 차례예요. 언젠가 그 표현 좀 빌려도 되죠?”


“신민아랑 원빈이 CF에서 했던 거 기억해요? 누군가 생각할 때마다 별이 떨어진다고 했던 거.”


“알아요. 난 오늘 밤 별이 다 떨어지게 할 건데? 누구 생각하면서. 하하.”


나는 그렇게 은근슬쩍 그녀를 향한 마음을 고백했다.

동티모르니까, 별이 떴으니까, 커피가 익어가니까, 가능한 것이었다.

별빛 아래, 그녀와 함께 라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모든 세계를 가졌다.


한 순간 한 순간, 1초들이 켜켜이 쌓이고 있었다.

별은 로뚜뚜의 밤하늘에만 박힌 것이 아니었다.

내가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별이 떴고, 내 마음에도 별이 떴다.

곳곳에 로뚜뚜 커피별이 흩뿌려졌다. 커피만큼 달콤한 향이 묻은 커피별이었다.   


그녀의 눈앞에서 별똥별이 떨어졌다.

나와 마주한 그녀가 내 뒤로 떨어지는 별똥별을 먼저 봤다.

나도 보고 싶었다. 그러면 우린 동티모르의 별똥별을 각자 가진 셈이 되니까.

곧 그 소원이 이뤄졌다. 내 마음을 스쳐간 그 1초, 나는 잊지 못할 별똥별을 담았다.

내 모든 순정과 소원을 그 속에 담았다.  


별빛 아래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이고 싶은 순간이었다.

비록 스쳐가고 있었지만, 나는 그 모든 한 순간을 몸과 마음에 박아 넣고 있었다. 그 모든 1초들을 사랑할 수 있었다. 덕분에 행복했다.

그 어느 때보다 내 몸과 마음을 열고, 별과 하늘과 커피와 그녀를 만났다. 영영 그 1초들이 모인 때를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 1초는 한국에 돌아와 그리움으로 변했다.


내 가슴에 켜켜이 박아왔던 별이 지고 말았다.

그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국에 돌아와서 나의 별을 부담스러워했다.


슬프고 아프다. 내 별은 있을 곳을 잃고 말았다.

사람의 있을 곳은 누군가의 가슴뿐이듯, 나는, 별이 아프고, 커피별이 쓰라리다.

내 순정을 잔뜩 그러 모은 모든 1초는 그리움이 됐고, 동티모르의 별로 남았다.


궁금하다. 지금도 동티모르엔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을까.

누구의 생각으로 별은 떨어지고 있을까.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말, 거짓인 걸까.


함께 마신 그때 그 커피향이 슬프도록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지금은 커피만이 그리움이 된 나의 별을 달랠 뿐이다.


커피도 쓰고, 사랑도 쓰다. 내가 사랑한 그 1초도 쓰다.

지금 내가 내리는 커피에는 슬픔과 그리움이 잔뜩 이다.

내가 내린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슬픔과 그리움은 나눠야 하는 법인가 보다.

언젠가는 당신의 그리움과 슬픔을 내가 함께 나눠 마시겠다.

 

1초 1초가 아프다.

세상이 왜 멈추지 않는지, 세상은 왜 아무 일 없듯이 흘러가는지 알 수가 없다...

1초라도 딱 멈춰졌으면 좋겠다.


그래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니까.

아픔도 슬픔도 그리움도, 살아간다면 감내할 수밖에 없는 거니까.

추억이 있기 때문에 아프고, 슬프고 그리운 거다.

1초가 쌓인 추억이라도 없으면 내 삶은 얼마나 건조할 것인가.

이토록 아프고 그리운 순간이라니. 나는 또 하나의 별을 건너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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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건 뭐? '민중봉기' 곡사 | 시네마카페 2011-08-2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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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종병기 활(디지털)

김한민
한국 | 201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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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의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쏜살같이 날아가는 화살이 과녁을 뚫을 때의 통쾌함이다. 물론 그것은 적을 상정했을 때의 이야기다. 조선을 침략한 청나라 군대라는 적, 사지를 갈기갈기 찢을 정도의 육중한 육량시를 든 청나라 군인. 그들이 조선의 동생을 납치하고, 조선의 양민을 죽이고, 조선을 희롱했으니까. 팽팽하게 당긴 활시위의 긴장감이 곧 관객인 나의 긴장감이다. 나는 화살이 된다. 나는 스크린을 향해 날아간다. 나는 꽂힌다!

영화를 지배하는 활의 쾌감은 짜릿하다. 군더더기 없이 오로지 하나의 목표만을 겨냥했다. 납치된 내 동생 찾기(살리기). 즉, 동생 찾아 삼만리를 떠난 오라버니의 추격과 청나라 군의 대결은 황홀경에 가까웠다. 더구나 곡사와 애깃살(편전) 그것만 믿고 전쟁에 홀로 뛰어든 남이(박해일)와 온몸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쥬신타(류승룡), 수컷 냄새 진동하는 두 야성이 숲과 벼랑, 폭포와 들판에서 펼치는 활극은 근래 보기 드문 진경(珍景)이다. 비록 (CG)호랑이가 옥의 티처럼 삽입된 것은 아쉬움이 되겠으나!
 


<최종병기 활>은 그것으로 충분한 영화다. 병자호란이라는 시대나 배경은 중요한 역할이 아니다. 역적의 자손이라는 남이의 처지나 청나라에 무릎 꿇은 조선의 굴욕 같은 것도 그저 흘려들어도 좋을 이야기다.  

그럼에도, 나는 스치듯 지나가는 그 이야기들이 지금-여기의 현실과 오버랩 되어 망막에 남고 뇌리에 주름을 지웠다. 병자호란. 1636년(인조14년) 12월, 청나라가 조선을 침입한 전쟁이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가 국제 정세를 오판하고 외교적 실수를 거듭하면서 빚어진 전쟁. 전쟁 발발 직후, 순식간에 청나라에 함락된 조선의 운명은 인조의 실기에 다름 아니었다. 역적으로 몰려 죽은 남이의 아비가 남긴 말이 그것을 방증했다. "외교를 모르는 자들이 조정을 장악하니 이 나라가 곧 전쟁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것이다"

뭐, 실기는 인간이니 할 수 있다고 치자. 중요한 것은 이후의 태도와 자세다. 인조는 용서 받기 힘든 자였다. 청의 용골대가 이끄는 병력이 한양으로 밀고 들어오자, 궁궐뿐 아니라 백성을 버렸다. 강화도로 가려다가 그러지 못하고 남한산성으로 피해 들어간 그에게 남은 것은 백성의 원망이었다. 임금이시여, 우리를 버리고 가시나이까?

그 유명한 남한산성 항전이 끝난 이듬해 1월, 인조는 삼전도에서 청 태종을 향해 굴욕(삼배구고두례·여진족이 천자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의식)을 당했고,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넜다. 청 장수가 인조를 호위하며 강을 건너자 백성들이 역시 울부짖었다. 임금이시여, 우리를 버리고 가시나이까? 

인조라고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지 않았겠느냐마는, 그가 왕위에 오르면서 백성은 고난을 겪고, 국가는 굴욕에 다다랐다. 지금-여기를 어찌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남이가 동생을 구하고자 죽도록 고생하는 것의 근원도, 인조의 '반정'이라는 명분을 빌린 임금 욕심이 아녔을까. 공정과 공생을 부르짖으나 허울 좋은 말뿐이고, 외교적 헛발질에 여념이 없는 쥐쉐이가 그렇고, 아이들에게 밥 주기 싫다며 징징거리다가 물러난 5살 훈이가 그렇다.

배밖으로 임금(대통령) 욕심이 드러난 자들에게 권력을 쥐어준 게 죄라면 죄다. 형벌은 고스란히 백성(국민)들의 몫이 되는 것도 똑같다. 그들이 버리는 것은 늘 똑같다. 그들은 버리고 갈 뿐이다. <최종병기 활>은 남이의 입을 빌어, 시대를 관통하는 진실 하나를 쏜다. 

"나라를 버리고 백성을 버린 그 임금은 이미 큰 죄인이오."

오로지 동생만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온갖 장애물을 넘어 온 남이의 자세를 보라. 청 진지에 잡혀 있는 동생에게 그는 나지막하게 말한다. "무사하냐? 미안하다... 늦어서..." 인조(혹은 국가)는 이런 자세였어야 했다. 오로지 백성만 구하겠다는 일념만으로도 부족한 것이 임금의 자세이건만, 그들은 미안함도, 죄스러움도 없는 파렴치한에 불과하다.  

가만 보자. 한국의 국민, 서울의 시민도 툭 하면 버림 받는다. 물론, 있는 사람들은 전혀 상관이 없는 얘기다. 그러나 김진숙이라는 이 시대의 상징적 아이콘과 접속하기 위해 '희망 버스'를 타고, 해군기지로부터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평화 버스'를 몰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대적 버림'에서 자신과 물론 우리를 구해내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들. 오로지 개인의 힘만으로 동생을 구하기 위해 역적의 오명을 감수하고 압록강을 건넌 남이의 모습과 겹친다.

병자호란 직후, 청나라로 끌려간 사람이 무려 50만이었다. 임금과 나라는 그러나 그들의 송환을 위해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다만 소수의 사람들만, 살고 싶거나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만, 스스로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치거나 어떻게든 살아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아주 일부만 가까스로 돌아왔다. 

힘겹게 압록강을 건너오는 자인(문채원)과 서군(김무열)의 모습이 있다. 압록강을 넘어섰기에 다시 나라가 받아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그들의 모습은 '희망'과 '평화'를 다시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우리네 모습과 오버랩됐다. 다만 아주 일부만 가까스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온전한 회복이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최종병기 활>은 작은 힌트도 주고 있었다. 포로가 된 조선의 백성들이 청나라로 보내지기 전, 압록강에 다다랐을 때다. 청 군대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생사여탈을 놓고 장난을 벌이는데, 이때 나타난 최종병기 남이가 청 군대의 대오를 흩트린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분분하게 일어나는 민중봉기. 포로였던 그들은 단숨에 청 군대를 휘어잡는다. 민중봉기의 바람직한 좋은 예.

희망을 찾고, 평화를 갈구하는 우리의 몸짓이 그런 봉기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민중봉기 곡사. 곧이 곧대로 가는 활이 아니라도 좋다. 팽팽한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이 호랑이 꼬리처럼 말아서 휘어 들어가는 곡사. 적들이 지 아무리 꽁꽁 숨어 있어도 소용없다. 그 매복의 순간을 타고 단숨에 목을 관통하고야 마는 곡사 같은 봉기. 

국가가 국가이길 거부하고, 기업이 되고자 자본 앞에 투항한 시대. 그것은 청나라 군대 앞에 손쉽게 무너지고 무릎을 꿇고 만 군대와 임금의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 되레 개인적 동기가 결합돼 혹은 비관적 처지 앞에 개개인의 연대로 청 군대를 무찌르는 백성들의 모습. 그것이 지금의 김진숙(들)과 강정마을 지킴이와 연결됨이라니. 이 영화, 묘하게 시대상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최종병기 활>의 또 다른 미덕 중 하나는 자인의 역할과 태도였다. 영화를 보기 전, 그녀는 꽃으로, 장식으로 끝나고 말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다. 오판이었다. 칼을 만지고 활을 쏘는 자인은 생사여탈을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멋진 여성이더라. 자신을 능멸하려는 청의 왕자 앞에서, 그녀는 닭꼬챙이를 먹고는 그를 향해 꼬챙이를 휘두른다. "죽어도 그냥 죽지 않을 것이고 살아도 그냥 살지 않을 것이다." 멋지다. 여자라면, 자인처럼.

그리고,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지켜야 할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끔 웃음을 주면서 칼을 내동댕이 치지 않고, 자신의 여자를 지키고자 애를 쓰는 서군이 나는 멋져 보이더라. 나도 내 여자, 내가 지키겠다. 남자라면, 서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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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멈춤 | 바람구두 이야기 2011-08-2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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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왜 이다지도 맑으며,
사람들은 왜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것일까.

그게 세상임을 알면서도,
나는 자꾸 트루먼 카포티를 꺼낸다.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가장 슬픈 것은 개인에 관계없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연인과 헤어진다면 세계는 그를 위해 멈춰야 하고,
누군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세상도 멈춰야 한다.


그러나, 카포티도 말미엔 이렇게 실토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일도, 아무생각도, 없으면 좋겠다...
세계가 그렇게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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