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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살펴보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나한텐 밤 9시의 커피가 그 중 하난거 같아. 이 어메이징한 커피, 밤 9시의 커피야! 난 이렇게 멋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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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힐링 | 시네마가 있는 풍경 2013-02-2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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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5일, 

거리를 거닐 때도, 미디어를 만날 때도, 온통 한 사람의 얼굴이 도배질하고 있었다. 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가 앞으로 5년 잘하길 바란다는 이성을 비집고 나오는, 저 지겹고 구린 얼굴과 쇳소리 비슷한 목소리가 싫었다. 그가 오십 차례 이상 내뱉은 '국민'이라는 카테고리에 나는 포함이 안 됐으면 하는 지극히 편협하고 옹졸한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진짜, 이땅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어설프게 형성된 '국민'이기보다 자주적인 근대화 과정을 섭렵한 '인민'이나 '시민'이고 싶으니까. (물론 알다시피 이 땅에 자주적인 근대화 과정은 없었다!)


그걸 꿍한 마음을 치유해준 것이 아카데미 시상식이었으니. 

이땅을 아주 이상하게 만들어놓은 미국(정부)이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아니 아주 무관할 수는 없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게 하루 힐링이었다. 


눈물이 찔끔.ㅠㅠ 


내게서 줄리아 로버츠를 은퇴시킨 여신, 

앤 헤서웨이(여우조연상)부터 시작된 힐링 릴레이는,

<레미제라블>팀의 감동적인 군무와 노래로 감정을 고조시키더니. 



연기가 곧 '운명'이었던 십대의 소녀에게 혹했던 기억이 아직 짠하건만,

스물 셋의 나이, 마침내 오스카 트로피를 치켜 든 '꽈당' 제니퍼 로렌스. 



늘 새로운 영화를 내놓을 때마다 나를 놀래키는 사랑과 이야기의 연금술사인, 

아시아, 그리고 대만의 감독 이안과 그가 만든 눈과 마음이 휘둥그레지도록 놀랍고 감동스러운 이야기 <라이프 오브 파이>. 땡큐, 쉐쉐, 나마스떼! 이안 감독님의 천진난만한 수상 표정은 그야말로 압권.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미친 연기자 <링컨>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그리고 방점을 찍은 건, 미셸 오바마의 깜짝 등장에 이은 최우수 작품상 호명! 

 

그의 입에서 <아르고>가 툭~ 나올 줄은 전혀 일절 네버, 와우~


감독 벤 에플렉의 기쁨 한 바가지를 우물에서 길어올린 듯한 속사포 랩 소견 발표와 그 옆에서 므흣하고 웃고 있는 제작자 조지 클루니의 그보다 아름다울 수 없는 모습.


 

할리우드의 시상식이 2월25일 내 마음의 앙금을 깡그리 없애버렸다. 

제 나라 대통령보다 남의 나라 영화와 배우들에게 마음을 뺏기고 힐링된 나를 욕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게 나라는 인간이니까. 


2월25일, '원 배드 데이'에서 '원 파인 데이'로 바뀐 어느 날. 

그래, 나는 어쩔 수 없이 앤 헤서웨이의 노예로다~ㅋ 


<브로크백 마운틴>, 잭(제이크 질렌할)의 아내 루린에 대한 이야기를 외전으로 만들면 좋겠다. 그전부터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알았다손 치더라도, 내게 처음 '배우'로 다가온 앤을 발견했던 그때 그 이야기. 그러고보니, 두 사람이 겹치네. 앤 헤서웨이, 리안. 덩달아 5년 전 1월22일 떠났던, 히스 레저. 


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보러 가야지~

제니퍼 로렌스의 반짝반짝 빛나는!!! 구름의 흰 가장자리, 한줄기 빛나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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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아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영화 ② |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2013-02-1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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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영화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영화가 그러할 수는 없죠. 체제 순응과 체제 강요(협조)적인 영화 또한 난무하니까요. 그러니, 영화를 보면서도 우리는 세상을 향한 감각의 촉수를 벼려야 합니다.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기.
여기, 함께 보고 싶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역시 권하는 것, 아닙니다. 제가 아는 한 이 영화들, 마을과 시민을 잇는 '레가토(음과 음 사이를 부드럽게 연결하는 것)' 구실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을공동체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요? 아뇨, 그렇지 않을 겁니다. 모든 것은 차곡차곡 쌓여서 발현되는 법이거든요.

당신과 함께 마을감수성을 자랄 수 있게 하는 이 영화들, 보고 싶습니다.

 



<쿠바의 연인>

경쟁찬양지대로서 치열하고 지랄 같은 한국살이에 지친 여자(정호현 감독), 쿠바로 여행을 떠난다. 춤과 노래 그리고 여유, 이곳은 한국과 다른 낭만으로 다가온다. 금상첨화, 연하의 잘 생긴 쿠바남자 오리엘비스와 사랑에 풍덩! 두 사람, 결혼에 이른다. 지극히 한국적인 기준으로 적(성국)과의 동침이다!

 

이 영화, 뭣보다 쿠바의 마을풍경이 인상적이다. 그 남자 집에서 정류장까지 걸어서 5분인데, 30분이 걸리기 일쑤다. 이웃들과 일일이 손잡고 이야기하느라 그렇다. 정겹고 살갑다. 그런 마을살이에 젖은 오리엘비스의 말, 인상적이다. "돈보다도 삶을 사랑한다." 당연한 말인데도, 이 말이 생경한 이유? 따로 없다. 당신이나 나나 한국에 살기 때문이다. 맞다. 우린 지옥에 산다. 지옥에서도 찰나처럼 찾아오는 행복을 모르핀 삼아 우리는 살아내고 있을 뿐이다.


 

<해피해피 브레드>

마을카페를 꿈꾼다면, 이 영화가 주는 환상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훗카이도 츠키우라 마을의 카페 마니. 미치도록 눈이 시린 도야코 호수를 배경으로 따끈따끈 맛있는 빵과 향긋한 커피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카페 마니의 풍경이다. 마을카페가 어떻게 힐링캠프가 되는지 엿보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라. 빵을 굽고 커피를 내리는 잔잔하고 소박한 일상에서도 누군가는 치유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가끔은 카페 마니를 찾아, 지랄 같은 세상사 모든 것을 놓고 커피와 빵의 향연에 심취하고 싶다. 홀수도 좋고, 커플도 좋다.


 

 

<일 포스티노>

마리오는 망명 온 파블로 네루다의 전용 우편배달부(일 포스티노)다. 여자 마음을 얻기 위해 詩를 알고 싶던 그, 네루다를 통해 메타포(은유)는 물론 세상이 詩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모든 것에 시상을 싣는다. 베아트리체와의 사랑도 함께다. 詩를 통해, 마리오를 통해 드러나는 세상, 감동적이다. 영화의 제목이 ‘일 포에타(시인)’가 아닌 ‘일 포스티노(우편배달부)’인 이유, 충분히 알 수 있다. 나는 사랑하는 당신의 일 포스티노가 되고 싶다. 메타포다. 마을의 일 포스티노, 매력적이다.


 

 

<카모메 식당>

이 영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대와 관계의 영화다. 핀란드의 한 마을, 커피하우스를 연 사치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피붙이는 아니지만, 정붙이로서의 연대 혹은 대안가족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들은 끈적끈적하지 않다. 뭣보다 그들, 생이 외로운 것임을 알고, 그것을 피하려 하지 않고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혼자임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의지하는 것도 민폐가 아니다. 그들이 마을이다. 식당(카페)이 곧 마을인 것, 식당에서 마을을 엿볼 수 있는 것, 행운이자 축복이다. 커피를 맛있게 하는 주문을 알고 싶다면, 영화를 열어볼 일이다. 참고로, 카모메는 '갈매기'라는 뜻이다.

 

 

[함께 보아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영화 ①
[함께 읽어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책 ①
[함께 읽어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책 ②

 

 

(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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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책에 대한 접근권을 향상시키는 한 가지 방법 |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2013-02-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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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책에 대한 접근권을 향상시키는 한 가지 방법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국민도서관 책꽂이



디지털 리마스터링하여 20132월 재개봉한 이와이 순지 감독의 <러브레터>. 이 영화, ‘책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한 놀라운 순간을 선사한다. 기적과도 같은 무엇. 학창시절, 동명의 소녀와 소년, 이츠키()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공유한다. 오랜 시간이 흘러, 중학교 후배들이 이 책을 들고 이츠키를 찾아온다. 그리고 후배들의 독촉에 따라 여인 이츠키는 책 뒤에 꽂힌 도서카드를 꺼내들고 뒷면을 펼친다. 그곳, 오래 전의 소녀 이츠키가 있다.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 탄성, 나만의 것은 아니었다. 여인 이츠키의 눈가는 추억으로 촉촉해졌다. 자신을 향한 소년 이츠키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도서카드에 숱하게 적힌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 누구를 뜻하는지 어렴풋이 알아차렸다.


책을 공유하면, 그런 놀라움도 다가온다. 그것, 느슨한 고리면서 한 통의 러브레터다. 책이 품은 우주가 준 선물이다. 장웅 국민도서관 책꽂이’(이하 국도) 도서관장은 책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해 말한다. 영국의 위대한 작가 찰스 디킨스 탄생 201주년이었던 지난 27,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공유경제를 말하다’. ‘내 책을 보관하고 서로 빌려볼 수 있는 국민의 도서관국도가 시민들과 만났다. 국도는 개인이 갖고 있는 책을 한 곳에 모아 온라인을 통해 빌려주고 빌려볼 수 있는 공유 시스템이다. , 온라인 도서관 서비스다.



공유경제를 위해 필요한 것



장 관장의 이력을 보자. 그는 인터넷교보문고에서 1998년부터 일했었다. 20055, 나왔다. 인터넷서점 경력으로 뭔가를 하고 싶었다. 5~6년 고생 끝에 나온 모델이 국민도서관 책꽂이다. 201111월 베타 오픈했다. 그렇다고 국도가 처음부터 공유경제 콘셉트에 집중해서 탄생한 것은 아니다.


협력적소비의 동기는 간단하다. 사지 않아도 되니까. 덜 내도 되니까. ,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이것이 더 커지면 공유경제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럼에도 공유경제가 편리하게 이용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timely serviceable. 내가 원할 때 부족함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면 된다.”



그렇다면 timely serviceable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장 관장의 설명이다.


- 충분한 자산

이용할 만한 상품이나 모델이 많아야 한다. 이용자들이 불편하면 안 된다.”


- 감정적 불편함의 해소

책과 관련한 모델은 해외에도 많다. 기본적으로 P2P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낯선 사람에게 말조차 건네기도 힘들어한다. 감정적 불편함을 해소하지 않으면 뭔가 나누는 것이 힘들다.”


- 공유자 사이의 믿음

신뢰할 수 있는 바탕이 없으면 모델이 깨진다.”


장 관장에 의하면, 이 세 가지를 잘 섞어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자산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용자들이 믿고 쉽게 맡길 수 있는 뭔가 필요한데,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다. 국도는 책과 관련한 그런 플랫폼을 지향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공유하여 수익을 내는 공유경제 기업(에어비앤비, 짚카 등)이 있는가 하면, 국도는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공유하여 낮은 비용으로 동일 또는 그 이상의 효용을 거두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도서관 책꽂이의 탄생


그렇다면 국도의 탄생 비화(?)를 잠깐 들어보자. 인터넷교보문고를 나온 장 관장, 의기양양하게 인터넷서점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았다. 한 명 두 명 떨어져 나가더니 결국 혼자 하게 됐다. 그런데 고객들 전화의 상당부분이 품절도서를 찾았다.


동네서점이 없어진 탓이다. 이런 전화를 하루 10통 이상 받다보면 귀찮은 한편으로 문제의식이 생긴다. 새로운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품절이나 절판 도서 찾는 인터넷서점으로 유명했다. 온갖 곳을 뒤져 찾아줬다. 그런데 비용 대비 효과가 없더라. 다른 방법을 찾았다. 책 판매자 입장에서 설계해서는 안 되겠고, 사는 사람 입장에서 이 문제를 풀어보자고 생각했다. 개인의 문제와 업계의 문제가 있더라.”


개인의 문제에서는 집에 책을 더 이상 둘 곳이 없는 공간의 문제가 두드러졌다. 또 품절이나 절판 도서는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했다. 하루 150~200종 책이 나오는데, 나중에 사려면 이미 품절된 상태였던 것이다. 당연히 해결이 안 되는 것이었다. 개인의 공간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보자고 생각했다.


업계의 문제는 품절이나 절판 도서를 고객이 찾을 경우, 더 이상 찍지 않으므로 책을 독자에게 보여줄 수 없다는 아쉬움이었다. 개인과 업계 모두 품절절판 도서의 문제라는 점을 공유하고 있었다.


공간은 그렇다면 제3의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전율했다. (웃음) 우리나라는 내 물건을 창고에 맡긴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켜켜이 쌓아놓는다. 지금 개인 창고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책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공간을 공유하면 어떨까. 창고를 공유해서 책을 보관해준다고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다. 그리고 공간을 마련했다.”


품절절판 문제는 어떻게 풀까? 책을 모아 웹에 공개하기로 했다. 한 사람이 모아온 책을 웹에 보여준다는 것. ‘Sum of curation이라고 명명했다. 장 관장은 사람을 책을 읽다보면 취향이 생기고, 자신의 삶의 역사에 맞춰진 라인업이 갖춰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책의 라인업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이고 물론 전부는 아니겠으나- 그것이 사람과 사람을 느슨하게 잇는다.


이런 책들이 모이면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국도는 기증, 증여가 아니다. 단지, 맡겨 놓는 것이다. 그래서 키핑이라는 단어를 쓴다. 주인이 표시가 되고, 3의 공간에 맡겨놓고 필요하면 다시 받을 수 있다. 최대 25권까지 60일을 빌릴 수 있다. 방학이면 엄마들이 아이들 책을 대거 받아가고, 휴가철이면 긴 만화, 무협지, 애정소설, 장르소설 등이 잘 나간다.”



국도를 이용한다는 것에 대하여


그 과정, 인터넷서점과 같다. 중요한 차이는 택배비를 제외한 돈이 들지 않고 책을 빌릴 수 있다는 것. 국도에 가입하면 2만권 이상의 개인도서관을 갖게 되는 셈이다. 장 관장도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읽고 싶은 책은 집에 두고 이른바 썩은 책만 보내는 것은 아닐까. 헌데 그것은 기우였다. 책 주인이 표시가 되고, 책장을 보여주는데, 책을 빌렸다가 반납할 때 자신의 책을 함께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국도에 책장이 만들어지면서 빈칸을 채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는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책을 보냈다.


또 다른 이점들도 있었다. 집 공간이 깨끗해졌다. 자신의 책들이 다른 누구에게 갔는지 알 수 있다. 자신에겐 당장 필요로 하지 않는 책이 다른 누군가에겐 필요로 한다는 것. 기분 좋은 일이다. 그렇게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이 서로를 알게 되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책을 공유한다는 것이 만든 기적이다.


지금 15평에 22천권이 있다. 국도를 활용하면 뭐가 좋을까? 자기 책을 60권 보내면, 다른 사람이 맡긴 18천권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대여하는 것을 보니, 평소 호기심이 있거나 긴가민가하는 책을 많이 빌려간다. 실패해도 재무적 손실이 없기 때문이다. 60권의 개인적 소유를 포기함으로써 300배나 되는 책을 공유하게 됐고, 공간 확보라는 덤까지 얻는다. 사람 수에 장서가 곱해지는 모델이다.”



베타서비스 14개월. 3400여명의 회원에 21천여 종의 도서가 키핑된 상태다. 지난해 5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1회 대여 시 평균 7, 1회 키핑 시 평균 9권을 했다. 진짜 롱테일인 셈이다. 만족도 현황을 조사해보니, 최신 책은 취득가능성은 높지만, 만족감은 높지 않다. 반면 꼭 읽고 싶은데, 구할 수 없는 책을 구하면 만족도는 높다. 국도가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이유다. 그래서 국도는 구하기 어려운 책을 구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국도는 연결을 해준다. 대면할 필요도 없고 반드시 직거래여야 한다는 것도 없다. 중간에서 모든 것을 처리해준다. 복잡하지도 않다. 충분한 자산이 있고, 안정된 플랫폼 위에 감정적 불편함이 없으며, 신뢰를 담보해주는 관리자가 있다. 오랜 기간 읽은 사람들은 결이 생기더라. 그래서 별별 라인업이 다 있다. 연쇄살인범의 책만 보는 사람도 있고, 19금 소설만 읽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실명인증을 안 한다.”


장 관장이 말하는 국도의 장점은 우선, 편리함에 있다. 도서관에서 빌리려면 걷든 차를 타든 움직여야하고, 짧은 기간 내 읽어야 하는데, 국도에는 그런 게 없다. 둘째, 지자체나 정부예산이 필요 없이 국민들 힘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개인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려다보니, 사회적인 문제까지 해결하는 경우다. 도서관을 짓지 않아도 도서관이 생기는 셈이다. 국도는 비용면에서도 크게 이점이고, 뭣보다 시공간의 한계가 없다.


“2010년 기준 공공도서관 수를 보자. 미국이 9221, 독일 8256, 영국 4517, 프랑스 4319, 일본이 3196개인데, 우리나라는 759개다. 그렇다면 도서관을 지어야 하는가? 책에 대한 접근권을 향상시켜야 한다면 국도에 투자해 달라. 도서관이 지역 커뮤니티센터나 시민정신을 함양하는 공간이면 좋겠지만, 책에 대한 접근권만 놓고 보면 국도가 낫다. 신뢰의 키핑포인트를 넘어서면 내 책을 다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100만권을 놓자면 600평이 필요한데, 10만 명 회원만 있으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800만권을 소장하고 있다. 국도가 불붙으면 800만권도 가겠지? (웃음) 책 훼손 걱정을 엄청 했는데, 생각보다 사고가 없다. 신뢰는 쌓였고, 지금 공간문제만 해결하면 되는 상황이다.”




국도에 묻고, 국도가 답하다


오프라인에서 국도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오프라인 활용은 계속 고민하고 있다. 국도의 취지는 책에 대한 접근권을 최대한 낮추자는 데 있다. 대기업에 가면 자료실이 어마어마하다. 회사의 힘은 직원들이 얼마나 레퍼런스에 쉽게 접근하는가에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에서 사내 자료실이나 도서관을 만들 수 있을까? 국도는 그런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나아가서는 전국의 모든 중소기업이 삼성보다 더 강력한 지식창고를 갖게 되는, 그런 꿈이 있다. 그리 되면 노인정, 어린이집도 책을 읽을 수 있게 한다고 본다. 다만 국도는 우리 책이 아니다. 전부 주인의 소유권이 살아 있는 책이라 책임질 수 없는 방식으로 돌릴 순 없다. 책의 손상이나 훼손에 대한 책임 규명이 안 되면 곤란해서 고민하고 있다. 오프라인에는 다른 방식의 접근을 생각하고 있다. 동네 도서관 등에 시스템 제공 등을 생각한다. 그건 이미 개발한 상태라 이식은 쉽다.


BM은 어떻게? 분실이나 훼손이 있었던 경우는 없었나?


지금은 수익이 안 난다. 우리와 회원 간의 신뢰를 확인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베타서비스가 끝나면 정회원, 준회원으로 갈 생각이고, 전산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다. 만약 너무 소중한 책이면 국도에 주지 말고 갖고 있으라고 한다. 공유해도 괜찮다 싶으면 맡겨라. 신기한 것은 지금까지 사고가 1건도 없었다.


국민도서관만의 강점을 얘기한다면?


국도와 같은 모델은 헝그리정신이 없는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 비슷한 모델을 만들려면, 도서DB를 갖춘 업체가 들어올 순 있겠으나, 수익 검증이 안 된 비즈니스라 들어오기 어렵다.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해도 여기서 책을 빼서 다른 곳에 주기가 귀찮을 거다. 혹자는 인질 비즈니스라고 하더라. 수익이 별로 안 나서 경쟁자들이 들어올 생각을 안 한다. (웃음)


공유경제가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도움을 주는가?


다른 공유경제 업체는 잘 모르겠고, 국도는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정말 편안한 장소다. 종이책을 읽는 사람은 종이 맛을 안다. (웃음) 책이 많은 공간에 있으면 뿜어 나오는 기가 다르다.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하다. 책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문장을 더듬는 느낌을 못 잊는다. 우리는 그런 분들과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결국 모든 책이 전자화되지 않는다.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비즈니스라고 보고 있다.


국도에 책을 가장 키핑한 분은?


총각네 야채가게를 쓴 김영한님이다. 비즈니스 초기에 페북 친구였는데, 제주도로 떠날 거라며 자기 책을 뿌리겠다고 했다. 재빨리, 그러지 말라고 말리면서 국도로 달라고 했다. (웃음) 470권이 들어왔고, 그밖에 책 많이 읽는 분이 400권을 키핑했다. 그래도 역시 가장 많은 책을 키핑한 사람은 나다. (웃음)


도서대여사업과 도서관은 다른데, 공간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이 있나?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보관하고 수발송하는 것이다. 도서관이 지닌 여러 면이 있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자 한다. 책이 너무 많아서 예전 책을 버린다는 도서관도 있는데, 그걸 우리에게 맡기면 한 지역이 아닌 전국으로 도는 셈이다. 우리는 책을 제대로 보관하고 책을 잘 소독하고 바람 잘 쏘이고, 빌릴 때 기분 좋고 반납할 때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회원제로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 만들 때 대여점 생각을 했는데, 고민해보니 대여점주보다 도서관장이라고 하는 게 멋있을 것 같아서 도서관으로 바꿨다. 권당 얼마를 받으면 보내준 분과 이익을 나눠야 하는데, 그걸 받으려면 요원하다. 그래서 결론 내린 것이 국도는 대여가 아니다! 내 책을 친구에게 돈 받고 빌려주진 않잖나. 판을 만들자는 생각에 회비제로 갔다. 국도는 인터넷서점처럼 팔면 끝이 아니고 아카이브다. 지속성이 보장돼야 한다. 회비를 받는 의의가 거기에 있다.


예약시스템은 왜 마련돼 있지 않은가?


지난 1년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테스트한 시간이었다. 만약 한 권에 세 명이 몰리면, 어떻게 할까? 또 어떤 방식으로 알려줘야 할까? 그런 것을 연구하면서 정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더 치밀하게 보이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매개가 책이고.


2개월을 대여기간으로 했나?


하루 100~150권이 대여된다. 일주일 1500권이면 책장 5개가 빈다. 그만큼이 우리에겐 수입이다. 대여기간이 짧아서 바로 보내고 회전율을 높이는 대여점 모델이라면 모를까, 우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실은 비밀인데, 우리는 여러분의 집을 창고라고 생각하고 있다. (웃음) 2개월은 사업적인 판단이다. 3개월은 너무 길고. 50일쯤 부터는 로그인을 했을 때, 연장 신청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전화가 필요 없게끔.


공유경제에디터 김이준수의 추천영화 <러브레터>


"오겡끼데스까(잘 지내나요?)"로 각인된 이 영화, 저 멀리 사랑의 기억을 길어올리고 그리움을 간질인다. 그 사랑을 길어올리는데 있어 도서관은 빠질 수 없는 장소다. 동명의 소녀소년 후지이 이츠키(들)에게 도서관은 '첫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다. '후지이 이츠키'놀이는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몰랐던 소년 이츠키의 '사랑 호명법'이었다.


도서관과 책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과 놀라운 순간을 엿보고 싶다면, <러브레터>,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영화다. 2013년 2월 지금, HD리마스터링을 통해 놀랄만한 화질로 재개봉한 <러브레터>. 여전히 설레고 가슴 뛴다. 14년 전보다 더욱 웅숭 깊어진 시선으로 러브레터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본 뒤 역시나, 외칠 것이다. 당신... 잘 지내나요?


(☞ 공유경제 강연은 계속됩니다. 신청하시라!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 http://www.wisdo.me/1169)



by. 커피향 공유하는 남자, 김이준수(공유경제 에디터)


밤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가 있는, 당신과 나의 공간을 꿈꾼다.

커피 한 잔으로 우리는 세계를 사유하고, 세계를 공유한다.

그 알싸하고 향긋하며 좋은 커피향, 나만 맡을 수 없어 당신과 함께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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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아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영화 ① |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2013-02-1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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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영화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영화가 그러할 수는 없죠. 체제 순응과 체제 강요(협조)적인 영화 또한 난무하니까요. 그러니, 영화를 보면서도 우리는 세상을 향한 감각의 촉수를 벼려야 합니다.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기.

 

여기, 함께 보고 싶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역시 권하는 것, 아닙니다. 제가 아는 한 이 영화들, 마을과 시민을 잇는 '레가토(음과 음 사이를 부드럽게 연결하는 것)' 구실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을공동체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요? 아뇨, 그렇지 않을 겁니다. 모든 것은 차곡차곡 쌓여서 발현되는 법이거든요.

 

당신과 함께 마을감수성을 자랄 수 있게 하는 이 영화들, 보고 싶습니다.

 

 

<허공에의 질주>
‘청춘의 시작과 끝’ 리버 피닉스의 매력만으로 이 영화, 충분하다. 내용은 특별한 것, 없다. 도피 중인 반전운동가 부모는 히피처럼 떠돌아다녀야만 했다. 아들은 그런 부모를 따라야했다. 어느덧 10대 후반이 된 아들. 홀수가 될 시기, 부모는 아들을 세상 속으로 방생하며 이렇게 말한다. “We all love you. Now go out there and make a difference, your mother and I tried. And don't let anybody tell any different.”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끼어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인생은 그래야만 한다. 기성세대 혹은 꼰대가 구획한 스펙과 멘토링의 함정이 더 이상 청년의 삶에 끼어들지 못하게 하라! 아버지를 죽이고, 왕을 죽여야 비로소 권리와 책임을 가진 어른이자 시민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기억하자.

 

 

<늑대아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는 마을이 어떻게 생명과 자연을 품는지 보여준다. 늑대인간을 사랑한 하나, (늑대)아이를 낳고 사람을 피해 산속에 가서 산다. 억척같이 사는 하나의 모습을 돕던 마을 어른들, 어느 날 하나네 집에 마실을 와서 이런 말을 한다. “배수도 안 좋고, 여긴 살기 좋은 곳이 아니야. 그러니까 서로 돕고 살아야지.” 마을은 그렇게, 배제하지 않는 곳이다.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의 연기)도 좋지만, 이들 영화엔 마을의 어떤 풍경도 좋고, 무엇보다 관계의 맺어짐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과 마을서점의 대립이 등장하는 <유브 갓 메일>에는 마을살이의 가치를 일깨우는 장면들이 있다. 그리고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의 애니가 그랬듯, 일보다 사랑. 일은 사랑을 위해 복무할 것! 사랑 없이 혹은 낭만 없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너를 보내는 숲>
살다보니, 만남만큼 중요한 것이, 이별이더라. 그러나 이별은 그 중요성에 비해 확실히 저평가됐다. 이별은 만남과 동등한 위치에서 다뤄져야 한다. 이별을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만 떠넘기는 건 너무도 가혹하다. 마을이 치르는 장례에서 힌트를 얻은 이 영화, 이별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두 사람이 어떻게 마음을 나누는지 찡하게 보여준다. 그 놀라운 장면만으로 이 영화는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이별대세)!

 

 

☞ [함께 읽어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책 ①
☞ [함께 읽어요] 마을감수성을 자라게 하는 책 ②


(띄엄띄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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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러브레터]를 본다는 것 | 너 없이 산다 2013-02-13 01:05
http://blog.yes24.com/document/708890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HD리마스터링 된 <러브레터>.

재개봉에 앞선 시사회, 가슴이 뛰었다. 보는 내내 뛰었다.

 

 

이 장면 하나로도 충분한 영화다.

슬픔을 애도하는 법.

극 중에서 아키바가 언급했듯,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와타나베 히로코는 후지이 이츠키를 그제서야 보낸다.

'오겡끼데스까(잘 지내나요?)'

 

그 옛날, 나도 히로코를 통해 애도하는 법을 배웠다.

함께 시사회를 본 친구도 무척 좋아했다.

슬픔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눈물을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어제(11일) 1주기를 맞은 휘트니 휴스턴의 유작, <스파클>도 보고 싶어졌다.

가족의 유대감과 성공의 어두운 면, 음악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영화.

 

출연은 물론 제작까지 겸했다는, 휘트니가 마지막을 불살랐다는 영화.

영화적으로 좋은 평가를 못 얻었다고 하나, <스파클>은 그걸 넘어설 수밖에 없다.

세상에 없는 여자, 휘트니 휴스턴의 것이기 때문이다.

 

휘트니 휴스턴, 오겡끼데스까.

열여덟의 나는 <보디가드>를 보고 보디가드가 되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영원한 보디가드. 휘트니 휴스턴의 음성이 그렇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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