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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살펴보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나한텐 밤 9시의 커피가 그 중 하난거 같아. 이 어메이징한 커피, 밤 9시의 커피야! 난 이렇게 멋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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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9시의커피] Dirty Shirts | 밤9시의 커피 2014-09-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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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커피 메뉴는 'Dirty Shirts'.


거 무슨 더러운 이름의 메뉴냐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제임스 딘의 별명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유증이 남아 있던, 그리하여 매카시즘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 기성세대의 경직과 극단적인 보수성에 청년들은 숨이 막혔다. 자유와 다양성에 대한 욕구가 거칠게 꿈틀거렸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기성세대의 질서와 체제를 구기고 오물을 투척하는 것이었다. 셔츠가 더러워질 정도로.



청춘들이 반항의 깃발을 꼽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싶을 즈음, 지미(제임스 딘의 애칭)의 등장은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다. 그들은 지미를 'Dirty Shirts'라고 불렀다. 그는 청춘의 간지나는 대변인이었다.


<이유 없는 반항>의 한 장면은 그것을 보여준다. 주인공 짐(제임스 딘)은 "10년 뒤엔 알게 될 거다"라는 아버지의 말에 "당장 대답이 필요해요"라고 들이댄다. 이건 영화로 봐야 한다! 말로 시부렁거려봤자 소용 없다. 



그러니까, 

1955년 9월 30일, 오후 5시 59분. 

미국 하이웨이 46과 41이 합류하는 지점. 

'포르쉐 356' 산산조각. 

스물 넷, 요절.

'에덴의 동쪽'에서 '이유 없는 반항'을 한 '자이언트'의 작별 인사.


제임스 딘은 59년 전 그렇게 질주하다가 산화했다. 



커피 'Dirty Shirts'는 그래서, 

찐하고 강렬하다. 죽을 지도 모른다. 빠르고 뜨거워서. 꼰대들은 주지 않는다. 마시지 마시라. 꼰대들은 마시면 토한다. 이런 커피 왜 마시냐고 구시렁거린다. 


당연하지. 당신들이 마실 커피가 아니거든. 


내 지갑 속의 제임스 딘 우표는 19년째 자리하고 있다. 


9월 30일, 그를 한 번 더 본다. 인간 되기 쉽지 않다.



무슨 말이냐고? 지미 형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Being a good actor isn't easy,(훌륭한 배우가 되는 것은 쉽지 않지)

Being a man is even harder,(사람이 되는 것은 더욱 어렵지)

I want to be both before I'm done.(나는 죽기 전에 둘 다 이루고 싶어)


형아는 둘 다 이뤘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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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출간기념 댓글 이벤트 | 너 때문에 산다 2014-09-2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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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블로그 이야기

 

안녕하세요 YES블로그 입니다.


새로운 이벤트를 가지고 왔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0^

 

당첨자발표 : 9월 29일 (월)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저
문학동네 | 2014년 08월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저
문학동네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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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보다 슬럼프? | 시네마카페 2014-09-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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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슬로우 비디오

김영탁
한국 | 2014년 10월

영화     구매하기

(* 스포일러 있습니다~ 슬로우 슬로우 퀵 퀵~)


다소 안이한 만듦새였다. <헬로우 고스트>의 (흥행) 성공이 독이 된 것일까. 이야기는 엉거주춤했고, 의미 전달은 미흡했다. 로맨스는 애틋했으나 뭔가 부족한 차림새였다. 차태현의 연기는 선글라스 때문이었을까, 그저 그랬고, 감독의 연출도 밍숭맹숭했다. <헬로우 고스트>의 성공 방정식을 별다른 변주 없이 가져온 듯해서,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 


바쁘게만 흘러가는 세상에 느리게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어보겠다는 의도, 좋다. 그래서 꺼냈을 동체시력.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순간까지도 '슬로우 비디오'처럼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시력을 가진 사람, 좋다. 대부분의 사람이 바쁜 일상에서 놓치는 것들을 그는 볼 수 있을 테니, '빨리빨리'가 아닌 '느리게'에서 만날 수 있는 삶의 진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있었다. 

 


그러나 의도나 등장인물, 소재가 좋다고 다 잘 풀리라는 법은 없다. 바쁜 현대인의 삶에 쉼표가 되어주고 싶다는 영화의 카피는 그냥 마케팅적인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가 더디고 서툴 뿐이다. 쉬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극중 상황은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풍경으로 채워진다.  


동체시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는 여장부(차태현 분)가 가족의 보살핌도 없이 칩거 생활만 했던 것도 이상하다.(그들 나름 화목한 가정임을 초반부에 보여주고 여장부의 성격이 괴팍한 것도 아니다!) 드라마에 빠져 있던 여장부가 "진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해서 나름 큰 결심을 하고 나온 바깥 세상 적응기도 뭔가 매끄럽지 못하다. 물론 상영 시간 때문에 가지를 치면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유추하지만 영화에 감정을 이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 여장부가 CCTV 관제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좋아한다는 이유로 한 사람 뒤만 졸졸 쫓는 것은 다른 의미에선 스토킹이 될 수 있다. 스토커들도 '좋아해서'라는 이유를 달지 않던가. 여장부의 사랑이 순수하고 애틋하다손, 공공의 안전을 위한 CCTV를 사유화하는 것은 지나치다. 나중에 그것이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자를 잡는 장면으로까지 이어진다지만, <슬로우 비디오>는 비약으로 극을 꾸리면서 상황 몰입을 강요한다. 아예 영화가 판타지였으면 모를까, 판타지도 아니면서 왜 무리수를 두는 것인지 내내 불편했다. CCTV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이요, 200편의 드라마라고 하지만, 말만 그럴 싸할 뿐이지 여장부나 <슬로우 비디오>는 타인의 드라마에는 관심이 없어 뵌다. 특히 석의사(고창석 분)와 심(진경 분)은 왜 굳이 출연했는지 의아하다. 그들의 연기가 나빠서가 아니라 극중 인물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아서 안타까워서 그렇다. 


여장부가 진짜 느리게 흐르는 삶을 사는 것 같지도 않다. 사회 적응이 서툴고 느릴 뿐이다. 눈물이 흐를 만한 포인트는 분명히 있다. 여장부의 눈이 멀 것이라는 짐작은 충분히 가능한데, 첫사랑 봉수미(남상미 분)와 애틋하게 만나기 위한 장치들도 서툴고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사채 빚에 쫓기는 것으로 설정된 봉수미의 상황도 너무 안이하게 다뤘다. 용역 깡패들이 한 번 헤집고 가고 울고불고 곤경에 처한 봉수미가 나오면 그것으로 끝? 연출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슬로우 비디오>는 욕만 들어먹을 영화인가. 현실 정합성이나 상황적 논리성을 이래저래 따지고 들었지만, 논리적으로만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혹했던 장면이 있었다. 

 

마을버스가 바다로 향하는 장면이었다. 봉수미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여장부가 마을버스 운전기사 상만(김강현 분)에게 부탁해 운전대 방향을 달리한다. 내가 한 번씩 꿈꾸던 장면이기도 한데, 버스가 늘 다니던 노선을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는 그런 순간. 외로운 영혼들이 마을버스 한 자리씩 앉아 바다를 보러 간다며, 고속도로를 타고 달린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있을 수 없는 장면이라고 투덜거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이 장면들이 그렇게 좋았다. 고속버스 톨게이트에서 마을버스를 잡는 경찰이 그렇게 야속할 수 없었다. 

 


마을버스도 그런 순간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늘 다니던 출근길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일상과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가는 것을 꿈꾸듯, 마을버스도 늘 다니는 골목길이 지겨워지는 날이 있지 않을까. <슬로우 비디오>가 일상의 다른 의미를 건네고 싶었다면, '느림(슬로우)'을 콘셉트로 잡을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기'로 잡아줬으면 어땠을까. 다르게 보기로 잡았었다고? 그럼 연출력이 아쉬운 거고! 


아울러, 차태현은 늘 믿고 볼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맞다. 그럼에도 선글라스를 끼운 것은 아쉽다. <슬로우 비디오>를 보면서 느낀 것인데, 차태현 연기의 일정 부분은 그의 눈에 기대고 있다는 것을 알겠다. 그런 그에게 선글라스를 끼우다니, 자연 연기도 안 살고, 영화도 살지 못했다. 감독의 책임이다. 동체시력이 문제였던 건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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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의 식탁 | 함께 살자!(공유와 공동체) 2014-09-2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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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밥집 협동조합의 이름은 내가 제안했던 <환대의식탁>으로 결정났다. 언제고 꼭 활용하고자 '꿍쳐둔' 이름을 방출했다. 환대와 식탁(음식)의 결합. 모름지기, 밥은 그러할 때 제대로 된 식사가 된다고 생각했다. 사료가 아닌 식사. 밥을 놓고 각자 스마트폰으로 저 너머의 세상에 몰두하는 건, 환대도 식사도 아닌, 그저 (상대에 대한) '홀대'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았다. 홀대의 식탁, 절레절레.


그리하여, 우리는 동네친구를 만드는 동네밥집. 음식을 통해 자연스레 관계를 만들고, 음식에 대한 중요성과 고마움을 느끼면서 먹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동네밥집. 그런 동네밥집 협동조합 <환대의식탁>을 만들고 싶었다.


3개월 전이었다. '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으로 만났다. 시민 여섯에 멘토 셋,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마을공동체담당관실, 식품안전과 등의 공무원이 함께한 민관 거버넌스. 팀 이름은 먹.기.사. (먹으며 기쁘게 사는 법,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거의 주말마다 만나서 궁리하고, 모색하며, 협동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그건 우리의 미션이었으니까!

생각해보면 각자의 역할에 대한 인식과 적당한 '민폐 팀워크'가 협동을 되레 추동했던 것 같다. 누군가 사정이 생기면 내가 그것을 하겠다고 즐거이 말하고, 민폐를 끼치는 것에 미안함을 품으면서도 거리낌이 없는 그런 관계. 청년들의 열정이 새삼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목격한 것은 참으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 3개월의 결과가 나왔다. 

동네밥집 협동조합 <환대의식탁>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2014년 '서울창의상'의 창의 제안 부문 후보에 오르게 됐다.


아, 정말이지 짠했다. 혁신파크 안에 만들겠다며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에게 귀여운 어필까지 하면서 방긋. 열 명 남짓 심사위원들도 우리의 어수룩한 결과물에 감동한 분위기. 서울시는 정책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긍정적인 멘트도 날려주시고~ 실행가능성을 검토한 후 2015년 시정에 반영할 예정이란다.


즐거웠다. 정말 가능할까 긴가민가 하면서도 청년들에게 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블라블라 늘어 놓았다. 동네밥집 <환대의식탁>은 그렇게 협동이라는 과정을 통해 협동조합을 전혀 몰랐던 이들이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됐다.


비록 진짜 협동조합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 청년들이 진짜 동네밥집 협동조합 만들어보고 싶단다. <환대의식탁>을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1호점을 혁신파크에 내고 서울형 소셜프랜차이즈로 서울 곳곳에 자리잡게 하고 싶단다. 흥미로웠다. 그 3개월이 누군가에겐 어쩌면 삶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다.


협동조합, 그거 먹는 거임?

처음엔 그랬던 청년들이 직접 협동조합까지 해보겠다니. 그래, 실패하면 어떠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그건 개뿔이고. 실패하고 실패하면서 더 나은 실패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실패 투성이인 내 삶도 마냥 시궁창이진 않다고 생각하니까. 좀 더 나은 실패를 해보겠다며 버둥거리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환대의 식탁>이 때로는 사람과 삶을 바꿀 수 있다면 좋겠다. 

저 이름은 사실《레미제라블》에서 따왔다. 세상 어디에도 안착하지 못하고 늘 천대받고 박해받으면서 거리를 떠돌던 장발장. 그런 그가 미리엘 주교의 성당으로 흘러들어간다. 그곳의 식탁에서 미리엘 주교는 장발장을 “오늘 저녁 우리를 찾아온 특별한 손님”이라고 소개한다.


장발장이 꿈틀했다. 그는 ‘특별한 손님’이라는 말을 태어나서 처음 듣는다. 그리고 “다시는 장발장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후의 장발장은 예의 비참한 세계, '레미제라블'의 세계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온다. 장발장의 삶이 바뀌었다. 환대의 식탁이 준 선물이었다.


환대는 사람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은 연결이고, 관계다. 연결을 경험하고 상상함으로써 삶은 새로운 세계로 접어들 수 있다. 내가 환대의 식탁을 원하는 이유다.


가을밤 귀뚜라미가 풀피리를 분다. 

그리하여,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3개월 함께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보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사람의 목소리가 내는 절묘한 앙상블의 향연.



아, 좋다. 

노래가 온몸을 감는다. 노래가 지친 심신을 환대해주는 밤이다. 

고맙다. <환대의식탁>도, 노래도, 귀뚜라미도, 가을밤도. 

내 삶에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단 하루의 밤이다. 모든 밤은 다 다르니까.

기뻐도 슬퍼도 모두 다 다른 밤이다.

울고 싶은 가을밤이 하나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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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재벌 탐구생활 | 시네마카페 2014-09-2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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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돈의 맛 (일반판 1Disc)


케이디미디어 | 2012년 11월

작품     디자인/구성     구매하기

임상수의 깨알 같은 재치가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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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은 적나라하다. 

물론 (재벌들이나 초부유층의) 돈은 그것 이상이겠지만.

 

<돈의 맛>에서 재벌 3세인 윤철(온주완 분)은 이런 말을 던진다. “세금 한 푼 안 들이고 돈 60억 원을 돌려 200조원을 통째로 갖는 거지. 한국에서는 다 이해해 줘.”

 

아무렴. 좀 과장해서 세상 물정 모르는 이라도 한국에서 산다면, 충분히 알고도 남을 이야기다. 개나소나 다 알 법한 말에 절로 냉소가 나온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씁쓸한 맛은 어쩔 수 없다.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말,

"한국에선 돈만 있으면 환상"이라는 말,

우리는 모욕적이게도 수긍하고 긍정해야 한다. 

재벌3세의 '시장 감수성' 혹은 한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촉'은 재벌가의 자손이어서가 아닌, 한국에 사는 장삼이사라면 누구나 습득할 수밖에 없는 '진리'인 셈이다.


<돈의 맛>을 보고 있자면, 깨알 같은 재미가 있다. 조금만 현실에 관심을 뒀다면, 어디선가 보고 들은 듯한 이야기를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 그러면서 까댄다. 임상수의 특징이자 장기가 여지없이 발휘된다. 말인즉슨, 현실의 어떤 사건들에 전혀 문외한이라면 영화는 그저 돈지랄하는 족속들의 분탕질밖에 안 된다. 영화를 보는 재미가 뚝 떨어진다는 얘기다. 


윤철의 말도 그렇다. 


몇 년 전, 돈성(삼성)의 상속을 둘러싼 법리 논쟁이 있었다. 대부분 기사는 조심스럽다는 듯 '편법승계' 혹은 '변칙증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애매해서가 아니라 눈치보기 였을 것이다. 자신들을 먹여 살려주시는 '주군'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순 없으니까. 


그런 애매모호한 용어를 써가며 프레임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형식적으론 재벌 가문이지만, 실질적으론 '돈'일 것이다.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그 아버지가 자신의 유일한 아들에게 61억 원을 줬다. 아들은 그 중 23억 원으로 상장 직전의 에스원에 유상증자로 참여해 78억 원의 주식을 갖게 됐다. 에스원은 곧 상장됐고, 아들은 냉큼 이를 팔았다. 355억을 벌었다. 대박~


에이, 그 정도로 만족할 분이 아니다. 그 정도는 '새피(새발에 피)'하다. 

아들은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시장가에 턱도 미치지 못하게 샀다. 또 헐값 발행한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집중 매입했다. 이건 의미가 크다.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진 순환출자 구조 때문이다. 에버랜드 대주주가 되면 지분 구조상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있다. 아들은 16억 원의 증여세만 내고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됐다. 참고로 2010년 삼성그룹 전체 매출액은 220조원이었고, 2012년 5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윤철의 말이 의미 없이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런 사실을 몰랐다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그러니 이 대목은 임상수의 재치(?)가 어디를 향했는지 엿볼 수도 있는 셈이다. 


돈은 사실 죄가 없다. 돈은 그저 하나의 객관적인 존재다. 맛이 있을 턱도 없다. 문제는 그 돈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다. 돈에 욕정과 치욕을 처발라 범벅한 <돈의 맛>은 그래서 시큼털털하다. 


영화는 모르는 사실을 까발린 것도 아니요, 짐작하고 알고 있던 바를 보여준다. 그것을 눈과 귀로 확인해야 하는 것은 고역일 수 있겠으나 임상수의 요리 솜씨는 역시 독특한 구석이 있다. 그는 재벌가를 절대악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맛도 향도 어떤 뉘앙스도 풍기지 않는 돈에 절대 집착함으로써 얼마나 스스로 모욕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니 그들 자신이 내뱉는 "내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결국 돈의 맛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미맹임을 실토하는 셈이다.  


국가보다 더 커버린 한국의 재벌이다. 기업국가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도 재벌이다. 가장 웃긴 것은 이들의 체제가 북한과 다르지 않다는 거다. 3대에 걸친 북한의 권력 세습과 다르지 않은 재벌기업의 3대에 걸친 세습 자본권력. 북한에선 국가 위에 당이 있다면 남한에서는 국가 위에 재벌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위에 있으면서 그에 맞는 품위나 품격을 갖춘 것이 아니라 '삼류 건달'로 짝발이나 짚고 껌이나 씹어대니, 썩을 놈들. 


진짜 '돈의 맛'을 원했다면, 불만족스러울 수 있겠으나, 영화의 맛은 임상수 감독이 제대로 냈다. 임 감독이 묘사한 재벌가의 모습과 풍경을 놓고, 맞다 아니다를 언급할 게재는 아니다. 우리는 재벌도 아니면서, 재벌도 되지도 못할 거면서 재벌처럼 생각한다. 스스로를 모욕하는 행위다. <돈의 맛>이 맛봬기를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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