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키치의 책다락
http://blog.yes24.com/jwcury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키치
읽고 씁니다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7·16기 책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0월 스타지수 : 별15,703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공감
독서습관
읽고싶어요
나의 리뷰
리뷰
우수리뷰
19' 파워문화블로그 16기
14' 파워문화블로그 7기
14' 리뷰어클럽
13' 리뷰어클럽
태그
임진아 마리암마지디 나의페르시아어수업 자매이야기 동생과사이좋게지내는법 투자의미래 4차산업혁명과투자의미래 생일사전 인생의일요일들 4차산업
2014 / 0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최근 댓글
좋은 책 소개 감사합.. 
아 저도 비슷하게 읽.. 
사실 책을살생각은 1.. 
구매버튼 클릭하러 왔.. 
리뷰 잘 봤습니다. 
오늘 79 | 전체 463867
2007-07-17 개설

2014-03-12 의 전체보기
세계적인 명감독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리뷰 2014-03-12 18:45
http://blog.yes24.com/document/761838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구로사와 아키라 자서전 비슷한 것

구로사와 아키라 저/김경남 역
모비딕 | 2014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구로사와 아키라는 한 번 받기도 어려운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라쇼몽>, <데루수 우자라>로 두 번이나 수상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자서전 비슷한 것>은 그가 만 예순여덟이 되던 1978년에 쓴 자서전 '비슷한 것'으로, 출생부터 <라쇼몽>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까지에 이르는 생애 전반(前半)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의 자서전에서 '우리가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개성이란 것은, 실은 유치원에서 만났던 소꿉친구나, 처음 읽었던 소설 속 주인공이나, 또는 사촌 누이가 기르던 사냥개에 이르기까지 온갖 자잘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절대 자기 혼자만 사는 게 아니다. (중략) 그래서 나는 내 기억 속에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사람이나 사건에 관한 추억을 뽑아보았다'라는 문장을 읽고 자서전을 쓰기로 했다는 그는, 바람대로 희미한 기억부터 청소년기의 소소한 추억, 청년기의 질풍노도와 같은 심경 등을 자세하고 생생하게 그려냈다. 덕분에 이제까지 그의 영화를 한 편도 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일본 버전을 읽는 듯한 기분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지 않나 싶다. 

 
1910년 도쿄에서 4남 4녀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군인 출신의 아버지를 두었기 때문에 비교적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그에게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손윗 누나 모모요와 형 헤이고로, 모모요는 어린 나이에 병사해 어린 구로사와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고,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모두 뛰어난 수재였던 헤이고는 문학, 미술 등 예술에 조예가 깊어 훗날 구로사와가 영화 감독이 되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이 책은 또한 메이지 시대 후반부터 다이쇼, 쇼와 초기 도쿄의 모습과 그곳 사람들의 생활상을 짐작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1923년에 있었던 관동대지진은 저자의 집은 물론 도쿄 전체를 파괴하다시피 한 무시무시한 사건이었다. 그 때 저자의 나이는 고작 만 열세 살. 중학교 2학년이었다. 동네의 집과 가게들이 모두 무너진 것은 물론, 학교가 부서지고, 건물들이 파괴되면서 피어오른 흙먼지가 일식처럼 태양을 가려서 낮에도 어두웠으며, 대화재 때문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 같은 정경이 오랫동안 이어졌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피해가 얼마나 심각했을지 상상이 된다. 그 때의 아픈 기억들 중에는 조선인 학살 사건도 있었다.


"관동대지진 때 발생한 조선인 학살 사건은 이런 어둠에 겁먹은 사람들을 교묘하게 이용한 선동자의 소행이다. (중략) 화재로 집을 잃은 친척을 찾아서 우리 가족이 우에노에 갔을 때, 아버지는 단지 수염이 길다는 이유로 조선인으로 몰려 몽둥이를 든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 나는 조마조마해서 함께 있던 형을 쳐다보았다. 형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한심한 놈들!" 하고 버럭 호통을 쳤다. 그러자 둘러싸고 있던 패거리가 슬금슬금 흩어졌다. (중략) 동네에서 어느 집의 우물물은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우물 바깥 담장에 백묵으로 쓴 수상한 기호가 있는데, 그게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표시라는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이실직고하자면 그 수상한 기호라는 건 내가 쓴 낙서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어른들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pp.95-6)


학생이 보기에도 어이없고 황당한 일이 만연했던 걸 보면 당시 일본 사회가 얼마나 미쳐 돌아가고 있었는지를 어렴풋이 알겠다. 이 뿐만 아니라 학교 교사가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했던 구로사와를 대놓고 괴롭혔던 일이라든가, 육군 대위가 직접 중학교 군사 훈련을 시킨 일 등 저자의 경험으로 미루어 알 수 있는 당시 일본 사회의 폐단이 한둘이 아니다. 이 때의 경험들 때문인지 저자는 평생 일본 사회, 특히 주류 권력층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고, 제 한 몸 건사하려고 시류에 편승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대중과 타협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반작용으로 그의 명작들이 탄생했다니,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다.


책의 뒷부분은 그가 영화계에 입문하여 영화감독으로 커리어를 쌓고 <라쇼몽>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기까지의 일들이 나온다. 그의 어린 시절만 해도 영화가 지금처럼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영화 감독은커녕 영화계에서 일하겠다는 꿈조차 꿔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형 헤이고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문학과 음악, 연극 등에 심취했고, 미술은 전문 학교를 다닐 만큼 잘했다. "나는 탐욕스럽게 미술, 문학, 연극, 음악 등의 예술에 몰두하긴 했지만, 장차 내 앞에 그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영화라는 길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다"(p.164) 라는 그의 말대로, 그는 어떤 영화감독이 되겠다든가, 어떤 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이나 목표가 없었고, 그저 그때그때 눈에 보이고 가슴에 느껴지는 것에 충실했다. 그리고 그 결과 미술, 문학, 음악 등 모든 면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영화들을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故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the dots'가 그의 삶에서도 실현된 셈이다. 언젠가 그의 영화를 꼭 보고 싶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1 2 3 4 5 6 7 8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