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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을 팝니다] 우에노 지즈코, 나 혼자 산다 | 리뷰 2016-12-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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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느낌을 팝니다

우에노 지즈코 저/나일등 역
마음산책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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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나를 '공격적인 남성 혐오자'로 여기는 듯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나는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관용적이며 성을 내는 일도 드물다. 왜냐하면 남자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게 잡고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남자에게서는 기대 이상의 미덕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세상이 생각보다 살기 좋아져서 재미있다. (238쪽)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예인 하루카 요코는 여성을 차별하는 언동과 성희롱이 당연시되는 연예계 현실에 맞서기 위해 '일본에서 가장 무서운 여자'로 불리는 도쿄대 사회학과 교수 우에노 지즈코의 제자가 된다. 그 이야기를 담은 책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을 읽은 지 두 달 여가 지난 지금, 내 손에는 우에노 지즈코의 에세이집 <느낌을 팝니다>가 들려 있다. 


이 책에 드러나는 우에노 지즈코라는 인물은 '일본에서 가장 무서운 여자'라는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유품으로 남긴 제비꽃 향기를 애용하고, 무뚝뚝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밤과 팥만으로 만드는 일본 과자에 열광하는 사랑스러운 여인일 뿐이다. 그런가 하면 자동차 핸들을 잡았다 하면 스피드광으로 돌변하고, 스키를 탈 생각으로 매년 겨울을 기다리는 의외의 일면도 있다. 


박사과정을 마쳤지만 여성 교원을 채용하는 대학이 없어서 신흥종교 교주, 그게 아니면 술집 여주인이 될까 했다는 고백도 재미있다. 결국 신흥종교 교주도 선술집 여주인도 되지 못했지만, 사회학자라는 직업도 '사회의 장래를 예언하고, 개개인의 불안과 요구에 답하는 접객업'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도 의미심장하다. 



"시끌벅적한 곳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은 얕은 수준에서 자기 표현이 끝나기 때문에 '표현하고 싶은 욕망'에 괴로워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것입니다. (...)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그 대가로 고독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고독을 지불하지 않는 이는 즐겁게 지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작품이라는 것은 고독한 영혼이 아니면 만들 수 없습니다. (71쪽) 


이 책의 원제는 'ひとりの午後に', 직역하면 '혼자인 오후에', '오후에 혼자서'쯤 될 것이다. '혼자[一人]'라는 키워드는 이 책 전반은 물론이고 저자의 저술 및 학문 영역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 부모의 과보호로 인해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고, 대학 진학과 함께 부모님 품을 겨우 벗어났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지역에서 혼자 있는 시간은 늘면 늘었지 줄지 않았다. 


환갑을 훨씬 넘긴 지금도 남편과 자녀 없이 독신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저자에게 '혼자'란 외로움, 쓸쓸함, 고독함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아니라, 편안함, 자유로움, 자연스러움으로 이어지는 단어. 지식이면 지식, 생활이면 생활, 누구에게도 물들지 않고 자신만의 향기와 색채를 간직하는 멋진 멘토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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