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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법』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 리뷰 2016-04-3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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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법

한명석 등저
사우 | 2016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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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이동진의 빨간 책방 <로봇의 부상>이라는 책을 다룬다. 로봇에는 관심도 없고 알파고로 전 세계가 후끈 달아올랐을 때도 크게 동요하지 않은 터라 무심하게 들었는데 듣다 보니 오싹했다. 이제까지 로봇은 노동자의 생산을 높여주는 도구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화이트칼라의 노동은 물론 예술, 창작의 영역까지 로봇이 대체할 것이다. 실제로 나의 외할아버지는 인쇄업을 했는데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 사업을 접었고, 어머니는 결혼 전에 타자수로 일했는데 이 또한 컴퓨터로 대체되었으며, 아버지는 건축 설계일을 하시는데 CAD가 등장한 이후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쓸모없게 되었다. 이러다가 내가 하는 일, 내가 속한 일자리도 조만간 없어지는 게 아닐까. 


일이 사라지고 일자리가 없어지는 게 확실하다면 굳이 싫은 일을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 남보다 먼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 자기만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게 똑똑하고 현명해 보인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법>은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내 길을 찾은 10인의 열정 분투기를 소개한다. 공기업을 그만두고 서울 한복판에서 양봉 사업을 하는 어반비즈서울 대표 박진, 27년 직장 생활을 접고 무면허 화가로 활동하는 서촌의 옥상 화가 김미경, 기자로 일하다가 나무 전문가로 변신해 더 바쁘게 살고 있다는 나무 박사 고규홍, 외교관 생활을 접고 일본에서 3대째 내려오는 우동명가 기리야마를 계승한 신상목 등 10인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흥미롭다.


삶도 창작이에요. 누군가의 어떤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방식대로 내가 영위하는 삶을 창조해야죠. 따라 하지 않으면 모든 과정이 곧 자신만의 독특한 삶이 됩니다. 그러면 남들과 비교할 일도 없어요. 모방하는 삶을 살 것인가 스스로 창작하는 삶을 살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p.102)


한때 외교관의 꿈을 꾸었기 때문일까. 힘들게 외무고시에 합격해 16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고도 그 좋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우동집을 차린 신상목 대표의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외교관 생활이 불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우수한 동료들 속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천혜의 직장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말 못 할 아쉬움이 있었다. 정부라는 거대 조직의 일원으로 주어진 일만 하는 삶 말고 '나 아니면 안 되는 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 파키스탄에서 큰일을 겪었다. 식사를 하려고 예약한 호텔 식당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난 것이다. 그날따라 몸이 좋지 않아 10여 분 늦게 간 것이 목숨을 구했다. 그때 그는 결심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인생,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 없다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기에도 시간은 모자란다고.


어제 제시간에 나갔다면 여기 내 이름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죽음이 멀리 있는 남의 일이 아니구나.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인생인데 뭐 그렇게 앞뒤 재고 그러고 있냐? 내가 열망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붓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의 본질 아닌가? 왜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안정성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해? 그런 것들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한 것 아닌가? (p.156)


서른여덟 살 젊은 나이에 제주에 내려가 '인제주'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황지현 대표의 일화도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보험설계사, 부동산 중개업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 김영갑 작가의 제주도 사진집을 보고 제주로 내려가기로 결심했다. 하던 일을 다 접고 제주에 내려가 게스트하우스를 한다고 해서 그전까지의 삶이 무의미해진 것은 아니다. 보험설계사를 할 때 CEO들을 보면서 '내가 주인인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 꿈이 실현되었고,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 알게 된 땅 보는 법, 공사 접근 방법, 건축 관련 지식은 게스트하우스를 짓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한다는 건 맨땅에서 시작하는 일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다.


힘들게 들어온 회사고, 설령 회사가 부당한 대우를 한다고 해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저 견디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과연 언제까지 그렇게 해야 할까요? 본인의 인생이 다 소진된 이후에?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갈팡질팡하다 평생 그렇게 살게 된다면 그게 더 무서울 것 같아요. 죽는 시간은 다가오고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극이에요.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인생에서 누리는 재미가 훨씬 클 거예요. (p.217)


나도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좋아하는 일로 먹고산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아보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좋은데 먹고살기가 영 쉽지 않다. 남들 쉬는 퇴근 후, 주말, 휴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좋다. 얼마 전에 읽은 <지혜로운 생활>에 '안 해봐서 못하는 거면 평생 다른 건 못하게? 나이가 더 들면 어차피 홀로서기를 해야 하니 좀 먼저 한다고 생각해도 좋고' 라는 문장이 나오던데 백 퍼센트 공감한다. 게다가 나는 혼자가 아니라 마음 맞는 동료들이 있으니 낫다. 돈 좀 못 벌면 어떤가. 누가 나 자를 걱정 없고 은퇴 후 설계할 걱정 없고 로봇한테 추월당할 걱정 없으니 괜찮다. 작년보다 올해가 낫고, 어제보다 오늘이 낫고, 이렇게 계속 나아지다 보면 좋은 날도 올 거라고 믿는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도 아마 그런 마음으로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게 아닐까. 그들의 삶, 그리고 나의 삶을 응원한다.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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