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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흡혈귀, 일본에 가다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 1권』 | 리뷰 2018-03-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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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 1

라가와 마리모 글그림/코노하라 나리세 원저
대원 | 2018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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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만화 중에 <아기와 나>를 빼놓을 수 없다. <아기와 나>를 그린 라가와 마리모의 신작이 나왔으니 그 제목은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 코노하라 나리세의 소설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을 만화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일본의 한 정육 공장에서 웬 미국인 남성이 알몸인 채로 발견된다. 남성의 이름은 알베르트 어빙(이하 알). 알은 자신이 스물한 살 때 흡혈귀 여자와 춤을 추다가 잘못 물리는 바람에 낮에는 박쥐로, 밤에는 인간으로 생활하는 흡혈귀가 되었고, 피 냄새를 쫓아 (미국의) 정육 공장에 갔다가 박쥐인 상태로 냉동되어 일본에 흘러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알의 언어는 영어인 관계로 공장 사람들 및 그를 잡으러 온 경찰들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경찰은 일단 알을 유치장에 가뒀다가 날이 밝으면 본격적인 조사를 하기로 하는데, 다음 날 유치장에 가보니 미국인 남성은 온데간데없고 웬 박쥐 한 마리만 유치장 안에 있다(이 박쥐의 진짜 정체는 알이다). 때마침 경찰서에 출근한 누카리야는 아는 사람에게 주겠다며 박쥐를 한 남자에게 데려간다. 남자의 이름은 아키라. 박쥐 상태인 알은 멀쩡하게 생긴 남자한테 피 냄새가 짙게 풍기는 것을 수상하게 여기지만, 박쥐인 상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절망한다. 


불로불사인 존재가 등장하는 만화나 소설을 볼 때마다 주민등록은 어떻게 하고 돈은 어떻게 벌며 세금은 어떻게 내는지 궁금한 적이 많았는데, 이 만화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한때는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흡혈귀 여자에게 물리는 바람에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알은 주민등록도 못하고 직업도 구할 수 없어 의지할 가족이나 마음 나눌 친구도 없이 더러운 곳에서 최하층 빈민으로 살았다. 


냉동 박쥐 신세가 되어 일본에 오고, 일본에 와서 아키라와 누카리야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킨 다음에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낮에는 박쥐요, 밤에는 말 안 통하는 미국인 남성인 알은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없을뿐더러 사기나 안 당하면 다행일 정도다. 그런 알과 아키라가 생활을 같이 하며 서로의 처지를 이해받고 이해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알이 인간일 때와 박쥐일 때의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인간일 때의 알은 한때 배우 지망생이었던 만큼 멋진 외모를 자랑하고 태도도 당당하고 늠름하다. 반면 박쥐일 때의 알은 자기보다 힘이 센 인간에게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동물의 본능에 충실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피 냄새가 난다, 피를 줘...!). 


박쥐가 이렇게 귀여운 동물인지 이 만화를 읽고 처음 알았다. 알과 함께 생활하게 되는 아키라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피 냄새를 짙게 풍기는 이 남자의 직업은 엠바머(embalmer). 시신을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복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항상 피에 굶주려 있는 알은 아키라와 함께 일하기를 소망하지만, 아키라는 알의 부탁을 좀처럼 들어주지 않는다. 1권 마지막에서 위험에 처한 알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키라는 알의 위험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어서 2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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