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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우노메 인형] '링'의 계보를 잇는 호러 미스터리 소설 | 리뷰 2020-10-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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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즈우노메 인형

사와무라 이치 저/이선희 역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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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소설 한 권을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어버린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흡인력 있고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도입부는 다소 평범하다. 잡지사 편집부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근무하는 후지마 요스케는 아르바이트생 이와다와 함께 마감 직전 연락이 두절된 작가 유미즈를 찾으러 간다. 유미즈의 작업실 겸 집으로 찾아간 후지마는 유미즈가 숨겨둔 열쇠를 찾아서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 캄캄한 집 안에서 그가 발견한 건 다름 아닌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있는 유미즈였다. 


얼마 후 이와다가 후지마에게 종이 다발을 건넨다. 그것은 유미즈의 집에 남아 있던 육필 원고였다. 아무래도 유미즈의 사망 원인이 이 원고에 있는 것 같다는 이와다의 말에 후지마는 설마 하며 원고를 읽기 시작한다. 원고 속 이야기의 주인공은 기스기 리호라는 여자 중학생. 호러 소설 마니아인 리호는 도서관에 마련된 교류 노트를 통해 '즈우노메 인형'이라는 도시전설을 알게 된다. 이 전설을 듣고 며칠 만에 붉은 실과 함께 검은색 예복 차림의 단발머리 인형을 보면 사망한다는 괴이한 이야기다. 


중요한 건 이다음부터다. '즈우노메 인형' 전설을 알기가 무섭게, 리호의 주변에서 이상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두려움을 느낀 리호는 '즈우노메 인형' 전설을 알려준 유카리라는 아이와 만나려 하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 원고를 읽은 후지마도 처음에는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얼마 후 후지마에게 원고를 건네준 이와다가 행방불명이 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연달아 생긴다. 대체 '즈우노메 인형' 전설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작품은 전형적인 액자 형태로, 액자 속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다. 리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액자 속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은 일본에서 영화 <링>이 개봉되기 전후인 1997년부터 1998년이다. 호러 소설을 좋아하는 리호는 베스트셀러 소설 <링>의 열렬한 팬으로, 영화 <링>도 개봉되자마자 바로 관람한다. 이 밖에도 '분신사바' 놀이 등 1990년대 말에 유행한 호러 소재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90년대 말에 학창 시절을 보낸 '90년대 키드'라면 분명 이 소설에 나오는 소재나 장면들이 반가울 것이다. 


부모의 불화, 집단 따돌림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리호의 모습과, 계약직 사원이라는 불안한 신분 때문에 상사의 폭언이나 초과 근무도 군말 없이 감당해야 하는 후지마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그런 두 사람이 유일하게 몰두하는 장르가 (죽고 죽이는 장면이 허다하게 나오는) '호러'인 건 과연 우연일까. 사와무라 이치의 전작 <보기왕이 온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소설도 기대 이상이라서 앞으로 나올 신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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