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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철학자의 문장 하나쯤] 다시 만난 철학자들 | 리뷰 2020-07-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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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좋아하는 철학자의 문장 하나쯤

데니세 데스페이루 저/박선영 역
지식의숲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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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67인의 철학자들 중에 여성은 한나 아렌트, 시몬 드 보부아르, 시몬 베유 세 명뿐이다. 64인의 남성 철학자들이 죄다 훌륭한 인물인가 하면 그렇지 않아 보이는 사례가 왕왕 보인다. 가령 루이 알튀세르라는 프랑스 철학자는 1980년에 자신의 아내를 교살하여 기소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정신착란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임이 증명되어 풀려났다(23쪽). 제러미 벤담은 이런 말을 남겼다. "여성은 오직 결혼을 통해서만 사랑의 즐거움을 비롯해 풍부한 감정을 느끼고 이중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작은 왕국을 만들 수 있지 않은가." (61쪽) 


에라스무스는 말했다. "프랑스인은 프랑스어로, 영국인은 영어로, 독일인은 독일어로, 인도인은 인도어로 말하듯 자신의 모국어로 복음서를 읊는 것이 왜 나쁘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무학자들과 여자들이 뜻도 모르는 라틴어로 앵무새처럼 시편과 주기도문을 웅얼거리는 모습이 훨씬 더 우스꽝스럽다." (114쪽) 내가 보기에는 인류의 절반인 여성을 남성과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는 자들이 인간, 철학 운운하는 것이 더 우스꽝스럽다.


책장을 쭉 넘기다가 존 스튜어트 밀의 장에서 손이 멈췄다. 내가 알던 존 스튜어트 밀이 맞나. 이제까지 나는 존 스튜어트 밀 하면 <자유론>을 쓴 영국의 공리주의자로만 알았는데, 이 책에 적힌 소개글에 따르면 그는 여성 참정권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노예 제도의 철폐에도 앞장섰다고 한다. 그를 다시 보게 된다.


사회적 자연적 조건들은 한결같이 여성이 남성의 권력에 맞서 집단으로 대항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여성의 처지는 종속 상태에 놓인 다른 계급의 하인들과는 전혀 다른데, 주인을 떠받드는 일은 물론이고 그보다 많은 것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여성의 복종만으로 만족할 줄 모르는 남성은 여성이 자신의 감정에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실로 짐승 같은 자들을 제외한) 모든 남성은 같이 사는 여성이 노예로서 복종하길 원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만족시키는 사랑스러운 오달리스크가 되어주길 바란다. 따라서 남성은 여성의 영혼을 비천하게 하는 동시에 그녀의 육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다. - <여성의 종속> (199쪽)


영국인들은 여왕의 존재에 의문을 느끼지 않는데 이는 이미 그러한 상황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영국인들은 여성이 군인이 되거나 의회의 의원 혹은 장관이 되는 것은 자연에 반하는 일이라 믿는다.


(자식을 예외로 하면) 여성은 법원에서 불의의 희생자임이 밝혀져도 또다시 부당한 폭력을 행사한 죄인에게 인계되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래서 여성 대부분은 매우 오랫동안 끔찍한 학대를 당해왔으면서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법에 호소하지 못한다. (201쪽)


버트런드 러셀도 새롭다. 영국을 대표하는 보수주의자로만 알았는데, 여성에 대한 인식은 현대인들보다 훨씬 진보적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 "그 대가는 아이들이 치르게 되는 것이다. "가 아니라 "그 대가는 여자들이 치르게 되는 것이다."로.


남성들은 여성들이 비이성적인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이 매력 있는 일이라 생각해왔다. 그들에게는 이 점이 아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도 여성들의 보호자를 자처할 기회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남성들의 자식들은 어머니로부터 두려움을 이어받는다. 이는 분명 자신의 아버지가 여성을 경시하기로 마음먹음으로써 초래된 결과인데, 그 대가는 아이들이 치르게 되는 것이다. - <러셀의 교육론> (227쪽)


탈레스에 관해서는 전부터 재미있는 일화를 많이 들었는데 오늘 새로운 일화를 추가한다. 언젠가 써먹어야지.


어머니가 장가를 가라며 탈레스를 다그치자 그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둘러댔다고 한다. 몇 년이 흐른 뒤 더욱 다급해진 어머니가 한층 줄기차게 몰아세우자 그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대답했다.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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