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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꾼 평강과 온달 | 어린이 2008-12-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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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태양의 딸, 평강

정지원 글/김재홍 그림
한겨레아이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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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머리에 남아있는 '평강공주'는 울보였다. 울보 고집을 꺾기 위하여 천하의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는 아버지 평원왕 엄포가 현실이 되어 바보 온달과 결혼하였고, 그 바보를 고구려 최고의 장군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익숙한 옛이야기이다.

 

현명한 아내가 어리석은 바보를 위대한 장군으로 만들었다는 이 논리를 재해석한 동화가 나왔다. '사랑이 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랫말을 쓴 정지원씨가 <태양의 딸 평강>을 썼다. 

 

현모양처 개념이 강하게 자리잡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보다는 '여성의 주체성'에 바탕한 평강에 대한 재해석이라 할 수 있다. 정지원씨는 머릿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에는 많은 공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평강보다 더 당당하고 용감한 공주를 알지 못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이 평강처럼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기를 바랍니다."(지은이 말)

 

평강은 고구려 공주로서 주체성이 확고한 여성이었고, 당당하고 거침없는 발걸음을 통하여 '바보'가 아닌 가장 따뜻하고, 매력 넘치는 사람이었던 온달이 고구려 역사를 온몸으로  써 내려가도록 인도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해모수와 물의 신 하백의 딸 유화 사이에서 태어 난 주몽의 자손 평강.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먼저 보내고 아버지 평원왕의 사랑을 받지 못 하며 계모(도화부인)의 모함으로 인해 자신을 돌보든 유모까지 잃게 된다. 평강공주는 차가운 눈빛과 침묵으로 저항하며 평원왕과 도화부인에게 저항한다.

 

자신이 고구려의 공주라는 사실을 증오하며 자신을 부정하고 백성들의 슬픔과 고통을 외면하며 살아간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온달. 가난으로 인해 굶어 죽고 귀족의 종으로 팔려가야 하며 귀족 외 백성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굴욕스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백성들의 현실에 피를 토하듯 절규하는 사내의 말에 평강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하오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굴욕스러운 삶을 공주님은 결코 이해하실 수 없을 것입니다. 가난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얼마나 갈기갈기 찢어 놓는지 공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굶어 죽을 수 없어서 자식을 귀족들의 종으로 팔아넘기는 아비의 심정을 아십니까?"(45쪽)

 

이 대목을 읽는 이들은 지금까지 '천하의 바보'였던 온달에 대한 기존 관념이 흔들리는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온달이 바라는 세상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사내였던 온달을 통하여 평강은 강인한 고구려의 딸. 안락한 궁중의 생활을 버리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 갈 줄 아는 힘을 되찾고 백성들의 가난과 슬픔과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그들의 어미로 평강은 되살아난다.

 

"그래 너희가 내 자식들이다. 나는 이제부터 너희 모두의 어머니답게 살아갈 것이다. 이 나라의 아이들이 모두 내 아이들이다."(173쪽)

 

자기가 낳은 아이가 죽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자신의 젖을 물리면서 평강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신분보다는 사람 자체를 더 사랑하고, 귀하게 여겼다. '밥이 평등해야 사람도 평등해진다'는 평강의 말은 지금도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혁명적이 사고였다. 평강은 이 말을 머릿속에만 담아 두거나,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살았다.

 

평강은 진정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 여성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인간으로 사는 바람을 간직했다. 온달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기를 소원한 것처럼 평강도 신분이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이유만 하나만으로도 가장 가치 있는 존재임을 평강은 알았고, 그 사람을 위해 살았다.

 

지은이는 평강과 온달을 통하여 그저 바보가 장군이 되었다는 옛이야기, 그래 열심히 공부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놀라운 결말로 우리를 인도한다. 지은이는 평강과 온달을 통하여 아직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우리 세상을 향한 외친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고 싶어 우리는 싸웠다네. 임아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웃어 주소서. 임아,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고 싶어 우리는 싸웠다네. 그대들은 나를 알 것이다. 우리는 땅 한 뙈기 없이 태어났다. 굶주림보다 더한 능멸을 받았고 죽지 못해 사는 거리고 생각핬다. 그때 우리는 살아 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 없었다. 그대들은 왜 나와 함께 이 험한 전쟁터로 왔는가? 그대들과 내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나는 내 목숨보다 더 귀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여기에 왔다."(221쪽)

 

울보와 바보가 만나 결혼하고 울보가 바보를 열심히 가르쳐 장군이 되게했다는 옛이야기를 가감히 뒤로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꾼 온달과 함께 평강은 진정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세상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시대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고 할 때마다 거대한 세력은 온달이 경험했던 그 경험을 더하려한다. <태양의 딸  평강>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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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록 문화 '조선왕조실록' | 역사 2008-12-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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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세트

박시백 글,그림
휴머니스트 | 2005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총 1893권 888책. 한글로 번역할 경우 320쪽 짜리 책 413권 정도 되고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록된 것은 무엇일까? <조선왕조실록>이다. 이 정도이면 우리 역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록문화임은 분명하다.

 

우리가 아는 대로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에서부터 조선 철종 때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의 역사를 편년체(編年體: 역사적 사실을 일어난 순서대로 기술하는 역사서술의 한 방식)로 기록한 책이다.

 

'실록(實錄)'이라 이름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하루 일상을 쓴 일기를 넘어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사회, 경제, 문화, 정치 면면을 볼 수 있고, 생명을 놓아도 진실만을 기록하겠다는 사관들의 직업 정신과 그 사관들의 독립성을 보장했던 조선 왕들의 기록이다. 조선은 이렇게 위대한 기록문화를 남겼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이 기록물과 독립성, 진실성에서는 위대할지 몰라도, 한문본이므로 일반인들이 읽지 못하니 안타까움이 크다. 국역조선왕조실록과 CD가 나왔지만 더욱 쉽게 <조선왕조실록>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요구되었는데 만화로 된 <조선왕조실록>이 나왔다.

 

한겨레 신문에 연재되었던 만평 '한겨레그림판'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박시백 화백이 2001년부터 사료 연구와 고증을 통해 조선 시대 사관의 심정으로 그려온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다. 지금까지 <인조실록>까지 12권이 나왔다. 총 20권을 예상하고 있다.

 

만화이기 때문에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박시백 화백이 각 실록에 담겨있는 역사에 대한 해석과 인물 분석은 깊게 연구했음을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깨닫게 된다. 또한 위트 넘치는 글과 그림은 만화를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사흘 만에 10권을 다 읽었는데 출판사 말처럼 손에 놓지지 못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초등학생들 역사 공부에서 어른들이 지하철 따위 공공장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판형과 품격있는 형식으로 펴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만화가 본질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재미가 가미되고, 저자 개인의 사관이 개입되면 진실성을 왜곡시킬 수 있지만 각 권마다 끝에 본문 만화와 연관지어 상세한 연표를 실어 역사 왜곡을 피할 수 있게 한다. 그냥 재미로 읽는 만화가 아니라 격조있는 인문교양만화인 것이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또 다른 점은 각 권마다 ‘작가 후기’를 통하여 박시백 자신이 실록 당사자였던 왕들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말한다. 1권 <개국> 편 공양왕 평가를 보자.

 

"무능과 겁쟁이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썼지만 그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이성계 일파에 의하여 억지로 왕이되었지만 공양왕은 나름대로 논거를 대고, 논거가 부족하면 감성에 호소하고, 혹은 못 들은 척 하면서 필사적으로 버티는 공양왕."(<개국>)

 

박시백은 공양왕을 통하여 1979년 12월 12일 군사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최규하 대통령을 떠올린다. 500년 왕조를 자기 대에서 끝낼 수 없다는 공양왕은 마지막까지 고려를 지켜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전두환 일파에게 최규하 전 대통령은 저항하지 않았다. 기록하나 남기지 않고, 떠났으니 역사는 어떻게 그를 평가할지 궁금해진다.

 

성종은 어떨까? 우리가 하는 성종은 세종과 함께 조선 전기 명군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종이 남긴 업적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계유정난을 일으켜 왕실을 피바람으로 억울지게 한 세조가 남긴 비극을 성종은 홍문관을 육성하고, 경연을 활성화시켰으며, 대간의 활동을 보장하는 등의 세종 때의 유교정치를 복구, 발전시켰다.

 

특히 지난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이라는 '관습법'으로 활용되었던 <경국대전>을 완성하여 법치제도를 정착시킨 왕이었다. 하지만 박시백은 이런 안타까움을 성종에게 표시한다.

 

"세종은 대간과 대신의 권력을 적절히 조절하며 서로 견제하게 하면서 자신의 구상대로 정국을 끌고 갈 수 있었지만, 성종은 어렸을 땐 대신세력에게, 친정 후엔 대간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예종성종실록>)

 

박시백 화백의 후기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10권 <선조>편에서 선조가 왜 이순신은 그토록 싫어했고, 원균을 높이 평가했는지에 대한 평가다. 

 

"이순신이네처럼 비교 당하지 않잖아. 그리고 덤으로이런 효과도 있어요 그들의 공을 높이면 비슷한 처신을 한 나의 과오도 희석된다는."

 

자신의 치세에 왕조가 생명을 고할 위기를 닥쳤지만 그는 무능력했고, 후안무치했다. 동북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몰랐고, 명나라에 군권을 내주었고, 명나라가 없었다면 조선이 이길 수 없다고 했으며, 조선군 중에 나라를 위하여 힘쓴 이가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런 말을 한 선조가 이순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 율곡 이이에 대한 평가를 그는 ‘똑똑하고 참한 선비’에서 ‘시대정신을 바로 읽은 열정적인 개혁정치가’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고 평가 했다. 이순신은 박시백 화백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실로 하늘이 내린 인물. 그가 아니었다면 조선은 그때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거나 남북으로 분단되었으리라. 원칙적이고 기본을 중시하는 태도, 피아의 역량과 지형지물을 정확히 판단한 데 따른 창의적인 전략전술, 필사즉생의 정신, 선비보다도 더 선비다운 풍모와 자기 절제, 나라와 백성, 대의를 철저히 앞세우는 모습에서 ‘성웅’이란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은 인물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선조실록>)

 

실록 한 권을 읽어가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500년, 400년 전 조선 왕들이 무슨 말을 했고, 어떤 역사를 만들었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왜곡된 기록이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

 

조선왕조실록을 가장 위대한 기록문화라고 자랑하지만 과연 지금 우리는 우리 후대 사람들에게 이런 위대한 기록물을 남길 수 있는가? 민주주의 시대라고 하지만 최고 통치권자 기록물에서는 조선왕조보다 훨씬 못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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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보다 가까이 가려는 노력 | 사회 2008-12-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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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디케의 눈

금태섭 저
궁리출판 | 2008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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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신서>의 ‘흠흠(欽欽)’이란, 삼가고 또 삼간다는 뜻이다. 일체의 편견을 버리고 공정하게 양쪽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 그리고 몇 번이고 돌이켜 생각해서 진실에 보다 가까이 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다산 선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법의 원리다.”

 

 

이 ‘사법의 원리’가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실현되고 있으며, 시민들은 이 말에 얼마나 동의할까? 금태섭 변호사가 쓴 <디케의 눈>을 덮으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금태섭 변호사는 지난 2006년 <한겨레> 신문에 ‘현직 검사가 말하는 제대로 수사 받는 법’을 연재하려다가 많은 논란 끝에 마무리하지 못했던 검사출신이다.

 

<디케의 눈>은 두꺼운 법전이 아니라 그동안 일어났던 여러 사건들을 통하여 법이 어떻게 해석되어왔고,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결국 법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목적이 무엇인지 생동감있게 표현하여 일반 독자들이 쉽게 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만약 자신이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되었을 때, 변호사가 자신이 올 때까지 범죄 혐의에 대해서 한 마디도 하지 말라고 했고, 경찰에게도 자신이 올 때까지 피의자를 조사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경찰이 정식 조사는 아니지만 피의자의 종교적 양심이나, 보편적 도덕에 따라 설득하여 범죄 혐의를 자백했을 때 그 자백은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가?

 

1968년 윌리엄스 판결이 중요한 예를 보자. 윌리엄스는 소녀를 살해한 혐의 받고 체포되었는데 윌리엄스 변호사는 자신이 만나기 전까지는 윌리엄스를 심문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를 체포했던 베테랑 경찰 리밍은 경찰 호송차 안에서 윌리엄스가 종교에 심취한 인물임을 알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납치 당해 살해 당한 어떤 소녀 이야기를 해주면서 생각을 해보라고 했다. 결국 월리엄스는 자백하여 소녀가 묻힌 곳을 찾았고, 살인죄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월리엄스 변호사는 자백이나 그 자백을 토대로 찾아낸 소녀의 시체를 증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재판부는 이를 인정했다. 조사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변호사 입회 없이 양심에 대한 호소와 보편적인 도덕 개념에 따라 설득한 것도 조사에 해당된다는것이다.

 

“피의자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거리낌 없이 행사하기 위해서는 수사관의 양심이나 인격을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일 수사관이 강압적이지 않고 공정하게 조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면 애초에 변호인은 필요도 없을 것이다.”(148쪽)

 

과연 우리나라 수사기관은 월리엄스 판결과 금태섭 변호사 주장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을까? 지금은 사라졌지만 군사독재 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위하여 싸운 이들을 ‘빨갱이’로 몰았고, 상상하기 힘든 고문을 자행했다.

 

한 아이가 있었다. 마이클 페이 그는 미국계 싱가포르 사람이었다. 그는 1994년 싱가포르에서 자동차 50대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4개월, 벌금 3400싱가포르 달러, 태형 6대를 선고받았다. 문명국 싱가포르에서 태형이라니?

 

태형은 잔인한 형벌이다.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상원 의원들이 태형만은 면해주길 원했지만 싱가포르는 6대에서 4대로 감형만 했을 뿐, 집행했다. 과연 마이클은 태형을 받고 새 사람이 되었을까?

 

숀 코네리 주연 <더록(Tne rock)>의 주 무대였던 '알카트라즈'는 악명 높은 교도소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앞 바다에 떠 있다. 알카트라즈 교도에는 범죄자는 처벌 받아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잔인하고, 철저한 격리를 행하며, 그로인해 그들이 새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태형을 받은 마이클은 새 사람이 되지 않았고, 알카트라즈 교도소도 폐쇄되었다. 그렇다. 형벌은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 마지막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시키기 위함이 목적이여야 한다.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처벌은 사람을 새 사람으로 만들 수 없음을 마이클과 알카트라즈는 보여주고 있다.

 

<디케의 눈>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우리나라 대법원과 미국 연방법원 구조였다. 우리 대법원은 14명의 대법관이 1만8960건을, 미국 연방대법원은 9명이 88건을 처리했다. 2001년 기준이다. 1만8960건과 88건. 일 많이 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 생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법원이 미국 연방대법원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연 그럴까?

 

우리 기억 속에 남을 위대한 대법원 판결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법률전문가들도 마음 속에 간직할 만한 판결문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1년에 1만8000건 이상을 판결하는 대법원 구조에서는 나올 수 없다.

 

반면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중엔 길이 남은 명판결은 많다. 이 명판결에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경제, 정치 관련 사안들만 있는 건 아니다. 아주 작지만 인간 기본권에 정말 중요한 사건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미란다 경고'이다.

 

미란다 경고는 성폭행을 아주 치졸하게 범한 어네스트 미란다 사건을 통해서 내린 판결이다. 성폭행범 사건을 통해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사법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판결을 내린 것이다.

 

<디케의 눈>은 결국 진실 편에 서도록, 인간 기본권을 보호하고 편견과 선입관을 배제하기 끊임없는 노력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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