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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저잣거리를 표현한 이옥 | 문학 2009-04-2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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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물을 찢어버린 어부

이옥 저/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편역
휴머니스트 | 200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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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소품 문학을 풍부하게 일군 문인 이옥은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하층 여성, 천한 노비, 도적, 저잣거리의 다양한 인물군상들로 생생한 저잣거리 이야기를 글로 담았다.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가 펴낸 <이옥 전집 02- 그물을 찢어버린 어부>에는 가마 탄 도둑, 집단을 이루어 엽전을 주조하는 도적, 한 자리에 아홉 지아비의 무덤을 쓴 과부 이야기 따위는 조선시대 성리학 사유로 글을 썼던 선비들과 다른 문학 세계를 펼쳤음을 알 수 있다.  

 

이옥이 경남 합천 봉성(현 삼가면) 유배 때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기록한 <봉성문여>에는 재미있고 살아있는 글들 25편이 실려있다. 눈길을 끈 글은 하얀색 저고리와 치마를 입은 영남 사람들을 모습을 생소하다는 글이다. 우리는 배우기를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 불렀는데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푸른색을 숭상하여 백성들이 대부분 푸른 옷을 입는다. 남자는 겹옷과 장삼이 아니면 일찍이 이유 없이 흰옷을 입지 않았고, 여자는 치마를 소중히 여기는데, 더욱 흰색을 꺼려 붉은색과 남색 이외에 모두 푸른 치마를 들렀으며, 상의는 한 가지 색깔이 아니지만 삼년복을 입지 않으면 또한 일찍이 이유 없이 흰옷을 입지 않았다."(51쪽)

 

그런데 유독 영남만 남녀가 모든 흰옷을 입은 모습을 보았으며 특히 젊은 아낙들이 하얀색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청상과부로 의심했다고 했다. 더 이상한 것은 기녀와 무녀(巫女)만이 푸른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있었다는 글을 우리가 배웠던 것과 달라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또 여자 이름은 '심(心)'자로 짓는데, 이를 매우 희한하게 여겼다고 말한다. 이유는 당시 우리나라 여자들 이름을 금매(琴梅), 단월(丹月)의 유(類) 자로 많이 지었기 때문이다. 99쪽에는 경상도 방언들을 많이 기록했는데 요즘에는 많이 쓰지 않는 말이라 경상도 사람이 읽기도에 생소했다.

 

아버지를 '아배씨' 어머니를 '어매씨', 할머니를 '할매씨'로 불렀는데, 요즘은 '아부지' '어머이' '할매'로 부른다. 벼를 '나락'으로 부르는 정도가 지금도 쓰는 사투리였다. 사투리도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는 모양이다.

 

'심생의 사랑 이야기,' '정운창과 성 진사,' '소송을 좋아하는 풍속,' '류광억의 이야기,' '저자의 도둑 이야기'를 읽다보면 인물 하나하나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그려질 뿐 아니라 조선 후기 향촌 사회를 지금 눈 앞에서 보는듯 하다. 소송을 좋아하는 풍속 이야기를 보자.

 

삼백전 짜리 송아지를 두고 세 사람이 동헌에 소송을 했다. 원님이 "그대들은 이 고을 양반이 아닌가? 또한 노인인데, 송아지 한 마리가 무슨 대단한 것이라고 세 사람씩이나 와서 이렇게 하는가 묻자 그들이 말하기를 "부끄럽습니다. 그렇지만 소송할 일은 반드시 해야지요"라고 했다.

 

또 돈 열두 푼 때문에 동원에서 육십리나 떨어진 마을에서 소송을 걸었다. 원님이 소송 경비가 열두 푼이 더 들 것인데 왜 소송을 했는지 묻자. 그가 말하기를 "비록 열두 꿰미를 쓸지라도 어찌 소송을 안 할 수 있겠습니까" 했다. 소송을 좋아하는 풍속에 대한 이옥의 생각은?

 

"그들의 풍속이 매우 억세고 융통성이 없어, 무슨 다툴 일이 있기만 하면 꼭 소송을 하는 것이다."(155쪽)

 

요즘도 고소 고발이 많은데 소송하는 일도 민족성인지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그의 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시대를 평하거나 사회의식을 드러낸 글이 드물지만 있는 그대로, 세밀하게 표현함으로써 읽는 이들이 판단하도록 한다.

 

이옥 글을 읽을 때 눈에 띄는 점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사투리를 그대로 쓴 것처럼 도둑들의 은어, 시정의 음담패설, 욕설 따위 모든 민중이 말과 글을 썼고, 사투리와 여성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이언(俚諺)>에서 읽을 수 있다. '이언'은 우리나라 민간에서 쓰는 속된 말 내지 속담을 일컫는다. 그는 조선 땅에 살면서 '조선의 이언'을 노래했던 것이다.

 

차라리 가난한 집 여종이 될지언정/ 이서(吏胥) 아내는 되지 마소.

순라 시작할 무렵 겨우 돌아왔다가 / 파루 치자 되돌아 나간다네.

 

차라리 이서의 아내 될지언정 / 군인 아내는 되지 마소.

일 년 삼 백 육십 일에 / 백 일은 빈 방으로 지샌다네.

 

차라리 군인의 아내 될지언정 / 역관 아내는 되지 마소.

상자 속 능라(綾羅) 옷 있다 해도 / 어찌 오랜 이별에 값하리오.

 

차라리 역관의 아내 될지언정 / 장사꾼 아내는 되지 마소.

반 년 만에 호남에서 돌아오더니 / 오늘 아침 또 관서로 떠난다네.

 

차라리 장사꾼의 아내 될지언정 / 난봉꾼 아내는 되지 마소.

밤마다 어딜 가는지 / 아침에 돌아와 또 술타령. ('비조' 440~441쪽)

 

그리고 마지막 엮은 <동상기>는 희곡으로 1791년(정조 15년) 왕명에 의하여 노총각 김희집과 노처녀 신씨의 혼인이 성사된 일을 듣고 사흘 만에 완성한 것으로 총 4절로 구성되었고 우리 문학사에 그 유례가 없는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다. 육담과 음담패설이 혼재된 구어체 문장, 혼례품과 혼례절차, 신랑 다루기 따위를 기록하고 있어 전통 혼례 풍속을 알 수 있다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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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춘에 또 다른 시각 | 사회 2009-04-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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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매매춘과 페미니즘

이성숙 저
책세상 | 200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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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대한민국은 'ㅇㅇ 리스트' 정국이다. 그 중 하나가 '고 장자연 리스트'였다. 리스트는 아니지만 청와대 행정관이 성매매를 했다. 사실 '성매매'는 2009년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역사 이래 끊임없이 지속되어왔다.

 

성매매를 '매매춘'로 정의할 수 있을지  좁게 정의하면 잘 모르겠지만 넓게 해석하면 매매춘에 포함될 수 있다. 성매매가 은밀하게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매매춘은 지정된 장소에서 많은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2001년 김강자 당시 서울경찰청 방범과장은  미성년과 노예 매춘을 줄이기 위해 공창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펴 논란이 한창 붙어었다. 그 중 하나가 이성숙씨가 쓴 책세상 문고 우리시대 예순 한번째로 나온 <매매춘과 페미니즘, 새로운 담론을 위하여>이다.

 

이성숙은 매매춘을 자본주의의 산물로 보지 않고 그 보다 훨씬 이전부터 역사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행한 삶의 양식으로 이해한다. 특히 남성 위주의 성 담론 해체의 일환으로 여성의 매춘을 노동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따위의 새로운 개념 정립을 시도는 놀랍고, 충격이다. 읽는 이로서는 동의하기 힘들었다.

 

매춘 여성은 그녀의 성적 부분과 육체를 파는 것이 아니라, 성적 서비스 형태를 판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 노동자로서 매춘 여성과 다른 직종의 노동자나 서비스 판매자 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매춘부는 단지 자신의 신체상 재산에 대해 외적 관계에 서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매춘 여성은 자신의 신체와 자아를 파는 것이 아니며, 그녀의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과 아무 손해 없이 거래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다.(20쪽)

 

이성숙은 공창제가 서구에서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매매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된 시도들 가운데 가장 위험한 발상이자 정책임을 주장한다.  그리고 기존의 페미니스트 담론들도 매춘 여성들을 억압하는 또 다른 형태라고 비판한다.  이성숙이 하고 싶은 말은 매매춘 자체가 아니라 매매춘을 바라보는 우리의 적대적이고, 위선적인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매매춘은 인정하면서 매춘 여성은 사회적 존재로 인식하기 거부하는 남성 위주의 도덕주의자들의 견해가 비논리적이듯이, 매춘 여성은 사회적, 경제적 존재로 인식해야 하지만 매매춘은 추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비논리적이다.(30쪽)

 

이성숙은 건전한 매매춘 형성에 필요한 페미니스트 이론은 매춘 여성들이 성병 감염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남성 고객의 성기를 검사할 수 있는 권리, 남성 고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남성 고객의 폭력에 저항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 강조, 매춘 여성은 곧 성 노동자라는 개념 인식, 그리고 섹슈얼리티의 다양성 따위를 강조한다.

 

이성숙은 매매춘 이미지를 재창조하기 위해 사회적인 가치와 태도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매춘 여성들의 거주 공간과 노동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일들이 이루어져 매매춘에 대한 우리 인식이 변화되면 매춘 여성에게 가해지는 여러 가지 폭행과 인권 유린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며.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매매춘 문제가 아니라 성격이 완전히 다른 범죄 행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이성숙이 주장하는 논리를 따라가다보면 충격이 크다. 솔직히 이성숙 주장을 마지막까지 동의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매매춘에 대한 새로은 시각을 접했다는 점에서 큰 소득이었다. 

 
 

YES24 책읽는 주말 - 5월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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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사상을 '간독'에 담다 | 역사 2009-04-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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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중국 간독시대, 물질과 사상이 만나다

임형석 저
책세상 | 200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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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유튜브에 동영상과 댓글을 대한민국 국적으로 올리지 못하는 것 때문에 논란이 크다. 인터넷은 21세기 인간의 사유를 담는 중요한 도구이다. 이성을 통하여 사유하는 인간은 언제든지 자신의 사상과 이념을 담을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개발해왔다. 통제받지 않고 자유롭게 말하고, 글을 쓸 수 있는 방법과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 인간은 다른 동물과 구별된다.

 

인간은 생각을 말로만 전하지 않고, 글을 통하여 전하고자 했다. 고대 이집트는 파피루스를 만들었고, 중국은 인류 역사가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인 '종이'를 만들었다. 종이는 인간 자신이 사유한 결과물을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 아니 후세대에게도 전할 수 있게한 혁명이었다.

 

그럼 '종이' 이전 중국은 무엇으로 자신의 사유 결과물을 전했을까? '간독'(簡牘)이다. 간(簡)은 대나무를 뜻하는 것으로 대나무를 세로로 쪼개어 만든 것으로 모양이 길고 납작한 것을 이름하여 '죽간'이라 했다. 독(牘)은 나무를 쪼개어 만들어 '목독'이라고도 한다. 

 

간독이 어떻게 중국인들 사유를 담았는지 살핀 책이 있다. 북경대학 철학과에서 명말 청초의 철학자인 왕부지(王夫之)의 역학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임형석이 쓴 <중국간독시대, 물질과 사상이 만나다>이다.

 

간독은 정확히 언제부터 쓰였는지 알지 못하지만 멀게는 '은나라'부터로 추정하고, 전국 시대(BC5세기)부터 동한 시대 말(2세기)까지 종이에게 자리를 내 주면서 약 7백년 동안 중국인들 사유를 담았다. 종이가 출현하고 보급됨에 따라 간독은 종이에 주도권을 내주게 되지만 종이에 담긴 기록은 간독의 형식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는 점을 지은이는 강조한다.

 

임형석은 '간독시대'와 '중국 사상'이라는 두 개의 열쇳말로 고대 중국의 사상적 상황을 살피면서 사상과 그 사상을 담고 있는 물질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 지 말한다. 인간의 사유와 사상은 담은 물질과 형식에 따라 제약을 받는다고 임형석은 생각한다.

 

"사상은 무형이지만 사상을 담은 것은 유형이다. 유형의 물질이 가진 성질에 대하여 모르는 것은 반쪽짜리 성공일뿐이다."(9쪽)

 

임형석은 간독시대의 도래가 제자백가라는 자유사상가의 등장과 동시대에 이루어졌다는 점에 강조한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간독은 사상이 권력인 궁정을 벗어나 세상, 곧 일반 사람들도 사유한 결과물을 기록할 수 되었기 때문이다

 

2장에서 간독 시대 대강을 파악할 수 있는 두 사례를 통하여 간독시대, 물질과 사상이 어떻게 만났는지 살핀다. 1973년 발견된 '마왕퇴 한묘에 발견된 <마왕퇴 백서>와 1993년 '곽점초묘'의 <곽점초간>이다. 간독시대에 포함된 진한교체기에는 간독뿐만 아니라 비단도 드물지 않게 사용되었는데, '마왕퇴 백서'는 대표적 유물이다.  

 

백서에는 <백역><노자><오행> 따위가 포함되어 있다. <백역>은 쾌서와 방위가 기록되어 있어 한나라 상수 역학 기원이 상당히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고, <노자>는 유가 사상이 지배하던 시대에도 도가 사상도 함께 사유하는 방식임을 알게 한다.

 

곽점에서 발견된 초나라 때의 간독은 지금까지 발견된 어떤 간독보다 이른 시대인 전국시대 중반기 이후의 작품들이 주종을 이룬다. 여기에는 <노자> <태일생수> 따위가 있다. 이는 곽점 시대가 도가와 유가가 행복한 밀월관계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자료을 알 수 있다.

 

지금 간독을 생각하면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간독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그 옛날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사유했는지 알 수 없다. 우리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있다는 것은 생각하는 인간에게 더 할 나위없이 기쁜 일이다.  우리는 후세대에게 우리 생각을 제대로 담아 전하고 있는지 <중국 간독시대, 물질과 사상이 만나다>는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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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악마의 눈물'에서 '생명의 눈물'로 | 사회 2009-04-2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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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마의 눈물, 석유의 역사

귄터 바루디오 저/최은아 등역
뿌리와이파리 | 200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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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라크 파병 논란이 한창 일 때 파병을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운 논리 하나는 '석유자원' 확보였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었던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파병 찬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논리였다.

 

대체 연료가 개발되고 있지만 석유를 대체할 만한 연료는 아직 없다. 그러므로 석유를 차지하려는 각 나라 싸움은 치열하다. 그 중 하나가 '전쟁'이다.

 

전쟁까지 불사하면서 차지하려는 석유가 세계의 역사와 문화, 정치와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끼쳐왔는지 그 과정을 역동성 있게 담은 책 한 권이 있다. 

 

석유기술자로 훈련을 받았고, 대학에서는  스칸디나비아 문학, 동유럽 역사를 공부하면서 <절대주의와 계몽주의 시대, 1648~1779>, <독일전쟁 1618~1648>, <열광에 빠져 있는 파리>를 썼던 '귄터 바루디오'가 지은 <악마의 눈물, 석유의 역사>이다. 

 

바루디오는 <악마의 눈물, 석유의 역사>에서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전쟁의 이면에서 석유를 둘러싼 세계 강국들의 첨예한 대립, 석유 태동기부터 첨단생명과학 산업 주역으로 발돋움, 석유산업의 대규모 합병추세와 주유소에서 벌어지는 가격전쟁을 흥미있게 기술하여 읽는 이들에게 700쪽이 넘는 책을 쉬 덮지 못하게 만든다.

 

석유를 캐내기 위해 오로지 깊게 깊게만 파고 들어간 모험적인 삶을 산 시추기술자, 정글 같은 석유사업자들을 향하여 "자연은 소수의 소유욕에 불타는 인간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늘리는 것에 분노했고, 훤히 드러난 광맥을 통해 지구에 석유는 넘쳐흐르게 되었다"고 말한 석유역사학자 타벨이 말하자 지지치 않는 불굴의 아나콘다, '록펠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석유 생산자들이 자연을 그렇게 착취하지 않았더라도, 만물의 어머니인 자연이 자신의 광맥을 그렇게 드러내지는 않았을 것이다."(259쪽)

 

자말 압단 나세르 이집트 전 대통령이 "석유는 문명의 젖줄이다. 석유가 없었더라면 문명은 나타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석유는 기술문명을 촉진하고 지구를 부유하게 만들었고, 미국 같은 경제제국을 만들었다.

 

하지만 석유로 부를 쌓은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를 종속관계로 만들었다. 세계 강대국이 암묵적인 동의 아래 저지르는 전쟁의 이유는 단 하나, '석유' 때문이다. 따라서 석유의 역사는, 석유자원을 둘러싼 기술선진국, 오만한 강대국들의 소유욕과 부패로 점철된 고통과 수난의 역사라 해도 좋다. '악마의 눈물'이라 할까.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한 말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는 늦어도 1941년에는 나타났다. 이 해에 베를린에서 개최된 제3차 세계 석유회의는 세계평화를 장려하고 석유생산품을 인류를 위한 긍정적이고 고귀한 목적에 사용하려는 석유인사들의 노력을 강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대신 석유는 또다시 모든 법을 어기고 군사적인 승리와 야만성을 위해 함부로 악용되었다. 즉 석유는 화염방사기로부터 폭격기를 위한 비행연료를 거쳐 강제수용소의 독가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남용되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것은 우라늄 핵 연료봉과 핵폭탄의 생산에까지 사용되기도 했다. (570쪽)

 

악마의 눈물인 석유. 하지만 석유 자체가 악마의 눈물은 아니다. 석유를 이용한 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함므로써 악마의 눈물이었다. 악마의 눈물 주체는 석유가 아니라 석유를 이용한 사람, 곧 강대국이었다.

 

여기에 희망이 있다. 석유를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슐린, 형형색색의 염료, 첨단화학 제품 따위 생명과학을 위한 다양한 재료로 활용하고, 석유를 채굴하여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의 미래를 환경친화적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생명의 눈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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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근본주의자의 위대한 생애 | 인물 2009-04-1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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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콧 니어링 자서전

스콧 니어링 저/김라합 역
실천문학사 | 200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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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하나 둘씩 잡혀 들어간다. 비판자였던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지지자였던 이들은 '실망'과 '낙담' '애증'함께 교차하고 있다. '완전한 사람'이 없다고 애써 자위해보지만 그에 대한 실망은 쉬 가시지 않을 것이다.

 

'완전한 사람'은 없지만 완전한 삶을 살려했던 한 사람이 있다. 미국 한 탄광도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본가들을 비판하고, 반전 논문으로 스파이 혐의로 법정까지 서면서 사회로부터 위험분자와 과격 분자로 몰렸던,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몸으로 살았던 '스콧 니어링'이다.

 

그는 1883년 태어나 두 차례 세계대전이 사람이 사람을 무참히 죽이는 모습을 보면서 평화주의자가 되었고, 미국식 자본주의가 끼치는 병폐를 보면서 자연주의자, 실천적인 생태론자로 살다가 1983년 삶을 놓았다.  

 

니어링은 1917년 반전 논문 <거대한 광기> 때문에 1919년 법정에 선다. 최후 진술에서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자유롭게 토론하여 결론에 도달하고 그 결론을 자유롭게 발표하게 하는 수단"이라면서 "토론이 제한된 순간 민주주의는 파괴된다"고 했다. 90년 전 미국 법정에서 니어링이 한 말이 요즘 대한민국에서도 다시 반복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토론이 제한된 순간 민주주의는 파괴된다"고 최후진술을 했던 니어링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낸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겪은 삶과 몸으로 경험하면서 체득한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자선전을 읽는 이들은 "모든 계급사회의 밑바탕에는 '네가 일하고 나는 먹는다'는 원칙이 깔려 있다. 이 원칙은 사람들을 결합시키는 대신 뿔뿔이 떼어놓는다"라는 인간사회의 병폐를 간파하고 노동과 자족을 통하여 계급사회에 저항했던 니어링을 만난다.

 

니어링은 "기본 식품과 집, 땔감을 스스로 마련하는 자급경제를 유지했으며, 가능한 한 시장과 임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유는 "이윤을 남기는 경제는 노동력과 현금의 맞교환을 전제로 삼는 것으로" 개인이 이런 방식을 받아 들이는 순간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노동시장과 생필품시장과 국가에 맡기는 셈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본은 노동에게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생사여탈권을 지닌 세상 속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이 방식은 특히 '미국적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부자는 더 부유하게 할 뿐 가난한 자는 그대로 놓아두는 방식으로 니어링의 삶의 방식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미국적 방식이란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에 기반을 둔 게 아니라 임금을 삭감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가의 결단에 바탕을 둔 것이다. 미국적 방식이란 가난한 자는 현재대로 놓아두고 부자는 더 부유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171쪽)

 

부자는 더 부유하게 하는 미국적 방식은 결국 대공황을 낳게 되었다. 니어링은 대공항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도박에 대한 인간의 열망이 노동과 절제를 던져버리고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라는 손쉬운 수입원에서 광적인 형태로 발현된 사기업 경제의 논리적 귀결이라고 했다.

 

"나는 대공황을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도박에 대한 인간의 열망이 주식시장(미국 최대의 도박장)과 부동산시장(주식시장보다는 도박성격이 덜 하지만 규모는 훨씬 큰)과 경마장과 여타의 빠르고 손쉬운 수입원에서 광적인 형태로 발현된 바 있는 사기업 경제의 논리적 귀결로 보았다."(329 쪽)

 

니어링이 간파한 대공황이 그가 생명을 놓은 지 25년 만에 부활하고 있으니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는 일이 별로 없음을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뿐만 아니라 자연주의자였다. 그는 사람을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의 일부이며, 개인은 인류 전체의 일보라고 말하면서 좀더 완전한 삶을 위해서 자신을 넘어 다른 사람, 또 하나의 이념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함을 촉구했다.

 

"치열한 싸움은 계속된다. 삶이 있고, 목적과 기능과 경험이 있는 한 진보는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 인간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의 일부이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이 명백한 사실을 피할 수 없다. 한 개인은 인류 전체의 일부이자 그가 살고 있는 당대 사회적 자연적 환경의 일부인 것이다. 그러므로 좀더 완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 인간은 자신을 넘어서 다른 사람 또는 하나의 이념과 목표를 향해 부단히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514 쪽)

 

탐욕 없는 이가 어디 있으며,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거부할 자 누구인가? 하지만 니어링은 쉽고, 편안한, 일하지 않으면서 풍족함을 누리는 삶을 거부했다. 부와 특권을 가진 자들이 그것을 지키려고 할 때 저항했다. 평등사회를 향한 싸움을 했으며, 세속적 재화를 확보하고 있는 자들과 권력에 굶주린 자들,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다수에게 피해를 가하는 자들과 싸웠던 근본주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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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 문학 2009-04-1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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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이옥 저/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편역
휴머니스트 | 200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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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란 만 가지 물건이니 진실로 하나로 할 수 없거니와, 하나의 하늘이라 해도 하루도 서로 같은 하늘이 없고, 하나의 땅이라 해도 하루도 서로 같은 하늘이 없고, 하나의 땅이라 해도 한 곳도 서로 같은 땅이 없다"고 했다.

 

이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하나의 이(理)로 수렴되고, 그 이는 모든 사물에 내재한다는 성리학의 일리적 세계관을 해체하는 것이었다.

 

성리학의 일리적 세계관을 해체한 이는 누구일까? 1792년 정조가 출제한 문장시험에 소품체(小品體)를 구사하여 정조로부터 불경스럽고 괴이한 문체를 고치라는 하명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이옥(李鈺, 1760~1815)이다. 이옥이 남긴 작품 전집(총5권))이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를 통하여 나왔다.

 

이옥은 한평생 소품문 창작에 삶을 바쳤다. 소품문이란 천편일률적인 상투적 글쓰기에서 벗어나 이제껏 다뤄지지 않은 존재들, 즉 여성과 중인, 평민뿐만 아니라 풀과 물고기, 새, 그리고 담배 같은 기호품들을 주제로 삼았다.

 

제01권<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는 김려가 남긴 이옥의 글을 부(賦)ㆍ발(跋)ㆍ기(記)ㆍ논(論)ㆍ설(設)ㆍ해(解)ㆍ변(辨)ㆍ책(策) 따위 장르를 실었는데 백성, 거미와 벼룩, 하얀 봉선화를 다루고, 주자와 노자 책을 읽고 쓴 독후감을 볼 수 있다.

 

백성을 생각했던 그가 남긴 글 중 '다섯 아들을 낳은 한 어미에 대한 부'에서 당시 백성들이 얼마나 고통과 아픔 속에서 살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백성은 오늘 서민으로 동일하게 살아가고 있다.

 

조선시대 아들을 다섯이나 낳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하지만 어미는 말한다.

 

"고을에 군정이 하나 더 보탰으니

관아의 관리들이야 기쁘겠지만

가난한 집에는 돈이 없는데

아들 보았다고 어찌 좋아하겠어요?

하늘은 이미 나의 원수이고

귀신조차 도와주지 않는군요.

보리밥만 한 그릇 축낼 뿐이라오.

아, 백성에게는 부역이 있고

부역에는 각각 징수가 있으니

군포를 마련하지만

오히려 기일이 대지 못한다오.

이로써 생각하면

어찌 어린애가 귀하겠어요?

어린애는 실로 귀할 게 없으니

그것이 적이 슬퍼하는 까닭이라오" (<이옥전집 1권>-'다섯 아들을 낳은 한 어미에 대한 부' 117-120쪽) 

 

태어난 생명을 기뻐하기보다는 부담스러워할 정도 백성은 피폐했다. 백성의 고통을 이토록 애절하게 쓴 그가 <노자>를 읽고 쓴 독후기는 성리학에 지배하던 조선 학문과는 다른 사유를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노자의 세계를 우리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자 자유자제로 그 모습을 바꾸는 물이라며 예찬했다.

 

"물이여! 물은 막힘이 없고, 주가 됨이 없고, 부러워함이 없고, 업신여김이 없지만. 천지의 장부요, 만물의 젖이다. 물은 천하의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지만 스스로 더럽지 않고, 천하의 갈림길을 가지만 스스로 불만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위대하도다 물이여! 꿈틀거리기도 하고, 망망하기도 하여 내가 형용할 수 없구나. 아 내가 <도덕경>을 살펴봄에 그것이 물이었도다!"(<이옥 전집 1권-<노자를 읽고> 285쪽)

 

1집 제목인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에서는 "가을은 음의 기운이 성하고 양의 기운이 없는 때"로 양의 기운을 타고 태어난 선비가 어찌 슬퍼하지 않으리요"한다. 그리고 이 슬픔에는 기운을 다해 스러져가는 나라 조선을 예감하고 있는 듯하다.

 

"아 천지는 사람과 한 몸이요, 십이회는 일 년이다. 내가 천지의 회를 알지 못하니, 이미 가을인가. 아닌가? 어쩌면 지나 버렸는가? 내가 가만히 그것을 슬퍼하노라."(<이옥전집 1권>-'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4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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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리처드 포티 저/이한음 역
까치(까치글방) | 200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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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볼 때마다 드는 생각 하나. 아프리카 서쪽과 남아메리카 동쪽을 비교하면 옛날에는 땅덩이리가 하나였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

 

아이들이 세계지도 퍼즐을 맞추듯이 지금이라도 아주 힘센 사람들이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를 끌어 당기면 아귀를 끼워 맞출 수 있다는 황당한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끌어당기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황당하지만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가 하나였다는 것은 엉뚱한 생각이 아니다. 독일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는 이 사실에 착안해 1915년 '대륙이동설'을 주장하여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옛날에는 하나였다가 조금씩 떨어져나가 현재 위치에 자리했다고 주장했다.

 

베게너 대륙이동설은 호응을 받기보다는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비아냥은 오래가지 않았다. '판구조론' 때문이다. 대륙이동설은 판구조론의 기초가 되었고, 지금은 어느 누구도 베게너를 비아냥대지 않는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했던 갈릴레오 처럼.

 

엄청난 대륙이 어떻게 움직일까? 생각할 수 있지만 지진은 땅이 움직이는 반증이다. 화산은 어떤가? 땅은 가만히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다. 움직이는 땅덩어리기에 히말라야 산맥은 아직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살아움직이는 지구에 대한 조금 더 깊고, 재미있는 책이 있다.  런던자연사박물관의 수석 고생물학자로 <화석: 과거로 가는 열쇠>  1993년 '올해의 자연과학 책'에 선정된 <숨겨진 경관> 미국의 록펠러 재단이 과학 서적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루이스 토머스 상을 받은 바 있는 리처드 포티가 지은 <살아있는 지구의 역사>다.

 

포티는 <살이 있는 지구의 역사>에서 나폴리, 뉴펄랜드, 스코틀랜드, 아이슬란드 따위를 여행하면서 만났고, 관찰했던  더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땅의 울림, 맥박, 풍경, 소리, 냄새, 분위기를 읽는 이들이 그곳에 발을 내딛지 않았지만 포티와 함께 만나고, 관찰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이끈다.

 

포티는 베수비오 화산이 있는 나폴리 만 지역 모든 것은 수 킬로미터 지하에서 일어나는 지각판들의 움직임과 상호 작용에 의해서 지배되고, 이는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의 통제를 받는다면서 지상 세계가 지하 세계의 명령을 받는 셈이라고 말한다.

 

'낙원'이라 불리우는 '하와이'는 사람이 발을 내딛기 전에는 강하고 멀리 여행하는 소수의 식물들과 조류, 곤충, 파충류 같은 동물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가 진화하여 번식한 그들의 새로운 에덴이었다면서 읽는 이들을 하와이로 이끌고 있지만 하와이는 영원한 낙원이 없다는 것이 포티 결론이다.

 

옛날 한니발이 코끼를 몰고 알프스를 올랐다면, 포티는 바위들이 몸부림치면서 암호로 쓴 알프스 산맥의 비밀들을 해독할 지도와 연필을 손에 들고 우리를 알프스로 안내하고 있다. 또 헐벗은 암석 때문에 황량한 땅인 북아메리카 동부에 걸려 있는 뉴펀들랜드는 하늘에 고스란히 노출된 지질 교과서이다.

 

거대한 만년설로 덮인 그린란드, 알래스카에서 멕시코까지 땅 표면을 일그러뜨린 로키산맥을 만난다. 두껍고 가벼운 지각으로 이루어진 안데스 산맥은 지금도 솟아 오르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긴 강 아마존은 안데스가 낮아질 때까지 대서양으로 퇴적물을 운반하는 생생한 장면을 포티는 보여주고 있다.

 

지질학을 너무 어렵게 배워, 덮어 버렸던 학교 공부를 떠 올린다면 잠까 멈추고, 이 책을 손에 들고 읽어보시라.

 

"과학은 과거란  흐릿한 안개 사이로 언뜻언뜻 몇 개의 산들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보았지만, 그럴때마다 더 멀리 안개 속에서 첩첩히 늘어서 있는 흐릿한 봉우리들도 본다. 오늘 봉우리들은 너무나 많으며, 조사할 수수께끼들도 너무나 많다.(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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