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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보다 '건강한' 삶의 여정이 좋다 | 에세이 2007-07-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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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람 풍경

김형경 저
예담 | 2006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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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불혹을 넘겼지만 아직 나는 '집'이 없다. 일주일 사이에 ‘억!’ ‘억!’ 하면서 오른 때가 있었다. 그 때 참 아내와 아이들에게 할 말이 없었다. '억'억'하고 오르는 집 값을 보면, 집이란 공간이 인생살이에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 아닌가? 언제부터 집값이 ‘억!,’ ‘억’ 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부 인사들이 안식처의 공간인 집을 내쳐버리고 돈 벌이 대상으로 전락시킨 이 시대 집을 팔아 치우고 여행을 떠난 김형경이 부럽다. “I envy you"가 상당히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다고 외국인들에게 사용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지만 나는 정말 부럽다.


 집 팔아 떠난 여행이었기에 공간적인 풍경을 본 것이 아니라 사람 풍경을 보았으리라. 원래 여행이란 눈으로 보는 재미, 입으로 먹는 재미가 제일이다. 돈이 좀 있다면 사는 재미를 더 할 수 있다. 이런 여행의 재미를 넘어 김형경은 ‘사람’을 보고 왔다. 아니 ‘사람의 심리’를 보고 왔다. 사람을 보는 것도 어려운데 인간 내면의 정신과 마음을 읽고 보았다는 것에 존경을 발할 뿐이다. 국외여행을 떠나는 수많은 우리 인간 군상들이 돈 쓰는 재미도 좋겠지만 그곳 사람들을 한 번만이라도 진지하게 보고 왔으면 좋겠다.


 프로이드와 융을 잘 모른다는 김형경이 인간 군상들의 만남을 통하여 그들이 간직하였던 무의식  사랑  대상 선택  분노  우울  불안  친절  자기애  공포  의존 따위를 여행을 통하여 그린 글 솜씨는 자기와 그들을 정확히 보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니 어쩌면 피부색과 음식의 종류와 문화적 경험은 다를지라도 김형경은 그곳에서 자신을 보았는지 모른다. 머리로 이해한 지식으로는 이런 세밀한 글 솜씨를 할 수 없다. 정말 부럽다.


 여행에서 인간의 심리를 본다는 것 자체가 가능한 것일까? <사람 풍경>을 읽어가면서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물론 여행지에서 글쓰기를 한 것이 아니라 돌아온 후 쓴 글이지만 그는 분명 우리네와 다른 여행을 경험 것이 분명해 보인다. 풍경 관찰과 사진 찍기, 음식 맛보기에 바쁜 우리네와 다른 여행길을 다녀왔음에 부러울 뿐이다. 사진으로 담은 풍경을 우리는 숱하게 보았고, 각 나라의 음식을 대한민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심리를 만날 수 없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는.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삼년 동안 진주와 수원을 일주일에 한 번씩 기차 여행을 하였다. 기차에서 본 눈 밖의 한 주의 풍경은 똑 같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면 풍경은 다르다. 시간의 간격이 공간을 변화시켰다. 기차 안의 풍경을 어떨까? 봄여름가을겨울의 변화를 통한 옷차림의 변화, 경상도, 충청도, 경기도, 서울, 전라도 사람들의 언어와 생활 방식의 차이, 여자와 남자, 어린아이와 어른의 차이다. 끝없는 변화의 연속이다. 같은 이, 같은 풍습, 같은 옷, 같은 생김새가 없다. 하지만 마음을 읽지 못했다.


 그렇다, 그 때는 자연의 변화와 사람 살이의 변화를 눈으로만 읽고 보았지만 그들 내면의 변화를 읽는 눈이 부족했다. 어떤 이는 불안감, 어떤 이는 공포, 어떤 이는 중독, 어떤 이는 질투, 어떤 이는 회피, 어떤 이는 시기심, 어떤 이는 자기애, 어떤 이는 친절, 어떤 이는 우울이라는 심리 상황으로 기차에 몸을 실었을 것인데, 나는 읽지 못하였다. 다들 다른 얼굴이라면 다른 심리로 살아가는 이들인데 말이다.


 10년 전의 일이라 지금 그들을 읽고, 보고,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풍경>은 다시 나에게 기차 여행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들을 겉보기만 아니라 실제 마음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다. 저 사람은 우울증에 걸렸을까? 왜 혼자 여행을 떠날까? 아이가 울고 있을 때, 과연 아이와 엄마의 현재적 관계는 앞으로 10년 후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저 사람은 자기 어미와 어떤 관계를 통하여 성장하였을까? 저 아이는 지금 엄마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 앞으로 자라서 공포  질투  시기심   불안   회피   자기애   친절   공감   용기   의존 중 무엇이 저 아이를 지배할 수 있을까? ‘자연풍경’과 함께 ‘사람풍경’의 여행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형경의 엄마는 어떤 존재였을까? <사람풍경>에는 아빠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심리학의 모든 분야, 그가 만난 이들의 심리적 상태를 보는 눈을 거의 ‘엄마’로부터 찾고자 하였다. 어떤 경우는 ‘엄마’라는 단어에 강박관념이 있을 정도이다. 열 달 뱃속에서 살다가 구로(劬勞)하여 나은 엄마의 희생과 은혜가 인간들을 평생 엄마와 연결시키는 것일까?


 나와 엄마를 한 마디로 말하면 ‘집착적 사랑’이라 말하고 싶다. 순전히 나의 평가이다. 나의 엄마는 아들을 향한 사랑을 넘어 집착하였다. 이것이 아직 나를 부담스럽게 한다. 엄마는 내가 자기의 전부였다. 아들의 태어남은 자기의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는 확신을 가졌다. 의존을 “심리적 안정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대상”이라 말했는데 엄마는 의존을 넘어 집착이었다. 심리적 안정이 아니라 강박이라 할 수 있을까? 아직 엄마와 나 사이의 관계는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엄마와 나 사이의 관계를 통하여 김형경이 왜 ‘엄마’를 그토록 [사람풍경]에서 말하고자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김형경은 말한다. “내 여행은 회피 방어의식의 발로”였다고. 자기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정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일까? 어릴 때 엄마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성인이 되어서 드러난다는 말일까? 현실이 우리를 옥죄이고 있다. 자기 방어를 위하여 회피한다는 말인가? 결국 자기로부터의 도피이다. 도피처 없는 우리네 인생살이가 가장 불행하지 않을까? 모든 것을 가졌다고 말하지만 가진 것 없는 우리 삶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인간은 과연 가치 있는 존재인가? 행복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생각. 사실 나는 ‘행복한’이라는 말보다는 ‘건강한’이라는 말이 더 좋다. 행복은 물질과 연관될 소지가 있다. 이 땅의 사람들이 자기를 존중한다지만 행복하지 않기에 스스로 목숨을 놓을 수 있다. 스스로 목숨을 놓는 이들의 다양한 이유가 있다. 스스로의 죽음을 부정적으로 보는 나의 시각은 나를 우리네 인생살이가 몸과 정신과 마음이 건강함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페기, 유치, 이탈리아 로마의 보르게 공원의 운동복 차림의 남자. 로마행 기차 안의 역무원, 밀라노 지하철 역의 소매치기 소년, 카라바조, 미켈란젤로, 김형경이 만난 이들은 자신들을 보고 <사람풍경>을 썼다는 사실을 안다면 무엇이라 말할까? 당신이 나를 보고 심리학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요, 당신은 나를 잘못 보았군요.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김형경이 본 인간군상들, 일본 사람, 대만 사람, 뉴질랜드 사람, 이탈리아 사람, 중국 사람이 바로 우리 자신으로 객관화시킬 때 김형경의 글은 사실이다. 우리 모두의 불안  공포   무의식   공포   시기심   질투   회피   자기 존중   콤플렉스이기 때문이다. 살아온 삶의 자리가 다르지만, 김형경이 말하는 엄마에 대한 경험이 다르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것을 함께 공유하고 사는 인생들이다.  <사람풍경> 진짜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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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배부르고, 사람은 굶고 | 사회 2007-07-0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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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저/유영미 역
갈라파고스 | 2007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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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짜리 할인 쿠폰에 눈이 멀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구입했다. 비오는 날, 오후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무심코 읽었다. 아무 의미 없이 '기아'에 관한 여느 책과 별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지만, 지구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있음을 배우면서 몸이 떨렸다.

"서구의 부자 나라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신화가 있어. 그것은 바로 자연도태설이지. 이것은 정말 가혹한 신화가 아닐 수 없어. 이성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류의 6분의 1이 기아에 희생당하는 것을 너무도 안타까워해. 하지만 일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불행에 장점도 있다고 믿고 있단다. 점점 높아지는 지구의 인구밀도를 기아가 적당히 조절하고 있다고 보는 거야. 숙명적인 기아가 지구의 과잉인구를 조절하는 확실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지. 기아가 산아제한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거야. 강한 자는 살아남고 약한 자는 죽는다는 자연도태설. 이 개념은 무의식적인 인종차별주의가 담겨 있어." 본문인용(39-41쪽)

"기아는 자연도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서 전쟁보다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전쟁을 하면 돈이 든다. 외교문제도 발생한다. 국내의 반전운동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기아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이다. 내 돈 들이지 않고 인구를 줄일 수 있다. 자연재해인 기아를 통하여 별 볼 것 없는, 버러지 같은 이들이 스스로 도태되어 갈 때, 강자와 있는 자는 살아남는다. 어쩌면 나는 이미 살아남은 자이다. 1분에 25명 정도의 어린이가 이 자연도태를 통하여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에디오피아에서는 선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품성 있는 과일 선별작업이 아니다.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아고르다다'에서는 간호사들이 누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 순간의 상태로 보아 누구를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간호사는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해야만 해. 댁의 아이는 너무 약하고, 우리의 배급량은 너무 빠듯해요. 그래서 아이에게 손목밴드를 줄 수가 없어요. 그럴 때 엄마 마음은 어떻겠니." 본문 56-57쪽 인용.

세계가 생산하는 식량은 129억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그럼. 자연도태와 선별작업을 통하여 죽어갈 어린이는 아무도 없다. 아니 죽어서는 안 된다. 인구보다 두 배나 더 많이 생산하면서 도태와 선별 작업을 통하여 우리의 미래가 꿈을 펴지도 못하고 죽어간다는 것은 범죄이다. 그럼 선별작업과 도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는 배를 채우고, 사람은 굶기 때문이다.' 전세계 옥수수 수확량의 4분의 1을 소들이 먹는다. 선진국은 이 소들을 너무 많이 먹어 영양과잉을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쪽에서는 굶어죽고. 이는 반역이다. 서구 사회의 사상의 바탕인 기독교의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다. 불경 죄이다. 굶주린 자가 있으면 나의 것을 나누는 것이 하나님의 가르침이 아닌가. 이 반역의 길을 가는 유일한 이유는 소수의 자본 이익집단들이 자신들의 배부름을 위해서다.

사적 이익에만 함몰된 사람들의 의식이 지배하는 한 이 땅에 도태와 선별작업은 피할 수 없다.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상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세계 경제와 가치 체계를 지배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는 이름으로. 하지만 대세에 함몰되어 우리 스스로 따라가는 순간 어쩌면 우리도 도태와 선별 작업대 위에 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말 떨림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었다.

방법은 있다. 기아는 시장의 원리를 배격해야 한다. 장 지글러는 극약처벙을 내놓는다.

"시카고의 곡물거래소는 문을 닫아야 하며, 협의 등을 거쳐 제3세계에 대한 식량 공급로가 확보되어야 하고, 서구 정치가들을 눈멀게 만드는 어리석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폐지되어야 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 처한 고통에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이다." 본문인용 169-170쪽.

먹는 것 때문에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단 한 명이 있다면 지구는 우주에서 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별이 아니다. 우주에서 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별, 지구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해야 한다.

'장 지글러'는 유엔 식량 특별 조사관이다. 그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을 아버지라면, 어머니라면 아들과 딸과 함께 읽어야 할 '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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