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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 등을 탄 산토끼 | 문학 2009-06-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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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 민담 전집 4

장용규 편
황금가지 | 200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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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미개' '기아' '분쟁' '식민지'로 표현되는 대륙은? 잘 모르겠다면 '검은 대륙'이라 하면 알겠는가? 아프리카이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리카는 이렇게 부정적이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문명과 문화를 이루었고, 가진 세계이다.

 

아프리카 지도를 펴놓고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을 찾아보라 그곳에는 아직도 수렵과 채집으로 생활 흔적이 있으며, 동아프리카 마사이족은 유목이 주된 경제이다. 아파르트헤이트와 만델라 대통령으로 잘 알려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아프리카의 유럽'으로 불리울 정도로 극명한 차이가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 분쟁이 끊이지 않지만 아직도 수많은 아프리카 인민들은 자기 선조들이 믿었던 민간 신앙에 더 익숙하다. 그들 신앙은 수천년, 아니 수만년을 이어온 신앙이기에 기독교와 이슬람교보다 그들 정신 세계를 더 지배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명과 문화가 공존하는 아프리카를 우리는 서구제국주의의 침략과 식민지배 남긴 분쟁, 미개한 세상을 인식하게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진짜 아프리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와힐리어과를 졸업하고, 남아공 더반에 있는 나탈 대학교에서 줄루 사회의 이상고마를 주제로 한 논문 '점술 사업: 크와줄루-나탈 변방의 다문화 사회에서 일하는 치유 전문가에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장용규 교수가 엮은 <세계민담전집 04 - 남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작은 발걸음이다.

 

아프리카는 지구에서 가장 큰 사막인 '사하라'를 경계로 남북이 확연히 갈린다. 그리고 남쪽은 인종과 문화에 따라 서부의 니그로와 중동부․남부의 반투 문화권이다. 오늘날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문화가 니그로와 반투 문화이다.

 

<세계민담전집 04-남아프리카 편>은 이 둘 중 반투 문화의 중심을 이루는 줄루족의 민담 스물아홉 가지와 코사 민담 일곱 가지, 마티벨레 민담 아홉 가지를 실었다.  줄루는 남아프리카 응구니 문화의 최대 종족으로 코사, 마티벨레도 이 문화에 포함됨으로써 결국 이 세 민담은 하나의 민담으로 볼 수 있다.

 

응구니를 대표하는 줄루 민담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성격과 장소에 따라 내용이 바뀔 정도로 즉흥성과 유연성을 지니고 있으며, 아이들이 청중일 때는 반드시 교육적인 효과를 염두에 둔다고 한다.

 

또 줄루 민담에는 산토끼, 카멜리온, 자칼, 하이에나, 캐코원숭이, 사자가 많이 등장하면서 사람과 말을 한다. 이는  자연에 대한 줄루 사회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줄루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산토끼는 교활한 존재로 어떤 때는 사자와 하이에나를 농락하여 누가 초식동물이고, 육식 동물인지 구분이 모호하다.

 

산토끼는 고기를 굽는 데 정신이 팔린 하이에나 꼬리를 밧줄로 오두막의 기둥에 꽁꽁 묶었다. 그것도 모른 채 하이에나는 고기를 굽는 데만 열중했다. 고기를 다 구운 하이에나가 막 고기를 먹으려는 순간 산토끼가 고기를 낚아챘다. 하이에나가 산토끼를 잡으려고 했지만 기둥에 꼬리가 묶여 꼼짝할 수가 없었다. 산토끼는 하이에나의 고기를 빼앗아 배를 채웠다.(<교활한 산토끼>-27쪽)

 

산토끼는 하이에나를 타고 다니기까지 하며. 사자는 겉만 호사스러운 천덕꾸리기 일뿐이다. 이솝 우화와 줄루 민담 중 어느 것이 빠른지 몰라도 줄루 민담에도 산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는데 거북이가 이겼다. 산토끼에게 만날 당한 사자와 하이에나는 산토끼가 조금만 잘나 척 하면 산토끼가 거북에게 진 재미있는 이야기를 자주하여 당한 것을 앙갚음 해주는 이야기는 남아프리카 민담이 우리와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아님을 알게 한다.

 

하지만 줄루 민담에서 가장 큰 특징은 '카니발리즘'이다. 줄루 사회는 엄격한 가부장 사회로 남성 가장 지위는 절대적이다. 카니발리즘이 웃음과 패리디로 지배 계층의 권위와 전통에 도전하는 민중의 저항을 담고 있듯이 민담에 나오는 영웅들이 어린아이와 여성인 것은 엄격한 남성 중심 위계 질서에 대한 저항이다.

 

표범을 이긴 전사 템바 이야기, 고아인 쌍둥이 데마네와 데마자나가 식인종을 벌을 이용하여 물리친 이야기, 한 평생 소 등에서 살면서 도둑들을 물리친 소년 이야기, 추장 아내가 되어 금의환양 이야기는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기 힘든 강약관계가 역전된 사실을 보여준다.

 

<세계민담전집 04-남아프리카 편>에 묶은 민담 마흔네 편은 너무 빈약하고 그릇된 아프리카 문명과 문화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나마  채워주고, 바로잡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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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이델베르크에서 심장을 잃었다네 | 역사 2009-06-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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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이델베르크

곽병휴 저
살림출판사 | 2004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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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 라인 강 지류인 네카르 강변에 자리하고, 그림 같은 고성과 1386년 설립된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유명한 독일 도시이다. 인구 14만 도시에 학생이 2만 명이고, 괴테와 칸트, 헤겔과 하이데거가 걸었던 '철학자의 길' 있다.
 
전쟁으로 반쯤 파괴된 고성에 올라 여러 건축 양식이 혼합된 건축 양식은 지금도 1년에 400만 명 이상 사람들을 모으는 자연과 철학, 고성이 함께 어우러진 유서 깊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하나님의 은혜로 라인 강변의 팔쯔 백작, 신성로마제국 선제후, 바이에른 공작 등의 지위에 오른 프리드리히는 짐(朕)의 선제후령과 라인 강변의 팔쯔 백작령에 사는 감독관, 목사, 설교자, 교회와 학교의 직원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기를 바라며, 이에 다음 사실을 알리노라"로 시작되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으로 더 알려진 도시이다.
 
오래 된 성과 대학, 기독교가 함께 어울린 하이델베르크를 여행한다는 것은 사람들 흥분시키기 충분하다. <독일, 독일인> 따위로 독일 문화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 경성대 곽병휴 교수가 지은 <하이델베르크-낭만적인 고성의 도시>는 작은 책이지만 왜 하이델베르크가 역사가 깊고, 매력이 넘치는 도시인지 알게 한다.
 
대학생에게 책을 던져버리라고 유혹하는 하이델베르크
 
프리드리히 슈바르트가 "하이델베르크에서 다시 소생하지 못한다면 그는 죽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하이델베르크는 삶에 지친 영혼들에게 다시 힘을 얻게 하는 곳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하인리히폰 호프만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생들이 공부를 조금은 게을리한다고 하더라도 그를 엄하게 나무라서는 안 된다고"하면서 하이델베르크 자연 풍광이 대학생들에게 "이리 나오라 책을 구석을 던져버리고 우리에게로 오라"고 했다.
 
곽병휴 교수도 "하이델베르크에 대한 사랑이 내 영혼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고 했다. 삶에 지친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 주는 하이델베르크의 유혹을 이길 사람들이 과연 얼마가 될까? '철학자의 길'을 걸면서 진리를 찾고자 하는 대학생들에까지 책을 구석에 던져 버리고 우리에게 오라는 유혹이 사실이라면 이런 유혹은 한 번쯤 받아 보는 것도 좋으리라.
 
난 하이델베르크에서 심장을 잃었다네
 
하지만 하이델베르크는 자연 풍경만으로 사람을 유혹하지 않았다. 하이델베르크를 정말 사랑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독일시학의 아버지 마르틴 오피쯔는 <어떤 산에서>라는 시에서 '쾨니히슈틀 산'을 "그 산과 높은 바위 곁에 영원히 고요하게 머물고 싶고, 산의 열락을 고독하게 소유하고 싶다"고 읊었다.
 
오스트리아 빈에 난 유대계 작가로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어야만 했던 프릿쯔 뢰너 베다가 지은 <난 하이델베르크에서 심장을 잃었다>라는 시는 한 번도 하이델베르크를 가보지 않았던 나의 심장까지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스무 살 쯤 되었을 적 어느 날 밤,
난 붉은 입술과 황금 금발에 입을 맞추었지.
푸르고 복된 밤, 넥카강은 은빛으로 맑고
그때 난 알았었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난 하이델베르크에서 심장을 잃었다네
부드러운 여름날 밤
난 온통 사랑에 빠져 있었고
그녀의 입술은 귀여운 장미꽃같이 미소지었지.
성문 앞에서 우리 이별할 제
마지막 이별의 입맞춤에 그걸 분명히 알게 되었다네.
난 하이델베르크에서 심장을 잃었다네.
내 심장은 넥카강변에서 아직도 뛰고 있다네.
(프릿쯔 뢰너 베다 <난 하이델베르크에서 심장을 잃었다네>)
 
전쟁 상처는 있는 학문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심장까지 잃어버릴 정도로 아름답고 매력있는 하이델베르크고 숱한 전쟁때문에 상처가 배여있다. 30년 전쟁(1618-1648)과 상속 전쟁(1688-1697) 때문에 폐허가 되기도 했지만 하이델베르크는 학문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 된 대학이며 문화사가 리하트르 벤쯔가 표현했듯이 하이델베르크는 땅이 없어도 여진히 '정신적 궁'이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 도서관에는 약 300만 권이 소장되어 있으며, 도서관 현관에는 프로테미우스 조각상에 있는데 이는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지식습득이나 연구를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대학생에게 책을 던져 버리라고 유혹하지만 전쟁 폐허 속에서도 학문을 포기하지 않았던 하이델베르크 낭만과 매력, 진리에 이르고자하는 열정이 함께 한 하이델베르크 그곳은 정말 프릿쯔 뢰너의 "난 하이델베르크에서 심장을 잃었다네"라고 말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 심장을 흥분시키는 도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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