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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 종식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기원하며 | 기본 카테고리 2021-11-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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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팬데믹 제2국면

우석훈 저
문예출판사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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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제2국면: 코로나 롱테일, 충격은 오래간다”는 우석훈 박사님이 2021년에 쓴 책이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팬데믹)하면서, 팬데믹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그리고 피해를 크게 입은 부문과 사람들에 대해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지 등을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간을 네 가지 국면으로 구분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① 제1국면 : 2020년. 코로나 백신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기간.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격리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대처
② 제2국면 : 2021년. 선진국에 백신 보급이 시작되는 기간. 백신을 확보한 나라와 확보하지 못한 나라 간 국제적 갈등이 높아짐
③ 제3국면 : 2022년. 개도국과 저개발국에도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 선진국들끼리는 관광이 일부 개발되어 한동안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④ 제4국면 : 2023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에도 백신이 어느 정도 보급됨.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팬데믹 종료 선언을 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임

산업별로 코로나 충격은 다른데,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매우 좋아질 A형 산업유형(비대면 활동 관련 산업, 재생에너지 산업, 배달 산업 등),
충격은 받지만 제자리로 돌아올 B형 산업 유형(공공부문 등),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C형 산업유형(크루즈산업, 영화 산업 등)으로 크게 구분하고 있다.

국민경제나 산업이 위기에서 회복되는 패턴을 4가지, 즉 U자형, V자형, L자형, K자형으로 소개하고 있다.
U자형은 고점에서 저점, 저점에서 고점으로 완만하게 변하는 경우이고,
V자형은 급하게 내려갔다가 급하게 올라가는 경우(1997년 IMF 경제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다.
L자형은 경제위기 이후 침체가 장기화되는 경우(일본의 1990년대 이후 잃어버린 20년 등)이며,
K자형은 코로나 국면에서 나온 용어로 고소득층은 더 좋아지는 반면 중저득층은 더 나빠지는 경제 격차가 극심해지는 유형이다. K자형에서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워지고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간편한 방법으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가 강화되는 경향이 생긴다고 한다.

저자는 팬데믹으로 인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달러로 환산된 우리나라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 프랑스를 따라잡거나 추월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가게가 망하거나 해고된 사람들이 늘면서 국가는 선진국(부자나라) 클럽에 들어가지만, 국민은 가난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방역을 이유로 무게 중심이 시장에서 다시 국가가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정부 부처 중에서 경제부처(기획재정부)가 강화되고, 실제 방역을 수행하는 지방정부가 전면에 부상하는 등 변화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거의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지금,
코로나 충격을 크게 받은 대학 비정규직 강사, 연극/영화계 등에 대한 지원 예산 확충(토목 건설 사업 예산을 줄여서),
자영업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업종별 공동 대응 메커니즘(식자재 공동 구매 등) 마련을 통한 정책적 지원,
국공립 대학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지방 대학과 지역 살리기,
프리랜서 근로장려금의 유연한 운용,
연극/영화 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손익분기점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정부 지원금 확대,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지역 인프라 구축,
코로나 시대 배달 급증으로 크게 늘어난 폐플라스틱/폐비닐을 처리하기 위한 폐기물 총괄 지휘 기구 마련 및 종량제봉투 안의 비닐 등의 세척/재활용 제안 등은
국내 담당 정부 부처들에서도 검토후 충분히 수용가능한 내용들이지 않을까 싶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등이 발생하였으며, 코로나19가 다행히 내후년쯤 종식된다 할지라도,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수 있는 또다른 전염병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안나오길 절대적으로 바라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경험 삼아 향후 또다른 팬데믹으로 충격을 받을 산업과 종사자들을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지원 수준과 우선 순위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구축하는 프로세스도 더욱 세심하게 보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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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경계와 사회적 기초의 이중경계 안에서 살아가기 위한 경제학 | 기본 카테고리 2021-11-2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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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넛 경제학

케이트 레이워스 저/홍기빈 역
학고재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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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고헤이의 “지속불가능 자본주의” 책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함께 자주 인용되는 책이 케이트 레이워스의 “도넛 경제학”이어서 읽게 되었다. 도넛 경제학은 생태적 경계 안과 사회적 기초 위라는 이중 경계(도넛 모양) 안에서 잘 살아가기 위한 경제, 정책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 케임브리지 지속가능성 리더쉽연구소, 옥스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저자는 기존 경제학이 생태 위기와 극심한 사회적 불평등 등을 야기하였으며 이제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하며, 연필로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한다.

도넛 경제학에서 제시된 생태적 한계(경계) 지표로는 스톡홀름 복원력센터 소장인 요한 록스트룀이 제시한 ① 기후변화, ② 해양 산성화, ③ 화학적 오염, ④ 질소와 인의 축적, ⑤ 담수 고갈, ⑥ 토지 개간, ⑦ 생물다양성 손실, ⑧ 대기오염, ⑨ 오존층 파괴 등 9가지이다. 현재 9가지 지표 중 기후변화, 질소와 인 축적, 토지 개간, 생물다양성 손실은 생물학적 경계를 넘어선 것으로 발표되었으며, 가능한 빨리 생태적 한계 내로 줄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요한 록스트룀 등이 쓴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도 읽어볼 예정이다.)

사회적 기초는 삶에 필수적인 12가지 기초 요소들로써 ① 충분한 식량, ② 깨끗한 물, ③ 양질의 위생시설, ④ 에너지 접근권과 청결한 조리시설, ⑤ 교육과 의료서비스 접근권, ⑥ 제대로 된 주거, ⑦ 최소소득과 안정적인 일자리, ⑧ 정보망과 사회적 지원망, ⑨ 성 평등, ⑩ 사회적 공평함, ⑪ 정치적 발언권, ⑫ 평화와 정의 등이다. 이러한 사회적 지표는 2015년에 지속가능발전목표로 UN에서 채택되었다.

저자는 21세기에 도넛 경제학을 위한 7가지 사고방식을 자세히 풀어 설명하고 있다.

7가지 사고방식은
1) 목표를 바꿔라(GDP 성장 → 도넛),
2) 큰 그림을 보라(자기완결적 시장 → 사회와 자연에 묻어든 경제),
3) 인간 본성을 피어나게 하라(합리적인 경제인 → 사회적응형 인간),
4) 시스템의 지혜를 배워라(기계적 균형 → 동학적 복잡성),
5) 분배를 설계하라(경제가 성장하면 부자가 된다 → 분배적인 경제 설계),
6) 재생하라(경제가 성장하면 환경도 정화된다 → 재생적인 경제 설계),
7) 성장에 대한 맹신을 버려라(지상 과제로서의 경제성장 → 경제성장에 대한 맹신 보류) 등이다.

이 책은 20세기에 MIT 교수였던 새무얼슨이 “경제학” 대학교재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했었던 만큼, 21세기에는 그 위치를 “도넛 경제학”이 대신해야 하며, 환경경제학, 생태경제학, 공공경제학, 경제학의 역사, 복잡계경제학, 시스템 다이내믹스 등 여러 대안적 관점의 경제학들을 엮어내고 있다. 수식이나 어려운 그림이 등장하지 않으며, 내용에 깊이가 있으면서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고등학교 사회, 경제 교과서를 보는 수준이라면, 아니 조금 더 나가서는 대학교 1학년생이 처음으로 경제학 교재를 접하는 시기에 이 책을 본다면 기존 경제학이 얘기하지 않거나 한계가 있는 부분들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 될 거라고 본다.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저자의 종합적이고 깊이있는 사고가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앞으로 저자의 사고와 제안들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데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학원에 다닐 때 생태경제학 스터디를 했는데, 그 내용들이 이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다.

저자는 경제성장과 탈성장 간 논쟁을 소개하고 있으며, 저자의 의견은 생태적 한계와 사회적 기초라는 이중 경계 내에서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며 경제성장 논쟁 관련해서는 영원한 경제성장은 말이 안되지만, 탈성장 또한 현재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제는 경제성장에서 착륙을 준비하자고 말한다.

2021년에 탄소중립이라는 용어를 언론이나 정부정책을 통해서 많이 듣게 되는데, 탄소중립 사회, 그리고 탄소중립과 포용사회로 가기 위한 21세기형 경제학 마인드의 화두를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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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지구) 관점이 필요한 신기후체제 | 기본 카테고리 2021-11-0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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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브뤼노 라투르 저/박범순 역
이음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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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과학기술학자인 브뤼노 라투르(파리정치대학 명예교수)의 2017년 책이 2021년에 번역되어 나왔다. 책 제목은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 신기후체제의 정치”이다. 프랑스 원서 제목은 “어디에 착륙할 것인가”이고, 영어 서적 제목은 “Down to Earth”(지구에 착륙)이다.

이 책은 기후변화에 관한 각국의 동참을 선언한 파리 기후협정(2015.12.12.)을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당선(2016.11.8.) 이후 파리협정을 탈퇴(2017.6.1.)하던 시기에 발간되었다. 정치인으로서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 파리 기후협정 탈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등은 환경이나 미래세대, 분배 보다 최우선으로 한 성장 지상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저자는 역사 방향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적인 모형으로써 로컬(지방화)과 글로벌(세계화)을 자석의 양극과 같은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로컬과 글로벌은 각각 플러스와 마이너스 성격이 있는데 트럼프 때에 로컬 마이너스와 글로벌 마이너스가 서로 밀쳐내고, 지구의 상황에 개의치 않는 외계의 관점으로 향하는 상황이 출현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은 더 이상 성장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기후변화로 인해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외계가 대지(지구)의 관점을 갖도록 좌파, 우파의 구분을 넘어서 로컬과 글로벌 지지자들을 설득시키고 변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신기후체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해야 하는 과거에 비해 한층 심각한 상황으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자연은 대지와 비슷하지만 다르며, 둘을 비교하면 아래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연에서 대지로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과 같은 신기후체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간이 중심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인간의 운명 자체가 걸려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 시스템과 생성 시스템 사이의 모순이 심화되었으며, 단순히 경제학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 자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이 책에서는 탈성장론에 대한 입장을 아래 문장에서 읽을 수 있다.
“부모 세대보다 더 잘 살기 어려운 마당에, 천천히 쪼그라드는 법을 배우자는 프로젝트로 군중을 열광시키기는 힘들다(p.76-77)”
(참고로 탈성장론에 대한 책으로는 최근에 읽었던 사이토 고헤이의 ‘지속불가능 자본주의’가 대표적이며, 마야 괴펠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등이 있다. 반면에 사이토 고헤이는 브뤼노 라투르는 생태근대화론에 기반하여 기술개발 등을 통해 경제성장과 생태의 접목을 시도하지만, 경제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은 신기후체제에서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지금과 같은 기후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외계(외부자)의 관점이나 자연(인간 중심)의 관점을 버리고 대지(지구)의 관점으로 전환하고, 인간이 대지의 다양한 비인간 요소들과 의존하여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책의 분량은 150쪽 정도 되지만, 그 내용은 사회학적이고 정치적이고 철학적인 내용들이 있어 이해가 쉽지만은 않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묵직한 숙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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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안으로 탈성장 코뮤니즘을 논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21-11-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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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사이토 고헤이 저/김영현 역
다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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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고헤이(오사카시립대 대학원 경제학과 부교수)의 “지속불가능 자본주의 - 기후 위기 시대의 자본론”을 얼마전 한겨레신문 책소개에서 알게 되어 읽었다.

책 표지 디자인이 빨간 바탕에 동그라미가 있어서 저자의 국기인 일장기의 느낌을 주는 한편,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 기후를 시각화한 것 같기도 하다. 빨강은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이 사용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책 표지 디자인은 책 제목의 부제인 기후 위기 시대에 다시 읽는 마르크스 자본론과 일본인 저자를 함께 은유하는 것 같다.

기후 위기에 대한 책들이 많이 발간되고, 최근에는 기후 위기를 줄이는 방안으로 에너지전환, 탈성장에 대한 논의들도 많아지는 듯 하다. 얼마 전에 읽었던 대니 돌링의 “슬로다운”이나 마야 괴펠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과 기본적인 생각은 같이 하면서도 마르크스 자본론에 바탕해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저자는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노드하우스 예일대 경제학 교수가 위험한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으로 1.5도나 2도가 아닌 3.5도를 설정한 것은 환경문제 해결을 고민하지만 경제성장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또한 최근에 전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녹색성장 또는 그린뉴딜,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대해서도 기후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 성장을 기대(기후 케인스주의에 해당)하고 있는데, 지구의 한계와 끝없는 경제성장은 양립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녹색성장 계획을 수립하고, 작년에 문재인 정부에서 그린뉴딜을 한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면 경제도 성장하고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관점이 경제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개념이다. 보통 경제가 성장하면 화석연료의 사용도 들어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같이 늘어나는데, 신기술을 개발하여 경제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동반 성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의 환경경제학자인 팀 잭슨에 따르면,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속도가 느린 상대적 디커플링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는 성장하되 배출량은 감소하는 절대적 디커플링이 필요한데, 일부 선진국에서만 절대적 디커플링이 일어나고 이 경우에도 다른 개도국에 제품 수입 등을 통해 배출량 증가를 떠넘기게 되고 개도국들에서 배출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는 경제성장 대비 배출량이 다시 증가하는 리커플링(recoupling)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에 맞서 절대적 디커플링에 근거한 경제성장, 즉 녹색성장 전략은 “잘못된 선택”이며 “친환경이라는 탈을 쓴 그린워시”라고 말한다.

저자는 IPCC(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 대해서도 기온 상승 억제 시나리오에 아직 실현되지 않은 탄소포집및저장을 갖춘 바이오에너지(BECCS) 등과 같은 역배출기술(negative emission technology, 이산화탄소 배출량 보다 흡수량이 더 많아서 순배출량이 마이너스인 기술)을 포함시킨 이유는 IPCC의 분석 모형이 경제성장을 전제로 삼고있기 때문에 역배출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기후 위기 시대에 인류에게는 네 가지 미래 선택지(기후 파시즘, 야만 상태, 기후 마호쩌둥주의, 탈성장 코뮤니즘)가 있으며, 탈성장 코뮤니즘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하며 사상적 논거로 마르크스를 끌어들이고 있다.

저자는 마르크스가 목표하는 바가 시기별로 달랐다고 말한다.
공산당선언을 쓴 1840~1850년대는 생산력 지상주의(지속가능하지 않음)를, 자본론 1권을 쓴 1860년대는 생태사회주의(지속가능한 경제성장)를, 생태학과 공동체 연구에 몰두하고 자술리치에게 편지를 보냈던 1870~1880년대는 탈성장 코뮤니즘을 목표로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완성인 ‘자본론’에서 탈성장 코뮤니즘으로 이어받는 새로운 해석에 도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는 아직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사두고 책장에 꽂아둔지 20여년이 되는데, “지속불가능 자본주의” 책을 통해 자본론의 주요 내용과 마르크스의 시기별 생각에 대해서도 접할 수 있었다.

저자가 생각하는 탈성장 코뮤니즘으로 도약하기 위한 주춧돌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산의 목적을 상품의 ‘가치’ 증대가 아니라 ‘사용가치’에 두고 사회적 계획에 따라 사람들의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하는데 중점을 두어 생산하며 소비주의에서 벗어나자
둘째, 노동 시간을 줄이고 생활의 질은 높이자. 탈탄소사회에서는 에너지수지비율이 낮은 재생에너지를 쓰게 되면서 생산력이 저하될 것이기 때문에 사용가치를 만들어내지 않는 무의미한 일을 줄이고 필요한 부문에 노동력을 배분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
셋째, 노동을 획일하게 하는 분업을 폐지하여 노동의 창조성을 회복시키자. 기술 중에서 ‘열린 기술’을 활용하고 발전시킨다.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자 앙드레 고르츠에 의하면 열린 기술은 커뮤니케이션, 협업, 타자와 교류를 증진하는 기술이며, 닫힌 기술은 사람들을 분단시키고 이용자를 노예화하며 생산물 및 서비스 공급을 독점하는 기술을 말한다. 닫힌 기술의 대표적인 예는 민주주의적인 관리가 어려운 원자력발전과 역배출기술 등이 해당된다고 말한다.
넷째, 생산 과정에서 민주화를 진행하여 경제를 감속시키자.
다섯째, 사용가치경제로 전환하여 노동집약적인 필수노동(예, 돌봄노동)을 중시하자.

저자는 기후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꾀해야 할 것은 정책 전환이라기 보다는 자본주의에서 탈성장 코뮤니즘으로 사회 시스템 전환이라고 역설한다. 협동조합, 사회적 소유, 시민들이 운영하는 재생에너지발전회사, 국제적으로 열린 지방자치주의, 시민의 민주적 참여형태인 시민의회 등을 통해 경제 측면에서 자본주의 극복, 정치 측면에서 민주주의 쇄신, 환경 측면에서 사회 탈탄소화가 시너지 효과를 증폭하면 사회 시스템의 전환이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버드대 정치학자 에리카 체노웨스에 의하면,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임계점은 3.5퍼센트의 사람들이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진심으로 저항할 때라고 한다. 탈성장 코뮤니즘으로 나아가는 열쇠 또한 기후변화와 자본주의 문제에 관심있는 3.5퍼센트의 사람들부터 지금 당장 행동할 때 탈성장 탈탄소사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탈탄소사회로 전환하는 구체적인 시기와 수단들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제시하는 책은 아니지만, 성장을 지향하는 자본주의 속에서 그런 감축 수단들로 탈탄소사회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탈성장 코뮤니즘을 통해 사회 시스템의 전환을 역설하는 책이다.

앞으로 탈성장 관점의 지속가능사회에 대한 논의들이 더 활발해 질 것임을 예상케 한다

자본론 관점에서 쓴 책이지만 상식적으로 읽어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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