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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시리즈'의 즐거움 | - 本格推理 2003-09-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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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재의 시체

애거서 크리스티 저/설영환 역
해문출판사 | 199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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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dy in the Library는 1942년에 쓰여진 아가사 크리스티의 41번째 작품으로 미스 마플이 나오는 두번째 장편 작품이다. 1930년에 60대로 첫번째 데뷔했던 미스 마플은 10년 이상이 지나도 여전히 그대로의 모습이다.
똑같은 인기 탐정이 똑같이, 아니면 더 발전된 모습으로 활약을 한다는 것 외에, 추리소설 시리즈의 남다른 재미는 주변인물들이나 배경에서도 찾을 수 있다. 책 안에서도 현실세계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책이 출판되지 않아도) 여기와 평행선처럼 여러가지 사건이 일어나고 - 목사의 아내는 결국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목사관 살인사건과 연결해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다. 목사관 살인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웨더비 부인 들은 가십을 즐기고, 다소 소심한 클라멘트 목사는 좋은 면만 보려하고 슬랙형사는 여전히 중요한 답변이 나오기 전에 말을 막는다.
미스마플의 친구 돌리 밴틀리 (미스 마플 못지않게 정말 귀여운 할머니이다. "우리집 서재에서 발견되었으니까 난 이 살인사건을 충분히 즐겨도 되지 않아?"하지 않나, 자신의 남편에게 쏟아진 누명을 벗기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지 않나)의 서재에 젊은 아가씨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 시체의 정체는 이웃 머치번햄에 위치한 호텔의 댄서....그녀를 양녀삼으려던 부자노인과 이에 불만인 가족들, 그리고 영화계에서 일하는 다소 불량한 청년. 이야기나 인물들 모두 흥미롭고 배경도 화려하고 로맨스도 있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은 항산 영화로 만들기에 딱 적당한 것처럼 보인다) 추리소설로서의 흥미도는 다소 떨어진다.
다소 실망스럽게도 미스 마플의 활약이 그리 많지도 않고 (허나, 교회일을 빙자해 집안으로 들어가는 솜씨는 끝내준다), 독자에게 그다지 충분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지도 않는다.
"전 들은 것을 다 믿지 않아요. 전 항상 그걸 증명해보려 하죠. 전 인간본성을 잘 알거든요." 이게 바로 미스 마플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이다.중간에 마을의 인물들과 비교해 보는, 헨리경과의 대화는 흥미롭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할머니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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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함은 떨어저도 반전의 반전은 읽어볼만 하다. | - Police Procedurals 2003-09-2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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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렌트 마지막 사건

에드먼드 클레리휴 벤틀리 저/손정원 역
동서문화사 | 200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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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오는 추리소설에서 탐정의 역할을 하는 인물의 직업이 다양화되고 있다. 이제까지 너무 많은 추리소설이 쓰여졌으며 대개의 추리소설 팬들은 웬만한 트릭 정도는 다 꿰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영역으로 넓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탐정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탐정이 화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화가로서의 관찰력, 현장스케치, 섬세한 감정선 파악 등이 그의 강점으로 보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묘사와 달리 그다지 치밀해 보이지는 않는다), 감정에 휩싸여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사랑에 빠지는 것 등으로 보아, '트렌트 마지막 사건'은 이제까지 읽어본 고전 추리소설 중에서 가장 현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등장인물들은 전형적 - 근엄하고 예의바른 영국인 집사 , 수다쟁이 프랑스 하녀, 완벽하나 고통받는 여주인, 부자이며 권력을 가진 사악한 인물, 그로 인해 남모를 곤경에 빠지는 순진하면서 잘생긴 부하 - 이며 (그러나, 1900년에 구상해 1912년에 썼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사건 전개에 있어 다소 일관성이 부족하지 않나 - 인간적인 탐정이라 하나 트렌트는 수사하는 도중 별다른 이유 없이 화내고 뜻모를 농담을 하고 - 하는 생각이 든다. 요점은, 쾌활한 인물로 묘사된 트렌트는 작가의 기대와 달리 그다지 카리스마나 매력도는 별로.... 게다가 사건 수사 또한 다소 허술하여 금방 결론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반전을 꾀하기 위함 이지만). 경찰과의 공정한 경쟁을 원했지만, 등장한 경찰 또한 중요한 정보 (틀니)도 모르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집안의 지문 조사, 정확한 살인현장 (총소리도 들리지 않고, 흉기나 총알도 발견되지 않았다면, 혈흔이 대량 발생한 정확한 장소를 찾아야 하지 않는가) 을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읽다보니 몇개의 어수룩한 점이 눈에 띄는데, 도대체 사건장소의 혈흔을 그리 쉽게 감출 수 있는가나 틀니를 '굳이' 뺄 필요성이 있는가가 정말 궁금하다. 읽어보시길.... 아무리 1900년대 초반이라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대단한 인물의 의심스러운 죽음인데 말이다).


 


하지만, 반전의 반전이나 로맨스 등을 생각하면 이 작품은 읽을 만하긴 하다. 또하나, 벤틀리는 기존 추리소설에 대한 비판으로 이 글을 썼다지만, 마지막 부분의 트렌트의 웅변은 마치 정황적 증거로 사람을 벌하지 말라고 말하는 작가의 목소리를 듣는 듯하다.


 


p.s.: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조카에 대한 설명에 '그녀', '그애' 등 일관성이 없는 호칭, 월가나 월스트리트가 훨씬 많이 사용됨에도 꿋꿋이 '월거리'라 칭한 것이랑, 군데 군데 주어가 두세개인 문장이 등장하고, 지금은 안쓰이는 한문적 표기 (예: '투각적'이 과연 무슨 뜻인지 검색해도 안나온다) 오타 또한 여전히 눈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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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마플의 생생한 목소리가 살아있는 흥미진진한 작품..여러번 박장대소로 이끈다. | - Cozy/日常の謎 2003-09-2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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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목사관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저/신용태 역
해문출판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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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관 살인사건>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작품을 발표한 1920년에서 딱 10년째인 1930년에 발표된 그녀의 10번째 작품으로, 미스 마플이 처음 등장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그녀의 스토리 텔링은 정말 물이 익어 극적이면 흥미진진하다 (예를 들면 5장이 끝나면서 그리셀다는 '시계가 15분 빠르다고 말했어요?' 하는 장면).


 


하지만, 그녀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미스 마플에 대한 소개는 기대와 달리 인상적이지 않고 묘사 또한 한 줄 정도에 그친다. 그녀에 대한 주변 인물들의 평 또한 그다지 긍정적이지도 못하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듯이 후반에 들어 미스 마플의 살인사건 해결에 관한 소명감 등이 한 페이지 이상에 걸쳐 그녀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되고 있다 (21장: 세인트 메리 미드는 고여있는 웅덩이와 같다는 말에 미스 마플은 현미경 밑에 놓인 그 물 한방울만큼 살아있는 것은 없다고 부드럽게 말한다. 26장: '혼자 오래 살면서 개발한 취미가 있다면 그건 인간 본성이예요...').


 


게다가 그녀의 놀라운 정보수집력, 밤에도 잠들지 않는 관찰력,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놀라운 논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유머와 따뜻한 배려 (흠, 모든 일에 잘 끼지만 중요한 것은 지켜준다)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한가지 내딴으로 억지트집을 잡자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스타일과,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과 <누명>의 수법이 반복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도 한 사람의 나레이션으로 극이 진행되고, 미스 마플의 조카인 레이몬드 웨스트가 그를 지목하기 까지 분위기가 한사람이 거의 범인인양 몰아간다. 하지만, 역시..항상 조심하건만 아가사 크리스티보다 우월한 양 추리를 하고 있으면 어쩐지 그녀의 유도대로 딴 사람을 쳐다보고 있는 꼴이 되고 만다.


 


심각한 살인사건이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의 유머로 인해 항상 그녀의 작품은 밝고 상큼한 느낌이다. 가끔씩 터져나오는 그녀의 유머 (총소리를 들은 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하녀 메리는 '전 일이 많아서 시계를 볼 사이가 없어요'라고 한다. 목사는 속으로 '그래서 항상 식사 시간이 들쭉 날쭉이구나')로 인해 살인이니 죽음이니 하는 타이틀을 단 책을 들고도 항상 박장대소를 하게 된다. 그녀에게 있어 살인사건은 한 사람의 죽음, 생의 끝이 아니라 이로 인한 문제의 해결과 인간관계의 되집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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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xpected page-turner!!! | - Police Procedurals 2003-09-2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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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크로프츠 저/오형태 역
동서문화사 | 200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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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미스터리북스 1차분이 출판되었을때 샀지만 이제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평도 좋았지만, 받아 본 책이 450페이지에 육박하는데도 살인 용의자가 2명에 지나지 않고 결정적으로 내 주변의 어떤 사람이 이 책을 워낙 지루하게 읽었다는 말을 들어 미리 섣부르게 짐작해버렸기 때문이다. (서평이나 사람들의 추천은 100% 믿을 수 없지만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아 그들의 의견을 들는 것은 중요하다. 최근들어 알라딘에 마련된 서재는 그런 점에서 매우 기여도가 틀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의 첫페이지를 편 이후로 정말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최근에 독서한 중에 가장 빨리 읽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이 나의 page-turner가 된 것은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작가가 독자에게 한가지도 숨김이 없이 사건의 진행이나 증거들을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연극 무대처럼 중요인물을 따라 조명을 비추는 것에 비유하자면 이 책은 정말 형광등같이 모든 인물을 골고루 비춰주고 있는 셈이다) 다른 작품과 달리 독자는 읽는 틈틈히 따로 추리를 할 필요가 없다. 해설에서도 나와있듯이 작가와의 공정한 추리게임을 펼치고 싶은 사람에게는 정말 딱좋은 스타일로 내용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런던과 파리를 종행무진 다니는 번리와 르빠르쥬와 함께, 아니 그들의 머리속까지 들여다 보고 있는 생생한 느낌이다. 내가 궁금해 하거나, 다음 질문자를 생각해내면 이들 또한 비슷한 행보도 진행해나간다. 그 주변인물들로 리얼한데, 예를 들면 경찰이 와서 "영수증 좀 가져가겠소" 하면 회사 담당자는 "그러십쇼" 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회계감사에 필요할지 모르니 수령증을 써주세요"한다. 헉! (단, 모든 인물들은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해 뚜렷한 대답을 한다. 어쩜 어수룩한 인물 하나 없으니... 정말 경찰로서 볼 때 정말 이상적이다.)

둘째는 내용 자체가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1부는 런던에서 번리, 2부는 파리에서 번리와 르빠르쥬, 3부는 런던에서 크리포드와 라튀슈가 내용을 이끄는데, 단순한 살인사건 (물론 몇개의 통과 알리바이등이 얽혀있지만)이 두나라에 걸쳐 진행되는 큰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구성임을 보여준다. 복잡한 트릭은 없으나 과연 몇개의 통이 도버해를 오간건지, 두 용의자들의 알리바이의 허점은 어디인지가 핵심인데, 단순한 이야기 흐름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대체로 천재적인 명탐정의 사건해결에서 쾌감을 느끼는 편이지만, 이 작품에는 지칠줄 모르는 성실한 경찰과 사설탐정의 활동이 자극을 주고 있다. 중간생략후 "범인은 바로 너야" 하는 논리의 비약이 없이 차분하게 가능성들을 나열하고 이것들을 하나씩 검증해 지워나가는 과정이 잔잔한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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