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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에 움츠러들면서 이불 속으로 파고들긴 처음이다 | Mystery + (정리중) 2007-01-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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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섯 번째 사요코

온다 리쿠 저/오근영 역
노블마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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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런 말들이 있었다. 학교에 귀신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이름없는 이들의 공동묘지 자리나 남들이 꺼리는 건물터 등의 땅값이 싸기 때문이라고. 학교는 일반 영리단체보다 예산이 적으니까. 또한 이런 말도 있었다. 안그래도 쇠도 씹어삼킬 젊은 혈기들이, 교과서나 참고서 페이지에 머리를 박은채, 분출되지 못하므로 그 부정적인 에너지가 뭉치는 거라는 소리도 있었다. 또한, 대입시험만 볼때면 날씨가 추워지는 것은, 엄마들이 보여서 집단 기원을 하기 때문에, 그 여자의 음기가 뭉쳤대나...하거나 지형이 비슷한데도 여대는 이상하게도 이웃 남녀공학보다 캠퍼스가 춥다는 등 하는 소리도 있었다. 다들,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민담과 비슷한 형태이다. 하나의 이야기라도 하나씩 건너뛰면 자기들만의 단어나 언어들로 바뀌듯 조금씩 형태를 바꾸게 되어, 나라마다 민족마다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지게 된다. 이 여섯번째 사요코는 그런 의미에서 신선한 편이다. 일전에 보았던 영화 [분신사바] 정도가 아니면야 이렇듯 학교내의 응집된 에너지와 기괴한 호러분위기는 최근들어 본 적이 없다.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작가의 데뷔소설이란 말이 맞게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다소 모호하단 생각이 든다. 학교 안의 선생님, 학교, 영이 깃들것 같이 애착을 가진 물건 등, 시스템은 그대로인데 학생들만 바뀌고 있다. 소중한 학창시설과 입시공부에 대한 부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줘야 되는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과 이를 위협하는 그 어떤 것 등. 과연 사요코의 정체가 무엇인가에서 시작된 미스테리가 체면과 배스커빌의 사냥개가 겹치면서 호러물로 끝나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p.s:호러물이라함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 잘 보지만, 이 작품은 추리물이란 기대에서 조금 궤도를 달리 했는지, 진짜 무서웠다. 오후 1시에 움츠러들면서 이불 속으로 파고들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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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면 고생한다더니... | Nonfiction 2007-01-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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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 나 아파요!

송민형
기획집단꾼 | 200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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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면 고생한다고 하더니만, 강아지의 탈장 위험에 필요이상으로 놀라고, 의사선생님 말 안듣고 강아지를 믿다가 덧나고 (내가 왜 그랬을까?), 그 소식에 또 필요이상으로 (요들보이에 따르면) 걱정하는 듯한 나의 모습을 보고, 알아야 산다고 결심, 두가지 서적을 사들였다. 이 책은 a4용지 크기에 200페이지로 전체가 올컬러 빳빳한 코팅종이다. 중간에 들여다 보면, 작은 의학서적에 맞먹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 읽기엔 그리 어렵지 않다. 이 책은 모든 애견인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고, 그저 나처럼 시원하게 물어보지 못하고 (하긴 질문이 너무 많으니) 걱정하는 사람들에겐 딱 적격인 듯 싶다. 내용으로는, 응급처치 (화상이나 중독, 열사병 등), 전염성 질환 (홍역, 파보장염 등 소개와 예방접종 프로그램 - 사실 이건 병원에서 메세지를 넣어줘야 알지 언제 접종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기생충성 질환 (예전에 과연 모기인지 개선충인지 의심되는 때가 있었고, 또 갔던 두 병원마다 대처법이 확연히 달랐다. 그거 다 따랐으면 애만 잡았겠다), 호흡기계질환 (가끔 기침을 해대서 걱정했는데), 소화기계 질환 (또 얘가 가끔 토해서... 아직 어리니까...), 비뇨기계질환, 생식기계 질환, 임신과 분만, 피부질환, 관절, 눈 (눈청소도 가끔 손으로 해줬는데, 이런 무식한), 귀질환 (최근에 귀털을 뽑지않고 귀청소액만 넣어주고 닦다가 염증이 생겼다. 그것도 모르고 얘가 이불을 파고든다고 신기해했다) 등에 대해 설명할 간단한 기능과,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 등이 사진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p.s: 예전에 이 강아지의 모습이 참으로 기억에 남아 페이퍼에 링크한 적 있는데, 단지 사진만 우수에 찬 것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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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읽을 수 있지만 상큼발랄유쾌하기엔 1% 씁쓸한 로알드 달 | Mystery + (정리중) 2007-01-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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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로알드 달 저/정영목 역
강 | 2005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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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추리소설 단편집에서 대표작들만 간혹 소개되다가, 동서미스터리북스의 [당신을 닮은 사람]을 통해 로알드 달의 작품들이 한 권의 책으로 모아져 소개되었다. 로알드 달은 어린이 소설을 주로 쓰긴 하였으나, [마틸다]에선 ''아동학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기적인 면이 섬뜩했던 어른들이나, [마녀가 드글드글 (그 비슷한 제목으로 기억된다)]에선 아이가 쥐로 변했음을 알면서도 그걸 죽이기 위해 덤벼들었던 마녀들의 액션 등등이 단순한 아동문학가로 분류되기엔 차원이 다름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선에선, 기존에 너무나 많이 소개된, ''맛 (Taste)'', ''항해 거리 (Dip in the Pool)'', ''남쪽 남자 (Man from the South)'', ''도살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 (Lamb to the Slaughter)''이 중복소개된 점이 아쉽지만 이들 작품은 언제나 다시 읽어도 신선한 반전 - 제프리 디버풍이 아니라 오 헨리풍인 - 이 재미있다.

''도살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 (Lamb to the Slaughter)''은 살인무기가 무척이나 독특하여, 다른 추리작품에서도 언급되기도 했으며, 다른 방향으로 재탄생 - 예를 들면, 얼음몽둥이와 사우나의 연결 등 - 되기도 하였던 유명, 추리필독 작품이기도 하다. 한글번역 제목이 다소 마음에 들지 않으나, 반대로 생각했을 경우를 생각해보았다. 영어의 이중적 의미를 무시하고 너무 정직하게 번역했을 경우 제목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만족하련다.

일단, 로알드 달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다 높아 몇몇을 뽑아 베스트작품선을 만들기 힘들것 같은데, 이렇게 작품선이 3권으로 나오니 참 기쁘다.

위에 언급되었던, 이전에 많이 소개되었던 작품들 외에 ''목사의 기쁨 (Parson''s Pleasure)''과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Mrs Bixby and the Colonel''s Coat)'' 또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전자는, 목사를 가장한 고가구상이 헐값으로 세상에 네 점밖에 없는 고가구를 사들이려는 과정과 사기가 극적으로 완결되기 직전에 일어난 일들 - 아마도 그는 심장마비로 쓰러지지 않았을까 싶다 - 에 대한 이야기로, 하나의 단편으로 끝나기엔 아까운 보석같은 작품이며, 후자는 잔잔하게 바람둥이 마님의 술수를 읽다가 갑자기 뒤통수를 치며 크게 비웃을 (^^;;) 수 있는 신나는 작품이었다.

로알드 달의 작품들은 시도해도 실패할 확률이 낮으며 신나게 읽을 수 있지만, 상큼발랄유쾌한 추리단편선에 포함되기엔 그 어딘가 모르게 쓴 맛이 느껴진다. 그러나, ''특별요리''를 먹을 수 있다면 감수할 수 있는 쓴맛일 뿐이다.



p.s: 참, ''정복왕 에드워드 (Edward the Conqueror)''란 작품의 제목에 대한 의문이 있던데, 그건 역사적 사실과는 관계없는, 그냥 그 ''잔인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편의 이름이 ''에드워드''였을 뿐이다. 정복왕이란 이름을 가진 역사상의 인물들은 이름 그대로 전쟁을 통해 영토와 권력을 확장하며 고유의 문화에 대한 배려없는 행위로 침략의 과정 속에 많은 예술가들이 상처받았음을 그저 비유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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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척하지만 외로우면서!!! | あなたやっぱり 2007-01-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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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들돼지를 프로듀스

시라이와 겐 저/양억관 역
황매 | 200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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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는 참으로 만만히 보이면서도 어느 순간 만리장성처럼 갑자기 높고도 옆으로 돌아갈 수 없이 기다란 벽이 되어버린다. 제목의 ''들돼지''는 ''고타니 신타''라는 이름의 한자 두고 하나씩 훈독과 음독을 번갈아 했을때 ''들돼지''란 단어음이 되어 버려, 한순간 전학생의 닉네임이 되어버렸다. 올해는 돼지해라 프로그램에서 앞다투어, 돼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을 바로잡으면서 "돼지가 얼마나 예쁘고, 깨끗하고, 똑똑한 (예쁘고, 깨끗하고 까지는 괜찮은데 똑똑하고..부분에서 과연 돼지고기를 어떻게 먹어야 하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나왔다)" 동물인지를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닉네임으로서 "돼지"는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출발했을 뿐인다. 집돼지도 아니고 멧돼지도 아니고 후진(^^;;;) 들돼지라니... 2학년의 한 반, 뚱뚱해서 교복앞자락의 단추가 튕겨나오려 하는데다가 머리는 덥수룩, 기름진데다가 비듬이 떨어질 듯하고, 그나마 성적은 신통치 않아보이는 전학생이 왔다. 이름마저 ''들돼지''를 연상시키는 평범한 이름. 이 학생의 반대편에 기다리니 슈지란 학생이 있다. 그는 농담도 잘하고 같이 있으면 즐겁고 놀거리도 많고 주변에 단짝도 두명이나 있고 무시하기, 아니 그 반대로 가깝게 지내고픈 학생이다. 물론, 아직은 피상적인 고등학교 2학년이니 슈지의 내면이나 개성을 본다기 보다는, 그저 주변에 사람이 득실거리니 가깝게 지내고플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란 가깝게 다가가면 데일것 같고, 너무 멀리하면 차가워진다고 생각하는, 슈지는 모두가 본질적으로 고독할 뿐이란 생각으로 그저 그저 서먹함을 달래려고 말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릴 뿐이다. 마치 [발로차고 싶은 등짝]의 "외로와도 좋아"란 학생들을 "바보"같이 처세한다고 생각하는 영악한 아이다. 그는 어느순간 왕따가 되버린, 전학생을 ''인기스타''로 만들겠다는 프로듀서를 자처한다. 계약까지 맺고서... 사실, 학교에서의 깊은 우정이 아닌 인기에 대한 처세술을 꿰뚫고 있던 슈지에겐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학교란 세계와 다른 학생들에 대한 인간들을 조정할 수 있다는 슈지는 어찌보면 영악, 깜찍하기 까지 하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일로 인해 슈지는 왕따가 되어 인기스타가되버린 전학생과 위치가 바뀌어 버린다. 이 작품의 작가 또한 아직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20대초반의 청년. 새로운 기회와 세계를 택한 엔딩을 통해 해피엔딩을 맺었지만, 세상을 쉽게 사는 이런 부분을 바로잡아 결론을 내릴 만큼의 연륜은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일종의 열린결말로서 독자에게 엔딩을 제시하고 있다. 종교로서의 하나님은 믿지 않지만, 가끔씩 자연의 원리는 탄복할 만큼 조화스럽다. 인간의 체온은 데이지도 않고 춥지 않게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온도. 살아있면서 사랑이 두려워 하지않겠다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거라는 말도 있듯이, 쿨한 척 거리를 두어도 결국은 혼자만의 체온으로는 외롭고 추운것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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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당신이 원하는 지혜를 주지 않는다 | Fiction 2007-01-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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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

장 폴 뒤부아 저/김민정 역
밝은세상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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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나는 베란다에 나와 담배를 피면서 ''진정한 유산''ㅇ[ 대해 생각하곤 했다. 아버지들이 아들들에게 결코 물려주지 못하는 것들, 땅 속에 파묻힌 채 영원히 잊혀져버리는 것들에 대해. 땅 속에 파묻힌 채 영원히 잊혀져버리는 것들에 대해. 한 인간의 머릿속에 깃들어 있는 ''보배''는, 한 생에 걸쳐 차곡차곡 쌓인 지식이며 경험이며 세상살이의 지혜는, 세월이 흐르고 계절이 바뀔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외국어를 쉽게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기쁨과 어떤 슬픔이 삶의 길목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등등에 대한 귀하디 귀한 정보는, 죽은자들의 머릿속에 들어앉은채 고스란히 흙속에 파묻혀버리고 만다. 유언장에는 쇠붙이들을 어떻게 나눠가지라는 말만 남아있을 뿐, 정신적 유산에 대한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다. 자식들이 어버이의 경험과 지식을 물려받을 수 있다면, 한 세대가 한 생에 걸쳐 쌓아올린 정신적 대산을 물려받을 수 있다면, 세상살이는 한없이 풍료로워 질텐데...p.30-40 이러한 안타까움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왜 어머니는 그리워하지 않을까? 많은 문학에선 모성을 갈구하지 않나....하는 의문은 이렇게 생각함으로 이해될 수가 있다. 활동성 낮고 숫자도 적은 정자수, 쓰잘데기 없는 소설보다는 활용서가 유익하다는 미국인 장인과 유능하지만 감정을 나눌 수 없었던 변호사 아내와 결별, 그리고 정은 그리 많이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옆을 지켜주었던 개의 죽음을 통해, ''같은 남자''로서 삶을 돌아보고픈 화자의 욕구 때문에)으로 인해, 그는 13년동안 책상앞을 지키고 썼던 1미터남짓 높이의 자신의 작품들을 뒤로 하고 프랑스의 남부 틀루즈에서 플로리다의 네플즈, 그리고 캐나다의 라튀크로의 여정을 떠난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나 의도 - 자전적 색채가 의심되기도 하고, 책에 대한 부연 설명도 하고픈 작품이었을 터인데 - 도 살펴볼 수 없었고, 간혹 오타가 발견되기도 하고 아주 마음에 드는 책 (작품이 아니다)은 아니지만, 책의 제목처럼 화자가 대신 독자에게 삶의 지혜나 행복을 찾는 법을 말해주고픈 (그렇다고 말해주었다는 것은 아니다) 열의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부모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이 좋다는 것을 말로 가르쳐서 될 것을 아니라는 것을 난 말하고 싶고, 그리고 화자도 결국은 안 듯 싶다.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고 시대와 상황이 다른데, 어떻게 동일한 방식이 적용될 것이며, 부모와 자식이라 하더라도 개성이 확연히 다른데 동일한 방법론이 먹혀들 수 있겠는가. 다만, 부모와 많은 생각과 감정, 경험을 같이한 사람이라면, 이러저러한 상황에서의 추억과 그리고 몸에 밴 본능적인 행동으로, 마치 DNA에 기록된 유전자정보마냥, 부모처럼 가끔은 좌충우돌하거나 현명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선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정말로 신선한 비유들이 목격되고, 이제껏 전혀 인용되지 않았던 문학작품이며 작가들이 소개되지만, 균형적인 작품이라곤 말할 수 없다. 물론 픽션에 있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화자에 따라 가치관 등의 관점이 몰려있긴 하지만 말이다. 인생에 회의를 느낀 화자이기 떄문에 그런지 사람에 대한 그의 시각 또한 회의적이다. 그가 맨마지막에 찾은 행복이란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생각하고 추억할 수 있고 같이 걱정할 수 있는 피와 살을 나눈 가족이었기에, 이 작품은 보다 개인적인, 보다 작은 카테고리에 한한 단계에서 머무를 수 밖에 없는 행복론이 되었다. 그리고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 하나 더!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아무리 큰 불행이 닥쳐도 세월이 흘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어버린다는 거요. ''형상기억합금''이라는 것이 아무리 심하게 찌그러져도 곧 원래의 형대토 돌아가듯 삶이란 것 역시 아무리 큰 충격을 받아도 금세 예전의 조화롭고 질서정연한 상태, 즉, ''매끈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그 안에 지니고 있는 것일까....p.183. 글쎄, 난 삶에 있어 ''완벽하고 완전한'' 형상기억합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행은 금속과 같인 단단하지 않고 ''유리''와 같이 깨지기 쉬운 것이므로. 글쎄, 그게 아니면 보이진 않지만 바코드를 가져다대면 기록이 주르륵 뜨던가...하는 거처럼, 상실의 아픔은 절대 아무 흔적없이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책엔 내가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 만큼이나 나를 자극하는, 아니 나를 끄는 것이 있었다. 가끔 내 안에서 뭔가 불안한 구덩이가 있으며 그 구덩이안에서 누군가 부르는 것 같은 거라든가, 근거없는 상실감이나 허망함이라든가..그래서 가끔은 하루종일 몸으로 일하고 나서 밤에 생각없이 잠에 빠져들고 싶다는 갈망이 든다는 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만 가지곤 현명해질 수 없다. 책을 읽는 속도보다 더 빨리 사들이는 건 현명해지고픈 머리 속을 일 외 지식으로 채우고 픈 욕망일 뿐이다. 이 작품의 화자가 책을 집어던지고 책상에서 벗어나 직접 인생 속으로 뛰어들어 행복을 찾았듯 다른이의 지혜나 경험이 들어있는 것을 읽는다고 하여 그 지혜가 나에게 체화되지는 않는다. 결국은 유언장엔 금붙이에 대한 것이 적힐 뿐, 삶의 지혜는 같이 실제로 겪어나가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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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것 없는 특별판 | Mystery + (정리중) 2007-01-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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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소년탐정 김전일 특별편 2

아마기 세이마루 글/사토 후미야 그림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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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구... 김전일 새로나온 걸로 착각을 ''지대로''하고 받아서 신나게 읽는데, 어째 어디서 많이 본 내용들이다. 맨 뒤에 김전일사건 파일들이 주루룩 나오는 것을 보고, 아 베스트인가 보네..하고 또 읽다보니 그런 수준도 아니다. 에이구... 소장판도 아니고 일반만화책의 두께에 간단에피소드가 너댓개, 그리고 소설추리까지 들어가 있으니 얼마나 초간단인지 짐작케한다. 그러게 연말에 안쓴 쿠폰 등등에 쫓겨 제대로 확인을 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그래도 독자에 대한 도전장이라니, 열심히 트릭공부하는 셈 치고 볼 뿐이다. 재미는 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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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좀 더 공들였다면... | - Films 2007-01-0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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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아가사 크리스티 컬렉션: 카리브해의 비밀


캔들미디어dvd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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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전 눈이 소복히 내린 주말의 아침과 달리 이번 눈은 군데 군데 얼고 매서운 바람을 남기고 갔다. 월요일은 싫지만 그동안은 남은 일 마저하리란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주는 그렇지 않다. 회사고 뭐고 그냥 따뜻한 집안에 앉아 강아지하고만 있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래서 달래느라 화창한 배경이 있는 걸 보자고 이걸 선택했는데, 실상은 카리브해보단 덜 화창한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의 어떤 리조트다. 물론, 영화에선 카리브해인척 하지만, 카리브해는 아니지만 적도상은 비슷한 몰디브는 가봤기에 그 화창함은 너무나 티가 난다.


여하간, 미스 마플은 언제나 자랑하는 조카의 주선으로 카리브해의 한 섬으로 여행을 가고, 이상한 커플들을 만나게 된다. 책을 쓰고 있다는 대령은 과거 살인자의 사진을 보여주다가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머물고 당황하여 자리를 뜨게된다. 그리고 그다음날 대령은 시체로 발견된다. 미스 마플은 매번 투덜거리기만 하는 백만장자 라피엘을 만나 사건을 해결하기로 하고 연속적인 살인 속에서 결국 범인을 잡아낸다.

가끔씩 외화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젊은 모습인 것 같은데, 누가 누군지는 분간하지 못하겠다. 그래도 나름 호화캐스팅에 고급리조트 분위기를 내려고 한 것 같은데, 연속 실망이다. 미스마플의 헬렌 헤이즈는 역시나 여기에서도 여러 미스 마플중 가장 활동적인 peeping Tom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맨처음 비행기에 내리면서 차갑게(?) 스튜어디스를 외면한 것은 정말 옥에티다. 여하간, 기대했던 푸른 바다에다가 멋진 태양은 맨처음 음악과 함께 잠깐 지나갈 뿐이었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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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버튼이 대단한 영화감독이란 걸 깨달았지요 | Fiction 2007-01-0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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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이 너무 좋았다면 영화를 보지 않는다.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를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로 만든 것이나, 마르크 레비의 [내가 지금부터 하는 말을...]을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천국처럼]으로 만든 것이나. 그 반대로, 영화가 너무 좋아서 작품을 찾아 읽은 것은, [쇼생크 탈출]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텍스트의 소설과 영상의 영화의 간극은 정말 멀다. 심지어 작가가 주도권을 잡은 해리 포터 시리즈나 스티븐 킹의 리메이크판 [샤이닝]도, 그리고 이 작품 [큰 물고기]의 번역판까지 가져온 팀버튼의 [빅피쉬]사이처럼 말이다. 사실 원작보단, 영화가 너무나 훌륭하고 정말로 작가가 하고픈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한 것 같아 팀 버튼이 더욱 대단한 영화감독이란 것이 이 책을 읽은 소감이었다. 자, 어느날 예수가 길을 떠나서 힘이 없고 늙고 병든 한 노인을 만났다. "당신의 직업은 뭔가요?", "목수입니다." "당신을 봉양하는 자식은 없나요?","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는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요." "아니, 아버지!", "네가 내 아들이라고? 그럼 넌 피노키오구나!" 욕탕안에서 읽다가 자지러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유머가 매일 매일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반복이 된다고 하자. 심지어 죽음을 앞 둔 순간에, 마치 죽음을 초연한 듯이 "피노키오야"를 부르는 아버지가 있다면, 그리고 정말로 위대한 삶은 아들에게 존경을 받는 아버지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아들에게, 정말로 위대한 삶은 저 바깥에 있다며, 여행에서 돌아와 매번 커져있는 아들과 작아져있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는 아버지라면, 유머는 빛을 잃는다. 하지만, 아버지는 마지막에 질문을 던진다. "넌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건지 알겠니?" 이 파트는 굳이 이 소설을 시험에 내놓고, 주관식 답안을 요구한다 하더라고 누구나 쉽게 장영희 교수의 해설처럼 간결한 핵심을 집어낼 수 있다. 그래서인가? 보다 상징적이고 아름다웠던 (떠날 수 없는 마을의 손가락 먹는 검은 개는, 신발끈을 걸쳐두는 나무전봇대로 바뀌었다) 에피소드들이 넘쳐나는 영화가 더 그립게 만든다. 여하간, 결론은 그거다. 이해할 수 없다 하더라도 아버지는 강가로 돌아간 큰 물고기처럼 영원히 마음 속에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며칠전 불쑥 집을 들려 아버지를 안았다. 소파에 앉아계시다가 불쑥 나의 포옹을 당하신 아버지는, 간만에 감동하고 만족한 웃음을 0.5초 보여주셨다. 이런, 강한척 하시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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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시니컬한 리뷰 | Mystery + (정리중) 2007-01-0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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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지막 기회 1

할렌 코벤 저/이창식 역
북스캔 | 2004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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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1권을 읽는 동안 제일 먼저 든 느낌은,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같으며 댄 브라운이 생각이 난다''는 것이었다. 난 지금도 댄 브라운을 베스트셀러 작가라고는 생각해도 뛰어난 작가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무릇 대중소설 작가란 읽어서 재미있으면 되지 않느냐..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그럴듯한 가설과 조작된 결론을 가지고 보기에 괜찮은 논문이 만들어 질 수 있듯,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스릴러 틱한 소재 - 어느 잘생기고 아름다운 지식인 부부 사이의 아이가 유괴되고 혼수상태에서 일어나 보니 아내도 살해 되었더라....할런 코벤의 [밀약]에선 이와는 유사한 소재로 아내와 제2의 허니문 여행을 아름다운 곳으로 떠났더니만 아내가 실종되었으며 죽었다더라 - 에 로맨스를 버물여, 후반부에 ''뻥''하니 반전을 일으켜 범인을 잡는 척 하든가, 인간의 생사를 바꾸어 놓던가 그렇게 안심시키다가 다시 또 반전을 ''뻥''하니 가져와 사실은 착한놈이 범인이고 나쁜것처럼 보인놈은 오해받은 것이라더라...는 식의 패턴을 반복하며, 뭐 별다른 것이 있다면 조금은 다는 액션 버젼이나 좀 더 다른 사회적 이슈나 개인적 차원의 감동을 적절하게 버무리는 정도라면,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할 수 없기 떄문이다. 그냥 식상하지만, 너무나 뻔한 이야기로 ''셰익스피어가 높이 평가 받는 이유''를 이에 댈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으면 뇌세포 활동이 왕성해진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는, 그가 영어를 구사하는데 있어 명사가 뻔한, 아니 명사로만 쓰이는 단어를 동사화 시키면서 일상적인 패턴을 벗어난 언어사용을 보고 독자가 뇌자극을 받는 다고 한다. 하나의 의미에 대해서 그가 사용한 단어는 너무나 다양했으며, 상징 또한 너무나 뛰어났으며, 무엇보다도 그가 쓴 작품들은 한결같이 모두 다 너무나 다른 이야기들이었다.


 


뭐, 하늘아래 한명이 구사할 수 있는 단어의 수는 정해져 있고 경험한 것만 쓸 수 있다는 명작가도 있었지만, 그래도 말이다. ''장인''이란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다. 물론, 할런 코멘의 작품을 한번도 읽지 않았다가 읽는다면, 아니 이런 비슷한 류의 작품을 읽거나 보거나 - 갑자기 그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하나가 생각난다. 그 또한 잘생기고 교양있는 지식인이다. 비슷한 류가 두개 이상은 있어서 그런데 자세히는 기억안나나, 아내가 실종되어 다른 실종자의 아내와 찾다가 로맨스가 피어오르고, 결국은 내부 음모였더라는 식 - 하셨다면,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올해부터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날짜에 맞춰 읽어가고 있는데, 그 중 쇼펜하우어 - 이세상에서 가장 많은 오해를 받은, 정말 뛰어난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 가 한 말중엔가 존 러스킨이 한 말인가, 이 세상엔 읽을 책도 너무 많은데 정말 중요한 책부터 읽어라, 그리고 일년이 지난 뒤에도 살아남는 책을 읽어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 동안 언젠가 은퇴하며 읽어야지 하면서 책을 쟁여뒀는데, 그리고 취향을 넓힌다고 여러류를 마구 잡식성으로 읽어버렸는데 나이 한 살 더 먹으면서 시간이 아까워졌다.


 


아, 물론 할런 코벤의 책들은 재미도 면에서 우수한 편에 속하고 미국이나 유럽이나 베스트셀러 상위를 차지하면서 잘 읽히는 책이다. 아마도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는, 그네들의 개인적인 문화에 있을 것만 같다. 지극히 우수하고 아무 나쁜짓도 안했는데도 위협을 받는 개인, 그에 대항하는 제도는 힘이 없지만 절망에 대항에서 일어난 개인은 비극을 좀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킨 해피엔딩을 얻는다는 메세지 때문 인 거 같다. 그저 내말의 요지는, 아예 추천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내용을 보고 비슷한 류가면 다시 반복해서 읽을 정도로 재미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복습이 아닌 이상.


 


 


p.s: 1) 제프리 디버의 싸이트에서 정기적인 소식을 이메일로 받지만, 사실상 비슷한 류를 전하면서도 욹어먹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 현대 스릴러 작가는, 패트리셔 콘웰과 제프리 디버 정도인 거 같다.


 


2) 아참, 이 책에서 좋았던 부분 하나만 집고 넘어가자. 주인공과 나쁜놈은 각각 지식인 계급이다. 전자는 속으로 자신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좀 더 돈 많이 버는 분야를 버리고 개인적 만족을 위해 가족들을 물질적으로 좀 더 여유롭게 살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나쁜놈은 정말 나쁜일이고 양심에도 가끔 걸리지만 가족들을 좀 더 여유롭고 높은 수준으로 살게 하기 위해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으로 말이다. 물론 역설적인 메세지로 지식인에 대한 작가의 비아냥 - 읽다가 독자가, "뭐라고, 지금 작가가 뭔 소리를 하는거야?" - 으로 주의를 촉구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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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자맹의 올록볼록 거울로 세상을 바라보니 하나도 머리아플 일은 없을 것 같다 | Fiction 2007-01-0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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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

다니엘 페낙 저/김운비 역
문학동네 | 200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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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은 뱅자멩 말로센.

아랍인의 왕성한 정력에 대한 미디어들의 왜곡 - 우리나라 사람들이 개고기를 도시락으로 싼다고 했던 것도 프랑스의 방송프로그램이었지 - 과 그 정력의 결과로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 프랑스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이루어진 복지기금을 타먹는다고 비난하는 프랑스 우파 정치인들이 인기를 얻는 시절에, 모로코인, 세네갈인들이 칼을 휘두르다가 평화롭게 진압되는 벨가에 사는 청년.

법학 전공 졸업장까진 있지만, 제도권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싫어, 그렇지만 매번 아버지가 다른 아이들을 낳아오는, 내 동생, 내 아이들은 먹여살려야 겠기에 백화점 품질관리원이 된 청년. 실상 하는 일은 ''희생양'', 하는 일에 비해 높지만, 욕먹는 일에 비해는 터무니 없이 낮은 급여수준을 자랑하는, 불만고객 앞에서 책임자의 밥이 되어 울먹이고 사과하는 연기를 해야하는 역할.

그래도 아이를 원치않는 남자친구의 아기를 가지고 사랑에 목매는 루나, 자기가 보기엔 악취미인 흑마술 책을 읽으며 점성술을 하는, 그러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뱅자멩의 이야기를 속기와 타이핑으로 기록하는 테레즈, 아무래도 근친상간을 할 수 없기에 줄리아부인을 만들었다는 해석을 가져오는 천사 클라라, 얌전하게 있다가 갑자기 팡하는 폭약같은 남동색 제레미, 식인 모티브에 빠져서 그림도 아이들을 잡아먹는 식인 산타클로즈에 아이를 잡아먹는 신화 그림을 보는 막내 (아니, 엄마가 또 아이를 데려오니 막내라고 할 수 없다), 프티, 그리고 신나게 와일드 라이프 섹스라이프를 즐기는 쥘리어스란 개등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맏형은 오늘도 화난 고객앞에서 눈물을 질질 짠다.

일주일에 한번 야간경비원과 체스를 두고, 자동사진기계 담당인 게이친구 테오 등 별 신나는 일은 없는 생활에서 어느날 백화점에서 ''뱅''하고 폭탄이 터졌다. 바지 앞섶이 열려있는 중년남성이 반으로 잘라졌다.

어느날 ''쥘리아부인''을 백기사처럼 구해내는 순간, 또 두 노인커플이 포옹을 하다 들고있던 장바구니가 ''뺑''하니 터졌다.

연속적인 폭탄사건에서 공통점은 벵자맹 말로센. 최고의 용의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이러한 우울한 설정에 진지해야 하는 범죄사건에도 불구하고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건 마치 우리랑 다를바 없는 인생을 사는데도 뭔가 더 멋있을 것 같은 그네들의 인생이 사실은 우리네에 비해 ''유머''하나를 더 넣었다는 것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벵자멩, 또 그는 어떤 인물이던다. 리얼리즘을 싫어하고 제도권을 싫어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 하나는 끝내주고 정도에 벗어난 친구들에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똑바른 시각 - 유대인과 나치에 대한 우파적 성향을 지닌 서점 할아버지에 대해 속으로 저주를 퍼붓는 - 을 가진, 청년이 아니었던가. 그 어디선가 보았던 카니발의 올록 볼록 거울들. 아멜리 노통브의 말빨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벵자맹의 실랄한 나레이션 덕분에, 이 모든 상황들 올록 볼록 거울을 통해 보여지듯 신기한 그림들다. 그의 시각으로 보면 머리아플 일은 하나도 없을 것만 같다. 심지어, 경찰의 최고 용의자가 되더라도!

결론적으로 만화와 같은 표지와 귀엽게 뽑아낸 카피문구에 비해 아주 가볍게 읽은 소설 - 정말로 주석을 달고 복잡한 수식관계를 정리한 번역자에게 감탄을 한다. 게다가 정반합과 같은 것이 아닌 폭발적 ''퓨젼 (fusion, 융합)''에 대한 해설까지 - 은 아니다. 맨처음 들어서 읽을 떄에는 뱅의 스피디한 나레이션에 정신이 없다가 조금 지루해지다가 점점들어 쏘옥 빠지게 되는, 그러다가 말로센시리즈가 더 없는지 검색을 하게 되는 기막힌 책이다.

p.s: 1) 한 출판사에서 일괄적으로 순서대로 좀 내주지. 지금 구할 수 있는 것은, 최근에 나온 [정열의 열매들], [산문파는 소녀], [말로센 말로센] 뿐. 참, 책소개에서는 말로센 시리즈가 4편이라고 적힌 것도 있던데, wiki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Au bonheur des ogres (1985) 식인귀를 위하여
La fée carabine (1987)
La petite marchande de prose (1989) = 산문을 파는 소녀
Monsieur Malaussène (1995) = 말로센 말로센
Monsieur Malaussène au théâtre (1996)
Des Chrétiens et des maures (1996)
Aux fruits de la passion (1999) = 정열의 열매들
2) 내용은 ''식인귀를 위하여''와 정반대의 이야기지만, 백화점을 배경으로 한 에밀 졸라의 [귀부인들의 행복을 위하여]을 딴 제목일 뿐이다. 그리고, 원제를 보면 ''식인귀'' = 오그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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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6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