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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Bye 2010, and Happy New Year! | one moment of my life 2010-12-3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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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속도 | Read 2010-12-30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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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시계 느려지면 시간은 쏜살처럼 느껴진다

나이 들수록 왜 세월은 빨리 흐를까

(출처: 중앙선데이,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20060)

 

 

 

 

1분은 60초, 하루는 24시간. 언제나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진다. 시계와 달력으로 시간을 재단하고 관리하지만 때로 시간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기도 하고, 때론 영원할 것처럼 늘어진다.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일 것 같은 시간은 사실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다. 인위적이기도 하다.

물리학 법칙을 벗어난 시간의 신비로움은 나이를 먹으면서 새로운 법칙을 추가한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것이다.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는 걸까. 10대엔 시속 10㎞, 20대엔 시속 20㎞로 흘렀던 시간이 50대에 이르면 시속 50㎞, 60대엔 시속 60㎞로 점점 빨라진다. 열 살에서 스무 살이 될 때까진 지루하리만큼 긴 시간을 기다렸는데, 어제 마흔이 된 것 같은데 곧 쉰 살이 된다. 시간이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수수께끼엔 답이 있을까.

도파민 수치 증가한 쥐, 생체시계 빨라져
심리학자 퍼거스 크레이크(Fergus I. M. Craik)는 1999년 ‘노화와 시간 판단’에 관한 실험을 했다. 피실험자는 평균 나이 72.2세인 노인 그룹과 22.2세의 젊은 그룹으로 나뉘었다. 첫 번째 실험은 피실험자가 눈을 감고 30, 60, 120초를 짐작으로 세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실험자가 30, 60, 120초에 신호를 제시하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험 결과 연령에 따라 명확한 차이가 드러났다. 노인 그룹은 시간을 세도록 했을 땐 실제 30초보다 더 긴 시간이 지나서야 30초가 흘렀다고 답했고, 시간의 경과를 짐작하도록 했을 땐 실제 120초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40초밖에 안 됐다고 판단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학자들은 “노인과 젊은이가 가진 시계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나이가 들수록 생체시계의 속도가 느려지고, 행동이 둔해져서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를 19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알렉시스 카렐(Alexis Carrel)은 이렇게 비유했다.

“시계에 표시되는 물리적 시간은 강물처럼 일정한 속도로 흐른다. 청소년들은 강물보다 빠른 속도로 강둑을 달릴 수 있다. 그러나 중년이 되면 그 속도가 조금 느려지는데 그래도 아직 강물과 보조를 맞출 수 있다. 노년이 되면 몸이 지쳐버리면서 강물의 속도보다 훨씬 뒤처진다. 그렇다보니 강물이 훨씬 빠르게 느껴진다. 그러나 강물은 청소년기나 중년기나 노년기 모두 한결 같은 속도로 흘러간다.”

사람의 몸 안엔 호흡·혈압·맥박·체온·세포분열·신진대사 등 수십 가지의 ‘시계’가 있다. 생활의 박자와 리듬을 바로잡아 주는 생체시계는 각각의 고유한 주기를 가지고 있다. 혈압·체온·맥박 등이 약 24시간 주기로 변하는 것, 여성의 월경이 한 달에 해당하는 주기로 반복되는 것 등 몸 안에선 각각의 시계장치가 움직이고 있다. 학자들은 이것이 시간의 경과를 판단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했다.

시간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생리적 요인들에 대한 연구는 70여 년 전에도 있었다. 미국의 심리학자 허드슨 호글런드(H. Hoagland)는 체온에 따라 시간이 빠르거나,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병에 걸린 아내가 약을 가져온 그에게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느냐”고 타박했을 때였다. 실제 그는 아주 잠깐 아내 곁을 떠나있었는데도 말이다. 호글런드는 아내에게 짐작으로 1분의 길이를 맞혀 보라고 했다. 아내는 실제 37초밖에 되지 않는 시간을 1분이라고 답했다. 체온이 1도 오를수록 아내가 1분이라고 짐작하는 시간은 짧아졌다. 열이 오른 아내에게 시간은 실제보다 더 길게 느껴진 셈이다.

실험용 쥐에게 약물을 투여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수치를 조작한 실험도 있다. 사람은 나이가 먹을수록 도파민 생산량이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시간 지각이 달라지는지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실험이다. 미국 듀크대 심리학·신경과학 워런 멕(Warren H. Meck) 교수는 20초마다 먹이 레버를 누르도록 훈련된 쥐에게 도파민 수치를 증가시키는 암페타민과 저하시키는 할리페리돌을 주사했다. 도파민 수치가 높아진 쥐는 레버를 누르는 속도가 18초로 빨라졌고, 저하된 쥐는 22초로 느려졌다. 즉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면 생체시계가 빨라지고, 낮아지면 느려진다는 것이다.

이런 실험·연구 결과가 있지만 생체시계 이론은 수수께끼에 대한 정답은 아니다. 그럼에도 몸 안 시계의 속도는 느려지고 따라서 ‘시계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느껴진다는 것은 주요한 가설 중 하나다.

시간 감각은 정보량 따라 달라져
세계적인 신경의학자이자『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올리버 색스는 이렇게 말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저 | 이마고 | 2008년 04월

 

 

 

 

 

 

 


“나는 자동차로 캐나다에 가는 길이었어요. 여행 중에 글 쓰는 일을 걱정하던 친구에게서 녹음기를 받았지요. 그리고 72년의 추억들을 녹음하기 시작했습니다. 72년 이야기를 끝낸 뒤 73년 이야기로 넘어갔어요. 국경에 이르렀을 때는 89년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녹음 테이프가 부족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해가 지날수록 이야기할 내용도 점점 줄어들었거든요. 점점 더 이야기할 것이 없었어요. 그 길이가 거의 일률적으로 짧아졌어요. 왜 그럴까요? 인생에서 반복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 걸까요? 나이가 들면 저장되는 경험들이 점점 적어질까요? 젊은 시절에는 집중력이 좋을까요? 나는 이 가정들 사이에서 결정을 내릴 수가 없군요.(『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장』중)”

두 번째 가설은 바로 이것이다. 일어난 사건이 많을수록, 새로운 경험이 많을수록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기억 속에서의 시간 감각은 정보량에 따라 재구성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매일이 새롭고 모든 것이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정보량도 많고 세세한 부분까지 생생하게 기억된다. 하지만 어른의 경험은 반복적이고 일상적이게 마련이다. 또 나이가 들수록 뇌를 통과하는 정보의 양은 줄어들고 기억력마저 쇠퇴한다. 따라서 나중에 떠올렸을 때, 어린 시절이 다채로운 경험과 인상적인 기억의 연속인 반면, 단조로운 경험뿐인 어른의 시간은 하루하루가 흐리멍덩해지고 1년이 날아가버린 듯 사라진다.

‘기억의 저장’에 따른 시간 지각의 차이에 대해 연세대 심리학과의 김민식 교수는 이런 얘기를 덧붙인다.

“낯선 길을 갈 땐 멀게 느껴지지만 돌아올 땐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같은 거리여도 우리가 느끼는 소요 시간은 다르지 않나. 갈 때는 새로운 정보가 많아서 주위를 살피면서 가지만 올 땐 이미 알고 있는 길이라 집중하지 않는다. 늘 새로운 경험을 하는 아이들에게 시간은 처음 가는 길과 같을 것이다.”

이 가설에 대해 의아해할 수도 있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거나, 친구를 만나 대화를 할 땐 쏜살같이 시간이 지나가고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은 아주 천천히 간다. 그렇다면 기억할 것이 많을수록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는 앞서의 설명과는 모순되는 것이 아닐까. 기억의 저장량만으로 시간의 속도를 잴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해 설명한다. 바로 현재적인 ‘시간의 흐름 판단(passage of time judgement)’과 ‘회고 시간의 판단(retrospective time judgement)’이다.


영국의 맨체스터대에서 ‘아마겟돈’이라고 이름 붙은 실험이 이뤄졌다. 각각 9분씩 한 그룹은 영화 ‘아마겟돈’을 봤고, 또 다른 그룹은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판단하도록 했을 때 영화를 본 그룹이 기다린 쪽보다 금세 시간이 지나갔다고 답했다. 다음 실험과의 분리를 위해 두 그룹은 10분간 소설을 읽었다. 그러고는 앞선 9분에 대한 시간 판단을 요구받았다. 앞의 실험과 반대로 영화를 본 피험자들은 시간을 더 길게, 기다린 피험자들은 시간을 더 짧게 판단했다. 즉 피험자가 영화를 보는 상황 안에 머무는 순간엔 시간을 짧게 느끼지만, 상황이 종료된 후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느끼게 된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시간에 대한 관심이 심리학적 시간 판단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초침이 시계를 도는 것만 바라보고 있으면 1분조차 상당히 길게 느껴지지만 흥미로운 일에 집중할 땐 시간의 경과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것은 마르셀 프루스트의『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도 잘 묘사돼 있다. 화자인 는 스테르마리아 부인에게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초대하는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

 

 

한권으로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저 | 국일미디어 | 2001년 11월

 

 

 

 

 

 

 



‘그녀의 편지를 기다리던 그날 오후에 다른 사람이 나를 방문해 주었더라면 시간이 빨리 흘러갔을 것이다.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시간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시간이 사라졌다가 한참 후에 갑자기 다시 나타나는 것이다. 시간은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다가도 재빠르게 움직이곤 한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한결같은 속도로 똑딱거리는 시계추의 움직임 때문에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그 순간을 더욱 의식하게 되면서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그만큼 늘려놓게 된다. 친구와 함께 있었다면 1분, 1분 시간이 가는 것을 세지 않았을 텐데.’

죽음의 불안 느껴도 시간 빨라져
어른과 아이의 시간 인식 차이를 인간의 발달과 관련된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작은 어린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커다랗게 들이닥친다는 얘기다.

어른이 되어 초등학교를 찾아가보면 “이렇게 운동장이 좁았나, 책상이 이렇게 자그마했나” 깜짝 놀란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운동장도, 책상도 예전 그대로인데 말이다. 이런 현상은 아이가 자신의 작은 몸을 기준으로 크기와 길이를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른이 되고 몸이 자라면 상대적으로 교실이 작아 보이고 길도 좁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적인 공간 지각은 시간에도 적용된다. ‘나’를 기준으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면 같은 시간도 갈수록 짧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열 살짜리 아이에게 1년은 인생의 10분의 1이지만, 쉰 살의 어른에게 1년은 인생의 50분의 1밖에 안 된다. ‘평생’의 길이에 따라 비율이 달라지고 평가도 바뀐다는 것이다. 또 죽음이 점차 다가오면서 느끼는 불안감 탓에 시간의 속도를 더 빠르게 느낀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가설들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일본 후쿠야마대 심리학과의 마쓰다 후미코 교수는 심리적 시간의 길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시간의 경과’에 주의를 기울일수록 시간은 길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지루하게 기다릴 때가 그런 경우다.

 

일어난 사건이 많을 때도 시간은 더 길게 느껴진다. 빛이나 소리와 달리 지각기관이 따로 없는 시간은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연속으로 보이기도 한다.

 

셋째는 생리적인 템포다. 체온이 오르거나 약물에 의해 몸의 템포가 빨라져도 시간은 빠르게 느껴진다고 한다.

 

마지막은 시간 경과의 길이다. 당연하지만 긴 시간이 흐를수록 심리적으로 느끼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심리적 시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는지’를 설명하는 데도 역시 유효하다.

다만 학자들은 앞서 두 번째로 들었던 회상효과 탓에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고 느껴지는 것이라면 그 길이를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KAIST 정재승 교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삶에 변화를 줘서 기억할 거리를 만들어 노년을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것으로 바꾼다면 시간도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변화는 나이와 관계없이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고 훈련을 통해 기억력 둔화 속도를 늦추는 것도 가능한 것이니 말이다.

 

 

 

=======

 

 

나이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김승욱 역/다우어 드라이스마 저 | 에코리브르 | 200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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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에 따른 고통이더나 아님 타협없는 집착이더냐 | Commentary 2010-12-3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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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분홍신 The Red Shoes

마이클 파웰
Eins M&M | 200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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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도 red shoes이고, 색깔도 코멘터리에서 이 영화에 찬사를 바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말하듯 선명한 빨간색임에도 왜!!!!! 분홍신이냐가 정말 궁금했는데, 김혜수 주연의 우리나라 스릴러 영화 [분홍신]의 영제도 red shoes였다. 그건 아마도 안데르센 동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빨간신에서 분홍신으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어쩜 일본을 통해 들어와서 그럴 수도 있고, 그때만해도 '어찌 빨간 구두를!!!'해서 분홍으로 완화되었을 수도 있다). 근데...그게 분홍이 아니라 빨간색이라는거는 영어듣기평가에서 '신호등의 색이 푸르다'가 blue가 아닌 green이라고 답해야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건데 말이다. 안데르센의 동화에 영향을 받은게 타이틀과, 중간에 20분정도에 육박하는 발레극의 내용처럼 '빨간색'은 '파멸'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글쎄,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는 이 작품은 난 좀 지루하게 봤다. 그리고나니 어라랏, 오디오 코멘터리가 나오는데 배경은 본편영화를 다시 다~~ 보여준다 (음, 말하는 분들 얼굴을 봤음 좋겠는데 말이지). 여주를 맡은 실제 발레리나 모이라 쉬어러, 그리고 눈에 많이 익은 카메라 감독 잭 카디프 - 이 영화에선 매우 신선한 기법이 보여지는데, 당근 그래서 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자기 속얘기를 다 들려주면서 작품의 탄생배경, 창작과정, 시대 배경 등등 매우 성실하고 진귀한 자료들이 담겨있다.

 

내가 공감하지 못한 것은, 아무리 창작과정에서 유혹, 행운, 희생이 따른다고 쳐도 아직 젊고 앞날이 창창한 한 발레리나에게 all or nothing 식의 선택을 강요한 두 사람 때문이었다. 뭐, 워낙에 발레극단주인 레몬토프가 비위가 상하면 프리마돈나를 교체한다고 쳐도 그가 차라리 더 이해가 갔던게, 비극인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는데 예술가라며 자신의 음악을 아끼는 자존심이 있는 남주 줄리엔 크라스터가 지휘를 하면서 춤추는 연인인 여주 발레리나에게 윙크를 날릴 수 있는가 말이다! 게다가 그 당시의 예술계 현실을 보여준다면서 순수음악과 발레음악 간의 갈등을 보인다고 쳐도, 사랑에 빠질때에는 여주에게 '당신의 속도에 내가 음악을 맞추겠어'하다가 자신을 질타하는 레몬토프에게 화내면서 '발레음악 따위야!'라는 말을 하다니! 뭐, 이건 발레음악으로 명성을 쌓은 음악가들이 오히려 레먼토프의 모델인 실제 발레 제작자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자신들을 이용했다고 비난하는 것이나 똑같은 일이다.

 

 

(왼쪽은 실제 디아길레프를 그린 그림, 오른쪽은 레먼토프를 연기한 안톤 월브룩)

 
아무리 자신을 비난하고 내좇아 원한을 가졌다고는 하나 아무힘도 없이 표절당한 음악학교 학생에서 자신을 고용, 지휘자로 써준 레먼토프와 다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 결혼하기전에 춤만이 모든 인생이었던 여주에게 공연을 포기하거나 자신을 선택하라고 말하다니!!!! 아우, 정말 남주 마음에 안들어. 영화로 만들어지기전 각본에는 발레와 클래식 공연 등에서의 엘리트주의를 비판하는 가난한 청년이었다고는 하나. 그리하여, 코멘터리에서 카메라 감독 잭 카디프의 말처럼, 할말은 다 하는 모이라 쉬어러는 이 각본을 맨처음 받아보고 정말 허접했다....고 말한다. 뭐, 흥. 아무리 100대 영국영화에 손꼽히고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영화라지만, 카메라의 시선이 훨씬 더 뛰어났기 때문이 아닐까나?
여하간, 모이라 쉬어러가 손꼽는 장면이지만, 낡은 프랑스의 성으로 레먼토프가 불러서 몇백계단을 올라가서 극중 여주가 레먼토프를 더 싫어한거 아닐까? 놀러나갈려고 했는데 오라고 해서 가서 그 많은 계단을 올라갔더지만, 몇마디하고 가서 쉬라니! (^^)
마치 비비안 리가 발레리나로 나왔던 [애수]에서처럼, 1947년 전쟁이후 작은 규모의 극장에서 최소한도의 지원을 가지고 발레를 공연한 것처럼, 비오는 날 작은 극장안에서 발레리나라 한바퀴돌고 관객을 바라보고 한바퀴 돌고 레먼토프를 발견하고 기쁨에 눈빛이 번쩍이고 (반짝이고..가 아니라 번쩍였다 ㅡ.ㅡ), 극중에서 이 영화의 핵심인 발레극 [분홍신 (ㅡ.ㅡ)]에서의 환상적인 무대와 연기, 춤 등은 춤을 추는 발레리나의 시선, 아니 심리로 들어가 환상을 보고 의상이 바뀌는 등 환타지에 가깝게 표현된다.
여하간, 정말 좋았던 것은 실제배경에서 촬영되었던 것으로 마치 밤이 되면 오드리헵번이 꽃팔러 나올 것 같은 코벤트가든의 주변에서부터 내부의 무대의 모습, 그리고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내부 - 내가 매우 좋아하는 세계 건축물중에 들어간다. 밖에서부터 여러가지 사조를 결합하여서 주변에서도 두드러진 건물인데다 들어가면 정말로 [오페라의 유령]이 나올것 같이 화려하면서도 미로같고 - 가 나온다. 그리고 또 좋았던 것은, 실제로 발레리나인 모이라가 존경했다던 은근한 유머의 소유자 마신과 공연을 한 뒤에 성공적인 무대에 서로가 흐뭇해서, 서로 신뢰하고 애정을 쌓아하는 공연뒷날의 장면과 공연직전 다들 패닉에 걸려서 레먼토프만 찾아대는데, 평상시 얼음왕자였지만 그 상황에선 모두다 조용조용 안정시키고 문제해결책을 찾아내는 레먼토프의 카리스마!
음, 도대체 이 리뷰엔 느낌표가 몇갠거야? 투덜대도 좀 감명깊게 보긴했나보다. 할말이 이리도 많은 것을 보면.
 
그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즈도 발레팬이었다는, 세계2차대전 이후의 영국런던 (전쟁중에는 오히려 모든게 통제되어서 예술에 대한 갈증이 매우 심했다고). 유명한 발레 제작자인 보리스 레먼토프는 파머교수의 꼬드김을 따라 자신의 발레극단 공연후 백작부인의 파티에 참석한다. 알고보니 백작부인의 조카인 빅키 페이지가 발레리나로 그에게 자신의 춤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는 질색을 하고 피해간다. 하지만, 그녀의 공연을 작은 극장에서 본 레먼토프는 그녀에게 뛰어난 재능이 있음을 알고 자신의 극장으로 오라고 한다. 한편, 공연에서 파머교수가 자신의 곡을 표절, 아니 완전 갖다가 쓴 것을 안 음악학교출신 줄리안 크라스터는 레먼토프에게 이를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고, 다음날 수습하러 그를 찾아간다. 레먼토프는 그의 실력을 보고 지휘자로 채용을 하고, 줄리안은 극장으로 찾아간다. 재능은 있지만 아직 증명해보이지 않은 빅키와 줄리안은 각각 기회를 만나 - 음,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입증한 면이 없지는 않음 - 그들만을 위한 [분홍신]을 무대에 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분노한 레먼토프는 이들을 맹비난하게 되는데....
 

(모이라가 발레극에서 입은 저 드레스의 하늘색 넘 예쁘다) 
 

글쎄, 춤을 좋아하다가 마법에 걸린 빨간구두를 신게되고 피곤하도록 춤춰서는 안되는 장례식장에서 춤을 추고 비난을 받고 그러다가 결국 자신의 발을 자르는, 참 애들을 사랑한다면서 잔인한 결말을 썼던 안데르센의 동화 - 일설에 의하면, 매우매우 가난해서 구두방에 놓여진 관에서 자야했던 어린 안데르센이 목격한 것으로, 구두공이었던 그의 아버지가 귀부인으로부터 빨간 실크를 받아 무용신을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았는데 정성들여서 만든 신발을 들고 그 귀부인이 쓰레기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아아, 잔인한게 아니라 상처받은 거였구나 - 처럼, 빅키, 레먼토프, 줄리안에게 각각 집착이 부른 파멸이 다가오는데, 난 왜 이리 레먼토프가 제일 공감이 가는걸까나?

 

 

 

p.s: 마이클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가 이에 이어 만든 [호프만 이야기 (The tale of Hoffman)]과 [O! Rosalinda]까지쳐서 3부작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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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이 연상되지만, 그보단 좀 쳐지는 히치콕의 안타까운 로맨스스릴러 | - Films 2010-12-3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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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염소좌 아래


아이씨디DVD | 200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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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드 버그만의 1944년도 영화 [가스등]처럼 심리스릴러이면서 로맨스물이 가미되었다. 하지만, 1949년당시 개봉당시 유부녀이면서 유부남인 이태리 감독 로베르토 롯셀로니와의 스캔달로 타격을 받아 큰 흥행성적이나 호평을 받지못했다고 모든 탓을 하기엔, 스릴러의 이유가 된 삼각관계에서 세사람 모두 대등한 비중으로 나와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보단 삼각형의 한부분인 잉그리드 버그만에게 모든 것이 끌려다닌다.

 

1770년 쿡선장이 호주를 발견한 이후 영국에선 수많은 전과자들이 개척자로 오게된다. 이야기의 배경은 그로부터 70여년이 지난 1831년, 영국에선 빅토리아여왕 직전에 왕위에 머물렀던 윌리엄 4세의 시기이다. 호주의 시드니로 영국 governor로 임명된 친척을 따라 찰스 아데어가 따라온다 (근데, 로데어니 뭐니 완전 번역이 ㅡ.ㅡ). 그는 유머스럽고 밝은 청년, 아일랜드에서 호주로와 성공의 꿈을 꾼다. 그때 만난 사람이 음울한 표정의 플러스키 (조셉 코튼이 맡았는데, 은근 낯이 익다). 다들 그의 집에 가지말라고 충고하지만, 그는 자신은 이미 개인소유제한까지 땅을 샀으니 그에게 땅을 자기 대신 사라며 투자를 권유한다 (근데 governor는 자기 친척이니까 왠만한 잘못은 눈감아주겠다고 하지만, 투기하지 말라고 말하니 다행이다). 거기서 그는 초대받은 사람들이 다 아내가 아프다는 둥 핑계를 대고 오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지만, 머리에 꽃꽂은 플러스키의 아내를 보자 이해가 된다. 알고보니 그녀는 아일랜드에서 살때 자기 누나의 절친. 환영을 보아 두려움에 질리는 그녀를 위해 그는 연기까지하고 (음, 마음에 들어. 플러스키는 자꾸만 '없으니까 정신차리라'고만 말하지만, 그는 일단 자기눈에도 보이는 것처럼 좇아내주는 연기를 하여 그녀를 안심시킨다). 그리고 그 집안에서 소외되면서,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는 그녀의 즐거움이 되어준다. 하지만, 그녀가 밝아지는 것을 반기면서도 남편 플러스키는 그녀와의 불륜을 의심하게 된다.

 

두 사람은 모르는 삼각관계를 이루는, 가까이의 한 인물이 계속해서 부부를 이가질시키고 (아, 이 언니 은근 착한척하다가 중간에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말을 하는데 자꾸만 쳐다보자니 정말 독사같다. 말이 모두 다 독같아서 귀를 막고싶은), 아일랜드에서 좋은 집안의 막내딸이었던 헨리에타가 왜 자기네집안의 마무인 샘 플러스키랑 호주에 와서 살게 되었는지, 플러스키는 왜 전과자가 되었는지의 사연이 잉그리드 버그만의 멋진 독백연기를 통해 밝혀지면서, 이들 부부의 갈등은 타인의 이간질 뿐만 아니라 바다를 건너 신대륙을 와서까지도 열등감과 죄책감으로 인해 계급간의 골이 남아있음이 밝혀진다.

 

그러게, 죄는 속죄하고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오히려 벌을 피하는 것보다 정신건강에 유익하며, 사랑이란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니라 서로간의 공통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 클라이막스가 좀 시시했어. 비도 오고 번개도 치고 좀 더 난리쳤어야 하는데..여하간, 그래도 잉그리드 버그만의 관상상 나쁜역은 할 수 없는터라 맨날 당하는 역할만 하는데, 마치 돌아버리기 직전의 몽롱한 연기는 좋았다. 다만, 패션은 영 그녀에게 맞지않아서 하트형 모자는 코메디스러웠고 큰 체구에 어울리지않는 자잘한 장식 등은 그녀의 미모를 깎아내렸다.

 

제목인 [염소좌 아래 (Under Capricorn)]이 대체 무슨 뜻인가 궁금했는데, [눈속의 독수리]를 읽다가 알아냈다. ...자네가 자네 형제의 아비가 되고, 태양이 염소좌에 머무르게 되는 그날...'(p.53)

 


이는 혼란을 의미한다. 잠시 나쁜 별아래 들어간 모양이었는지 몰라도, [가스등]만큼은 아니었어도 히치콕의 작품중 하급이라는 평가는 좀 아닌듯. [스펠바운드]가 좀 더 뒤쳐지는거 같은데...여하간, 히치콕의 존재감은 그닥 느껴지지않았다.

 

그리고, 아아아, 알프레드 히치콕의 카메오 출연장면은 놓쳤다. 넘 빨리 나왔잖아!

 

 

p.s: 중간에 티벳궁녀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엑스트라가 있어 사진을 찍었는데, 디카랑 연결하는 케이블선을 못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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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깡패같은 애인 (2010) | - Others 2010-12-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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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서의 박중훈은 정말 몸에 맞지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아, 예전엔 생각해보지도 않던 '발음이 부정확한건가'하는 느낌마저 들었었다. 근데, 역시 박중훈은 삼류깡패의 모습이 딱이었다. 그러니까, 아주 악질은 아닌..

 

영화소개채널에서 본게 거의 영화의 전부인 영화도 많고, 캐치원에서 몇편만 봐도 유료요금값은 하지만, 당최 그값을 하는 것을 본게 별로 없는거 같은데 이건 정말 감동적으로 봤다.

 

 

 

아마도 지방대 전산계열 출신인 세진은, 어촌의 기차역에서 근무하는 홀아버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와서 취직하고 연애도 한다. 하지만, 3개월만에 회사는 부도나고, 변두리 고지대의 지하단칸방으로 이사를 온다. 첫날 마주친 옆방의 건달 동철. 그는 대신 감옥갔다오면 에이스시켜준다는 말에 전과자가 되었지만, 관리하는 거라곤 아마도 단란주점 몇개 안되는 조직에서 위아래로 치이는 신세이다. 그를 꾸준히 괴롭히는 부패경찰도 있고. 박반장이었던가?

 

꾸준히 실력을 쌓았지만 취업은 못하고 응시한 회사의 면접에선 그녀를 두번죽이는 일이 일어난다 (참 니네들 뭐니? 정말 나쁜 자식들이야.)

 

정작 힘들때 그녀곁에 있어주지않은 전애인과 달리, 동철은 은근 사는게 힘든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고. 동철은 그렇게도 공부하기 싫었지만 지금은 교육방송을 틀어놓고 보고, 똘마니로 들어와 자신의 어릴적을 보여주는 듯한 한 녀석에게 충고를 해준다.

 

조용히 지나가려고 해도 주먹을 부르는 담배불 에피소드에서, 왠지 슬픈 동철의 눈은 마지막 부분 첫눈내리는날 식칼로 세번이나 배를 찔린채 하늘을 보는 슬픈눈과 겹친다.

 

글쎄, 정말 좋았던 것은 감정이 제대로 무르익을즈음 딱 절제해버리는 것.

 

누군가 가슴 절절한 사연이 있지만, 그게 자신의 사연이 아닌이상은 지루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알맞은 만큼을 보여준다.

 

그렇게 끝냈다면 박중훈의 깡패연기가 정말 딱 제격이었으며, 예뻐보이려 하지않고 정말 평범해보이는듯한 정유미의 자연스러움만이 재미있던 장면과 함께 기억남았을테지만, 딱 내 취향인 엔딩에서 날 딱 울리면서 행복하게 끝내주었다.

 


 

 

물끄러미 너무너무 그리웠다는듯 들여다보는 박중훈에게 웃어주는 정유미의 얼굴이 너무너무 예뻤다.

 

글쎄, 연이어 [아프리카의 여왕]을 보고 이 작품을 봐서 그런지 몰라도 사람이 진국이다라는 거 뭔뜻인지 알 수있었다. 외모도, 직업도 영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서 화내지않고 열심히 잘 헤쳐나가고 그리고 상대방에게 최대한으로 배려해주는 그런 연인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글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눈엔 참 하잖고 귀찮은 존재이지만 그런 존재라도 누군가에겐 참 세상에 뭐든 다 해주고프고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싶어할 수도 있다는거. 그러니까, 자기만의 판단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가치를 매긴다는 건 잘못된거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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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여왕 (The African Qeen, 1951) | - Others 2010-12-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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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스티븐 제이 슈나이더 저/정지인 역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09월

 

 

 

 

 

의 수십명의 필자중 RH (이름이 누군지 찾기 귀찮아~)는 한페이지 (대개 한페이지에 2편의 영화소개가 올라가있다)를 할당하여 자신을 언제나 미소짓게 만든다는 이 영화에 대해 애정을 팍팍 넣어 소개하고 있다 (췟, 이러면서 장국영이 나오는 영화엔 배우이름도 안써놓구).

 

험프리 보가트에게 유일한 아카데미상을, 존 휴스톤 감독, 캐서린 헵번 등에겐 감독, 각본 등 여러부문의 노미네이션의 영광을 안겨준 이 영화를 쿡TV에서 천원내고 봤다. 음, 돈이 아깝지 않았고 두 배우가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완전 감탄스럽게 연기한 이 영화가 왜 DVD로 출시되지않았는지 궁금했다. 

 

바로 위의 포스터에선 캐서린 헵번, 뽀샤시하지만 실제 영화안에선 그렇지않다. 두 배우 다 데려다 씻기고싶은, 땀꼬질 때꼬질한채 연기한다. 당근, 아무리 헐리우드에서 찍고 뒤에 배경합성하는거 알지만, 배경이 아프리카인데 내복을 입다니!


영화는 1935년에 발표된 C.S.Forester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위 영화포스터보단 아래 책표지가 정확하다.

 


때는 1914년 서아프리카의 독일령 지역. 영국의 북부에서 온 선교사 남매는 '아프리카의 여왕'이라는 배를 가지고 강의 상류로 그들을 찾아와 우편물을 주는 찰리 올넛 (험프리 보거트)가 그닥 소중한 존재는 아니다. 경건하게 예배보고있으면, 원주민들이 즐거우라고 배의 스팀을 열어 찬송가를 방해하는 이 천방지축 아저씨를 약간 낮춰본다. 아, 체구는 작지만 카리스마때문에 커보이는 험프리 보가트가 멋있어지려는 찰라에, 하얀 마바지를 배바지처럼 치켜올린 험프리 보가트는 정말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세계대전의 소식보다 더 먼저 나타난 독일군은, 세이어스목사의 마을에서 원주민들을 다데려가고 모든 집과 교회를 불태운다. 열심히 노력했건만, 자신보다 어린데 결혼잘해서 주교가 된 동창, 그래도 열심히 신을 따랐지만 자신이 일군 모든것이 초토화된 것을 본 목사는 죽고, 로즈 세이어즈 (캐서린 햅번)은 눈물이 글썽한 가운데, 아프리카의 여왕을 타고 찰리 올넛이 도착하는 것을 본다. 눈이 여전히 아름다운, 깡마른 캐서린 헵번은 눈물이 글썽한채 턱이 바르를 떠는데...참, 뭐랄까 보고있으면 연기가 과장되지도 않으면서 참 몰입되게 만든다.

 

목사를 묻고 캐서린 헵번을 배에 태워준 찰리에게, 정말로 '물에 건져놓으니 보따리 달랜다'고 로즈는 가증스러운 독일군이 아프리카로 가져온 배 '루이자'를 폭파시키자고 조른다. 원래 탄광의 기계공출신인 찰리의 솜씨를 이용해 수뢰를 만들어 아프리카의 여왕에 싣고 루이자에 부딪히자며. 찰리는 그냥 해본소리거니 하고 지나치지만, 갸날픈 로즈는 거친 물결을 건너며 배를 조종하는 스릴에 매혹되고 점점 대담해진다.

 

맨위책의 RH씨도 가장 재미있었다는, 배 안에서의 알콩달콩 싸움은 정말 보기 즐겁다. 솔직히 다른 부분은 그닥 시간을 잊을만큼 재미있다기 보단 현대적으로 좀 압축 편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 두 대배우의 연기는 정말 귀엽다.

 

로즈가 '미스터 올넛''미스터 올넛'하고 계속 부르자, 찰리가 '아이참, 이 배안에 우리 둘 밖에 없다니까요'하고 귀찮은듯 하면서도 계속 말을 받아주는 것도 귀엽고, 찰리가 로즈에게 '말라깽이 노처녀'라고 화내자 로즈가 그가 마시는 두박스의 진을 다 버려도 - 참, 너무했다. 어찌 아까운 술을... - 화 안내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찰리도 정말 존경스러웠다. 점차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고, 서로를 귀엽게 생각하고, 아껴주면서 이 둘은 사랑에 빠진다. 격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친구처럼. 둘이 어찌나 귀여운지. 찰리가 뭔말만 하면 로즈는 웃고 난리다. 정말 유치찬란한거 같아도 어찌나 귀여운 바퀴벌레 한쌍인지.

 

여러가지 아프리카의 풍물을 보여주면서 - 아마도 1950년대에 영화에서 아프리카를 이렇게 많이보여주는 것도 없는듯 - 하마도 죽이는 모기떼, 길을 잃고 거머리 투성이인 갈대밭에 들어가서 자포자기하다가 다시 길을 찾고, 폭파계획이 실패해서 루이자호의 독일군 - 하나도 독일사람같이 않고 정말로 전형적인 미국인들이었음 ㅡ.ㅡ - 에게 잡혀서, 마지막으로 자기들을 결혼시켜달라고 하는 등 점점 더 찡하게 몰입된다.   

 

험프리 보가트는 계속 입벌리고 먹고 질겅질겅 뭔가 씹고 어기적 바지 치켜올리고 걸어다니고 허허 거리면서 웃지만, 로즈에게 잘보이려고 면도하는데 순간 카리스마있는 표정이 지나친다. 여하간, 나라도 험프리 보가트에게 상 하나는 안겨주고프도록 사랑스러운, 다정한 찰리 올넛을 넘 귀엽게 연기한다.

 

프로펠라의 날이 부러지고, 길을 잃어도, 거머리가 이세상에서 가장 싫어도 거머리물속에 들어가는 등 화내거나 자포자기하거나 하지 않고 할수 있는 것은 다 하고, 그리고 그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잘해주는 모습은, 엔딩의 성공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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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매력의 르와르 | Mystery + (정리중) 2010-12-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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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메인

트리베니언 저/정태원 역
비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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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은 큰 거리의 이름이고 이 지역의 명칭이기도 하다. 가장 작게는 생로랑 거리를 가르킨다. 이 거리는 일찍이 몬트리올의 프랑스계 지역과 영국계 지역의 경계선이었다...이민의 물결이 가장 먼저 정착하는 곳이 되었다...두려움에 떨고 혹은 희망에 가득 부풀어...그들이 새롭게 몰려 들어오는 이민의 파도에 의혹과 편견의 시선을 던졌다...뒤섞였지만 융합한적이 없는 문화를 가진 지역이 되었다..노인들도 남고 패배자들도 남았다. 그리고 신세를 망친 사람들도 남았다...p.9~10

 

이름은 main이지만 주류는 커녕 비주류에서도 끝자락인 동네, 거기에선 보호자이면서 판결을 내리며 이거리의 법이 된 경찰이 하나 있었다. 50대중반의 클로드 라프왕트경위. 이 작품은 경찰추리물 (police procedure)이지만, 살인사건 수사보단 그의 인생과 이 거리, 그리고 거기서 사는 사람들이 주된 내용을 이룬다.

 

오래전 20대였을때 결혼한지 일년이나 되었을까 아내를 잃은 그는, 본능처럼 거리를 다니며 치안이 치약한 부분과 타인을 이용해먹는 이들을 그 성격에 맞게끔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위협을 하면서 일주일에 두번 와인을 사가지고 상점주인인 데이비드, 모이셰, 마르탱신부과 카드모임을 가진다. 이들은 모두 아내, 여동생, 꿈을 잃어버린채 마치 습관처럼, 동물처럼 서로의 체온을 나눈기 위해 모이는 듯 싶다.

 

동맥질환때문에 살아있는 폭탄과 같은 심장을 지닌 그지만 그저 매일을 예전처럼 똑같이 동네를 순찰할 뿐이다. 경찰조직내에서는 업무와 지역을 할당하지만 이런 변화에 순응하지 않는 그를 마지막 경찰로 여기며 묵인해주지만, 가스파르 형사부장이 그에게 맡긴 형사 거트먼은 대학에서 배운 범죄자의 인권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그를 존경하면서도 반감을 느낀다. 어느날 골목에서 무릎을 꿇은채로 살해당한 양복을 입은 이태리계 청년을 발견한 그는 당연히 구역에는 상관없이 자신이 수사를 맡기도 하고, 거트먼에게 이 거리의 생태를 알려준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참, 묘한 사람이다. 라프왕트는. 누군가를 이용하는 이들은 엄중히, 잔인하게도 밟지만 스스로는 누군가의 체온이 그리운양 자신을 이용하도록 내버려둔다. 경찰이라는 일이 가장 맞지만, 아마도 그건 근대나 현대가 아닌 부족이 있었을 태고의 시대에 더 맞는 듯한 그런 경찰로서, 묘하게도 범죄자들이나 경찰들 모두의 존경과 두려움을 받으며 그 거리의 균형을 이뤄준다. 그에겐 아마도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바탕하고 있음을 모두가 무의식적으로라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와는 참으로 맞지않는 에밀졸라의 작품을 가장 재미있게 읽으며, 소설속의 그들과 거리위에서 추위에 떨며 몸과 마음을 파는 이들과 연관시키면서. 

 

자신의 집이 있다고 떠벌이는 늙은군인과 이를 시기하는 이들의 심리, 모자란 자신의 딸을 자신의 스트립쇼에 데려와 일을 시키는 어떤 여자, 창녀 요요를 어머니로 둔 마드모아젤 몽장 등등 작가가 보여주는 인물들은, 감정이 이입되려고 하면 한차례 거리를 두어 밀어내듯 생생하지만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이들은 싸구려처럼 살아가지만, 독자의 값싼 동정은 필요없다는 듯. 차라리 필요한 것은 아무말없이 체온을 나누면 된다는듯.

 

..위로해주는 것은 간단하고 쉬워. 하지만 그게 가장 그를 위하는 행위라고 할수는 없어. 그는 한나가 불쌍해서 슬퍼하는게 아냐. 인간은 자신만을 생각하고 자신이 잃은 것만 생각해서 한탄하고 슬퍼하는 것이지. 우리가 그를 위로하는 이유도 그가 슬퍼하는 걸 보면 우리들이 민망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네...p.41

 

 

한번 잡았다가 [Glass of Time]이 도착하지 잠깐 미뤄놓았다 다시 잡았다. 도시와 인간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문장력이 참으로 인상적이고 매력적이다. 그 무엇보다도 힘들게 살지만, 누구에게 기대지않고 누군가의 연민과 동정이 없이도 - 그럼에도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를 꺼내는 -  거칠게 살아가는 인간들의, 동물적 생존력이 감탄스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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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소녀 넬과 할아버지의 슬픈 유랑기 | Fiction 2010-12-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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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슬프고 아름다운 골동품 가게 이야기

찰스 디킨즈 저/노영선 역
세상속으로 | 199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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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Old Curiosity Shop]이다. 중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원서를 확인해보니 450페이지가 넘는 (출판사에 따라서는) 대략 500페이지까지 되는 장편인데, 요약해서 내놓은 것이었다.

디킨스의 소설을 읽으면 선한자는 고통을 받아도 결국 행복하게 되고 악한 자는 승승장구하더라도 결국 망하는 패턴을 보여주며 전형적인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해준다. 무척 뻔한 얘기라 그 이후로 비슷한 스토리로 많이 만들어졌고 많이 익숙해졌어도, 디킨스는 독자를 동화시켜 울고 웃게 만드는데 탁월하다. 그 또한 그런 것들을 직접 자신의 생에서 익혔기 때문이리라. 

여하튼, 자세한 것을 알아봐야 겠지만 (이 책이 요약본이기도 해서) 이 작품 또한 신문에 연재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맨처음의 나레이터가 나오는데 뒷부분에서는 사라지고 없고 주인공이 왜 외딴 거리에서 나타났는지에 대한 것이나 할아버지의 밤외출을 매우 미스테리 소설적으로 썼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의 소설은 정말 하루에 한 챕터씩 읽는 것이 훨씬 더 맛나지 않나 생각되 그렇게 실천해볼까도 고려하지만 나의 기억력을 믿을 수 없어 이는 아직 유보중이다).

여하튼 이 책에서 힘든 여정을 겪는 천사같은 주인공은 넬이라는 예쁜 소녀이다. 장사도 잘 되지 않는 골동품가게를 운영하며 그녀를 매우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소박하게 살아가는 이 소녀는 할아버지의 실수로 집을 잃고 떠돌게 된다. 마음착한 농장주인, 인형놀이극단, 교장선생님 등등 그녀의 얘기는 '로드 무비'처럼 펼쳐진다. 디킨스의 강점은 살아있는 인물,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것인데 요약본이라 그냥 간단히 걸칠수 밖에 없는 점이 아쉽다.

결국은 내 바람대로 결말지어지진 않지만, 넬이 만나는 이들은 (개중 돈만을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녀의 착한 마음씨처럼 모두가 선한 인간들이라 희망적이긴하다.

 

참, 이 작품을 읽고 슬프셨다면 [니컬라스 니클비 ( Nicholas Nickleby)] 로 마음을 달래시길....

 

 

 

 

2004-10-2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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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n Women Fashion ([The glass of time]이랑 연계해서) | Read 2010-12-2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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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를 뻣뻣하게 하거나 말털을 이용해서 페티코트를 만들다가 1856년이 되어서야 금속으로 된 페티코르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매우 무거웠다. 페티코트 위에 드레스를 입고, 위에는 가벼운 짧은 자켓이나 숄, 망토 등을 둘렀다.

 


 

 
1860년대 후반이 되자 엉덩이쪽에 버슬 (bustle)을 달면서 스커트의 폭은 좁아졌다. 여전히 허리는 꽉끼어서 활동하기엔 불편했고, 목까지 올라오는 칼라때문에 헤어스타일은 위로 올려진다.
 
 
 
 
 
보니까 더 [The glass of time]의 장면들이 상상이 더 잘된다. 여주가 Lady's maid로 나와서 계속해서 드레스 입혀주고 수선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고, companion으로 승진(?)되어서 드레스 입는 장면들도 계속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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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의미 (The Meaning of Night)]만큼이나 온몸을 흔드는 후속작 | - Historical 2010-12-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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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양서]The Glass of Time

Cox, Michael
W. W. Norton & Company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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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밤의 의미]처럼 대학교수가 발견해낸, 어떤 여인네의 고백으로 되어있다.

 

[밤의 의미 (The Meaning of Night,충격적인 첫문장과 감동의 눈물을 끌어올리는 마지막 문장 사이에 수많은 것들이 숨어있는 걸작)]에서 대단원이라기 보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엔딩을 맺은지 20여년이 흘러 어느덧 1876년.

 

아주 어릴적에 부모를 잃어 파리에서 죽은 아버지의 지인이자 후견인인 Madame de l'Orme의 보호와 가정교사인 Mr.Thornhaugh의 교육을 받은 19살의 Esperanza Alice Gorst는 어느날 뜻밖의 제안을 듣는다. 죽은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그녀에게 Great Task가 주어졌는데, 그것은 영국으로 가서 한 귀부인의 maid가 되라는 것. Lady로서의 교육을 받았는데 갑자기 lady's maid가 되라는 것은 정말 의외였지만, 후견인과 가정교사를 깊게 신임하여 이를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하녀가 되는 교육을 받고 madame에게서 새롭게 만들어진 개인사를 외어 그녀는 Lady Tansor의 인터뷰를 받는다. 외롭게 자라났지만 워낙에 책과 학문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매우 강하여 여러가지 단편적인 사실을 수집하여 거기서 결론을 끌어내는 훈련을 받은데다 여배우로서의 기질이 풍부한 그녀는 단번에 까칠한 Lady Tansor의 하녀로 고용된다.

 

..it's your destiny..as well as your duty...p.35

 

Lady Tansor는 여러종류의 귀족작위중 여자에게도 승계되는 작위를 받은 26대 Tansor baroness. 그녀는 젊은시절 약혼하였던 Pheobos Daunt가 살해당하자 폴란드출신의 프러시아군인 출신인 Colonel Zaluski와 얼마지나지 않아 결혼하고 자신을 꼭닮은 Perseus와 남편을 닮은 Randolph란 두 아들을 둔 50대의, 여전히 미모롭고 차갑고 카리스마적인 귀부인이었다.  

 

(아우, Madame의 3번째 편지에서 신랄하게 deceiving, conscneinceless woman..이라고 줄줄히 언급하는 문장은, 완전 호흡을 잠시 잃고 나도 같이 통렬히 비난하게된다. 아, 얼마나 손꼽아 책이 배송되기만을 기다리며 배반녀의 처참한 말로를 고대하였던가!!!!)

 

7월에 이야기를 듣고 2개월간 준비하고 9월에 채용되어 11월이 되자 Madame의 계획대로 Lady Tansor의 마음에 들었지만, 그 과정은 완전 읽는이의 심장이 다 떨리는 모험의 연속이다.

 

...'I believe..that there is an eternal creative Power, which we call God, and that we shall all come to judgement at the last under His all seeing eye'....The effect of them on my Lady was immediate...p.149

 

워낙에 여주가 여배우적인 기질과 뛰어난 머리가 있지만, 끊임없이 의심하는 Lady Tansor, 그리고 모종의 어두운 음모를 같이 의논하면서도 lady를 위협하기도 하는 predator같은, 죽은 Daunt의 동창인 법률가 Mr.Armataige Vyse, 살인이발사 Sweeny Todd의 별명을 가진 청부살인업자와의 등장과 Lady Tanzor를 협박하는 노부인 Mrs. Krauss가 살해당하는사건, 그녀처럼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가난하고 뒷백없어서 housekeeper가 된 Miss.Battersby의 시기어린 사악한 감시, Esperanza의 아버지를 아는듯한 Daunt의 동창 Roderick Shillito의 등장, Lady Tansor의 아버지인 Mr.Paul Carteret의 죽음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는 Mr.Wraxall과 Inspector Gully와 같은 인물들과 납골당에 갇히지않나 살인마를 좇다가 착한 Solomon을 만나 곤경을 면하지않나 Lady Tansor의 비밀을 파악하기 위한 과정에서 정신없는 사건들이 일어나는 가운데 Madame의 말처럼 누군가 그녀의 주위에서 그녀가 곤경에 처할때마다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는 또 누구이며, 팔없는 남자는 또 누구인지..완전 미스테리 덩어리이다.

 

...And diff'ring judgements serve but to declare

That truth lies somewhere, if we knew but where.

- William Cowper, 'Hope'...p.227 (Act 3을 여는 말)

 

과연 자기가 왜 여기에 보내졌는지 연말까지 madame이 3통의 편지를 보내 그 이유를 알려준다고 하는 가운데, Lady Tansor에 대해 학습된 그리고 본능적인 적개심과 그럼에도 핏줄에 이어지는 듯한 그녀에 대한 매혹을 느끼는 가운데, 결국 이 모든 계획의 실체가 드러난다.

 

흠, 여기까지가 중반이니 정말 아무리 [밤의 의미]를 먼저 읽어서 여주보다는 보다 많이 아는 처지이라고 해도, 여주가 벌이는 모험과 '과연 작가가 말해주지않은 것이 있었던가'하면서 같이 여주랑 여러가지를 관찰하고 추론하는 것을 따라가는 것은 정말 페이지마다 가슴두근 심장이 떨리는 일이었다. 혹시 Madame이 보내는 편지가 들통나는건 아닐까? 누가 뜯어보지않을까? 누가 인터셉트하지않을까? 누가 알아보는거 아닐까? 누가 몰래 감시하는거 아닐까? 지아빠처럼 믿는도끼에 찍히지 않을까 등등 이건 page-turner이긴 해도, 표지에 말하듯 이야기를 devour하면서도 차근차근 맨바닥에서부터 벽돌을 쌓아 집을 올리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 몰입해서 읽다보면 완전 힘들다. 침대에서 읽다가 졸려서 책을 덮는게 아니라 눈이아프고 읽다가 여주의 모험에 완전 내가 두근거리다 진이 빠져서 책을 덮는다.

 

빅토리안 스릴러란 말이 맞게, 이제는 한 귀족집안이 어떤 하인들의 체계로 이뤄지고 구성되는지가 자세히 보여지고 시대적 고증이 자세하고, 현대스릴러처럼 빠른 전개는 아니라도 방대한 저택과 마을, 그리고 중간에 Esperanza의 부모이야기가 나오면서 마데이라, 카나리해협 등까지 방대한 스케일로 진행된다. 게다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도 19살의 다 큰 처자로서의 심리가 자세히 펼쳐지면서, 인물의 안밖으로 사건과 심리가 촘촘하게 극적으로 진행된다.

 

Lady Tansor와 Daunt를 닮은, 검은긴머리와 수염, 꼿꼿한 자태의 차가운 미남이자 시인인 Perseus Duport와 누구라도 좋아하는 자연스러움과 호감을 보이지만 지적인면은 덜한 Randolph간에 갈등하는 여주의 모습은 고딕로맨스로서도 뛰어나다. 위협을 받는 와중에, 백마탄 왕자 - 갈색말 탔지만 - 처럼 나타난 Perseus나 짧은 순간에서 마데이라에서 진지한 Edwin Gorst에게 매력을 느끼는 Miss. Blantyre의 모습 등은 감질맛나면서도 매우 매혹적인 장면들이다. 맨처음에 Randolph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꿈에는 Perseus가 나타나는 것등 작가가 묘사하는 섬세함은 감탄스럽다.

 

..I stare constantly into the Glass of Time, that magic mirror in which the shifting shadlows of lost days pass back and forth in dumb show before the eye of memory...p.568

 


 

 

글쎄, 아무리 전생애에 걸친 애증과 기만, 배신, 복수의 이야기라지만 단지 거기에 멈췄다면 이토록 온몸을 다 흔들어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토록 얄미워하고 미워했지만, 레이디 맥베스보다 더 고통을 겪는 에밀리와 그녀가 쓴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 - 아, 이 편지는 내가 손꼽는 소설속 편지씬중 하나에 들어갈 것이다 - 에서 밝혀지는 또다른 진실과 진심을 보면서, 그리고 그동안 복수를 위한 여주의 연기를 보면서 느끼는 묘한 불편함과 함께 진실로 미워해야 할 것이 무언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겉으로 드러나는 배신과 기만 이상으로.  

 

 

For truth is like a lone bird singing,

on the edge of day and night -

the unseen herald, ever bringing

Certainty of Light

 

- Perseus Verney Duport from [Merlin and Nimue]

 

 

여주의 이름 Esperanza는 '희망'이란 뜻이다. 끝내 죽을때까지 거부되었던 정당한 inheritance와 identity를 찾기위한 great task로서의 딸이었지만, 결국은 에드워드도 느꼈던 '사람을 죽임으로서 자기안의 가장 소중한 것마저 죽여버렸다'는 통렬한 반성과 깨달음처럼 용서와 속죄를 통해 찾아진 진실된 미래의 희망의 존재가 되었다.   

 

 

p.s: Esperanza가 빅토리아시대 대저택의 집안일에 관해 단기속성으로 공부한 책,The book of household management. 1,100여 페이지에 육박하는데 Michael Cox도 참조했다는 추천싸이트 (http://www.victorianlondon.org/)에서 잠깐 안을 들여다보니, 헉 거의 경영학의 기초이다. 인사, 재무 등등. 작품에서도 나오는데 Lady's maid는 거의 의상디자이너, 재단사, 수선사, 메이크업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청소, 심부름, 파티참석 (운좋으면) 등등 거의 만능이다. 게다가 여주인(mistress)의 성격괴팍하면 도까지 쌓아야하는.. 농담이 아니라, 정말 왠만한 집안 이상에서의 maid, butler, housekeeper는 거의 private service professional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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