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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대사 (작성중) | - Others 2012-02-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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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러브송에서 삘받아서...며칠전 운동을 하고 있다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ets, 1997)]를 보았다. 다시 보는 거지만, 역시나 좋은 영화는 참 다시봐도 새록새록 예전에 몰랐던 장면의 묘미와 새로운 느낌을 가져다준다.

 

 

난 수많은 영화중에서 이 영화의 고백의 대사가 제일 마음에 든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 때문에 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소)"

 

그는 이보다는 더 긴고백을 했는데,

 

“난 아마도 당신이 하는 모든 일들이 얼마나 멋진지 알아차리는 유일한 사람이 될지 모르겠소. 당신이 음식을 갖다주고, 테이블을 치우어주고 하는 일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얼마나 멋진 여자를 만났는지 모를거요. 나만 안다고 느꼈을때 난 정말 내자신이 뿌듯하다오"

 

상대방이 어떻게 멋지고...라기 보단, 그 상대가 너무 멋지고 좋아서 내가 변하고 행복하다는 말. 크~~

 

 

 

 

 

 

 

어젠가 그젠가 검색어 순위 1위가 곽부성과 여친이었는데. 과거 그녀가 아마도 포르노영화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분노한 그가 화를 내고 파혼을 선언했다는. 근데 곽부성에게 무지하게 실망했다. 그 자신 또한 아시아에서 정말 손꼽히는, 원나잇스탠드를 즐기는 바람둥이 아니었던가? 그녀가 중요한 과거를 말하지않았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났겠지만, 그렇게 파혼을 하면 정말 사랑하는 (정말 사랑한건지..) 사람마저 받아들이지못하는 과거를 가진데다 그것때문에 버림받게 되어 여자는 이중으로 상처를 입지않을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니 그것을 받아들이고 아니고가지곤 비판하긴 힘들다해도, 정말 사랑했다면, 차라리 미스테리처럼 아무도 모르게 헤어지지.

 

[갱즈 오브 뉴욕]의 주연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진짜 주연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모히칸 족의 최후 (The last of the Mohicans, 1992)]에선

 

 

호크아이가 사랑하는 여인 코라에게 말한다. 어쩌면 잡혀서 그녀가 겁탈을 당할 수 있는 뻔한 상황.

 

"You stay alive, no matter what occurs! I will find you. No matter how long it takes, no matter how far, I will find you (살아있기만 하면되. 무슨일을 겪더라도. 내가 널 꼭 찾아낼께. 얼마나 오래걸리든 얼마나 오래있는 내가 널 꼭 찾아낼께)"

 

크~ 여자에게 요구하는 건 하나다. 내가 널 사랑하니 아무 문제 없다. 그냥 살아만 있어다오. 넌 아무것도 할게 없다. 내가 찾아낼터이니 살아만 있어다오.

 

정말로, 소개팅 하나 하는데도 이런 조건, 결혼하는데도 저런 조건 따지는 시대에선 정말 낭만적일수 밖에 없지만, 게다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기전에 겪은 일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묻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그저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살아만 있으면 된다는 것.

 

 

 

 

대체로 남자가 여자를 더 좋아해야 한다는 속설도 있듯, [제리 맥과이어, (Jerry McGuire, 1996)]에선, 여자의 사랑이 고달프다. 하지만, 자기를 믿어주고 기다려준 신뢰의 가치를 깨닫고 돌아온, 그리고 정말 기쁨을 자기 일처럼 나누고 기뻐해줄 사람이 그녀임을 깨달은 그가 말한다.

 

"You complete me (당신때문에 난 완전한 사람이 되었소)'

 

요즘 정말 마음에 확 와닫는게, 그와 우리 강아지가 없었다면 난 정말로 하나로 살기엔 삐거덕거리고 모나게 굴러다니는 인생이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로 하나님이 날 사랑하는 구나...란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 둘 + 엄마 아빠 오빠, 새언니, 조카를 보고있으면.

 

 

 

그에 대한 그녀의 대답 또한 명문, You had me at hello.

 

I love him and I don’t care what you think. I love him for the man he wants to be and I love him for the man he almost is

 

보고 있어도 귀여워 웃음이 절로 나던 저 꼬마가 저렇게 컸다네.

 

 

 

 

[Love story],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Wuthering Heights], He’s more myself than I am. Whatever our souls are made of, his and mine are the same

 

[An Affiar to remember], Love is like the wind, you can’t see it but you can feel it


[Hitch], Life is not the amount of breaths you make, it’s the moments that take your breath away. (인생은 네가 숨 쉰 만큼이 아니야. 네가 숨을 멎을만큼 느꼈던 순간 만큼이야.

 

[반지의 제왕], "I would rather share one lifetime with you than face all the ages of this world alone. I choose a mortal life (영겁의 세월을 홀로 사느니 차라리 당신과 한평생을 보내고 싶어요. 난 인간의 삶을 택할래요"

[잉글리시 페이션트], "I promise I'll come back for you. I promise I'll never lea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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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with Air supply | Hear 2012-02-2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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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았다. 아이폰의 소리를 확장해주는 꽃같은 장치. 그걸 설치해놓고 어제밤 음악을 듣는데...

 

이제까지의 노래 중에서 가장 긍극의, 절대적 무조건적사랑의 노래. 사랑의 노래중,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달라 (Chicago의 Will you still love), 네 있는 그대로가 좋다 (Billy Joel의 Just the way you are) 등 중에서 왠지 이노래가 가장 산시로에게 맞을 것 같았다. 기다릴 것 같지않지만, 마음속으로는 한여자만 마음에 품을 수 있는.  

 

 

그러다보니, [산시로]의 한 문장이 떠올랐다. 눈길을 끌었지만 너무 뻔해서 그냥 넘어갔던..

근데, 너무 뻔한게 진짜 진리아니던가.  

 

아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사랑과 무엇무엇은 이루어지지않더라도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이었다.

 

책을 펴서 부랴부랴 찾으니 다시 내용이 곱씹어지는데, 내 기준에서 둔감하다 싶었던 산시로와 이해할 수 없었던 (대체로는 이해가 갔으나 결혼만은 이해하기 힘들었던) 미네코의 은근함이 참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 후]를 읽고있는데, 이건 산시로 때보다는 보다 문장이나 심리가 수월하게 넘어간다. 산시로의 '그 이후'라 생각했는데, 이건 이 작품의 결말에서야 '그 이후는 어떠하였을까, 그건 당신의 상상에 맡긴다' 라고 말할 때의 '그 이후'였다.

 

다이스케는 사랑했던 여자를 자신도 모르고 떠나보내고 다시 불행한 모습으로 만났다.

 

산시로는 몇째인지를 이름에 넣는 것과 달리 외동아들인듯한 산시로가 3과 4를 이름에 품은 것이, 마치 나츠메 소세키가 늦둥이로 태어난 것처럼 그의 청춘기 초반을 보여주는 것과 같았는, 또 자신의 죽은 형의 이름을 붙인 다이스케는 또 어떨런지.

 

책 제목이 너무 예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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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 데이튼, 해리 살츠먼, 마이클 케인의 명품 첩보스릴러 | - Films 2012-02-2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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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국제첩보원


DVD Call | 200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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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드 엘모어의 원작 [Rum Punch]에 크게 기반하였지만,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매력적이고 감각적으로 살려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재키 브라운]에선, 온화하게 생긴 보석금 위탁중개인 맥스 체리가 보석금을 내고 감옥에서 나오는 재키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책을 읽고있다, 흥미롭게 

(맥스가 재키를 만났을때 (from [재키 브라운])).

 

 

 

몇초 안되는 것 같지만,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키엔 충분할 정도의 노출. 그래서 찾아봤더니, 그건 바로 렌 데이튼 (Len Deighton)의 1983년도 작품 [Berlin Game]이라는 첩보스릴러였다. 그걸 알고나자 과연 감독인지 배우의 아이디어인지, 필연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다가 찾아냈다. <The Guardian>의 기사: http://www.guardian.co.uk/film/2009/aug/14/tarantino-deighton-trilogy, 결론인즉 타란티노의 공이었다. 역시 천재적이야 .그 덕분에 평범한 맥스가 더 이상 평범하게 느껴지지않았다. 후반부 기발한 반전이 펼쳐지는 와중에서도, 맥스의 저력이 느껴졌다.

 

 

 

 

 

이 영화 또한, 렌 데이튼의 1962년 동명소설 (번역은 [국제첩보원]이지만, 원제는 [The IPCRESS File]이다)이 원작으로 DVD의 special features에서 theatrical trailer와 함께 제공된 스틸사진중 한 장에 등장한다. 첩보스릴러를 쓰시면서, 또 요리에도 조예가 깊어 컬럼까지 쓰는 작가는 남자배우 마이클 케인에게 영화중 요리하는 부분의 스킬을 전수..ㅎㅎ

 

 

화려하진 않지만, 이야기가 탄탄하고 인물의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1965년도  영국산 스파이 스릴러이다. (작년 존 르 카레, 서머셋 모옴, 애락 앰블러 등의 명품 스파이스릴러를 보고나서, 냉전시대이후라 이제는 시의성을 잃은 장르라며 간과했던 나의 경솔함을 탓하고 마음껏 빠져들기로 한 후, 다시 생각해보니 제임스 본드, 이안 헌트 (미션 임파서블), 제이슨 본, 솔트 등이 다 스파이였음을 깨달아 또 화들짝 ㅡ.ㅡ; ) 감독은 시드니 퓨리, 하지만 제작자는 [Dr.No (1962)], [Goldfilger(1964)] 등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해리 살츠먼이다. 영국의 아카데미상 (BAFTA award)수상에, 영국영화협회 선정 100대 영화 (http://en.wikipedia.org/wiki/BFI_Top_100_British_films)에 포함되어있다.

 

제목의 IPCRESS가 대문자인 것은 이것이 Induction of Psychoneuroses by Conditioned Reflex under Stress의 약자이기 때문. 두뇌유출 (brain drain), 마인드 콘트롤 등을 다루는터라 제목의 의미를 알면 약간의 스포일러를 뿌리고 시작하는 듯.  세뇌, 마인드콘트롤은 1950년대에 중국공산주의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여 알려졌다.

 

이야기는, 런던의 한 호텔에서 시작한다. 태평한 래드클리프박사와 달리 그를 기차역까지 배웅하는 경호원은 계속 차뒤의 미행이 없나 살펴보기 바쁘다. 그리고 기차역.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박사에게 온 그는 화들짝 놀란다. 래드클리프박사는 어디로 가고...그는 홀로 기차역 구석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한편, 평범한 직장인의 아침을 보여주는, 하지만 무언가 평범하지않는 (근데 자명종과 커튼중에 대개는 전자를 먼저 해결하지않나?) 해리 팔머 (마이클 케인)는, 실상 군인의 신부이자 정보부요원 (렌 데이튼의 이 시리즈에선 주인공에게 이름이 주어지지않는데 어느장면에선가 누군가 그를 '해리'로 알고 부르면서 그냥 스파이세계에서 해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고 불리우게 냅둔다. 이 영화에선 해리 팔머란 이름이 공식적으로 주어졌다). 지루한 잠복근무를 재밌게 도청하면서 (ㅎㅎ) 보내던 그는, 정보부의 로스대령에게 불려가고 보내 새로운 지령을 받게된다. 지령을 받는 와중에 연봉까지 올려받으며 (와우!).  그 임무는, 갑자기 그만두고 사라진 수준급 과학자들이 있으며 그중 전향해버렸다는 래드클리프박사를 다시 데려오는 것. 래드클리프박사 경호 등을 맡은 달비소령 밑으로 가서 유력 용의자가 '블루제이'라는 것 등을 브리핑 받는 와중에도, 미녀에 대한 촉수를 감추지않는 (또한 미녀를 미끼로 하지만 절대 그녀들의 전화번호를 유출하지않고 혼자만 간직하는 ㅋㅋ 해리. 정말 매력적인 인물로, 영화역사상 coolest ones중 손꼽힌다).

 

달비와 달리 사람 좀 볼 줄 아는, 소피아 로렌을 좀 모딜리아니 풍으로 늘려놓은 (아니 눌러놓은) 여자정보원 코트니와 가까워지기도 하고 유일하게 상냥하게 자신을 대해주었던 동료 조크 (Jock)가 중요한 단서를 좇다가 죽게되면서..평범하고 지루한 직장생활과도 같던 정보요원의 삶이 한바탕 액션을 만나게 된다.  

 

 

이제는 정치적으로 반목하는 체제가 끝나 시의성을 잃은 것이 아니라 어쩜 지금에서야 더 차분하게 뒤돌아 볼 수 있지않을까도 싶은 첩보물. 옳고 바름, 인간된 삶, 정의, 국가가 지향해야할 올바른 목적 보다는 권력과 체제의 유지를 위해 치열했던 모습에서 이제는 배워야하지않을까 싶은데 그게 무색하게도, 현재도 국제사회도 기업환경도 치열하게 집단의 이익 중심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너무나도 능력이 있어보이다가도 매우 인간적이어서 매력이 더해지는 스파이들의 고분고투를 통해, 진정 중요한 것은 한 시대, 국가, 사회, 조직을 살아나가는 개인이란 것. 매우 거창한 미션으로 모험을 행하지만, 이들이 목숨걸고 싶은것은, 맛있는 것을 장봐다가 좋아하는 사람과 밥먹고 지루한 서류작업을 상냥한 동료와 담소를 나누면서 하는 소박한 일상.

 

 

 

한때를 풍미했던 미남미녀들이 점점 더 주름이 들은 모습으로 이슈가 되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들 안티에이징에 열광하고 그러지만 (음, 이런 부분에서 뱀파이어물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면도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만, 나 그런기사 정말 싫어. 자기관리를 못한 사람도 있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는데, 또 과학의 힘을 좀 더 빌리면 또 그것까지도 뭐라하고..), 난 꽃같이 이쁜 꽃미남보다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더 멋져지는 그런 배우가 참 보기 좋고 다시 보이더라. 클린트 이스트우드, 숀 코넬리도 그렇고 마이클 케인도 그런데, 이 영화에선 아주 젋지는 않은 그의 모습이 나온다. 안경쓴 모습이 그의 트레이트마크처럼 어울리지만, 안경을 벗었을때 속눈썹하고 눈이 왜이리 이쁜거야? 오리지널 알피인 그와 리메이크 알피인 주드 로가 같이 작품을 하기도 했는데

 

 

 

 

 

약간 주드로하고 겹치는 모습도 있다만 난 주름 더 많은 그가 더 좋더라. 목소리도 더 카랑카랑하고. 영화속에서 두꺼운 트위드정장도, 말끔하게 이발된 뒷머리도, 카리스마넘치는 차분한 응시도....앙~

 

 

 

여하간, 계산을 해봤는데...33세정도? 흠... 그의 목소리는 현재에도 똑같이 카랑카랑. 그의 목소리는 매우 유명한듯. 다음의 동영상 보고 뒤로 넘어갔다.

 

 

둘 다 마이클 케인 성대모사하는데 you two, so wrong!!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p.s: 1) 위 영화와 함께 스파이영화 (espionage film)에 대한 정보가 있는 곳 : http://www.cine21.com/do/article/article/typeDispatcher?mag_id=68981

 

2)

이것도 해리 팔머 시리즈. 뭐이리 절판된게 많은지...

 

3) 제임스 본드랑 동시대를 활약했지만, 조금 더 인간적이었던 해리 파머 (Harry Palmer), 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는 후대의 걸출한 코믹섹쉬자뻑첩보원 오스틴 파워의 아버지 나이젤 파워로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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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초 일본과 20대초반의 연애심리까지 섬세하게 묘사된 수작 | Fiction 2012-02-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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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산시로

나츠메 소오세키 저/최재철 역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 200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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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슈에 놀러갔을때 쿠마모토성 (일본의 3대성이라고 할 정도로 웅장하고 내부에 볼 것이 많다. 조선인이 끌려가서 노동을 제공했다는 역사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오른팔격 장수가 세웠다는 악연이 있지만, 일본에서 본 오사카성, 히메지성, 또 뭐더라...에 비하면 일본의 성 건축이나 역사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다 구경하기 딱 좋은 스케일인지라 정말 흥미로웠다) 갔다가 아소산 (벳부보다는 아소산쪽 료칸이 훨씬 더 비싸지만 더 정통료칸이 많아 좋았다. 중간에 초자바루란 초원이 있는데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토토로와 메이가 뛰어놀 것 같이 그림같이 아름다웠다)으로 가면서 운전하시는 분께 나츠메 소세키와 그 생가 ([산시로]의 오가와 산시로의 고향도 쿠슈 쿠마모토이다)에 대해 물었다. 근데, 무지하게 관심이 없으신듯 깜짝 놀랐다.

 

이분이시잖아요! 일본의 찰스 디킨즈ㅎㅎ (다시 생각해보니 내 발음이 안좋았던 걸까나?)

 

여하간, 그다음에 야나기 코지의 [소세키선생의 사건일지]를 읽고 기발함에 박수를 치다, 오마주를 바친 나츠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었는데, 야나기 코지의 기발함은 뭐 어떻게 보면 콜럼부스의 달걀일지 모르지만, 거의 나츠메 소세키의 원작에 힘껏 기댄 모양새였다. 그의 영국와의 인연 등 그 이후로 관심을 놓지않고 있다가, 그의 전기 (前期) 삼부작, [산시로], [그후], [문]을 읽기로 했다 (그의 후기 삼부작은, [피안이 지날때까지], [행인], [마음]이다)

 

 

 

[나는 고양이..]에서부터 좀 감탄스럽긴 했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천엔지폐의 한나라를 알리는 문인 정도였던 나의 무식은 [산시로]속에서 쿠슈에서 토쿄로 상경한 23살의 청년 오가와 산시로가 점점 감각, 세상에 깨는 것과 비슷했다.

 

맨처음은 잘 읽히지않았다. 번역자 잘못도 아니고 (근데 번역서문에 이러저러한 원칙으로 표기했다..는 정보 정말 좋았다), 문화의 차이인가..도 싶게 답답한 구석이 있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인 산시로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세상인지라 점점 더 따라잡을 수가 있었다. 이렇게 구성해놓은 면을 보면, 참 작가가 대단하단 생각이...

 

근데, 산시로가 바라보는 1900년대 초의 (이 작품은 1908년 9월부터 12월까지 문예잡지에 연재되었다) 일본에 대한, 여러 등장인물의 발언은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오픈 마인드. 글쎄, 일본에서만 살지않고 해외에 거주하는 시마다 소지랑 무라카미 하루키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게, 러일전쟁이후의 일본의 자만에 경고를 던지는데...

 

...이렇게 볼품없어서는 아무리 러일전쟁에 이겨 일등국이 되어도 소용없지요...쿠마모토보다 토오쿄는 넓지. 토오쿄보다 일본은 넓고, 일본보다....일본보다 머리속이 넓겠지요. 얽매이면 안돼. 아무리 일본을 위한다고 해도 지나친 편애는 오히려 해를 미치게 될 따름이지..p.16~17

 

... 자연을 번역하면 모두 인간으로 바뀌어버리니까 재밌지. 숭고하다든지, 위대하다든지, 웅장하다든지..모두 인격적인 말이 되지. 인격적인 말로 번역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자연이 털끝만큼도 인격적인 감화를 주지않아...p.65

 

여하간, 그당시의 대세였던 자연주의 (비정한 현실의 폭로 위주), 활동사진의 대두, 연애란 말이 아직 만들어지지않아 '러브'라고 했던 것 (깜짝 놀랐는데, 그 당시에도 연애를 했을 터인데 조어가 없었다는 것은?), 라이트형제의 발명직후 일본에서의 비행실험과 사고사, 전기가 보급이 많이 안되어 램프를 켜놓고 구두보단 게다를 신은 생활, 1엔이 현재의 1만원정도의 가치를 지님, 그리고 도쿄제대생들 학생들이나 젊은 세대가 느끼는 구식 일본과 새로운 서양문물의 압박 속에서 자아형성의 몸부림 (그래서 나츠메 소세키는 [나의 개인주의]란 글을 썼다) 등등 흥미로웠다. 그리고, 주석에 비춰 짐작컨대 [산시로]속의 인물들은 다 나츠메 소세키의 일부가 하나씩 부여받아서 (그중 히로타선생님이 가장 크다) 만들어진 듯한데다, 영어와 영문학을 학창시절부터 무지하게 사랑했던 그가 읽고 (카피하지않고 사서) 모은 장서들의 범주와 그의 학구열이 보여..감탄스러웠다 (나, 이분 좋아졌어~)

 

..우리들 신시대의 청년은 위대한 정신의 자유를 논하지않으면 안되는 시운을 만났다고 믿는...우리는 구식 일본의 압박에 견딜 수 없는 청년이다. 동시에 새로운 서양의 압박에도 견딜 수 없는 청년..우리는 서양의 문예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연구는 어디까지 연구다...얽매이기 위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해탈하기 위해서 이것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문예는 기술도 아니며 사무도 아니다. 보다 많이 인생의 근본정신에 맞닿아 있는 사회의 원동력이다..p.137

 

자아의식이 너무 지나치게 발전해 버렸어...위선자...노악가...자기본위([나의 개인주의], 근대인의 자아각성에서 비롯된 자기주장의 원천. 자기중심적으로 자기멋대로 한다는 뜻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순수한 자기를 기준삼아 독립적으로 스스로 판안하고 행동한다는 점)...천진난만, 천추난만 (자연그대로의 추함을 거리낌없이 나타내는 상황. 악덕의 천진난만) p.156

 

아참, 화가 하라구치의 입으로 나온 회화론또한 꽤나 흥미로워, 청춘연애소설 속 장르임에도 20세기초의 문예론, 사상, 문화를 정확하게 옅볼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사람의 눈표정이 언제나 변하지않고 있을수 있을까요?

 

그야 변하겠지. 본인이 변할 뿐만 아니라 그리는 쪽의 기분도 매일 변하니까. 사실을 말하면 초상화가 몇점이고 완성되야 하는 거겠지....이렇게해서 매일 그리고 있으면 매일의 양이 쌓이고 쌓여 한참이 지나는 동안에 그리고있는 그림에 일정한 분위기가 생겨나지...주위의 물건이 자연스럽게 일정한 표정을 불러일으키게 해서 그 습관이 차츰....

 (우아, 회화속 소품이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주기도 하지만, 이렇게도 모델과 화가에게 미치는 영향이!)

 

...표정이라고 해도..마음을 그리는게 아니야. 마음이 밖으로 표출된 걸 그리기 것이기 때문에...육신만 그리고 있지..사토미씨의 마음을 그릴 양으로 그리는게 아니야. 그저 눈으로 그리고있어...내게 보이는 부분만을 남김없이 그려가지. 그러면 우연의 결과로서 일종의 표정이 생겨나. 만일 나타나지않으면 내 색채배합이 나빴거나 모양을 잘못 잡았거나....

(외면을 그리지만, 계속 그리면서 그 내면을 가장 잘 나타내줄 색채와 형태를 잡아내는 것) ...p.224~225

 

전기 삼부작의 1편 [산시로]는, 23살의 까만 피부에 키가 큰 (음, 165cm는 그당시에 큰 건가봐) 청년 오가와 산시로 (三四郎)가 토쿄로 가기 위한 기차에 타면서 시작된다. 여인네들의 피부를 감상하지만, 수줍은 그는 우연치 않게 한 유부녀와 여관방을 같이 쓰게 되지만, 잠자코 있었다는 이유로 '배짱이 없다'는 말을 듣게된다 (이 파트를 위주로 산시로의 반발이나 그런 심리가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다만, 글쎄 홀어머니 밑에서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자란 청년의 외곩수 심정이니 내가 알리가..하지만 점점 그의 심리는 이해되는 범주로 확대된다). 동경제대의 문학 수업이 시작되기전 그는 교정내 연못에서, 간호사를 동반한 한 여인네 (사토미 미네코)를 만나게 되고...

 

 

(이게 도쿄대에 있는 '산시로연못' 이 작품 때문에 산시로연못이란 이름으로 붙여졌다)

 

...산시로가 가만히 연못 수면을 응시하고 있으려니까 커다란 나뭇가 몇그루인가 물속에 비치고 그속에 푸른 하늘이 보인다. 산시로는 이때 전차보다도 토오쿄보다도 일본보다도 멀리 또 아득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잠시후 그 느낌 속에 옅은 구름과도 같은 외로움이 온 몸으로 퍼져왔다...p.23

 

그는 자신이 만나게 되는 세상을 셋으로 구분한다. 첫번째는 어머니와 그를 연모하는 듯한 동창 오미츠 (그는 특이하게도 여인네의 피부를 언급하며, 쿠슈에 사는 오미츠는 너무 피부가 검고, 또 토쿄에서 본 가게 여종업원의 너무 하얀 피부엔 깜놀라며, 역시 약간 노란피부가 좋아..하는. 그런면에선 미네코가 역시 이상형인듯)의 안주할 수 있는 익숙한 세계, 두번째는 해외에 더 잘알려진 물리학자 노노미야와 기차에서 복숭아 같이 먹은 인연으로 시작한, 어떤 주제만 대도 한 설 풀어내는 히로타 선생님이 있는 조용한 명예의 학계, 그리고 세번째는, 요지로가 입센의 여주인공이라고는 해도 감각적인 사토미 미네코, 노노미야 요시코의 세계.

 

...세계의 그림자 가운데서, 제2 제3의 세계는 바로 이 일단의 그림자로 대표되고 있다...이 양쪽이 혼연히 조화를 이루고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도 어느틈엔가 자연스레 이 날줄과 씨줄 안에 포함되어있다. 단지 그 속 어딘가에 안정되지못한 곳이 있다. 그것이 불안하다...p.106

 

 

(영화로도 보면 참 괜찮겠다 싶을 작품. 가볍게 잡았지만, 그닥 가볍지않다. 참 마음에 든다. 작품도 작가도)  

 

연애소설..이라고 붙여있지만, 현재의 내 눈으로는 너무나도 은근해 '그러니까 좋아하는거야, 아님 자존심 싸움인거야?'라고 까우뚱 거렸지만, 역시나 좋아하는 감정은 절대로 숨기지못해 입빠른 요지로마저 미네코에 대한 산시로의 연심을 알아차린다. 하지만, 당최 그녀와 무슨사이인지 모를 노노미야. 그는 아직 제대 일학년의 학생이지만 노노미야는 이미 학계에 인정받은 학자. 사회적 지위에서의 간극을 생각하며 답답해하는 산시로. 하지만, 그러는 경우 오히려 설치고 다니는 친구 요지로와 달리, 또 무언가를 생각하기보다는 언제나 책을 읽고있는 히로타선생님과 달리, 산시로는 한마디 한마디도 신중하게, 하고나서 다시 곱씹고 상대방의 반응을 생각하는 등 매우 진중하다. 그와중에, 나로서도 '과연 이 여인네의 심리는 무엇이던가?'하게 만드는 미네코의 행보. 하지만, 산시로는 던져진 꽃, 향수의 선택, 자신을 만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그에게 돈을 꾸어주는 그녀의 은근함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리고 그에게 수수께끼처럼 던져진 말,

'Stray Sheep'.

 

미네코처럼 은근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 마음의 언어를 머리속으로 번역하지못한 산시로의 순진무구함인지, 결국 산시로는 신체적 증상만이 아닌 청춘의 열병을 앓게된다.

 

조용한 가운데 불안하고 파장이 큰 무언가 그 밑으로 진행되는 느낌은, 요지로가 자꾸 입센을 거론했음에도 마치 뚜르게네프의 [첫사랑 (제목을 착각했었는데, 다시 말하자니 어째 스포일러가 되버려서 생략)]이 자꾸만 연상된다. 미처 그 의미를 깨닫기도 전에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지나가고, 다시 되돌아보면 후회가 되는 청춘의 시간.

 

산시로의 시각에서 비춰졌는지라 애매모호한 판단, 마치 포토샵처리된채 보여지는 이미지들을 구사한 작가가 대단할 따름.

 

 

p.s: 1) 미네코, 두 여자에게 동시에 구애한 남자인데?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어, 나도 여자지만.  

 

2) 이 작품이 코보리 케이이치로가 이 작품이 넘 낭만적이라며 보다 현실적인 청춘기, [청년]을 1911년에 내놓았는데, 만약 그 작품까지 다 읽는다면, 20세기초를 살아갔던 청춘을 모습을 그림자까지 보다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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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나와 스타의 99일]과 [가정부 미타] | - Others 2012-02-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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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는 예쁘다...고만 생각했을뿐 큰 관심은 없었지만, 막상 일드에 진출하여 별소리를 듣자 갑자기 응원하고픈 마음이 생겨 그녀가 출연하는 [나와 스타의 99일 (줄여 '나스구')]에 관한 기사나 드라마를 챙겨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일드에 입문을 [스타의 사랑]으로 했던터라, 전자의 내용과 꽤나 흡사한 느낌이었지만, 니시지마 히데토시랑 '케미가 쩔어 (= 두 주연배우가 매우 잘어울린다)' 식상한듯해도 꽤 재밌게 봤다.

(김태희는 매우 작은 얼굴인데, 남자치고도 매우 작은 얼굴의 니시지마. 오목조목한 터라 둘 다 비슷한 느낌을 주어서 그런걸까나?)

 

(그나저나, 보디가드 파견회사 사장님은, [가정부 미타]에선 가정부 파견회사 사장? 인가 찾아봤더니 아님. )

 

하지만, 역시 나도 이 드라마를 보는데 연신 웃게 만든건 택연...도 아닌 사사키 쿠라노스케. [풍림화산]에서도 꽤 선하고 가정적인 영주로 인상적이었지만, 여기선 연신 '화이어!'를 외치는 간모.

 

 

아마도 나처럼 그의 유쾌함에 반한 사람들로 인기가 높아졌는지 도대체 CF를 몇개나 꿰찬건지. 연신 등장.

 

[나와 스타의 99일]의 내용인즉,

 

스포일 있음.

 

한국여배우이지만 일본에 큰 기반을 둔 한유나는, 항상 가방에 별이 새겨진 아쿠아블루 악세사리를 달고다닌다. 일본인 여사장은 그걸 떼어버리려고도 하지만. 여하간, 시간만 나면 밤에 호텔에서 탈출하여 누군가를 찾아다니는지 일본 B급 Gourmet 시식에 팔린건지...여사장은 그녀에게 보디가드를 붙여준다. [하얀기억]이란 스릴러 로맨스 드라마를 찍는 99일이 계약기간이다.

 

한편, 천문학자출신인 나미키 코헤이는, 딸2 아들 하나의 아버지가 각각 다른, 언제나 남편감을 찾는 누나때문에 타코야기집 2층 좁은 집에 살면서 조카들을 봐주게 되고..의로운 일을 하다 좇겨난 천문대에서 나와 언제나 비정규직으로 보디가드 일을 하면서 별을 보는게 취미이다.

 

여배우에겐 가장 가깝고도 먼 게 보디가드인지라, 별에만 관심이 있는 코헤이가 적격이라 생각한 보디가드 파견회사 여사장은 그를 한유나에게 붙여주고, 둘은 티격태격하지만 언제나 사라진 한유나를 찾아내곤 한다.

 

한편, 그 열쇠고리를 여사장이 버리고 그걸 코헤이가 찾아주면서 그녀에게 언제나 찾아내주겠다고 약속을 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코헤이. 그는 한유나가 그리 찾아해매던 남자, 택연을 찾아낸다. 하지만, 파파라치 하나가 계속 한유나에게 진흙을 뿌릴 스캔달만 찾아다니고..

 

사실 택연은 연인이 아니라 어릴적 부모가 이혼하면서 헤어진 남동생. 남동생에게 별자리를 새겨진 열쇠고리를 만들어 나눠주면서 훗날을 기약한거고, 술집 웨이터일을 하는 남동생은 스타가 된 누나가 멀게 느껴져 인연을 끊으려고 한다.

 

북극성, 언제나 그자리에 머무는 북극성 (이건 [가정부 미타]에서도 나오더만. 울나라였음, 식상하다 맨날 그거밖에 없냐 했을지도...)을 가르쳐주는 등 코헤이와 한유나는 점점 가까우워지고...

 

어릴적 뚱뚱해서 간모 (두무를 으깨서 만든 오뎅)의 별명을 가진 또 하나의 스타 (이름이 생각안나니 그냥 사사키라고 하겠음)는 한유나를 좋아하게 되고, 자신의 초등동창인 코헤이의 존재에 불안해하는 와중에 결국 한유나와 코헤이의 키스에 대한 파파라치의 폭로가 이어지며 한유나에게 위기가 생기게되고...

 

결국, 약간의 열린 상태의 해피엔딩.

 

아무리 사랑의 힘이 대단해도, 매일 장보고 밥하고 청소하는 생활, 일상이 결혼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래도 사랑의 힘에 더 비중을 준 엔딩이라 만족. 그리고, 드라마 속의 드라마 [하얀기억]이 뱀파이어물이라서 완전 ㅋㅋㅋ

 

일본어에 맹진하여 맨처음보다 점점 나아지는 김태희의 노력과 빛나는 미모 (올킬!)에 오프닝 음악이 정말 좋았다.

 

 

 Spitz - Time Travel

 

같은 기간, 기무 다쿠의 약간 불편한 드라마도 있었으나, [가정부 미타]가 시청률 40%대를 기록하며 이제까지 일본드라마 역대시청률 3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꽤나 말이 안되는 드라마도 존재한다....며 한동안 시들하였지만, [가정부 미타]는 매회 꽤 인상적인 대사와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던져준다. 일본 대지진 이후로 재건, 희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는 듯 꽤나 완성도가 높은 작품.

 

스포일 있음

 

몇달전 아스다가, 엄마는 물에 빠져 죽었다. 고등학생 장녀, 농구부 장남, 사립학교 수험준비의 중학생 차남, 유치원생 막내딸을 두고. 집은 엉망이고, 이때 가정부 파견업체에서 미타상이 파견된다. 미모의 여인네이지만 회색모자, 회색패딩, 그리고 낡은 가방은 언제나 그녀가 드는 아이템이고 온통 무채색에 무억양, 무표정이다.

 

아버지의 불륜으로 인해 이혼통보, 그리고 그 다음날 편지를 쓰고 물에 들어간 엄마의 자살,

차남의 이지메,

장녀의 연애,

매번 돌봐주려고 하지만 실수만 일으키는, 죽은 엄마와 나이차 많이나는 이모,

 

등등. 업무명령을 내리면 살인명령이라도 실행하는 미타.

 

매번 위기가 닥치고, 거기에 용기를 냈어, 내가 의지를 보일거야..하면 다들 숙연해지고 응원하겠어...힘내 그런, 예전의 패턴은 아니었다. 리메이크라고는 하지만, 언제나 '결정은 당신이 내리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미타. 남에게 의지할 수 없고 모든지 자신의 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

 

49재 (49일간 혼이 머물다가 이제 저승으로 간다고 이제 잊어도 된다며 살아있는 사람들이 편하게 정한 일), 기적 (결국은 사람의 의지로 일어나는 것이며 포기하는 인간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 불황 (기업가와 정치인이 무능해서 자기만 살자고 냅둬서 생기는 일) 등등 매우 시니컬하게 비꼬기도 하지만,  

 

그냥 사랑한다는 말로 다 되지않는 사랑에 대한 책임의 무거움, 무조건 받았지만 매일느끼는 깨끗하게 다려진 와이셔츠, 깨끗하고 보송한 시트, 맛있게 제시간에 차려진 식사를 해주는 엄마의 소중함과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해야 상대도 느낀다는 것, 그런 작은 표현이 지친 삶에 꽤나 큰 에너지가 된다는 것, 나이만 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위기를 겪으면서 자기 뿐만 아니라 타인도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 등의 주제는 꽤나 멋지다.

 

호통만 치는 할아버지, 맨날 웃기만 하고 사고치는 이모 등의 본질을 파악하는 모습 또한 멋지다. 아무리 내가 '~라네'라는 말투를 어떻게 쓰냐..라고 하지만, 확실히 사과할때는 사과하는, 나이가 많건 더 높은 지위이건간에 확실히 머리를 숙이는 것은 배울만 하다 (가끔 보면, 노약자석에 앉은 몸아프거나 임신초기 여인네들이 나이많은 어리신들에게 당하는 일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발생되는 논쟁...을 보면, 글쎄 나이가 많다고가 전부가 아니라 어리더라도 좀 더 배려를 받아야 하는 이들도 있음을 더 알았으면.)

 

미스테리 드라마를 무척 좋아하는 일본인인지라, 미타의 과거에 대한 미스테리가 숨어있으며...(아무리 스포일 다 푸는 나지만 이건 말하지않겠음)..그녀에게 웃음을 강요하는 부분은 좀 싫었지만, 결국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다 가질 수는 없으며, 막상 가지게 된다하더라도 장점과 단점은 존재하는 것이라 좋은 것만 선별해서 가질수는 없는 것. 가끔은 상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굳이 잊지않으려해도 된다는 것.

 

미타 (三田)가 산타였건 아니건, 다소 유치한 기분이 들어도, 이건 픽션인지 알아도.....미타가 행복했으면...한다. 그만큼 노력하고 착하게 마음을 썼으니까.

 

엔딩 음악도 참 좋았다 (어제 페이퍼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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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 one moment of my life 2012-02-1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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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독한 감기에다 휴가여행까지 갔다와서 블로그가 비었더니 오해될까...^^

북켄드도 못하는 변덕에 어쩌다 2기도 되었지만, 부지런하지못해 부담스러웠던거 끝나자마자 홀가분해 책도 안읽은거고, 사람이니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신청도 안했던거니 그런 기분 느낄 필요도 없는거고.

back to basic.

 

2

간사이지방 두번째 여행. 우리나라보다 온도는 높았지만 습도가 높아 추울때는 매우 춥고 다들 95%이상 패딩을...또 날씨가 괜찮아지면 여인네들 하의실종패션.

 

생각보다 젊은 오사카 시장이 나와 오사카 재건을 외치는 것을 보니. 또 돌아다니다보니 전에 왔을떄보다 좀 경기가 안좋은듯.

인구노령화에 따른, 세금기반의 연금제도 때문에 논란, 그리고 여전히 동안과 안티에이징.

기무타쿠상이 선전하는 5억엔 복권 완전 난리.

 

3

루이비통 하나만 건지고 나머지는 다 잃은 호텔신라면세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롯데보다 적은 인천공항물품대기소에서 고생만... 루이비통 하나만 두고는 삼성가 딸이 승리한 것 같지만, 결론적으로는 롯데가 딸이 더 똑똑한 듯. damage 수습에서 잃은 것 이상을 건져낸듯.  

 

4

오사카, 도쿄는 올 봄 유행색이 다홍빛 오렌지 ^0^

 

5

마츠시마 나나코의 [가정부 미타]가 지난분기 최고 히트작이던듯. 블루레이 Dvd출시 예고에 간추린 줄거리를 방송도 하고.. 하이라이트 영상만 봐도 감동작. 가족붕괴, 타인에게 책인전가 등등의 이야기를 전달. 표정없는 얼굴로, '48재란 살아있는 사람들 편하라고 만든거', '이지메란 인간이 약한 동물이라서 약한 사람 괴롭히고 강한사람은 무서워하는 거'라든가 시니컬하게 본질을 파악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웃는 모습을 보이는데...나도 울컥.

(마츠시마 나나코 언니 짱 멋있음.)

Ost. 斉藤和義 (사이토 가즈요시)- やさしくなりたい(상냥해지고 싶어)

 

6

일본의 기차여행은 언제나 참 좋음. 기차시간표와 지도를 보고있으면 마츠모토 세이초가 생각남 (일본 추리소설가중에서 마츠모토 세이초님 제일 존경함. 이제까지 본 추리소설가 중에서  일본에만 국한되지않은 세계관이 가장 존경스러움. 마츠모토 세이초의 장녀라 불리우는 미야베 비유키가 일본인의 자존심을 위해 일부전범을 미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것과 달리. 또한 추리소설가로서도 탁월.) 

 

역시나 서점에선 히가시노 게이고가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음. 지하철에서 [악의]읽고있는 여인네 발견. [얼어붙은 송곳니]가 영화[하울링] 포스터를 다시 커버로 쓴 것처럼, 아베 히로시 영화화 커버. 가가형사 시리즈 #9. 작가 이혼후에 일중독이 된건가 아님 일중독때문에 이혼한건가.

 

 

가가형사 시리즈

1 졸업

2 잠자는 숲

3 악의

4 둘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5 내가 그를 죽였다

6 거짓말, 딱 한개만 더

7 붉은 손가락

8 신참자

9 기린의 눈물

 

 

 

7

여행책자에 소개된 음식점 보다는 그냥 지나치다 먹는 곳이 훨씬 더 만족도가 높았음. 우리나라 명동과 이대앞만큼이나 부침이 심한 도톤보리 신사이바시에서 버텨낸 것만으로 검증됨.

 

8

발렌타인데이하면 일본. 초코렛을 주고 받아주고 둘 다 기뻐 정말 보기에 반짝반짝 빛나는 연인 (음, 정말 사랑에 빠져 행복하면 빛나는 것 같음), 차 안에서 주고 의외로 받아 기뻐하며 카드를 읽는 연인 (정말 둘 다 설레이는 것이 느껴짐), 안만들고 고디바 초코렛에서 사갖고 가는 여인네, 받을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남자 둘이서 별로 기분안좋아하며 술집을 찾는 등 정말 ^0^

 

10

카라, 소녀시대 (Gee의 안무에서 알파벳 G를 찾아내는 프로그램 패널아저씨), 2PM (택연의 일본어!)도 인기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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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ntly | Hear 2012-02-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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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 Heat of the Moment

 

 

Journey - Open Arms

 

두 곡 연달아 들으면, 가사상 이야기가 연결되는 듯.  

 

"너 잠깐 성질내는거지, 그건 찰라의 감정일뿐. 정말 중요한건 그게 아니잖니? 자자 이제 나의 관대하고 넓은 품에 안겨..."하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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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어든다, 스며든다. | Fiction 2012-02-09 22:10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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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골 생활 풍경

아모스 오즈 저/최정수 역
비채 | 201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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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문학상, 하인리히 하이네상, 페미나상, 율리시즈 상 등의 문학부문 상과 작가로서 책만이 아닌 자신이 살고있는 국가와 현실을 위한 소명있는 발언과 글 등으로 프랑크푸르트 평화상, 레종 도네르상 등 휘쓸고도, 노벨문학상의 유력후보로 꾸준히 거론된다는 이 아모스 오즈의 작품은 매우 낯설었다. 같이 잡고있던 교코구 나츠히코의 작품마냥, 어찌나 이분도 플롯을 생략해주시는지. 잠깐, 난 내가 소설=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 뿐이라고 한정지어서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실상, 솔직히 유태인에 대한 안좋은 경험도 있는데다 이스라엘보다는 팔레스타인쪽에 더 기울어있어, 또 얼만큼 유대인의 홀로코스트 이야기를 들어야하나...싶기도 했다만, 이분 또 한번 내 편견을 깨부셨다. 이스라엘내에서도 팔레스타인쪽의 이야기를 용감하게 할 수 있어 간혹 우익의 위협마저 받는다는 이분은, 그 어떤 해결책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매우 조용하고 심도높은 눈으로 스캔하여 펼쳐준다.

 

쓸쓸하다. 아, 이처럼 인생이 쓸쓸한것이더나...싶었다. 살인이 일어나고 난리부르스를 펼치는 추리소설은 차라리 평온한 것 같았다. 극적으로 단 칼에, 총에, 내지는 독약에 (^^) 인간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버리는 것과는 달리, 그가 보여주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 내 어찌할 바 모르게 미묘하다.

 

체호프, 셔우드 앤더슨에 이어 아모스 오즈의 단편에선 플롯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인물이 가장 중요하다. 이 작은 텔일란 마을에 사는 인물들의 7가지 이야기와 또 다른 이야기로 맞춤을 맺는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싫은소설]도 그렇던데, short story cycle에 맨마지막 좀 다른 이야기로 맞춤표를 찍는다.

 

..생긴지 이미 한세기가 된 개척자의 마을 텔일란은 들판과 과수원에 둘러싸여있었다. 동쪽을 향한 경사면에는 포도밭이 펼쳐져있었고, 진입로에는 아몬드 나무가 빽빽이 들어차있었다...미술관이나 옷가레를...레스토랑 두어곳...포도주 양조장, 열대어를 파는 상점...복제품 고가구제조...주말이면 마을이 저렴한 가겨에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건지러 온 방문객들로 가득찼다.....p.143~144

 

자식과 아내가 모두 해외로 나가버리고 그 어떤 대화상대라기 보다는 책임을 다해야하는 상태로 노모와 사는 남성, 아들이 자살을 하자 그방을 잠궈버린채 잊고있는듯 아님 기억하는듯 더욱 사교활도에 바쁜 부부, 매우 존경스러운 삶을 살고있지만 사랑하는 조카에게 있어서는 계속 종종걸음과 걱정을 하고 있는 여인,

 

...기념공원은 평화롭고 조용하고 비어있었다. 잔디밭과 부겐빌에아 덤불 너머에는 소나무 숲이 빽빽하고 어두운 윤곽을 이루고 있었다. 길리 스타이너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녀의 구두가 뚝뚝 끊기는 비명을 지르는 조그만 생물을 밟기라도 한듯 자갈길 위에서 삐걱거렸다...p.37

 

한때 영향력있는 정치가였지만, 지금은 문열어놓고 변기도 안올리고 소변보기, 연속 불평하기 등으로 눈하나 꿈쩍안하는 딸의 잔소리를 듣는 노인과 그가 밤마다 듣는 침대밑 집 어딘가에서 들리는 땅파는 소리 등은, 매우 평화롭고 안정적이어서 그 어떤 큰일이 일어나도 대략 해결매뉴얼이 존재할 것만 같은 이런 삶에도, 외면하고프지만 아픔, 상실이 내재해있음을 보여준다. 그것도, 확 강렬하게 날카롭게 임팩트있게 보여주는게 아니라 읽고있다보면 그 쓸쓸함에 젖어들면서. 그 쓸쓸함이 스며든다, 인생의....  

 

 

 

p.s: 이 작가가 어릴적 셔우드 앤더슨의 [와인즈 버그, 오하이오]를 읽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소개가 책띠지안에 있었다. 예전에 문학사 배울때 들어본 이름이기도 하여, 이참에 뭐 읽고싶은 책만 읽으랴, 일년에 한두권은 의무감으로, 아니면 좁디좁은 세계를 좀 넓혀보리 해서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를 잡았는데, 우아~~~~ 내 정말 아모스 오즈의 말 이해가 간다. 갑자기 읽다가 울컥. 정말 걸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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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싫다싫다싫다 | Fiction 2012-02-0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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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싫은 소설

교고쿠 나츠히코 저/김소연 역
손안의책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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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이분 가늠을 못하겠는 분이다. 같은 공동사무실에 있는 동료작가 미야베 미유키나 온다 리쿠, 아야츠지 유키토 등의 북디자이너이기도 한데다, 요괴소설의 일인자로서 일본기담에 있어 연구와 계간잡지 [괴]출판, 게다가 교고쿠도 시리즈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철서의 우리] - 와 에노키즈 시리즈 - 백기도연대 우, 풍 - 그리고 항설백물어 시리즈 등 다양한 형태로 일본의 괴와 기를 소개하고 있다. 

 

근데 이 작품은 언급된 다른 작품과 매우 다르다. 배경이 현대이기도 하지만, 그의 원초적 기와 괴는 SF환타지적 분위기로 괴담의 기승전결의 완성된 형태보다는 보다 열린 엔딩을 보여준다.

 

참 희안한게, 이것부터 잡고있는  또다른 책까지 세책이 모두 short story cycle이라는 형태이다. 각각의 독립된 구조가 아니라, 하나식의 공통분모가 있어 마치 실에 꿴 모양 연결이 되어있다. 1999년도부터 2009년도까지 어떤 정기적인 것없이 여러군데 실렸던, 그냥 '싫다'라는 감정으로만 연관성이 지어진, 호러도 괴담도 아닌 단편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첫번쨰 단편 '싫은 아이'에서 마치 조연으로만 등장했던 ,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후카타니'란 인물이 반복적으로 얼굴을 내미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이 사람 주변에만 가면 뭔가가 벌어지는 것만큼, 어째 사람으로 분장한 사악한 악마가 아닐까....도 생각했다만, 결국 맨마지막, 앞의 여러 단편을 확실하게 이어버리고 매듭을 짓는 마냥의 '싫은소설'에서, 그 마저도 주체성을 가진게 아니라, 스스로 넙적한 얼굴이라 칭하는 이 기이한 작가의 장치속에 사라질 뿐이다.

 

어떤 리뷰어도 언급하셨듯, 참으로 [환상특급]스럽다가도 - 특히 평행우주가 펼쳐지는 것 같은 '싫은 문'과 인간의 기억이 아닌 장소, 집의 기억을 보여주는 '싫은 집' - 참으로 까만 썬그라스의 아저씨가 각각의 이야기를 소개했던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스럽다. 그러면서도, 인간의 행복에 대해, 그리고 윤리에 대해서 은근 심오한 질문을 던져주기도 한다 (특히, '싫은 문')

 

 

 

근데, 그랬다면 어쩜 평범해질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들 속에 이야기에 버물려 읽는 이의 감각을 묘하게 자극하는, 감각적 묘사는 정말 천재적이다. 안그래도 감정이란 마치 전염성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서, 읽고있는 동안 나도 모르게 '싫다 싫다 내가 이걸 왜 잡았을까'싶은데, 다음과 같이 생각없이 읅던중에 기존의 경험과 느낌을 무의식적으로 불러일으켜 이야기와 결부시키며 더욱 찝찝하게 만들어댄다.

 

...가느다란 비로 흐릿했다. 우사은 가지고 오지않았다...분무기로 물을 뿌린 것처럼 온몸이 균일하게 젖었다...축축해졌다. 똑같이 젖는 것이라도, 예를 들면 소나기를 만나 흠뻑 젖었을때가 시원해서 그나마 나을 것이다. 차량 안은 묘하게 난방이 되고 있었다....땀인지 비인지 알 수 없는 습기로 와이셔츠가 피부에 달라붙어서 엄청나게 불쾌했다....p.11`12, '싫은 아이'

 

..팔랑팔랑 넘기다보니 갑자기 페이지가 한꺼번에 넘어갔다...비에 젖기라도 한것일까 하고 억지로 뗴어보니 - 희고 탁한 점액이 끈끈하게 - p.80, '싫은 노인'

 

...습지를 도는 오솔길. 희고 탁한 원경. 시야는 흐릿하고 불확실해서 거리감이 애매해진다....p.131, '싫은 문'

 

...영안실 냄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맡았던 그 냄새다. 향냄새와 약품 냄새다. 그리고 죽음의 냄새....p.212, '싫은 조상'

 

...음식물 쓰레기는 만 닷새동안 부엌옆에 방치되어 있었던 셈이다....구멍이라도 있었는지 바닥에는 엄청나게 더러운 부패한 액체가 고여있었다....나는 그 더러운 액체를 밟고말았다. 양말 너머로 액체를 밟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그 주룩 하는 불쾌한 느낌은 설명할 수가 없다....p.305~306, '싫은 집'

 

...잘수가 없아. 덥다. 깨어있는 사람에게는 불쾌함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온도이다....p.361, '싫은 소설'

 

 

워낙 읽는 동안엔 그 작품 속에 빠져있는터라, 감기로 떡실신되어 코가 있어도 코로 숨쉬지못하는 불쾌한 지경에 이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온통 '왜그랬을까'란 물음의 연속이었다. 근데, 이점은 하나 있었다. 원래 기분이 다운될때 억지로 북돋우기보다는 오히려 더 바닥으로 내려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지라, 이 작품은 아주 유용하게 바닥까지 끌어내려주었다.

 

...평온부사하게 매일을 보내기 위해 내가 얼마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지, 후카타니 따위가 알리가 없다...p.12

 

...어차피 남의 일이다...다른 사람은 알수가 없다...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슬퍼도 참을 수 있을때는 참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사소한 일을 참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괴롭다든가 싫다든가 하는 감각은 항상 개인적인 척도로밖에 잴 수 없다. 게다가 자신이 느끼는 기분도 항상 일정하다고는 할수 없다. 그것은 그때 그때에 따라 적당히, 임기웅변으로 결정되어 가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그런 것을 다른사람과 비교해봐야 소용없다. 설령 옳은 일이라해도, 좋은 행동이라해도, 싫은 것은 싫을테도, 강요를 당해도 할 수 없을때도 있다. 의무감이나 책임을 갖고있다해도 하고싶지않을 때는 하고싶지않는 법이다...이럴때는 아무것도 하지않는게 제일이다...p.79

 

...인간이란 이기적으로 만들어져 있으니까.요 자신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 일도 남의 탓으로 돌리곤 하지요...p.321

 

...정말로 싫은 놈은 싫은 일을 당하지않는다니까요...p.327

 

어제 얼핏보니, 사유리가 왜 그런 사진을 찍었는지 이유를 묻지말라나? ㅎㅎ 그것처럼, 작가가 왜!! 모두 비현실적인, 부조리한, 비상식적인, 분별없는 행동과 끈쩍거리고 불쾌한 기분들을 엮어 이런 작품을 썼는지 질문을 던질 필요는 없는 것같다. 그냥, 충분히 같이 싫어하다, 그때 가지고 있는 모든 싫은 감정과 함께 책장을 덮어버리고 잊어버리면 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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