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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데이지 밀러

헨리 제임스 저/최인자 역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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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Coll & Wallace의 [To marry an English lord]를 보면, 유럽 및 영국 상류사회로 진출한 미국의 처자에는 세단계가 있었다 (작가들은 정확히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로 구분하지는 않지만). Buccaneer, self-made girl, American aristocrat. 엄청난 부를 얻게된 미국인은 서부에 살경우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하기는 하지만 (그건 뉴욕으로 진출했다가 old money의 진입장벽에 막혀 사교계퇴출을 당했을때 정도. Louisa Locke의 Victorian San Fransisco mystery 시리즈 [Maids of misfortune]에선 뉴욕에 살던 여주가 남편의 죽음과 파산으로 친척이 살던 서부로 돌아온다), 대부분 뉴욕으로 진출한다. 그러다가, 모아니면 도인 뉴욕사교계에서 실패하여 유럽으로 진출을 하거나, 아예 애초부터 자녀에게 교육상 유럽에서의 교육과 여행을 시켰다. 첫번째 buccaneer 단계가 아마도 이 데이지 밀러가 아닌가 싶다. 샤프론은 맨처음부터 존재한 것은 아니었고. 유럽상류사회로 갈 거면, 애초부터 자녀에게 미국에서 음악, 미술, 외국어 개인교습을 하게 한뒤 샤프론을 붙이는 self-made girl 단계를 거쳐, 아예 유럽에 저택을 사서 유럽에서 교육을 시켰다 (그 이전만해도 유럽에 진출한 미국처자들을 위한 고급호텔이나 인상적인 계단이 있는, 부유한 동네에 셋집을 잡곤했다). 아마도 이러한 과정에서 은근 엄청난 영향을 미쳤던 것이, 바로 이 헨리 제임스의 1878년 작품 [데이지 밀러]가 아닌가 싶다.

 

...전...신사분들의 사교모임에 아주 많이 나갔어요.

....가엾은 윈터본은 유쾌하기도 당혹스럽기도...수많은 신사들의 사교모임에 나가는 아가씨들은 모두 다 이런 식일까? 아니면 이 아가씨 역시 음흉하고 뻔뻔하고 부도덕한 여자일까? p.69~71

 

바로 이 장면에서 유럽의 상류사회로 진출하고팠던 부모들은 자녀들을 유럽에서 교육시켜야겠다는 결심을 굳혔을 것이 틀림없다. 에티켓은 '도덕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풍속규범을 의미하는 바, 미국에서의 자유로움은 유럽에선 순결을 위협하는 위험한 타락으로 비춰질 수 있으며, 가능성만으로도 사교계의 명성이 위태로울 수 있었던지라, 별 의미 없이 그저 신사들이 참석하는 미국의 모임으로 들리는, '신사분들의 사교모임'은 유럽에선 몸을 파는 여자들과의 어울림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유럽 상류층 사이에서 결혼이란 물려받은 재산과 직위를 재분배하는 일종의 계약이었다. 따라서 유서깊은 가문의 이름을 영구 보존하는 것과 신부의 순결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므로.....서문해설.

 

하지만, 비극을 가져온, 데이지 밀러 양의 잘못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는지나 사회통념에 상관하지않으며 자신이 하고픈 것을 하고자 하고 했다는 것이다. 윈터본이 그녀를 평가함에 있어 천박하고 가볍다고 하는 것은, 그녀의 부와 미모가 응당 속해야하는 그룹에서의 규범에서 볼 때에 어긋났던 것뿐, 인간적으로 그녀는 속에 있는 말을 꾸며 가식적으로 말하지도, 사람들 대함에 있어 위선적이지도 않았던 선천적인 순진함을 가지고 있었다.

 

...코스텔로 부인의 말처럼 과연 그녀는 천박했다. 그러나 그 천박함 속에 자신만의 독특하고 섬세한 우아함을 지녔다는 사실이 윈터본에게는 하나의 경이였다...p.90

 

...자유분방한 열정...뻔뻔스러움과 천진난만함의 불가사의한 결합....p.126

 

....데이지 밀러라면 결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유쾌한 느낌이...이런감정이 전적으로 데이지를 치켜세우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아주 가벼운 아가씨...p.147

 

헨리 제임스는 내가 존경하는 (사랑하는 작가 카테고리엔 찰스 디킨즈가 들어가고...요즘 BBC Entertainment에서 2007년도 버전 [Oliver Twist]해주는데, 아는 얘기라도 어찌난 스릴만점 재미난지 정말 사랑하지않을 수 없다) 작가이며, 등장하는 시옹성 (출장으로 몽트뢰를 가야했을때 들렸던 이 성은 관광객들을 위해 구조만 남기고 안의 내용물은 많이 바뀌곤 하나, 시옹성은 매우 작은듯 하면서도 요새로서의 구조나 부엌과 살림살이 등 볼 수 있는 부분이 꽤나 많은, 그러면서도 창밖으로 바다같은 레만호수의 안개를 볼 수 있는 매우 멋진 곳이었다)이나 콜로세움 (그때 바이런의 [맨프레드]를 읽었다면 끝내주었을텐데...) 은 이제까지 여행한 곳중 가장 좋았던, 의미가 깊었던 장소였기에 이 작품의 매 순간이 매번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듯 하였으나, 데이지 밀러란 여성을 공감하기는 쉽지않았다. 흠, 내가 좋아하는 여주는...팜므파탈일지라도 강하고 주체적인 스타일인데, 데이지는 주체적으로 하기엔 영리하지 않았으므로. 흠, 글쎄 정말 영리했더라면, 진짜 가식적이었을지도.

 

참으로 이상하게도, 헨리 제임스와 이디스 워튼 작품 속의 여인들은 그 시대를 살아가기엔, 순수하고 고집스러우며 처세에 서툴다. 그녀를 바라보는 남성 또한 그녀의 가치를 십분 알면서도 그녀들에게 백기사로 등장하지않는다 ([여인의 초상]에서도 이사벨에 대한 랄프, [순수의 시대]에서 올랜스카 백작부인과 아처, [기쁨의 집]에선 릴리에 대한 셀든). 여성의 자아를 솔직히 드러내기엔 그 시대는 너무 암울했던가. 하지만, 요즘도 그렇지않은가. TPO에 맞지않는 옷차림은 싫지만, 헐벗은 옷차림도 싫지만, 그렇다고 해서 헐벗은 의상이 그녀들의 정숙함을 흠집내는 욕을 해도 되는 것은 아님에도, 우리는 누군가 헐벗으면 상대방의 인격마처 헐벗었다고 착각을 한다.  

 

...나는 여성의 삶이 남성의 삶만큼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추구하는 공동체는 서로 형제애를 나누는 멋진 환경을 이루어낼 것이라고 여겼다. 모든 남자가 형제같고 어떤 여자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그런 환경 말이다. 하지만 난 결국 내 착각을 깨달았다....정숙한 옷차람과 도덕적 정숙함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엘리자 린턴의 글을 인용한, 1909년 뉴욕판본의 헨리 제임스 서문 중에서.. 

 

헨리 제인스는 작품을 통해, 19세기말 20세기초 두개의 세기를 걸쳐, 그리고 또 유럽과 미국을 비교하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어떠한 궁극적인 결론을 내지않음에도 애매한 인간의 심리를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게 만들어준다. 뉴욕판본의 서문을 보면, 수많은 여성독자와 비평가가 미국여성을 모욕했다며 작가를 비판했지만, 엘리자 린턴부인에 대한 편지를 보면 데이지 밀러를 가장 깊이 이해하며 진심으로 그녀를 애정한 것이 작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항하지않은, 그저 순수함을 받아주기를 바랬던 여성으로. 아, 뭉클하네 (이 편지 때문에 작가가 더 좋아졌어).

 

Poor little Daisy Miller was, as I understand her, above all things innocent. It was not to make a scandal, or because she took pleasure in a scandal, that she 'went on' with Giovanelli. She never took the measure really of the scandal she produced, and had no means of doing so: she was too ignorant, too irreflective, too little versed in the proportions of things. She intended infinitely less with G. than she appeared in intend--and he himself was quite at sea as to how far she was going. She was a flirt, a perfectly superficial and unmalicious one, and she was very fond, as she announced at the outset, of 'gentlemen's society.' In Giovanelli she got a gentleman--who, to her uncultivated perception, was a very brilliant one--all to herself, and she enjoyed his society in the largest possible measure. When she found that this measure was thought too large by other people--especially by Winterbourne--she was wounded: she became conscious that she was accused of something of which her very comprehension was vague. This consciousness she endeavoured to throw off; she tried not to think of what people meant, and easily succeeded in doing so; but to my perception she never really tried to take her revenge upon public opinion--to outrage it and irritate it. In this sense I fear I must declare that she was not defiant, in the sense you mean. If I recollect rightly, the word 'defiant' is used in the tale--but it is not intended in that large sense; it is descriptive of the state of her poor little heart, which felt that a fuss was being made about her and didn't wish to hear anything more about it. She only wished to be left alone--being herself quite unaggressive. The keynote of her character is her innocence--that of her conduct is, of course, that she has a little sentiment about Winterbourne, that she believes to be quite unreciprocated--conscious as she was only of his protesting attitude. But, even here, I did not mean to suggest that she was playing off Giovanelli against Winterbourne--for she was too innocent even for that. She didn't try to provoke and stimulate W. by flirting overtly with G.--she never believed that Winterbourne was provokable. She would have liked him to think well of her--but had an idea from the first that he cared only for higher game, so she smothered this feeling to the best of her ability (though at the end a glimpse of it is given), and tried to help herself to do so by a good deal of lively movement with Giovanelli. The while idea of the story is the little tragedy of a light, thin, natural, unsuspecting creature being sacrificed as it were to a social rumpus that went on quite over her head and to which she stood in no measure relation."

 

 

p.s: 1) 1974년 영화. 미스캐스팅 이야기가 많은 이 작품은, 아카데미 의상상을 같은해 만들어진 로버트 레드포드의 [위대한 개츠비]에게 빼앗겼다.

 

시빌 셰퍼드, 괜찮은데. 

 

2) 이건 실라블스 포함되지않았지만, 문득...번역서가 나오기 전엔 수업들어가기 전에 읽어가지 않으면 안되어서 다 못읽을 경우 석사논문 읽거나 cliff note같은거 읽어두지않음 큰일 났는데, 번역서도 많은 요즘은 정말 수업들어가기 좋겠다.

 

3) 바이런의 극시 [맨프레드] 중에서.

 

나는 콜로세움의 벽 안에 서 있었다.

위대한 로마의 최고 유적지 한가운데

무너진 아치를 따라 자라난 나무들은

푸르스름한 한밤중에 어둠을 흔들고

별들은 폐허의 갈라진 틈새로 비쳐들고 있었다...

 

4) 데이지 밀러의 희곡버전으로는, 찰스 디킨즈의 [블리크 하우스]에 버금가는 귀부인의 과거에 대한 협박과, 연인들의 오해, 그리고 해피엔딩의 내용이 있는데, 만약 읽었다면 난 좋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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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자 공감단 공개 모집! | 예스24 글 2013-07-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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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러시아 귀족 사회를 뒤흔들었던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꿈과 욕망과 사랑이 화려하게 춤추는 현대 뉴욕의 안나 K로 다시 태어나다!

 

이리나 레인의 『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는 『안나 카레니나』의 현대 뉴욕 버전이자 거장 톨스토이에 대한 오마주 작품이다. 일곱 살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 브루클린으로 이주한 러시아계 유대인 소설가인 이리나 레인은 19세기 말 세기적인 불륜으로 러시아 귀족 사회를 뒤흔들었던 안나 카레니나를 현대 뉴욕의 상류 사회에 도발적으로 부활시킨다. “톨스토이의 안나가 현대 뉴욕에서 러시아 이민자로 살았다면?” 이 소설은 이처럼 엉뚱하고도 발랄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이리나 레인은 『안나 카레니나』의 주요 인물들(안나 카레니나―안나 K, 알렉세이 카레닌―알렉스 K, 알렉세이 브론스키―데이비드 주커먼, 콘스탄틴 레빈―레프 가브릴로프, 키티 오블론스카야―카티아 자부로프)을 꿈과 욕망과 사랑이 화려하게 춤추는 뉴욕 한복판으로 데려와, 소설의 시공간이 옮겨지는 만큼 새로운 환경, 직업, 성격, 취향 등을 덧씌운다. 이야기의 커다란 플롯은 『안나 카레니나』를 따라가지만, 안나 K를 비롯한 인물들은 다시 부여받은 역할에 따라 생동감 있게 움직이면서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 완전히 새로운 현대인으로 태어난다. 그들은 우리처럼 꿈꾸고 욕망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환멸하면서 끝내 현실과 물질에 이지러져 파멸하거나 타협한다.
특히 사랑에 대한 환상과 결혼으로 맞닥뜨리는 현실 사이에서 불안정하게 배회하는 안나 K의 섬세한 감성은 진심 어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완전한 사랑을 향한 맹목적인 돌진은 애틋한 연민을 자아낸다. 이 소설은 고전이 불멸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성공적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소설을 좋아하는 안나 K의 선택들,
자신을 낭만적인 여주인공으로 책장 사이에서 불멸하게 해줄 남자를 찾아
알렉스 K와의 결혼부터 달리는 열차를 향해 도약하기까지

 

책을 좋아하는 안나는 무수한 소설들이 격정적으로 이야기하는 특별한 사랑 이야기에 함몰되어 있다. 어릴 때는 ‘러시아(구소련)계 이민자’라는 사실이 달갑지 않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지만, 그 사실은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숙할수록 안나를 비밀스럽고 신비로우며 매혹적으로 돋보이게 해준다. 남다른 자기 삶이 소설처럼 특별한 사랑으로 이어지길 꿈꾸는 안나는 출판사의 해외 판권 업무를 담당하면서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나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 같은 남자가 나타나 자신을 낭만적인 여주인공으로 책장 사이에서 영원히 존재할 수 있게 해주길 기다린다. 그러나 실제로 살아가는 시공간은 소설 속이 아니라 현실 한가운데, 안나는 서른여섯 해를 넘기도록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지 못한다. 결국 부모님의 주선으로 뉴욕 상류 사회의 풍요롭고 안정적인 일상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업가 알렉스 K와 결혼한다.
알렉스와의 결혼을 돌이키기에 너무 늦었을 때 안나는 기차역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그와의 우연한 첫 만남을 마법 같은 순간으로 간직하고 있던 안나는 사촌 동생 카티아의 연인으로 그 남자, 데이비드를 재회한다.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하는 겸임 교수인 데이비드는 안나가 알렉스와의 결혼을 선택하면서 무엇을 포기했는지 강렬하게 일깨운다. 안나는 더 이상 꿈도 없고 낭만도 없고 돈과 속물적인 취향만 넘치는 알렉스와의 결혼 생활을 견딜 수 없어진다. 안나는 기꺼이 데이비드의 뮤즈가 되길 자처한다. 데이비드라면 자신을 소설 속에서 불멸하도록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카티아를 배신하고 서로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던 안나와 데이비드의 사랑은 불안정한 현실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프랑스 영화를 사랑하는 약사인 레프는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한 카티아와 결혼하지만 이내 실망감에 휩싸인다. 역시 결혼은 현실, 카티아는 레프가 키워온 환상 속 공주도 아니었고 프랑스 영화에도 전혀 관심이 없다. 출산을 앞둔 카티아는 레프가 데이비드처럼 자신을 불시에 떠날까 봐 일부러 안나에게 보내 그의 마음을 시험한다. 레프는 카티아에게 이해받지 못한 감성을 안나와는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영혼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한다. 단지 타이밍이 문제일 뿐이다.

 


추천의 글
■안나 카레니나가 러시아 이민자의 딸로 현대의 뉴욕에서 되살아났다. 적당히 통속적이고 적당히 몽상적인 여주인공은 사랑과 이별과 열정과 환멸의 도시를 배회하다가 또다시 달려오는 기차 바퀴 아래로 몸을 던진다. 고전은 불멸임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리나 레인은 과거와 현재, 러시아와 미국, 소설과 메타소설, 창조와 재창조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면서 삶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한 놀라운 소설을 만들어냈다. 재미와 깊이를 겸비한 수작이다.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석영중(『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저자․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리나 레인의 강력한 힘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한다. ―《뉴욕 타임스》
■안나 카레니나를 이토록 영리하게 현대적인 인물로 재탄생시킨 이리나 레인의 재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전을 이 시대에 맞게 손질해서 우울한 찬가를 완성했다. ―《USA 투데이》
■『안나 카레니나』에서 달리는 기차의 느낌을 고스란히 포착하는 동시에 신선하고 중독성 있는 스토리로 비극적인 매력을 전달한다. 점수를 매긴다면 압도적으로 A! ―《워싱턴 포스트》
■『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에서 우리가 익히 아는 작품과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현대적으로 바꾼 장면들을 확인하는 과정은 독서를 더 즐겁게 만들어 읽는 재미가 탁월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재기발랄하고 흥미진진하다. 겁 없이 대문호의 고전에서 첫 소설의 영감과 구성을 빌려왔지만 그 작품을 현대화하여 새롭게 조명했다. ―《오프라 매거진》
■『안나 카레니나』를 성공적으로 리메이크하기 위해서는 배짱과 재능이 필요한데, 레인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넘치게 지니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러시아 사람들이 살아가는 전혀 다른 무대 위에 안나 카레니나의 멜로드라마를 훌륭하게 대입했다. 재기 넘치는 통찰력과 매혹적이고 밀도 높은 문장으로 완성한 이리나 레인의 데뷔작은 탁월한 리메이크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톨스토이라도 이리나 레인의 손을 통해 다시 태어난 현대판 안나 카레니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라이브러리 저널》
■능수능란한 솜씨로 재치와 통찰력, 그리고 신랄한 뉴욕의 초상을 보여준다. ―《커커스 리뷰》
■이리나 레인의 등장인물들은 이민과 동화, 전통과 혁신의 틈새에서 살아가며 독자적으로 포스트모던 문화를 만들어낼 잠재력을 갖추었다. ―《북리스트》
■이리나 레인은 간결한 문장으로 인물의 특징을 포착하고 환경을 설정하는 능력을 지닌 뛰어난 작가이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나선형을 그리며 추락하는 안나의 삶을 설득력 있게, 그러면서도 대단히 아름답게 그려냈다. ―《뉴스데이》
■아름다운 데뷔작!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보스턴 피닉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21세기 뉴욕으로의 순간 이동에 성공했고, 그곳에서도 여전히 매력을 발산한다. ―《휴스턴 크로니클》
■인종적인 배경을 초월하여 사랑과 체념의 주제를 다루는 ‘뉴욕 속의 작은 모스크바’, 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섬세한 러브 스토리.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지은이에 대하여
지은이_ 이리나 레인Irina Reyn
1974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이리나 레인은 일곱 살에 부모님을 따라 미국 브루클린으로 이주한 러시아계 유대인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북칼럼니스트이다. 그녀는 열네 살 무렵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처음 읽었고, 대학원 세미나에서 러시아어로 다시 읽으면서 깊이 파고들었다. 톨스토이의 안나를 21세기 뉴욕에서 다시 살게 한 데뷔작 『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워싱턴 포스트》 등에서 2008년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2009년 신인 작가에게 주는 골드베르그 상Goldberg Prize을 수상했다. 지금 그녀는 피츠버그 대학교 영문학과 조교수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등 다양한 매체에 북리뷰를 기고하면서 창작을 가르친다.

옮긴이_ 강수정
연세대를 졸업한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토스카나의 태양 아래서』, 『마지막 기회라니?』,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여자라는 종족』, 『나의 엄마, 타샤 튜더』, 『길버트 그레이프』, 『새비지 가든』,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우리 시대의 화가』, 『앗 뜨거워 Heat』,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 일기』, 『반짝이는 박수 소리』 등이 있다.


본문 중에서

“당신은 내 어떤 점이 좋아요, 사샤?” 바로 대답하면 이쪽이고, 그렇지 않으면 저쪽이야. 아침 햇살이 강렬한 걸 보니 무더운 하루가 될 전망이었다. “무슨 소리야, 안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야 수없이 많았고, 안나는 그저 다시 눕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요즘은 일어나야 할 의미도 느끼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 한 번만 들었으면.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면. “대답해 봐요. 구체적으로. 나의 어떤 점을 사랑하는지.” “글쎄.” 그는 삶은 달걀을 숟가락으로 뜨며 말했다. 생각을 하는 눈치였다. “별 이상한 것도 다 묻네. 당신이 아름답고, 다정하고, 또 훌륭한 엄마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잖아. 그런 걸 왜 물어?” 도자기의 무늬, 아무튼 이 자잘한 노란색 꽃무늬 도자기는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안나는 생각했다. “됐어요, 사샤. 그냥 물어본 거예요.” 그렇다면 저쪽이었다.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였다.
―13 너무나 감상적인 환희_ 150p

 

손을 잡고 영화를 보는 그의 심장은 장 클로드 브리알리처럼 날아갈 것 같았다. (…) 어땠어? 평소에는 다들 우르르 몰려 나가도 자막이 다 올라갈 때까지 앉아 있는 걸 좋아하지만, 그날은 그녀를 따라 밖으로 나오며 물었다. 카티아는 영화가 끝나고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다른 사람들처럼 자리에서 일어섰다. (…) “왜 내내 노래를 부른 거예요? 남자는 왜 여자가 아이를 낳는 걸 원하지 않죠? 좀 바보 같았어요. 나, 배고픈데 요기라도 할까요?” 세 시간 후에 양가 부모님들을 모시고 식사하기로 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모퉁이 베이글 가게로 갔다. 카티아의 곡물 베이글과 저지방 크림치즈를 주문하면서 그는 그녀를 애써 외면했다. 아무튼 베이글을 담은 갈색 봉투를 받아 들 때까지는 몸을 돌리지 않았다. 일회용 나이프와 냅킨을 담았는지 확인한다는 구실로 몇 분 더 머뭇거렸다. 그녀의 반응에 실망이 역력한 표정을 들킬까 봐 겁이 났다.
―14 나를 찾아봐_ 174~175p

 

처음에는 나니아 왕국에서 돌아와 현실에 적응하는 아이들처럼 전에는 알 필요가 없었던 현실적인 생활에 익숙해져야 했다. 몇 시간씩 입을 맞출 때도 있었건만 갑자기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하루가, 한 주일이, 한 달이 먹먹할 정도로 길었다. 사랑을 나눈 후의 그 짜릿하던 느낌은 낮은 웅웅거림으로 대체됐다. 두 사람은 남는 시간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책을 읽는 척하면서 그가 글 쓰는 걸 지켜봤지만, 그녀가 등 뒤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면 그는 노트북을 닫고서 그녀를 안고 왈츠를 췄다. 그리고 서로를 위해 돈을 썼다. 매주 극장에 가고 충동적으로 선물을 샀다. 속옷과 신선한 꽃들. 그러던 어느 날, 데이비드는 세포라에서 향수를 들어 바닥에 붙은 가격표를 확인했다. “나는 당신 남편처럼 해줄 수 없어.” 그 이후로 선물은 점점 뜸해지고, 식당은 점점 저렴한 곳으로 바뀌었으며, 입맞춤만 깊어졌다.
―20 뉴욕과 사랑에 빠지는 수많은 방법_ 213p

 

레프는 문을 활짝 열며 들어오라고 하지 않았다. 너무나 러시아 사람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안나는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녀의 가슴에 실망이 밀려왔다. (…) 레프는 뭐라고 해야 할지 고민하며 문가에서 우물거렸다. “어쨌거나 고맙습니다. 선물이랑 카드. 감사해요. 어쩌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고마워요. 다만 타이밍이 맞지 않은 거죠. 아시겠죠?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타이밍이 좋지 않아요.” 그들은 그렇게 선 채 서로를 바라봤다. 둘 사이에 스프링을 팽팽하게 잡아 늘인 듯했다. 살짝 벌린 그의 입은 무성하게 자란 수염에 반쯤 가려 보이지 않았고 시선을 그녀에게서 떼지 않았다. 이상한 노릇인 건, 다 안다는 듯한 그의 표정은 거의 사랑으로 오해해도 무리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 “타이밍이라뇨?” 그녀는 되돌아올 것처럼 몸을 움직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미안해요, 안나 보리소프나.” 흡사 자기방어처럼 힘없이 손을 흔들며 레프는 문을 닫았다. 자물쇠를 채우고 바리케이드를 쳤다. 그녀는 복도 한가운데 서 있었고 익숙한, 그 둔탁한 절망이 내면에서 솟구쳤다.
―35 떠도는 신기루_ 356~3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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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것인가 | Mystery + (정리중) 2013-07-2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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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저/민경욱 역
미디어2.0(media2.0) | 201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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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근무한 전력의 작가로 [은행원 니시키씨의 행방]을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아, 가끔 지난 내 리뷰를 보면 왜이리 마땅찮은 걸까), 2006년에 이런 사회문제작을 내놓았다. 아, 정말 가슴답답하고 열받아 정신없이 읽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 운송회사를 물려받은 2대 사장 아카마쓰는 어느날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운송을 하던 트럭의 타이어바퀴가 떨어져 날아가 아이와 함께 지나가던 한 가정주부를 덮쳐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차량조사는 바로 그 차량을 제조한 토쿄모터에 맡겨지고 정비불량으로 결론이 난다. 하지만, 그와 정비를 맡은 직원들 다 모두 순응할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이와 비슷한 사고가 또 있음을 알게되고, 정비불량이 아닌 차량결함이라고 추론하게 된다. 하지만, 경찰은 그를 상대해주지않고 언제 결정적인 증거로 체포될지 모르는 마당에, 조사된 부품을 한사코 내놓지않으며 무시하며 상대해주지않는 도쿄모터, 거래하는 은행이 이 그룹의 계열사인데다 지점장 개인의 판단으로 그에게 대출상환을 압박하고, 학교에선 아이들이 아카마쓰의 아들을 이지메시키기 시작한다. 피해자 가족 또한 그가 책임을 회피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2006년 발표된 이 작품은 2002년 일본자동차업계 4위인 미쓰비시 자동차의 리콜 은폐를 (흠, 작가 미쓰비시 은행에서 근무했었네) 모델로 삼았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1970년대부터 10차종 60만대에 결함정보를 교통부에 보고하지않다가 2002년 2건의 사망사고와 은폐, 그러다 내부자고발로 관계자 구속, 사임 등으로 진실이 밝혀졌다. 이 작품은 작가의 다른 작품이 드라마화 되듯 고려되었으나, 자동차 및 관련 그룹내 기업들이 광고스폰서를 꺼릴까봐 유료채널에서 2009년 드라마화되었다. 근데,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냥 드라마라고 봤나봐? 2010년 토요타리콜사태. 회사는 2007년부터 차량결함을 알고있었다고 알려졌고 결국 미국에서 430만대, 즉 도요타의 연간판매량의 60% 정도가 (나중에 더 늘어났다) 대량리콜 결정되었다.  하지만, 금전적인 손실 이상으로 자동차의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독극물사태에 대한 존슨앤존슨이나 교육때문에 매장을 닫은 스타벅스 측은 금전적 손실을 볼지라도 그 후에 엄청나게 이미지상승과 고객충성도를 확보했는데....

 

이야기는 크게, 아카마쓰 사장측의 고군분투와 도쿄모터내 사와다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그외 관련은행이나 학교 등 수많은 관련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이 보여진다. 솔직히 이 책은 모두에게 읽기를 권유하고 싶다. 과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과연 자신의 직업, 그 자리에서 주어진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되집어볼 수 있을 기회가 될 것 같다.

 

대출금압박을 서두르는 은행지점장은 자신의 일이 옳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는 기업이 어느날 사장이 체포되어 도산하게 된다면 대출금회수가 어려워 손실을 입게될 수 있기에. 하지만, 요금을 받지못했다고 수도와 전기요금을 끊었다간 어떤 일이 발생되는지를 보면, 꼭 시스템이 정확하게 기브 앤 테이크로 돌아가지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에 도산기업들의 재무리포트를 번역한적 있는데 (이들은 조각나서 외국기업에게 팔렸다) 대부분 실적도 좋고 비젼도 있지만 단기간의 현금흐름이 나빠져서 도산한 케이스가 많아 정말 안타까웠다. 은행에겐 그 거래처는 이익과 관련되어 있기도 하지만, 또한 고객이기도 하다. 이는 도쿄모터에게도 해당된다. 

 

내부자고발 그룹의 사와다는 기업내 정치적 목적으로 움직이지만, 자신의 적성과 정의감을 교환하는 거래를 요구받는다. 글쎄, 누구도 그런상황에 선 그를 쉽게 비난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다만 나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나의 출세가 타인을 밟고 올라서는 거라면.

 

그리고, 부모의 과실을 아이에게 대물리는 행위는 사건에 관련된 피해자 이상으로 또다른 피해자를 만드는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고싶어하는, 요즘 무슨 이슈가 터졌다 하면 한쪽으로 몰려가 마구 악플을 달아놓는 행위가 과연 자신에게는 안돌아올 것인지.

 

그외 재벌에 관한 것까지. 말하려고 들면 정말 많겠지만....

 

한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짐을 버리고서라도 피난민을 실었던 배처럼, 이윤을 추구한다는 기업도, 학교, 가정도 모두가 한 사회 내에선 운명공동체이다.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을 잘라내버리려는 것이 쉬울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또 누가 더 상처받지않는지까지 신경써야한다. 내가 봐도 거의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서 아카마쓰는 죽어라 버틴다. 그 힘들때 옆에 있어준 사람이 있으므로, 여러 인물중 과연 누가 내편인지 알 수 있다는 조언을 새기며. 나도 누군가 힘들었을때 몰랐던거 아닐까, 새삼 미안하다.

 

여하간, 이건 정확히 추리소설도, 사회파 추리물도 아니지만, 사회파 추리물의 최대약점인 시의성이, 그럼에도 최대약점으로 남아야함에도 (이슈가 된다는 건 사회문제이고, 이미 과거문제가 된다는건 그문제가 다시 발생하지않는다는 것이므로) 여전히 몇년지나 읽어도 현재상황이라는 건... 

 

더운데 이거 읽느라 두통까지 왔는데, 그래도 다행이다.

 

p.s: 공중파 아닌 유로채널에서 단 5부작이었음에도, 정말 일본의 대표적인 배우들은 다 출연했다, 작은 역할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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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내면을 가지고 노는, 장르문학의 화학자 온다 여사 | Mystery + (정리중) 2013-07-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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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Q&A

온다 리쿠 저/권영주 역
비채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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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여사는 참...어느 작가와도 차별되게 매우 독특하다. 화학실에서 물질조합하듯 추리, 호러, 환타지를 아무렇지않게 해버리질 않나, 가끔 느껴도 외면하고픈 인간 내면의 저 어두운 곳을 엄청난 낚시질로 꼭 꿰어 낚아올려버리기도 한다. 그녀의 작품은 '와, 무지하게 재밌다'거나 '아이쿠, 이거 한방먹었네'라고 단번에 인상을 주지않는다. 읽고있으면 저기 앞 몇페이지 쯤의 내용이 마치 구석에 숨어둔 냉기가 움직여 덥치듯 등골미 서늘해지게 만들며. 책을 덮고난 뒤에도 계속 끈끈하고 차갑게 달라붙어있다. 재미있게 읽어도 다 읽고나면 잊혀지기도 하지만 (블록버스터로 그때는 엄청 재밌게 보다가 극장 나오면 잊혀지잖아), 온다 여사의 작품은 나중에 돌아봐도 그 느낌을 되살리게 된다.

 

영화 [태양의 제국 (Empire of the Sun)]의 원작을 쓴 작가 J.G.Ballard의 중편 [Running Wild]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고 한다. 찾아보니, 이 작품 또한 엄청나게 재미있을듯. 따로 울타리와 경비원까지 둔 부촌에서 어느날, 부모들은 다 살해당하고 아이들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법의학 정신과의의 일기형식으로 기술된다고. 읽다보면 범인이 누구인지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실을 저절로 깨닫게 된다는. 흠, 이 작품하고 비슷하구만. 

 

도쿄교외 아사히오카엔 큰 규모의 쇼핑센터 M이 있다. 거기서 어느날 원인을 모를 것으로 사람들이 대피하다가 압사당하는 등으로 사망자 69명 부상자 116명이라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인지 정부인지 어디에서 파견된지 알 수 없을 인물이 사건에 관여된 인물들의 앙케이트를 보고 그중 몇명을 추려 인터뷰를 하게 된다. 그외 이런 면접실을 벗어난 Q&A까지 모두 12편으로 이뤄져있다.

 

누나가족과 만나기로 했는데 그들이 M에 간 것을 앍고 또 사건특종을 얻고싶었던 기자, 그의 누나이자 맞벌이주부, 사건에서 하나도 다치지않은 아이를 데리고 피해자모임을 가장한 단체를 만들려는 여성, 현장의 cctv를 다 지켜본 변호사, 사건의 원인인 유해물질을 던지는 남자를 본거 같다는 노인 등등

 

..사실이 하나가 아니고 여러개란 걸 인식하는 수밖에 없지않을까. 사람 눈의 수만큼 사실이 존재하는거야....p.151

 

개별적인 인터뷰에선, 판단을 배제한 인터뷰어 덕분에 이들의 설명이 얼마나 그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연결되어 해석이 되는지를 볼 수가 있다.


...땀과 짐승냄새, 체면이고 뭐고...노여움과 수치..비참함..그날 있었다는 불운을 선택했을때....
...패배라고요? 그건 사고라고할지 재앙이었잖습니까.
...직접당한 우리는 이제 외부에서 바라볼 수 없어...p.81~82

 

...죽음의 냄새...증오하고 있었어..머리에 주입하고..필요한 지혜를 주지않은걸 그들은 원망하고 있어...왜 자기 시간을 희생해서...다들 짜증이 나서 미워할 대상을 찾고있었어...패배감이란 증오로 전환되기 쉽거든...p.91

 

...증오의 전파...우리 모두의 기대...일상을 잠시 잊고 열중할 수 있는 사건을 모두가 기다렸던 겁니다...p.135

 

...신이 됐든 비밀조직이 됐든...거 거대한 존재가..인류는 늘 새로운 살상수단을 모색해왔습니다. 새로운 죽는 방법을 개척해왔다고도 말할 수 있죠...p.207

 

...타인의 비극이 원래 자신의 행운을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요.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p.231

 

...납작하게 짓밟혀서 산산조각 났죠. 그렇지만 개는 알아차리지도 못했어요...도망칠 겨를이 없어요. 그렇지만 밟은 본인은 자기가 밟았다는 것도 몰라요. 아마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즐겁게 산책을 계속하고 있을테죠...p.293

 

... 인간은 말이지. 나쁜건 자기 탓이라고 하기 싫거든..남탓으로 돌리고 싶어해...p.303


집단히스테리, 집단패닉, 집단환상, 음모론을 거쳐 도시괴담 등의 해석을 거쳐  하나씩 따로 읽으면 따로 그림이 그려지지만, 하나씩 이 퍼즐을 맞춰 큰 그림, 즉 한편의 추리소설이 완성되나 싶은 순간 어리둥절하게 환타지 한조각을 넣으며, 전체까지는 아니라도 작은 부분을 흔들어버릴 사실을 충격적으로 알려준다.  큰 그림이 중요하듯 그 개별적인 작은 조각들 또한 꽤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려주듯. 퍼즐을 맞추고 돗보기로 하나씩 작은 퍼즐을 들여다봤을때 멀리서는 비슷한 색조였기에 큰 그림에 별 영향을 안미치듯 보이지만, 다른 퍼즐이 들어가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큰 그림은 그런대로 아름다웠지만, 하나의 개별 퍼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닥 아름답지도 않고 어쩜 다시 보기 싫은 조각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무언가를 매우 싫어하는 것은 그게 나에게 그런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그 혐오감이 친숙하다는 것을 알 때 책장을 덮고 머리에 한방을 그제사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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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귀족과 결혼하는 법 | Nonfiction 2013-07-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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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양서]To Marry an English Lord: Tales of Wealth and Marriage, Sex and Snobbery

MacColl, Gail/ Wallace, Carol McD.
Workman Pub Co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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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근질거리도록 재미있다. 리뷰제목은 좀 직설적으로 달았지만, 풍속사로 분류될 수 있다 (흠, 그 수많은 역사추리물, 시대로맨스물들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엄청난 자료가 될 듯 싶다. 난 가끔이지 이름의 유래를 모르고, 라틴식을 앵글로색슨 가문에 붙이거나, 가문의 문장, 여인의 티아라 장식품 등 그저 멋지기만 한 이름을 생뚱맞게 붙이는 작품들이 좀 그랬거든. 증말 어찌나 세세하게 급에 따라 달라지는지). 엄청 좋아하는 빅토리안시대 (정확히는 에드워디안 시대도 포함되지만, 난 그냥 빅토리안으로 짧게 ^^ 쓴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의 뉴욕과 런던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생생하게 보여진다.

 

상류사회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동시대에 런던 화이트채플에선 더러운 오염에 잭 더 리퍼의 살인이, 그리고 미국에선 아일랜드 이민자 몰리가 (Rhys Bowen의 시리즈, [Murply's Law] 등) 배고픔에 공장과 하녀일을 다니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도끼들고 설쳤던 Draft riot ([갱 오브 뉴욕])가 일어났다는 것이 잘 매치가 안되지만서두.  

 

일러스트레이션이 있는 백과사전과 비슷한데, 텍스트 뿐만 아니라, 세미 (semi) 세로 2단 편집으로 구성되어 인용문,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그리고 적절한 빅토리안 에티켓과 사회상 (그 당시엔 방문만 해도 매우 복잡했다. 그러고보면, [오만과 편견]에서 레이디 캐서린의 베넷가 방문은 정말 무시무시하도록 무례한 것이었군) 등으로 인해 더 흥미진진하다. 그동안 읽었던 모든 빅토리아시대 배경 추리물들 (19세기말 20세기초 (빅토리안) 뉴욕 (+캐나다)와 세계대전후 영국 배경의 추리물)의 세부적인 배경이나 살인동기, 인물들 배경이나 자료 (Gilded Age (도금시대)/Victorian America와 옆에 북마크 빅토리안 싸이트) 의 내용들이 통합되어 살이 붙어가니 더 흥미진진하다. 

 

이디스 워튼의 [기쁨의 집]이나 [순수의 시대] 속을 헨리 제임스의 [The Portrait of a Lady]와 [Washington Square]를 살아가는 느낌이다 (이디스는 두 작품의 여주인공처럼 Old Money의 유서깊은 가문 출신이었는데, 사교계로 진출하려던 New Money의 대표가문 Stevens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려다 반대를 받고 파혼을 한다. 그건 그녀집안쪽 사람이 바로 그 남자쪽 집안을 사교계에서 공공연히 몰아내려고 했었던 시도 때문. 그리고 헨리 제임스의 책제목 [Washington Square]의 제목 또한 시대상을 알고보니 끝내주는군, 이 책 안의 일러스트레이션 제목이기도 한데).  

 

 

 

1860년 빅토리아여왕과 알버트공의 장남 Albert Edeard, Prince of Wales (훗날 Edeard 7세가 되고, 조지 5세를 거쳐, 아마도 그의 피가 심프슨부인과 결혼한 에드워드 8세였다 윈저공이 된 이에게 물려졌나보다) 가 뉴욕을 방문한다. 유럽에서 일어난 군주제에 대한 반란을 보고 이를 두려워한, 알버트공은 매우 엄격하게 영국의 귀족들과 분리하여 공부만 열심히 시켰지만, 엄마인 빅토리아여왕이 조금 야단쳤다고 화내고 학교로 돌아간 것을 알버트공이 달래려갔다 병이 악화되어 사망한지 뭐 크게 지나지도 않았건만 (이렇게 자극적으로 쓰여지지않았다, 이 책에는;;) 매우 활발한 플레이보이가 되었다. 게다가, 엄격한 아버지의 교육이 낳은 의도치않은 결과로, 의외로 영국귀족 특유의 의식이 없는 인물이 되었다. 그리하여, 신대륙의 미인에게 관심이 많은 이 왕자를 보기 위해 뉴욕의 사교계는 발칵 뒤집혀졌고, 무도회를 좋아하는 그를 위해 무도회가 마련된 Academy of Music 건물의 마룻바닥은 엄정하게 골라 초대받은 인물들로 붐비어 가라앉기시작했다. 다행히 목수들이 밑으로 내려가 바삐 공사해서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남북전쟁이 일어나긴 했지만, 네덜란드 이민계, Old Money가 주류이며 거부의 아내인 Mrs.Astor가 사교계를 통제하며 서부에서 돈을 벌어온 New Money의 진입을 막고 있었고 (step on the hands of climbers on the ladder란 표현이 정말 맞다),  덴마크의 미인공주랑 결혼했음에도 스캔달은 사라지지않던 이 발랄한 왕자의 런던은, 이러한 new money의 방문을 뉴욕사교계만큼 꺼리거나 힘들게 하지는 않았던 것이었다. 그리하여, 영국왕자의 뉴욕방문후 50여년간 100여명의 미국 거부 (그때면 엄청난 돈이었지만, '백만달러는 그닥 큰 돈이 아닌' 그런 스케일의 부자. 거의 한블록의 저택을 지어서 집안에 오페라 공연을 열만한 극장이 있거나 몇백은 들어가는 무도회장이 있는 저택을 가지고 있는)의 딸들이 영국의 귀족남편을 얻기위해 런던의 사교계로 진출한다. 뉴욕과 런던 뿐만 아니라, 파리와 이태리, 러시아에서의 타이틀 승계관습과 정치사회적 배경까지 타이밍 적절한 가운데...

 

헨리 제임스의 소설 또한 마구 떠오른다.   

 

....withour needing recourse to McAllister's lists and Patriarchs' ball. They already had an ancient and noble system for keeping people sorted out...they had the British peerage...

(뉴욕에선 new money가 사교계에 진출하려면, 맥알리스터가 만든 리스트안에 들어야하며 Mrs.Astor의 초대를 받아야하며, 그래서 Patriach의 초대 리스트 안에 들어야 한다. 만약 여기서 누락된다면, cuttor가 공공연 장소에서 잘라버리는 일종의 의식을 통해 사교계의 cuttee가 되어 집안에 처박혀있거나 뉴욕을 떠나야만 한다. 참, 못됐어. 여하간 이런 객관적인듯보이나 주관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뉴욕과 달리 이미 런던에는 귀족이란 기준이 존재하고 있었다.  )

 

...The English aristocracy are, as Henry James pointed out, the most romantic people in the world, entirely capable of marrying their cooks and their coachmen....

(저기 근데 누가? 생각해보면, 어설플수록 더 엄격한듯. 무척이나 좋아해서 일본에서 CD까지 공수한 작품이지만, 빅토리안 젠트리와 하녀간의 로맨스물 [엠마]는 정말 불가능함에 가깝다는 생각이...여기에서 영국귀족과 결혼한, 미국의 처자들은 거의 엄청난 경국지색이거나 뉴욕 5번가에서 거의 랜드마크급 저택을 소유한 집안이거나..) 

 

이렇게 한미모와 엄청난 재산을 가진 미국인처자들의 fair invasion to U.K. (그 조합의 결과가 바로 윈스턴 처칠, 말보로 공작으로 나타났다. 귀족가문의 반대를 누그러뜨린 에드워드 7세 덕분에 그는, 윈스턴 처칠과 그런 인물들에게 "자네는 내 덕분에 태어난거야"라고 했다는...그리고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할머지 또한 American heiress) 와 한편, 뉴욕을 꽉 잡고있는 Old Money의 Mrs. Astor를 무찌를, New Money의 Vanderbilt가 여장부가 나타났는데...(흠, 이건 무슨 드라마같아) 흠, 그러고보면, [Gossip Girl]에서 하는 짓들하고 그닥 다를바가 없네 (여주인 블레어 월도프는 월도프호텔과 연관된 Mrs.Astor를 연상시키고, 세레나 반 더 우드슨은 반더빌트를 연상시킨다)

 

.... only through constant social effort....So American society stuck together....In America, rank was only relative: it had to be measured against someone else's...

 

...by the turn of the century, trusting Americans were finally realizing that noble blood was no guarantee of noble character....

 

시대상을 읽고있자니, 이건 꼭 한국에서의 전통적인 부자와 땅으로 졸부가 된 이들의 후세교육열과 매우 비슷한, 70~90년대의 패턴, 아니 현재 진행형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돈을 과시하지않고 오히려 덜 드러내려하면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제로서의 자선활동 등에 매우 열성적이지만 계급에 있어 배타적인 old money와 자신이 사는 동네를 버리고 부촌으로 들어와 부를 과시하다가 자손심에 상처를 받고 딸의 결혼을 통해 인맥을 얻고, 아들의 교육을 통해 사업인맥을 얻어 새로운 명문가를 만들어 또 인맥구축와 새로운 대륙의 진출 등... 중간에 리스트가 나오는데, 미국의 new money는 대체로 부동산과 주식으로 부를 구축했고, 영국으로 진출하는 부모들의 2세대는 아내와 딸을 유럽으로 보내놓고 돈을 부쳐주고 미국내에서 사업에 열중하는 등 꼭 요즘의 기러기 아빠와 같다. 아, 고리오영감도 생각나네.

 

농업기반의 영국귀족이 산업화와 전쟁, 작물병균해로 몰락해가고, 미국에선 전국적인 기반시설과 자원개발, 주식시장의 활황 (그것도 1929년 대공황전이겠지만)으로 부는 얻었지만 명예를 얻기위해, 기존 old money의 엄청난 진입장벽을 영국으로 가는 anglomania의 시작. [오만과 편견]의 첫문장처럼 '재산께나 있는 독신남성이(나 처자나) 배우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진리'이지만, 약혼소식이 신문에 실리고, 멋진 인테리어의 교회에서, 유명목사의 주례로, 그당시 최초의 오뜨 꾸트르인 Worth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로엔그린에 맞춰 결혼을 하는 것과 함께 뒤로는 귀족작위에 따라 일종의 흥정을 하는 것을 보니 사실이 입맛이 쓰다.

 

 

(Charles Frederick Worth, father of Haute Coutre, 그당시 잘나간다는 처자들은 다 그의 드레스를 입었다. 책읽다가 '파리에서 공수된 원피스'하면 그의 것. 드레스 값도 엄청나지만, 진주나 장신구 등을 달고 천이 구겨지지않게 포장되서 미국으로 배달되는 가격은 드레스의 절반가격. Old money는 패션에 민감하다는 것을 보이지않기 위해 한철 묵히고, New money는 일년에 두번 파리를 방문한다)

 

유명한 사례는 자세하게, 또 작위를 기준으로 했는지 이러한 사례를 리스트로 쫙 업할만큼 매우 열심히 조사를 했고, 이를 다 올렸다 (과연 여기에 언급된 것들 이들의 후손이 어떻게 생각할런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시큰둥한 여주에게 미란다는 벨트의 구분이 중요하듯 패션산업이 어떻게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했는지를 설명한다. 상위 1%의 부를 가진 이들이 귀족뿐만 아니라 (뭐, 이들은 House of Lords에도 진출하니까) 사회정치계와의 결합하는 방법이 그때와 지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본다.

 

 

 

 

 

 

p.s: 1) 시릴 헤어의 [영국식 살인]의 해설에서 귀족의 이름과 칭호를 부를때를 잠깐 언급하고 있지만, 여기서 일러스트레이션 설명으로 보여진 내용은 좀 더 복잡하다. 아마도 황태손이랑 결혼한 황태손비는 남편이 군복무라도 심심할 겨를이 없겠어. 공부하느라. 만약 귀족과 결혼한 이름이 Bessie Wallace Simpson이라면 Mrs.Simpson이지만, 남편은 Mr.William으로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른다. 그리고 lady의 경우 귀족집안인 경우 이름을 붙이지만, 결혼해서 lady가 된경우는 성을 붙인다.

 

2) gentleman은 미국에서는 보다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개념이지만, 영국에선 그냥 gentry 계급일뿐. 따라서, 이러한 류의 문화차이로 인해 섬세한 남녀관계가 충격을 받기도 했다는데. (예를 들면, gentlemen's party에 가자고 하면 영국처자는 그게 창녀랑 노는 난봉꾼 놀음임을 알지만, 미국처자는 그저 강가나 그런데 놀러가는줄 착각한다는거) 그래서 이 책은 거의 성공기만 다뤘지만, 실패적인 사례도 은근 많았다는거.

 

3) 읽다가 문득, 영국 귀족 사회가 미국 상속녀에게 흥미를 느끼는 요인들을 쭉 보니 어째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에게 매료된 것과 비슷하다. innocence and audacity.

 

4) 아아, 아마존에선 관련추천도서가 줄줄이 나오는데 미치겠다. 이것두 읽고싶다...활태손 결혼전에 야심을 드러냈다 비웃음을 산 패리스 힐튼은 어쩜 좀 더 일찍 태어나지 않음을 억울해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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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 Mystery + (정리중) 2013-07-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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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애꾸눈 소녀

마야 유타카 저/김은모 역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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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고등학교시절 어떤 상을 받게되었다. 시상을 하러 갔는데, 한 선생님이 (흑흑, 선생님들은 모르겠지만, 배려없는 한마디가 정말 심장을 후벼팔 수 있답니다) 이전 수상자에 비해 이번엔 좀 뒤떨어졌다며 (아마 그 수상자가 자기반이었을껄) 뭐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기쁜 마음으로 갔다가 그런 소리를 들었기에 속으로 매우 불쾌하며 가슴이 아팠다 (난이도를 생각하라고!). 근데, 그 가슴 아픈말을 이 작품에 해야할것 같다 (아, 그러게 말야, 홈즈씨. 세상은 다 상대적인거로군요). 비록 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 본격미스터리대상에 본격미스터리 베스트10의 1위를 차지하였어도...부족하다, 과거의 뛰어난 본격추리물에 비해서. 솔직히 작가의 작품을 발표순대로 (번역작이 세권밖에 안됨에도) 읽으면서 까우뚱하면서도 이번작품에 다시 부활했다니 하며 꽤 기대를 했는데 말이다. 그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감도 클 수 있지만, 이러저러함을 다 감안하고서도. 

 

다만 시종일관 '탐정역'의 전통적 역할을 뒤집어 보고싶은, 일관적인 새로운 시도 만큼 인정한다. 거기서 그의 별명, '파천황의 이단아'가 나왔다. 

 

본격 자체가 논리와 트릭에 집중하며, 살인동기 또한 대체적으로 일반인이 가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도 하지만 (게다가 사이코패스들이 등장하잖아. 걔네들의 머리 속을 어떻게..), 이 작가의 작품속은 비현실적이란 느낌이 매우 강하다. 인물들의 대사를 따라가면, 가끔 공감이 안되고 까우뚱하기도 하다. 스티븐 킹은 인물들을 던져놓고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저 따라간다고 하는데, 이 작가의 인물들은 생명력이 없이 움직이는듯 하여, 인물에 공감잘하기로 스스로 인정하여 매번 웃고 울고 분노하는 나로서도 그저 페이지 넘기며 바라볼 뿐이다.

 

탐정은 둘이 나오는데, 역시나 후자의 탐정이 더 나은듯 모든 가능성을 생각한다면서 단정적으로 배제하는 것만큼은 전자보다 후자가 더 극복을 잘하였다. 그리고 비록 독자와 공정한 싸움을 하자고 엘러리 퀸처럼 대놓고는 하지않았지만, 범인의 동기는 맨마지막에 숨겨져있어 가늠조차 못했으며 (가끔 분노하는 눈길이라도 보였으면 시즈마가 의문이라도 품었을거 아냐), 범인의 비장의 기술 (00술, 1985년도 자백의 현장에서 쓴거 그리고 또 그 가장의 무기 또한 바닥에 뚱 떨어뜨려 소리라도 달랐으면... ) 또한 무심하게 기술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것을. 이건 완전 카타르시스만을 위한 인위적인 장치처럼, 해답만을 위해 맨 나중에 기존에 언급도, 암시도 안된 것들을 부랴부랴 쓴 느낌이 들어 그닥 논리적이란 느낌도 들지않잖아.

 

 

(헤이안 시대 하급관리가 입던 의복의 종류로 스이칸)

 

 

이야기는 1985년도 겨울과 18년뒤로 나눠져 전개된다.

 

온천물에서 태어난 여인과 결혼하여 얻은 딸이 홍수를 일으키는 용의 목을 자르고, 일반인과 결혼하여 스가루가 된다. 스가루가 벌과 연관된 단어이듯, 이 스가루의 집안, 고토사키가는 그녀가 여왕벌처럼 모계로 이어진 가문으로, 이 지방을 정신적으로 다스렸다.

20대초반의 다네다 시즈마는 부모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첫눈이 오는날 자살하기로 결심하고, 이 외진, 그래서 여행책자에도 소개가 안된 고토노유온천에 오게된다. 매일 첫눈을 기다리며 목잘린 용이 변했다는 바위 위에서 매일매일 보내다 10대 후반의 데뷔직전 소녀탐정 미사사기 미카게를 만난다. 그녀는 경시청 수사과 형사 출신의 아버지 야마시나 교이치를 보호자로 이 온천을 방문하였고, 여기서 차기 스가루가 된 소녀 하루나의 살인사건 수사를 맡게된다.

 

그녀의 어머니는 뛰어난 탐정으로, 그녀 또한 어머니와 같이 왼쪽 눈이 의안이다. 자신말로는 오른쪽눈으로 보기에 좌뇌의 이성으로만 관찰이 가능하다며 (궤변인거지, 한눈으로 봐도 양뇌가 다 처리하는데) 꽤나 자신만만한 소녀탐정으로 외지인으로 또 하나의 증거로 인해 유력한 살인용의자가 된 시즈마의 혐의를 경탄스러운 추리로 풀어내고 수습조수로 삼아 저택안으로 들어간다. 연이어 발생하는, 차기 스가루들의 살인. 그리고 그녀는 처참한 상처를 받음에도 범인을 집어낸다. 그리고, 18년후 다시 동일한 방법의 (흠, 동일한 무기와 방법이라며 동일범이라고 하는데, 무기도 발견되지않았거니와 동일한 종류면 가능할 수도 있고, 동일 수법에도 기타 확신할 점을 제시하지않고서 바로 모방범을 배제하는 것은 뭐? 무슨 이병헌처럼 '단언'을 남발하는거지?) 살인사건이 발생되고, 시즈마는 또다른 탐정을 만나게 된다. 

 

사건은 연속 동일하게 발생되고, 탐정은 열심히 추리를 하여 내놓고 수정하곤 하지만, 긴장감이나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은 그닥이며 (유일하게 탐정에게 적대적인 인물이 압력을 행사하지만 너무 안전한 수준의 협박), 계속되는 절단의 전개에 나오는 해결은 그닥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않는다. 맨마지막 엔딩이야 결국, 전반부에서 인간의 심리에서 다소 꺄우뚱 했던 부분을 이해시켜주기는 하지만, 동기도 방법도 맨마지막에서야 주어지는 것인지라 '아~ 그게 그거였군'하며 다리를 칠 것도 없이 작가에게 수월하게 엔딩을 마무리하여 독자가 낄 사이가 없었다. 그저 눈앞에서 다 자기가 알아서 만들고 해결하는 전개가 되는데 뭐.

 

아, 당분간은 본격추리물은 질려서 들여다보기 싫을거 같다.  본격물에 질려 사회파로 가는 심리를 이제 알거같다.

 

....그런 인상을 받은거잖아. 그것도 제한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변변치 못한 관찰에 근거한 인상이지. 그런건 '추리'라고 하지 않아...p.199

(!!!!)

 

 

 

p.s: 집안 지도 좀 그려넣지. 한번 읽으면서 내가 그려볼까도 했지만, 주어진 문장들만으로 그리게 부족하고. 특히 18년전에 없던 담 얘기를 하니까 정말 헷갈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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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치밀한 트릭과 논리는 어디에? | Mystery + (정리중) 2013-07-1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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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귀족탐정

마야 유타카 저/최고은 역
북홀릭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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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에 따르면, '치밀한 논리와 트릭을 중시하는...독특한 세계관과 개성있는 문체로 마니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뛰어낸 재능에도 불구하고 오랜시간 무관으로 지내오다...2010년..[귀족탐정]으로 2011년 본격미스터리 베스트10의 6위에 선정되었고..2011년 [애꾸눈 소녀]로 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제 11회 본격 미스터리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는등....'이라고 되어있다. 데뷔작인 [날개달린 어둠]은 꽤나 독특한 개성 - 엄청나게 인공적인 무대와 인간관계도, 탐정을 디스하는 등 기존 추리소설의 문법을 재구성하며, 형용사가 아닌 고유명사나 유행어, 오타쿠적 대사로 감정을 표현하는'현대어'등의 구사하는등 신선했다만, 이 작품집은 도대체 왜! 본격미스터리 베스트10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품절되었는데, 태동출판사에서 1999년에 두권으로 나온 [베스트 미스터리 2000]이 있는데, 단편들의 수준이나 신선함이 엄청나서, 이걸 읽고서야 비로소 일본추리물의 수준을 알아봤었다. 근데 이 작품은, 작가가 엄청나게 신경쓴다는 치밀한 트릭도 없고, 그의 개성어린 세계관도 치기어리고, 도대체...그저 일드에서 시도했던 탐정역의 직업이나 신분을 바꿔보기만 했던, [부호형사 (이건 원작이 있다만)]나 휴대폰으로 SNS를 이용한 [7만인탐정 니토베], [전업주부탐정]등이 생각날 뿐이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동기와 수단을 알아내야 하는데, 한정된 인원중에 동기가 몇몇에 한정되어 있으므로 트릭을 엄청나게 구상해야 그 인물이 불가능하게 보일텐데..'박쥐'의 경우 살해당한 엄청난 미녀 사와코는 항상 남편 미즈하시와 같이 있었기에 과거 그녀의 정부이자 용의자 마츠노는 화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고 단정지어버리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두명의 여대생처자가 말했을 수도 있잖아? 어쩜 그렇게 쉽게...참. '빈숲속의 이야기'의 경우 트릭은 정말 퍼즐 수준도 안되고.  요즘 코믹본격추리물의 대세인 히가시가와 도쿠야도 가끔 유머가 유치해도 동기가 납득이 안되는 경우가 있어도 '오, 이거 만드느라 몇날은 고민했겠어~'하게 트릭만은 빵빵했다.

 

아마도 핵심인 탐정에 한번 집중해보자. 그는 콧수염을 기른, 20대의 부티 귀티나는 청년으로, 왕실전용 양복이라는걸 형사고 여대생이고 다들 어떻게 알아차리는지 모르겠지만 티가 나는 양복을 입고 다니며, 엄청나게 머리가 좋으며 순종적인 집사, 운전기사, 하녀로 하여금 추리를 하게 한다. 그렇다, 이들이 수집해오는 정보로 안락의자에 앉아 추리를 하는게 아니라 시킨다. 그렇다, 마치 유방과 한신의 이야기를 응용하자면 뭣하러 백만의 두뇌세포를 굴리는가? 머리잘굴리는 한사람을 밑에두면 되는데?

 

그는 이 머리좋고 성실한 이들이 '도구'이며 '친구'가 아니라고 딱잘라 말한다. 근데 말이다. 요즘에 [Upstairs Downstairs]를 보는데, 물론 계급의식이 많이 무너진 1936년대이지만, 왕이 사랑때문에 왕위를 버리는데 국민은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주인공 귀족이자 저택의 주인은 하녀로 들어왔다가 급사한 이의 어린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노력한다. 밤중에 비명을 지르고 오줌을 싸도 꼭 안아주고...그렇게 감동적인'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보여준다. 그에겐 하인이나 하녀는, 물론 자기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하는 인물들이지만 자기가 책임을 지고 지켜야할 식솔, 자기날개밑의 존재들이라고 소중히 대한다. 어떤 수기를 보니까, 6.25전쟁때 영국군 장교와 미국군 장교의 행동이 달랐다고 한다. 무슨 궂은일이 생기면 영국장교는 자기가 하고, 미국장교는 밑에 부하를 시켰다. 전자는 '내가 보스니까 한다'는 거였고, 후자는 '누가 보스인지'를 알려준다는 태도였고. 뭐, 관계는 크게 없지만, 이 귀족탐정 하는 말 (그네들이 들을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거만하게 내뱉는)이 그냥 좀 거슬렸다. 난 치기어린 점이 있어도 자뻑하는 류 (ㅎㅎ, 셜록이나 셸든 같은 경우, 엄청나게 무례하기도 하지만)를 좋아함에도, 셜록이나 셸든처럼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두뇌로 남을 비웃는게 아니라 단순한 혈통과 지위로 그렇게 행동한다는것을  보고 그닥 코메디스럽지않았다. 마치 시마다 소지의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의 마지막에,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무례하고 밑을 밟는 일본인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던 내용이 생각날뿐이다. 셜록이나 셸든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도 사랑받고 '파일로 밴스'가 안티가 (ㅎㅎ) 많은건, 그 주변인물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있다. 가끔 재섭는 발언을 해도 애정이 듬뿍어리고 (파일로는 반다인을 애정어린 조수가 아닌 받아쓰는 조수로 전락시켰다) 존중을 해주었기에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고, 그들의 자뻑 발언에 빵빵 터졌던 것이 아니든가. 

 

아, 이는 어쩜 또 우드하우스 (P.G. Wodehouse)의 완벽한 집사 지브스 (Jeeves)와 멍청한 귀족주인 우스터 (Wooster)와 같은 풍자였던가?

 

 

아직 [애꾸눈 소녀]가 남았다.

 

p.s: 사은품노트가 예뻐서 좀 덜 화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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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격의 새로운 세대 | - 本格推理 2013-07-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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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날개 달린 어둠

마야 유타카 저/박춘상 역
한스미디어 | 201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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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과 같은 작가는 '독자에의 도전'이라는 코너를 만들며, 공정한 추리게임을 하려고 시도를 보였지만, 실상 추리소설에서 작가와 독자가 공정한 게임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결말에서 작가의 범인을 독자가 맞출 수는 있지만, 그건 교묘히 부지런히 심어놓은 방향으로 작가가 몰아가는 것을 성실히 잘 따라갔을때이다. 독자 나름의 '이 사람도 범인이 될 수 있잖아'의 반발을 막기 위해 작가는 부지런히, 알리바이, 최고의 동기와 딱 들어맞는 방법을 통해 이런 시도를 무력화한다. 즉, 추리소설은 시험문제를 낼때처럼 (물론, 출제자는 풀어보고 답을 도출한뒤 다른 문제가 없는지 검사하지만) 사건과 같은 문제가 먼저이고 해답, 범인을 도출하는게 아니라, 문제를 만들며 가장 효과적인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답, 범인을 만들어낸다. 그러는 과정에서 필요한게, '놀랐지?! 서프라이즈!'하는 반전 (reversion)이다. 반전의 달인하면, 자꾸만 제프리 디버가 생각나는데 그의 반전이 재미있는건 (점점 너무 써서 질리긴 하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이후 모두가 학습한, '가장 아닌 사람이 범인이야'라는 것을 명심했음에도, 사건의 양상이 보여지는 것과 다를 수 있으며 (문학사중 가장 오래전부터 많이 다뤄줬던 테마인 reality and appearance), 그런 시점에서 볼때 가장 의외의 인물이 가장 강렬한 목적을 가지고 있음이 매우 설득력있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냥 놀라게 하려고, 'a인줄 알았지? 아닌데, b인데'하기만 해봤자, 왜 b가 진짜 결말에 와서 독자들의 이해를 얻는 것은 어렵다.   

 

이 작품이 여러 추리명작들에게 오마주를 바치는 것처럼,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의 유명한 한 작품 (1939년도작, 제목언급은 하지않겠다. 읽으신 분들은, 제목을 언급하면 뭔말 하려는지 다 미리 아실거 같아서)의 서프라이즈한 결말을 재시도하며 반전을 모색하려고 한 것이지만, 전자가 과거를 문제삼으며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흘러가다가 뒤집어진 것과 달리, 순전히 물리적인 반전에 그친것 같아 깔끔한 승복이 아니라, '그런 식이면 다른 누구도 될 수 있는게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어 개운한 카타스트로피를 느끼기 힘들었다.

 

믿기어렵군요...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을 계속 만들어내는 건 쉽습니다. 모든 어려움은 그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를 찾아내는데 있죠...

 

 자네와 공동으로 소설을 한편 쓰고싶네. 배경, 인물, 이야기는 자네가 맡게. 유령, 밀실살인사건이 등장하는 놀라운 이야기는 말이야....최대한의 미스터리를 집어넣는거야. 해답에는 신경을 쓰지말고. 해답은 내가 쓸테니까!

 

...하지만 불가능해요. 작가는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를 알아야 소설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는 것에는 신경쓰지않아도 된다면 저야 물론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박사님이 해답을 찾아내지 못할거예요....p.239~241, 폴 알테르의 [네번째 문]

 

그동안 많은 추리,스릴러소설 거물들의 데뷔작을 읽어봤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과후], 미야베 미유키의 [우리 이웃의 범죄], 요코야마 히데오의 [루팡의 소식], 리 차일드의 [추적자], 딕 프랜시스의 [경마장 살인사건], 엘러리 퀸의 [로마 모자의 비밀],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 살인사건], 시마자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 등 언제나 대가들의 대표작, 전성기에 비해 읽을때 약간의 치기와 도전의식, 풋풋함, 열정이 느껴졌다.

 

근데 이 작품은 읽으면서 (진짜 오랫동안 잡고있었다, 잘 읽히지않았다) 정말 꺄웃거렸다. 그 유명한 교토대학 추리소설 연구회 소속 출신, 선배인 아야쓰지 유키토, 노리즈키 린타로와 시마다 소지 (이분은 정말 후배양성에 많이 힘쓰시나봐 이름이 많이 보여)의 추천으로, 1991년 바로 이작품으로 데뷔를 했다. 이제 그의 작품 두권 아직 손안에 남아있으니 읽어보겠지만, 정말 새로운 세대란 느낌이다. 그의 개성은, 엘러리 퀸과 딕슨 카와 같은 논리적 수수께끼 (이렇게 누가 말안해줘도, 작품 안에 오마쥬 식으로 엄청 언급된다. 가능하면, 이들 작가 대표작들은 읽고 읽으시면 더 좋을 것 같다)의 비중이 엄청나며, 등장인물보다는 인위적인 무대, 그리고 인물들의 개성보다는 인위적인 관계도가 특징이라고 한다 (wiki안봐도 완전 이 작품 말하나보다).

 

요즘은 말이다. 그냥 '나는 기분이 이러저러해'라고 말하지않는다. 가만히 들어보면, 개그맨들의 유행어가 섞여들어가거나 유행어가 섞이지않고서는 표현되는 것들이 거의 없다. 마치 '나는 이러저러한 구성과 색감, 질감의 옷을 입었어'라고 말하기보다 '난 000 디자이너의 옷을 입었어'라고 하면 바로 이해가 되듯. 이 작품에서도 그렇다. 어떤 추리작품, 음악작품, 애니메이션 주제가사를 언급하지않고서는 진행되지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개별 등장인물의 의지나 동기보다는 보여지는, 나중에 드러나는 관계도 (그것도 엄청난 국제적 스케일의)로 이뤄진, 그냥 엄청나게 공들여서 만들어진 연극무대에 올려진 추리극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대사는 요즘 말로 이뤄져, 간간히 아는자만 웃고 매니아만 더욱 열광하도록 만들어진.  매우 독특한 느낌이기도 했고, 또 극단적인 본격추리의 퍼즐게임의 비중이 엄청나게 늘어나 어쩜 호불호의 반응을 양극으로 만들어낼것만 같다. 사회파 추리물을 좋아하는 이들은 엄청 싫어할 듯한, 개별 인물들에게 공감이 가지않는다. 살인사건이 일어나 목이 잘리고 피바다라도 분노하는 이는 없다. 놀라고 슬퍼하는 이도 없다. 여러 사건중 한두명. 보고 있자니 여형사가 왜 셜록에게 사이코패스라며 반감을 드러냈는지 알것 같다. 그저 '흥미로운데..'하고 반응하는 탐정을 보자니 나도 그런 느낌이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다소 유치한듯한 무대창조와 인물관계도 이면에, 기존의 탐정소설의 문법을 다시 한번 비틀어보고자하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져서이다. 탐정은 두명 등장하고, 그리고 탐정과 조수간의 관계가 다시 쓰여진다. 결말까지, 탐정의 운명까지 일종의 디스를 하면서, 이러저러한 치기가 사실은 의도적이였다는 느낌마저 든다.

 

...밀실을 꾸미는 이유는 크게 여섯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두번째는 특정인물을 범인으로 몰기위해..[유다의 창]...세번째는 범죄 입증을 방해하기 위해..[the peacock feather murders]...네번째는 우연의 장난..다섯번째는...허영심..여섯번째는 직업병 (존 딕슨 카의 밀실강의를 보여준 [세개의 관]에 도전하는건가)...p.317

 

아직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않아 판단유보이지만, 글쎄 느낌은 온다. 이 작가, 도 아니면 모이지 절대 어중간하지는 않을것 같다.

 

...턱시도를 말쑥하게 차려입고 멋스러운 나비넥타이를 맸다....맴도는 분위기는 유명한 희극배우와 닮았다....지팡이를 빙글 돌린 그가 중지로 모자를 살짝 들어올렸다...p.269

(기사라즈는 탐정이고 메유카토르 아유는 명탐정이라고 소개해놓고, 후자의 등장에서 fu** y**를 날리다니, ㅎㅎㅎ. 범죄자의 동기도 일종의 디스이고...)

 

교토, 아니 간사이지역에서 유명한 기사라즈 탐정사무소 소장의 아들이자 탐정인 기사라즈 유아는 어느날 추리소설가이자 자신의 탐정격인 (그는 왓슨보다는 헤이스팅즈를 선호하는데, 그게 뭔 차이가 있다구) 고즈키 사네토모에게 의뢰인의 편지와 동시에 도착한 협박장을 보여준다. 그 지역의 엄청난 기업의 창업주 가문 이마카가미의 현재 장남인 이토가 보낸 것. 협박장은, 어쩜 그를 너무 모르거나 (협박장에 두려워할소냐) 너무 잘 알거나 (협박장이 온다면 당연히 가봐줘야지)

 

한 인물의 소행. 기업을 이끌던 다지마와 러시아에서 온 여장부 아내 기누요의 사망 후, 기업은 세째아들 우네비에게 넘어갔고 도심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일종의 섬이자 엄청난 스케일의 성인 창아성 (푸른 까마귀, 교토대 추리연구회의 문집 이름)에 도착하자마자, 이토와 그의 아들 아리마가 목이 잘리고 몸과 바뀐채, 각각 밀실과 2층에서 발견된다.  러시아 황실의 붕괴와 도피 음악가와의 인연, 배척된 아내가 낳은 아이와 입양아, 성에서 고립되어 키워진 쌍둥이. 뭐 그냥 놔둬도 우울증에 빠지거나 정신이상 될거 같은데 범인은 연속 목을 참수하고, (잘린 목에 모자를 씌우고, 귤씨를 뿌리고, 화장을 하고.. 뭐 시작한 김에 x에 멈추지 말고, y, z도 하지 그랬어. 음, 참수할 사람이 모자라는구나) 크로테스크한 전시를 계속한다.

 

p.s: 7월 1일 이전에 사서 페이크노트 못받았다. 출판사 이벤트중에 나중에 주는 것보다는, 나오자마자 사는 이들을 위한 예약판매나 선착순 이벤트가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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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상까지는 아니고, 미칠듯한 두통 유발자는 확실하네요 | Mystery + (정리중) 2013-07-0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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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구라마구라 (상)

유메노 큐사쿠 저/이동민 역
크롭써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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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본격추리물중 3대기서는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제물], 오구리 무시타로의 [흑사관 살인사건]과 함께 유메노 큐사쿠의 [도구라 마구라]이다. 일전에 DMB에 포함된 [흑사관살인사건]을 읽다가 그 처참한 가독성에 던져버리고 (새로 나왔더라~) 좀 지나 책을 잡았다.

 

...너무나 독특해서 과학적 사고, 엽기적 표현, 색정적 묘사, 탐정물적 흥미, 난센스한 느낌, 신비한 분위기가 전체 스토리의 구석구석을 둘러싸고 있는 너무나 현혹적인 구상으로, 차분이 읽어보면 진정 정신이상자가 아니라면 쓸 수 없다고 여겨지게 만드는 매우 요사스런 기운이 원고전체를 지배하고...최소 두세버은 반복해서 읽는듯..겨우 전체적인 구조를 깨닫게 되면, 자신의 뇌가 발광할 상태가 된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어...자살하겠다는 말을 남기고..지극히 냉정하고 조리에 딱 맞는...p.91~92

(다 동의하는데요. 지극히 냉정하고 조리에 맞는건 아닌거 같아요. 무지하게 선동적이거든요, 이성적 판단을 못하게)


요코미조 세이시가 "이 책을 읽고 머리가 이상해져버렸어"라고 말했고 (흠, 작가님도 만만치않은데요 뭘~),'이 책을 읽으면 한번쯤 정신이상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받는데, 정신이상은 좀 오버다. 다만, 정신없음과 지루함에 미쳐버릴 수는 있을거 같다, 본격 추리로 들어가는 하권에선 좀 나아지지만. 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오지않았다면, 읽고싶어 난리였을 것이고, 이 책을 출판해준 출판사가 무지하게 고맙다. 이렇게는 말해도 3대기서에 드는 이 작품은 읽어볼만 하다. 이러한 식의 시도는 아마도 없을 것이므로. 또한, 이렇게 다양한 화자로 일관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안에 여러 인격이 있어야 가능한게 아닐까...하는 생각, 음, 놀라움과 찬사로 이어지므로.

 

사람에게 있는 공포중 하나가 '생매장'인데 (그걸 잘 표현해낸게 에드가 앨런 포우이고), 또 하나는 아마도 정신병원에 제정신인체로 갇히는게 아닐까싶다. 일인칭 화자의 서술과 그에게 주어진 소논문, 팜플렛, 살인사건 조서 등에서, 유력한 집안에 정신병자가 하나 나오면 (비록, 주장은 이세상 사람중에 미치지않은, 제정신이 아니지않은 사람이 있겠느냐..가 대전제이지만, 일단 세상사람 눈에) 일단 쓱 돈 찔러주고 정신병원으로 집어넣으면 완전범죄가 되는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게다가, 정신병자로 취급되면 그 치료에 있어서, 화형이 차라리 즉각적이며 고통을 없애는 방법으로 보일정도로, 진짜 사람미치게 만드는 수준이면 (내가 비비안 리에게 애착을 가지는 것중 하나는 그녀가 아이를 잃고 우울증에 걸렸을때 치료받은게 이마에 전기충격을 받았다는거) .

 

여하간, 한 청년이 하얀벽의 작은 방에서 눈을 뜨고 자신이 누구인지 도통 생각나지않는 가운데, 이웃방의 한 처자가 그의 고함을 듣고 마구 벽을 두드리며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함에 더 공포를 느낀다. 음식을 집어넣어주는 손길을 잡고, 자신이 누구냐고 질문을 하다 거부당하고 잠시 잠이 들었을까, 다시 깨어나보니 엄청나게 큰 키에 창백한 얼굴, 멍한 눈빛에 코트를 걸친 인물이 스스로를 쿠슈대학 법의학자 와카바야시박사라고 말하며 그를 반긴다. 그에게 생각이 나냐며.

 

지금은 1926년. 그는 원래 그를 맡은 의사는 천재적인 (히틀러에 버금가는 선동적 주장과 새디스트적에서 천재적인거 아냐? 한자이름이  중요하다) 정신의학자 마사키 케이시 박사라며 그는 한달전에, 그의 선임자의 의문스러운 사망 기일을 맞춰 자살을 했다고 말하며, 유행하던 도쿄대학생식으로 이발을 시키고 옷을 입히고 마사키박사의 방으로 데려간다. 온갖 물건이 있는 가운데, 혹시 기억나는 물건이 있냐며.

 

상권은, 마사키박사가 왜 그의 치료를 맡았는지, 그의 사상은 무엇인지가 쭈욱~~ 소개된다.

 

정신과학응용범죄, '모든 인간은 다 미쳤다'란 전제로 약이 필요없는 광인해방실험, '두뇌는 생각을 하는게 아니다'라는 대전제의 두뇌론, 심리유전 (저기 그런 인류학적인 심리유전말고 물리적인 물질의 유전을 생각해봐야지않을까요? 저주라니..쯧),   


.... 일종의 암시작용을 통해서 인간의 정신상태를 순식간에 다른 인격체로 바꿔버릴 수 있는...모든 정신생활을 일순간에 지워버리고, 대신에 정신세계 저편 깊숙이 잠재되어있는 수백년전 선조의 성격으로 바꾸어버린다....만약 어떤 사람의 심리깊은 곳에 잠재된 전율할만큼 무서운 유전심리를 하나 발견하여 거기에 맞는 하나의 암시를 부여한다면 누구나 그사람을 발광시키는 것이 가능해지니까...동시에 그 사람을 발광시켜버린 범인에 대한 피해자의 기억마저 지울 수 있는 시대가.. 상권p. 39~40

(읽다가 동의할 수 없었던 것은, 마사키 박사가 골상학 등도 언급하던데, 인간 뇌속의 trigger를 작동시키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더라도 그게 꼭 유전적으로만 설명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그는 헤켈의 '발생반복설'을 언급한다. 헤켈이 누구처럼 사진 하나 조작을 했고 과연 그게 전체의 맥락을 다 헤치는지는 판단하기 어려우나, 태아의 성장과정이 진화를 다시 보여준다는 것 세포 속의 기억과 당최 경험해보지 않은 꿈들의 영역도 설득되어도,  그리고 전해지는 많은 세리모니 속에 원형의 프로토콜이 있는 것등은 이해할지라도 후천적인 영향의 언급이 싹 다 배제, 언급도 안되는 건 아니지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포아로가 가장 사악한 범죄라고 하는게 보여졌던 [Curtain]에서의 과정을 보면, 굳이 유전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충분히 대다수의 서로 다른 인간들이 익명성이란 악의의 trigger를 발동시키지않은가, 인터넷이란 방법을 통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잡동사니는 모두 제각기 나름대로의 심리유전과 싸우며 식물, 동물, 인간으로 진화해온 것으로 심리유전에 사로잡힌 녀석일수록 하등하고 자유롭지 못한 존재가 되고 만다. 그러니까 과감하게 당장 심리유전으로부터 완전히 초월해버려라, 진정으로 해방된 푸른하늘을 지붕삼은 인간이 되어라..하는 선전을, 자신을 따르기 시작한 민중에게 내던지 이가 바로 그리스도이고...하권, p.605~606

 

...'혼이 옮겨가나'든가 '귀신들리다','딴사람같이 변하다'와 같은 내용은 그사람 특유의 심리유전 작용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게 내 학설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니까 말이야...하권,p.651~652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상식이나 인격이란 화장을 통해 초연한척 연기하고 있는 것...인간가죽을 벗겨내면 인간의 멀고먼 선조인 미생물이 현재의 인간이 되기까지의 놀랄만큼 오랜세월에 걸쳐 몸에...야만의 생활심리..세포속에 잠재되어 전해진 야만시대의 본능적 기억...상권, p.258~259

 

...인간이란 동물은 자만과 미신에 빠진 존재다...상권, p.292

(가장 뛰어난 거짓말은 진실을 포함할때라고 했던가...일부는 매우 동조하지만, 나머지는 매우 꽤나 현학적 모순적이란 생각이 든다. 설득하는 말빨은 완전, 사이비교주 수준이다)

 

하권에선, 6개월전 명석하고 집안좋고 잘생긴 청년이 매우 아름다운 사촌동생과의 결혼식전날 그녀를 살해했음에도 도저히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에 대한 조사서 등이 등장하는 메타픽션 형식이다. 과연 심리유전을 불러일으키며 그에게 암시를 하고 자신은 기억에서 사라진 괴존재는 누구인가 플러스 알파가 펼쳐지는데...

 

...기억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죄업이라는 것은 항상 한치의 틈도 없는 명탐정의 위협능력과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공범자의 협박능력을 동시에 발휘하며 모든 범죄에 공통된 단 하나의 절대적인 약점이 되어 범인이 최후의 숨을 넘기는 순간가지 남몰래 붙어다니거든...이 명탐정과 공범자의 집요한 추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달랑 두가지뿐이므로, 자살과 발광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 무서움은 상상을 초월한다네. 세상에 이른바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자신의 기억이 안겨준 협박에 의한 일종의 관념으로서, 이 협박에 대한 관념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억력을 죽이는 일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유일무이한 절대적인 방법..자신의 마음속 깊숙한 밑바닥에 작은 비밀의 방...죄업을 기억의 거울과 함께...봉인...공교롭게도 기억의 거울이라는 녀석은 주위를 어둡게 하면 할수록 또렷이 빛을 발하기 때문에 보지않겠다고 마음먹을 수록 보고싶어 만드는...비밀의 방을 부수고..여러사람들 앞에 과감히 노출시키고 말지...안도의 숨...기록으로 남겨...가책을 피하는...죄업은 그 기록된 기억을 억누르며...이게 바로 자백심리네....자백심리를 응용...자신이 범인이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무언중에 인지하게 만든다...가장 두려워하는 상대 앞에 내놓는 거네. 그리하면 상대방 심리의...오인으로 현혹적인 착오를 불러일으키게 되어 도저히 눈앞의 인물이 죄인이라 생각할 수 없게끔 만들게되지. 그러면 범죄자는..거대한 성 안에 자리할 수 있게된다네..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주장할 수록 범인이 자리잡은 성은 더욱 견고해질 뿐이니까...상대방의 머리가 명석하면 할수록더 깊어지게되... 하권, p.663~666

 

제목의 '도구라 마구라'는 네덜란드 등의 문호개방역사에 따라 일본어에 침투해온 외래어의 번형으로, 카톨릭포교하는 외국인 선교사가 사용하는 '환마술'을 가르키는 나카사키 지방 방언이라고 하며 (흠, 카톨릭인데 환마술을 사용한다고? 아마도 오해로 마술을 쓰는 것으로 보인거겠지), 뭐 크게 내용을 상징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처럼 '서로의 머리 속에 서로가 들어갈 수 없어 생겨서 보이는 그 어떤 환타지같은 것 = 바로 이 책'이란 느낌이 든다.  여하간, 앞으로도 이런 작품은 없을거 같다는 생각에 작가가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내가 쓴 글에 대해 어떤이는 허무사상이라고 하지만 실은 그렇지않단다. 나는 인간가운데 가장 약한 존재가 지닌 생명의 진실에 입각하여, 그와같은 약한 존재안에서 확인되는 진실을 드러내어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약함 안에는 투박한 원석..진실의 힘으로 아름답고 보기좋게 다듬는것..진정한 인생...학문도 지위도 아무것도 없는, 매일 밭에서 일하고..할아버지, 할머니 가운데 참으로 감복할만한 인생의 진리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려무나...대신이나 장군들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게 아냐. 그와같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는 한마디 말이나 일들이 사회의 진정한 힘이 되어 이 사회가 움직이고 있는 거란다....저자가 아들에게 해준 말, 작품해설중에서

 

 

p.s : 더 대단한건, 이걸 영화화했다는거. 1988년도 작 

(영화 포스터랑 원작 커버 일러스트레이션은 솔직히 이렇게 힘들게 글쓴 작가에 대한 모독같아 생략. 이상한 애들이야. 충격적 센세이션 하면 그런거밖에 모르니?)

(영상속 좀 길쭉한 수염 노인이 와카바야시박사이고, 안경쓰고 통통한 이가 마사키박사. 그리고 등장해서 '내가 누군가요'를 연발하는 애가 바로 쟤. 글고.... 모요코가 천하절색이라며!

 

그리고 맨앞에 등장하는 종소리는 한번에 울리는 종일 수도 있고, 종이 울릴때 나서 망각에 빠져있다 다시 돌아왔을때 다시 느끼는 바로 동일한 바로 그 종소리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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