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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을 괴물로 만든 것은 그녀들 자신이 아니었다 | - Suspense/Thriller 2015-12-3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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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로테스크

기리노 나쓰오 저/윤성원 역
문학사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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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이 책을 다 읽고난 뒤에 정말 피곤했지만 그냥 자고 싶지않았다. 빨리 리뷰를 써서 머리 속의 생각과 감정을 다 쏟아내고 치워버린 다음에 자고 싶었다. 아니면 악몽을 꿀 거 같았다. 하지만, 너무나도 피곤했기에... 기억은 안나지만 꿈자리는 사나웠다.

 

일본에서 해결이 되지않은 미제사건중 하나로 많은 논픽션, 픽션작가들이 다뤘던 동경전력 OL 매춘, 살인사건이다. 살인보다는 엘리트인 그녀가 왜 매춘을 했는가에 사람들은 더 관심을 가졌던 거 같다. 마리 유키코의 [여자친구]에선 지기싫어하던 그녀가 관심을 받기 위한 행태로서 또다른 살인사건과 묶여, 결국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에선 반전은 없다. 마리 유키코의 작품처럼 심리소설이라고 생각되었지만 계속 읽다보니 이것은 사회파물이었다. 그녀가 왜 이렇게 괴물이 되어버렸는가. 책 뒤엔 한 평론가가 '재미있게 읽었다'라고 해놨던데, 역시나 남성. 난 도저히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을 수 없었다. 이 작품으로 이즈미 교카상 (정말 어울리지않는가) 을 받고, 또 [아웃]으로 일본을 넘어 에드가상 후보에 까지 오른, 기리노 나츠오가 써내리는 힘찬 전개가 엄청나게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점점 더 괴물이 되어가는 여자들이 스스로의 잘못된 판단이라기보다는, 왜곡된 가족관계, 사회에서 개인을 평가함에 있어서 잔인한 이중성 등등이 자꾸 눈에 밟혀서. 점점 더 망가지는 그녀들은 그럼에도 이를 모른다. 

 

'나'라고만 나오는 화자는 히라타가의 장녀이다. 실상 폴란드계 스위스인 아버지의 성을 받아야하지만, 일본인인 어머니의 자살이후 재혼을 한 아버지를 떠나온, 그녀의 여동생 유리코는 어머니의 성을 따른다. 혼혈아이지만 키가 작고 왜소하고 통통하고 눈이 작고 입이 튀어나온 일본인 어머니를 더 닮은 '나'와 달리, 유리코는 완벽한 인형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뒤돌아보고 찬사를 보내는. 상대적으로 '나'는 그녀와 대비되어 못생겼다며 천대를 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만화에 나오는 미녀와 비슷하나 눈안에 흰색의 별모양이 없다며 유리코의 눈을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두뇌는 뛰어나서 한번 입학을 하면 대학교까지 갈 수 있는 명문학교인 Q여고에 입학을 하기까지 한다. 그녀는 인색한 아버지와 오히려 닮았기에 멀리하는 어머니, 너무나 예뻐 모은 이의 찬사를 받는 여동생과 감정적으로 단절을 하고, 자기보호를 위해 악의를 키운다.

 

이제 그녀는 대학도 졸업하고 40대에 들어서려는 순간이다. 그렇게 아름답던 여동생 유리코는 님포매니아로서 Q학교에 들어와 매춘을 시작하고 결국 언니의 제보로 학교에서 퇴학당한다. 모델의 길을 들어서나 결국은 몸을 파는 여자가 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리에 서게 되었고 결국 중국인 밀입국 노동자에게 살해당한다.

 

한편, '나'의 동창 가즈에는 엄청난 노력가이다. 마치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학교처럼 부자이고 유명한 가문 출신의 이너써클이 입시를 통해 들어온 외부의 유입자들을 왕따시키고 괴롭히는, 그런 계급이 존재하는 그로테스크한 학교에서 가즈에는 너무나도 애처롭게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은 그녀를 두드러지게 만들고, 아이들의 우스개가 된다. 그녀는 노력을 하면 모든게 가능하다는 아버지의 세뇌교육에 의해 집안에서도 어머니를 제친 서열의 2인자가 되어, 무조건 노력을 하면 된다는, 게다가 자신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왜곡된 자아상을 가진다. 그래도 엄청난 노력 끝에 Q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학교떄 죽은 아버지와 같은 회사에 입사를 하여, 집안에 생활비를 대며 또 우수한 경제논문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주변은 남성위주의 사회. 여성에게 기대하는 건 부드러운 미소와 미모와 같은 것뿐. 그녀의 기준과는 맞지않는, 게다가 점점 더 마르고 기괴하게 변해가는 외모와 행동으로 인해 그녀는 더욱 고립이 되고 결국 노력을 하면 될 수 있다는 그 기준은, 매춘을 해서 모아가는 통장의 숫자로 바뀐다. 게다가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으로 거리에 나서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않는 회사와 사회에서 벗어나 거리에 선 그녀는 어쩜 자유로웠을지 모른다. 누가 볼까 걱정하는 것도 없이 나는 '이러저러한 회사를 다니는 엘리트예요'를 주장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슬프다. 자신을 인정해달라는, 자신에게 다정하게 해달라는 그녀의 강한 욕망은, 누군가 제대로 그녀를 보살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엘리트, 사회계급상승을 꿈꾸는 그녀의 가족에게 있어서 그녀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은 망가지는 자아상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나는 성적표와 학력 뿐이었다.

 

정상적인 삶을 사는 듯한 '나'보다는 오히려 유리코의 수기가 더 진실에 가까운 것, 그리고 평생토록 '닮음'에 집착한 '나'는 외모에 가려져 내면을 보지못하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서양인과 닮은듯한 유리코가 오히려 일본인 어머니를 닮았고, 일본인 어머니를 닮은듯한 '나'는 그토록 비난하는 아버지와 닮아있다. 외모에 집착하여 내면을 보지못한 '나'는 결국 또다른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조카와 함꼐 무너진다. 외모지향적인 사회. 우리나라고 일본이고, 외모, 동안열풍인데 이러한 일그러진 자아상을 강요하는 사회에선 점점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맨끝에 번역가의 해설에서 이 '네명의 전형적인 현대여성'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들은 전형적이라기보다는 이 사회가 만들어내는 그로테스크한 피해자일뿐이다.

 

추리소설, 범죄소설은 그 내용상 인간의 선의보다는 악의에 집중한다. 이제까지 악의에 관한한 수많은 형태와 방법으로 인간을 상처입히는 것들을 읽어왔다. 가끔 그래서 그러한 면에 예민해지지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제까지 읽었던 그 어떤 작품보다 이 작품엔 악의가 가득차다. 누구를 해치고 하는 그런게 아니라 일상에서 매우 가볍게 던져지는 말들. 작품을 읽으면 등장인물에 몰입하기 쉬운데 이 작품에선 그럴 수가 없었다. 너무나 가볍게 아무렇지않은 투로 던져지는 악의로 인해, 이런 의문까지 들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쓸 동안 어떤 기분이었을까 하고. 주제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능력은 탁월하며 줄줄 읽히면서 또 인물들이 눈앞에서 그려지는듯 생생하지만, 내용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을 읽으시려는 분은, 마음에 갑옷을 하나 입고 읽으시길.

 

 

 

p.s: 1) 기리노 나쓰오 (桐野夏生)

 

- 무라노 미로 (村野ミロ)시리즈

1. 1993, 얼굴에 흩날리는 비 (顔に降りかかる雨)  파워풀한 문장, 흡입력있는 전개, 판단을 배제한 시선으로 이기적 인간을 날것으로 해부하다
2. 1994,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天使に見捨てられた夜)  좀 더 부드러워진 미로, 하지만 여전히 서늘한 시선 : 무라노 미로 시리즈 #2
3. 1995, 물의 잠 재의 꿈 (水の眠り灰の夢) (번외편) 드디어 나의 베스트로 등극한, 침튀도록 칭찬하고픈 '고품격' 울컥 하드보일드
4. 2000, 로즈가든 (ローズガーデン) 읽지않았으면 몰랐을, 무라노 미로의 세계
5. 2002 다크 (ダーク)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더러울 수 있는지

 

- 시리즈외

1997,  아웃 (OUT), 내가 읽은 올해 상반기 최고의 작품, 강추!  

1998, 부드러운 볼 (柔らかな頬) 내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로 나왔었음) 그렇게라도 살아간다

2003 그로테스크 (グロテスク)

2004 잔학기 (残虐記)

2004, 아임소리 마마 (I'm sorry, mama) 인간비극

2005, 다마모에 (魂萌え!)

2005, 암보스 문도스 (アンボス・ムンドス)

2007 메타볼라 (メタボラ)
2008, 도쿄섬 (東京島)

2009, 인 (IN)

 

2) 죽은 여동생과 달리 정상적인 삶을 산듯한 화자'나'를 오래간만에 본 동창은 그녀의 얼굴에서 악의가 가득하다고 말한다. 그말마저 악의적일 수 있으나..일단, 난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이는 여자들의 얼굴에서 악의, 심술이 보일떄 정말 추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름이나 화장술 그런게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예쁜듯해도 얼핏 비춰지는 것들이 있다. 실상 이런 감정들은 주름으로 남겨지기도 한다. 보톡스는 근육을 죽이기 때문에 피부탄력이 떨어지고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오지못한다. 그리고 오래 맞아봤자 효과도 없다. 필러는 주름을 채우는듯 하지만 결국 인체내에 영구적인 것은 치명적이듯 좋은 필려는 시간이 지나면 몸속에서 배출된다. 보톡스와 필러로도 감정이 나타나는 주름은 감추기 힘들다. 나는 곱게 늙고싶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동안을 유지하고 싶다는 것보다는 내 얼굴에 악의없이 선의가 가득찬 맑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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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마주하기 힘든 심리의 구사, '이야미스'의 차세대 기수 | - Suspense/Thriller 2015-12-2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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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자 친구

마리 유키코 저/김은모 역
엘릭시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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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드 [5명의 준코 (5人のジュンコ, 2014)]를 조금 본 적이 있는데, 바로 원작자가 바로 이 작가이다. 데뷔작 [孤虫症, 2005]으로 메피스토상을 받고 등장한 그녀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니, 바로 이 작품의 등장인물과도 비슷하다. [5명의 준코]도 이 작품처럼 저널리스트가 사건을 취재하는 형식이고. 자기가 본, 겪은 세계에서 영감을 받는구나. 최근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을 읽고 이야미스 (いやミス)에 정을 뗐지만, 경외하는 기리노 나츠오를 언급하는 소개에 혹하여 잡은 이 작품은 솔직히 책표지의 소개내용이 더 정리가 잘됬다는 생각이다. 제목인 '여자친구'간의 관계를 보여주기엔, 죽은 피해자인 다미야 요코나 요시자키 마키코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그녀의 인물들이 과장되었다는 특징이 있다는데, 특히 요시자키 마키코와 이자와 시오리 등의 성격은 너무 비슷하지만 각각 피해자와 또 일종의 가해자 (그 근거가 환상???) 로 설정됨에도 흐지부지되었고...

 

여하간..

일본여행에서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마침 그가 매우 재미있게 읽은 논픽션인데다 그무렵 이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내용인즉 일본 저금리 시대에 지방이나 도시 변두리에 거의 무계획적으로 지어진 고층맨션이 보급되고, 더욱 문지방이 낮아진 은행융자를 통해 이를 사두었던 이들의 바람과 달리 주택가격이 폭락해 빈집이 늘어난다. 주택을 산 이들은, 주택융자금리로 인해 빚을 지고...이는 더더욱 도쿄와 같은 대도시로 몰리는 현상과 맞물린다는 건데... (오늘뉴스에도 미분양 이야기가 나왔다. 서울시내는 물량이 없어 난린데)

 

바로 이렇게 쉽게 주택을 구입했다가 은행금리와 주택가격 폭락으로 가계붕괴에 이르는 이들을 인터뷰하는 일을 맡은게 나라모토 노에이다. 하지만 그녀가 따로 하고 싶은 일은 최근에 일어난 미쓰하라시의 두번째로 높은 고층맨션 리틀타워에서 일어난 두건의 살인사건. 2층과 21층의 최고층. 소수의 독신자를 위한 2LDK에 살던 요시자키 마키코와 다미야 요코. 충격적인 부분은 2층에 살던 요시자키 마키코가 살해당한뒤 생식기과 자궁이 적출되어 발견된 것도 있지만, 그녀가 명문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대기업에서 팀장, 과장의 지위에 있던 여성임에도, 택배일로 드나들던 남성 등에게 매춘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절반가로 폭락한 가격에 21층에 이사를 온 다미야 요코는 참고서를 만드는 일을 하며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보였다. 인터넷게시판, 특정물품 주문싸이트, 속옷판매싸이트를 들락거리던 요시자키 마키코와 달리 그녀에게선 컴퓨터도 핸드폰도 발견되지않았다.

 

나라모토 노에는, 용의자로 기소된 택배직원의 무죄를 확신하고 사법시험없이 검사로 진급한 여검사의 무능을 입증하기 위해 [월간 글로브]에 4편에 걸쳐 피해자조사, 사건조사를 연재한다. 다미야 요코의 죽음이후 베프친구의 정신붕괴, 그녀와 마음을 나눈듯한 온라인의 친구, 그녀가 집을 싸게 산 앙심을 품은듯한 전소유자 이자와 시오리, 매우 뛰어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매춘을 하게된 요시자키 마키코의 회사직원, 그녀가 집착한 팬클럽의 회원 등등.

 

익명을 원하면서도 속에 있는 말을 하고 싶었던 이들 인터뷰이(interviewee)들의 속마음은 마주 대하기 매우 불편한 것들로 가득차있다. 피해를 당한건 당사자가 뭔가 잘못한 것일뿐, 그녀가 이러저러한 것에 나는 그닥 상관은 없으나 참 꼴불견이라는 둥, 어떤 부분은 잘난거 같지만 좀 재섭다는 둥.. 특히 작가가 반전으로 준비한듯한 엔딩에서의, 다미야 요코의 인생에서의 오프라인 온라인 친구의 이중성은 그야말로 믿고있는 등에 칼을 찌르는 듯하다.

 

무언가가 무척이나 격렬하게 싫다면 실상 그것에 대한 관심이나 그것과 닮아있는 것이라는, 헨리 제임스의 이야기처럼, 이 '이야미스'란 것은 어쩜 누구나가 가슴속에 숨기고 있는, 스스로 인정하기 싫은 심리를 눈앞에 대면하는 것과 같은 것 같다. 싫어하는 그것에 실상 닮아있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은.

 

물리적으로는 가계경제의 붕괴라는 균열이 있었고 이는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에서 시작되었다. 등장인물들의 개인사는 매우 불행하며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못해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 것으로 이끌어갔지만, 실상 그외에 소개된 인물들의 심리는 직면해 보기에 추악하다. 하지만, 이러한 추악한 면을 부정하는 것보다는 인정하고 다른 면을 보도록 해야할듯 싶다. 마치 잔혹한 그림들을 보는 이들의 처음은 호기심이지만, 그 뒷맛을 느끼는 이들이 각자이듯.

 

결국, 이런 심리로 끌어오기까지의 작가의 밉살맞은 재능은 뛰어난듯 하나, 아직은 초기작인듯 조금 더 유연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보다는 "여기서 놀랐지"하는 생색내는듯 반전설정 등에 좀 더 힘을 쓴 듯하다. 게다가 엄청나게 유명해서 많은 일본작가들이 손을 대고 분석해보려고 한, 1997년 도쿄전력 OL 매춘, 살인사건이란 영구미제사건에서 가장 핵심인, '왜 엘리트인 그녀가 매춘을 하였는가'에 대한 해석 (물론 그녀의 행태 등은 자세히 묘사 서술되었으나)은 부족하다. 주제도 꽤 자극적이고 서로간의 이야기가 매우 충분한데, 계속 단절된 느낌을 주는, 가독성이 좀 떨어지는 이야기들의 연결.

 

일단, 동일사건을 모티브로 한 기리노 나츠오의 [그로테스크]는 어떨런지 지금 손에 잡았다.

 

 

...진실을 쓰고자해도 주관이 들어간다. 주관이 들어간 시점에서 이미 진실이라는 핵심에 다다르는 궤도를 이탈한 셈이다. 좀더 기탄없이 말하자면 진실은 단 하나가 아니라 주관의 수만큼 존재한다....p.126

 

...무리한 까닭에 ..운명에 작은 균열이 생긴다. 처음에는 점만큼 작은 균열이었지만 점차 커져서 궤도를 이탈하는 원인이 된다. 아니 어쩌면 균열은 더 이전에 생겼는지 모른다....p.162

 

...가상세계에서 사람들은 SF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떤 평행세계를 손에 넣어 또 하나의 자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꺠달았다. 이미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사라졌다. 사람들은 현실과 가상을 자유자제로 오가며 동시에 복수의 인생을 살고있다....p.180

 

 

p.s: 마리 유키코 (真梨幸子)

 

孤虫症(2005)

えんじ色心中(2005)
女ともだち(2006) 여자친구
深く深く、砂に埋めて(2007)
クロク、ヌレ!(2008)
殺人鬼フジコの衝動(2008) 살인귀 후지코의 충동

ふたり狂い(2009) 골든애플

更年期少女(2010)

聖地巡礼(2011)

パリ黙示録 1768 娼婦ジャンヌ・テスタル殺人事件(2011)

プライベートフィクション(2012)

四〇一二号室(2012)

インタビュー・イン・セル 殺人鬼フジコの真実(2012)
鸚鵡楼の惨劇(2013)
人生相談。(2014)
5人のジュンコ(2014)
お引っ越し(2015)

アルテーミスの采配(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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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험난한 인간역사의 증인 | 웬디 수녀 2015-12-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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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잔혹미술사

이케가미 히데히로 저/송태욱 역
현암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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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쌍둥이인 [관능미술사]의 리뷰에서 말했듯, 이 책은 인간의 두가지 최대의 욕망과 관심사 중 하나 죽음, 아니 그 이상으로 인간의 잔인한 본능과 무의식을 미술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초상화나 기타의 관심있는 주제가 아니고서는, 화가나 그들의 유파를 중심으로 감상을 하곤 하였는데, 관능과 잔혹을 따로 집중적으로 감상을 하게 되면서 우려되는게 하나 있었다. 관능은, 어쩌면 내 안에 없다고 억누르는 관음증을 발견하거나, 잔혹은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 (타인의 고통에 대해)]에서 경고받은 바와 달리 타인의 고통에서 쾌락감을 느끼는게 아닌가 하는. 이미지로 형상화될때 타인의 고통이 주는 메세지는 잊어버리고 그 이미지만을 기억하게 되는게 아닌지. 프랑스혁명에 회의를 느낀 자들은, 바로 그 혁명의 과정에서 처형장에서 소리를 지르고 웃었던 이들에 대해 인간에 회의를 느꼈기에.

 

하지만, 관능의 주제와 달리 잔혹에 있어선 작가가 거리를 두고 꽤나 학문적, 미술사보다는 전반적인 사회사에 더 집중하여 설명을 하는 듯하다. 그리고 사실 가장 자극적인 부분은 사생활의 깊숙한 곳으로 은밀한 감상을 하게 되면 공적인 부분에서 사라졌기도 했고, 또 잔혹한 그림을 통해 이를 위뢰한 이, 계급, 지배층, 종교의 도구가 되기도 했고.  

 

그리스로마신화와 성경에서 하필이면 그 주제를 택한 것인가에 대한 화가의 숨겨진 욕망, 살의와 복수엣 시작한 이야기는, 서양미술을 이끌어가는 그리스도교로 인해 종교적인 도구가 되어 성경속의 보이지않는 세계를 보여주며 교훈을 주거나,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하는데 이용되거나, 화가에게 그림을 의뢰한 기득권층의 지배를 위해 공개처형, 고문등의 본보기를 위해 사용되기도 하였다. 또한, 가장 많은 부분은 의학적인 자료를 위해 그려지기도 했고. 

 

잔혹의 미술사는 인간의 은밀한 본능이기도 하나, 또한 험난한 인간의 역사를 보여주는 증인이기도 하다. 이 그림들을 보면서 꽤나 궁금했던 것이, 이 장면을 보고 그려야 했던 화가들의 정신세계. 그림으로 봐도 충격적인데 이를 어떻게 맨눈으로 봐야만 했을까. 가끔 화가의 전기를 보면 그림을 의뢰한 영주나 주교 등에 의해 인생이 힘들어지기도 할터인지라 의뢰엔 그릴 수밖에 없는 조건일텐데. 그런데, 맨마지막 페이지의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내가 죽을 떄에도 그는 자신이 화가임을 잊지않았던 것이다...

 

그림의 대상, 그림의 메세지, 숨겨있는 목적 등을 넘어선 화가의 자세, 그 시대의 이야기 까지를 모두 담아내는,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이 작품들은 험난한 인간역사의 증인인 셈이다. 그런걸 느끼고 나니 눈에만 들어오는 잔혹한 이미지만으로 그다지 마음이 어지럽혀지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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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소리내 읽어보았더니 이미 내 DNA에 들어있었다 | Fiction 2015-12-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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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결산 참여

[도서]초판본 진달래꽃 : 김소월 시집

김소월 저
소와다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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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지인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아주 유명한 남자가 저에게 시집을 보낼거라고. 웽?

 

 

경성부 연건동 121번지 김정식님이...

 

김소월님의 1925년도 초판본을 다시 살렸다. 책표지를 쓸어내리며 무심코 편 페이지에 시를 보았다. 어째 요즘은 읽는 책들이 타로점괘인듯, 김소월님은 나더러 징징대지 말라고 하신다. 슬프다고 속상하다고 속에 있는 말 다 해서 어지럽히지 말라고 하신다.

 

 

 

 

초기시의 특징답게 매우 여성적이다. 입으로 내서 읽으면 이게 뭔소린가 하는 것들이 조금 머리 속에 들어오는데, 그 입밖으로 내서 읽는 소리가 참으로 아리땁다.

 

..내가슴에 죠고만 서름의덩이...

 

..홀로 잠들기가 참말 외롭아요/맘에는 사뭇차도록 그립어와요/이리도무던이/아주 얼골조차 니칠듯해요....

 

..못니저 생각이 나겠지요/그런대로 한세상지내기구려/사노라면 니칠날잇스리다...

 

솔직히 난 영어가 국어보다 좋았다. 국어는 왜 맨날 외우라고 하는거냐, 왜 이런 해석밖에 없다고 익혀야하는거냐는 거부감이 컸다. 못외우면 손바닥맞는 중학교가 아닌 이상은 그런대로 그날자에 번호라서 일어나 외우거나, 시험문제에 '다음 괄호에 들어갈 말은?"같은게 안나오는 이상 외우지 않았는데..근데, 시집을 들쳐서 읽고있노라니 마치 체화된듯 뒷문장으로 쓱하고 이어진다.

 

아까 무라카미 하루키가 올림픽 세리모니에서 불려졌던 노래 'Waltzing Matilda'의 가사를 언급하며 (방랑하던 이가 양을 훔치려다 잡히자 물에 몸을 던져 자살하는데 그 뒤로 그의 목소리가 지나는 사람들에게들린다는 내용) 왜 이게 호주민요인지 의아했다고 하는데, 그때 떠올랐던 시가 바로 김소월의 '진달래꽃'이었다. 응원가로도 불려지는 노래. 만약 그가 듣는다면, 연인사이였는데 보기가 역겨워서 떠나는거 곱게 밟혀주겠다. 절대로 안울겠다가 왜 국민응원가인가 했을지 모른다. 근데, 전자의 노래가 아일랜드의 '대니보이'마냥 호주개척사에서 애보리진인지 아니면 추방되어 영국인을 흉내내는 지배층에게 이용당했던 이단자의 슬픈 이야기를 품은 것이듯, '진달래꽃'은 사랑했기 떄문에 상대방을 위해 끝까지 마음불편하게 해주지않겠다는 너무나도 예쁜 마음과 슬픔이 느껴졌다.

 

작은 엽서가 책띠지에 걸려있었다. 엽서위에 곱게 세로로 적힌 말.

 

제 詩는 사랑을 받고있나요 그때쯤은 獨立을 했을런지요.

 

글도 마음도 너무 예쁜 한글로 써있다. 아무리 헬조선이라고 해도, 애닯도록 독립을 품은 김소월님과 이런 예쁜 한글이 있어서 이 나라에서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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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기묘한 이야기 (世にも奇妙な物語)] (작성중) | - Mystery suspense Thriller SF Horror 2015-12-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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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4월에 시작해서 올해 25주년을 맞이한 후지테레비의 장수 옴니버스 드라마. 최근에 일드 [토리하다 (즉, 소름)]등 호러홈니버스 드라마도 보이는데 (병맛인데...재밌음 ㅎㅎㅎ), 이 드라마는 호러, 환타지, SF 등등 장르를 가리지않아서 어떻게 보면 [환상특급 (Twilight Zone)]과도 비슷. 한데 그 이야기의 폭은 무척이나 넓고 가끔 스케일도 꽤 커서 거의 영화수준인 것도 있고 (물론, 2000년에 극장판도 나왔지만), 유명배우들도 많이 나와 챙겨볼 수 밖에 없이 만든다. 물론, 봄 가을로 나눠져 방송되니까 더 가볍게 대할 수도 있고. 아참 일전의 [架空OL日記 (일본처자의 블로그일기 (근데, 저자가 남자개그맨이라는거))]의 저자도 이 시리즈의 각본 및 출연을 했다.

 

 

 

 

***** 2013년 봄 스페셜 (春の特別編)

: 기묘한 세상에 갇힌 5명의 남녀 이야기  

 

1. 노로이 웹, 저주 웹,  呪web

도쿠가와 케이의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힐링의 택배서비스랄까~)]에서 악의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저주웹에서 가격별로 저주를 보내준다 (근데, 일본은 신용카드결제가 꽤 간단하네). 자신을 야단치는 부장에게 지속적인 저주를 퍼붓지만, 내 보기엔 이 여직원의 캐릭터도 이를 연기하는 여배우도 각각 사회생활도 연기도 미숙하단 느낌 (근데 동영상 보는데 이어폰도 안끼냐?) 상사가 야단을 치면, 야단친다고 미워만 하지말고 뭐가 문제인지 파악을 좀 하란말야. 정말 나쁜 상사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는데... 그리고, 일단 오해일 수 있으니 모든 얘기는 당사자에게 들어봐야 하는거 아닌가..


2. 석유가 나왔다 石油が出た 

세계대전중인가 불이 나서 이를 끈게 소년의 소변이라는 것에서 출발해서 오줌싸개 분수동상이 나왔단다. 석유수입이 안되는 지경의 경기침체 상황에서 오줌싸개 동상의 낙서를 지운, 착한 실직자 청년이 소변을 눗자 그 축복인지 오줌대신 석유가 나오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남주가 아이돌인데, 물을 먹고 계속 소변을 눗는게 일. 근데 물쇼를 하는데..ㅋㅋㅋ

 
3. 에어닥터 AIRドクタ? (小田扉 「もどき」)

모도키는 무언가를 어설프게 닮은 형상이나 태도, 놀이 등을 의미. 의대생인 남주는 비행기 안에서 긴급환자가 생길떄 "의사분 계십니까"란 요청에 답하고 싶다는 환타지를 갖고 살았다. 긴급환자가 생기자, 마취의 (마쓰이란 발음을 가진 편집자), 간호사코프스레 클럽의 호스테스가 간호사로 나서는데... 줄줄이 나서는 모도키...아~~~ 이거 우울할떄 보면 대박이겠다. 완전!!!!! ^_______^


4. 불사신남편 不死身の夫

재생보험에 가입해둔 남편. 즉, 죽으면 다시 클론으로 대체되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것이지만, 그 아내는 남편이 지겨워져서 끊임없이 그를 살해한다. 그때마다 살아돌아오는 남편. 난 스티븐 킹의 이야기처럼 호러가 될까 했더니만, 이건 무슨 살해쇼도 아니고...


5. 계단의 하나코, 階段の花子 (?村深月  「踊り場の花子」)

학교괴담의 하나, 하나코상 이야기. 대부분 화장실에서 무슨 색깔 휴지 줄까~하고 나오지만, 이 학교에서는 계단에서 나온다. 하나코가 나온다는 그 계단을 깨끗이 청소하면 하나코가 나온다. 하나코가 준 상자를 받으면 죽는다. 하나코에게 거짓말 하면 죽는다. 하나코가 준 음식을 먹으면 죽는다 등등..

 

소설이 훨씬 더 재밌다. 작가의 글솜씨가 엄청나서 소설과 영상의 차이라는 것을 감안하고도 (호러는 소설이 더 무서우니까, 상상의 여지를 주니까) 훨씬 재미있다. 단, 밤에 보면 안된다는 거.

 

 

  

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저/박현미 역
arte(아르테) | 2015년 01월

 

 

 

***** 25주년 2015년 봄 스페셜 (25周年スペシャル?春 ?人?マンガ家競演編?)

 

나레이터인 타모리가 쥘 베른의 말을 인용하여 시작한다. "인간이 상상하는 것은 언젠가 실현된다" 음, 그럼 언젠가 거대 합체변신 로보트도.. 솔직히 우스개였지만, 서울공대건물의 팔, 이대박물관의 머리 등등이 실제화되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ㅎㅎ

 

봄스페셜은 2010년 10월 이래 코레보레이션 기획으로 3탄째, 일본 대표만화가 5명 기획작품이다.

 

1. [마징가 Z]와 [데빌맨], [큐니 하니]의 나가이 고 (永井豪)의 '面'

(얼굴의 면을 의미한다. 未來를 미라이라고도 하지만 미쿠라고도 하는구나..애 이름이 왜 미래인지.오늘 알았는데 아빠배우가 [고양이의 보은]에서 고양이 남작 목소리였구나... 전설에 기인한호러인줄 알았는데 SF였다)

 

2. 호러물  대가인 이토 준지 (伊藤潤二)의 [地縛者]

(강한 원한과 분노로 땅에 묶인 지박령에서 나온 제목. 땅에 묶인 자란 의미인데, 이 비슷한 몰래카메라를 일본예능에서 기획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멈추자 실험대상자 또한 같이 멈춘다. 일본인이라서 그럴까.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그냥 가던가 아니면 만져보던가 할 것 같은데...'~자'는 모노라고도 하고 샤라고도 하고, '신참자'는 '신쟌모노', '지박자'는 '치바쿠샤'로)

 

3. 명작 [원피스]의 오다 에이치로 (尾田?一?)의 [ゴムゴムの男]

(와우, 고무고무열매를 닮은 빵을 일본에서 판다고..)

 

4. [공포극장]의 우메즈 가즈오 (??かずお)의 [蟲たちの家]

 

5. 성전환만화의 이시카와 마사유키 (石川雅之)의 [自分を信じた男]

 

 

[원피스]는 2014년이 방송 15주년이라고...   

(안그래도 일드 [파트너]보다 일드 [과수연의 여자]가 훨씬 오래전에 방송시작을 하고 올해 시즌 15인가 라던데, 장수할 수 있도록 꾸준히 작품과 배우를 관리하는 면모는 대단하다)

 

근데, 우리나라 같으면 잔인한 부분을 어린이들이 보는 것은 물론, 어린이 배우가 연기하는 것도 꽤 우려를 하는데, 일본은 종교나 문화면에서 꽤 다른 면모를 가지는 탓에 뭐랄까 꽤나 이런걸 외면하기보다는 교훈으로 삼는다..는 경향인듯 하다. 지금 [잔혹미술사]를 읽고있는데 서문에서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자가 일본인이다. 역쉬...

 

 

그동안 보다 말다 한거 이 포스트로 정리 예정

 

(작성중)

 

 

 

 

참조 : 위키 작품소개 : https://ja.wikipedia.org/wiki/%E4%B8%96%E3%81%AB%E3%82%82%E5%A5%87%E5%A6%99%E3%81%AA%E7%89%A9%E8%AA%9E

 

에피소드 가이드 : https://ja.wikipedia.org/wiki/%E4%B8%96%E3%81%AB%E3%82%82%E5%A5%87%E5%A6%99%E3%81%AA%E7%89%A9%E8%AA%9E%E3%81%AE%E6%94%BE%E6%98%A0%E4%BD%9C%E5%93%81%E4%B8%80%E8%A6%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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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술은 글이 아니라 입으로 배워야죠 | Nonfiction 2015-12-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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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케 수첩

최창근 저
우듬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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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일본음식을 좋아하기에 도움이 될까 하여 샀지만 아주 큰 도움은 되지못했다. 정종은 사케의 일종이며, 준마이를 붙이는 것은 양조용 알콜을 넣지않은 술을 의미하는 등 오류를 정정하고 팁을 얻는 정도.

 

소개되는 사케는 대표이기는 하지만 85종에 국한되지만, 일본에서의 사케는 8천여종에 이른다. 그래서 이 책을 주문해서 올해 두번 다녀온 일본여행에선 도움이 되지못했다. 차라리 간혹 (최근 신문기사에서 읽었는데 사케를 따뜻하게 데워먹는 것을 일부 일본술집에선 뜨겁게 데우는 오류를 범한다고) 실수가 있을지언정, 이자카야, 음식점에서 추천을 부탁하면 (엄청나게 친절하지않은가!!) 마셔보면 성공률이 높으니까. 물론, 지방에 따라 양조브랜드에 따라 특징이 있지만, 한 브랜드에도 고가에서 저가까지 다 취급하니까 실제로 마시고 서로간에 정보를 얻어 축적하는게 훨씬 더 재미있고 유익하다.

 

근데.... 확실한건 가끔 아닌 일도 있지만 고가일수록 훨씬 풍미가 깊은 것은 사실이다. 깊다고 다 입에 맞는 것은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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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지루함을 통한 감명 - 무라카미 하루키의 2000 시드니 올림픽 관전기 | Fiction 2015-12-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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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결산 참여

[도서]시드니!

무라카미 하루키 저/권남희 역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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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책을 받아들고 뒤커버의 소개글을 읽었을때의 첫인상은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얼마나 좋아하고 아니고를 떠나 한마디로 "부럽다"는 생각이었다. '와우, 올림픽을 보러가서 쓴 글도 책이 되는구나' 하지만, 역시나 그 정도 되는 글솜씨니까 되는 일이었다. 가끔은 그 자리에서 그의 눈으로 보고 심장박동을 느끼면서 읽는 듯한 장면도 있었고, 가끔은 낄낄대면서 "역시 무라카미여~" (잠든 덕선이, 아니 수연이를 보고 성동일 아빠가 웃으며 말하는 톤으로... ^^) 라고 말하곤 했다. 굳이 박물관에 가서 오스트레일리아의 뱀에 대한 DVD를 보지않나, 펩시에 대한, 올림픽후원사 코카콜라의 행태가 얄미워서 경기장입구에서 물건 검사할떄 자기노트북이 '펩시'라고 주장하지 않나, 올림픽의 지루함에 대한 구구절절한 토로 ㅎㅎㅎ와 '왈칭 마틸다 (Waltzing Matilda)'의 가사에 납득하지않는 모습 등등.

 

그가 지켜보았던 2000년 9월 이전해 6월에 나도 시드니에 있었다. 그땐 한창 올림픽 준비중이었을텐데, 역시 아는것만 보인다고 난 완전히 생각치도 못하고 그의 글 속의 일본인 관광객처럼 과연 코알라를 만질 수 있을 것인가, 캥거루 고기는 어떤 맛인가, 공연하는 애보리진 아저씨의 차가 실제로는 BMW인가 벤츠인가 등등에만 신경이 온통 쏠려있었다. 게다가 그떄 한창 모으던 심슨가족이 호주에서는 다른 버젼으로 나와 팔린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었고..그리고 아직은 올림픽전이라 자원봉사자들도 없었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읽은 신문기사대로라면 아직 관광객에 대한 미소준비로 도와줄 준비도 하지 않은 채였다 ^.~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버전의 호주 이야기와 코스모폴리탄으로서 또 짜여지고 상업적인 것들을 싫어하는 자유인으로서 작가가 관찰한 스포츠 관람기는 관광이야기 이상으로 훌륭했다. 최근년들어서 육상경기를 엄청나게 좋아하게 되었고, 달리기 하나를 위해서 다리 뿐만 아니라 상체근육, 아니 머리와 멘탈까지 엄청나야 한다는 것 이상을 작가는 생생하게 알려준다. "아, 코너를 돌았습니다. 네 물을 마시는군요" 등등에만 머무는, 우리나라 방송국 마라톤 캐스터와 해설자를 차라리 무라카미 하루키와 동시통역사로 바꾸는게 어떨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는 테니스 경기 캐스터와 해설자도 좀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모두 - 거의 모두 라는 뜻이지만 - 자신의 약점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는 그 약점을 지울 수도 없앨 수도 없다. 그 약점은 우리를 구성하는 일부로 기능하기 떄문이다. 물론, 어딘가 남의 눈에 띄지않는 곳에 슬쩍 감춰둘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아 그런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옳은 행동은 약넘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정면으로 받아들여 약점을 자신의 내부로 잘 끌어들이는 것뿐이다. 약점에 발목 잡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나는 당연히 승리를 사랑한다. 승리를 평가한다. 승리는 두말할 필요없이 기분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깊이 있는 것을 사랑하고 평가한다. 사람은 떄로는 이기고 떄로는 진다. 그러나 그위에도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p.394

 

기사들을 엮어 책을 내야 하기 때문에, 아니 맨앞과 맨뒤에 언급되는 두 선수들을 보자면 이 책이 올림픽 감상기보다는 스포츠,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에 저 윗글이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상업주의의 올림픽 안에서 인간적인 숨결로 숨쉬는, 엄청난 투쟁과 의지를 보이는 운동선수들의 경기를 보기만 한다면, 저 직접적인 교훈적 글은 읽지않아도 듣지않아도 십분 마음으로 이해가 된다. 그게 아마도 지난 계절 밤늦게까지 아무 상관도 없는 육상경기를 들여다보며 감탄했던 내 심정이기도 하다.

 

 

참, 이우일의 일러스트레이션은 너무 멋졌다. 그냥봐도 무라카미 하루키임을 알 수 있는, 또 그리고 "맛보기하지 말라'는 그림 등에서 빵 터졌다.

 

그리고, 내가 본 코알라는 매우 까칠했고 만져보려는 시도를 해서 스트레스를 줘서 미안했고, 또 캥거루고기는 좀 이상했다. 세상에 먹을 것도 많은데 굳이 고기종류를 늘리고 싶지않았다. 내가 여행가기전 학회차 시드니에 갔던 친오빠 뿐만 아니라 나도 다소 백인우월주의자를 만나 시드니에 대한 기억이 그닥 좋지않았다. 지금 지인이 가있는데 이제는 그런 무례함은 줄어들었는듯.

 

 

 

p.s: 1) 여자 400 미터 금메달리스트 캐시 프리먼의 영상을 찾았다. 엄청난 압박을 견녀낸, 우승하고도 무표정했던 그녀의 모습이 환희로 바뀌는 모습은 멋지다. 그리고 솔직히, 이 영상을 안보고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도 멋졌다.

 

 

 

2) 뜬금없지만, 제목이 그냥 시드니!라 다행이다, '핼로우 시드니'가 아니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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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행복하면 좋겠다 | Life goes on 2015-12-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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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양이는 고양이다 1 : 하루를 견디면 선물처럼 밤이 온다

김하연 저
이상media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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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내 개가 병진단을 받았다. 환자가족이 있는 이에겐 "100% 건강할 수 없는거야. 작건 크건 병을 갖고 살아가는걸 차라리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밝게 사는게 더 나을거야"라고는 했지만, 그건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소리였다. [펫로스]에선 사람보다 일찍 떠나는 동물을 사랑한다는 건 급소를 하나 더 갖는다는 것이란 말을 했는데, 역시 그말처럼 내 곁에 동물을 두고 사랑하게 된 뒤로 내 급소는 너무 커져서 슈퍼맨의 클립토나이트만큼이나 좋지않은 뉴스에 충격을 받고 울었다.

 

재작년인가 너무나 춥고 눈이 많이 내렸던 겨울, 난 비자발적으로 불완전한 캣맘이 되었다.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 검은 비닐을 뒤지는 고양이를 보고. 그땐 감정적인 아닌 이성적으로 정말 도울 방법을 찾기보다는, 단순히 불편한 내맘을 달래려는 그런 시도였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내가 음식을 놔두면 바로 알아채고 먹으로 오던 고양이들은 내 존재를 매우 불편히 여기고 이빨을 드러냈다.

 

어제 그가 준 이 책 속의 사진을 보고 난 참 놀랐다. 사람의 손에 들린 사진기가 무서웠을지 모를 이 고양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배를 내밀고 곁을 내주는지. 얼마나 사진작가분이 정성을 쏟았을지, 얼마나 그의 눈매와 먹이를 놔주는 손길에 온기를 느꼈을지....

 

 

...그러나 어느날 알게됐다. 안타깝고 슬프고 외로운건 그들이 아니라 길고양이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란걸. 우리들이야 내숭도 떠고 감추기도 하지만 에둘러 표현할 길이 없는 길고양이들의 아픔이 자꾸 내 마음을 두드린단 걸. 나아가 생로병사의 모든 위태로움 속에서도 수정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그들의 눈을 통해서 거꾸로 나의 상처를 치료받았단 사실을...

 

위 추천의 글에서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 빈 속에 두툼하게 패딩을 입고 밖을 나가면 얼굴을 펴지못하고 인상을 쓰지만, 이런 추위와 배고픔은 나에게 일시적이지만 저기 밖에 버려진 동물에겐 더한 힘듦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지만, 그저 눈물을 흘리고 불편한 마음을 치워버리는 것보다 더 마음을 굳게 먹고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사진집인데, 너무 말이 많았다. 사진의 수준과 피사체 모두 매우 수준이 높다.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고양이들은 사람과 달리 온몸으로 두 눈으로, 가끔 상처입은 한 눈으로도 헐벗은 자신을 내보여준다. 가끔은 안쓰러운 모습도 있지만, 그저 두툼한 옷을 입고 안됐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더 강하게 강한체를 한다. 버려진 물건 위, 수풀 뒤에서 안락한 식빵구이 자세를 하기도 하고, 오두커니 서있는 오토바이의 거울에 강한 호기심을 보이기도 하고, 먼지많은 거리 위에 끝내주는 요가포즈를 하고...

 

이 책이 더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이 리뷰가 이 책에 누가 안됐으면 좋겠다. 버려진 동물들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일어날 나쁜 일들이 하나씩 줄고 좋은일이 하나씩 더 늘었으면 좋겠다.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하는 이들이 더 늘어나고, 그런 이에게 악플을 다는 인간들이 벌받았으면 좋겠다. 인간보다 더 일찍 가는 동물들이 그 짧은 기간 동안 더 응축된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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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알베르 카뮈의 《전락》(이휘영 옮김)-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잘못을 평가할 수 없다. | 예스24 글 2015-12-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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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의 블로그

 

*


인간이란 어느 정도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타인의 잘못을 평가하는 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인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작품

◆ 가장 뛰어난 불문학 번역가 故 이휘영 선생님 번역



■ 출판사 서평


심판과 참회의 아이러니를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그려내며
카뮈 자신과 동시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해낸 작품!


센 강에 뛰어내려 자살하는 여자를 구하지 않고 방조한 이후 ‘정상’에서 ‘지옥’으로 추락’을 경험한 변호사 클라망스의 참회와 심판을 통해 카뮈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르트르를 포함한 프랑스 지식인의 모습, 나아가서는 비극의 세기라고 일컬어지는 ‘20세기’를 몸소 겪었던 동시대인들의 모습을 복합적으로 투영하고 있는 《전락》이 문예 세계문학선 119번으로 출간됐다. 20세기의 양심이라 불리는 카뮈의 작품들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책은, 광복 후 최초의 프랑스어 사전인 《불한소사전》과 《엣센스 불한사전》 등을 편찬했고,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아시아 최초로 번역해 한국의 프랑스 문학 연구에 큰 족적을 남긴 불문학자 고(故) 이휘영 서울대 교수가 원전을 직접 번역한 작품이다. 책의 말미에는 변광배(한국외국어대학교 교양대학) 교수의 깊이 있는 해설을 실어 독자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이방인》에서 “인간이란 어느 정도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했던 카뮈는 《전락》에서는 잘못을 저지르고 난 뒤 인간의 반응과 태도를 보여준다.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참회하고 난 후에야 다른 사람의 잘못을 심판하고 단죄할 수 있다는 점을, 또한 이러한 잘못은 20세기를 살았던 모든 이들이 의무적으로 떠안아야 할 몫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 줄거리 
《전락》의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이 작품은 운하와 회색빛의 도시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의 한 술집을 배경으로 파리의 전직 변호사였던 클라망스가 끝없이 늘어놓는 ‘계산된 고백’을 따라 진행된다. 그의 고백에 따르면 그는 파리에서 명성을 날리던 변호사, 특히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위해 싸우는 덕망 있는 변호사였다. 하지만 그는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서 항상 정상에 올랐다는 느낌을 지닌 채 마치 초인이라도 된 것처럼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또 그들과의 관계에서 우월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요컨대 파리에서 변호사로서 ‘양심상의 평화’를 만끽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클라망스가 파리에서 누렸던 우월감을 바탕으로 한 이와 같은 만족스러웠던 삶과 ‘양심상의 평화’는 센 강의 퐁데자르를 건너던 중 듣게 된 정체 모를 웃음소리로 인해 급변한다. 그에 따르면 이 웃음소리를 들었던 순간에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웃음소리는 그가 파리에서 직접 겪었던 한 사건에 대한 기억과 깊이 연루되어 있다. 실제로 그는 문제의 웃음소리를 듣기 2~3년 전에 센 강의 퐁루아얄 위에서 이 다리의 난간에 기대어 강물을 굽어보고 있던 한 젊은 여자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이 젊은 여자를 외면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지만 곧 이 여자가 강으로 뛰어든 소리와 이 여자의 비명이 잦아드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는 달려가서 그녀를 구하고 싶었지만 결국 “너무 늦었다, 너무 멀다”고 판단하고 길을 계속 갔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은 후일 변호사 클라망스의 명성을 더럽히는 얼룩이자 오점이 되고 만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는 비난어린 심판을 받게 될까 봐 마음속으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가 퐁데자르 위에서 들었던 정체 모를 웃음소리는 바로 그들로부터 오는 비난어린 심판에 다름 아니다. 요컨대 그는 ‘정상’에서 ‘지옥’으로 ‘추락(chute)’을 점차 경험하게 된 것이다.

심판과 참회의 아이러니를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다 
카뮈는 《이방인》에서 뫼르소를 통해 “인간이란 어느 정도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라고 쓰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인간이 잘못을 저지르고 난 뒤에 보이는 반응과 태도이다.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참회하고 난 후에야 다른 사람의 잘못을 심판하고 단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와 같은 잘못이 20세기를 살았던 모든 이들이 의무적으로 떠안아야 할 몫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이것이 바로 카뮈가 《전락》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실제로 카뮈는 《전락》 에 “우리 시대의 영웅(Un heros de notre temps)”이라는 제목을 붙이려고 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참회자’의 자격으로 자신을 먼저 심판대에 올려 심판하고 참회하는 클라망스,  그리고 ‘재판관’의 자격으로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자들을 심판하고 단죄하면서 그들에게 ‘초상화-거울’을 내밀면서 반성을 단호하게 촉구하는 클라망스는 심판과 참회의 아이러니를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 불려 마땅할 것이다.


■ 목차

전락

작품 해설 - 카뮈의 《전락》: 참회와 심판의 아이러니(변광배) 

알베르 카뮈 연보


■ 본문에서

■ 내 직업은 다행스럽게도 정상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내 천성을 만족시켜주었습니다. 직업 덕분에 이웃 사람에게는 도통 신세를 지는 일 없이 늘 친절을 베풀어주는 편이라 그들에 대한 불쾌감도 없었습니다. 내 직업은 나를 판사와 피고 위에 서게 하여, 오히려 내가 판사를 재판하고 그로 하여금 나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게 했지요. 그러한 점을 잘 생각해보십시오. 나는 벌받지 않고 살고 있었습니다. 어떠한 판결과도 관련되지 않았으니까 나는 재판정 무대 위가 아니라 천장 어느 곳에 있었던 겁니다. 마치 극 중에 이따금 기계장치로 내려져 줄거리에 변화를 일으키고 뜻을 부여하는 신(神)과도 같았지요. 어쨌든 높은 데서 산다는 것은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우러러보이고 존경받는 유일한 방법임에 틀림없습니다. -28쪽

■ 별로 중요할 것 없는 이야기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일을 잊어버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게 중요합니다. 나에게는 그러나 변명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대항하지도 않고 얻어맞았지만, 나를 비겁하다고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뜻하지 않은 일격이었던 데다가, 양쪽에서 대드는 바람에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으니까요. 또 클랙슨 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명예를 저버리기나 한 것처럼 나는 불행했습니다. 아무런 반응도 없이 군중의 비웃는 눈길을 받으며 차에 오르던 내 꼴이 자꾸만 눈앞에 보였어요.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만, 그날 내가 매우 말쑥하게 푸른 옷차림을 하고 있었던 만큼 군중은 더 좋아했습니다. ‘얼간이’라는 소리가 다시 들려오고, 그런 소리를 들어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55쪽 

■ 그날 밤 나는 센 강 왼쪽 기슭으로 해서 집으로 가느라고 퐁루아얄을 건너려던 참이었습니다. 자정이 지나 한 시였는데, 가랑비라기보다 차라리 이슬비 같은 비가 내려서 드문 인기척마저 흩어져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여자 친구와 막 헤어져 돌아오는 길이었고, 필시 그 여자는 벌써 잠들어 있었을 겁니다. 좀 흐리멍덩한 기분으로 걷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몸은 가라앉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처럼 흐뭇한 피가 전신에 감돌고 있었습니다. 다리 위에서 난간에 허리를 굽히고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사람의 모습 뒤로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검정 옷을 입은 호리호리한 젊은 여자였어요. 거무스름한 머리와 외투 깃 사이로 잔득하게 젖은 목덜미가 드러나 내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71쪽

■ 나는 연극을 뒤틀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특히 세인들의 그 호평을 파괴해버리고 싶었던 겁니다. 그건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올랐어요. 모두가 상냥스럽게 “당신 같은 사람은……” 하고 말했는데, 그러면 나는 파랗게 질려버리곤 했습니다. 그들의 존경은 일반적인 것이 못 되었기에 나는 받고 싶지 않았어요. 나 스스로가 그 존경에 동감하지 않는데 그게 어떻게 일반적일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평판이니 존경이니 하는 모든 것을 비웃음의 외투로 덮어버리는 편이 차라리 나았습니다. 나는 숨이 막히도록 답답한 심정을 어떻게 해서든 풀어야만 했습니다. 내가 어디서나 내세우던 허울 좋은 마네킹의 뱃속에 들어 있는 것을 사람들의 눈앞에 보이기 위해서, 그것을 부수고자 했던 겁니다. -95쪽 

■ 나는 모든 사람의 것인 동시에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초상화를 만들어냅니다. 말하자면 그건 하나의 가면인데, 사육제에서 볼 수 있는 것들과 아주 흡사하지요. 여실하면서도 단순화된 것이어서,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이것 보게, 어디서 만난 적이 있는 녀석인데!”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저녁처럼 초상화가 다 되면, 나는 그것을 보이고 비탄을 금치 못하며 “이것이 내 꼴입니다” 하고 말하지요. 논고가 끝난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내가 동시대인들에게 보이는 초상화는 거울이 됩니다. -139~140쪽


■ 지은이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
1913년 알제리에서 태어났다. 1918년에 공립초등학교에 들어가, 뛰어난 교사 루이 제르맹의 가르침을 받는 행운을 얻었다. 알제대학 재학 중에는 평생 동안 스승으로 여기게 된 철학 교수 장 그르니에를 만나 깊은 영향을 받았다. 1930년대에 카뮈는 당시의 작가들, 특히 앙드레 지드, 몽테를랑, 앙드레 말로 등의 작품을 비롯해 프랑스 고전문학을 두루 섭렵했으며, 서서히 알제리의 젊은 좌파 지식인들 사이에서 중요한 인물로 떠올랐다. 1934년에 잠깐 알제리 공산당에 입당하기도 했
던 그는 노동계급 관객들에게 훌륭한 연극을 보여줄 목적으로 극단을 조직해 손수 각본을 쓰고, 연출과 각색 및 연기까지 맡았다. 연극에 대한 그의 애정은 일생 동안 계속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1년 전부터, 카뮈는 진보적 신문 《알제 레퓌블리캥》에 참여해 언론인 수업을 해나갔다.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서, 카뮈는 정의와 진리 및 모든 정치 활동은 확고한 도덕적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독자적인 좌파적 관점을 견지했다. 그는 1951년에 발표한 장편 평론 《반항하는 인간》에서 ‘반항’이라는 개념과 정치적·역사적 혁명을 대비했다. 이 평론은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들은 물론 장폴 사르트르 같은 친마르크스주의 이론가들에게 격렬한 비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957년에 카뮈는 마흔넷의 젊은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그 후 3년이 채 안 되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대표작으로 《안과 겉》, 《이방인》, 《시지프의 신화》, 《페스트》, 《반항하는 인간》 등이 있다.


■ 옮긴이

 

 

 

이휘영
소르본대학교 문학부에서 D.S.C.F. 학위를 획득했으며 서울대학교 불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광복 후 최초의 프랑스어 사전인 《불한소사전》과 《엣센스 불한사전》 등을 편찬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아시아 최초로 번역했으며, 카뮈의 《페스트》, 《안과 겉》, 로맹 롤랑의 《베토벤의 생애》,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사전꾼들》, 르 클레지오의 《홍수》, 《카르멘》, 《독서론》, 《회색 노트》, 《암야의 집》 등을 번역했다.

 

 

 

전락

알베르 카뮈 저/이휘영 역
문예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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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 최고의 손끝으로 만들어낸 에로스 | 웬디 수녀 2015-12-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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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결산 참여

[도서]관능미술사

이케가미 히데히로 저/송태욱 역
현암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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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평수업에서 들은 건데,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과 죽음. 그 극단적인 표현이 에로스와 살인이기때문에 인간은 그 주제에 끌린다고. 이케가미 히데히로는 인간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가장 극단적인 주제로 편집했다. 관능과 잔혹. 이건 관능편이다.

 

고전주의, 바로크, 로코코 미술을 꽤나 좋아하는데,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많아 매우 기쁘다. 생각보다 수위(?)가 높지않다고 생각했는데, 그야 여인의 신체야 아무리 청교도 금욕주의가 금지한다하더라도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간주되어왔고, 그 관능의 표현은 노골적인 신체의 결합이 아닌, 회화 속에서 다뤄지는 주제와 인간의 감정의 캡쳐로 나타나기 때문이었다. 성경과 함께 서양문화의 축을 만든, 그리스 로마신화가 직접적으로 또 상징의 도구로서 계속 사용되는데, 그 내용인즉 기독교에서 보기에 정상적인 일부일처의 가족적인, 계급적인 구애와 애정, 관계가 아니라 불륜, 성폭행, 범죄 (납치, 스토킹 등등)의 가장 극단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있기 떄문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그림이 그려진 시기의 문화사를 업고 또 다시 그 시대를 이야기한다. 여성의 한계, 결혼, 순결, 성교육, 풍자 등등.

 

하지만, 대중가사의 대부분이 사랑노래이듯 사랑은 어떤 형태로든 인간의 최대관심사.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주제로 선택하여 뛰어난 테크닉으로 감탄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회화와 조각들을 볼 수 있어 기쁘다 (대리석 조각에 관해선 언제 따로 읽어보고 싶다. 어떻게 저렇게 ...감탄..)

 

 

 

 

p.s: 책이 더 크고 모든 그림이 다 컬러였다면 더 좋았을텐데...흠, 그러면 가격이 확 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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