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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나 일방적인 시선 | Comics 2015-04-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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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혼해도 될까요?

노하라 히로코 글,그림/장은선 역
자음과모음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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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는 중소기업을 다니는 남편과 결혼한 9년차 아내,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 둘 케이와 슈의 엄마, 그리고 마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직장인이다. 다들 행복해보인다고, 남편이 아이들과 잘 놀아줘서 부럽다는 말을 듣지만, 그녀는 말못하는 고민이 점점 커져간다.

 

그녀의 고민은, 아침부터 그녀의 말은 귀등으로 듣고 노트북을 잡고 살고, 그녀가 부탁하는 것은 무시하며, 기분이 나쁘면 손에 잡히는 작은 물건들을 던지는, 그러나 기분이 좋으면 아이들과 놀아주는...바람도 안피고 술과 도박도 안하는 (그러기에 괜찮은거라...하고 생각하는) 남편이다.

 

하루종일 신고다닌 양말을 뭉치지않고 제대로 펴서 빨래통에 넣어달라는 시호의 부탁은 언제나 무시된다. 아주 작은 것이지만, 아내가 바라는 것을 기억해주는 것을 나타내는 에피소드인데 무릇 일어나는 일인듯해도 매우 효과적으로, 섬세하게 선택된 에피소드인것 같다. 일드 [이혼변호사- 당신의 눈물을 돈으로 바꿔드립니다]를 봐도, 이혼을 하면서 경제력이 있는 결책배우자에게 위자료를 받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일로 보여지는데, 이렇듯 평범하게 이혼을 하게된다면 과연 앞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사는 삶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삶의 이유인 두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시호에게는 가장 큰 고민이다.

 

하지만, 그 어떤 해결책도 주어지지않는다. [안나 카레니나]의 첫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다고 하였듯, 최근 개정되어 체크하게된 객관식 이혼사유 체크에 따르면, 어쩔 수 없이 동일한 난에 체크를 하더라도 각자의 입장은 다를 터이니 말이다. 대한민국 이혼율 1위라는 뉴스에 문득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며 그들의 이유들을, 적어도 내가 들은대로 구성해봐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잃는 것이 있어도 최소한 스스로 상처를 덜받고 다시 행복해지기 위한 결정임은 틀림없다.

 

작품은 섬세한 심리가 뛰어났지만, 도대체 남편이 컴퓨터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는, 그의 감정은 어떨런지 시호의 일방적인 시점으로만 그려진 것이 조금은 안타깝다. 그리고, 또 아이들을 위해서 참으려는 시호의 결정이 과연 아이들에게도 정말 옳은 결정인지도 조금 불안한 느낌이다.

 

하지만,

 

노란 표지를 벗기면 안에 행복이 가득한 집이란 타이틀과 글이 나온다. '언젠가 반드시...'란 말 뒤엔 '이혼을 하고 싶다' 일수도 있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겠어'란 말이 나올 수도 있다.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고 말하기엔 좀 순진한 감이 있지만).

 

 

(이 책을 먼저 읽은 그가 이제 세탁기에 양말을 뭉쳐넣지않는다..ㅎㅎㅎㅎ 예쩐에 심리학자의 글을 읽은 적이있는데, 배우자에게 짜증나는 잔소리 식으로 '이러저러한 일'을 부탁하거나 시정을 요구한다면, 상대방은 그걸 귀찮은 잔소리로 인식, 자꾸만 까먹게 되고 화를 내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무언가를 부탁할때에는 차분하게 이러저러하게 설명을 하면서 해야 한다고, 내지는 포스트 잇등으로 상냥한 말로 저거놓거나. )

 

 

 

 

p.s: 원어로 읽고싶으신 분은 요기로 : http://www.comic-essay.com/episode/read/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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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않는 영감과 상상력의 소유자 | Mystery + (정리중) 2015-04-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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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와 춤을

온다 리쿠 저/권영주 역
비채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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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읽어본 작가중에서 상상력에 있어서 투 톱은 미치오 슈스케와 온다 리쿠이다. 1991년 데뷔를 하고, 이 단편집이 2012년 12월작인데 그 동안에 엄선된 번역서라고 해도, 어쩜 한결같이 읽는 나를 놀라게 하는지 모르겠다. 이야기의 결말을 당최 짐작할 수 없는 작가는 그녀가 유일한 듯 하다.

 

온다 리쿠 여사 시리즈를 소개할 때, '마르지않는 이야기의 샘'이라고 소개되었던데, NHK 다큐를 보고, 주변의 대화를 듣고, 예술가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작품이나 대가들의 작품들에 연이어 영감을 얻는 그녀에 대한 정말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추리, SF, 드라마, 과거와 미래, 괴담과 모놀로그, 음악과 춤 등 장르와 주제를 가리지않고, 표지까지 19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변심'은 제목과 내용이 도저히 연결이 안되듯 암호를 풀다가 결국 '아'하며 해독을 하는 순간의 짜릿함이 멋졌던, 짧은 분량인데도 너무나 박진감과 스릴이 넘쳤던 작품이었으며, 개 존의 '충고'과 고양이 코코의 '협력'은 정말 뒤통수를 맞은듯한 반전이 너무나도 깜찍했다. 일상의 작은 것에서 모티브를 얻은 '오해'는 결국 스파이물이었으며 (와우!), 말의 힘을 보여준 '죽은자의 계절', 요절한 피아니스트의 빙의를 다룬 '둘이서 차를', 그리고 살아보지도 않은 과거로의 노스탤지어를 다룬 연작들은 서늘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맨뒤 친절한 작가해설에서처럼 언급된 작품들에 연이어 다시 한번 감상한다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참, 이 책은 한번에 잡고 다 읽기보단 주변에 놓고 간간히 한편씩 읽고 음미하는게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에 읽기엔 아깝다.

 

 

p.s: '둘이서 차를'. 살아본 적도 없는 시대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같은 노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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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함 밑에 흐르는 격렬한 흐름과 주장 | Fiction 2015-04-2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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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울 시민

히라타 오리자 저/성기웅 역
현암사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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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학연수를 하는중 만난 세계의 여러나라사람들과는 성별, 나이차, 상대적 국가에 대한 지식수준을 가리지않고 무척이나 편안하게 친해질 수 있었다. 한데, 그닥 일본과의 과거가 얽힌 조상도 없는 내가 유난히 가까워지기가 어려웠던 대상이 일본인이었다. 서먹한 나보다는 오히려 그 대상이 일본문화에 대해 아는 것을 이야기만 해도 매우 반가워하며 나중에 음악을 녹음해서 보내주기까지 했음에도, 난 여전히. 그건, 나중에 언젠가 한 유학생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게 아마 정답일 듯 싶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에게 "너네 한국인은 일본인에 대해 강박적인게 있는거 같아." 음, 맞다. 서로 침략하고 전쟁하고 왕권이 얽힌 유럽인들이야 서로에 대해 어쩔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말이 정답이면서 아닌건, 직접 겪어보지않고서야 그 강박적인게 병적인게 아니라 얼마나 슬픈건지 모른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언급되는 다른 조선거주 일본인에 비해, 조선인하녀가 같이 식탁에 앉기도 하고 어울리기도 하며 상대적 친한파로 보이는, 조선에 거주하는 상인집안 시노자키 일가의 3대에 걸친, 1909년에서 1939년까지의 10년간격의 희곡 4편에 나타난, 조선의 모습이 얼마나 엑스트라에 가까우며, 한국인에게 있어 가장 극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삼일운동마저 매우 실소가 나올 정도로 무지하고 무관심의 대상으로 언급되는 것을 보면서, 그게 바로 강박적으로 보는 외국인과,
"왜 기억도 안나고 내가 하지도 않는 식민지화와 위안부건에 대해, 도대체 얼마나 사과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트리는 일본인, 그리고 그보다 어쩜 더 심각한,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고 그냥 싫은 일본인의 모습에 겹쳐지며 더 강하게 서로간의 거리차가 느껴졌다 (어젠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바로 위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고, "상대방이 이제 됐다고 할떄까지 사과하는게 맞다고. 그리고 최근 독해연습을 하면서, 아사히신문 칼럼 '천성인어'를 읽는데 무라야마담화의 뒷배경에서 '종전'이 아니라 '패전'임을 꼭 명기해야 했다는 등에서 일부 일본지성인의 모습에 감탄과 존경을 느낀다).

 

4편의 희곡은 '서울시민'연작이며 다 이 단어가 들어가있다. 하지만, 여기서의 서울시민은, 조선인이 아니라 조선에 사는, 일본인의 모습인듯 하다.

 

조선인은 문어를 먹나?

조선인도 문학을 즐기나?

일본인의 세금으로 낸 제국대학생이 배은망덕하게 독립운동을 해?

 

등등의 부분은 솔직히 읽어가기가 힘들었지만, 이 작품과 공연을 본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이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꼈는지에 더 궁금해졌다. 과연 창피했을까? 아님, 아래처럼 말하는 부분이 현재 일본우익의 생각과 비슷하듯 저열하게 웃어버렸을까? (갑자기 예전에 한국에 놀러온 일본인 관광객 인터뷰가 생각난다 "김포공항에 오면 김치냄새가 진동한다는데 없더군요")

 

 ..일본인은 싸울거야, 동양의 평화와 질서를 위해..조선인은 이 싸움을 더 응원해줘야 할걸...p.165

 

...인도인들은 인도일을 인도사람들끼리 결정한다는 건가요?..인도사람들은 스스로 원해서 영국령이 된게 아니잖아요..그거만 봐도 조선과는 전혀 경우가 다르죠....p.204

 

하지만, 분노보다는 식모와 지나가는 인물, 일제의 혜택을 받은 친일파로 묘사되는 조선인의 모습이 차라리 더 슬프게 느껴진다.

 

....문어란 놈들은 밖에서 자극을 가하면 좁다란 곳으로 막들어간다는 거야...바위틈에 있는 문어를 잡으려고 하면 목이 잘려도 나오려고 안한대요...p.32

 

...그 집에서 맨처음 기르던 원숭이는 사람에게 인사를 했었답니다....p.318

 

작가의 조심스러운 작품설명에도 느낄 수 있듯, 이 작품은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그 어떤 분노와 수치, 서로간의 반감을 일으키고자 한 것은 아니다. 제목과 달리 오히려 더 서울시민의 비중이 적을 수록, 조선에 살면서 조선인의 삶, 문화, 인성에 대해 관심도 없고 무지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 무관심이 얼마나 큰 잘못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강하게 보여준다.

 

...식민지 지배는 괴물이 한 것도 악마가 한 것도 아닙니다. 보통의 인간이 별 생각없이 거기에 가담하게 된다는...인간은 약한 존재입니다. ..p.598

 

전면적인 제목과 대비되는 인물비중, 그 격한 차이가 동일한 시대를 살면서도 엄청난 관심과 지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불편하다고 외면하지 말고, 무관심하지 말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지 말라는 것을 (해설에는 정말 뛰어난 지식인이자 문학인인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의 글이 인용되어있다. 스스로만을 위하는게 정말 위험하다는...), 감정적인 부분을 버리고 보다 관심을 다가가며 차이를 좁혀야 하는 건, 정치인같은 인물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서도 보여지는,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 어떤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없어도, 매우 잔잔한듯 대사가 흘러도 그 아래는 매우 격렬한 흐름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p.s: 작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번역자의 노력이 정말 한치의 부족함이 없이 좋았다. 인물관계도, 무대의 배치, 스틸사진, 원어인 일본어 표기, 주석, 역사연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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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바라보기 위해선 반드시 산을 내려와야 한다 | Fiction 2015-04-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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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선화에게

정호승 저
비채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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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읽은 작가님의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 사는 동안 작은 위안이 되어줄 책 (조금씩 또는 가끔씩 필요할때마다 읽으시길))]도 나에게 적절한 때에 조용한 위안과 깨달음을 주었는데, 이 시집은 맨처음 잡았을때의 다소 우울한 느낌 이상으로 읽고 음미하다보니 또 뭉클한 다독임을 가져다 주었다.

 

 

 

..그 영원한 선로 밖에서

서로 포기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기차'

 

 

..아무도 반달을 사랑하지않는다면

반달이 보름달이 될 수 있겠는가

보름달이 반달이 되지않는 다면

사랑은그 얼마나 오만한 것인가....'반달'

 

...젖은 우산을 접듯

그렇게 나를 접지 말아줘

비오는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우산을 그대로 접으면

젖은 우산이 밤새워 불을 지피느라

그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

젖은 우산을 활짝펴

마당 한가운데 펼쳐놓듯

친구여

나를 활짝 펴

그대 안에 갖다놓아 줘...'친구에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않는 사람을 사랑하지않는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내가 사랑하는 사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다....'수선화에게'

 

 

김항률님의 부드럽고 내면적 깊이가 있는 그림과 적절하게 어울린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언제나 의도치않게, 노력한 것과는 정반대로 정면으로 마주치는 좌절과 실망, 고난을 대할때 너무 깊이 빠지지않고, 그 순간마저도 자연스럽게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너무 힘주어 내치려하다가 그 힘을 다 빼지말고 다시 추스릴 힘을 조용히 비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렇게 힘든 것을 겪어봐야 정작 행복한 순간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시인의 글이 참 마음에 드는 것은, 그가 바라보는 사물들이 다 평범하고 약할 수도 있는 것들. 그들에게 감정을 이입하여 바라보는 시선이 참 곱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우산..은 이번주에 비가 와서 그런가 베란다에 펼쳐놓은 우산을 보다 뭉클하였다.

 

일전에 본 어학시험에선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는 꿈을 먼저 꿔야..' 어쩌고하는 좀 이상한 지문이 출제되기도 했지만, 독해부분에서 가끔 수필, 신문사설 등의 인용문들이 꽤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에 마주한 지문은, 한 대학선배가 입학한 후배에게 해주는 조언인데, '..많은 이들이 어른이 되었으니 책임감을 갖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말고....등등으로 조언을 해주지만, 난 너희에게 강한 사람이 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 강한 사람이라는 것은, 자기가 강하기에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라는 부분이었다. 일전에 읽은 작가의 산문집에서 강한 독수리가 자신의 부리를 부러뜨리고 깃털을 뽑으면서 새로운 삶을 이어나가듯, 자신 보다 주변의 어려움을 더 먼저 돌아보는 마음이 진정한 강함이라는 생각에 뭉클했다.

 

오늘은 세월호 1주기, 연신 신문에선 그 이후 우리국민의 안전의식이 변함이 없음을 비판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겪지않은 것임에도 누군가 아파하는 것을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여전히 변하지않음에 위안을 삼는다.

 

지금 힘든 누군가가 나중에 꼭 마음의 위안을 참고 행복하길 바라며...

 

...만일 나뭇가지가 작고 가늘게 부러지지 않고

마냥 굵게만 부러진다면

어찌 어린 새들이 부리로 그 나뭇가지를 물로 가

하늘 높이 집을 지을 수 있겠는가....'부러짐에 대하여'

 

 

...고통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굽은 나무는 자기의 그림자가

구부러지는 것을 싫어하지않는다...'나무에 대하여'

 

 

...산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을 내려와야 하고

사막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먼저 깊은 우물이 되어야 한다...'개에게 인생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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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게 퍼올린 일상의 감정들 | あなたやっぱり 2015-04-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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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하기 힘든 말

마스다 미리 저/이영미 역
애니북스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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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월에 어학시험을 앞두고 완전 그쪽 모드로 강박적이 되었나보다. 읽는내내 이건 원서엔 뭐라고 되어있을까가 너무나도 궁금해 간지러울 지경이었는데, 다행이 일전에 일서세일때 저가격순, 할인폭높은 순으로 정렬한데 이 책이 속해 사들인적이 있어 매우 기뻤다. 번역서를 먼저 읽고 지금 원서를 읽고있는데....(원서로 읽다보면 정말 뒤집어지겠는것이, 정말 모호한 표현이다. 그러니까 '---하지않으면 좋지않을까 생각한다'라든가 등 이중부정으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일본어문장. 지금 대조해 읽다가 한글 번역 문장의 경쾌함에 난 쾌감까지 느끼고 있다 ^^ 또한, 작품을 읽어간다는게, 언어만 알아서가 아니라 그 문화까지 잘 아는게 좋다는 것을 여실히 꺠닫고 있다. 영문학을 전공할떄 교수님이 영문학을 관통하는 두가지 흐름,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즉 그리스로마신화랑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이상으로 대중문화까지 알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장르문학에 관련된 문장을 읽을때랑 이런 생활에세이를 읽는게 너무나 난이도가 다르게 느껴지므로..)

 

일본어는 정말 깜짝 놀랄정도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발음이 많다. 여보와 女房(にょうぼう)도 그렇고.. 가까운 나라라 문자, 언어, 문화의 전달, 교류도 그렇고 식민지시대의 문화동화정책도 그렇고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기 떄문일 것이다 (근데, 일본책 보면 중국은 언급해도 우리나라는 언급을 잘 안하더만). 그럼에도 잘못 전달되어 한자음독에 오류가 생기거나, 말먼저 한자매치 나중이거나, 원래 편한대로 쓰는 까닭에, 우리나라말을 그대로 번역하여 사용하면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있다. 나도 실수한건데, 식당 등에서의 계산은 計算이라고 쓰면 안되고 (이건 회사나 공장에서의 엑셀시트 등에서나 쓰는 용어), 勘定나 전문용어라고 생각되는 '회계'라고 써야하는 등, 왠만한 외래어는 우리생각엔 생소한 발음으로 표현되거나 약어가 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계산에 관한 부분을 읽는데 정말 원어는 뭐로 표현되었을까 궁금했다. 제목을 원어로 표기해주는거 좋았는데, 가끔 한자도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것을.

 

하지만, 그건 하나에 꽂힌 나의 바람일뿐, 이 책의 포인트는 그 일본어가 아니라 매우 섬세한, 그래서 '퍼올린다'고 하는 그 감정이다. 살아가면서 은근히 하기 힘든말들. 어떤 부분은 '흠, 뭐 이런것까지 남의 눈을 신경쓰나 매일 볼 사람도 아닌것을...(예를 들면, "이 물 계산되는 건가요?" 근데, 지난번 집근처 생긴 파스타집에서 사이드메뉴 빵가지고 물어봤을떄 서빙하는애가 이상하게 보긴했다 ㅡ.ㅡ)'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또 어떤부분은 동감하면서 빵터졌다. 왜 난 쇼핑하러 가면 '검정색치마'가 '블랙스커트'가 되는걸까...ㅎㅎㅎ

 

급한 성격에 쓱닥 읽고 원어는 뭐라고 썼을까 성급히 책을 피고는 (일서는 99.9% 다 이렇지만...번역서는 왼쪽으로 책장을 넘기고 원서는 오른쪽으로 넘긴다. 번역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로 읽으며 내려가고, 원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왼쪽으로 줄이 넘어간다) 어지럽게 읽으며 원작자의 섬세함에 번역자의 문장능력에 감탄을 느낀다 ^^

 

어디선가 원작자도 금방 읽혀지는게 아닌가 섭섭해하던데, 간간히 잡고 일상적이고 섬세한 감정에 가끔 웃고 감탄하기에 딱맞는 (본인이 들었을때 그닥 좋은 느낌이 아닌 말은 남에게 쓰지않는다는 것, 말에도 품위와 배려가 느껴지게 말한다는 것), 4컷만화와 에세이가 어우러진, 귀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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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딜레마 투성이지만, 두번 읽어도 재미있는 할렌 코벤 | - Suspense/Thriller 2015-04-0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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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홀드타이트

할런 코벤 저/하현길 역
비채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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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장르문학을 즐기는 이들이 많이 늘었지만, 예전만해도 한번 읽으면 범인을 알아버리는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를 왜 사냐고, 왜 모으냐고 묻는 이들이 있었다. 음, 난 어릴적에 읽었거나 엄청나게 인상적이여서 기억에 생생하게 남거나, 아주 재미없어서 질렸거나가 아닌 이상은, 읽고나면 그닥 오래 기억하지 못한다 (음, 난 심리학개론 때 들은 기억량 한정에 최신버전 업데이트에 무의식적 강박적인가봐~). 그리하여, 할렌 코벤의 이 책을 들어서 몇페이지를 읽다가 뭔가 기시감이 들고나서야 알았다. 이미 읽은 것임을...ㅎㅎ   예전에 [아들의 방 (부모라면 한번쯤 던져봤을 질문에서 출발했던 스릴러)]으로 나왔었던 것인데 (음, 그래서 원제도 항상 기억해두려는 것이었는데...). 근데, 언제나처럼 새로 읽은 것처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읽다가 문득 예전 리뷰도 읽어보았는데, 그때 좀 시니컬하게 읽었던 것과 달리 이번은 아주 즐기면서 읽었다. "할렌 코벤, 재미하나는 끝내줘~~"하면서. 그러고보면 책도 타이밍에 따라 즐기는 정도가 다른건 정말 사실인듯.

 

 ...참 이상하게도 마음이라는 건 정말 다치기 쉬웠다. 우린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쉽게 산산조각날 수 있는지에 관해 생각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그걸 깨닫는 순간 정신을 놓을 수 있기 떄문에 생각자체를 하지못하도록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어느 누가 늘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이 정상인으로 활동하도록 치료하도록 나서겠는가? 그들은 현실이 얼마나 가느다란 줄 위에서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있는지 알아버린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는 손을 쓸 수 없는 것이다. 그건 그들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가 아니라 진실을 차당단할 수 없어서 생긴 일이다..p.189 (두번 읽어도 인상적인 문장은 여전한가보다)

 

난 가끔 차에 신경을 쓰지않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신호위반을 하는 차들도 많고, 요즘엔 싱크홀까지 생겼는데 차가 당연히 설거라고 생각하는 그 믿음이 가끔 무섭다. 차를 운전하는 것도 사람이고, 그 사람들은 많은 실수를 하는데. 뭐, 그것까지는 아니라도 우리 스스로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이러저러해도 나는 다치지않고 안전할꺼라고 생각하는 그게 자기기만이라고 생각된다. 누군가 자신과 다르거나 고통받는 이들을 보면서 자신이 무사함을 확인하고, 그들과 자신과 선을 그어버리는 행동은 비겁하다고도 생각된다. 실상 누군가에게 닥치는 것들은 나에게도 동일한 확률도 닥칠 수 있는 것이기에.

 

행복하게 승승가도를 달리는 남편 론과 쌍둥이, 그리고 아들 스펜서를 둔 엄마 벳시는 자신의 아들이 어느날 문자 하나 남기고 자살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성실하게 인생을 살아온 전직 아이스하키선수출신의 전문의 아빠 마이크나 성공적으로 대형로펌에 복귀한 변호사 엄마 티아 또한 자신의 아들이 잘하던 아이스하키를 그만두고, 고스분장에 부모와 대화를 끊고 불안한 모습으로 다니다 가출을 할지도 몰랐을 것이다.

 

마이크는 자신의 아버지가 어렵게 이민을 와서 고생고생을 하다가 강도털이의 한방에 목숨을 잃었고 또 딸의 친구인 야스민이 컨디션이 나빴던 루이스턴 선생의 순간의 한마디에 전교생의 놀림이 되버린다는, 그 찰나의 차이를 알고 있음에도 아들의 가출전까지는 인생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 몰랐을 것이다.

 

그냥 이웃이던 빵집아저씨가 고문과 강간을 저지르는 것을 겪게된 피에트라까지의 극단적인 상황을 보지않더라도, 인간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하다. 앤서니 같은 사람에겐 마음에 드는 인물이 있으니 위험한데 도와줘보자..하는 지경도 될 수 있지만, 또 CJ의 아버지는 경찰임에도 나만 내 가족만 안전하다면 누군가 위험에 빠지거나 고통을 호소할지라도 외면하고 싶은 것이 사람이다.

 

저 위 인용한, 인상적인 문장 속에서 티아는 진실을 외면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상 그 누구도 시련이 닥쳐오기까지만 가능할 뿐이다. 애덤이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마음을 눌러버리고 외면한 순간, 더욱 더 사건이 겹치듯, 현실의 시련이 가시화될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진실이다. 동영상버튼을 누르기전에 사과를 요구하고, 사건이 꼬이기전에 울며 고백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을. 꽉 안아주었다면 (hold tight).

 

하지만, 여전히 딜레마 투성이다. 과연 어느선까지 자식을 개인으로 인정하고 독립성을 존중해야하는지, 어느선에서 개입을 해야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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