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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전기 그리고 그들의 자취와 힘 | 기본 카테고리 2005-04-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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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렉트릭 유니버스

데이비드 보더니스 저/김명남 역
생각의나무 | 200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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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잘 가지고 놀던 자동차 장난감이 갑자기 동작이 안된 날부터 빠떼리의 힘을 알게 된다. 전기 스위치를 누름에 따라 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기는 마술 장난감으로 변한다. 빠떼리가 아니라 배터리, 전지라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일부는 전기에 궁금증을 가지게 되고, 일부는 그냥 지나친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궁금증을 가지고 조사한 사람들이 수행한 관찰은 전기의 흐름을 찾아 내었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 중, 무엇인가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연구와 실험은 인간의 뇌를 흉내 내는 곳까지 도달했다. 이러한 전기라는 것에 대해 잘 요리된 영양식이 내 앞에 왔다.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일렉트릭 유니버스>이다. 젊은 세대를 위한 단 한 권의 전기의 역사라는 조그만 글씨가 전기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함을 표현해주고 있다.

전기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세상을 묘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어지는 전기와 관련된 역사와 사건들은 흥미 있는 내용들을 전해준다. 수 많은 입자들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충돌하며 질서를 만들어 가는지 신비롭기만 하다. 또한 이러한 현상 속에 숨어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찾으려 애썼고 이를 형상화한 사람들의 노력과 경쟁과 결과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다.

<일렉트릭 유니버스>는 쉽게 쓰여졌다. 아니 편하게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책에서 언급하는 현상의 원리를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어떤 원리를 알려주는 것이 책의 목적이 아니다. 전기의 발견과 응용에 대한 이야기 책이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옛이야기를 듣듯이 읽어나갈 수 있다. 시작은 무언가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전선 속을 흐르는 전자들에 관한 연구는 그들이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비롯된 파동 이론으로 넘어 간다. 이 파동은 역장의 존재라는 가설과 입증을 통하여 파동 기계로 측정되고, 우연히 만들어진 레이더는 전쟁 중에 과학이 잘못 사용될 때 가져오는 폐단을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가져온다. 그리고 전자들의 흐름을 이용한 컴퓨터에 관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으며 신경과 뇌에 관한 연구까지 넘어 가고 있다. 이 역사들은 헨리, 모스, 벨, 에디슨, 패러데이, 맥스웰, 튜링, 벨 연구소, 뢰비 등의 수 많은 학자들과 연구 기관의 연구 결과로 이루어진다. 책 마무리에 그들의 뒷이야기와 깊이 읽기까지 정리해 놓은 것은 저자가 서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아이디어가 잉태되고 나아가 현실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 여겨 보아 줄 것을 당부하는” 이 책을 기술한 바탕과 성격을 말해준다.

파동 기계의 장에서 보이는 헤르츠의 연구 활동 모습은 새로운 형식으로 보이는 글이다. 아니 연구 일지라고 하는 것이 좋을 만한 일기를 바탕으로 구성한 글이다. 고민하는 모습과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의 기쁨 등의 표현은 그 자리에 바로 존재하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2차 대전 중 영국과 독일 간의 레이더를 이용한 경쟁은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기분을 갖게 한다. 또한 자살로 마감한 앨런 튜링의 삶에서는 저자가 계층의 갈등이라는 침묵의 전쟁이라고 표현하였듯이 그 시대가 허용하지 않는 길을 걸어가면서 받은 고통과 외로움을 볼 수 있었다.

하나의 발견이 초석이 되어 또 다른 발견과 발전을 이루어 가는 것이 역사이다. 그것이 개인의 성과이거나 연구진의 연구 결과이거나 어느 순간 한 단계 위로 뛰어 오르게 하는 결과가 있다. 이 결과를 가져온 연구자는 역사의 한 장면에서 사라져도 그 결과가 가져온 엄청난 효용성과 새로운 연구에 대한 시작점으로서 영속성 있는 가치를 지닌다.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자유롭게 다루며 저자가 찾아가는 미지의 세계를 파헤치는 욕심쟁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기의 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저자가 마무리에 보였듯이 전기가 다스리는 세상의 한 부분으로써.


[인상깊은구절]
연약한 생명체인 우리 인간은 이 전하들이 때로 거칠게, 때로 규칙적으로, 때로 절도 있게 움직이며 구성하는 세계 속에 잠시 살고 있을 뿐이다. 우리 또한 전기가 다스리는 세상의 한 부분인 것이다. – 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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