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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으로 엮은 변화를 향한 마음 | 기본 카테고리 2006-09-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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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심 上

김탁환 저
민음사 | 200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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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을 그리 힘들게 했나요? 빅토르였나요? 궁궐 안의 사람들이었나요? 아니면 불안하고 격변하는 시대였나요? 사람의 한 생이 그저 평탄하기만 할 리는 없지만, 당신이 걸어온 짧은 생의 이야기는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당신이 살았던 그 시대만을 탓할 수 없겠지요. 어쩌면 당신을 이용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탓할 수만은 없겠지요. 목숨을 버리는 순간, 그 동안 살기 위해서 그리고, 관심을 두고 있는 일을 위하여 했던 것들이 모두 소용없는 일이 되었다고 생각하겠지요? 아닙니다. 궁궐 내의 당신의 자취는 찾을 수 없지만,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당신의 정신은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이 보고 듣고 말한 세상들이 펼쳐지는 날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젓는 손 사위에서, 당신이 내딛는 발걸음에서 당신의 진한 아픔을 느낍니다. 멀고 먼 저편의 나라에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사막의 모래 바람을 맞으며 당신이 보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다시 돌아와 하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요? 보이지 않는 힘들이 대립하는 공간 속에서 하나의 도구로 만들어지는 당신의 모습이 그저 안쓰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당신의 모습을 이제 세상에 펼쳐 놓아 당신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이가 있습니다. 당신이 걸었던 길을 상상하며, 확인하며 좋았던 이가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펼쳐 놓은 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모습이 제 앞에 와 있습니다. 다시 당신이 보고 느낀 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리심(梨心). 출간되기도 전에 같은 소재로 두 편의 소설이 만들어진다는 화제를 일으켰던 소설. 프랑스에 살았던 조선의 궁중 무희 이야기. 꽤나 특이한 소재라고 생각했다. 오래 전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를 모티브로 해서 쓰여졌던 소설이 생각난다. 그리고 지금은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급격한 시대의 변화와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볼 수 있다.

기생의 딸로 태어나, 야소교 신자인 엄마와 헤어진 후 궁에 들어선 리심. 부지런함과 총명함으로 중전을 비롯한 어른들의 주목을 받으며 궁중 무희로 큰다. 국내는 강대국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스스로의 힘을 키우고자 하는 고종과 명성황후, 그리고 개화기의 인물들을 한 궁녀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던 중 법국(프랑스) 공사로 조선에 입국한 빅토르의 눈에 띄게 되고 그를 따라 일본을 거쳐 프랑스로 향한다. 프랑스에서 인종차별을 받으며, 유산의 아픔을 겪기도 프랑스의 자유 사상을 알게 된다. 마락국(모로코)의 탕헤르에서 피지배국의 서러움을 눈으로 보면서 국가가 힘이 있어야 함을 되새긴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체제와 지식을 모두 무용지물로 만드는 새로운 체제의 모습에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 모든 이는 평등하다라는 문구에 새로운 눈을 뜬다. 그리고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 후 조그마한 힘을 보태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주변의 힘들을 이겨내기는 어려운 상황, 친구들의 우정과 배신을 맛보며 짧은 생을 마감한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내 정황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고종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과 개화를 주창하는 세력간의 다툼의 모습으로 백두산 호랑이 홍종우와 개화의 신진기예 고우 김옥균의 이야기를 넣음으로써 국내의 갈등을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라는 책에서 보았던 홍종우의 이야기가 소설의 한 쪽을 차지한다. 이들이 주창하는 나라의 힘을 키우는 방법의 차이는 소설의 끝까지 지속된다. 여기에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함께한다. 또 하나의 맛은 리심의 눈과 입을 통해 보여주는 조선, 일본, 프랑스, 모로코 등의 풍광이다. 저자가 이야기하였듯이 리심이 보고 느낀 것들이 여행기 형식으로 살려져 있다.

리심의 사랑과 고뇌, 아픔과 겹치면서 우리 앞에 다가오는 것은 말로 할 수 없는 슬픔이다. 힘없는 나라의 슬픔, 새로움을 만나는 기쁨보다 앞선 보이지 않는 장벽에 대한 슬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슬픔. 그러나, 리심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이러한 슬픔들을 안으로 삼키면서 새로운 생각을 몸으로 담아내려는 노력이다. 그 애씀의 깊이를 저자는 리심과 함께 돌아다니며 찾아낸다. 슬픔에만 머물지 않고 변혁의 마음을 담아내는 리심의 마음을 곳곳에서 찾아낸다. 비록 완성의 길에 이르지 못하고 꺾이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갖게 되지만 여기까지 이르게 한 그 마음은 영원할 것이다.

이러 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단초 하나만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또 그 이야기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발로 뛰었던 작가의 자취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저자는 후기에 새로운 각오를 적는다. 앞으로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우리의 책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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