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Money, A Memoir: Women, Emotions, and Cash”이다. 이것이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꽤나 심각한 제목을 달고 나왔다. 그런데, 이 제목이 더 와 닿는다. 정말로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선가 여자는 남편의 월급인상분에 웃고 울고 그렇게 산다고 댓글로 답한 것을 보았다. 물론 우스개 소리이겠지만 그렇게 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편의 경제력으로 생활하다가 남편이 곁에 있지 않게 될 때, 경제적인 힘과 능력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순간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생활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이 책을 펼치면서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심각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여야 하는 순간이 연속되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이혼으로 인하여 여러 면에서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이 제일 먼저 다가왔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야만 했던 주인공, 그녀의 이야기이다. 그녀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녀가 세상을 본 방법이다. 여자의 입장에서, 여자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리고 당당하게 여자로써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많은 여성들이 돈에 대해 스스로 갖고 있는 복잡한 느낌과 돈의 의미를 직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무리 돈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는 환경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직접 돈을 벌어 본 경험이 없는 경우에 돈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실제로 느끼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직접 몸으로 겪은 이야기들이 더욱 실감난다. 여러 사례들에서 보이는 감정의 굴곡과 경제적인 문제의 처리들이 급박하게 보여지기도 한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가 감정에 영향을 받거나 감정에 휘둘리는 한, 우리는 나약한 희생양일 수밖에 없고 때로는 파괴적인 결과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라는 경고는 돈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 지 알려 준다. “모든 여성들의 삶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적인 운명을 헤쳐 나가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라는 말이 이 책의 존재하게 된 이유를 말한다. 그러한 시기가 닥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갑자기 닥친다면. 미리 대처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경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주위에서도 많이 본다. 그렇다고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으로 결론을 짓지는 않는다. “경제적인 안정으로 감정적인 안정을 살 수 있다고 믿고 있었을 때 나는 의존적이고 조건에 얽매인 삶을 살았다.”라는 말로써 돈은 그냥 돈일 뿐이며 돈과 감정을 나누어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행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돈을 많이 버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욱 나은 교훈, 돈이 삶에서 갖는 의미를 명확히 알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그런데, 많은 이야기와 빼곡한 문자들은 쉽게 이 책을 읽을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 문구 하나는 정말로 마음에 든다.
“행복의 비밀은 원하는 것을 갖게 되는 게 아니라, 지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원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