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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만든 라이벌, 라이벌이 만든 역사 | 기본 카테고리 2008-09-1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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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

역사비평 편집위원회 편
역사비평사 | 200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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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누구는 라이벌 관계라는 말을 많이 한다. 경쟁 상대가 있기에 더욱 노력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라이벌로 지내는 상대와 평생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했던 경우도 본다. 이제 새로운 라이벌들을 만난다. 남과 북으로 나뉜 특수한 상황 속에서 역사가 만든 라이벌들이다. 쉽게 열기 어려운 문을 여는 새로운 시도이다. 벌써 다루었어야 할 사항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거론하지 못했던 내용들도 살펴 본다. 주목할만한 결과들이다.

 

정치, 언어, 문학, 법조, 과학, 역사, 영화, 무용 등의 분야에서 남과 북을 대표하는 이들을 선정해서 비교한다. 선정된 이들을 비교할 뿐 아니라 남과 북의 분단부터 현재까지 그 체제 속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다. 각각 처음부터 많은 차이를 보인 경우도 있고 매우 유사한 인식을 갖고 있었지만 상황이 그렇게 만든 경우도 있다. 그들이 각 체제 하에서 보여주고 만들어 놓은 결과들이 지금도 각 체제의 바탕에 깔려 있다. 각 분야의 여러 인물들 중 한 사람씩 선정하여 라이벌로 비교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고 힘든 작업이었을 것 같다. 아직도 여러 관계로 엮여 있는 이들이 생존하고 있기에 쉽게 풀어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각계의 학자들이 매우 신중하게 라이벌들을 선정하고 다루면서 일제 식민지 시대의 활동, 해방 후 남과 북이 분단되는 과정에서의 결정과 행동, 전쟁 후 각 체제 내에서의 활동 등을 살펴 본다. 어떤 상황이, 어떤 의식이 그들을 라이벌로 만들었고 지금 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말한다.

 

정치 분야에서는 박정희와 김일성을 라이벌로 보았다. 만주에서의 활동과 집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집권 후의 국가 경영까지 하나씩 비교한다. 김일성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박정희가 위기를 벗어나 권력의 중심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는 시각이 보인다. 서로 견제하면서 때로는 서로 이용하면서 각 체제를 확고히 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언어 분야에서는 주시경 학파에 뿌리를 둔 최현배와 김두봉을 언급한다. 이들은 서로의 이론을 받아 들이며 한글을 사용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들은 언어민족주의를 표방하고 한글 운동을 다른 민족 운동과 결합하였다. 문학 분야에서는 염상섭과 한설야를 비교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체제 속에 있었으나 그 체제 속의 권력에 융합하지 않고 항상 진지하게 민족에 대한 고민을 하였다. 법조 분야에서는 남과 북의 기본 법률 체제를 만드는 역할을 한 유진오와 최영달을 말하고 과학 분야에서는 이태규와 리승기의 국제 과학과 실용 과학의 측면을 살펴 보며 역사에서는 이병도의 실증사학과 김석형의 주체사학을 비교한다. 영화 분야에서는 윤춘봉과 문예봉을 비교하는 데 대중들을 어느 한 방향으로 유도하며 체제를 유지하는 방법의 하나로 이용되는 모습을 본다. 무용에서는 같은 스승에게서 배운 조택원과 최승희를 본다. 다른 분야보다 인간적인 면모가 더 느껴진다.

 

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기를  일제 시대와 해방 이후로 크게 나누어 볼 때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던 시기와 한 체제 하에서 활발히 주도적으로 활동하던 시기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는 정치적으로 박정희와 김일성 체제 시대에 속한다. 따라서 첫 장인 박정희와 김일성을 비교한 부분을 잘 살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들의 활동이 활발했던 체제와 그 체제 속의 각 분야의 관계를 살펴볼 수도 있다. 체제 유지의 논리로, 체제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거나 또한 체제에 의해 버림 받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라이벌이 만든 역사를 본다.

 

분야별 인물들의 정황이 현실을 만들고 현대사의 한 줄기를 이룬다. 이러한 줄기를 따라 그 뿌리를 찾고 아픔을 되새겨보는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비교하는 이의 주관적인 비교에서 시작했으나 한국 현대사 연구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대결의 역사가 아니라 서로가 걸어온 길을 인정하고 새로운 공통의 전망을 모색해보자는 의도에 맞는 방향을 보여 주고 있다. 일부 분야에서는 교류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거리가 있다. 제시된 라이벌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모두 시작점부터 엄청난 거리를 둔 것은 아니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 간 경우도 있다. 상황은 항상 변화할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다. 어느 한 편의 논리로 다른 편을 압도하려고 하는 경쟁이 아니라 서로 가지고 있는 아픔을 감싸고 보완하려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보다 깊은 연구와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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