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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이시형 감수/조지 베일런트 저 | 프런티어 | 201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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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도 바꾼 아름다움의 의미 | 기본 카테고리 2010-04-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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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큐에게 물어라

야마모토 겐이치 저/권영주 역
문학동네 | 201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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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동댕이쳐졌다. 그와 동시에 나의 삶도 모두 끝났다. 깨진 몸뚱이로 햇살을 받으며 나는 그의 혼을 따라 함께 한다. 이렇게 보내준 소온이 고맙다. 억지로 다른 이의 손에 쥐어지기 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함께 하라는 뜻이다. 리큐의 삶 속에 깃들어 있던 사랑에 대한 질투를 버리며 끝까지 함께 하라는 뜻일 것이다. – 향합

 

손에 든 순간 마음이 전해졌다. 그 속에 들어 있던, 그토록 궁금했던 마음이다. 내동댕이쳤다. 힘껏 던졌다. 더 이상 질투의 감정이 아니다. 한 인간의 욕망에 희생되어 떠나간 주인에 대한 마지막 봉사이다. 주인은 스스로 풀어버리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를 바랐을 것이다. 주검으로 되어버린 육체가 더 이상 마음을 간직할 수 없기에 남겨두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리큐의 혼이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함께 보내주어야 했다. – 소온

 

이제는 놓아야 할 때다. 오랫동안 간직했다. 한 쪽 무릎을 세우고 조용히 미소 짓던 한 여인을 이제는 놓아 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향합 속에 담아 두었던 마음을 이제는 풀어내야 할 때이다. 마음을 가져가는 데 이제 더 이상 사물의 형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놓아 버리자. 빈 껍데기만 남았기에 탐욕의 화신에 전해져도 상관치 않으리라. 삶의 일부로 함께 한 네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한다. 비록 너로 인해 나의 육신이 다할지라도. – 리큐

 

주인의 품은 항상 따스했다. 조용히 미소 짓고 무궁화를 아끼던 여주인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그저 그 이의 몸에 붙어 따라왔다. 그곳이 먼 타국이었는지 가까운 고향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가끔 꺼내어 나를 보고 한숨짓던 그녀의 모습은 가녀린 몸을 둘러싼 운명의 굴레를 흠씬 느끼게 하였다. 어느 순간, 혈기 왕성한 청년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나를 바라보던 그의 눈길을 느낀다. 그 눈길은 오십여 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내 속에 담아두었던 그녀의 흔적에서 아련한 추억을 찾으려는 듯 마음을 다해 바라보는 진정한 마음을 느꼈다. – 향합

 

주인의 눈은 날카롭다.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세인들은 그를 가리켜 아름다움에 통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인은 나를 볼 때마다 쓸쓸함을 전한다. 정말로 뜻을 나누고 싶은 이들과 함께 할 때에 품 안에서 나를 꺼낸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하는 듯한 모습으로 조용히 펼치고 정성을 다해 차를 끓인다. 차 속에 혼을 담는다. 자연 속에서 조화하면서 사물들이 빛이 나게 하는 주인의 솜씨는 너무도 유명하다. 주인의 품 속에서 그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밖으로는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움직이지만 사물을 대하는 그의 심장은 항상 힘차게 뛴다. 뛰는 심장과 함께 나도 들뜬다. 리큐는 녹색의 나를 조용히 품에 안는다. – 향합

 

바라보는 미의 기준이 다르다.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가 스스로 나타내는 미의 진심은 끝없는 욕심의 손짓을 한없이 거부한다. 그것의 대가로 죽음을 택할지라도. 와비 다도의 완성자 리큐의 이야기이다. 완전한 형태의 사물에서 찾은 아름다움보다 부족한 듯 하면서도 주위와 어울리며 제 위치를 빛내는 아름다움을 찾는 예술가의 이야기이다. 시간을 거스르며 이어져온 이야기 속에 몸을 맡긴다. 서로 부딪는 권력의 욕심과 미의 욕심을 만난다. 현재의 결과를 만들게 하는 과정을 상상하도록 만드는 묘미가 있다. 리큐의 죽음과 녹색 향합의 깨어짐이 모든 삶의 흔적들을 흩어 놓는 것이 아니라 더욱 치밀하게 한다. 서로 처음과 끝이라는 먼 위치에 자리하지만 과거의 편린들을 조심스레 보자기에 싸듯 모아 놓는다. 첫 만남과 헤어짐 사이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다도의 새로운 경지를 완성시킨 한 인물의 생을 따라 간다. 한 시대의 권력자와 최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자, 그리고 아름다움을 따름으로써 헤쳐나가야 할 위험을 지켜보는 이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펼쳐 놓는다.

 

바닷가 오두막. 그곳은 마음의 고향이다. 차를 끓이거나 다실을 꾸밀 때 오두막의 추억이 모르는 새 젖어 들어간다. 손에 쥐어도 쥔 것 같지 않은 무게, 한 손에 꼬옥 들어오는 촉감, 사물이 아니라 마음이다. 웅크리고 들어가는 1첩 반 크기의 다실, 가로 막힌 벽은 스스로 가둔 마음의 감옥이고 추억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추억의 감옥이다. 그 어느 누구도 엿보게 하지 않으려는 마음의 방벽이고 온전한 소유의 공간이다. 외부 공간에서 만들어내고 찾은 아름다움은 세인들의 칭송을 받지만 리큐가 진정으로 아름다움을 추억하고 추구했던 곳은 좁은 다실이다. 마음을 띄워 추억을 되새기면서 그려내는 모습은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고 삶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지극한 열정은 죽음을 이긴다. 리큐가 만드는 공간과 시간은 누구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다. 슬픈 추억을 담은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마음이다. 외적인 아름다움은 리큐의 목적이 아니다. 먼 추억을 가까이 두려는 마음이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든다. 비록 그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되더라도. 리큐가 만든 아름다움의 공간은 자유로운 이들의 것이다. 마음이 자유로운 자, 욕심에서 자유로운 자들의 것이다. 강제로 구하거나 취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무리한 욕심이 나타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은 자취 없이 사라진다. 

 

리큐가 좇던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으며 죽음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젊은 시절, 혈기 왕성하던 때 추구하던 아름다움은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과의 동화로 변화한다. 하찮은 것이라도 주위와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던 리큐의 재주. 그것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리큐가 찾던 아름다움은 녹색의 향합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죽음에서 그것을 놓아버릴 수 있었으리라. 그는 마음을 찾았다. 생활에서, 권력과 부딪치면서도 온전한 마음을 찾았다.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들은 그의 마음의 빈자리를 미처 알지 못한다. 그것은 리큐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높은 장벽이었다. 리큐의 쓸쓸함은 마음 속의 빈 공간을 채워 넣으려 애썼던 것이다. 깨끗한 물을 끓이고 가루를 덜어내어 찻잔에 넣고 저을 때 찻잔에서 보던 것은 아련한 추억이고 그 속에 어려있던 마음의 공간이다. 그 공간을 채우려 애썼던 것이 리큐의 삶이다.

 

역사 소설이다. 혼란의 시대에서도 꿋꿋이 아름다움을 완성하려 했던 이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다도의 이야기보다 아름다움을 찾는 이의 삶이 다가온다. 권력자이건 지인들이건 간에 차를 끓여내는 일에 차이를 두지 않고 정성을 들이는 모습 또한 아름다움을 따르는 과정의 하나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추억을 가슴 속 깊이 담아두고 생을 마감했던 아름다운 이의 이야기였다. 리큐가 품었던 녹유 향합은 이제 사라졌다. 그러나 그 빛과 혼은 리큐와 함께 남아 있다. 그가 간직하고자 했던 것, 찾으려 했던 것들은 깨진 조각들 사이에 빛으로 남고, 그가 만들었던 아름다움은 여전히 자연과 함께 전해온다. 리큐에게 물어도 그는 대답을 하지 않으리라. 무엇이 그를 그토록 고독하게 했는지,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이끌게 했는지. 우리는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을 담고 살았던 한 다인의 삶을 통해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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