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己所不欲勿施於人
http://blog.yes24.com/kgb1996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멋진인생
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3월 스타지수 : 별45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12 / 0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작가의 마음이 모두에.. 
리뷰 대회 입상, 축하.. 
소백산맥님:) 리뷰 잘.. 
이거 전에 뉴스에 나.. 
잘 보고 가요 
새로운 글
오늘 6 | 전체 12837
2007-01-19 개설

2012-03 의 전체보기
영원히 지지 않는 챔피언의 정신 | 기본 카테고리 2012-03-05 19:23
http://blog.yes24.com/document/615490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이인규 역
문학동네 | 2012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너무도 쉽게 읽힌다. 길이도 짧아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읽을수록 너무도 어려워진다? 무엇 때문일까? 바다에서 일어난 한 어부와 물고기에 대한 단 며칠 간의 이야기,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노인과 순진하면서도 불타오르는 마음을 가진 소년의 이야기일 뿐인 것 같은데. 새로 읽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끝없는 질문 속으로 이끈다. 한 노인의 삶과 생각, 너른 바다와 커다란 물고기가 있는 자연,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상어 떼와의 대결, 쓸쓸히 힘들게 언덕을 오르는 노인의 뒷모습 등이 제각기 다른 화두를 던진다.

세상에 나온 지 오래되었고 많은 화제를 만들어낸 만큼 여러 해석들이 이 소설에 붙어 있다. 단순히 고기잡이 여정을 뒤따르기도 하지만 더 많은 해석들이 덧붙여진다. “패배를 당하진 않아라는 글을 심리학적 치료요법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보았다. 산티아고를 성 제임스에 비교하고 돛을 지고 걸어 올라가는 노인의 모습을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에 비교하며 성서적인 해석을 하는 경우도 보았다. 다양한 해석은 이 책이 그만큼 여러 각도에서 읽힐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과연 나는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 한참 고민했다. 그러나, 이런 고민은 헛된 것임을 곧 깨닫게 되었다. 왜냐하면 노인이 걸어오는 혼잣말 속에, 노인이 당기는 낚싯줄에, 노인의 상처 난 두 손에, 벗겨진 노인의 등 짝에 담긴 것들이 이미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 순간 변화하는 감정들을 한 마디로 붙들어 매기에는 너무도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다는 느껴지는 그대로가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야기로만 바라본다. 84일 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한 노인 산티아고, 그 곁에서 이를 안타까이 여기며 함께 하는 한 소년 마놀린, 노인의 작은 배, 낡은 어구들, 야구 이야기, 꿈 속의 사자들이 함께 한다. 노인은 85일째 되는 날, 먼 바다로 배를 타고 나가 고생 끝에 엄청나게 큰 물고기를 낚았으나 상어에게 고기를 모두 뜯기고 결국은 빈 형체만을 끌고 돌아온다. 결국은 빈 손만을 보여준, 힘 없는 한 늙은 어부의 슬픈 이야기이다. 그런데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순간,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한없이 먼 바다로 끌고 나갈 때, 물고기와의 숨막히는 대결, 잡힌 물고기에 달려드는 상어 떼와의 싸움, 이 모든 것들이 잔잔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스며든다. 조용히 깊은 사색의 마당으로 끌고 들어가는 듯하다가도 손에 땀이 나게 할 정도로 긴박감과 가뿐 호흡과 깊은 한숨이 함께 한다. 그 속에서 반복되는 노인의 혼잣말은 더욱 강한 고독을 느끼게 하면서도 함께 하는 사물과 생활들에 대한 그의 자세를 보게 한다.

 혼잣말을 되새긴다. 아무도 듣는 이 없는 공간에서 큰 소리로 외친다. 바다나 물고기나, 날아가는 새가 듣기는 하겠지만 그의 말을 제대로 들어줄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 지나온 삶에 대한 회상과 그 동안 만났던 사물들에 대한 추억, 현실에는 없는, 그러나 존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막연한 가정들이 곁들여진다. 작은 배 위에서 고물로, 뱃머리 쪽으로 왔다 갔다 하며 낚싯줄을 풀어주고 당기며 고기를 잡고, 있는 장비를 모두 사용하며 상어와 대결하는 중에도 오로지 혼자이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산티아고의 존재만이 보인다. 산티아고는 산티아고 자신이고, 마놀린 또한 산티아고이고, 사로잡힌 커다란 청새치도 산티아고이고, 꿈 속의 사자 또한 산티아고이며, 집으로 돌아올 때 어깨에 둘러멘 돛 또한 산티아고라고. 내게는 그렇게 보인다. 이들이 서로 얽힌 모습이 그렇게 보인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통해, 소년을 통해, 신문 속의 야구 기사를 통해, 물고기를 통해 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를? 결코 자신은 패배할 수 없는 존재임을. 삶에서나, 고기잡이에서나, 어디에서나.

먹는다. 날치도 먹고, 만새기도 먹는다. 만새기의 몸 속으로 칼을 깊이 찔러 넣고 잘라내는 모습은 자신에 대한 해부이다. 그렇게 발겨진 몸체는 생명을 유지해주는 음식이 된다. 비록 소금과 레몬은 없어도 육신을 지탱하기 위해 먹는다. 지지 않기 위해 먹는다. 확인하기 위해 먹는다. 두 손에 움켜쥔 낚싯줄은 고기를 붙들고 있는 줄이 아니라 자신을 지탱하는 줄이다. 길게 풀어주거나 힘껏 잡아당기며 물고기를 자신의 배로 가까이 하는 것은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려는 것이다. 상어에게 물고기의 살점이 무참히 뜯겨나갈 때 자신 또한 큰 아픔을 느낀다. 커다랗지만 모두 내어준, 빈 형체만 남은 모습은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 불확실함을 마놀린의 시간과 행동이 없애준다. 마놀린은 언제나 새로운 산티아고를 만든다. 왜냐하면 그가 또 다른 산티아고이기 때문이다.

 산티아고의 존재 속에서 삶의 되돌이표를 본다. 세파에 모든 것을 앗기며 살아온 산티아고의 육신과 물고기와 상어와의 싸움을 겪으면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정신 위로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새롭게 고기잡이를 나서며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자세를 취하는 마놀린의 그것이 겹쳐진다. 산티아고의 늙은 육신이 형체만 남은 물고기의 그것과 겹쳐진다. 결코 노인은 슬퍼하지 않는다. 자신의 육체에 못마땅해 하면서도 결코 정신까지 희미해지도록 놓아두지 않는다. 바다 위에서 만나는 새들에게 말을 걸며 자신을 본다. 나이가 들어 몸은 늙었지만 어린 새를 보며 아직도 자신이 그러함을 느낀다.

배를 대고 어구들을 갖추어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은 끝없이 반복된 일상이다. 그 모습은 현실이다. 비록 돛을 옮기는 데 힘겨워 몇 번씩이나 쉬어갈지라도 멈출 수 없는 존재 표시이다. 마놀린의 눈물은 미래를 대하는 자세로써 산티아고의 마음을 담아낸다. 낡은 오두막과 침대, 며칠 지난 신문,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의 행동들, 이 모든 것은 산티아고의 것이자 소년의 것이기 때문이다. 소년이 간직하고픈, 영원히 지지 않는 챔피언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노인은 또 다시 바다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노인이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지 못하리라. 그 무엇에도 지지 않는 진정한 챔피언의 모습을 보았을 테니까.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1)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1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