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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과 음악이 함께 하며 삶의 가치를 찾는 여정 | 기본 카테고리 2013-08-0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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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억관 역
민음사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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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느낌이 온 몸을 감싼다.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에 꽉 사로잡히는 느낌이다. 한 젊은이의 삶에 대한 것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이 외면하였던 것들에 대한 지적 때문이다. ‘자신과 세계와의 균형이라는 문구로 표현되는 삶의 자세에 대한 각성 때문이다. 다자키 쓰쿠루라는 젊은이와 그를 둘러싼 이들의 삶, 그 속에 담겨있는 상실의 아픔과 고민, 꿈과 이해와 화해에 대한 이야기, 지나온 과거 속 역사를 바로 봄으로써 현실을 올바로 지탱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제목만으로는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예측을 할 수 없었다. ‘한 사람의 그저 밋밋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몇 장을 넘기자마자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색의 이야기와 바탕에 깔리는 음악의 소리에 몸과 마음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이름에 색을 나타내는 것이 없는 것에 신경 쓰며 자신이 아무런 색을 나타내지도 못하며 자신의 존재조차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다자키 쓰쿠루. 그런 사람의 곁에 있는 색깔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색이라는 고리는 그들 사이를 엮기도 하고 해체시키기도 한다. 그들을 연결하던 색은 그대로 남으면서도 분리와 혼합을 반복하며 또 다른 발전을 한다.

 

다자키 쓰쿠루, 철도역사 설계를 하는 36, 미혼 남성.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 같았던 고등학교 친구들로부터 이유도 모른 채 따돌림 당한 후 그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진다. 심각하게 죽음과 마주하기도 한다. 어느 순간 죽음의 유혹에서 벗어나 학교를 마치고 견실한 사회 생활을 하고 있으나 가슴 속 한 귀퉁이에는 여전히 풀지 못한 과거가 자리잡고 있다. 과거로부터의 무의식적인 회피는 쓰쿠루의 존재감을 희석시키고 새로움으로 나아감을 방해한다. 쓰쿠루는 여자 친구 사라의 도움으로 과거의 일을 풀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친구들과 만나며 하나씩 밝혀지는 비밀, 핀란드까지 찾아가 만난 마지막 친구 구로. 그녀는 색이 들어있는 성이 아니라 이름으로 불리우기를 원한다. 그들도 색으로부터 자유롭게 벗어나고 싶어했음이다. 서로의 마음들을 알며 서로 안는다. 그 동안 불명확하고 엉켜있던 것들을 모두 밝히고 풀어내듯. 쓰쿠루는 자신을 누르며 자신 속에 담겨있던 것들을 바로 볼 수 있는 힘을 찾으며 되돌아보게 된다.

 

읽는 내내 몸이 제자리에 있지 못한 느낌을 받는다. 자신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깊이 생각하는가 하면 어느 새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 다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쓰쿠루의 행동에 내 몸이 실렸다. 어찌할 바 모르며 당황하는 모습, 자신의 실제 모습을 찾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자꾸만 되돌아보는 모습도 보았다. 자신의 흘러간 과거 속에 자신을 그렇게 만든 원인이 있으리라는 생각에도 과거 속으로 과감히 뛰어들어 열어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미 여러 해가 지난 후까지도 그를 붙잡고 있는 것을 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조바심도 보았다. 이것이 어찌 쓰쿠루에게만 해당될 것인가? 쓰쿠루의 곁에 있던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서로의 상처를 알면서도 보듬어주지 못하며 지냈던 그들의 과거, 그들은 그것을 지나간 채로 인정하면서도 풀어낼 기회를 찾고 있었다.

 

색과 음악. 음악이 색과 함께 한다. 색이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고정적 관념이라 하면 음악은 연주하는 이에 따라 달라지는 유동적 관념이다. 색이 삶의 바탕에 뿌려져 있었다면 음악은 삶을 운반한다. 색채는 세상의 온갖 것들을 표현한다. 빨강과 파랑으로 대변되는 세상살이, 흰색과 검은색으로 표현되는 삶, 하이다를 통하여 만나는 회색과 녹색, 사라진 흰색과 다른 장소에 존재하는 검은색, 검은색은 흰색을 그리워한다. 흰색과 검은색은 서로 섞여 회색이 되고 배합 농도에 따라 수 많은 색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는 다양함과 어울림이다. 삶은 이러한 다양함 속에 존재한다. 깊게 고민하는 사이에서도 유지해가는 다양함의 삶이다.

 

음악 또한 그들 사이를 이어준다. ‘순례의 해는 만남을 위한 떠남이다. 이 소곡집의 제1년 스위스에 들어있는 곡, ‘르 말 뒤 페이’. 향수 또는 멜랑콜리라는 의미이지만 전원 풍경이 사람의 마음에 불러 일으키는 영문 모를 슬픔 또는 우울이라고 표현한다. 시로의 연주, 하이다의 LP를 통하여 르 말 뒤 페이는 쓰쿠루의 마음 속에 자리한다. 쓰쿠루는 하이다를 통하여 색과 음악의 조화를 만난다. 슬픔과 우울이 주는 어두움의 느낌은 흰색과 검은색이 농도를 바꾸어 녹아 드는 수많은 단계의 어둠과 맞닿는다. 색과 음악의 완벽한 조화이다.

 

저자는 여러 사람을 통하여 삶의 가치와 삶의 자리에 대해 말한다. ‘논리의 실을 활용하여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자기 몸에 잘 맞춰 바느질로 붙여가는 거야(116)’ 미도리카와의 입을 통하여 삶에는 살 만한 가치가 있음을 확실히 선언한다. 이는 하이다의 아버지, 하이다를 통하여 쓰쿠루에게 전해진다.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살아가고 있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곁에 왔다가 아무 말 없이 떠난 하이다는 쓰쿠루의 또 다른 면으로 보여진다. 하이다가 떠남으로써 쓰쿠루는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함을 느낀다. 아무 색이 없는 듯하지만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여백을 가졌음을 미처 깨닫지 못함을 깨우쳐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들어감과 나옴, 밀림과 당김, 조임과 풀림이 몸에 그대로 느껴지는 소설이다. 죽음을 말하고, 죽음에서 벗어나고, 또 세상에서 힘겹게 지내면서도 자신의 길을 찾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바심을 내기도 하고 옛 친구를 만나 서로 꼭 껴안는 모습에서는 화해와 희망의 강렬한 메시지도 읽는다. 옛 친구들의 연락처를 알아내며 쓰쿠루가 현실을 충실히 살 수 있도록 하는 과거의 열쇠를 건네주는 사라에게서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도움의 손길을 보기도 한다.

 

쓰쿠루는 아직 망설인다. 자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의 입구에서 망설인다. 그러나 그 위로 부는 자작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 속에서 허리를 곧게 하고 한 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는 쓰쿠루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쓰쿠루가 설계한 멋진 역을 만나 그 공간에서 자유로이 순례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내가 있던 자리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자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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