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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무아무아

아비 로브 저/강세중 역
쌤앤파커스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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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알파 센타우리>라는 게임을 잠시 즐겨했었습니다. 그 유명한 <문명> 시리즈를 제작한 프로그래머 시드 마이어(Sid Meier)가 <문명>의 형식에 우주의 배경을 입혀서 제작한 게임입니다. 게임 <문명>을 통해서 인류 역사를 아우르는 경이로운 체험이 가능했던 것처럼, 그 배경을 우주로 확장한 <알파 센타우리>는 넓어진 외현만큼 더 깊고 넓어진 경이로움을 체험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흘러서야 게임의 타이틀인 알파 센타우리가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빛의 속도로도 4.3년의 세월이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기에, 유한한 인류의 수명하에서 가늠해보기 어려운 그 거리가 알파 센타우리라는 게임의 타이틀이 게임 자체가 선사한 경이로움을 증폭시켜주었습니다.

<오무아무아>는 하버드대학교 천문학부 학장을 엮임한 천문학자 아비 로브(Avi Loeb)교수의 저서입니다. 책의 제목인 ‘오무아무아(?Oumuamua)’는 하와이 원주민 언어로 ‘탐색자’라는 뜻으로, 2017년 하와이의 할리아칼라 천문대로부터 발견된, 인류가 처음으로 관측한 태양계를 거친 성간천제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후의 관측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오무아무아의 비행 궤적과 가속도 등을 분석해본 결과 보통의 자연물과는 확연히 다른, 무엇으로도 해석 되지 않는 변칙들이 오무아무아에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에 로브 교수는 [태양 복사압이 오무아무아의 특이한 가속을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논문을 2018년에 발표하는데, 여기서 그는 오무아무아가 첨단 기술 장비의 잔해로서 성간 우주를 떠다니는 인공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 주장은 상당한 과학적 신빙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서 학계의 유력 저널에 실리게 되며, 저서 <오무아무아>는 논문의 주장을 보완하고 대중적인 흐름으로 가다듬은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로브 교수는 보수적인 주류 과학계가 거들떠보지 않는 외계 지성체 탐사와 관련된 연구를 두둔해줌과 동시에 SETI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금의 외계 지성체 탐사의 한계를 지적함으로써, 다중우주론·끈이론·차원론처럼 관측되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과학이론들이 과학계의 주류 이론으로 인정받는 만큼, 현실을 기반으로 삼은 외계 지성체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기 위한 탐사와 연구도 주류 과학계에 한 축을 담당한 자격이 충분함을 역설하며, 이를 향한 흥미 위주의 편협한 시선을 거둔 진지하고 진중한 관심과 투자를 요청합니다.

무엇보다 로브 교수가 러시아의 부호 유리 밀너(Yuri Milner)가 추진하는 ‘스타샷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이 프로젝트는 알파 센타우리까지 ‘빛의 돛’으로 구성된 새로운 개념의 우주선을 빛의 속도의 1/5의 속도로 쏘아 보내 20년 안에 알파 센타우리 지역의 외계 지성체 존재 여부를 탐사하겠다는 계획입니다(이 우주선은 2032년에 수천대가 발사되어 20년 안에 알파 센타우리에 도달하여 4년 안에 그 안에서 얻은 정보를 지구로 보낼 예정입니다. 대략 2056년이면 우리는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별의 정보를 구체적으로 얻게 됩니다). 이러한 ‘빛의 돛’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로브 교수는 이후 관측된 오무아무아가 인류가 쏘아 올리려 하는 빛의 돛과 같은 인공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오무아무아가 보이는 물리적 현상들과 로브 교수 자신의 내적 논리에 기대어 차근차근 증명해나갑니다.

알파 센타우리까지 무인 우주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이제 곧 현실화하는데 로브 교수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이, 그가 수많은 과학 데이터를 토대로 주장하는 ‘오무아무아의 외계 지성체의 인공물설’과 외계 지성체 탐사를 향한 그의 진중한 시선을 신뢰할 수 있게끔 이끌어줍니다. 그렇게 어렸을 적 게임 <알파 센타우리>를 플레이하며 느꼈던 경이로움이, 이제는 성간천체 오무아무아를 감싼 과학계의 다양한 시선들로 말미암아 재차 재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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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실천으로부터 구해질 지구의 미래. | 기본 카테고리 2022-06-2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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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날씨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저/송은주 역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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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주한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에너지 담당관은 자신의 저서인 <기후불황>을 통해서, 기후위기에 관한 이해도가 낮고 이 위기를 해소해나가기 위한 실천력이 부족한 현 시대를 다음과 같은 비유에 빗대어 진단했습니다.

‘차라리 외계인이 침입했다거나 거대한 유성이 지구로 돌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훨씬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지도 모르겠다. 눈에 보이는 외부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쳐 싸우는 것은 인간들이 언제나 해오던 일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유성이 날아오는 상황도 기후변화보다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2009년 논픽션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를 통해 공장식 가축 사육에 종속된 현대인의 육식 중심의 식생활에 대한 깊은 통찰과 성찰을 불러왔던 소설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10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논픽션 <우리가 날씨다>를 통해서는 공장식 가축 사육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현대인의 육식 식습관이 기후변화 문제에 가장 근원적이고 직접적인 질문이 되어야 함을 주장합니다(참고로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영화화되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원작 저자이기도 합니다).

우리 시대가 감지하고 있는 기후위기 문제를 우리는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침입해오는 외계인’이나 ‘지구를 향해 돌진해오는 소행성’과 다르지 않은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 점을 <우리가 날씨다>의 저자는 자신이 채득하고 경험해온 다양한 사례들을 통하여 진단하고, 결국 기후위기로부터 우리 시대가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도 근본적인 실천사항이 육식 중심의 식습관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임을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강조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날씨다>의 저자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책의 제목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체이자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주체임을 깨우쳐줍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가 매일 같이 의식하지 못한 채 섭취하는 육류 음식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우리가 날씨다>를 통해서 저는, 부족하게나마 실천하고 있는 중인 저의 비건 생활을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지난 2019년 전 세계 153개국 과학자 1만 1,000명으로 구성된 ‘세계과학자연합’이 발표한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비상선언’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실천사항이 식물성 식품 섭취뿐이라는 자료를 접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비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제가 ‘미래 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라는 심경으로 비건 생활을 시작해보니 물리적 차원의 어려움은 아직까지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회식자리 같이)여건이 녹록치 않을 때 밀려오는 피로감과, 유난을 떤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일부의 시선으로 말미암은 허탈감 등이 (비건 생활에 있어서 별것 아니지만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장애물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그럼에도 비건인 저보다 더 비건의 생활을 지향하듯 관심을 보이고 저와 함께 하는 시간 안에서 기꺼운 마음으로 비건의 삶을 함께 살아내 주는 이들 덕분에 저 개인이 펼쳐나가는 비건 생활을 지속해나갈 힘을 얻게 됩니다. 저와 함께 하는 식사 약속을 잡을 때마다 저보다 먼저 비건 식당을 찾아주는 고마운 사람, 여럿이 함께 하는 여행 중 저를 위해 삼시세끼를 모두 비건식으로 구성해주었던 동기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비건 라면 100개를 선물해주었던 아버지와 같은 선배님, 새로 나오는 비건 식품이 있으면 재빨리 소개해주며 “하나 보내줄까?”라고 제안하시는 저의 어머니와 같은 이들이 존재하기에 설령 모두가 비건 생활을 실천하지 않더라도 점점 더 나락으로 향해 보이는 작금의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도 일말의 희망이라도 놓치지 않고 마음에 품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아가 이와 같은 공감과 동참은 아직까지도 공론화되지 못한 채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다가올 수 있는 기후위기 문제를 더욱 구체화하고 현실화해나가는데 도움이 되어줄 것입니다. 모두와 함께 무슨 일이 있어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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