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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밌는 경제학책! | 사회과학 2017-12-31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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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걸그룹 경제학

유성운,김주영 공저
21세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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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밍아웃을 좀 해보자면 난 아이유 팬이다. 아이유의 신곡이 나오면 항상 즐겨듣고, 아이유 팬 블로그를 이웃추가해서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구경하기도 하며, 심지어 몇 일전에는 아이유가 꿈에도 나왔다. 누구나 맘 속에 품고 있는 좋아하는 아이돌 한 명 쯤 있을 것이다. 아이돌의 위세가 어느 순간부터 드높아지더니 심지어 요즘 아이들의 꿈 첫번째가 아이돌이나 연예인이라고 하니 정말 말 그대로 하늘의 별star이다. 어릴 때는 연예인이 막연한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그들이 활동하는 방식, 연예계 전반적인 경제구조 등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러면서 요즘엔 아이돌들을 보면 왜이리 짠한 마음부터 드는지, 늙은건가..  끝없는 경쟁구조 속에서 싸워 이겨야 하고, 긴 시간동안 개인적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연습에 매달리지만, 막상 데뷔하고 나서도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매 해 데뷔하는 걸그룹들을 다 정리해놓은 표를 보고는 좀 충격 받았다. 2017년에 데뷔한 걸그룹 중에 왜 아는 그룹이 하나도 없는가. 그 전에 데뷔한 그룹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그룹들 중에 이름을 아는 걸그룹은 정말 몇몇 그룹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돌 세계도 파레토의 8:2 법칙이 지배한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하게 상위 10%가 거의 모든 수익을 가져가고 나머지 그룹들은 수익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무대에서 빛나는 그 순간 만을 바라보고 몇년동안 고통을 참아올 텐데 경쟁에서 제외됐을 때의 아픔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연예기획사 수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다다른 듯 하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가수의 인기가 많은 경우는 드문 반면, 우리나라 가수들은 해외에서 국내보다 더 큰 사랑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것 또한 철저한 경제원리를 고려해 만들어 온 결과다. 
《걸그룹 경제학》은 다음 소프트의 '텍스트 마이닝 엔진'을 활용해서 언론에 언급된 기사들을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꽤 체계적인 도표들과 함께 걸그룹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경제학 책에서 재미난 연예인 얘기를 가득 들을 수 있다니, 얼마나 신나는가. 궁금했던 연예계 이야기도 가득,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되다 보니 다소 짠한 아이돌 얘기도 있어 마음이 아팠다.  

2008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시장을 거의 양분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너무나 많은 걸그룹들이 비슷비슷한 수준으로 인기를 누린다. 그 중에는 꾸준히 잘 나가고 있는 그룹도 있는가하면, 팀 내 인기의 불균형으로 활동의 지속이 아슬아슬해보이는 팀도 있다. 팀 이름보다 개인적으로 더 유명한 미스에이 수지나 AOA 설현 같은 경우는 팀 내 독보적인 소녀가장 멤버다. 누가 벌어오더라도 수익은 1/n 한다고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이 편하겠는가. 서로 불편한 마음이 지속되다보면 언젠가 폭발하기 마련이다. 경제적으로도 빈부의 격차가 큰 나라는 건강한 나라가 아니듯, 걸그룹 내에서도 멤버들간의 인기 정도가 비슷비슷한 그룹들이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건강한 구조라고 한다. 그 중 에이핑크가 멤버들간의 인기정도를 가장 고르게 가져가는 그룹이라고 한다. 처음엔 오히려 몇몇 멤버가 더 주목을 받았지만 해가 갈수록 모든 멤버의 인기가 고르게 분포되어 북유럽 스타일의 인기구조라나ㅋ
<프로듀스 101>의 성공 이유로 '이케아 효과'를 드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케아는 가구를 사서 고객이 설계도를 보고 직접 조립하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그 대신 좋은 품질의 가구를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 사람들은 자기손으로 직접 가구를 조립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손길이 간 가구에 더 애정을 가지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말하게 된다. <프로듀스 101>은 국민들이 직접 뽑는 아이돌이었고, 자기가 뽑은 아이돌이 점점 성장하며 잘되는 모습을 보고 투표자들은 더 큰 애정과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 나 또한 우리집을 꾸미면서 대부분의 가구를 이케아에서 구매했는데, 가구를 사올때부터 시작해서 조립하고 완성할 때까지 사실 너무나 힘들었다. 특히나 침대는 무려 4~5시간동안이나 조립을 하고 나서 지쳐 쓰러졌는데,  그것이 어느새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때는 하나의 무용담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조립할 때 힘들었던 경험 때문에 괜히 더 애정이 가고, 제품에 대한 만족도도 커서 앞으로도 아마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아이돌은 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 만큼 빛과 어둠의 차이도 크다. 잘되는 걸그룹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잘 안되는 걸그룹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경제학 책이 아니라 아이돌 잡지 한권을 읽은 느낌이다. 근데 약간 아쉬웠던건 걸그룹 얘기로 시작해서 관련된 경제원리를 설명해주고, 많은 경우 정치 이야기를 예시로 들어 설명한 부분이었다. 아마도 저자가 중앙일보 기자라서 그런 부분에 밝다보니 그런건가 싶기도 하지만, 어쩌면 민감할 수 있는 현재의 정치이슈까지 들고와서 설명한 부분이 조금은 위험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걸그룹 경제학》은 정말 재미있다. 단, 자기가 좋아하는 걸그룹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안드는 방식으로 언급될 수도 있으니 주의요망ㅋ 한 예로 아이유가 뮤지션으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데 반해 연기쪽으로는 실패했다는 식으로 적혀있어서 좀 마음에 안들었다. 

난 그 의견 반댈세.
팬심은 어쩔수 없나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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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잘난척하기! | 기타 2017-12-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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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어잡학사전

김대웅 저
Nomad(노마드)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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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는 단어 friend 의 고대어원은 본래 '사랑하는 사람' 이라는 뜻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가. 마냥 친구로만 지내던 이성이 어느 날 좋아졌다면 요런 있어보이는 멘트로 조금은 고급지게 고백해보는 건 어떨까? 
"친구라는 단어 friend의 고대 어원이 뭔줄알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래. 그래서 내가 널 사랑할 수 밖에 없었나보다."  
좀 오글거리겠지만, '사실은 널 좋아했어' 이런 식상한 멘트보다 훨씬 고급지지 않은가.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영어잡학사전》 은 우리가 자주 쓰는 영어 단어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나 어원이 이야기 식으로 재미나게 풀어져있는 말 그대로 영어잡학사전이다. 자연환경과 민족 /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 정치·경제와 군사·외교 / 문화·예술과 종교 / 과학 기술과 산업 각 분야에 있어 알아두면 폼나는 다양한 지식을 영어와 관련해 재미있게 풀어두었다. 

영단어에 대한 어원 및 얽힌 이야기와 함께 아랫부분에는 관련된 표현도 몇 개 제시해두어 해당 단어와 관련된 관용어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편안하게 읽다보면 전혀 의외의 지식들, 혹은 친구한테 써먹어 보고 싶은 포인트들도 많이 보인다. 
프랑스어 ami, 이탈리아어 amico, 스페인어 amigo는 동사 amare(사랑한다)에서 파생된 친구라는 뜻을 가진 단어들이다.  미국에서는 amator(사랑하는 사람)를 친구라는 뜻으로 쓰려고 보니 영어에는 이미 freind라는 단어가 정착되어 있었단다. 그래서 amateur(아마추어)라는 뜻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보통 풋내기나 실력없는 사람을 아마추어라고 표현하는데 어원을 보면 '그 일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어원을 가진 단어인 것이다. 프로가 아니면서도 어떤 일을 너무 사랑해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아마추어 라는 단어가 갑자기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가.  이렇게 별거 아닌 어원이라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재미있는 법이니까. 

단, 영단어의 어원이 잘 풀어져 있다고 해서 영어공부를 목적으로 이 책을 보는 것은 비추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줄줄이 이야기로 풀어져 있기 때문에 심심풀이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좀 아쉬운 점은 정말 사전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이 단조롭다. 단어가 제시되고 그에 따른 설명이 나오는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좀 지루할 수 있다. 너무 많은 내용을 책 한권에 담으려고 시도해서 그런 듯 하다. 책 읽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는 생각보다는 말 그대로 사전처럼 앞에서 목차를 보고 궁금한 부분을 그때그때 찾아서 읽어보는 방식으로 보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할 것이다. 

영어를 못해도 영어로 잘난척은 할 수 있다. 
영어잡학사전에서 배워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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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독해+시사상식을 한번에! | 기타 2017-12-2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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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딩 스펙트럼 컴팩트

홍준기 저
종합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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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는 왜 하는걸까?
가만 생각해보면, 새로운 지식을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받아들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 특히 리딩은 더욱 더 그런 목적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는데, 영문 독해 지문부터가 그런 목적에 걸맞게 아주 고퀄리티로 나와주어 각 분야별 지식과 함께 영어공부를 한번에 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리딩 스펙트럼 컴팩트는 기존의 리딩 스펙트럼 인문편 / 문화·예술편 / 자연과학편 / 사회과학편 에 나왔던 각 분야의 100개 지문 중에서 심혈을 기울여 20개씩 뽑아내 총 80개의 지문으로 구성한 버전이다. 기존엔 다양한 지문을 접하기 위해서는 4권이나 되는 책을 구입해야 했던 것에 비해 한권으로 4가지 분야를 한꺼번에 공부할 수 있어 짧은 기간동안 스퍼트를 올려 공부하고 싶거나, 전체적인 분야를 쭉 훑어보고 싶을 때 보면 좋을 영어 교재다. 






리딩 스펙트럼 컴팩트는 교재로서의 최고 미학! 바로  깔끔하게 분권이 된다. 그래서 문제지 한권, 해설지 한권으로 나눠서 따로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부할 때 아주 편리하다. 

해설지 파트에는 본문에 나오는 전체 지문을 요약(summary)하고 paraphrasing 할 수 있는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위쪽에는 모범답안이라 할 수 있는 본문의 요약 샘플이 나와있기 때문에 혼자 요약을 해본 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어 유용할 듯 하다. 특히 중등임용고시에는 본문을 요약해서 쓰는 summary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이 교재로 공부하려는 준비생들이 많다고 한다. 그 뒷부분에는 문제지의 지문에 대한 깔끔한 해석과 답안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함께 적혀 있어 편리하게 공부할 수 있다. 



이제 문제지의 지문을 한번 볼까? 한 페이지에 한 주제에 대한 영문 독해 지문이 나오고, 오른쪽에는 지문을 이해하고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내가 풀어본 주제는 루머에 대한 지문이었다. 루머는 왜 생기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오른쪽 문제는 토플시험과 형식이 비슷한 듯 하다. 독해 지문의 난이도는 단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해석될 수 있는 정도인 '중' 정도의 난이도라고 보여진다. 난 그동안 영어를 손놓고 살았더니 잘 모르거나, 생각 안나는 단어가 좀 있었다; 



내가 공부했던 방법을 말해보자면, 일단 지문을 먼저 한번 쭉 읽어본다.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는 색연필로 체크를 해놓고 문장 내에서 유추하는 방식으로 전체 지문을 읽은 다음, 문제를 풀어본다. 답을 매겨보고 내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어디인지 체크한다. 답안지의 지문 해설을 보면서 문장별로 나의 해석과 비교대조 해본다. 그 과정에서 몰랐던 단어는 따로 사전을 찾아보고 노트에 적으며 뜻을 정리했다. 

요런식으로 지문 한 파트를 공부하고 나니,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으면서도 꽤 뿌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난 뭐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이 아니라 요런 널널한 마음으로 공부 했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좀 더 본격적으로 영어를 파헤쳐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지문의 문장을 세부적으로 뜯어보고 분석하고, 요약해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공부를 하면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목차에서 각 파트의 주제를 보면 꽤 흥미로운 주제들도 많아서 내용 자체로도 흥미롭기 때문에 영어 공부 하면서 지적 목마름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해엔 영어공부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당신!
요런 일석이조 리딩 문제집 어떻습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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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에 벌어진 토크배틀 | 소설 2017-12-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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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캔터베리 이야기

제프리 초서 저/송병선 역
현대지성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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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00여년 전 중세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았을까? 600년, 길다면 길수도 있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고작 600년밖에 안흘렀는데 벌써 이런 현대사회가 되었나 하는 생각도 드는 세월이다. 
영국 각지에서 캔터베리로 순례길에 오른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타바드 여관에서 만났다. 29명쯤의 무리가 모여 배부르게 밥도 먹고 만족스러운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갑자기 여관주인이 제안을 한다. 
"제가 재미난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우리 순례길에 오르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돌아가며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떻소? 그리고 가장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모두가 돈을 모아 축제를 벌여줍시다." 
여관주인의 제안에 모두들 동의하고 거기 모인 사람들은 돌아가면서 자기가 아는 옛날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이름하야, 중세 시대 순례길에 벌어진 토크배틀이다. 모인 사람들은 기사, 변호사, 청지기, 방앗간 주인, 신부, 의사에 이르기 까지 신분과 직업이 전부 제각각이다. 제프리 초서는 그 가운데 함께 순례길에 올라 직접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 처럼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옛날 옛적에' 라고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사람들로 부터 차례대로 흘러 나온다. 우리가 어릴 적 가장 좋아하던 이야기가 바로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옛적에' 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캔터베리 이야기는 함께 순례길을 떠난 29명의 사람들이 펼쳐놓는 이야기로 이루어진 책이다. 하지만 본래는 한 사람당  순례길에 가는 동안 2개, 오는 동안 2개씩 이야기 하기로 되어있어 100개가 넘는 이야기가 담겨야 하지만 사실상 책에 담긴 이야기는 24개에 불과하다. 이야기는 미완성본으로 끝났다고 한다. 실제로 책을 읽다가 이야기가 뚝 끊기고 제프리 초서가 더이상 집필하지 않았다며 끝나는 이야기도 있었다. 캔터베리 이야기는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시기에 쓰여졌기에 여러개의 필사본으로밖에 남아있지 않아 이 책도 한 필사본을 가지고 번역하여 펴낸 것이라고 한다. 원문은 운문형식으로 각운을 살린 글로 쓰여져 있다고 하는데 그걸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여 운문의 맛을 살려내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이 책은 독자가 읽고 쉽게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산문체로 쓰여져있다. 

기사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계속해서 릴레이되는데, 이야기 속에도 말하는 사람의 성격이나 생각이 녹아있어 각 사람이 이야기 할때마다 문체가 달라진다. 물론 이건 번역자가 그렇게 번역한거겠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옛날 남자들은 참 금사빠였구나...' 또는 '옛날 여자들은 죄다 바람둥이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사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르시테와 팔라몬은 둘도 없는 의형제인데 전쟁에서 지면서 감옥에 갖히게 된다. 감옥에 갖힌 그들은 우연히 궁전의 정원에서 돌아다니는 여인을 보고 보자마자 동시에 사랑에 빠진다. 그 여인은 그 남자들이 있는지 조차 알지도 못하는데 그 남자둘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니 너는 넘보지 말라며 치고 박고 싸운다. 사랑때문에 둘이 싸우는 것을 알게된 궁전의 왕은 자기 감옥에 갖혀있던 죄수임에도 불구하고 둘에게 정식으로 결투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준다. 둘은 열심히 싸우고 아르시테가 결국은 승리하지만, 싸움이 끝난 후 아르시테는 말 때문에 부상을 당해 죽게 되고 결국엔 팔라몬이 여자를 차지하여 결혼하고 잘먹고 잘살았다는 이야기다ㅋㅋㅋ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좀 막장이다. 서양고전 도서이기에 심각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오고갈 것 같지만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끼리 흥을 돋구기 위해 서로 주고 받는 희희낙낙 이야기이므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우리가 요즘 보는 드라마를 형태만 바꿔 말로 주고 받는 식이라고나 할까. 

불륜과 바람피는 이야기가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기도 하고, 일행 중 유일한 여자인 베스의 여인은 자신이 5명의 남편을 어떻게 지배했는지 자랑하듯이 늘어놓는다. 하나님은 우리가 순결을 지키지 않고 결혼하는 것을 허락하였으므로 자신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결혼을 할 것이며, 한꺼번에 2명의 남편을 가지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녀의 넘치는 패기, 머...멋있다. 

서양문학의 최고봉 자리를 가진 셰익스피어도 제프리 초서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를 한다. 제프리 초서가 현실과 인간성을 다루는 방법, 또 인생에 던지는 아이러니들을 이야기로 재미나게 풀어냈기에 셰익스피어는 그 '아이러니'를 문학의 자양분으로 삼아 훌륭한 멋진 작품들을 많이 써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캔터베리 이야기는 제프리 초서가 세상을 떠난 1400년에 나온 작품이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캔터베리 이야기는 중세 유럽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불린다고 한다. 고전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읽기에 어렵지 않고, 막장스럽긴 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심심할때마다 한 꼭지씩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새해엔 캔터베리 이야기로 서양고전 한번 도전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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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가며 읽고 싶은 재밌는 문학 미스터리! | 소설 2017-12-23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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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앙리 픽 미스터리

다비드 포앙키노스 저/이재익 역
달콤한책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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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가장 본질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 이 시대엔 어떤 책이 가장 잘 팔릴까? 

책을 다 읽고 나서 앞 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를 보고, 이 작가 아주 맘먹고 한방 제대로 날렸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앙리 픽 미스터리》의 작가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어린 시절에는 책을 거의 읽은 적도 없고, 글을 쓴적도 거의 없었단다. 그는 열 여섯살에 늑막염에 걸려 수술 후 몇 달간 병원에 입원해 지내면서 너무 심심한 나머지 닥치는 대로 책을 읽다가 문학소년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오랜 습작을 거쳐 완성한 첫 소설 <백치의 반전>은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다가 마침내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되는데, 이후 그 소설은 프랑수아 모리아크상을 수상하게 되고 이후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10위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유명작가가 된다. 
드라마틱한 작가 자신의 경험처럼 이 소설에도 책에 관한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능수능란하게 펼쳐진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끝나가는게 아쉬워 '아껴읽고 싶다'란 생각을 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엄청난 가독성, 중간중간 등장하는 반가운 작가와 책에 대한 언급들, 속사정이 궁금한 출판사 이야기들 이 모든 것들과 함께 깜찍한 소설의 결말까지 모든게 마음에 들었다. 재밌는 책을 발견했을 땐 이렇듯 작은 흥분과 함께 행복하단 생각까지 든다. 

《앙리 픽 미스터리》는 브르타뉴 지역의 도서관 관장 구르벡이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모든 원고를 받아주는 도서관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미국작가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임신중절>에 나오는 도서관을 모티브로 한 것인데 실제로 미국에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엔 책을 내고 싶어하는 수많은 작가가 있지만 모든 책이 출간될 수는 없는 법, 혹은 출간된다고 해도 인기를 얻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은 극소수일 뿐이다. 델핀은 수많은 작가들이 보내오는 원고를 읽으며 출간할 만한 책을 찾아내는 일을 하는 능력있는 편집자다. 그녀의 눈에 든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 있었으니, 프레드라는 작가 지망생의 <욕조>라는 작품이다. 그 둘은 편집자와 작가로 일 때문에 만나기 시작했지만, 곧 서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야심차게 출간한 프레드의 첫 소설 <욕조>는 무참히 폭망하게 되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프레드와 함께 고향 브르타뉴에 휴가를 가서 다음 작품을 고민하게 되는데...  델핀과 프레드는 어느 날 동네 도서관에 놀러갔다가 거절당한 책들이 모인 서가를 발견하고 둘러보다가 엄청나게 훌륭한 역작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그 저자가 평생 책을 읽은 적도, 글을 쓴 적도 없는 피자가게 주인 앙리 픽 이라는 점, 거기다 앙리픽은 2년전에 이미 죽었다. 대박작품이라는 걸 편집자의 촉으로 알아차린 델핀은 앙리 픽의 가족들을 찾아가 남편이 생전에 남긴 소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소설을 출간하게 된다. 그 책은 거절당한 책들의 도서관에서 발견된 책이라는 사실과 함께, 피자집 주인의 숨겨둔 역작이라는 흥미로운 요소까지 더해져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일으키고, 전세계적으로 베스트 셀러가 된다. 사람들은 앙리 픽이 도대체 누구인지, 언제 책을 썼는지에 관심이 쏠려 그의 아내와 딸까지 덩달아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유명세를 타게되고 점점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여러 사람의 인생이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앙리픽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평생 가족들에게 책 읽는 모습조차 보인 적이 없고, 메뉴판 글씨 조차 아내에게 쓰라고 했던 사람이 언제 러시아 작가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섬세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할 수 있었단 말인가. 그 숨겨진 미스터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어떤 책을 좋아하게 되면 그 책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 원한다. 책 내용에서 어느 부분이 진짜일까, 저자의 실제 모습이 반영 되었을까 하는 질문들도 자연스레 떠오른다. 다른 예술에 비해 문학에서는 끊임없이 사적인 근거를 추적하려는 경향이 있다.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자신의 소설 <보바리 부인>의 주인공을 빗대 '엠마가 바로 나다'라는 말을 남겼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는 바로 나다'라는 말을 결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 앙리 픽 미스터리 , p.71>

소설 속의 앙리 픽이 쓴 소설 <사랑의 마지막 순간들>에 열광한 사람들은 소설의 이야기에 열광한 것일까, 앙리 픽이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에 열광한 것일까. 요즘 보통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책들을 보면 유명인이 추천한 책이라던지, 드라마에 표지가 등장한 책이라던지 뭔가 관심을 끄는 요소가 하나라도 있는 책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베스트 셀러들이 베스트 셀러인 이유는 베스트 셀러이기 때문인 것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오는 현실에서 잘 모르는 무명 작가의 훌륭한 책을 찝어내기란 사실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런 출판계의 현실을 콕 찝어 아주 재미나고 유쾌한 미스터리로 풀어낸 이 소설이 그래서 너무 재밌었다. 책 속에 나오는 책들  <임신중절>이나  <HHhH> ,<2666> 같은 책도 더불어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책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반드시 읽어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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