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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괴물의 후예들 | 사회과학 2017-09-3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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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연쇄살인범, 그들은 누구인가

이윤호 저/박진숙 그림
도도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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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어떤 심리일까, 그것도 시간을 두고 반복적으로 여러 명을 죽이는 연쇄 살인범들은 정말 살인을 할 수 밖에 없는 정신적 이유가 있는걸까. 이 책은 범죄학 박사 이윤호 교수가 연쇄 살인범 53명을 프로파일링 하여 그들이 자라온 환경과 그들이 살인을 하게 된 동기나 이유 등을 분석한 책이다. 다양한 유형의 살인자들이 등장한다. 어릴 때부터 부모로 부터 학대 받아온 자,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모범생 타입, 누구에게나 호감을 줄만한 잘생긴 얼굴의 살인자 등 모두가 가지 각색의 특색을 가지고 있지만 한가지 공통점을 꼽자면 병적인 분노와 마음의 병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이다. 물론 그 중에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습관처럼 사람을 죽이는 일명 '또라이'도 있다. 53명의 살인범을 프로파일링 했다지만 사실 몇 명 정도의 삶을 읽고 나니 그들이 살아온 삶은 대동소이 한 면이 있다. 그들이 어떻게 자라났고, 어떤 학대를 받았든 간에 어찌됐든 죄없는 일반인을 무차별적으로 죽인 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중에서 특이한 사례를 하나 소개하자면, 데니스 앤드류 닐센 이라는 연쇄살인범 이다. 그는 부모님이 이혼한 후 4살 때 할아버지에게 보내져 길러지게 된다. 닐센은 할아버지를 무척 좋아했지만 불과 얼마 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장례식에서 할아버지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고 있는 것이라 속이며, 할아버지의 시체를 굳이 닐센이 보도록 한다. 닐센은 잠을 잔다고 했던 할아버지가 몇달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커다란 트라우마를 앓게 되었다. 그로 인해 그는 더이상 '건강한 사랑'은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자신을 떠나지 않을 대상은 시신이라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죽어야만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었다. 나에게 할아버지의 가장 두드러진 모습의 전형은 죽은 이미지였다. 내가 할아버지에 대해서 신성하게 느겼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죽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은 아직 발달하지 않고 성숙되지 않은 유사-성적, 유아기적 사랑이었다. 피해자들의 광경은 씁쓸한 달콤함과 일시적 평화와 성취감을 가져다 주었다. " 
< 연쇄살인범, 그들은 누구인가 p.45>

그는 밖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집으로 데려와 교살한 다음 씻겨서 화장을 시키고, 양말과 속옷을 입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시체를 바라보곤 자위행위를 하거나, 아름다움에 경탄하여 감정적으로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어릴 적 부모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애정의 대상인 할아버지가 충분한 인사없이 떠나자 그는 정신이 약간 이상해진 듯 하다. 어린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을 경우, 이런 일까지 일어날수도 있는건가 싶어 간담이 서늘해진다.  

이런 식의 다양한 연쇄살인범들의 케이스를 책에서는 인격장애, 가정의 비극, 극에 대한 집착, 사회적 불만, 정신분열, 우월해지고 싶은 욕구, 여성증오 등 다양한 동기로 인한 살인 케이스로 분류하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섬뜩한 것은 살인을 저지르고 경찰에 잡힌 이후에도 정신이상이나 혹은 다른 이유로 짧은 시간내에 다시 사회에 풀려나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르도록 방조된 경우이다. 아이를 성추행을 하다 잡혀간 범인이 결국엔 소아 성애에 대한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자, 몇년 뒤 그 아이를 다시 찾아가 결국엔 살해하고 말았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더 끔찍하다. 그 아이는 무슨 죄로 두 번이나 같은 살인자에게 고통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최근에 따로 책으로 펴나온 전설적인 콜럼바인 사건도 언급되어 있다. 사회에 불만을 품은 두 소년의 학교 내 총기 대학살은 너무나 끔찍한 사건인데, 문제는 다른 범죄자들이 콜럼바인 범죄자들을 순교자라 칭하며 그 사건을 재현하려 했다는 점이다. 유일한 한국인으로 등장한 조승희는 미국으로 이민간 후 완전히 동화되지 못하자 학교 강의실 내에서 총기를 난사해 32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살해에 대한 이야기가 이 외에도 아주 많다. 시신에 성행위를 하는자, 인육을 먹는자 등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는 책을 보면서 역시 현실은 영화보다 더 끔찍하구나 란 생각을 한다. 연쇄살인범, 그들은 누구인가. 진짜 어떤 DNA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인지 궁금해졌다. 연쇄살인범은 타고나는가, 아니면 환경이 만들어낸 괴물인가. 그 부분을 연구하기 위해 수많은 프로파일러들이 그들을 연구하는 거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안타까웠던 점은 범죄자들의 어린시절이나 동기에 대한 자료를 단순히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다양한 케이스를 소개했기에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지만, 막상 저자 이윤호 박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내용이 없는 것 같아 혼자 생각해볼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케이스 수를 좀 줄이더라도 저자의 분석이나 생각이 좀 더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어쨋건, 연쇄살인범, 그들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 숨어 이빨을 빛내고 있기에 더 무서운 존재들이다. 
부디 살아생전 마주칠 일이 없길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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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쾌한 박상이라니! | 에세이 2017-09-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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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박상 저
작가정신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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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에서 '안녕하세요? 무명작가 박상입니다. 저는 이름이 생소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라고 할때부터 빵 터졌다ㅋ 이토록 솔직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인사라니, 왠지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하나의 앨범처럼 Side A와 Side B로 나눠서 각각 20곡씩 총 40여곡을 소개하고 있다. 챕터마다 하나의 노래를 소개하고, 그 노래와 관련된 작가의 다양한 경험을 소개한다. 작가가 소개하는 노래는 아는 노래보다 모르는 노래가 더 많았기에 난 챕터 하나를 읽을 때마다 작가가 소개하는 노래를 유트브로 찾아서 틀어놓고 배경음악 삼아 책을 읽었다. 음악은 마법같아서 작가가 말하는 그 음악을 실제로 들으며 책을 읽으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그 느낌이 정말 생생하게 다가온다. 마치 나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처럼. 

작가가 추천하는 주옥같은 명곡을 같이 들으니, 친한 친구와 이어폰 하나씩 나눠끼고 속닥속닥 수다를 떠는 느낌도 든다. 작가의 개그에 혼자 푸핫 웃기도 하고, 우연히 발견한 좋은 노래를 기분좋게 눈감고 감상하기도 하면서 책을 다 읽고나니 박상 작가와 왠지 모를 친밀감도 느껴진다. 역시 음악을 같이 듣는다는 건 그 사람의 취향과 생각을 알 수 있는거라, 좋아하는 책을 함께 읽는 것 만큼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은 음악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여행가서 있었던 일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비자 섬부터 시작해서 유럽과 동남아시아 곳곳 많이도 돌아다녔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낭만적인 여행이 아니다. 작가 박상은 내가 발작적으로 책을 지르는 것처럼 발작적으로 해외여행 특가 비행기표를 지르는 사람인 듯 하다. 옆 동네 마실가듯 갑작스럽게 여행을 떠나지만 특별한 여행 준비도 없고, 여행 경비도 거의 없다. 하루 만원으로 숙박을 해결하려 한 적도 있다니 말 다했지. 하지만 그는 언제나 초긍정적이다. 사람이 이렇게 긍정적일 수 있나 싶도록. 돈은 돈대로 날리고, 각종 바가지에, 숙박업소는 거지같았던 필리핀 마닐라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도 그의 긍정력은 발휘된다. 

아니 젠장. 여행이란 '뭐니 뭐니 해도 우리나라가(집이) 제일 괜찬아' 따위를 확인하는 과정이 아니잖아. 새롭고 까다롭고 거지 같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걸, 신나고 발랄하고 용기있게 탐험하는 과정이면 좋았는데, 이번엔 어쩔 수 없었다. 한국에 돌아가는 보딩패스를 받는 순간 기쁨이 활짝 펼쳐지며 인상이 밝아지고 피부가 좋아졌다. 생애 처음으로, 여행지에서 집으로 돌아가는게 즐거웠고, 신나게 들떴고, 일상에 없던 에너지가 꽉꽉 충만해졌고, 맛난 쫄면 요리를 주문한 것처럼 쫄깃해졌다. 마치 어딘가 여행을 가려고 비행기를 탔을 때 상기된 상태와 너무도 흡사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마닐라에서 날린 돈이 아깝지 않았다. 망한 여행이더라도 여행에 쓴 돈은 손해 본 게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 가을 타던 것도 필리핀의 택시 차장에 매달려 구걸하는 소녀의 맨발에 비하면 사치 같아 집어치웠고, 잊고 있던 마릴린 맨슨의 명곡도 재발견했으니 된 거다. 아아, 이제 열심히 살테다. 
<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p. 207>

여행지가 거지 같았던 만큼 우리집이 제일 좋다는 걸 확인했고, 집으로 가는 길이 즐거워졌으니 됐다는 박상의 긍정 마인드에 웃음이 났다. 그의 대책없는 긍정은 읽는 사람에게도 '그래, 인생 뭐있나 즐거우면 된거지' 하는 안도의 한숨의 쉬게 하는 마력이 있다. 

우연히 잘 얻어걸린 옥탑방에 살던 시절, 그의 옥탑방은 돈없고, 할 일 없고, 대책 없고, 애인없고, 근거 없는 자신감만 있는 상태 안좋은 친구들의 아지트였단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우울해하는 일 없이 온갖 개그와 쇼로 즐거움을 추구하며 보냈다. 이한철의 <슈퍼스타>의 가사 "괜찮아 잘될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될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의 희망찬 가사를 마음껏 불러재끼며 희망을 불어넣던 친구들의 이야기는 약간 찡하기도 했다. 

그때 그토록 잘될 거라고 노래를 불렀지만 사실 잘된 놈은 없다. 하나같이 찌질하게 산다. 하지만 경쟁과 성공에 목숨 걸지 않고 행복에 지표를 두고 살아선지 친구들 대부분은 아직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 있다. 생활의 안정 여부를 떠나 늘 긴장하고 불쾌한 표정인 사람들보다 그 대책 없이 웃긴 친구들이 훨씬 더 후회없이 잘 사는 중이라고 믿어볼란다. 
<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 p.185>

그의 음악 에세이는 팍팍한 현실에서도 음악이 있다면 즐거운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메세지와 함께 한편으론 찌질하고 안되 보이는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그치만 난 작가의 이런 찌질하지만 긍정적인 태도가 좋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스스로를 긍정하고 음악으로 위로하며 아무쪼록 즐겁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그가 우리에게 보내는 위로가 아닐까. 

모쪼록 달콤한 사랑이 쩍쩍 달라붙는 날들 되시길. 
작가의 말처럼 어떤 삶이든 긍정하며 살면 꿀처럼 쩍쩍 달라붙는 행복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도 야심차고 웃기게 살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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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유리천장을 깨자! | 에세이 2017-09-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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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자의 미래

신미남 저
다산북스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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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종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특히나 저자가 난 이렇게 성공했다’ 며 자랑하듯이 쓴 책은 별로 공감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처음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지만일단 읽기 시작하자 술술 재미있게 읽히는 마법이 일어났다겉으로 보기엔 모자랄 것 없이 편하게 성공했을 듯 보이는 저자의 화려한 경력 뒤에는 회사 내 여성 차별스스로의 열등감일하는 엄마로서의 죄책감적성에 대한 스스로의 의문일생 일대의 교통사고 등 여자로서한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고민과 역경이 녹아있어 충분히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유리 천장이 심하기로 유명하다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몸으로 공학 박사로경영 컨설턴트로벤처기업 창업자로대기업 사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고루 성공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성들의 사회진출 필요성을 온몸으로 부르짖는다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할 때 흙을 빚어 남자를 만들었고남자의 갈비뼈를 뽑아 여자를 만들었다고 한다그렇다면 남자는 토기’ 인 반면여자는 태생부터 본차이나’bone china 아닌가여자는 남자와 원소재 자체가 다르다그러니 여자가 더 강할 수 밖에 없다
< 여자의 미래 p.152> 
 
과연 저자 신미남을 보면 여자가 마음 먹으면 이렇게 독하 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새로 들어간 컨설팅 회사에서 상사가 눈앞에서 자신이 만든 자료를 빡빡 찢어 쓰레기통에 버렸을 때 저자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펑펑 울다 오기가 생겼다고 한다그때부터 밤낮없이 일에만 매달리기 시작했는데자정 넘어 퇴근해서도 오로지 공부오전엔 5시부터 회사에 출근하는 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뒤통수에 원형 탈모도 오더란다보다 못한 남편이 자기가 먹여 살릴 테니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기까지 했지만저자는 결국 그런 노력 끝에 팀원 중 유일하게 차세대 리더 육성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되어 일로서 인정을 받고야 말았다그런 노력으로 따낸 인정이니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숱한 열등감 속에서 내가 깨달은 사실 하나는 열등감이 크게 느껴질수록 그 열등감에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열등감을 나를 채찍질하는 동력으로 삼아 죽을 힘을 다해 본질에 집중하다 보면어느새 열등감은 성장의 원천이 된다학생의 본질은 공부를 하는 것이고 직장인의 본질은 성과를 내는 것이다열등감의 크기만큼 본질에 집중하면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고그러면 주변에서도 결코 나를 무시하지 못한다. < 여자의 미래 p.119>
 
나는 언젠가부터 무슨 일이든 부정적인 미래에 대한 걱정부터 앞세우는 버릇이 생겼다어릴 땐 어떻게 되든 무조건 저지르고 보자는 주의였는데 어느새 겁이 많아진 걸까그런 도전들이 두려워진 것이다그래서 저자의 연역적인 생각 방식에 매력을 느꼈다연역적인 생각방식이란결과를 놓고 이유를 논리적으로 증명해가는 방식이다귀납적으로 살면 문제에 집중하게 되지만연역적으로 살면 기회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저자의 경우남편과 함께 유학 길에 오르고 싶었지만 문제는 둘다 돈이 한 푼도 없었고학교의 입학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고 한다유학을 가야겠다는 결과를 먼저 놓고 그걸 이루기 위한 방법들을 생각한 결과결론적으로는 부부 모두가 학교에서 각각 장학금을 받으며 넉넉한 유학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물론 운과 능력이 따라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그런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든 시도를 해보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일이 잘될 것으로 기대하면 잘되고안될 것으로 기대하면 잘 안 풀린다는 자기충족적 예언을 의미하는 말이다연역적인 사고를 하면 피그말리온 효과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극대화할 수 있다즉 위기가 아닌 기회에 초점을 맞추고그런 기회 앞에서 나약해지려는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연역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행 조건이 있다. ‘자신의 운명을 믿는 것이다
< 여자의 미래 p. 115>
 
저자는 자신의 운명에 아주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아이들을 큰이모라 불리는 보모에게 전적으로 맡기면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10년여의 추억과 시간을 희생하는 대신앞으로 30여년동안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 남은 시간 동안 자녀들과 동등하게 사회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부모가 되고아이들에게 자랑스럽고 당당한 엄마가 되는 것그것이 그녀의 전략이자 목표였다그녀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온전히 온 마음을 다해 집중했고그 결과 자신이 원하던 결과를 얻어낸 것이라 생각한다그녀는 피그말리온 효과 때문인지 실제로 운이 좋았다하는 일마다 어려움이 있을지언정 결과적으로 잘 풀렸고그녀 스스로 노력하는 의지와 능력도 있었으니 말이다책 뒷부분을 보면 시부모님에게도 사랑받았고아이들도 바르게 잘 컸기에 결론적으로는 일과 가정 모든 면에서 완벽한 여자로 비춰진다그녀의 성공을 존중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여자가 일과 육아 모든 면에서 성공적인 슈퍼우먼이 되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심어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나는 여성의 사회활동을 찬성하고 환영한다최소한 육아에 대한 죄책감이나 자신감 부족 때문에 여성들이 자신의 아까운 경력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혼자서 모든 것을 껴안고 다 잘하려고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본다. 더이상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로 구분되는 시대가 아닌만큼 함께 사는 부부가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며, 집안일과 육아도 함께 분담 해나가는 바람직한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래본다.  
 

*나나흰 7기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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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방은 어떤가요? | 소설 2017-09-25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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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가키야 미우 저/이소담 역
지금이책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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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읽으면서 뜨끔뜨끔한 책이라니, 책을 읽다 주변을 자꾸 돌아보게 됐다. 탁자위에는 여러권의 책들이 나뒹굴고 있고, 소파에는 벗어던진 옷과 가방이 아무렇게나 어질러져 있는 내 주변을 보니 한숨이 나왔다. 나도 혹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걸까? 잠시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귀차니즘이다. 책을 다 읽자마자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며 며칠 묵은 먼지들을 털어냈다. 냥이가 있는 집은 하루만 청소를 안해도 살수가 없다. 털을 뿜뿜하는 냥이와 하루가 멀다하고 집에 도착하는 책 택배들, 몇일만 정신을 안차리면 온 집안이 냥이털과 냥이 화장실모래, 그리고 여기저기 던져놓은 택배박스들로 난리가 난다. 그나마 책에 나오는 하루카의 집만큼 쓰레기집은 아니라는 것에 스스로 위안삼으며 그래도 좀 더 깨끗하게 살기로 결심해본다.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는 정리 전문가인 도마리가 4가지 케이스 고객들의 집에 방문하면서 집안 정리에 대해 겪은 일들을 소설로 풀어낸 이야기다. 재미있는 건 집을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저분한 집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의 심리에 중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가진 심리적인 문제를 건드려 깨닫게해줘서, 스스로 문제점을 깨닫고 알아서 정리하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첫번째 케이스인 하루카는 번듯한 직장이 있는 고소득자 32세 여성인데 집에는 발디딜 틈이 없도록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차있다. 집안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썩고있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코끝을 찌르고, 물건들이 길을 가로막아 창문쪽으로는 갈수도 없고, 당연히 주방도 엉망진창이라 음식을 해먹을 생각은 하지도 못하며 매일 편의점 음식같은 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운다. 친구가 홈파티에 초대하는 척 하면서 자신의 아이를 봐달라고 은근슬쩍 맡긴다는 걸 알면서도 거절하지 못하는 바보같은 여자다. 회사내에 남자친구가 있고 5년이나 만났지만 그 남자는 유부남이라 남에게 대놓고 얘기도 하지 못하는 처지이다. 그 남자는 이혼 할테니 자기와 결혼해달라며 하루카에게 매달릴 때는 언제고, 최근엔 21살의 새파란 어린애 후린과 바람이 났다. 그런 사실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이러지도 못하고 있는 우유부단함의 결정체 하루카, 그녀는 도마리의 도움으로 쓰레기집에서 스스로 탈출할 수 있을까? 

소설에 나오는 각 사례들은 겉으로 보기에 꼭 쓰레기장처럼 더럽지 않더라도 가지고 있는 물건을 절대 못버리는 사람, 먼저 떠난 아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스로 집안일을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 집안일에 완전 손을 놓아버린 사람 등등 비슷한 듯 다른 배경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가진 마음의 문제는 다 다르지만, 도마리는 세심하게 곁에서 관찰하고 주변 가족들과의 문제들을 파악하여 은근슬쩍 도움을 주고 본인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준다. 

나도 한때, 이유 모를 우울증이 한참 내 정신을 지배하던 때가 있었다. 마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삶에 의욕이 없었으며,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종일 멍하니 앉아서 보냈고, 집청소는 물론 밥도 거의 안 챙겨먹는 생활이 지속되었었다. 마음의 병은 주변이 어떻든 신경쓰지 않게 만든다.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으니 힘들여 청소할 필요도, 나 자신을 챙겨야 할 필요성도 못느끼기 때문이다. 그때의 황폐한 정신 상태를 떠올려본다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상태가 이해가 되기도 한다.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는 자신도 모르던 마음의 병을 물리적인 환경을 보고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사람은 자신의 심리상태를 어떻게든 주변에 표식으로 남기나보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짓을 나도 조금씩은 다 해본 것 같다. 한때 미친듯이 많이 하던 충동구매, 쓸데 없는 물건도 버리지 못하던 습관들이 지금은 어떻게 나아졌지 생각해보면 심리상태가 변해서 인가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심리를 '정리' 라는 키워드를 통해 풀어낸 것이 흥미롭다. 

그나저나 나도 도마리 처럼 청소하는 것이 즐거우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나도 도와줘요 도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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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고 싶다면! | 인문학 2017-09-2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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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앙투안 콩파뇽,줄리아 크리스테바 등저/길혜연 역
책세상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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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사람을 다르게 우러러 볼 수 있는 책, 프루스트의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는 수많은 작가들의 불면증 치료제(?)로 활용되어 온, 책을 펴고 한페이지를 다 읽기전에 잠들어버린다는 악명 높은 책이다. 금정연의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에는 이 책에 대한 서평에 이 소설이 왜 읽다 잠들수 밖에 없는지 다양한 변명(?)과 예시들이 들어있다. 소설가 김연수는 신년 계획을 세우고 매일 자기 전에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페이지를 읽겠다고 다짐했지만 1월 1일 부터 3월 4일까지 그가 읽은 건 고작 1권 47페이지 였다고 고백하면서 이런 탄식을 한다. "빌어먹을 저녁식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 외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는 이런 대화가 오가기도 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어때?"
"당신은 읽었어요?"
"아니, 나는 교도소에도 간 적이 없고, 어딘가에 오래 은신할 일도 없었어. 그런 기회라도 갖지 않는 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들 하더군."


이렇게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힘들만큼 어려운 책이니 내가 이 책을 사놓기만 하고 안 읽었다는 것에 그렇게 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진 않아도 되겠지? 나도 수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1권의 앞부분을 조금 읽다가 조용히 그대로 덮어두고 아직까지 안펴봤다. 하지만 나도 언젠가 팔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꼼짝없이 갖혀있어야 한다거나, 교도소에 갈 일이 생긴다면 완독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을 펴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덕분에 책꽂이에 고이 꽃혀있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꺼내들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으니 이 책의 효용이 있긴 한 셈이다.  

프루스트와 함께한 여름 은 8명의 전문가들이 시간, 등장인물, 프루스트와 사교계, 사랑, 상상의 세계, 장소들, 프루스트와 철학자들, 예술 등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같은 난해한 책이 어떻게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지, 프루스트란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긴 세월, 나는 일찍 잠에 들었다." 

이것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첫문장이다. 이 문장의 그 첫 번째 단어와 첫 번째 음절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집약하고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사실 3,000페이지에 가까운 '긴' 소설이다... 시간이 우리의 인생 위로 어떻게 지나가는지, 우리를 어떻게 변모시키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시간을 어떻게 붙잡을 수 있는지 보여주기를 희망했던 프루스트에게는 이만한 길이가 필요했던 것이다. 
<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p.25>



프루스트는 '시간의 보이지 않는 본질'을 글로 옮기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있지만 과거 어느 때를 기억하며 그 기억을 따라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두 소설로 나타낸 것일까?
현재와 과거의 충돌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현재도 과거도 아니지만 일종의 시간성의 본질이 되는 어떤 시간 속에서 길을 찾게 한다<p.54>

책에는 수많은 영화나 책에서 등장하는 그 유명한 마들렌에 관한 구절도 나온다. 


침울한 하루를 보내고 그 다음날도 울적하리라는 생각에 짓눌려 있던 나는 곧 기계적으로 차 한 숟가락에 마들렌 한 조각을 얹어 부드럽게 만든 뒤 입술에 가져다 댔다. 케이크 부스러기가 섞인 차 한 모금이 입천장을 건드린 순간 나는 전율했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뭔가 경이로운 일에 주의를 기울였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감미로운 희열이 나를 엄습하며 고립시켰다. 그것은 이내 사랑이 작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어떤 소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인생의 부침은 무심하게, 실패는 대수롭지 않게, 그 인생의 짧은 시간은 허망하게 느끼도록 해주었다. 아니, 오히려 이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 자신이 보잘것없고 사소하며 언젠가는 죽는 존재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p. 186 >


맛있는 마들렌 한 조각에 대한 희열을 이런 수많은 단어를 써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하지만, 마들렌으로 인해 인생의 침울함, 인생에 대한 허망함 조차 쫓아버릴 수 있는 화자를 보며 나도 마들렌 한 조각 먹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사로 잡혔다. 차 한잔에 동그란 마들렌 한개를 먹으면 지금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고통이 훅하고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다.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을 읽더라도 여전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어려운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의 다양한 관점과 숨어있던 매력을 알게 되니 좀 더 강한 적극성을 가지고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토록 긴 소설이 짧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장 콕토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 읽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거기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나도 프루스트의 문장 안에서 헤매이면서 거기서 벗어나고 싶지 않을 만큼 매혹되고 싶다. 어디 한번 도전해볼까?

프루스트의 매력을 알려주는 이 책과 함께 용기를 가지고 당신도 잃어버린 시간을 한번 찾아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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