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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따뜻한 사랑의 인사 | 에세이 2018-01-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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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다리는 행복

이해인 저
샘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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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로서 평생 종교에 귀의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삶이라 왠지 궁금해진다. 
이해인 수녀의 책을 읽을 때마다 특유의 밝고 따뜻한 글 분위기에 놀라곤 하는데, 요즘 세상에 사람이 이렇게 때묻지 않은 느낌이 날 수 있나 싶은 건 종교인이기 때문일까, 그녀 특유의 맑은 기운 때문일까. 그녀의 책을 읽으면 마치 딴 세상을 사는 사람을 보는 느낌이 든다. 거기다 수많은 수녀들 중 그녀가 단연 독보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그녀의 글쓰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까지 수많은 시집과 에세이를 내왔고, 꾸준하게 사람들과 편지로 소통을 지속하면서 희망을 전파하는 걸 보면 종교에 귀의한 몸이지만 외롭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기다리는 행복>은 그동안 이해인 수녀가 여기저기 기고했던 글과 시들, 여러 사람과 주고받았던 편지글, 1968년에 처음으로 수녀가 되고 나서 1년간 남긴 일기 등을 담은 책이다. 순서가 중요한 책이 아니기에 아무렇게나 펼쳐서 읽어봐도 무방하다. 특히 책 속에 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서 자주 눈길이 멈추곤 했는데, 적재적소에 보이는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들이 너무 예뻤다. 


책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시가 하나 있었는데, 요즘같이 사건사고가 특히 많이 나는 시기에 읽으니 왠지 더 마음에 와닿는 시다. 


매일 조금씩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죽음을 잊고 살다가

누군가의 임종 소식에 접하면
그를 깊이 알지 못해도
가슴속엔 오래도록 
찬바람이 분다.

'더 깊이 고독하여라'
'더 깊이 아파하여라'
'더 깊이 혼자가 되어라'

두렵고도
고마운 말 내게 전하며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라 이르며

가을도 아닌데
가슴속엔 오래도록
찬바람이 분다.
- 이해인 <죽음을 잊고 살다가> 전문-

연이은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이 생명을 잃고 있는 이때,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언제나 죽음이라는 낱말은 마음속에 찬바람이 불게 한다. 나도, 그리고 내 곁에 소중한 누군가도 언젠가는 죽을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죽음을 잊고 산다. 그러다 생판 모르는 남이 죽었다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쿵 내려앉으며 잊고 있던 죽음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책 내용 중에는 강도 살인으로 무기징역 복역 중인 신창원과 주고받은 편지도 있었다. 

요즘은 시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암송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세계더군요. 해서 어머니의 젖을 갈구하는 아기의 심정으로 암송을 하다 보니 어느새 스무 편을 훌쩍 넘었습니다. 이런 오묘한 맛 때문에 그렇게 많은 이들이 문학을 꿈꿨나 봅니다. 이모님의 시 중에선 <민들레 영토>,<장미의 기도>,<엉겅퀴의 기도>,<사랑의 길 위에서>,<파도의 말>이 좋아서 우선적으로 가슴에 담았고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과 <복종>, 박인환님의 <목마와 숙녀> 그리고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여러 시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제 안에 담았습니다.」 
<신창원이 보낸 편지 중에서 p.291>

생각보다 문장이 정갈한 것에 놀랐고, 시를 외우고 공부하는 감옥수라니 갑자기 신창원이 다르게 보였다. 한낱 감옥수에게 정성스러운 편지와 함께 시를 공부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꾸준히 편지를 주고받은 이해인 수녀의 마음 씀씀이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항상 마음속 가득 사랑을 담고 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걸까. 
나도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에 사랑의 인사를 건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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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 에세이 2018-01-2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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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돈과 인생의 진실

혼다 켄 저/정혜주 역
샘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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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초반, 오빠가 예전에 운영했던 블로그에서 이런 글을 봤다. <내가 로또에 당첨되었다!> 
금액은 생각이 안 나지만, 엄청난 금액에 당첨된 자신의 심정을 써낸 에세이 같은 글이었다. 그게 사실이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마는 순전히 상상만으로 쓰인 글이었다(풋). 너무 생생하게 심리 묘사가 돼있어서 블로그에 들렀던 사람들이 진짜냐고 묻는 댓글도 몇 개 달려있었다. 살면서 생각도 못 해본 금액이 손에 들어왔을 때의 설레는 기분,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사고, 누리고 싶었던 것들을 누리는 상황 뒤의 마지막에는 뜻밖에도 허무하다는 말로 끝맺고 있었다. 내 손으로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로또가 대신 다 이뤄줘서 꿈과 목표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꿈과 목표를 잃어비리든 말든 로또 한번 당첨 되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일견 들긴 하지만, 오빠의 말에도 일리가 있어 끄덕거렸던 기억이 난다. 돈은 많을수록 좋긴 하지만, 너무 많은 건 좀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 거기다 내 힘으로 번 돈이 아니라 운 좋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돈이라면 더더욱.

<돈과 인생의 진실>은 돈이란 것이 무엇인지, 돈에 휘둘리지 않고 사는 삶이란 어떤 삶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말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 혼다 켄은 잘 나가는 세무사 아버지 밑에서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감각을 익혀왔다고 한다. 엄청나게 가난한 생활부터 6000평 대지의 대저택에서의 호화생활까지 다 겪어본 사람이다. 돈에 관심이 많아서 돈을 많이 벌거나, 자산이 많은 사람은 무조건 찾아가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봤다고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돈의 생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깨달은 게 아닐까 싶다. 

똑같은 돈을 두고 사람마다 쓰는 방식이나 경제관념은 제각각 다른 편이다. 개인이 돈을 다루는 방식은 대부분 어릴 적부터 함께 지내온 가족이나 형제, 친구에게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고 한다. 내 동생과 나는 같은 집에서 자랐음에도, 크고 나서 보니 경제관념이 자못 다른 편이다. 동생은 어릴 적부터 가지고 싶은 장난감은 땅바닥을 뒹굴어서라도 무조건 받아내는 타입인 반면에, 나는 장난감을 별로 사달라고 해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집안엔 항상 동생 장난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고, 난 동생 장난감을 같이 가지고 놀며, 로보트 비디오를 보면서 자라났던 것 같다. 크고 나서도 동생은 고가의 프라모델을 여러 개 사서 모으고,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좋은 차를 끌고 다닌다. 반면에 나는 내가 꼭 가지고 싶은 책이나 문구, 전자제품 외에는 크게 욕심을 부려본 기억이 없는 듯하다. 차는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비싼 옷이나 가방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 대신 꼭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금액이 커도 대범하게 지르는 편이라 통장이 뭉텅뭉텅 깎여나가는 일이 있긴 하다. 사람들은 이렇게 가지각색의 방식으로 돈을 벌고 쓰면서 살아간다. 

<돈과 인생의 진실>에서 나오는 '경제 자유인'이라는 개념이 마음에 들었다. 돈을 계속해서 벌지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자유로운 사람이다. 이에 따르면 회사를 다니거나, 혹은 변호사나 의사 같은 고소득 전문직이라 할지라도 매일 출근을 해야 하므로 경제 자유인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없어도 자산이 불어나도록 캐시 플로를 만들어놓은 사람은 온전히 자유롭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 저자는 그 기준을 자산 1억엔, 연봉 3000만 엔 이라고 잡고 있다는데, 환율을 대충 계산해보면 자산 10억에, 연봉 3억 정도라 할 수 있겠다. 굳이 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온전한 경제 자유인으로 살 수 있는 날을 꿈꾼다. 

우선 돈의 노예로 살지 않으려면 너무 낭비하지도, 너무 인색하지도 않으면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한 듯하다. 얼마 전에 오빠랑 이런 얘기를 했다.
"지금 여기서 우리한테 20억 정도가 더 생기면 어떤 상태가 될까?"
물론 돈이 많으면 하고 싶은 것도 더 많이 하고 좋겠지, 근데 함께 목표를 잡고 알콩달콩 모아가는 재미가 없어져서 허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혹은 지금보다 더 돈독이 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더 가지고 싶어지는 법이니까.    

돈이 얼마나 있든 그 돈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 
결국은 행복하기 위해 돈도 필요한 것인데, 요즘 세상은 돈을 위해 행복을 버리는 사례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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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생충은 싫어요 ㅠㅠ | 에세이 2018-01-29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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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생충이라고 오해하지 말고 차별하지 말고

서민 저
샘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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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xx 충'이라는 욕이 참 많다. 맘충, 급식충, 코인충, 설명충 등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충'을 들먹이면서 욕을 만들어낸다. 단어 끝에 단지 '충'자만 붙었을 뿐인데 이상하게 확 기분이 나빠지는 글자다. 곤충, 기생충이라는 글자에서 풍기는 느낌은 꽤 부정적이다. 특히 기생충은 사람 몸속에 기생하는 징그럽게 생긴 긴 벌레라는 인식 때문인지 책을 읽는 내내 상상이 되는 바람에 괜히 몸이 근질거리는 느낌이었다. 리뷰를 쓰기 전 기생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구글에서 한번 검색해봤는데, 괜히 찾아봤다ㅠ 역시나 기생충 연구자가 가진 무한 애정이 아니라면 나에겐 한낱 징그러운 벌레에 불과하구나...
서민 교수는 특이하게도 의대를 졸업하고 평생을 기생충을 연구하는데 바친 사람이다. 요즘 세상에도 기생충이 있나 싶은 생각을 했는데 책 속에 나오는 사례를 보니 심심찮게 사람 몸속에서 나오기도 하는 모양이다.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한번 생겨나면 5m 넘게 자라나는 기생충들은 존재만으로도 살 떨리게 한다. 어느 날 내시경을 하다가 내 몸속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최소 까무러치지 않을까 싶다ㅠ 

서민 교수는 <기생충이라고 오해하지 말고 차별하지 말고> 책을 통해 기생충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주고 싶었나 보다. 기생충들에게 '회순이', '광절이' 같은 이름을 붙여주면서까지 친근하게 기생충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기생충 얘기 중에 흥미로웠던 이야기 중 하나는 숙주의 뇌를 조정하는 기생충이었다. 

「숙주를 조정하는 또 다른 기생충은 '톡소포자충'이다. 주로 쥐에 사는 이 기생충의 종숙주는 고양이인데, 톡소포자충은 쥐로 하여금 고양이를 덜 무서워하게 만듦으로써 종숙주로 가려는 자기 욕구를 충족시킨다. 추후 연구를 통해 톡소포자충이 쥐의 뇌 중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부위에 기생하고, 이것이 쥐가 고양이를 덜 무서워하게 되는 이유라고 밝혀진 바가 있다.」 <p.32~33>

최종 숙주에 도달하기 위해 쥐의 뇌를 조절해서 겁 없이 덤비다가 고양이한테 잡아먹히게 만든다니, 꽤 똑똑하고 무서운 아이들이다. 하지만 몇몇 종들을 제외한 기생충들은 숙주의 몸에 오래오래 기생하기 위해 숙주에게 최대한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고 한단다. 기생충 여러 마리가 함께 있어도 자기들끼리 싸우는 일 없이 사이좋게 식량을 나눠먹고, 순진한 기생충들은 내성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약 한 알에 죽어버린다. 서민 교수는 기생충들을 설명하면서 어떻게서든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싶었나 보다. 한 꼭지당 기생충의 다양한 특징을 설명하면서 인간이 본받아야 할 점을 뽑아내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지만, 아쉽게도 너무 억지스럽고 인위적인 느낌이 강했다. 그냥 기생충의 특징만 흥미롭게 서술하면 될 것을, 생뚱맞은 결론 때문에 오히려 신뢰가 살짝 떨어지는 면도 있었다. 

2부에서는 서민 자신의 글쓰기 방법과 기생충 학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어린 시절 못생긴 외모 때문에 왕따 당하고 미움받았던 자신이 어떻게 공부에 매진하여 의대에 진학하고, 기생충학을 연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흥미롭게 쓰여있긴 하지만, 부모님이나 전처에 관한 개인적인 이야기도 여과 없이 쓰여있어서 이래도 되나 싶긴 했다. 서민 교수는 최근 TV에도 자주 등장하고 책도 많이 내길래 이 책은 어떤 책일까 기대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전체적인 글의 깊이에 다소 실망스러운 면이 있긴 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난 여전히 기생충이 싫어요!
조만간 기생충 약 한 알 먹어야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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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 파우치 만족하면서 쓰고 있어요! | 기타 2018-01-2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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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크레마 그랑데와 이북을 함께 사면서 사은품으로 크레마 파우치를 받았어요~ 
크레마 사면 딱 들어갈 파우치가 꼭 필요했는데 마침 딱 맞는 파우치가 있어서 바로 골라담았지요!
저는 엠마로 골랐어요! 모양과 색깔이 둘다 맘에 들었거든요! +_+



두근대는 마음으로 크레마 그랑데와 파우치를 함께 받아서, 파우치에 넣어봤더니 정말 쏙 들어가요! 
색깔도 모양도 엄청 예뻐서 손에 간단히 들고다니기 정말 딱이더라구요! 


그랑데 크기에 딱 맞으니 이거보다 작은 모델에는 더 넉넉하게 잘 맞겠죠? ㅋㅋ


안에 간단한 소품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어서 간편하게 밖에 들고 나갈 때 좋을 것 같아요~ 
두께가 있는 건 좀 넣기 그렇겠지만 카드같은 납작한 물건을 같이 수납하기 좋답니다! 


저는 그 뒤에 다른 이북 또 사면서 예스24의 폴딩케이스도 사은품으로 받았거든요! 
집에서는 간단히 폴딩케이스만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보다가 외출할 때는 파우치에 넣어서 가지고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나 폴딩 케이스를 끼운 상태에서는 파우치 지퍼가 안 잠길까봐 걱정했는데, 왠걸 딱 맞게 잠겨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파우치와 폴딩케이스 둘다 레드 계열로 골랐는데 둘다 예쁜 레드라서 정말 고급스러운 거 같아요! 


크레마 그랑데 살때 알라딘이랑 예스24 어디서 살까 진짜 고민했는데, 결국엔 사은품 때문에 예스24 선택했거든요! 사고보니 정말 잘 선택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현재 크레마 그랑데로 책 열심히 잘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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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숨은 광기를 드러내다! | 소설 2018-01-2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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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상의 눈물

전상국 저
새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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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숨겨진 광기를 지켜보는 일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코너에 몰렸을 때 고양이를 무는 쥐처럼 폭발하듯 쏟아져나오기도 하고, 속에서 몰래 이글이글 타오르기도 한다. 특히나 격동적인 70년대, 또 그보다 거슬러 올라가 전쟁이 있었던 50년대를 겪었던 이들은 생의 많은 것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무서운 광기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으리라. <우상의 눈물>은 전상국 작가가 자신의 작품 들 중 특별히 엄선하여 뽑은 단편 9편을 묶은 선집이다. 비교적 최근에 쓰여진 <플라나리아>(2002년)를 제외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대부분 197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이다. 어둡고 혼란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니 만큼 전체적으로 소설은 어둡고 음침하다. 그럼에도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어가는 기술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작품을 읽어갈 수 있었다. 특히나 지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70년대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듯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은 또 다른 독서의 즐거움이라 하겠다.

작품들 중 특히나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뽑아보자면 <우상의 눈물>, <우리들의 날개>,<전야>, <아베의 가족> , <투석> 같은 작품들이다.  스토리 라인이 재미있어서 흥미진진하기도 했지만 사람 마음 속에 숨겨진 속내를 드러내는 방식이라던가 가족간의 일그러진 관계들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아 좋았다. 특히 <우리들의 날개>에 드러나는 미신을 믿는 가족들이 행하는 비이성적인 행동들은 꽤 공포스럽기도 했다. 손이 귀한 집안에 태어난 막내아들 두호는 귀한 자식 임에도 왠지 하는 짓이 미운 아이다. 거기다 어머니는 어느 날 점을 보러 갔다가 두호가 집안의 액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문제는 두호였다. 두호가 사라는 것이었다. 한 집안에 살이 낀 사람이 둘 있으면 그렇게 안좋다는 얘기였다. 손이 귀한 집일수록 그런 일이 흔하다고 했다. 
"느 아버지하고 두호가 바로 상극이란 거여!"
고모가 말했다. 
"그럼 액땜을 하면 될거 아냐?"
내가 비꼬는 투로 묻자 고모가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다. 
"딴 방법은 없다더라. 두 사람 중에 하나가 죽는 수 밖에..."
그 말을 어렵잖게 해내는 고모의 얼굴에 개기름이 번지르르 했다. 」 
< 『우리들의 날개』 중에서 p.111>

둘 중에 한명이 죽어야 한다면, 그것은 두호라고 믿는 어른들의 생각. 하지만 그들은 그 속내는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두호가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하는 대신 두호가 죽고 나서도 죄책감을 덜 느끼기 위해 두호에게 엄청나게 많은 장난감을 사준다. 두호의 형인 '나'는 부모님들이 두호에게만 보여주는 편애 때문에 두호에게 살의를 느끼기 시작하는데...  

이런 가족간의 살의는 <아베의 가족>이라는 단편에서도 나타난다. 태어날 때부터 심한 장애아로 태어나 제대로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아,아, 아베" 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하는 큰 형의 존재는 가족을 침울함으로 몰아넣는 원인이었다. 형을 인간이 아닌 냄새나는 짐승 정도로만 대했던 형제들, 그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가족들, 그들은 결국 아베를 혼자 한국에 내버려두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지만, 아베가 한국 어디에 있는지만은 어머니 만이 알고 있다. 어머니는 아베를 어떻게 했던 것일까. 

<투석>이라는 작품은 어느 날 부터인가 날벼락처럼 창문을 깨부수고 날아오는 돌팔매질 때문에 시작되는 이야기다. 가족 각자는 알 수 없는 죄의식을 느낀다. 혹시 저 돌이 나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자신이 지금껏 잘해왔다고 억지로 덮어두었던 과거 행적들을 한꺼풀 벗겨 생각해보게 한다. 전상국 작가는 <투석>을 이야기 짜임새등에 있어 자신의 대표작으로 삼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1970년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이야기 속에서는 꽤 불편한 장면들도 많다. 남자에게 유린당한 여성을 조사하는 경찰이 호기심을 가득 담은 얼굴로 어땟냐고 물어보는 장면이나 딸이 동네 청년에게 당하고 혼삿길이 막히자 나몰라라 하는 집안 분위기등 저땐 정말 저랬었나 하는 장면들이 많다. 특히나 여성들도 남성에게 과하게 순응적인 모습들이 담겨있어 이것은 남성의 시선에서 쓰여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땐 다들 그랬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이 흘러 세대가 변할수록 그 전 시대가 어땠는지는 자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의 생생한 속내와 생활이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한 일일 것이다. 우리가 겪지 못한 일을 겪었던 그들의 특수한 상황에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를 더하면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탄생하니까 말이다. 신기한 것은 아무리 세대가 변해도 환경은 변할 지언 정 인간의 깊은 속내는 쉽사리 변하지 않는 다는 것, 형태를 달리해서 계속해서 계승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계속해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겪어보지 않은 70년대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소설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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