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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을 살아 본다면 | 기본 카테고리 2021-07-3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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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평행우주 에디션

매트 헤이그 저/노진선 역
인플루엔셜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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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을 살아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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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가 없다는 구성을 보고 삶에 대한 통찰로서의 문학의 지위가 떠올랐다. 영속성을 가진 삶을 단계별로 깔끔하게 나눌 수 없기 때문인지, 실패가 누적된 삶을 단호히 버리자 결심한 후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맞은 주인공이 경험한 삶은 판타지일 뿐이라 실재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없음인지 고민해 본다. 그러다 목차 없는 구성의 결말은 무엇일지 궁금해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진 순간 오래 기다려 만난 책을 펼쳤다.

 

자살을 선택하기까지 주인공 노라의 삶은 후회로 어두운 과거와 부재로 깜깜한 미래인 모노크롬이었다. 색채만이 아니라 삶의 결도 그렇다고 느꼈다. 실패에 관해 당사자를 비난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혹시 있을 지도 모를, 반복되는 실패를 ‘선택’하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이유에 대해, 혹은 개인을 한계 짓는 상황에 대해 뭐라도 알아내어 알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실패’란 부정인 지양의 대상이라 느끼며 읽었던 것이다.

 

“한 삶에만 갇혀 있는 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인데 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 삶은 없어요.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죠.”

 

주인공의 상황이 파악 되자 그렇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았는지, 실상 선택은 적고 대체로 수용하며 산 것은 아닌지 솔직하게 되짚어보고 싶었다. 적극적으로 선택하거나 저항하지 않는 대신, 합리화할 이유를 찾아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고 도리어 악화를 구축하거나 다른 누군가의 삶을 더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까 마음이 덜컥거렸다.

 

기억 속의 나는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았지만 기억을 못하거나 행동 모두의 결과를 알지 못하니, ‘산다’는 일 자체가 결과적으로 누군가의 덜 힘들 수 있었던 더 즐거울 수 있었던 삶에 방해가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살아온 모든 시간을 들여다본다면 내 마음자리에 쌓일 후회의 벽은 얼마나 두꺼울 것인지.

 

“사귀지 않은 친구들, 하지 않는 일, 결혼하지 않은 배우자, 낳지 않은 자녀를 그리워하는 데는 아무 노력도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날 보고, 그들이 원하는 온갖 다른 모습이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건 어렵지 않다. 후회하고 계속 후회하고 시간이 바닥날 때까지 한도 끝도 없이 후회하기는 쉽다.”

 

시간여행이 언젠가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커온 과학세대로서 불가능한 이유들을 과학적으로 모두 이해하는 과정은 쓰라렸다. 단순한 흥미였건 진지한 리셋이었건 그런 기대와 상상을 한 이들의 느낀 깊고 두터운 실망은 우주의 빈 공간을 가득 채워버렸을 지도 모른다.

 

“‘~하고 싶다’는 건 재미있는 말이야. 그건 결핍을 의미하지. 가끔씩 그 결핍을 다른 걸로 채워주면 원래 욕구는 완전히 사라져. 어쩌면 넌 무언가를 원한다기보다 무언가가 결핍된 것일지 몰라. 네가 정말로 살고 싶은 삶이 있을 거다.”

 

이 책이 끌린 이유 중에는 저자가 그런 우리들에게 양자역학의 평행 우주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자, 여기 기회가 있다. 살아볼 수 있었을 모든 삶을 살아 보아.” 선물을 주는 착한 마녀처럼 여러 개의 우주를 쥐어 준다.

 

“겉보기에는 아주 흥미진진하거나 가치 있어 보이는 삶조차 결국에는 그런 기분이 들지 모른다. 실망과 단조로움과 마음의 상처와 경쟁만 한가득이고, 아름답고 경이로운 경험은 순간에 끝난다. 어쩌면 그것만이 중요한 의미인지 모른다. 세상이 되어 세상을 지켜보는 것.”

 

노라를 따라 여러 삶을 경험하면서, 11시 22분 이전까지의 삶을 거듭된 실패로 규정하고 남은 삶을 지워버릴 결심을 한 노라가 힘차게 더 많이 성취하는 삶을 은밀하게 응원하고 기뻐하기도 했다. “너만의 가장 귀하고 의미 있는 삶은 무엇이지?”라고 집요하게 물어 오는 질문의 답을 아직은 듣지 않으려 하며. 후회를 줄이거나 지우고 싶을 때 원하는 과거의 한 지점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 자체는 무척 부러울 거라 믿었다. ‘그러지 말 걸!’, ‘그랬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한 순간들이 내게도 있었으니까.

 

그런데 노라의 모든 다른 미래들인 반갑고 즐거워야할 새 삶들이 하나같이 안쓰럽고 슬퍼졌다. 노라는 자신의 바람이라고 믿은 것들이 모두 다른 이의 바람이라는 것을 두 번 다시 부정할 수도 없을 정도로 확실히 깨닫는다.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귀하고 중한 배움이라 할지라도 이 경험을 원할 것인지 사양할 것인지 어느새 대답할 자신이 없어졌다.

 

“노라는 죽고 싶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것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 않았다.”

 

무엇이건 대상 자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보단 분석하고 정리한 면면들을 보고 ‘바람직한’ 것을 고르라는 사회문화적 요구는 강력한 힘이다. 오랜 세월 막강했던 이분법은 삶 자체를 좋고 나쁜, 밝고 어두운, 옳고 그른, 기쁘고 슬픈, 행복하고 불행한 등등의 대립적 가치들로 분리시켰다.

 

오랜 세월 나는 그 기준에 휘둘렸을 뿐 아니라 그에 맞춰 자신을 반성하고 다그치며 살았다. 운 좋게 살아남는 시간의 길이 길어지자 애를 많이 쓰지 않아도 이전보단 잘 보이는 것들이 생겼다. 그 중 하나가 누구의 삶이든 간명한 평가와 결과로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이다. 삶은 복잡하고 미묘하고 종종 통증과 구분이 가지 않는 맛들의 혼재이다. 슬픔 한 스푼, 기쁨 두 스푼…… 이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봤지? 어떤 후회는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단다. 가끔은 그냥...... 완전 개구라야.”

 

무기력증은 너무나 고약해서 무기력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자살충동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무기력한데 그토록 적극적인 충동을 느낀다는 것이 의아하고 괴이할 정도이다. 거기에 고립감까지 갖춰지면 자력으로 살아남기는 아주 어렵다.

 

살면서 경험한 패배는 횟수와 강도로 비교할 문제가 아니다. 사회화된 패배주의란 분별력이 없어 현상을 정확히 볼 수 없게 눈을 가리고 오로지 혼자만 엄청난 패배를 한 절망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배란 대부분이 경험하는 일상이자 다반사이다.

 

“나 자신이 되는 걸 목표로 하세요. (...) 나를 나로 만드는 모든 요소를 받아들이세요. (...) 사람들이 그걸 조롱하고 비웃을 때 휩쓸리지 마세요. 대부분의 험담은 사실 질투랍니다. 묵묵히 할 일을 하세요. 체력을 키우세요.”

 

도와달라고 청하거나, 주인공처럼 기회가 사라질 때까지, 의문이 확실해질 때까지, 거듭 선택 해봐도 좋겠다. 죽고 싶은 딱 그 순간 큰 숨을 몇 번 쉬고 물을 한 잔 마시며 조금만 더 살아 있어 보고, 내일 그토록 바라던 일이 마침내 이루어질 지도 모른단 억울한 상상을 하며 하루만 더 살아 있어 보고, 한 달 뒤에 가을이 아름다울 것 같아 여름을 견뎌 보고, 앞자리가 바뀌는 나이까지는 버텨보자고 그렇게 일 년만 더 살아 있어 보고. 꼭, 뭐라도.

 

“나는 살아 있다.”

“당신도 살아 있다.”

“내가 알고 모르는 당신이 매일 하루씩만 더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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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분명 순수했을 영혼들 | 기본 카테고리 2021-07-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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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펠리시아의 여정

윌리엄 트레버 저/박찬원 역
문학동네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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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분명 순수했을 영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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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기차가 들어온다, 펠리시아는 그 기차가 맞는지 확인하고, 여정이 시작되자 다시 잠든다.”

 

저자가 의도하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이 위안이 좋았다. 출발 시간 한참 전에 기차가 들어와서 의식하지 못하고 참던 숨을 내쉬었고 무언가를 쥐어뜯고 싶은 신경증을 가라앉혔다. 가족들과 함께 한 빼앗기는 것이 당연한 삶은 자리를 잘못 잡은 식물처럼 느껴졌다. 겨우 줄기 하나 뽑아 올리고 꽃도 피우지 못한, 비실거리다 누군가에게 쥐어뜯길 지도 모를. 펠리시아의 여정과 독서가 이제 시작되었다.

 

“여자아이들은 엉망진창이 된 삶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혹은 그냥 뭔가 다른 것을 원해서 길을 떠난다. (...) 대도시나 여자를 사고파는 일이 있을 만한 큰 동네에서는 랜드로버나 폭스바겐, 도요타의 차문이 열리며 아이들을 태운다. (...) 한동안은 실종으로 처리되지만 나중에는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된다. 밑바닥 인생, 이제 그들은 그렇게 불린다.”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이 배경에 흐르고 어린 여자아이들이 두 눈 가득 두려움을 담고 수술대 위로 오르던 끔찍한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가 떠올랐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작품 속에도 현실에도 여자아이들 인신매매와 각종 착취는 진행 중이다.

 

힐디치라는 인물에 즉각적인 공포를 느꼈고 나중에도 기이함이 가신 두려움이 남았다. 폭풍과 같은 독서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실체적 통증이 느껴지곤 했다. 에두르는 것 없이 무심한 삶의 조건들처럼 선명하게 들려주는 문장들 속 저자의 필력과 문학의 힘이 종종 낯설고 모두 설득 되었다.

 

대단한 악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이들은 디자인대로 퍼즐을 맞추고 완성된 그림을 그리며 살아 온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이들이었다. 그리고 거대한 악에 세상이 비명을 토하고 피투성이가 될 때에도 선을 행하는 이들은 평범한 이들이다. 세상이 망가지지 않은 이유이자 늘 할 수 있는 선을 묵묵히 하며 살아왔을 이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순간은 거대한 악에 균열이 생긴 한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344페이지의 서사 중에 마지막 서너 페이지가 ‘부랑자의 이를 치료하는 치과의사며 노숙인들에게 수프를 나눠주는 여성들’인 것처럼.

 

새롭지도 신기하지도 않은 누군가의 일상처럼도 느껴지는 서사를 펼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안전한 거리의 관찰자로서 우리가 담지한 잔인성과 이기적인 본질을 본 느낌이 어떤지 차분히 묻는 듯하다. 내 내면의 풍경을 고스란히 대답하기가 부끄럽고 입 밖에 내기가 두렵다. 매일의 일상에서 나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삶의 경계로 밀어내며 내 자리에 머물려 애쓰지 않았을까. 내 일상에 작은 떨림이 있을 때 그들의 일상은 굉음을 내며 주저앉기도 했을지 모른다.

 

“그녀는 이제 예전의 자신이 아님을 안다. (...) 한때 그녀의 것이던 순수함은 시간이 흐르며 이제 어리석음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남아 있고, 상실을 경험한 예전의 그녀는 지금의 자신으로 이끈 사람이기에 소중하다. 나에게는 나밖에 없다. 소중한 것은 무엇.”

 

통곡과 같은 사연, 틈새에 담긴 유머, 사람을 오래 지켜본 깊은 위로의 마음. 긴장과 불안과 두렵기까지 하던 스릴러로서의 서사.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뒤집는 반전은 충격적인 찬탄을 느끼게 한다. 알던 이들의 안타까운 근황을 들은 것처럼 먹먹한 마음이다. 간절한 희망도 굳건한 의지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배당되고 중첩되는 삶의 조건들에는 여지도 온기도 없다. 원치 않는 삶을 살라는 운명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문학 속에서 불멸의 명성을 얻기도 하지만, 힐디치와 펠리시아가 원한 것들이 극히 평범해서 안타깝고 먹먹하다. 원하는 만큼 햇볕을 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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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충전 비밀 | 기본 카테고리 2021-07-2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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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건전지 아빠

전승배,강인숙 글그림
창비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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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충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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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니라 모두 다 만들어서 찍으신 실체가 있는 작품입니다. 실사와 구분이 안 가는 애니메이션도 멋지지요. 다만 저는 클레이메이션도 그렇고 지문이 묻어 있을 듯한, 밤마다 살아날 듯한 사랑스러운 인형들과 소품들과 그들의 세상이 존재하는 애니메이션이 조금 더 좋습니다. 질감이 느껴지면 어릴 적 새 장난감 받은 듯 두근두근합니다.

 

한 장면에 그 존재감을 가득 뿜어내는 이런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드시는 걸까요. 이런 창작을 하다니! 인간은 참 멋지다! 삼창을 하고 싶어집니다.

 

외모(?) 그대로 아주 다정하고 포근하고 믿음직하고 능력까지 갖춘 주인공 아빠는 건전지랍니다. ! 악기 연주는 물론 운전도 잘 합니다. 놀라셨지요?ㅎㅎㅎ

 

아빠는 집 안에서만 멋진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잠도 안 자고 24시간 집과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그 자체로도 엄청나지만요. 가장 드라마틱한 부분을 노출시키면 안 될 듯하여 - 자체 판단 - 쏙 빼고 소개해 봅니다.

 

모험과 액션과 아슬아슬함이 모두 느껴지는 일이 발생하거든요! 아빠가 귀가하지 못할까... 다치거나 아플까봐 정말 조마조마했답니다.

 

꼭 스포를 피하시다 책으로 반갑게 만나시길!

 

아빠가 떠들썩한 영웅으로 살지 않아서, 힘든 시간의 끝에 절로 웃음이 나오는 행복한 장소에서 사랑을 모두 보여주는 아이들을 만나 다행입니다. 아이들 잔뜩 아빠가 지금은 좀 부럽습니다.

 

그나저나 이 표정들! 정말 어떻게 이런 걸 만드시는 겁니까.

 

매순간... ... 가장 가까운 이들을 힘껏 사랑하여 표현하며 살지는 못하지만, 잊고 있다가도 문득 이들이 모두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보면 너무나 절망적입니다. 그럼 정신이 얼른 제자리를 찾아 돌아오고 다시 잠시 모든 것이 선명해집니다.

 

중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유일하게 실재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모두 늘 하시던 대로 지금 계신 곳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안온하게 잘 지내시길, 사랑하기 때문에 힘내고 힘들어지는 서로를 힘껏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책 속에는 무려 원작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QR 코드가 있습니다.

저는 절대 노출하지 않을 것이니 기회가 되면 즐겁고 행복하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맛있는 간식이 있으면 감상이 더 즐거워집니다.

 

https://blog.naver.com/toyville_/222424336089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06862

 

 https://blog.naver.com/kiyukk/222446659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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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을 권리 | 기본 카테고리 2021-07-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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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엘리 저
카시오페아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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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사용되는 지는 잘 모르나 작년인가 갑자기 폭발하듯 한국인들이 기이한 성애 고백을 일삼는 대화를 들었다. 면성애주의자, 고기성애주의자, 김치성애주의자... 거의 모든 사물에 성적 욕망을 느낄 만큼 강렬한 애정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헤테로 - 이성애주의자들의 세계가 난잡하고 문란하더라도 이건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맥락을 보니 뭘 엄청 좋아한다는 뜻이었다.

 

방송계에선 왜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지 이상한 노릇이라고 혼자 생각하고 말 것을 괜히 친구들에게 물었다 가 에로티시즘에 대한 경직성을 질타 받고 삐쳤다. 그래 뭐든 성애를 느낄 수도 있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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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이 <연애하지 않을 권리>라 하여 읽은 책인데 했으나, 알고 보니 그 책은 <연애하지 않을 자유이었다. 노화가 심각하다. 권리와 자유를 헷갈리는 위태로운 상태이다.

 

전작의 부제가 ‘우리는 누군가의 애인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성애도 연애도 결혼도 지나치게 사회화되고 강제된 세월이 길다.

 

인구가 국력이고 전사가 필요하고 노동력이 필수인 시절의 요구사항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인구가 75억 명을 넘어 환경 부담이 커진 것에도 공로가 있지 싶다.

 

이번 책은 ‘혈혈단신’이 아니라 ‘훨훨단신’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 한다. 의지할 곳 없이 외로운 홀몸이 아니라 여유롭고 자유롭다!

 

“누군가 운이 좋아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데 성공했더라도 그것이 곧 모든 여성이 ‘하지 않을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이건 평가가 어떻든 간에 현재 1인 가구 비율은 30%를 넘었다. 당연히 생활방식, 가치관도 변하는 중이고, 비혼도 독신과 동거의 형태가 있고, 기혼도 무자녀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판데믹과 기후위기가 겹친 이 시기에 사회적으로 거대한 패닉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나는 인류가 짐작보다 훨씬 더 문명화된, 참 훌륭한 사람들인가 보다고 자주 생각한다.

 

“지금 당장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둘이 된다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 만약 영화 <케빈에 대하여>처럼 아이를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가 된다면? 또 ‘정상’이란 범주에 나를 끼워 맞추기 위해 홀로 발버둥 쳐야 하겠지. 생각이 너무 많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남들이 생각하는 대로 맞춰 사는 수밖에 없는 데도?”

 

설마 아직도 ‘연애나 결혼을 못하는 건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시는 이들이 많을까. 뭐 그렇게 생각하신다 해도 영향력은 확실히 줄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거대한 사회담론과 역사적 추이를 다루며, 세대나 집단을 적대시하는 것은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비혼주의자는 이렇게 생존한다, 는 분투기에 더 어울리는 글이다.

 

그리고 일상적인 내용들과 계기가 될 때마다 고인 생각들을 유려한 필체로 자신이 사는 한국사회와 엮어 술술 적어 놓으셨다.

 

“이미 글러 먹었어요.”

 

글쓰기 수업에서 인연을 맺게 된 R이 덤덤한 투로 얘기했다. 그가 결혼을 완벽히 체념하게 된 건 몇 넌 전 캐나다로 유학 생활을 다녀온 뒤부터였다.

 

‘집안일은 돕는 것이다’라는 개념을 자신 사람과 ‘부부가 공평히 분담해야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 또 퇴근하고 10분 아이 얼굴 보는 것도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당연히 부부가 서로 한 해씩 번갈아 육아 휴직 계를 받아 아이를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차이.

 

글 중반에 뜬금없이 얘기해보자면 저자가 마주한 삶에서 뽑아낸 이야기들은 ‘나 하나 키우기도 충분한 삶’, ‘외로워도 슬퍼도 홀로 멋지게 사는 법’, ‘지속 가능한 비혼 라이프를 위하여’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외롭고 슬프기도 하다고 이야기해서 좋다. 그리고 가끔 어떤 내용들은 타인의 눈치도 볼 일 없고 책임질 일도 없고 가능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잘 꾸려 나가보자 하는 실험 보고서 같기도 하다.

 

“요즘처럼 글쓰기가 재밌고(잘 쓰건 말건), 그림 그리는 게 재밌고, 운동하는 게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 진짜다. (...) 솔직히 혼자 보내기에도 하루가 정말 짧다.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영화, 듣고 싶은 노래, 그리고 싶은 그림은 많은데 하루가 저무는 것이 아까울 정도다.”

 

좋은 점도 확실하지만 그 삶 또한 가볍고 홀가분하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냥 사람 사는 거 비슷한 모양들이 많다. 뭐 이런 당연한 말만 계속하는 걸까... 나는...

 

타인을 책임질 일이 없다는 건 내 몸 건사는 나 혼자 해야 하고 어느 구덩이에 빠져도 일단 나를 도울 자는 나 하나뿐이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쓰고 읽기를 통해 저자 역시 마음을 생각을 삶을 연대하는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거의 늘 그렇지만 오늘도 읽는 것을 통해 응원하고 연대한다.

 

“현재의 나는 사회적, 경제적, 개인적 이유들로 인해 비혼을 굳게 다짐했지만,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마따나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다양한 변수 (ex. 호르몬의 농간, 환경의 변화 등)에 이 다짐이 흔들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외로워서, 혼자 나이 드는 것이 두려워서, 경제적인 문제로, 주변 사람들이 다 결혼할 때 나만 안 하면 이상해 보이니까’ 등의 이유로만 덜컥 기혼을 선망하게 되는 회피형 기혼 선망자가 될까 두려웠던 것이다. (...) 따라서 제정신 멀쩡(?)할 때ml 내가 최대한 이성적인 사고로 적어내려간 문장, 이른바 비상 작동 중지(Emergency Stop) 버튼이 필요했고, 이 책을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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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이 필요한 영문법 교육에 관한 가이드라인 서적 | 기본 카테고리 2021-07-2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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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들 아는 척하지만 사실은 모르고 있는 영문법 이야기

이장원 저
지식과감성#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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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이 필요한 영문법 교육에 관한 가이드라인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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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는 척’하는 것이 있다니 왜 나만 모르는 건지 놀랐다. 나는 그 내용이 금해서, 우리 집 중학생은 올 해 유독 싫어진 학교 영어 수업으로 인해 교과서 이외에는 다 읽을 태세이다.

 

영문법을 잘 모르지만 학교 수업 당시에는 문제를 못 느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이나 미국 유학을 준비하지 않아서 다들 경험하신다는 토익과 토플 시험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이유가 기억이 안 나지만 GRE 수업을 잠시 들은 적은 있다 - 궁금하다. 왜 그랬지?

 

단기든 장기든 일정과 목표가 확실하지 않으면 도무지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그런 성향을 가졌다. 안타깝지만 그런 나를 닮은 십 대도 있다. 그렇다고 갑자기 우리끼리 영어 수업을 할 수도 없고 8월에 시행하는 토익을 함께 볼까 얘기해 보았다.

 

시험이란 참 편리하고 단순한 목표라 부담도 적고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니 명쾌하기도 하다. 좋은 나라 대한민국은 중학생도 학생증과 응시료만 내면 된다.

 

이 책은 영문법을 통독하고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용도로 함께 읽었다. 흔히 알려졌지만 옳지 않은 영문법에 대해서도 11개 주제로 알려 준다. 우리나라 영어 수업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엉터리 영어를 가르치는 경우도 짐작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부한 지라 너무 오래라 그런지 내게는 새로운 내용들이 꽤 많았다.

 

- 부정사란 무엇인가. 품사가 정해지지 않은 말인가.

- 영어에는 미래 시제가 없다.

- 타동사가 무엇인가. 목적어가 필요한 동사인가.

- 보어란 무엇인가. 부사가 보어가 될 수 있는가.

- 가산명사란 무엇인가. 세는 것이란 무엇인가.

- 한정사가 한정하는 어구는 한정적인가 비한정적인가.

- 관계대명사란 무엇인가.

- 가정법이란 도대체 정확히 무엇인가. 아무도 모른다?

- 분사구문에서 생략된 접속사는 연방대법원도 못 찾는다.

- ago의 진짜 정체는? 부사인가?

- 전치사 of와 from이 물리적/화학적 변화에 쓰인다는 말은 문법도 과학도 아니다.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주제가 하나도 없다. 영문법 전공도 학자도 아니라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계속 읽는다.

 

첫째, 잘못된 수많은 번역어들로 인해 더욱 혼란스러워진 개념들이 많다는 것에는 완전 공감한다. 특히 일본을 거쳐 재번역된 용어들은 원래의 형태를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분야는 다르지만 피카소, 큐비즘, 입체파... 의도적인 게 아닌가 싶은 이상한 번역이다.

 

둘째, 한국식 영어 교육에 사용된 부정확한 설명들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도록 만들었다. 저자는 일단 개념 설명이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감사하게도 자신이 믿는 정확한 개념도 제시해준다. 교육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토리텔링 실력이 대단해서 읽기는 쉽다.

 

예를 들면,

 

“infinitive는 (...) 어원적으로 보면 ‘정해져 있지 않은 말’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품사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주어의 인칭과 수에 따른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 바로 동사원형입니다. (...) 부정사를 가장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부정사=동사원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의 ‘to’는 preposition, 즉 전치사로 분류됩니다. (...) to는 뒤에 동사원형, 즉 부정사가 오는 매우 특이한 전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to는 particle의 하나로 볼 수 있고, infinitive marker라고도 불립니다.”

 

“bare infinitive는 ‘앞에 아무 것도 없는 부정사’, 즉 ‘앞에 to가 없는 부정사’를 말합니다. 그래서 (...) ‘앞에 to가 있는 부정사’는 ‘to-infinitive’라고 하고 ‘앞에 아무 것도 없는 부정사’라는 뜻에서 ‘bare infinitive’라고 하는 것입니다.”

 

- Merriam-Webster Dictionary의 내용 중 to에 대한 8번 정의를 근거로 저자가 정리한 것

 

라틴어와의 비교를 통해 영문법이 어떻게 개념을 정하고 교육 가능한 수준에서 어느 정도까지 전달되는지를 설명하는 저자의 열의와 성실성에는 감탄이 나온다. 하지만 영문법에 정말 진지한 관심을 가진 독자가 아니라면 선택해서 집중하고 읽어나가야 할 듯하다.

 

물론 개념과 용어의 의미와 유래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아주 좋은 가이드라인 서적이다. 어원학에 관심이 많고 어원학etymology 사전 찾기를 즐기는 나에겐 충분히 흥미롭다. 단, 학습 서적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11가지 대표 주제에 관해서는 아주 분명하게 고치고 정리해주는 장점을 유지한다.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니 참고하셔도 좋을 듯하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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