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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아내어 여기까지 왔다 | 기본 카테고리 2022-12-3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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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 인터-리뷰

조대한,최가은 저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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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아내고 있다는 우리의 힘겨운 감각이 막다른 저수지 앞에서 ‘중간’의 자각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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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의 시, 5명의 시인... 제목에 홀려서 생각해본다. 어쩌면 이 책은 사적인 글들을 가장 공적인 방식으로 나누는 작업이었을 거라고. , 인터뷰, 리뷰... 어느 하나 내 문해력으로 쉬운 글들은 아니지만, 읽기 모임의 결과물이니 입말처럼 조금은 더 쉽게 전해질까 기대한다.

 

기록의 결과물은 대체로 멋지고 응답이 있다는 건 소통와 희망이다. 문제는 내가 시를 읽을 수 있는가인데, 이 책을 한 장씩 넘기면서 시를 읽는건 또 맞는 표현인지 싶다. 신기한 것도 새로운 것도 없는 나이라 어느 날의 어떤 혼란이 나쁘지만은 않다.

 

모조리 오독일 가능성이 어느 장르보다 큰 문학이지만, 끌렸다, 즐거웠다, 기뻤다, 울림이 있었다... 이런 것으로도 괜찮지 않나 합리화해본다. 그건 이 책의 분위기가 무척 즐거운 모임 같아서이기도 하다. 인터뷰보다 대화 같고 리뷰보다 감상 같은 부드러움...

 

를 태어나게 한 시인들, 그 언어를 받아들이는 시를 좋아하는 이들. 뭐 다 내 변명일 수 있지만, 누가 어느 한 시를 쿡 집어 설명... 얘기해 달라고 하면 아무 말도 못할 듯하지만. 빠르고 짧아지는 호흡처럼 그런 문장들로만 얘기하고 쓰다보면 시의 속도는 휴식과 같다.

 

머물지 않으면 만나지 못하는 느린 언어, 오래 읽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세계.

 

사랑과 평화를 위한 노력의 총량과는 상관없이 전쟁은 일어나고 혐오는 계속된다. 그러니까 이곳은 놀라울 정도의 선의와 두려울 만큼의 악의가, 아무런 관련 없이 한곳에 펼쳐져 있는 차갑고 매끈한 우연의 세계인 셈이다.”

 

매일 누군가는 죽는다.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사고가 비극이 덤덤하게 순식간에 밀려나는 건 두려운 일이다. 매끈하고 차가운 건 자주 섬뜩하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저녁이면 밤이면 나도 모르게 힘든 건 다 잊혔으면 좋겠다. 그렇게 무죄이고 싶다.

 

12월의 마지막 주는 길었다. 하루하루 숨을 후우 내쉬며 지나왔다. 한 해의 마지막... 살아 내었다, 살아남은 우리 모두는. 선명하지 않아도 좋은 시와 함께 하는 편안한 시간을 누리시기 바란다.

 

현재를 살아내고 있다는 우리의 힘겨운 감각이 막다른 저수지 앞에서 중간의 자각이 될 수 있기를, ‘중간에의 자각이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감격으로 전환될 수 있기를 (...) 바라는 날들이다.”

 





 

(...)

 

인간의 안에는 언제나 신기한 면이 있어

놀라울 만큼의 선의

우연한 악의의 감정

우리는 일찍이 학습했네

 

테러를 추모하는 공원에도 조롱꾼은 있고

손에 쥔 만화경을 돌리며

천국은 작고 어둡다

그런 말을 떠올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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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을 서비스 받는 기분 | 기본 카테고리 2022-12-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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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기내식 먹는 기분

정은 저
사계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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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 것인가... 사뭇 비장한 이 질문의 실체는 사실 시시한 고민이었다. 출장을 갈 것인가, 여행을 갈 것인가. 10월에 잡을 수 있었던 일정을 양보(?)한 뒤, 떠나고 싶은 마음과 비행으로 인한 불편함과 죄책감을 가늠하며 연말을 맞는다.

 

이 책은... 어느 날 기내식을 먹으며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마지막까지 미련을 떨며 모셔두고 읽지 않았다. 오늘에 와서야 책을 펼치고 남은 욕망을 털어낸다. 올 해는 이렇게 겨우겨우 비행 탄소 배출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알고도... 살다보니 비행을 많이 했다. 직항으로 12시간 이상 가는 곳들을 주로 다녔으니 남은 평생 채식만 해도 배출량을 다 지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기내식이라곤 없다. 그나마 낫다는 대한항공의 비빔밥도... 고추장 비빔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여간 투덜거리기를 잘 하는 나는 정은 작가의 너무 하시네 싶은 기내식에 대한 문장들이 미칠 정도로 좋다. 이 문단, 저 문단을 다 외울 기세로 꼭꼭 씹으며 데굴데굴 구를 듯 웃으며 희열을 느끼며 읽고 또 읽었다.

 

기내식은 기내식 먹는 기분으로 먹는다. (...) 이게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그 맛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누적된 위장의 불편함과 관절의 통증으로 곧 머릿속이 가득 찬다. 땅 위에 두고 온 자잘한 고민들은 차지할 자리가 없다. 이 망각 서비스야말로 비행기가 제공하는 최상의 서비스다.”

 

여러 해 전 12, 텅 빈 기내에서 세 자리를 차지하고 이리저리 누워 책을 읽다가 상당한 난기류를 만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놀라는 것도 무용해서 그저 있었는데, 누가 다가와서 팔을 꽉 잡았다. 모르는 분이었다. 옆 자리에 털썩 앉아 머리를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더 이상 버릴 것이 없을 때까지 가진 것을 버리다 보면 자신이 누군지 알게 된다. 무엇을 욕망하는 지가 아니라 무엇을 포기할 수 없는지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말해준다.”

 

한 팔은 잡히고 다른 팔은 책을 들고 있어서 뭘 할 수가 없었다. 머리 위 짐에 뭐가 들었나, 비상착륙을 하게 되면 도움이 될 것들인가, 읽고 있던 책도 챙길 것인가, 이 분의 이름을 지금 알아둬야 할까, 진짜 비상상황이 오면 팔을 놓아줄 것인가... 생각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어떤 생각들은 무게가 없지만 걱정과 분노는 확실히 무겁다. 그 무게는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소중히 쥐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걱정과 고민들을 물건처럼 하나씩 내가 버리면서 걸어간다.”

 

나도 가 본 곳, 그리운 풍경, 나는 가지 않은 곳, 가지 않을 곳... 현실의 공항과 비행기 대신 이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길 잘 했다. 아니 실은 지금도 떠나고 싶다. 대체가 불가한 경험이니까. 일상에서 나를 떼어내어 불안과 불확실성의 세계로 데려가는 일. 그 설렘과 홀가분함.

 

여행은 나를 다른 사람으로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내가 더 정확한 내가 되도록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없이 실행하려면 복잡하고 힘들 여정들을 이 작은 책에 가득 담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눈에 띈 무엇도 소재 삼아 현실의 면적보다 더 넓은 세계를 깊이 들려준다. 문장들이, 아니 사유가, 눈앞의 암막을 가차 없이 가르듯 벼려있다.

 

사진이 우리에게 하는 거짓말. 그 속에는 진짜 진실이 일 퍼센트쯤 들어 있고 가끔 그 일 퍼센트의 진실이 우리의 삶 전체를 뒤흔든다.”

 





 

여행기, 에세이, 사진작품집...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이 아닌 것도 같다. 2022년에 생긴, 버리지 못한, 달갑지 않은 모든 형태의 유산을 꽤 많이 떠나보낸 책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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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힘이 되고 성장이 되는 경험을 하시기를 | 기본 카테고리 2022-12-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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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김달 저
빅피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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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려놓으면 그제야 보인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뭐가 날 괴롭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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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제목에 놀라고 내용에 더 놀랐다. 비유하자면 졸업생이 되어 받는 수험서랄까. 힘든 연애에 고민할 일은 없지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관계의 면면들에 대해서 저자의 통찰을 만나는 재미로 즐겁게 읽었다.

 

다 내려놓으면 그제야 보인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뭐가 날 괴롭히는지.”

 

다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말고 딱 이것으로부터만 손을 탁! 놓고 싶은 적은 많았다. 어쩌면 그게 실수였을까. 내내 힘든 것은 그 때문인가... 싶은 생각을 잠시 했지만 나는 뭘 다 내려놓을 수 있는 대범한 사람은 아니다. 될 수가 없다.

 

굳이 연애 문제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무기력하고 힘든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럴 때는 좀 쉬어가도 괜찮다. 그때가 아니면 나중에는 쉬고 싶어도 도저히 쉴 수 없는 시기가 분명히 오기 때문이다.”

 

좀 더 체력이 덜 망가지고 면역력도 좋은 시절에는 휴가를 아껴서 연말에 몰아쓰기를 하며 나름 즐겼는데, 올 해는 병가에 이어지는 휴식으로 다 썼다. 팬데믹/기후 우울증인지 나이 탓인지 이유는 모를 일이나 무기력해지는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연말 휴가를 시작하는 이들이 엄청 부러웠는데 뭐... 이제 연말도 다 끝나간다. 늘 바라지만, 월말 월초에 하루 법정 휴가가 있거나 적어도 연말엔 3일 정도 휴가가 있어서 마무리와 시작 사이에 인간이 잠시 쉬며 생각을 다듬을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사랑도 연애도 사람의 일이라 중요한 점은 내가 나를 잘 알고 충분히 사랑하는가이다. 이 두 가지가 선행되지 않으면 연애는 때론 비극이 된다. 꽁꽁 싸맨 내게 아직 덜 나은 상처들이 있다면 연애보다 치료에 힘써야한다. 사랑은 막강하지만, 연애로 극복 못하는 일은 많다.

 

그래서 내게 아픈 구석이 없어야, 남을 제대로 보고 배려하고 돌보기도 하고 감정을 교류하고 그렇게 나누며 함께 사는 일이 더 수월해진다. 감사할 일이 더 많아진다.

 

상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휘둘리지 않으려면 자기 생각, 시선, 세계관도 필요하다. 생각이 혼란스럽고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상태라면 역시 연애보다는 정리하고 다듬고 자신을 키우는 일이 먼저다.

 

관계란 것이 늘 한결 같지도 않고, 역할도 슬쩍 달라지기도 하는 것도 연애의 단면이다. 주로 내가 의지했다고 해도, 상대가 힘들어할 때 위로하고 의지가 되 줄 힘도 필요하다. 그건 급하게 구매할 수도 벼락치기로 마련할 수도 없다.

 




 

정답이 없다는 각종 연애와 다종의 사랑, 시작도 과정도 형태도 관계의 방식도 모두 다르겠지만, 부디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는 인정하고 유예하지 않기를 응원한다. 쉬워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래야 하기 때문에, 그랬으면 좋겠다고 바라기 때문이다.

상처나 독이 되는 연애 말고 서로의 힘이 되고 성장이 되는 경험을 하시기를, 연말연시를 기해 더 힘껏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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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영화, 세 권의 책, 위대한 음악을 담은 레코드판 | 기본 카테고리 2022-12-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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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뤼포

앙투안 드 베크,세르주 투비아나 저/한상준 역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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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세 편의 영화, 일주일에 세 권의 책, 위대한 음악을 담은 레코드판만 있다면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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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가 말했다고 널리 알려진 영화를 사랑하는 세 가지 방법*** 실천하려한 오랜 친구가 있다. 1.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은 물론, 2. 영화평을 매번 쓰고 3. 영화를 만들기 위해 대학 진학을 하고,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입봉은 못했다. 22년 전 시력을 잃었다.

 

* “영화와 사랑에 빠지는 세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며 마지막 세 번째는 직접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 정성일 평론가에 따르면 트뤼포가 시네필의 세 가지 단계를 공식적으로 책에 밝힌 것은 1975년 그가 쓴 글을 모은 <내 인생의 영화들Les films de ma vie>에서였다. <필사의 탐독(바다출판사, 2010)> 영어 원문과는 좀 다른 내용이니, 전해지는 3단계는, 트뤼포가 직접 말한 것이 아니라 정성일 평론가의 해석이 섞이면서 각색된 말이라고 한다.

 

십 대에는 친구의 이야기와 글로 나는 아직 본 적 없는 영화이야기를 늘 들었고, 대학시절엔 당연히 영화동아리 활동을 하며 한층 더 영화 덕후가 되어, 더 구체적으로 영화인이 되고자 한 친구의 영향으로, 헐리웃 문화 폭격의 시대에 꽤 많은 다른 세계(?) 영화들을 보았다.

 

누벨바그 감독들, 고다르, 트뤼포, 로메르 그리고 히치콕... 작가주의 감독들의 흑백영화를 친구네 집에 모여 비디오테이프들로 보기도 했다. 어쩌면 박찬욱 감독의 모든 영화가 재밌고 즐겁고 기다려지는 내 취향은 모두 그 시절 그 친구의 영향일 것이다. 조류 공포증도 어쩌면...

 

오직 하나만 원했는데 그것이 어려워진 친구에게 위로할 말을 못 찾아서 연락은 드물어졌고, 지금은 드물게 안부만 전해 듣는다. 팬데믹에 가입한 넷플릭스에서 <미지와의 조우>를 찾았을 때는 코로나 우울증에 추억과 여러 복잡한 감정이 더해져 조금 울었다.

 


 

1977년 프랑수아 트뤼포의 처음이자 마지막 헐리웃 영화 출연작, 스필버그 감독의 첫 연출작, 결국 입봉을 못했더라도 시력만 잃지 않았다면 우리들은 또 그의 집에 모여, 벽면을 가득 채우는 스크린으로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와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를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요즘사람들이 못 알아듣는 얘기를 즐겁게 하면서...

 


 

하루에 세 편의 영화, 일주일에 세 권의 책, 위대한 음악을 담은 레코드판만 있다면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2016년 개봉된 <히치콕 트뤼포Hitchcock Truffaut> 다큐멘터리 영화는 시네필 팬들을 들뜨고 행복하게 했다. 평점도 평론도 불필요한 기록이자 작품이라는 느낌... 시리즈온, 티빙, 웨이브, 왓차 등에서 여전히 시청가능하다. 이 책을 읽던 중간에 다시 한 번 보았다.

 


 

자신을 싫어했지만 영화를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한 작가, 영화 매체를 활용해 작품 속에서 질문하고 토론하고 논쟁하고 자신마저 평론하고 복수도 이룬 문화예술의 창작자,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들 스스로 만들어가며 산 트뤼포의 삶을 이 두꺼운 책에서 가깝게 만나보았다.

 




 

평생 영화만을 사랑한 이를 만나, 오래 전 영화만을 사랑한 친구와 흑백처럼 떠오르는 추억 속을 한참 걸어 보았다. 책의 무게감이 흔들리는 감정을 묶어 두기에, 꽉 잡고 버티기에, 아주 든든했다. 늘 그렇지만 단정하고 우아한 외형과 표지, 필모그래피도 좋았다. Adi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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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지 못하면, 찾고 나면 | 기본 카테고리 2022-12-2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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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에드워드 호퍼, 자신만의 세상을 그리다

로버트 버레이 글/웬델 마이너 그림/이경혜 역
문학과지성사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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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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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실내의 따뜻한 불빛이 더 좋고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시절 역시 그러합니다. 문 안과 문 밖은 참 멀기만 합니다. 지구생명체 모두의 유일한 집인 지구에서 쫓겨나게 되는 건가 싶어 비교할 것 없는 두려움과 불안도 느낍니다.

 

그림책을 좋아하며 감상하게 된 건 몇 해 되지 않았습니다. 연령 구분이 적당한 그림책들도 있고 전혀 상관없는 작품들도 참 많습니다. 이 책 역시 문지아이들 시리즈이고, 화가로 성장하는 유년기부터의 풍경들이 펼쳐짐에도 아이들보단 제가 더 좋아하는 듯합니다.

 

사실주의화가를 다루는 그림들의 색감이 아주 따뜻합니다. 어린 에드워드 호퍼를 응원하듯 다정한 시선으로 감싸 안은 듯도 합니다. 좋아하는 예술가들이 작업하는 과정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그림을 보는 시간이 아주 행복했습니다.

 




 

일요일 이른 아침, 언덕 위의 등대, 주유소, 밤을 새우는 사람들...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이 책 속의 글 - 설명 - 이 무척 쉽고 친근해서 에드워드 호퍼 작품 세계를 많이 이해한 듯한 착각(?)도 듭니다. 예술가와 작품을 한 번에 즐겁게 공부하는 멋진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용기와 즐거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나 봅니다.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신념도 없고, 용기도 투지도 행동력도, 실천 의지도, 단호한 결단력도 없는 독자이니, 그런 것들로 원하는 삶을 살아간 이들을 더욱 동경하게 됩니다. 차곡차곡, 뚜벅뚜벅... 그렇게 자신의 길을 가는 시간은 모두 감동입니다.

 

아름다운 것들을 원하는 모습대로 전할 수 있는 재능은 호퍼가 끝까지 노력한 모든 과정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엔 하는 사람, 끝까지 한 사람만 남는 것이니까요. 몰입과 확고한 애정이 부럽습니다. 실은 잘 모르는 세계, 좋아하는 것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유...

 

나는 나 자신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왜 나 자신을 찾아야할까요. 원래 나 자신으로 태어났다가 잃어버리는 것일까요. 모두가 그럴까요. 자신을 찾지 못했다고 느끼는 삶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나 자신을 찾고 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흐릿하고 멍하니 사는 일이 편안해진 삶이라 부럽게 아프게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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