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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옮기는 일에 대하여 - [번역가가 되고 싶어]를 읽고 | 마흔의 서재(수리중) 2021-10-1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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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역가가 되고 싶어

이윤정 저
동글디자인 | 202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번역생활자에서 전문번역가가 되기까지, 그리고 현재 전문번역인으로서 '숲을 옮기는 일'에 여념이 없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출판번역가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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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옮기는 일에 대하여

<번역가가 되고 싶어>를 읽고

 

 


 

 

  최근 중단편 위주의 세계문학 고전에 푹 빠져 지냈다. 다양한 언어로 쓰여진 고전들을 원어 그대로 읽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별다른 품을 들이지 않고 우리말로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세계 고전뿐만 아니라 국내에 출간되는 외서들을 읽을 때마다 번역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원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와 의미를 왜곡없이 고스란히 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옮긴이의 수고가 무색하게 오역으로 인해 번역자가 반역자가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이번에 (우리말로 된) 원서를 읽고 원저자의 이야기를 (우리말로) 옮기게 된 책은 <번역가가 되고 싶어>이다. 책에는 육아와 번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옮긴이'로 3년 째 살고 있는 이윤정 번역가가 번역생활자에서 전문 번역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영어만 잘해도 먹고 산다'는 말을 듣고 자랐던 내게(혹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중고등학교에서는 입시를 위해, 대학에서는 취업을 위해 최소 10년 동안 영어를 공부했음에도 영어 울렁증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Latte is horse['라떼(나때)'는 '말'이야].' 엇비슷한 학창시절을 보낸 저자가 나와 다른 결정적 차이는 '뭐라도 해야 뭐든 된다'는 정신으로 영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놓지 않고 끝까지 나아갔다는 것이다. 대학시절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자매대학이 있던) 영어를 많이 쓸 줄 알고 교환학생으로 갔으나 상상과 다른 현실을 마주했던 폴란드에서, 졸업을 앞두고 휴학한 뒤 외국인 노동자로 지냈던 영국에서 저자는 영어로 일기 쓰고, 영어로 된 영화와 책을 보며 '전문적이지 않은'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후 영한 번역만 (적당히) 준비하고 한영 번역은 (당연히) 시험 당일에 어떻게든 되리라는 생각으로 임했던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 입시에서 낙방한 저자는 영어 매뉴얼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며 영어에 대한 줄은 놓지 않았다. 몇 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된 즈음에 찾아온 '자기만의 시간'은 저자의 꿈을 다시 깨웠다. 1년간 치열하게 공부한 끝에 통과한 입시터널의 출구에서 원래 살던 마을과 똑같이 생긴 마을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술회하는 저자를 보면서, 영어 말고 중국어를 전공한 나 역시 미래가 불투명하던 시기에 막연하게 통번역가를 꿈꿨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간헐적 통번역 아르바이트를 통해 현실의 벽을 절감했고 그 벽속에 꿈도 가둬버렸지만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올라선 번역로(路)에는 저자가 번역가로 자리잡기까지의 발자취가 펼쳐져 있다. 샘플 번역의 내공을 쌓아가며, 처음으로 정식 계약서를 쓰고 한 권의 책을 옮기고부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하나씩 번역해내고 있는 현재까지의 모습을 통해 저자가 어떻게 번역하는 몸과 마음을 만들어왔는지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번역계의 현실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게 된다. 

 

 

샘플에 대한 팁을 드리자면, 객관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텍스트를 마주한다고 가정하고 번역된 글이 깔끔하고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가를 따져보길 바란다. 샘플을 내기 전 마지막 순간에는 번역자의 눈이 아닌 편집자의 눈, 혹은 독자의 눈이 되어 글을 읽어 보아야 한다. 이 작업은 샘플뿐만 아니라 책 한 권을 다 번역하고 나서 퇴고할 때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77쪽, 「4장. 샘플 번역에서 배운 것」 중에서)

 

나의 경우 찾아진다면 뭐든 다 찾아보고 번역하는 편이다. 독자로서 어떤 장면을 떠올리건 그것은 자유지만, 번역가는 가능한 한 저자의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번역해야 하니까 말이다. 실제로 이 브랜딩 책(『스타트업 브랜딩의 기술』, 앤 밀튼버그 저/이윤정 역, 유엑스리뷰)을 번역하면서 광고나 제품 사진을 찾아보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98쪽, 「5장. 책으로 나올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중에서)

 

김남주 번역가의 인터뷰에서  내게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 있어 소개하며 마무리하겠다. "그럼 번역료, 인세 얘기가 나올 것이고 이 돈을 받고도 행복하겠다 싶으면 번역을 하세요. 나를 행복하게 한 번역으로 독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돈 얘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경력을 쌓아야 하니까 번역료를 따지지 않는 이들도 있는데, 경제 관념을 염두에 둬야 번역가의 지위도 높아져요."

(158쪽, 「8장. 돈 생각은 아예 잊어라」 중에서)

 

 

  번역이란 숲을 옮기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어본다. 한 문장 한 문장 옮기는 것이 나무 심기라면, 나무만 다 옮겨 심는 게 아니라 숲 전체를 옮기는 것을 번역가의 목표로 삼은 그는 지금도 나무가 무성한 숲 사이로 난 번역로를 걷고 또 뛰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생각 한 줌을 보태보자면, 숲이 하나의 세계라고 볼 때 숲과 숲이 서로 연결되면 세계와 세계가 만나게 될테고, 만일 번역이 없다면(혹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거나 매우 혼란스러운 곳이 될지도 모른다. 가끔씩이지만 나처럼 중국어(외국어)로 쓰여진 원서를 읽거나, 날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외서들을 자의반 타의반 읽는 '번역생활자'의 세계와 저자와 같은 '전문 번역가'의 세계는 언제든 어디에서든 책을 통해 만나기 마련이다. 책을 애정하는 마음을 공유하며 '번역인'으로서 하나되는 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자기만의 책상으로 출근해서 나와 당신을 이어주는 '번역'이라는 이토록 멋진 일을 하고 있을 저자와 수많은 번역가들을 계속 응원하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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