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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스윙 #2 | 일일독서 2021-12-0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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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스윙 #2

라인댄스, 다시 댄서들 속으로

 

 

[출처 : Shim Sham Shimmy featuring Frankie Manning & Erin Stevens,

https://youtu.be/g2FyvoAi2ew]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윙 바에서도 휴식 시간처럼 다른 음악이 나오는 순간이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일제히 줄을 맞춰 서서 솔로 스윙 동작으로 구성된 춤을 추는데, 이걸 라인댄스라고 부른다. 보통은 몸의 방향을 동서남북으로 바꿔가며 같은 동작을 반복하곤 한다. 「Big Apple」이나 프랭키 매니의 「Shim Sham」 같이 전 세계 댄서들이 다 아는 전설의 라인댄스가 있는가 하면, 박진영의 「허니」나 울랄라세션과 아이유의 「애타는 마음」 같은 가요에 맞춘 라인댄스도 있다.

(58쪽, 「과거의 나를 결코 미워할 수가 없다」中)

 

 

  책속에 놓인 활자를 눈스텝으로 밟으며 댄서들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던 지난 번 독서와 달리, 이번에 다시 읽을 때는 책을 잠시 덮고 책에 소개된 음악을 듣거나 관련 영상을 찾아보면서 이따금 근본없는 스텝을 밟아보며 스윙 댄스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노래 한 곡이 또 끝나간다. 새로운 곡이 시작되면 저 댄서들 속으로 들어가는 저자처럼 나도 책장을 다시 펼친다. 사라 본의 「I Could Write a Book」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에 대해 조금 알아본 결과, 엘라 피츠제럴드, 빌리 홀리데이와 함께 재즈계 3대 디바로 불리며 스윙재즈 시대에 4옥타브를 넘나들며 넓은 음역대를 소화한 보컬로 유명한데, 우리나라 영화 『접속』의 삽입곡인 「A Lover's concerto」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And the simple secret of the plot

is just to tell them that I love you."

 

 

[출처 : Sarah Vaughan - I Could Write a Book, https://youtu.be/QWmWwuGjve4]

 

 

아무튼, 스윙

김선영 저
위고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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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guitar)를 대신할 기타(其他)는 없다 - [아무튼, 기타]를 읽고 | ㄴ아무튼, 서평 2021-12-0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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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무튼, 기타

이기용 저
위고 | 2019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기타를 치기 위해서는 기타를 안아야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나서 더이상 기타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기타리스트에게 위로와 휴식을 주는 친구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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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guitar)를 대신할 기타(其他)는 없다

<아무튼, 기타>를 읽고

 

 

  난생처음으로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불렀던 그날을 기억한다. 군복무 시절의 어느 주말 내무반에서 김광석의 「그날들」 떼창이 들려온다. 선후임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동기가 기타를 치고 나머지는 그의 명곡들을 목이 터져라 부르는 가운데 문득 나도 기타를 치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았다. 그 날 이후로 틈틈이 동기의 지도 하에 김광석의 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은 초심자에게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세계임을 인정한 뒤, 국민 연주곡이라 불리는 '로망스'를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박이도록 연습했고 지금까지도 내가 칠 수 있는 유일한 곡으로 남아 있다.

  나와 기타의 인연은 끝이 났지만 산울림의 노랫말처럼 '기타로 오토바이를(혹은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는' 경지에 오른 기타리스트에게는 기타가 인생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밴드 '허클베리핀'의 기타리스트이자, 예전에 데이비드 보위에 관한 것들을 찾아보다 우연히 알게 된 오디오클립 '이기용의 뮤직 액츄얼리'의 진행자가 쓴 <아무튼, 기타>는 기타와 함께하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표지에 그려진 어쿠스틱 기타 한 대와 무지개색 홀로그램의 피크 하나가 반갑고 정겹게 느껴지는데, 책장을 넘기면 기타 악보가 나오고 그걸 함께 보면서 저자가 연주법을 가르쳐줄 것만 같다. 그러나 내 예상은 엠프를 찢고나오는 일렉트릭 기타의 '삐'하는 소리처럼 여지없이 빗나가고, 저자는 기타름 품에 안고 마술 같은 순간을 상상해보라고 말한다.

 

기타를 품에 안고 왼손으로 지판을 누르고 오른손으로 줄을 튕기면, 내 손에 진동이 전해져 오고 내가 있는 공간에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름다운 소리가 공간을 채운다. 마술 같은 순간이다.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면······(7쪽)

 

 


 

 

"요즘 힘들다면서··· 기타를 조금씩 쳐봐. 도움이 될거야."(18쪽)

 

  병원과 학교를 오가며 혹독한 사춘기를 보내던 어느날 삼촌이 선물한 기타는 저자에게 위로이자 휴식같은 벗이 되어준다. 그날 그는 깨닫는다. 기타를 치기 위해서는 기타를 몸으로 안아야 한다는 것을. 여태껏 기타를 치거나 기타줄을 튕긴다고만 여겼는데, 기타를 안는다는 표현을 책을 통해 뒤늦게 알고 나니 기타의 물성과 그것이 주는 감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타를 치는 데에는 수많은 코드가 있는데 그를 매료시키며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준 코드가 바로 '긍정의 D코드'였다고 한다. 맨 처음 배우게 되는 개방형 코드 중의 하나로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반지의 제왕』에서 아직 평화로운 시기의 샤이어의 아침과도 같은 맑고 깨끗한 소리를 내게 해준다.

  '좌절의 F코드'는 초보자가 첫 번째로 배우게 되는 하이코드(왼손의 검지를 마치 막대기처럼 세워서 1번부터 6번까지의 줄을 한 번에 잡은 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각기 다른 음들을 짚어서 소리를 내는 형식의 코드)로, 왼손 검지로 1번부터 6번까지의 모든 줄을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모든 줄을 못 잡더라도 1번 줄만 잡고서 치는 약식 코드로 난관을 넘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그저 기타줄을 튕기기만 해도 원하는 소리가 나길 바라는 게 초심자의 마음이겠으나,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박일 정도의 노력은 기울이며 반복해서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단 네 개의 코드만 익혀놓으면 노래를 부르면서 기타로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경험은 무척 중요해서, 어쩌면 모든 기타리스트들은 곡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해봤다는 최초의 성취감으로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지도 모른다.(21쪽)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서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반대로 기타는 왼손이 어디를 누르느냐에 따라 음이 결정되기 때문에 아름다운 기타 소리는 왼손으로부터 나온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타를 칠 때 왼손은 코드를 잡고, 오른손은 (지금까지 '스트로크'라고 알고 있었는데, 더 정확한 표현으로) '스트럼'을 친다. 피크가 기타 줄에 닿을 때 때로는 단번에 모든 줄을 치고 때로는 부드럽게 필요한 줄들을 쓰다듬듯 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스트럼의 기본이라고 한다. 자동차의 엑셀과 브레이크와 같은 뮤트(왼손으로 줄을 살짝 눌러 소리를 죽이는 주법) 혹은 커팅(스트럼 직후 오른손 손바닥 끝쪽으로 줄을 때리듯이 짚어서 소리를 끊는 주법) 을 잘 사용하면 매력적인 스트럼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덧붙인다.

 

어쿠스틱 기타가 소박한 행복을 일깨워준다면 일렉트릭 기타는 내게 어딘가 밤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욕망과 좌절을 떠올리게 한다. 일렉트릭 기타는 확실히 밤의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악기이다.(37쪽)

 

  저자의 첫 번째 일렉트릭 기타는 우리나라의 노동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2008년 국내의 대표적인 기타 회사로 알려진 '콜트콜텍'에서 노동자들이 전원 해고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해 12월부터 노동자들의 복직을 기원하는 <수요 문화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한 공연에서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만든 악기로 어색하고 서툴지만 직접 연주하는 무대를 선보였는데, 함께 공연에 참가했던 저자도 계속 그들을 응원했다. 마침내 노사 양측의 양보와 타협으로 끝이 난 13년간의 싸움을 보면서 그는 '노동자가 없으면 음악이 없고, 음악이 없으면 삶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대목에서 기타를 치는 사람이 있기 전에 기타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는 걸 결코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1981년산 깁스 레스폴 커스텀은 저자의 첫 번째 메인 기타이다. 처음으로 밴드를 결성하고 기성곡을 연주하며 공연을 이어가던 중 밴드 내에서 자작곡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온다. 음악을 하면서도 늘 다른 사람들처럼 안정적인 세계에 있기를 바랐고, 이미 음악을 하고 있었음에도 과연 음악하는 삶이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불안해하며 고민하던 그는 결국 밴드에서 나오게 된다. 한동안 방황하던 어느 날 침대 구석 벽에 기대어져 있는 레스폴을 보면서 좌우대칭을 이루는 둥글둥글한 곡선의 외형과 묵직하고 안정적인 사운드를 내는 장점들이 자신이 그토록 버리고 싶어했던 어중간하고 평범한 성격과도 닮아보였다고 술회한다. 기존의 세계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그는 악기점에 기타를 팔기로 결심한다.

 

좋은 곡에는 악보상의 음표로는 표현되지 않는 커다란 에너지와 독특한 감성 그리고 새로운 세계가 잔뜩 들어 있다. 그렇다면 '좋은 곡'은 무엇인가? 자신이 느끼기에 '이 노래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라고 느껴진다면 바로 그 곡이 당신에게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줄 좋은 곡이다.(60쪽)

 

  밴드 탈퇴 후 밤 시간에 클럽에서 손님들에게 맥주 등을 서빙하고 음악을 틀어주는 일을 한다. 당시 그는 음악이 고팠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기보다 음악으로 이루어진 도서관에 간다는 기분으로 출근하며, 20세기를 풍미한 수많은 명반들이 있던 그곳에서 매일 새벽까지 음악을 듣고 손님들의 신청곡을 틀어주면서 음악이 어떤 것인지 차츰 알게 되었다고 한다.

 

기타가 말을 재미있게 잘하는 사람이라면 베이스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과 같다.(72쪽)

 

  90년대 중반 홍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밴드 음악들이 등장한다. 크라잉넛, 노브레인, 자우림, 델리스파이스 등과 함께 저자가 속한 허클베리핀도 데뷔한다. 록밴드의 기본은 드럼, 베이스, 기타로 구성되는데, 정작 허클베리핀은 베이스 없이 3인조 밴드로 시작했다고 한다. 베이시스트가 없다는 이유로 한 클럽 공연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경험은 새로운 음악적 시도에 대한 긍정적인 공감대가 생겨나고 있는 시기라고 믿었던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만약에 빌리 아일리시, 밥 딜런, 커트 코베인 등이 당시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했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 과연 지금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지 반문하면서 편견과 억압없이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여기서 베이스라는 악기를 좀 더 들여다보면, 그 중요성과 매력에 비해 사람들에게 저평가 되는 대표적인 악기 중의 하나로,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없으면 반드시 그 빈자리가 티가 나는 사람과 같다고 저자는 비유한다. 베이스의 음역대는 드럼과 기타의 사이에 있기에 둘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며, 베이시스트는 드럼 사운드에도 기타 사운드에도 예민해져서 양쪽의 플레이를 더 잘 이해하는 사람임을 알게 된다.

 

노란 텔레캐스터를 연주할 때 나는, 바디를 몸에 바짝 붙이고 늘 마음을 다해 연주를 했다. 그렇게 노란 텔레캐스터를 연주하면서 나는 내 감정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가보는 경험을 했다. 노란 텔레캐스터를 잃어버렸을 때 나는 음악을 잃은 느낌이었다.(87쪽)

 

  1978년산 노란 펜더 텔레캐스터는 저자의 영원한 메인 기타이다. 자타 공인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기타로 허클베리핀의 2집부터 4집 앨범까지 녹음하는 데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그토록 소중했던 기타를 2008년 어느 공연을 마치고 잃어버리게 된다. 이후 펜더스트라토캐스터, 탐 앤더슨 드롭 탑, 빨간 펜더 텔레캐스터 등 여러 기타를 맞이하지만 그의 헛헛한 마음을 채울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노'란 '텔'레캐스터라는 말을 되뇌다보니 불현듯 '노스텔지어'가 떠올랐다. 어쩌면 그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친구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다. 과연 저자는 자신의 최애 기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궁금한 독자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

  <아무튼, 기타>를 통해 '기타'와 '기타를 치는 사람'에 대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일테면 다양한 기타의 내력과 기타를 애정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함께 곡을 만들고 연습하고 공연하던 기타를 팔고 다시 사는 일이 빈번하다는 걸 알게 된다. 기타리스트는 자신만의 인생 기타를 만나게 될 수도 있고, 기타는 마치 반려동물처럼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잃어가던 빛을 되찾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타를 애정하는 사람들에게 '기타(guitar)를 대신할 기타(其他)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당신도 기타와 친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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